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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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신봉승에 대하여 >
조선왕조실록을 완독한 유일한 작가 (300쪽짜리 책으로 400권이 넘는 분량)
시인이자 한국 사극의 개척자, 소설가, 극작가
1933년-2016년.
10년 가까이 <조선왕조 5백년>을 드라마로 방영하며 세계 초유의 신화를 만들어 낸 한국 사극의 개척자. 그에게 역사는 이야기가 아닌 삶이었다. 수많은 극본을 쓰며 방송 드라마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강원도 강릉 출생. 약간의 소작인을 거느린 중농 집안에서 종손이자 외아들로 태어났다. 유학을 숭상하시던 할아버지께 세 살 때부터 천자문을 배우고 익혔다. 어머니는 학교에도 가보지 못한 분이었지만 아버지는 일본으로 유학까지 가셨던 지식인이고 만주국 황실 소속의 사진 기사로 일하셨다. 외로운 유년시절이었지만 문학적인 재능이 뛰어났고 관심도 많았다.
우연히 강릉사범학교 교지에서 최인희, 황금찬 시인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부모님도 모르게 강릉사범학교로 전학을 갈 정도였다.
그리고 두 시인을 만나 본격적인 문학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최인희 선생의 하숙집에 대뜸 찾아가 시인이 되고 싶다고 했더니 김소월의 진달래꽃, 정지용의 백록담, 그리고 박목월ㆍ박두진ㆍ조지훈의 청록집까지 세 권의 시집을 주시면서 읽고 다시 오라고 하셨다고 한다. 다 읽고 다시 찾아 뵈었더니 시인이 되는 길을 인도해주셨고 황금찬 선생은 습작시를 들고 가면 문장을 하나하나 짚어주시면서 정겹고 자상하게 가르쳐 주셨다고 한다.
조병화 시인의 추천으로 시가 실리면서 ‘대관령의 시인’으로 청년 문사들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그 후 1956년 중앙대 국문학과에 입학하여 교수이자 스승인 조병화 시인을 만났고 휴학 시절에는 유치환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인으로 등단했다.
1959년에는 조병화 시인을 따라 경희대 국문과로 편입을 했고 그때 박노춘, 주요섭, 황순원 선생 등 기라성 같은 우리나라 문학계의 거물들을 다 만나게 되었다.
신 작가는 대학 졸업 시 경희대 교지인 [고황]에 <옛 동산에 올라>라는 시나리오가 실렸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국방부에 현상 응모한 시나리오 <두고 온 산하>가 당선되면서 당시로서는 거금 300만환(약 6억여원)의 상금을 손에 쥠과 동시에 영화계로 진출했다.
라디오 다큐멘터리 제작, 국립극장의 영화과 직원도 하면서 동양방송(TBC)의 권고로 사극을 쓰기 시작했다. 그 첫 작품이 연산군의 일대기를 다룬 <사모곡>이었고 큰 인기를 얻었지만, 언론으로부터 고증이 안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 작가는 이에 자극을 받아 [조선왕조실록]을 번역해 가면서 역사 공부에 매달렸다. 50살에 경희대학교 대학원에 입학을 했다.
본격적인 역사극 시나리오는 1982년 한국방송공사에서 방영된 <풍운>으로 서막을 열었다.
정사(正史)를 대중화하는 본격적인 사극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 도전은 [조선왕조실록] 정복으로 이어졌다.
[조선왕조실록]의 기사와 [연려실기술]의 내용을 소설의 문장과 나란히 비교하여 역사적 사실과 어긋나는 대목들을 가려낼 수 있도록 배열하여 춘원 이광수의 [단종애사]와 금동 김동인의 평론 [춘원 연구]의 오류를 지적한 획기적인 논문을 썼다.
그러나 논문 심사를 한 황순원 선생이 논문 통과는 시켜주겠지만 발표는 하지 말자고 해 석사논문은 통과가 되었으나 16년이 지나는 동안 거론된 적은 없었다.
68세가 되어서 고려 말 공민왕 시대의 정치적 혼란을 현대의 시각으로 살펴본 <파몽기>라는 첫 희곡을 썼다. 그 후 면암 최익현 선생의 일대기를 쓴 <너희가 나라를 아느냐>와 <이동인의 나라> 사도세자의 비극을 담은 <노망과 광기>, 우리의 얼룩진 현대사를 소재로 한 <달빛과 피아노>라는 희곡을 썼다.
집필한 책이 150권이 넘음에도 희곡집이 하나도 없어서 80세를 맞아 기념으로 이 다섯 작품을 묶어 [노망과 광기]라는 첫 희곡집을 냈다.
