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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20일 20시 29분 등록
역사 속의 영웅들
윌 듀런트 지음, 안인희 옮김, 황금가지

I. 저자에 대하여

월 듀런트 Will Durant
1885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났다.
1917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이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1935년 이후에는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철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스스로를 <역사를 쓰는 철학자>라고 칭하는 그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총 11권의 『문명 이야기 (The Story of Civilization)』를 저술하였고, 1926년에는 이미 우리에게도 친숙한 책인 『철학 이야기 (The Story of Philosophy)』를 완성하였다.
이밖에 『Transition』, 『The Pleasures of Philosophy』, 『Adventures in Genius』, 『Interpretation of Life』, 『The Lessons of History』등의 많은 저술을 남겼다.

월 듀런트는 생애의 마지막까지, 역사 과목을 위한 경이로운 입문서가 될 이 책에 새로운 자료를 첨부하였다. 처음 그의 이 책을 23개의 장으로 구성하려 했지만, 운명은 21개의 장에서 이 책을 끝맺게 하였다. 그가 스물한 번째 장을 완성했을 때 그의 아내 에이리얼이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1981년 말 듀런트 자신도 심장병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1981년 10월 25일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 13일 만인 11월 7일, 그의 심장도 멈추었다. 이 책을 마지막으로 그의 아흔여섯 생애를 마감 한 것이다.

(저자에 대하여는 사정상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보완 하겠습니다.)


II.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월 듀런트의 마지막 유언]

역사는 시간 속의 사건들을 탐구함으로써 철학적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허락해 주신다면 결론적으로 나는 자신의 역사를 쓰는 철학자라고 생각한다. 10p

[제1장 문명이란 무엇인가]

그러니까 인류는 땅을 경작하는 농부로 정착 생활을 한 것보다 40배나 긴 세월을 사냥꾼으로 살았다. 97만 5천 년의 이 세월 동안 인류의 기본적인 성향이 만들어졌고 아직도 그대로 남아 매일 문명에 도전하고 있다. 15p

1천 년의 1천 배나 되는 시간 동안 인간은 싸움을 좋아하고,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했다. 16p

문명이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자연과 문명 사이의 깊고도 끈질긴 갈등도 함께 시작되었다. 17p

어떤 사회나 종족, 종교도 번식하지 않고는 유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축적의 욕심을 억제하지 않는다면 산발적 도둑질, 대규모 강도질, 정치적 부정부패 등이 널리 퍼질 것이고, 부(富)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집중되어 마지막에는 혁명을 부를 것이다. 18p

그러나 역사에는 방종과 그 반대 사이의 이러한 진자 운동보다 더 즐거운 전망이 있다. 나는 저 볼테르와 기본(Gibbon)의 비관적 결론, 즉 역사는 <인류의 범죄와 어리석음의 기록>이라는 결론에 동의하지 않겠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그 말이 맞고 또한 수억 가지의 비극들이 있다. 그래도 여전히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 생명의 흐름을 이끌어온 것은 평범한 가족의 건강함과, 남자들과 여자들의 노동 그리고 사랑이다. 또한 윈스턴 처칠과 프랭클린 루즈벨트 같은 정치가들의 지혜와 용기도 있다. 루즈벨트는 완전히 기진맥진해서 죽었지만 그래도 맡은 일을 다 하고 세상을 떠났다. 자신들을 둘러싼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의 굴하지 않는 노력도 있다. 또 덧없는 아름다움에 지속적인 형식을 부여하고, 미묘한 의미를 밝히려는 예술가들과 시인들의 끈질김과 기술도 있다. 그리고 우리를 고귀함으로 안내하는 예언자들과 성인(聖人)들의 환상도 있다. 22p

우리에게 도전해 오는 악을 향해 눈을 감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용기를 잃지 말고 그들을 가르치려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업적과 우리가 물려받은 장엄한 유산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세익스피어가 묘사한 불행한 왕을 변조해서 우리 여기에 앉아 고귀한 여자들과 위대한 남자들의 용감한 이야기들을 나누기로 하자. 23p

[제2장 공자와 추방당한 신선]

국가가 무질서해졌을 때 할 일은 국가를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원래의 정상적인 의무로 되돌리는 일이다. 저항이 일어났을 때 더 지혜로운 방식은 싸우거나 다투거나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조용히 물러나서 굴복하고 참음으로써 마침내 이기게 된다. 수동성이 능동적 행위보다 훨씬 더 자주 승리를 거둔다. 여기서 노자는 거의 예수와 같은 어조로 말하고 있다.

