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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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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8일 17시 26분 등록
4월부터 시작된 교육실습생 지도가 드디어 지난 7월 5일로 끝났습니다. 구속이 끈이 풀려나간것입니다. 그런데 만세 삼창 할 기력도 없네요.
‘어쿠’
좋아하고 있을 때가 아니군요. 돌아보니 숨어있던 일들이 슬금슬금 기어나옵니다.

13포인트. 좌우 여백,20 A4 3-4매로 해서 보낼 것 7월7일 토요일 까지.
기력이 다해 첫 문장부터 막힙니다. 아침, 점심을 굶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네요.
깔끔한 문장은 아니지만 80% 만족으로 주어진 일을 완성해서 메일로 보내고 나니 오후 3시입니다. 온몸은 땀 범벅이 되어있습니다.
메일 체크 - 급히 회신바람
못 본척 할까 하다가 클릭을 하고 마네요.
‘○○작업 후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분석과 신랄한 비판 오늘 자정까지 꼭 보내주시길.
내일 까지 보고 사항‘
후회 막심합니다. 클릭한 오른손을 수없이 탓합니다. 판단이 서지 않네요. 늦어도 다섯시 가지는 집에 도착할 것이라고 이야기 한 것, 아이들에게 냉면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 머리가 빙글빙글, 상황이 영 말이 아닙니다.
‘어떻게 할까’
5분 망설이다가 사전을 들추어봅니다. 일명 ‘ 타인의 강점을 모은 나만의 사전’이지요.

ㅊ : 초점 테마가 강한 변경연의 신종윤
종윤이라면 어떤 판단을 내릴까? - 해답은 금방 나옵니다.
텔레비전을 켜고 프로그램을 1사간 30분가량 시청합니다. 분석적으로 시청합니다. 3시간 가량은 종윤이의 강점을 내가 빌려왔으니 진도 팍팍이군요. 보고서도 간단 명료하고 깔끔하게 도표화 하고 나니 시계는 6시 30분을 막 접어듭니다. 나 우제 계산으로는 3시간 걸릴 일을
종윤이가 되어서 하니 30분이나 절약되었네요. 얏호.

집에 도착하니 큰 딸아이 목소리가 꽤나 높아져 있군요.
사태 수습을 해야 합니다. ‘내 스타일로 할까, 아니면 사전을 펼칠까’
“ 도대체 지금 몇 십니까? 큰 딸 배에 귀 좀 기울어 보쇼”
“그리고, 딸하고의 약속은 약속이 아닌가 본디, 그럼 저도 생각이 있소이다”
농담 속에 진한 멧세지가 들어있습니다. 이런 상황 잘못 끌고 가면 괜히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ㅈ : 적응력 테마가 강한 사람, 변경연, 써니
써니가 되기로 했습니다.
납작 엎드리는 전략, 그리고 몸으로 부딪치기, 끌어앉기 및 애교
“우리 큰 딸 엄마 보고 싶었어, 쭈쭈 먹고 싶었구나, 미안미안”
꼭 안아줍니다. 그리고 한 술 더 뜨죠.
“큰 딸, 엄마 좀 도와 주셈, 5분만에 뚝딱 저녁 차린당”
“참, 어물 슬쩍 넘어가시는 군요. 한 번 봐 드리죠.”
“히히, 낄낄”
만사 해결입니다.
일요일 새벽.
약수터엘 도착하니 줄이 꽤나깁니다. 평소 대로라면 40-50분은 족히 기다려야 우리 차례가 돌아오겠습니다. 순서대에 가방을 내려놓고 철봉으로 다가 갑니다.
운동 30분, 벌써 우리 차례가 돌아왔네요. 생각보다 덜 기다린 셈입니다. 여름철 약수터라는 것을 생각하면 예상밖이라는 거죠.
큰딸과 제가 물받이 앞에 막 앉으려는 순간 뒷목덜미를 잡아끄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왜 새치기해요?”
가슴이 두근두근, 돌아보니 아까 철봉에서 운동하고 있을 때 약수터로 올라오던 여인이군요. 5센티미더 높이의 구두, 무릅위 3센티미더 치마, 빨간 립스틱, 새벽 약수터 차림치고는 꽤나 요란해서 유심히 봐 두었던 사람이군요.

“ 새치기가 아니고 우리 차례예요.”
내가 들어봐도 내 목소리가 팍 가라앉았습니다. 영락없는 새치기 목소리 입니다.
“무슨 소리야, 조금 전에 올라왔잖아, 새치기 해놓고 무슨 말이 많아”
황당 그 자체군요.
그렇다고
“ 아줌마, 새치기 아니예요, 전 본래 황당하거나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에서는 말을 하지 않는성격이예요. 새치기 해서 목소리 작아지는게 아니란 말이지요.” 하고 항변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주위 사람들은 저와 그 아줌마를 지켜보고 어서 해결하기를 바라는 눈치입니다. 큰 딸을 힐긋 쳐다보니 화가 잔뜩 나 있습니다. 1분 만에 사전을 펼쳐 들었습니다.

o : 의사소통, 명령테마가 강한 이은남.
해결책이 금방 나옵니다.
먼저 냉정을 되찾습니다. 그리고 목소리를 약간 올리지요.
“ 아줌마, 20분전 쯤 저쪽 체크무늬 남방을 입고 있는 아저씨랑 손가락 잡고 올라오셨죠?”
말이없습니다.
“그 때, 우리 순서 기다리면서 철봉에서 운동하고 있었어요. 아줌마가 우리 뒤 순서가 맞는거죠.”