신 작가는 역사에 근거해 민족문제, 민족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많은 공을 쏟았다. 조선에서 일본으로 납치된 도공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타국>을 집필한 것도, 명성황후의 암살에 대해 집필한 일본인 스노타 후사코 작가에게 사료를 모아다 건네 준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장과 대종상·청룡상 심사위원장, 공연윤리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시인과 극작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한 고인은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었으며, 추계영상문예대학원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1973년 아시아영화제 각본상
1982년 경희문학상 학술부문
1986년 한국백상예술대상 각본상
1988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1991년 동포문학상 본상
1997년 한국문인협회 제정 제2회 민족문학상 본상
1998년 보관문화훈장
2003년 효령대상 문화예술부문
2009년 강원도 예술인상 특별공로부문
2010년 다산대상
2010년 교과부장관 표창
저서로는 신봉승 수필선집, 역사가 지식이다, 위하여, 혁명의 조건, 세종,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다, 노망과 광기, 왕을 만든 여자, 역사란 무엇인가, 너희가 나라를 아느냐, 소설 1905 (상,하) , 국가란 무엇인가, 이동인의 나라 1,2,3, 直言(직언), 문묘 18현, 연산군시집, 양식과 오만, 신봉승의 조선사 나들이, 연산군시집, 청사초롱 불 밝히고, 조선 지식인의 리더십, 조선 정치의 꽃 정쟁, TV 드라마 시나리오 창작의 길라잡이, 임금님의 첫사랑 1,2 , 조선도 몰랐던 조선, 일본을 답하다, 나라를 세웠으면 역사를 고쳐야지, 마음을 비추는 거울, 난세의 칼1,2,3,4,5, 산불, 갯마을, 저 하늘에도 슬픔이, 조선의 마음, 파몽기, 세월아 세월아 1,2,3
역사 그리고 도전 (신봉승의 역사산책 2), 소설 인수대비 1,2,3 권율1,2, 왕건 1,2,3, 시인 연산군, 초당동 소나무떼, 한명회 1,2,3,4,5,6,7, 신봉승의 조선사 나들이, 국보가 된 조선 막사발, 삶과 꿈 , 대윤과 소윤, 동인과 서인, 남인과 북인, TV드라마 시나리오 창작의 길라잡이, 노론과 소론, 시파와 벽파, 양식과 오만, 조선의 정쟁 세트, 이동인의 나라 1,2,3, 학생부군과 백수건달 ,<성공한 왕, 실패한 왕> 등 100권이 넘는다. 시나리오만 해도 112편에 달한다.
<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
작가의 말- 삶 그 지혜로운 길
4
오늘 일이 막히고 내일 일이 궁금하면 옛 글을 읽어야 옳은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그 옛 것을 취하려 하지 않는다. 생각이 천박하고 행실이 방자하기 때문이다.
5
차라리 병이 없이 거친 밥을 먹을지언정, 병이 있고서야 좋은 약을 먹지 말지어다.
곡선으로 된 길을 탈 없이 가기 위해서는 앞을 내다볼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6
지난 20세기 1백년동안 우리는 눈 앞의 실익만 챙기면서 살았던 탓으로 삶의 아름다움과 향기로움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말았다.
추천의 글- 국사의 꾸지람을 들으시라
8
전문 역사학자도 아니면서 조선왕조실록을 완독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랄 일이다. 역사 앞에 선 선생의 겸손과 고뇌, 잘못 돌아가는 사회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에 숙연해진다.
선생은 나라가 온전하지 못한 것은 지식인 사회가 병들었기 때문이라고 질타하고 허영에 들뜬 일부 젊은 여성들과 위엄을 버린 무력한 아버지들, 갈팡질팡하는 부모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면서 자란 버릇없는 아이들을 꾸지람한다.
선생의 강연은 입으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울어나는 채찍이어서 듣는 사람들을 반성하게 한다.
01 가정, 어머님의 벌판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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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행복 속에도 절망은 둥지를 틀고 있으며 모든 노력과 수고의 배후에는 정신적인 절망에의 짐이 더해가고 있을 뿐이다. -키에르케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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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 속으면서 살면 알게 모르게 자신의 참 모습을 착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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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단란함이 지상에 있어서의 가장 빛나는 기쁨이다. 그리고 자녀를 보는 즐거움은 사람의 가장 성스러운 즐거움이다. --페스탈로찌
훌륭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는 가정이라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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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주위에 팽배한 사치와 낭비, 거짓말, 위선 등은 대부분 가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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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것임을 알면서도 입에 담지 않는 지식인 아버지와 개인의 이해에만 매달리는 지식인 어머니의 위선이 가정과 사회의 문화 환경을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몰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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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이이 선생도 모름지기 아녀자의 학문이 높고 깨달음이 깊어야 집안은 물론 나라의 일도 평안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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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미래를 적어놓은 어머니의 노트 한 권이 귀하고 아름다운 보석상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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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교육은 학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학문보다 더 소중하게 여겼던 것이 성정을 다듬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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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가 있는 남성들의 실패는 성정이 잘못된 아내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잘못된 성정으로 남편들의 실패를 자초하는 아내는 대개 학력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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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초희, 이매창, 송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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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 아내와 인생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하늘이 내린 큰 복이나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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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이란 그 말이 보편화됨으로써 성스럽고 아름다워야 할 우리의 모성에 깊은 상처가 나게 된 것을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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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이란 말은 순수한 우리 말이 아니다. 여성의 권리를 더 많이 쟁취하기 위해 투쟁적인 의미로 쓰기 위해 만들어진 조어이다. 이 말의 근원은 외국어에서 받아들여진 것이기에 우리의 고유정서와는 엄청난 괴리가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하는데도 실제로는 맹복적인 투쟁용어로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자애로운 어머니들이 흘린 피눈물의 세월을 노동이었느냐 물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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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가사노동에 포함하여 매도하는 것으로 여권이 신장되었다고 강변한다면 정말로 큰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아놀드 토인비 박사는 만일 이 지구가 멸망할 때 단 한 가지만 가지고 피신할 수 있다면 한국의 가족제도를 가지고 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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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아들의 다정한 친구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물결치는 와중에 한 국 아버지의 권위가 땅바닥을 구르고 말았다.
