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혜홍
- 조회 수 725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 저자 나탈리 골드버그에 관해>
작가이자 글쓰기 강사
1948년생 유태계 미국인이며 페미니스트이자 불교신자 ( 1974년부터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대학생 때는 이미 영국을 비롯한 유럽 출신 대부분의 남성작가들의 시와 이미 세상을 떠난 남성 작가들의 작품까지 죄다 읽었다고 자부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저자의 일상생활과 아주 먼 곳에 있다고 생각했고 삶에서 실제로 겪어 나가야 할 경험들에 대해 어떠한 영향도 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꿈에도 없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소설을 읽고 시를 암송한다고 돈은 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다가 서점에서 우연히 읽은 책 한권에 섬광 같이 작가가 될 운명과 만났다.
나만의 생각과 감정이 실린 글을 써 보겠다는 생각이 저자를 사로잡았다. 그래서 먼저 가족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후에 문인상도 받았다.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 종종 담배를 문다. 담배는 다른 세계를 꿈꾸게 하는 일종의 버튼이기 때문이다.
미국 바깥에서 벌어지는 인권투쟁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 멕시코주 타오스에서 살 때 종종 ‘이야기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던 긴 시간이 끝나고 서로에게 말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언제나 아무도 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얼굴에 케이크를 짓이기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우리 안에는 누구나 뭔가 천재적인 것이 들어 있으며 그것을 바깥으로 발산시켜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작가가 된 것이다.
그 이후 언제나 일에 몰두하고 있는 작가는 뚱뚱한 사람이건 마른 사람이건 상관없이 좋은 인상을 지니게 된다고 생각한다.
11년간 수많은 지역에서 글쓰기에 대한 방법을 가르쳐왔다. 뉴멕시코대학, 라마 재단 그리고 타오스에서는 히피들을 위한 작문 교실을 열었다. 메니솜타 대학, 노스이스트대학 네부라스카 주 노포크에 있는 기술 고등학교, 미네소타 시인학교 또 게이들만을 위한 일요일 밤 작문 교실도 열었다. 자신의 마음을 믿고, 자신이 경험한 인생에 대한 확신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경험하고 실천하며 강조한다.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으라고 주문한다.
http://nataliegoldberg.com 란 공식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추천의 말
4
나는 단순한 사실만 나열하거나 재미있는 일화나 적고 마는 작가로 끝나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리라는 불안과 가족이라는 소재를 다루기에는 턱없이 함량 미달이라는 반복적인 자기 비하에 시달리고 있었다.
5
작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지식을 나누어 주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보다는 작가는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해 글을 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세상으로부터 차단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수용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6
나는 오로지 이 생각 뿐이다. 누구나 이 책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12
당신은 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단련하지 않죠? 만약 당신이 글쓰기 안으로 깊이 몰입할 수 있다면 글쓰기가 당신을 필요한 모든 곳으로 데려다 줄 것입니다.
13 제랄드 만레이, 존 밀턴과 쉘리, 키이츠의 시
17
실천적으로 글을 쓴다는 의미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 전체를 충실하게 살겠다는 뜻이다.
진실을 글로 나타내려면 쓰는 이가 자신의 내면 아주 깊은 곳까지 내려가야만 한다.
18
읽는 데서 끝내지 말라. 부디 써라. 그리고 자신을 믿어라. 자신의 요구가 무엇인지 배우라
< 첫 마음, 종이와 연필 >
19
우리는 언제나 새롭게 글을 써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
24
첫 생각과 만나서 거기서부터 글을 펴낼 때 당신은 싸움에 나선 전사가 되어야 한다.
27
영감이 오는 순간에 당신은 신과 하나가 될 수 있다. 번득이는 첫 생각과 만나는 순간 당신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 보다 더 큰 존재로 변화한다.
31
열정은 절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게을리 하거나 회피하는 사람에게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글쓰기도 훈련을 통해서만 실력을 쌓을 수 있다.
34
글쓰기는 재갈을 물리지 않은 야성이 숨 쉬는 공간이다.
39
우리는 현세에서 그 때를 만날 수도 있고 죽은 후에야 찾아올 수도 있다. 빠르고 늦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계속 써라.
40
지금 나에겐 1977년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모아 놓은 용수철 노트가 내 키 높이 만큼 쌓여 있다.
46
삶의 경험들을 삭혀서 퇴비로 만드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시작이다.
51
훈련이란 언제나 잔인한 단어다.
52
당신 속의 싸움 한 구석에서 제 정신을 차리고 있는 실제적인 마음이 조용히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그 마음이 노트로 옮겨져 더 깊고 평화로운 곳에서부터 나온 글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53
글쓰기 작업은 아주 단순하고 근본적이며 엄숙한 일이다. 인간의 마음은 간사하서 고독한 글쓰기에 전념하기보다는 친구와 멋진 식당에 앉아....하는데 더 마음이 끌리기 마련이다.