물병을 가방안에 집어 넣고 10걸음 쯤 옮긴 후 딸아이를 툭 쳤습니다.
‘얘, 우리 그 아줌마, 한 번 째려봐 주자’
저의 본래 성격 공감 테마의 발동입니다. 분명 큰딸이 억울해 할것이니까요.
‘째려 보기 시작’
그런데, 왠 일입니까? 그 아줌마도 우리를 째려보고 있네요.
얼른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나의 약점 회피가 고개를 들었군요.
딸아이가 대신 내 속을 후련하게 해줍니다.
“저런 사람 상관 마세요. 차림새를 보라니까요.”
만족입니다.

‘타인의 강점을 모은 나만의 사전’은 항상 나를 따라다닙니다. 타인의 강점을 모아 두었다가 나의 약점이 발동할 때 슬쩍 꺼내어 사용하면 모든 상황 해결 척척입니다.
‘ 누구누구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까?’
바로 이것이 초점이지요.

어, 그러고 보니 이 번 주말에는 사전과다 사용했군요. 빨간 신호가 들어왔습니다.
‘바데리 충천 요함’ .

덧붙이는 글
'14인이 운영하는 전문가 cafe'라는 제목으로 글을 시작했습니다.
사부님을 포함한 연구원 3기 여러분 모두가 함께 경영하는 150평 정도의 사무실을 가진
경영, 자아찾기, 예술 등 4개 영역을 기획에서 부터 작가 섭외 등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형태로 (cafe 형태의 운영) 구성해보았지요. 그런데 인사배치에 시간이 너무 걸려 또 10만원 낼까봐 중도 하차하고 본 주제로 글 올립니다. 다음에 마무리 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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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86.5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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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해
2007.07.08 19:17:34 *.211.61.248
저도 그 강점사전 빌려줘요. 아니면 그런 사람들을 빌려주던가.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 숨통이 어느정도 트였나요? 곧 방학하면 조금 나아지시나요?
너무 몸을 혹사하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건강 조심하시고 항상 밧데리 충전하는 것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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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7.08 21:30:56 *.70.72.121
새벽운동까지 절대 쉬는 법이 없이 가지수만 늘어가는 역할에 더하여 그 댁의 책장에 책과 더불어 이제는 변.경.연 인물사전까지 등장하네요. 전 사실 사전에 없는 푼수테마 아닐까요? ^-^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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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
2007.07.08 21:52:59 *.60.237.51
다른 사람의 재능을 끌어오는 능력이라.. 모든 재능 중에 최고의 재능인 듯 합니다^^

별안간 영화, 엑스맨이나 판타스틱 4가 생각이 나네요.. 연구원들을 각각의 재능으로 무장시키고, 타이즈 유니폼을 입혀보면 참 재미있겠다는 뜬금없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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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웅
2007.07.08 23:48:13 *.47.92.23
'감정·강점이입' 능력이 상당히 탁월해 보이네요 !
저도 나중에 강점이입 하는 거 따라해 봐야지.
재치가 반짝이는 글 잘 읽고 갑니다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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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7.09 00:22:35 *.48.41.28
하하 오십점입니다.
재밌네요. 어떻게 이런 참신한 생각을..
명령테마의 반대인 조화랍니다. 이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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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7.09 06:53:54 *.72.153.12
반짝반짝, 샤르르, 반짝반짝,
샤르르. 글이 느낌이 경쾌하고 반짝반짝 수면위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는 햇살같습니다. ^^

우제님 카페 만들면 전 문지기 ^^;; 를 시켜주세요.
희석이가 자기 그거 시켜달라 하기 전에 제가 먼저 말했으니...저 시켜주셔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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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
2007.07.09 08:05:43 *.114.56.245
하하 히히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 강점을 좀 더 세심하게 찾아내어 인사배치 잘 해보겠습니다.
정화님은 문지기 하기에는 너무 아깝고 향인의 강점 ' 내 사전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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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7.09 21:20:42 *.142.243.87
카페 어떻게 될 지 궁금한데요....
인사배치 멈추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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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07.11 10:44:27 *.128.229.230
오, 만화적 발상. 그런데 보라돌이 여자친구 이름이 뭔지 모르겠네.
텔레토qlsrk ? 나나 ? 뚜비 ? 또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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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
2007.07.11 13:03:08 *.114.56.245
저 뚜비예요.
그리구 사부님, 제가 다음에 탁주 담는다고 말씀드렸어요.
제조 및 영업담당입니다. 혹시 또 써니나 호정 그외 정화보고 탇주 담그라고 하지 마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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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
2007.07.11 23:26:22 *.102.143.55
ㅋㅋ 재밌네요.
형식도 재밌고, 내용도 재밌고...
와~이것도 정희님의 재능인가봐요.

따스하면서도, 다른 걸 담아내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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