50
아버지, 할아버지가 어떤 분인지를 알지 못하는 이른바 집안의 내력을 모르고 자라는 청소년들이 가문을 자랑으로 여기면서 그 긍지를 살리고 이어가려는 노력을 할 까닭이 없다.
50
엄격한 아버지가 있어야 집안의 기강이 서고 그 기강이 모여서 집안의 내력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집안의 기강을 챙기고 세워서 국가의 역사를 만드는 기초가 되게 하는 일은 위엄을 갖춘 아버지의 몫이다.
52
가정교육도 공교육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버지의 권위와 위엄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심각하다. 아들의 친구가 된 무력한 아버지가 자식들의 호연지기를 앗아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
54
이 세상에서 못된 여자 이상으로 나쁜 것은 없다. 그리고 착한 여자에 의해 행해진 것 만큼 훌륭한 것 또한 일찍이 없었다. 남자에게 가장 좋은 재산은 동정심이 많은 아내다.
-에우리피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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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여 원인을 제공한 쪽을 가려내자면 알게 모르게 우리의 것, 우리 고유의 문화를 무시하면서 살아온 아버지의 무능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힘으로 집을 마련했을 때의 기쁨은 뜻을 이루었다는 환희와도 같다. 부모님의 슬하를 떠나는 분가의 참 뜻은 스스로 자립하겠다는 결기를 다지면서 독립심을 갖추어나가는 엄숙한 작별이어야 한다. 가난한 아버지도 그 가정을 이끌어온 기둥이자 대들보이기에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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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이란 말은 행동을 수반했을 때만 성립된다. 아무리 많이 아는 석학도 행동을 수반하지 못하면 지식인의 대열에 들 수 없다.
02 교육, 다 같이 사는 기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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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20세기 1백년동안 분별없는 가치관의 혼돈을 겪으면서 우리가 가장 소중히 간직하고 계승해야 할 역사와 전통과 문화를 마치 거추장스러운 남루처럼 벗어던지는 엄청난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다. 아무런 가책도 없이 벗어던지고 없애버린 것 중에 특히 우리 가정의 공동체의식을 이루어온 핵심사상인 효의 개념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큰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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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부모님은 오직 공부 잘 하는 자식을 만들기 위해 발버둥친다. 경쟁에서 이기는 과정에서 비인간적인 행태가 있어도 당연히 묵인한다. 사람이 지녀야 할 기본이나 다름이 없는 성정이 메마르고 거칠어지면 이렇게 참담한 세태가 될 수 밖에 없다.
내 몸을 스스로 단정하게 할 줄 알고 이웃을 나와 같이 배려할 줄 아는 자녀를 길러내야 우리의 밝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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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나무람을 받아야 할 사람은 그 선생님이어야 한다. 오죽 못났으면 가르치는 학생에게 머리채를 잡히면서까지 교단에 서 있어야 하는가. 선생님은 회초리를 들고서라도 학생들에게 위엄을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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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편을 잡는다는 것은 애초에 회초리를 들고 가르친다는 뜻이며 다음 글자인 매질할 달도 잘못을 저지른 자녀나 제자들에게 회초리를 들어서 볼기나 종아리를 때린다는 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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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자가 넘는 한자 가운데서 하필이면 왜 회초리로 매질하는 글자만을 골라서 바로 가르쳐서 이끈다는 의미로 쓰게 되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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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이 천박해지면 아이들은 꿈이 없이 자라게 된다. 꿈 없이 자란 아이들은 공익에 이바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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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이익보다는 멀리 있는 행복을 볼 줄 아는 것은 지혜로운 삶이라고 한다.