54
나는 한 달에 노트 한 권 정도는 채우려고 애를 쓴다. 글의 질은 따지지 않고 순전히 양만으로 내 직무를 판단한다. 글이 안 써질 때도 무조건 계속해서 글을 써야만 한다. 그리고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과 두려움,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낭비다.
57
당신은 진부해 라는 말을 멀리서 바람에 날리는 흰 빨래 정도로 여기라
결국 그 빨래는 마를 것이고 아주 멀리 있는 누군가가 그것을 개서 집으로 가져갈 것이다.
59
여러 분 속에는 다른 이들의 삶도 들어가 있습니다.
60
겁을 낼 이유가 있으니까 겁을 내는 거잖아 하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것은 그렇게 생각하려는 마음의 핑계일 뿐이다.
61
제란드 만레이 홉킨스, 랭스턴 휴즈. 작가는 작품을 쓸 때 모든 것을 항상 처음 대하는 기분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당신의 글쓰기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면 그 무엇이든지 그것이 가는 대로 풀어 놓아라
64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자신의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66
우리가 쓰는 글은 순간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내가 만들어 낸 시는 그 시를 쓰고 있을 때의 내 생각, 내 손, 나를 둘러싼 공간과 내가 느낀 감정들일 뿐이다.
67
글쓰기는 우리를 동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자유롭게 흐르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69
그 순간을 잡아내 글로 옮길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는 것이 작가가 할 일이다.
71
은유란 논리나 지식의 영역이 아니라 그와는 완전히 다른 곳에서부터 비롯된다. 은유를 위해서는 사물을 바라보던 익숙한 시각에서 기꺼이 벗어나야 한다.
73
은유의 세계에서는 안개 낀 저녁에 가로등이 켜진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처럼 모든 사물의 경계가 사라지게 된다.
76
글쓰기는 평생을 걸쳐 이루어야 하며 또 많은 훈련이 필요한 작업이다.
84
우리의 삶은 모든 순간순간이 귀하다. 이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작가가 해야 할 일이다. 작가는 의미 없어 보이는 삶의 작은 부분들마저도 역사적인 것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므로 작가는 인생의 모든 면들에 대해 한 모금의 물, 식탁에 묻어 있는 커피 얼룩에 대해서까지 그래 하고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
88
삶의 모든 세부 사항들을 조심스럽게 다루고 다정하게 접촉하라. 당신을 둘러싼 것에 진정한 관심을 기울이라. 글쓰기에 깊이 빠져들면 쓰는 사람과 글은 분리되지 않는다.
91
작가는 인생을 두 배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모든 것을 곱씹는 두 번째 인생이다. 이들을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마다 자신의 인생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모습을 면밀하게 음미한다.
95
위대한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 보라 작가가 영감을 받고 글을 써 내려가던 순간이 호흡이 생생히 느껴질 것이다.
100
나무를 알고 싶으면 나무한테 가라- 바쇼
103
문학의 책임은 사람들을 깨어 있게 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하고 살아 숨쉬도록 만드는 것이다.
106
자신의 재능이나 작품에 대해 보내는 타인의 칭찬에 기대어 살아가는 한 그 작가는 다른 이들의 비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09
작가가 되려면 자신을 향한 긍정적이고 솔직한 격려를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여유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하니까
113
당신에게는 꿈을 채워 나가게 하는 기본적인 연장인 글쓰기가 있다.
119
당신의 숨결을 느낄 수 없는 글은 당신이 그 글 속에 들어있지 않은 것이다.
122
우리가 우리들 코앞에 있는 사물에 더 가까이 갈수록 그 사물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더 많이 가르쳐 줄 것이다. 사물들 속으로 파고들라.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윌리엄 블레이크
125
이렇게 느린 동작을 하다보면 사소한 발걸음 하나하나도 온 몸과 연결되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글쓰기에 몰입하는 것은 좋은 일이나 언제나 세상의 실체를 보여주기 위한 몰입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 균형을 잡는 데는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127
거대한 크기를 가진 것과 현실을 벗어난 환상적인 것에도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모습이 담겨있다.
128
우리는 모든 것이 이미 평범함과 비범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136
작가들은 다른 작가들과 수시로 사랑에 빠진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사랑하게 되는 능력이 당신 안에 있는 능력을 흔들어 깨운다는 뜻이다.
145
이런 말 속에는 항상 다른 사람의 감정과 의견을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 있다.
146
작가가 되고 싶다면 분명하고 확실하게 진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푸른 말이다’ 라고 자신 있게 말하라. 종이 위에 안개를 옮겨 놓지 말라. 설사 확실하지 않을 때라도 자신이 그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표현하라.
