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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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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 수 0
2008년 4월 10일 08시 20분 등록
2005년 5월이었으니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도대체 그동안 뭘 하며 지냈기에 그걸 손가락으로 세어야 할까요.
그래도 손가락 세 개를 접으니 마술처럼 그때로 돌아갑니다.
 
나의 우울을 좀 들여다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숙제처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뭔가 다시 시작한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았지요.
내가 사랑해야 할 나를 알지 못했어요.
 
조금만 더 가보면 뭔가 보일 것 같아서 그렇게 그때를 보냈나 봅니다.
홀린 듯 잠도 잊은 채 도서관을 들락거리며 닥치는 대로 읽어댔어요.
읽을수록 나의 무지는 커져만 갔고 덕분에 책을 쓸 용기와 만날 수 있었지요.
 
착한 척 하는 나의 위선을 들여다보며 아주 이기적인 글을 썼습니다.
왜 그걸 그리도 하고 싶어 했을까요.
나를 한 번쯤 안아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싶어요.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고된 하루를 보내면서 문득 그때가 떠오르곤 합니다.
밤새 어울려 이야기 나누던 얼굴들도 그립습니다.
 
나날이 멋진 사람들로 붐비는 변경연..
모자라고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아마도 다시 한 번쯤 안아줄 때가 된 건 아닌지 싶습니다.
 
학습된 무력감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아무런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수동적으로 다 받아들이곤 하지요.
그러다가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다시 살자, 고 매일 추스릅니다.
또 하루를 살자, 고 아침에 눈을 뜨며 다짐을 합니다.
하루살이처럼 살아가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늘 그 자리에서 조용한 혁명을 실천하고 계시는 선생님.
환한 미소를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름답고 귀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시 찾은 반가움을 표현하기가 더디네요.
자주 뵐게요.
모두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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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8.04.10 09:11:15 *.251.184.128
"손가락 세 개를 접으니 마술처럼 그때로 돌아갑니다."

이 표현에서 미영씨가 얼마나 연구원 시절을 좋아했고, 그리워하는지가 보이는듯 하네요. 컴백을 환영하구요. 이런 내가 이제 '주최측'이 아니로군요. ^^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것을 축하해요.
조금 신역이 고될지 몰라도, 그 일을 하면서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 하나 놓을 수 있기를 기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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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암
2008.04.10 09:11:58 *.244.220.254
"읽을수록 나의 무지는 커져만 갔고 / 학습된 무력감이 찾아올 때"
전부를 이해할만한 내공은 없지만, 가슴으로 공감됩니다.
또 하루를 살자고 결심하는 선배님의 모습에 갈채를 보냅니다.

1박2일 놀이를 끝마친 후 아내에게 불온한(?) 서적을 선물했어요.
"두번째 스무살" 가부장제에 역행하는 책일 것 같아 고민은 많이했는데~
아내가 고맙다고 하더군요. 좀 불안하기는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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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은
2008.04.10 13:29:16 *.248.75.5
미영선배, 마음이 가는 글입니다.
조용하면서도 내면의 힘이 느껴지던 선배의 모습과
글이 닮아 있네요.

각자의 갈망을 따라 우리들은 이 동네로 흘러들었지요.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서로를 든든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지요.

거암, 잘했어요, 불안을 딛고 좋은 걸 건네는 그대는 진정 용기있는 남편이요, 진정 섹시한 남자입니다. 아내에게도 동일한 힘을 주고, 그 균형 안에서 진정한 사랑을 아내로부터 선물 받을 때 그건 가부장제가 선물하는 사랑과는 차원이 다른, 참 사랑이지요.
고로, 용기있는 자만이 참 사랑을 알게 된다, 라고 저는 주장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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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8.04.10 19:59:34 *.145.231.77
그대, 손가락 마주 잡은 감촉 사이로 느껴졌어.
아주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기억만큼
다시 되살아났어.
그대, 잊지 못할거야.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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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8.04.11 16:34:02 *.250.10.50
그랬구나. 그랬었지...하면서 읽다가 자로의 답글에 미안하지만 크큭.
무슨 연애시같아...

어느 덧 일년이 지나고 이제 4기가 주인공이 되었네.
그대의 글을 사이트에서 읽는 게 얼마만인지..
나도 같이 삼년 전으로 돌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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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
2008.04.14 12:48:23 *.41.62.236

오티 내내 조용히 웃고 있던 얼굴이 떠 올라 혼자 웃어 봅니다.
스무살을 주문했어요.
기대 만발입니다. 샬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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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2008.04.14 13:53:20 *.128.30.50
나도..은남언니랑 똑같아.
그래 그렇지 하다가 자로님 댓글에 쿠쿡

미영언니야
좋다 언니글 보니까~~쭉욱 계속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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