79
아버지를 극진히 섬기면서 가정의 대소사를 챙기는 가치관을 체통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체통이 있다는 말은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범절을 잘 지키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83
제대로 된 지식인이나 교양인이 되기 위해서는 30대 안쪽에 문사철 600을 마스터해야 한다는 주문이 있다. 문학서적 300권, 역사서적 200권, 그리고 철학서적 100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젊어서 이 600권을 읽지 않고서는 지식인의 대열에 설 수 없다는 아주 준엄한 가르침이다.
87
남의 이야기를 경청할 줄 아는 것이 세상을 바르게 사는 첫 번째 덕목이다. 남을 불편하지 않게 하는 배려가 바르게 사는 두 번 째 덕목, 공론을 따를 줄 아는 것이 세 번째 덕목이다.
얼마나 진솔하고 유익한 친구가 있느냐가 가치 있는 삶을 평가하는 척도이다.
군자의 사귐은 담백하기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가 단 술과 같다.
92
우리나라 성년의 날은 5월 셋째 주 월요일이다. 자녀들이 스무 살이 되어 성년이 되는 생일에도 평시와 조금도 다름없이 야단이나 맞고, 그 알량한 성년의 날에도 보충수업이나 과외에 시달리면서 따뜻한 덕담 한마디 들을 수 없는데 과연 그들이 집안의 어른들을 고사하고 국가나 민족의 미래를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른들의 망상에 불과하다.
93
일본에서는 새 옷으로 단장한 성년들은 시청으로 가서 시장에게 성년이 되었음을 보고해야 하고 시장은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이들에게 주어진 책임감을 다시 일깨워준다.
95
대추는 한번 꽃이 피면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대추나무는 한 번 꽃을 피우면 열매를 맺지 않고서는 떨어지게 하지를 않는다. 자식을 얻는 일에 실패하지 말라는 심오한 가르침 아니겠는가
96
섬겨야 하는 어른들의 기호를 살필 줄 아는 것은 바른 삶의 근본이다.
97
품질이 좋은 감 나뭇가지를 고욤나무에 접을 붙이지 않고서는 감을 수확할 수 없다. 껍질이 깨지는 아픔이 없이는 접목은 성공하지 못한다. 옛일을 고리타분하다고 일축하는 것은 죄악이나 다름이 없다. 속 깊은 가르침을 함부로 버리고서는 우리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
99
지혜로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는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 법도가 있었다.
100
남음이 있어 다하지 않은 복은 머물러 두었다가 자손에게 돌릴 것이다.-왕참정
101
권세를 잡았을 때 모두 누리지 않고 아껴둔 복은 권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돌려주어야 한다.
102
선현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착한 일을 멀리하고 악한 일에 나서기를 좋아하는 본능이 있음을 경계하라고 애써 가르치고 있다.
104
신은 인간의 오만에 대해서 보복할 것이라는 것을 믿었다 - 헤로도투스
105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일이 곧 착한 일이다. 여러 분의 마음에 기강이 서 있으면 그 자손들은 반드시 착한 일을 하게 되고 그것이 행복을 만드는 최선의 단초임을 알 수 있다.
109
사람들 사이의 사사로운 말이라도 하늘이 듣는 것은 천둥소리와 같고 어두운 방에서 마음을 속일지라도 신의 눈은 번개와 같다는 경고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아주 작은 일에도 꼭 지켜야 하는 도리가 있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바로 천명을 따르는 것이기에 작은 도리라도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바로 오만의 함정을 파는 일이 된다.
111
어떤 상황에 대처할 때 강한 힘으로 억누르는 것이 이기는 것 같지만 부드러움으로 대응하는 것에 당할 수 없다. 독재정권의 뜻은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들을 밀어낸 세력은 그들보다 약한 민중들이었다. 세계의 역사도 모두 그러했다.
112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기는 것은 세상 사람 모두가 알건만 그 이치를 실행하는 사람은 없다. 이루어놓은 것을 가지려고 하지 말라, 또한 이루어놓은 것에 기대지 말라.
113
집안의 어른이나 학교에 계시는 스승들의 가르침 또한 가슴에 간직되었던 책 속의 말씀이 다시 살아서 나오는 새로운 셈이다. 책을 읽는 것은 집안을 일으키는 근본이요, 이치를 따르는 것은 집안을 보존하는 근본이요, 부지런하고 검소한 것은 집안 살림하는 근본이요, 온화하고 순종하는 것은 집안을 다스리는 근본이다.
03 윤리, 분수를 지키는 지혜
120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물음의 해답이 그것도 아주 정확하게 적혀 있기에 역사를 읽으면 흐트러진 마음도 탐욕스러워지려는 마음도 바로잡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선현이나 이웃의 경험을 소중히 여기지 아니하는 것은 실패를 자초하는 첩경이며 이미 더럽혀져 있는 자신의 얼굴을 살필 줄 모르는 오만의 소산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123
사려 깊은 사람은 주변을 살펴서 위험을 예견할 줄 알고 그 예지로 위기를 모면한다는 교훈
반윤리나 반도덕의 굴레가 식자층의 전유물이기가 십상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125
목욕탕에는 한 사람밖에 없었다.