네가 다투지 않으면 지상의 그 누구도 너와 다툴 수 없을 것이다. ........ 손해를 친절로 갚아라. ......... 나는 선한 사람을 선하게 대하며 선하지 않은 사람을 선하게 대한다. 이와 같이 하면 모두 선해진다. 나는 진실한 사람에게 진실하며 진실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진실하다. 그러면 모두가 진실하게 된다. ........ 세상에서 가장 약한 것이........ 가장 강한 것을 이긴다. 30p

지혜로운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아는 것이 많을 경우 그는 이것을 감추려 한다. <그는 자신이 명석함을 완화시키려 하며 스스로 다른 사람들의 몽매함과 같아진다. 그는 학식있는 사람보다 단순한 사람들과 더 마음이 맞으며 초심자의 모순을 보고 화를 내지 않는다.> 30-31p

네가 알고자 하는 사람들은 뼈까지 진흙이 되고 말았다. ......... 너의 자부심과 야망을 없애라, 애착과 극단적인 목적들을 다 없애라. 네 품성은 이것들로부터 얻을 것이 없다. 31p

그는 열렬히 지식을 구하느라 먹는 일을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지식을 얻은) 기쁨에 취하여 근심을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나이 먹는 것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34p

모든 혼란은 일시적일 뿐이다. 마지막에는 무질서가 치유되고 독재 정권과 더불어 균형을 이루고, 낡은 장애물은 거칠게 쓸려나가고 새로운 성장이 나타날 것이다. 죽음과 양식(樣式)처럼 혁명이 쓰레기를 제거하고 불필요한 것을 도려낼 것이다. 많은 것들이 죽어야 할 순간에 혁명이 나타난다. 중국은 전에도 이미 여러 번이나 죽었다. 그리고 여러 번이나 다시 태어났다. 40p

[제3장 붓다에서 인디라 간디까지]

우파니샤드 구루들 중 가장 사랑스런 인물 야즈나발키야가 제자인 슈웨타케투에게 이것을 설명하는 말을 들어보자.

「거기 그 무화과 열매 하나를 가져와라」
「여기 있습니다, 선생님」
「그것을 쪼개라」
「쪼갰습니다」
「거기 무엇이 보이느냐?」
「아주 작은 씨앗들이 보입니다, 선생님」
「그 중 하나를 쪼개봐라」
「쪼갰습니다」
「거기 무엇이 보이느냐?」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친애하는 그대여, 네가 감각하지 못하는 이 가장 섬세한 정수 - 바로 이 가장 섬세한 정수에서 이 큰 나무가 자라 나온다. 내 말을 믿어라........ 이 가장 섬세한 정수야말로 온 세상의 혼이다. 그것이 실체다. 이것이 아트만이다. 타트 트밤 아시 - 그것이 바로 너다, 슈웨타케투야」
「선생님, 내가 더욱 많은 것을 이해하도록 하시는군요」
「그렇다면 그렇게 되어라」

해탈이란 죽음 뒤의 하늘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기심을 극복한 고요한 상태이다. 붓다의 말에 따르면 마지막에 우리는 도덕적 개인주의와 심리적 개인주의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된다. 욕심에 시달리는 우리의 자아는 실제로는 분리된 존재나 힘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강물 위에 이는 순간적인 잔물결이고, 바람에 날리는 운명의 올가미 속에 얽혔다 풀어졌다 하는 작은 매듭일 뿐이다. 48p