150
마음은 항상 일과 집중력에 대해 저항하려 든다.
155
글 쓰는 작업 자체가 우리의 불완전성을 자꾸 들추어내는 일인데 더 이상 손 볼 데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공간에 앉아서 이 사실을 애써 잊으려 하는 것은 아주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158
글쓰기는 발견의 기록이다. 당신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화제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당신과 그 화제와의 관계를 발견하기를 원한다.
161
작가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다.
165
진정 글을 쓰고자 갈망한다면 결국 당신은 환경이 문제가 되지 않는 길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174
훈련은 당신의 글을 점점 더 훌륭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192
우리의 목표는 매순간 모든 존재에 대해 상식적으로 대하고 친절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193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 마음속에 있는 가장 깊은 비밀이다.
200
만약 짧은 시를 쓰고 싶다면 먼저 짧은 시가 가지는 형식을 완전히 소화한 다음 실전에 들어가야 한다.
201
많은 하이쿠 작품을 읽다 보면 그 안에는 반드시 독자들의 마음을 도약시키는 순간이 들어있음을 보게 된다. 독자들 마음속에 들어 있는 초월적인 세계를 일깨우는 순간이다.
바로 이런 순간 우리는 신을 경험하며 저절로 아 하는 감탄사를 터뜨리게 된다.
207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우리의 숙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해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숙명에 대한 깊은 고찰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더욱 생동하게 만들고 현실에 충실하게 만들며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만들어 준다.
209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을 때는 목숨 전체를 기꺼이 그 글 속에 집어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기계적으로 펜을 끄적거리면서 언제 시간이 끝날까 자꾸 시계만 쳐다보게 될 것이다.
210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갈증을 느껴 말하지 않으면 병이 날 것 같을 때까지 기다려라 그런 다음 글쓰기로 돌아가라
218
글쓰기는 숨을 쉬는 것과 똑같다. 아무리 급하고 중요한 일이 있어도 숨쉬기를 잊어버릴 순 없다.
224
글쓰기는 지독하게 외로운 것이다.
226
하나의 작은 자극이 때로는 위축된 창조력을 되살려 줄 때도 있다.
227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만 된다면 얼마든지 파격적인 변신을 해도 좋다.
229
나는 나에게 물려준 유산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으면서 오만불손하게 나의 뿌리를 향해 등을 돌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당신이 태어난 출생지는 글의 문체와 구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233
나는 누구인가? 내 글의 원천은 어디인가? 이것을 이해하고 다시 이것을 다른 이들에게 이해시켜 줄 때 당신이 전달한 것은 비단 당신의 뿌리에 대한 편협한 기록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근원에 대한 기록일 것이다.
253
이 진실이 세상을 더욱 명료하게 만들고 시를 빛나게 한다. 시는 생명력의 그릇이다.
한 줄 할 줄이 반드시 살아 있어야 한다.
254
작품이 싫은데 무언가 말해 줘야 한다는 그런 귀찮은 짓을 내가 왜 하겠나?
자신이 쓴 글에서 어느 부분이 살아있고 깨어 있는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글이 계속 타 들어가 환한 빛을 내는 그 지점이 결국 하나의 시와 산문이 된다.
257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어보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기회다. 작품전체를 다시 읽어보는 것에는 당신 마음의 움직임과 변화를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58
우리에게는 지치지 않고 지껄여대는 내면의 비평가를 무시하고 계속 종이위에 손을 움직이게 할 능력이 있다. 산만한 정신을 뚫고 지속적으로 글쓰기를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훈련이다.
264
예술가는 생명력을 발산하고 영적인 사람은 평화를 발산한다. 예술가들이 생명력 있는 작품을 얻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요한 평화와 접촉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접촉을 이루지 못할 경우 예술가는 파멸한다고 했다. 사실 알코올 중독과 자살, 정신병으로 스스로를 파멸시킨 예술가들이 너무나도 많지 않은가
우리는 스즈키 선사가 죽음을 앞두고 내뱉은 ‘난 죽고 싶지 않네’ 라는 말 속에 씁쓸하지만 명료한 진실이 들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분노나 자기 연민, 자기 비난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가 라는 진실을 수용해야 한다.
에필로그
267
가장 힘든 싸움은 글 쓰는 행위가 아니었어요. 내가 과연 괜찮은 것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싸우는 게 제일 힘들었죠.
내 속에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먹어라, 친구를 만나라, 낮잠을 자라고 아우성을 쳐댔지만 나는 그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옮기고 나서
270
진실! 정말 겁나는 단어다. 나는 나의 진실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리고 꼭 나의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것일까? 이 책은 글 쓰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존경심을 더욱 높여 주었다. 글을 쓴다는 것이 자유와 진실을 추구하고 세상과 자신에 대한 진정한 연민을 키워가는 끊임없는 훈련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가가 아니라도 글을 쓸 수 있다는 점 또한 좋았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라’
271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모두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정말 또렷하게 내 가슴에 와 닿았다. 글쓰기가 평생을 걸쳐 하는 일이라면 지금부터 글쓰기 훈련을 시작해도 되리라.
