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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2일 11시 27분 등록

조셉 루프트와 해리 잉행 두 교수가 고안해낸 것으로 네모난 유리창을 네 개로 나눈 모양이다. 유리창 전체가 우리의 온전한 자아, 자신과 타인이 보는 자아 전체를 나타낸다. 자신은 내부에서 보는 반변 다른 사람들은 창밖에서 본다는 발상을 깔고 있다. 조와 해리는 모두가 공통으로 인식하는 A 영역을 늘릴수록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
조하라의 창> 설명 중에서

 

종종 주변 사람들과 대화해보면 내가 생각하는 나는 이런 모습인데, 나를 다르게 볼 때가 있다. 그러면 나는 그것을 정정해주며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설명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옳은 것일까? 내가 바라보는 내가 가장 나의 모습에 가까운 나일까?

어느날 한 지인이 내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쩌면 다른 사람이 보는 세희씨가 정말 세희씨 모습일 수가 있어요.”

 

찰스 핸디가 소개한 조하라의 창은 내게 꽤나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주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나를 잘 아는 사람은 흔히들 본인 스스로라고 생각하지만 때때로 그것은 오답으로 판명될 때가 많다. 어쩌면 내가 바라보는 나는 가장 주관적이고 편파적인시선으로의 나의 모습일 수도 있다.

 

이러한 경향은 MBTI 와 같은 성격 검사를 할 때도 종종 드러난다. 나는 AS-IS의 나를 마킹하고 있는 것일까. 되고자 하는 TO-BE의 나를 마킹하고 있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지향하는 바를 통해 자신을 보여주고자 하는 경향이 있기 마련이라 때때로 이것은 진짜 나와 지향하는 나 사이의 괴리를 가져온다. 그리고 그런 괴리는 자연스럽게 이러한 질문을 가져온다

 

그래서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이러한 경향성은 성장기 때 받았던 교육의 잔존물일 수도 있겠다. 중고등학교 때를 생각해보면 해야 하는 것하고 싶은 것에는 명확한 구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승자는 늘 해야 하는 것이었다. 성공하는 사람, 삶을 주도하는 사람은 늘 해야 하는 것을 잘 해내는 이라고 교육받았고 그것은 상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절대적인 진리로 인식되었다. ‘하고 싶은 것은 잊고 살아도 되는 개념이었다. 이러한 사고 구조는 과정이 아닌 결과 중심적인 삶을 살게 한다. 즉 현재의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되어야만 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나보다 미래의 나에 포커싱되어 있는 삶은 현재의 욕구를 거세하는 삶을 살기 쉽고 내가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게 할 수 있다. 연습되지 않은 나의 탐구는 AS-IS TO-BE의 자아상의 괴리를 더 깊게 만들다.

 

이러한 괴리를 가장 잘 극복하게 해주는 도구가 자서전 쓰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연구원 지원할 때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썼던 나의 자서전은 나의 유전자 속에 무엇이 박혀 있는지를 탐구하는데 좋은 도구였다. 과거의 나, 현재의 나, 그리고 내가 지향하는 나 사이에 박혀 있는 수많은 DNA 코드를 탐색하고 연구하는 과정은 이러한 괴리를 좁혀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나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게 만든다.

 

어쩌면 나의 모습이란, 포토샵에 다양한 레이어가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듯이 다양한 역할의 나의 모습이 하나의 나로서 표현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하나 하나의 레이어의 나의 모습은 삶을 사는 동안 받았던 교육 또는 경험 등을 통해 채워진다.

종종 삶은 때에 따라 로맨스가 될 수도 있고, 액션도 될 수 있는 다양한 영화의 COMBINATION이다. 그리고 그 안에 다양한 배역을 맡은 내가 여러 모습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AS-IS의 나의 모습과 TO-BE의 나의 모습의 괴리라는 것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정형화된 나의 모습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

 

 

IP *.244.19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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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0.02.22 20:03:40 *.108.50.152
나를 제일 잘 아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나와 가까워서 나의 내면도 알고 있고,
주변에 대한 나의 반응도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누군가'라고 하는 말에 접하고
수긍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나는 아무래도
주위 사람의 의견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나'를 밀고 가고 싶어요.^^
주위 사람의 의견이라는 것이 통일될 리가 없고,
나보다 더 '나'에게 책임있고 영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리가 없는 데다가
그들의 판단을 이끌어내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언제나 '나'이니까요.

전형적인 독불장군이지요.
비슷한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함 읽어보삼~~
http://mitan.tistory.com/search/나는%20찾는%20것이%20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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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4 21:06:02 *.244.212.65
'나는 한 명이 아니라,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수만큼 복제된다'
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
역시 선배님의 글을 읽다 보면 한층 더 깊은 사색의 길을 걷는듯해요~
덕분에 좋은 글도 읽고, 블로그 주소도 외우고 좋습니다 ㅎㅎ
짬내서 선배님 블로그 탐방 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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