종교가 미덕과 축복뿐 아니라 공포심으로 설교하지 않는다면 인류의 무법적인 개인주의를 통제할 길이 없다. 49p

[제4장 피라미드에서 이크나톤까지]

[제5장 구약 성서의 철학과 시]

이 책의 의도는 문명의 역사를 한정된 지면에 요약해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에 의해 남겨진 사상과 표현의 걸작을 탐구하고 그 예를 살펴보는 것이다. 73p

아모스는 자신이 예언자가 아니라 수도를 구경하러 양떼를 놓아두고 예루살렘에 온(기원전 760년경) 단순한 시골 양치기라고 서술하였다. 그는 거기서 삶의 부자연스런 복잡성에 당황하였다. 부의 불공평, 경쟁의 괴로움, 가차 없는 착취 등에 놀랐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성문 앞에 서서> 부자와 그들의 사치를 질책하였다.

너희가 가난한 자를 마구 짓밟으며 그들이 지은 곡식을 거뒤 가는구나. 너희는 돌을 다듬어 집을 지어도 거기에서 살지 못하고 포도원을 탐스럽게 가꾸고도 거기에서 난 포도주를 마시지 못하리라...... 시온에서 편안한 자들아 화를 입어라....... 상아의 침상에서 뒹굴고, ....... 양 때 가운데서 양 새끼를 골라 잡아먹고. 거문고를 뜯으며 제 멋에 겨워 흥얼거리는 것들. 몸에는 값비싼 향유를 바르고 술은 대접으로 퍼마시는 것들..... 나는 너희 순례절이 싫구나 (야훼의 말씀)...... 너희가 바치는 번제물과 곡식 제물이 나는 조금도 달갑지 않다..... 그 시끄러운 노랫소리를 집어치워라. 거문고 가락도 귀찮다.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서로 위하는 마음이 개울 같이 넘쳐흐르게 하여라. (아모스 5장) 78-79p

바빌론의 강기슭, 거기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며 눈물 흘렸다.
그 언덕 버드나무 가지 위에 우리의 수금 걸어 놓고서.
우리를 잡아온 그 사람들이 노래하라 청하였지만........
<시온 노래 한 가락 불러라>고 하였지만
우리 어찌 남의 나라 낯선 땅에서 야훼의 노래를 부르랴?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는다면 내 오른손이 말라버릴 것이다.
네 생각 내 기억에서 잊혀진다면,
내 만일 너보다 더 좋아하는 다른 것이 있다면
내 혀가 입천장에 붙을 것이다. (시편 137편) 88p

모든 것 중에서 가장 고귀한 사랑은 에고를 가장 많이 넓혀주고, 살아 있고 평화로운 모든 것들에 대해 마음과 팔을 활짝 여는 일이다. 영혼이 행복하면 그 사랑도 커진다. 91p

[제6장 페리클레스에 이르는 길]

두 가지 생각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변화가 보편적이라는 것과 에너지는 파괴할 수 없이 영속한다는 생각이었다. 95p

<모든 것은 흘러간다> 그리고 <흐르는 강의 동일한 물 속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쉬지 않고 중지하지 않는 <과정>이다. 95p

피타고라스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개를 때리는 남자를 말리면서 개의 울부짖음 속에서 죽은 친구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다. 98p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우스에 따르면 그는 처음으로 <세계에 코스모스라는 이름을 부여한> 인물이다. 그는 별들의 질서와 아름다움을 보고 그런 이름을 붙였다. <코스모스>란 질서라는 뜻이고, 이것이 피타고라스의 핵심적인 단어이다. 99p

아티카 지역에서 시골의 빈곤은 너무나 큰 것이어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많은 식민지를 얻게 되면 어쩌면 먹는 입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103p

[제7장 아테네의 황금시대]

아테네 사람들은 너무 똑똑해서 선량해지기 어려웠다. 그들은 악덕을 싫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단순성을 멸시하였다. 어떤 민족도 이보다 더 큰 상상력이나 혹은 더 생생한 혀를 가진 적이 없었다. 명료한 사색과 그것의 산물인 명료한 표현이 아테네 사람들에게는 신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115p

