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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8일 05시 23분 등록
김구 선생님과 바톤 터치하기

절묘하게도 한 달 전에 아버지께서 변.경.연 홈페이지를 둘러보시다가 갑자기 내게 줄 것이 있다고 하셨다. 바로 다름 아닌 <백범일지> 였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책인데 마침 나의 도서 목록에 있으니 잘 되었다고 하시면서 바로 다음 날 가져다 주셨다. 이런 우연도 다 있네 하며 책을 받아 든 나는 책장에 잘 꽂아놓고는 백범 일지에게 읽힐 순서를 기다리게 했다.

그의 차례가 되어 읽어내려 갔고, 김구 선생님께서 그토록 보고 싶어했던 ‘최고 문화 건설’이란 대목에 이르렀을 때는 참으로 미래학자다운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최고 문화란 과연 무엇이고, 우리는 과연 현재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며, 어떻게 하면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일까. 지금 당장은 이렇다 할 답변 없는 물음들일 테지만, 기업들도 최근 들어서야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이미 문화를 강조하신 걸 보니 김구 선생님은 상당한 선견지명을 가지셨구나 싶었다.

문화, 문화란 무엇일까. 영국의 인류학자 타일러는 문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지식•신앙•예술•도덕•법률•관습 등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 라고.
여기서 구본형 선생님의 <코리아니티>를 읽은 사람이라면 적어도 이 ‘코리아니티’라는 단어 정도쯤은 연상되어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이것만큼 한국인의 문화를 대표할 만한 적당한 단어가 또 있을까 싶기 때문이다. 이 참에 5가지 코리아니티를 다시 꺼내 보았다.

코리아니티 1ㅡ 남들만큼은 되어야 한다
코리아니티 2ㅡ ‘우리’ 속의 ‘나’
코리아니티 3ㅡ 모순을 껴안는 힘
코리아니티 4ㅡ 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
코리아니티 5ㅡ 명분과 배움, 선비정신

아직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떠오르는 단어들을 열거하라고 하면, 아마 이런 것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분단국가, IT 천국, 여자 프로 골프, 한류 열풍 등 진정 코리아니티라고 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부족한. 아니, 어찌 보면 코리아니티의 첫 번째인(굳이 단계별로 규정짓는다면) ‘남들만큼은 되어야 한다’는 초기 단계에 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은 희망적이다. 왜냐하면,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우리는 적어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기나긴 마라톤에서 김구 선생님으로부터 각자 바톤 하나씩을 전달 받았다. 이제부터는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달려 우리들의 후세에게 다시 바톤 터치하는 일만 남았다. 그리하여, 행여라도 바톤을 땅에 떨어트리지 않고 이 릴레이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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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7.06.18 10:01:15 *.99.241.60
암살범을 잡고도 그 배후를 밝히지 못한 것도 원통했는데,
정작 백범 선생님의 관련된 글이 그분이 직접 쓰신 일지와
몇권의 평전이 대부분 이라는 것도 아쉽더군요.
사상이나 철학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 사상적인 기반이 다져진다면 그 효과가 더욱 크게 나올 것 같습니다. 나도 바톤 하나 받아서 기분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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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2007.06.22 16:59:51 *.132.76.126
이렇게 정리되지 않은 글에도 답글 달아주시고 영훈 오라버니 멋져~
생각은 많고 정리는 안 되고 이러다 바톤 쥐고 울어버릴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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