1000년 전 2천년 전에 씌어진 고전의 시대에 비해 오늘날의 일이 더 혼탁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
129
구세대와 신세대는 서로가 맡은 구실을 철저하게 다함으로써 세상일을 사이좋게 살펴보는 좋은 맷돌이 되어야 한다. 효, 은혜, 인의 개념은 법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민법, 형법에도 적히지 않았어도 우리가 지켜야 할 규범들이 바로 관습의 축이다.
관습이 무너진다면 정말로 어처구니 없는 세상이 되고 만다.
132
말이 많고 말을 잘못하는 것은 다 술 때문이요, 의리가 끊어지고 사이가 멀어지는 것은 다만 돈 때문이다. 옛사람들이 가난하게 살면서도 행복감을 잃지 않았던 것은 가정이 반듯하게 운영되었기 때문이다.
134
부정을 저지른 사람들이 검찰청사에 들어설 때 파렴치한 자신감을 드러내 보이고 자신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듯 활짝 웃어 보이기까지 한다. 이 같은 파렴치가 바로 오만과 불손이 불러들이는 재앙이다. 재앙이란 대개 물욕에서부터 시작한다. 물욕을 참을 줄 아는 게 지혜롭게 사는 첫 걸음이다.
참을 인 - 마음 심자 위에 칼날 인자를 매달아 놓은 형국
통감- 역사를 적은 책
명심보감 - 모두 거울 감자를 쓰고 있는 것은 남의 경험이 곧 내게는 거울이 된다는 뜻
141
족함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신분이 낮아도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알 것이나, 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재물이 많고 신분이 귀하여도 걱정이 많은 법이다.
143
사람들은 교묘한 헐리우드 액션을 취했으면서도 벌칙을 받지 않은 것을 요행이나 자랑으로 삼는 경우가 허다하다
역사를 뜻으로 읽으면 탐욕을 부린 사람들의 말로를 적어놓은 경우가 뜻밖으로 많음을 알게 된다. 탐욕은 재앙과 연결되는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다. 역사는 바로 그런 것을 적어서 후대에 전하는 것이므로 마치 재판의 판례집과도 같다.
144
진실로 명예로운 삶이란 업적과 지식에 아름답고 숭고한 인품이 더해지고서야 이루어진다.
145
옛 선현들은 탐욕을 십악의 하나라고 했다. 즉 마음과 몸에서 파생되는 열 가지 죄악을 말한다. 죄악은 먼저 마음에서 싹튼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아름다움에 다가서는 일입니다.
146
카리스마란 본래 신의 은총이라는 그리스어에 뿌리를 두고 있다.
147
대중이나 조직원들이 자신을 우러르게 하기 위해서는 거기에 합당한 위엄이 있어야 한다. 또 그 위엄이 가짜가 아님을 믿게 하는 신망이 있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므로 위엄과 신망을 하나로 묶은 위신이라는 말이 카리스마의 요건이었다.
위신은 솔선수범하여 본분을 지키는 사람에게 저장되게 마련이다. 그 저장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지도력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그 위신의 저장량에 따라 평가가 달랐다.
148
명문대가에서는 영의정이 몇 명 나왔느냐를 따지지 아니하고 대제학이 몇 사람 나왔느냐는 것으로 자랑을 삼고자 하는 것도 위신의 저장량 때문이다.
대제학은 파직이 없고 스스로 임기를 정하고 그만두고 싶을 때 사양하면 되기 때문이다.
149
그런 지식인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만들어진다. 한 사람의 진정한 지식인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프라이드를 마음에 새기게 해야 한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프라이드를 심어주는 것이 곧 카리스마를 쌓아 올리는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
152
우리 민족은 가문의 내력을 소중히 여겼다. 가문의 내력이 모이면 나라의 역사가 되고 나라의 역사에는 그 민족의 정서를 아우르는 정체성이 용해되어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153
우리의 선현들은 아이가 네 살이 되면 천자문을 읽게 하고 여섯 살이 되면 명심보감을 배우게 했으며 그 다음으로 통감과 소학을 익히게 하면서 사람이 사는 도리와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였다.
153
역사의 어두웠던 시대는 마치 형벌과 같았다. 그 형벌을 극복하는 지혜를 배우기 위해서는 역사인식을 곤두세워야 한다. 즉 나라와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데서 출발한다. 이는 반드시 청소년 시절에 키우도록 해야 한다. 그 자부심이 바로 꿈이다.
옳고 그른 것, 어질고 사나운 것, 깨끗하고 더러운 것, 해야 할 일과 하면 안 되는 일을 구별할 줄 알게 하는 것이 꿈을 이루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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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문자를 만들어서 삶 그 자체를 거짓으로 꾸미게 되면서는 아예 오만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삶을 온전하게 보전하는 것은 오만이 아니라 순리이어야 한다.