물론 자유롭게.
< 내가 저자라면 >
이 책은 저자가 각각의 장에 그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도록 썼다. 독자들에게 긴장을 풀고 몸과 마음 전체로 이 책을 흡수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또 하나는 읽는 데서 끝내지 말고 자신을 믿고 쓰라고 강조하고 있다. 즉 죽은 말에 채찍질하는 짓은 멈추라며 글쓰기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제목이 눈길을 끈다. 글을 쓰는데 뼛속까지라니 어떻게 하란 말인가 라고 말이다.
또 소제목들만 보더라도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도 한다.
‘편집자의 목소리를 무시하라’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다’ ‘장대위에서 발을 떼라’ 등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나는 저자가 말한 ‘나와 내가 쓴 작품은 별개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라’는 것을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책을 써보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생각해보면 나는 작품과 저자는 하나인 줄 알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어느 유명 작가의 글에 반해서 한동안 그 작가를 주목한 적이 있었다.
그 작가님은 소설은 물론이요, 연로한 나이에도 쉬지 않고 아름다운 시도 많이 썼다.
소설을 쓰는 바쁜 중에도 직접 글쓰기 강의를 하는데다 단순한 문장 하나하나가 웃음을 자아내게 했기 때문에 나는 한동안 그 작가님을 무척 따른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나의 인간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그 환상은 1년도 안되어 깨지고 말았다.
그 작가님은 과거에 마신 많은 술로 인해 몸이 많이 망가진 상태인데 제자들에게 취중 백일장을 연다며 왕창 술을 안긴다든지, 지나치게 남의 흉을 본다든지 하는 그런 부분이 싫어졌기 때문이다. 그 후에도 어느 이름도 몰랐던 젊은 시인이 엄청 시건방을 떠는 바람에 참지 못한 이후로 다시는 작가들에 대해 환상을 품지 않는다. 그래도 아직 내게는 두 ‘작가님이 위대한 애인’으로 남아있어 다행이다.
그 분들의 글은 범접할 수 없는 청청한 기운이 느껴지는데다 삶으로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 분들의 문장을 읽을 때 글의 아름다운 표현에 대해 전율하고, 읽는 그 순간 작가의 마음과 내가 하나가 된 듯 모국어의 아름다움으로 서로 연결된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내가 아는 작가는 몇 안되니 앞으로 책을 더 많이 읽으면 위대한 애인이 더 나타날 수 있으리란 기대도 하고 있다. 그래도 예전처럼 환상은 품지 않으려고 하고 너무 가까이에서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어떤 순간을 잡아내 글로 옮길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는’ 상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자 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032 |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 박혜홍 | 2019.03.24 | 9466 |
5031 | #51(최종) -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 불씨 | 2019.03.24 | 8326 |
5030 | 왜 도덕인가? | 박혜홍 | 2019.03.17 | 8229 |
5029 | #50 프로페셔널 소프트웨어 개발 外 | 불씨 | 2019.03.17 | 7899 |
5028 | 칼날 위의 역사 | 박혜홍 | 2019.03.10 | 8224 |
5027 | #49 소프트웨어공학의 사실과 오해 | 불씨 | 2019.03.10 | 8073 |
5026 | #48.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말하다 - 지혜편 | 불씨 | 2019.03.03 | 8552 |
5025 |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 박혜홍 | 2019.03.03 | 8555 |
5024 | 마음을 비추는 거울/ 신봉승 | 박혜홍 | 2019.02.24 | 8361 |
5023 | #47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꿈꾸다 | 불씨 | 2019.02.23 | 8301 |
5022 | 은밀한 세계관 | 박혜홍 | 2019.02.17 | 8084 |
5021 | #46. 피플웨어 | 불씨 | 2019.02.17 | 7829 |
5020 | 하버드의 생각수업 | 박혜홍 | 2019.02.10 | 7723 |
5019 | #45. 언어의 온도 & 회사어로 말하라 | 불씨 | 2019.02.09 | 7691 |
5018 |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 박혜홍 | 2019.01.27 | 7220 |
5017 | #44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 불씨 | 2019.01.27 | 7250 |
5016 | #43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불씨 | 2019.01.20 | 7227 |
» |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박혜홍 | 2019.01.20 | 7255 |
5014 | 나는 쓰는대로 이루어진다 | 박혜홍 | 2019.01.13 | 7369 |
5013 | #42 나는 쓰는대로 이루어진다 | 불씨 | 2019.01.12 | 73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