황금시대는 소크라테스의 죽음과 더불어 끝났다. 아테네는 몸과 영혼이 다 지쳤고, 한 세대 동안이나 계속된 싸움을 통해 품성이 타락한 것을 느꼈다. 두 가지가 아테네를 떠받쳤다. 민주주의의 복구와 그리고 지난 60년 동안, 심지어는 전쟁 동안에도 계속된 자부심, 곧 아테네는 인류가 기억하는 한 그렇게 짧은 시기에 다른 누구의 것보다 우수한 예술과 문학을 생산해 냈다는 자부심이었다. 132p

[제8장 플라톤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과는 더불어 논다면 아리스토텔레스와는 더불어 일을 해야 한다. 148p

행동의 목적은 행복이지만, 행복의 비결은 미덕에 있다. 그리고 최고의 미덕은 지성이다. 이것은 현실, 목표, 수단에 대한 조심스런 관찰이다. 통상적으로 <미덕>이란 두 극단 사이에 있는 황금의 중간 (황금률)을 뜻한다. 정치란 한 사회를 구성하는 계층들간의 타협의 기술이다. 모든 사람은 불평등하게 만들어졌다. 부자연스런 평등이 강요되면 상류층은 즉각적으로 반발할 것이다. 그리고 불평등이 부자연스러운 정도가 되면 하류층이 반항할 것이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금권 정치>를 선호하였다. 이것은 귀족 정치와 민주주의를 혼합한 형태이다. 그에 따르면 재산 소유자들에게만 선거원이 주어지고, 수가 많은 중간층이 권력의 중심 및 균형의 축을 이루어야 한다.
어쨌든 단테는 아리스토텔레스를 <지식인들 중의 대가>라고 옳게 불렀다. 그리고 유럽은 1500년의 세월 동안 그를 <철학자>라고 정당하게 불렀다. 150p

알렉산드로 대왕
그의 미신과 잔인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에게 자연스러운 호감을 느낀다. 그가 적어도 관대하고 사랑을 아는 청년이었음을 우리가 알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능하고 용감하였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피 속에 흐르는, 미치게 만드는 야만의 유산에 맞서 싸웠다. 또한 모든 전쟁과 학살에도 불구하고 아테네의 빛을 더 큰 세계로 가져가겠다는 꿈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156p

[제9장 로마 공화국]

루크레티우스는 철저한 진보주의자였다.
우리 몸 안에서 우리더러 사용하라고 생겨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생겨나는 것은 모두 그 자신의 쓸모를 만들어낸다. ..... 원자들을 배열해 날카로운 지성과 조화를 이루도록 만드는 것이 원자의 계획은 아니다. ..... 많은 원자들은 무한한 시간 속에서 움직이면서 온갖 방식으로 온갖 배합을 이루어왔기 때문이다. ...... 이렇게 해서 큰 사물들의 시작이 생겨나고...... 생명체의 번식이 일어났다. ....... 지구가 만들려고 한 것들 중에서 많은 것은 괴물이었다. 175p

<인간의 진정한 부는 마음의 평화를 지니고 단순하게 사는 것이다> 176p

[제10장 로마의 혁명]

<이것은 당신에 관한 이야기이다.> 179p

여기저기서 노예들의 반란이 일어났다. 기원전 139년의 첫 번째 노예전쟁과 기원전 73년에서 기원전 71년 스파르타쿠스가 지휘하는 전쟁이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다. 이 유명한 폭동이 실패했을 때 죄수 6천 명이 로마에서 카푸아에 이르는 아피아 가도를 따라 십자가에 매달렸다. 이들의 시체가 그곳에 여러 달 동안이나 매달려서 썩어갔다. 주인들은 위안을 얻었을 테지만 노예들은 그것을 마음에 담았다. 181p

들판의 짐승과 하늘의 새들도 굴과 숨을 곳을 갖는데 이탈리아를 위해 싸우다 죽은 남자들은 오직 빛과 공기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183p

[제11장 로마 제국 (기원전 27년 - 180년)]