157
생이불유, 위이불시, 공성이불거- 아무리 애써 살았어도 얻어진 열매를 소유함이 없어야 하고 스스로 이루어놓은 업적에 기대지 말아야 한다. 설사 얼마간의 성공을 이루었다고 해도 그 안에서 머물지 말라 - 노자
158
송나라 시대의 학자 주신중의 5계
-생계- 참되게 살아가기 위한 계획
-신계- 병마나 부저응로부터 몸을 보전하는 계획
-가계- 집안을 편안히 꾸려가는 계획
-노계- 멋지고 보람있게 늙어야 하는 계획
-사계- 아름다운 죽음을 맞을 수 있는 계획
159
이같이 소중한 가르침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성공한 삶은 고사하고 스스로 실패와 고통을 자초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160
죽음을 계획하기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은 오멸이다
1. 멸재- 재물과 헤어지는 일
2. 멸원- 다툼에서 비롯된 원한을 씻어내는 일
3. 멸채 - 남에게 받았던 도움을 깔끔하게 갚는 일
4. 멸정 - 정든 이 정든 물건과의 작별하는 일
5. 멸망 - 죽음 너머에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161
아름다운 죽음에 임하기 위해서도 이같이 오멸의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살아 있는 사람들이 흥청망청 요행수나 바라고 있대서야 말이 됩니까
04
지식, 실행의 모태리니
168
...책을 많이 모아서 자손에게 남겨준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자손이 다 읽지 못할 것이니 남몰래 은근한 가운데 덕을 쌓는 것으로 자손을 위하는 계교를 삼는 것만 못하다
--사마광의 자치통감
170
일상의 마음가짐이 더 큰 앞날과 아주 긴요하게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73
섣달 그믐날에는 묵은 세배를 다닌다. 이웃어른들을 찾아뵙고 지난 한 해 동안 베풀어주신 은혜로움에 감사를 표시하는 것으로 새해 인사보다 더 소중히 했다.
177
조선 왕조가 가난한 가운데서도 나라의 기틀을 유지하고 고위공직자가 부패하지 않았던 것은 사람이 갖추어야 하는 본성의 흐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78
나에게 잘못이 있으면 반드시 고쳐야 하고 내가 능히 할 수 있는 일을 얻었으면 잊어버리지 마라 - 천자문
악한 일을 하는 사람은 칼을 가는 숫돌 같아서 닳는 것이 비록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점점 작아진다.
181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자애롭고 인간관계는 의리와 예로 정립하며 정의롭고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가졌을 뿐만이 아니라 철저한 실행력을 가진 인물을 군자라 한다.
184
선무당에게 칼자루를 잘못된 역사 인식을 입에 담는 것이 바로 식자우환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뜻과 꼭 같기 때문이다.
186
권력의 상층부가 잘못된 지식을 옳은 것이라고 우기면 지식인 사회가 그런 잘못을 보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으면 사회전체가 무력해진다.
191
두 손에 보물을 들었다는 자부심이 있다면 길바닥에 떨어진 동전 따위가 눈에 들어올 까닭이 없는데도 누구라 할 것 없이 허상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 요즘의 세태이다.
언젠가부터 부정을 저지른 고위 관리자들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192
사람이 살아가는 데 근본이 되어야 할 염치가 사라지면서 권력의 상충부가 파렴치해졌다.
193
국가의 가치는 필경 그 국가를 조직하고 있는 국민의 가치다. 국가의 가치는 긴 눈으로 보면 결국 구민을 구성하고 있는 개인의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왜소한 인물을 가지고서는 위대한 사업을 결코 성취할 수 없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서
195
사람들은 부라는 날개와 명예라는 두 날개를 갖고자 사생을 결단하면서도 정작 그 날개를 힘차게 움직일 수 있는 몸통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깡그리 외면하고 있었다.
196
이제 우리는 정직과 신뢰가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문화 환경을 만들어 21세기를 이끌어가야 한다. 그것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204
낡은 것을 읽어서 새것으로 간직하는 지혜를 배워야 하는 것은 역사인식의 날을 세우기 위해 꼭 필요하다.
205
‘청백리의 똥구멍은 송곳 부리 같다.’ 너무도 청백하기 때문에 재물을 모으지 못하고 아주 가난하게 산다는 뜻이다.
207
청백리의 선임과 같은 명예로운 일을 제도권 밖에서 추천을 받아야 했던 것은 사견의 개입을 배제하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조선왕조와 같은 절대왕권의 시대에 이 같은 민주적인 방법이 채택되고 있었던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210
이렇게 가난한 나라가 50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 동안 단일왕조의 기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는 지식인의 표상인 사관들의 직언하는 용기가 역사를 기록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211
500년이란 장구한 세월 동안 선비가 군인을 다스렸다는 사실은 세계사의 어디에서라도 찾아볼 수 있는 불가사의한 역사가 아닐 수 없다.
05 국가, 식견의 준엄함으로
219
강항 선생은 일본인 제자들을 위해 사서오경을 외워서 써주었다. 그 원본이 지금도 일본국 내각 도서관에 남아 있다. 같은 책을 만 번 정도 읽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세종대왕은 22세의 어린 나이임에도 태종이라는 거목 아래서 어려운 시대를 이끌어갈 식견과 표준을 완벽하게 익혔고, 충분한 독서량으로 하늘의 이치를 두루 살필 수 있었고, 또한 지행하는 실천력으로 황희, 맹사성, 박은 등과 같은 탁월한 신하들을 거느릴 수 있는 젊은 지성이 되었다.
222
세종은 높은 학문과 실천력을 겸비한 현군이었다. 조선왕조의 스물일곱 분 임금 가운데서 오직 세종만이 성군으로 불린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완벽한 식견을 갖추고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표준을 정했을 대 비로소 윤리성이 작용하게 된다.
233
옛 선현들은 선정이란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했고, 물이 흐르는 거소가 같은 순리이어야 한다고 했다. 정치가 선정에서 벗어나면 나라는 자연스럽게 망조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235
다산 선생의 애절양이란 시- 슬프다, 자지를 자르며- 지방 관리들의 부패로 인한 민초의 참상
238
무지렁이만도 못하다고 여겨온 민초들이지만 언제나 그들은 주어진 소임을 다하고 있는데, 다스리는 자들의 오만이 그들을 무력하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참으로 중대한 착각이다.
245
자신이 이끄는 나라를 완벽하게 이해하려 했다 라는 대목은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명심해야 할 구절이다.
247
한국은 네 마리( 미,일, 중, 러) 의 거대한 코끼리에 둘러싸여 있어 이들을 화나게 하면 상처를 입거나 심하면 밟혀서 죽을 수도 있다.
250
요즘 한국영화를 보노라면 그 욕설과 비속어에 소름이 끼치다 못해 분노가 치솟기까지 한다.
251
내 청춘의 꿈과 추억이 묻어나는 영화관에 앉아 선정과 욕설이 난무하는 우리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울화가 치밀어서 숨결이 가빠질 때도 있다. 티비 드라마도 불륜을 싸고도는 결손가정의 얘기는 아침 드라마부터 시작하여 밤늦게까지 계속된다.
255
직언과 용기를 편년체의 일기로 정리한 것이 세계 기록유산으로 선정된 조선왕조실록이다.
256
국사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군왕의 게으름을 적어서 후세에 전하는 사관에게는 그 임무의 자유스러움 못지않게 혹독한 책임이 함께 따랐다. 사관들이 사초를 훔치거나 훼손한 경우 또는 사초의 내용을 발설한 경우에는 중형을 내려서 처단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260
군주가 두려워 할 것은 하늘과 역사입니다. 하늘이란 바로 理일뿐이옵니다. 사관은 군주의 선악을 만세에 전하니 두렵지 않습니까
260
만일 중국민족의 DNA가 변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반드시 미국과 전쟁을 일으킬 것이다.
262
헨리키신저 박사가 지적한 중국민족의 DNA가 바로 스스로 중화라 칭하면서 이웃을 속방으로 낮추어보는 이른바 중화사상이 아닌가 한다.
263
아름답고 품위있는 중국이라는 동양의 미인이 사회주의라는 남편을 만나서 죽을 고생을 했는데 이제 그 못된 사회주의라는 사내가 떠나갈 기미가 보이자 중국이라는 귀부인은 화장을 고치고 있다.
264
국가경영의 최대 목표는 국가안보의 확보와 국가 이익의 증대이다. 이는 그 민족의 정체성 확립을 조건으로 했을 때만 가능하다.
266
이 같은 주변국가의 행보에 대응하기 우해서라도 우리는 내다버린 국사과목을 다시 찾아서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하고 더 철저히 가르쳐야 한다. 중국인의 DNA는 장구한 세월 동안 우리를 괴롭혀온 중화사상이다. 바로 그 거대 중국이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면서 고구려의 역사를 앗아가고 지워가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의 내막
268
야스쿠니 신사에는 조선인 전사자의 위패가 무려 2만 1181주나 포함되어 있다.
269
우리는 강제로 징집되었거나 징용으로 끌려가서 죽은 조선인 청년들의 위패가 어떻게 일본임금을 위해 죽은 일본인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271
일본의 총리나 각료들이 전몰장병과 A급 전범의 위패를 향해 머리를 숙이는 것은 일본 국민들의 정체성을 자극하는 행동이 된다.
273
선비라는 말 자체를 잘못된 쪽으로 호도하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면 비극이 아닐 수 없다.
276
옳은 일에 나섰던 기자헌 선생은 부덕한 사람들이 자행한 마녀사냥에 희생되었다. 백사 선생은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되어 있었는데 길고도 절절하게 폐비 반대의 직언 상소를 올리게 된다.
279
고국에 산 있어도 빈 그림자 푸를 뿐, 아 가련하다 어디에 님의 뼈를 묻으리오
281
내게는 꼭 죽어야 할 의리는 없다. 그러나 조선이 선비를 기른지 5백년이 되었는데도 나라가 망하는 날 한 사람도 목숨을 끊는 이가 없다면 가슴 아픈 일이고도 남는다. 내가 위로는 하늘의 지시하는 아름다운 도리를 저버리지 아니하였고, 아래로는 평소에 읽은 책 속의 말씀에 어긋나지 않았다. 이제 깊이 잠들려 하니 참으로 통쾌하기 그지없다. -매천 황 현
지식인 노릇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 내가 저자라면 >
진정 책다운 책이라는 감동을 받았다. 평생을 공부하며 글을 써 대내외적으로 크게 성공했지만 겸손하셨던 신봉승 작가님은 우리나라의 역사인식을 바로 세우기 위해 평생 노력한 분이셨다. 역사 공부뿐만 아니라 순수문학을 사랑하여 80세에도 희곡을 써낸 진정 나이듦의 멋진 표본을 보이신 분이다.
이 책은 크게 가정, 교육, 윤리, 지식, 국가의 5장로 이루어져 있고 각 장마다 11개의 작은 소제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짧은 글이어서 읽기에 쉬우나 생각거리는 많았고, 어르신과 대화하며 공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신 작가님은 나라의 정체성과 전통, 문화를 사랑하여 그것을 후세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하신 분이셨기에 글에 진정과 지성이 담겨있다.
글의 향기도 맡을 수 있는 청량한 이 책을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특히 정치를 하거나 하려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 책은 빈틈없는 가르침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281쪽의 수필집이라고 말하기에는 역사학자같은 무게가 있고, 경어체로 쉬운 단어로 써서 쉽게 읽히면서도 한 줄 한 줄 어떤 책보다도 배울 점이 많았다. 이 책을 읽으니 더욱 더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솟아오른다.
삶 속에서 글과 행동이 일치하셨던 분이시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런 분이 계셨기에 우리나라는 별별 고난 속에서도 굳건히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신 작가님께서 중요시 여기셨던 아버지의 권위, 가정에서 여자의 역할, 가정교육 등에 대해서는 요즘 세대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요즘 세태를 보면 작가님의 혜안이 돋보인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라는 이 작가님의 말씀이 요즘 재미를 추구하는 세태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우리 선현들이 아름답게 걸어온 향기와 지혜를 몸소 공부하고 이를 전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신 신 작가님의 삶은 곧 글이 되어 독자들의 마음을 잔잔하고 차분하게 해 줄뿐더러 생명 있는 동안의 한국 사람으로서의 삶에 대한 외경심마저 불러일으켰다.
옛 것이라면 쉽게 버리려는 이 시대에 위엄과 권위와 예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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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2 |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 | 박혜홍 | 2019.03.24 | 9466 |
5031 | #51(최종) -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 불씨 | 2019.03.24 | 8326 |
5030 | 왜 도덕인가? | 박혜홍 | 2019.03.17 | 8229 |
5029 | #50 프로페셔널 소프트웨어 개발 外 | 불씨 | 2019.03.17 | 7900 |
5028 | 칼날 위의 역사 | 박혜홍 | 2019.03.10 | 8224 |
5027 | #49 소프트웨어공학의 사실과 오해 | 불씨 | 2019.03.10 | 8073 |
5026 | #48.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말하다 - 지혜편 | 불씨 | 2019.03.03 | 8552 |
5025 |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 박혜홍 | 2019.03.03 | 8555 |
» | 마음을 비추는 거울/ 신봉승 | 박혜홍 | 2019.02.24 | 8361 |
5023 | #47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꿈꾸다 | 불씨 | 2019.02.23 | 8301 |
5022 | 은밀한 세계관 | 박혜홍 | 2019.02.17 | 8084 |
5021 | #46. 피플웨어 | 불씨 | 2019.02.17 | 7829 |
5020 | 하버드의 생각수업 | 박혜홍 | 2019.02.10 | 7724 |
5019 | #45. 언어의 온도 & 회사어로 말하라 | 불씨 | 2019.02.09 | 7691 |
5018 |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 박혜홍 | 2019.01.27 | 7220 |
5017 | #44 구본형의 마지막 수업 | 불씨 | 2019.01.27 | 7250 |
5016 | #43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불씨 | 2019.01.20 | 7227 |
5015 |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박혜홍 | 2019.01.20 | 7255 |
5014 | 나는 쓰는대로 이루어진다 | 박혜홍 | 2019.01.13 | 7369 |
5013 | #42 나는 쓰는대로 이루어진다 | 불씨 | 2019.01.12 | 73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