[제12장 네로와 아우렐리우스]

<누구든 세계 역사에서 인류의 조건이 가장 행복하고 번성했던 시대를 꼽으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아마도 지체 없이 네르바 황제의 등극(96년)에서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죽음(180년)까지의 시대를 꼽을 것이다. 이 황제들의 통치 기간은 아마도 대규모 국민의 행복이 통치의확고한 목적이 되었던 역사상 유일한 시대일 것이다.> 226p

그 이전에 어떤 군주 국가도 사람들에게 그토록 자유를 준 경우가 없었다. 혹은 백성의 권리를 그토록 존중한 경우가 없었다. 르낭은 이렇게 썼다. <세계의 이상이 성취된 것으로 보였다. 지혜가 통치를 하고 23년 동안 로마 세계는 자애로운 아버지의 지배를 받았다.> 231p

육신이 변형되고 해체되면서, 죽어야 할 운명을 지닌 또 다른 육신을 위한 공간이 마련된다. 그렇듯이 생명이 변형되고 해체된 다음 영혼도 공중으로 떠나....... 우주에 있는 배아 상태의 지성(知性) 속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영혼을 위한 공간이 마련된다. ..... 너는 부분으로 존재하였다. 이제 너는 여기서 떠나 너를 마든 그것 속으로 돌아간다. ..... 이 또한 자연이 바라는 바이니....... 그렇다면 이 작은 시공(時空)을 통과해서 편안하게 자연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만족하면서 너의 여행을 끝내라. 올리브 열매가 익으면 떨어지면서 자신을 만들어낸 자연을 축복하고, 자기가 자란 나무에 감사하는 것처럼. 235p

[제13장 인간 그리스도]

우리는 그가 가장 사랑에 넘친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많은 여자들이 그에게 동정 어린 부드러움을 보았다. 그것은 확고한 헌신을 만들어냈다. 회개한 죄인을 받아들이는 그의 태도에 감동한 한 창녀가 그의 앞에 무릎을 끊고 그의 발에 기름을 붓고 그 발 위에 눈물이 떨어지자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그것을 닦아냈다. 옆에 있던 사람들이 항의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이 여자는 이토록 극진한 사랑을 보였으니 그만큼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루가 7장 37-38절, 47절) 242p

그는 어떤 종(노예)이 주인이 자기에게 맡긴 10미나(600달러)를 투자하여 10미나를 더 만든 것을 칭찬하였다. 그리고 1미나를 받았으나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안전하게 보관한 종을 질책하였다. 그리고 주인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하였다.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겠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루가 19장 26절) 이 말은 세계사를 요약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시장 경제를 아주 훌륭하게 요약해 놓은 말이다. 245p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 마르코와 마태오는 죽어가는 그리스도에게 이토록 절망적인 인간의 말을 주었다. 빌라도 앞에서 그를 떠받치던 저 위대한 믿음이 이 쓰라린 순간에 시들어 가슴을 찢는 의심이 되었던 것일까? 251p

[제14장 기독교의 성장]

자유는 안전이 만들어내는 사치품이다. 266p

[제15장 르네상스 I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중심으로]

<나는 너를 천상의 존재도 지상의 존재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네가 너 자신을 만들어가는 존재가 되고 스스로 극복하는 존재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너는 짐승으로 떨어질 수도 있고 신과 비슷한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 298p

인체의 기형과 고통에 대해 거의 기묘한 관심을 가졌던 레오나르도는 아마도 이 끔찍한 작업에 어느 정도 열광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러나 실은 그는 모든 것에 관심이 있었다. 인체의 모든 자세와 행동, 젊은이와 늙은이의 모든 얼굴 표정, 동물과 식물의 모든 기관과 움직임, 들판에서 밀이 물결치는 모양에서부터 공중을 나는 새들의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산들이 침식되고 높아지는 것, 물과 바람의 흐름과 소용돌이, 날씨의 변화, 기압의 변화, 하늘의 무진장한 만화경....... 이 모든 것들이 그에게는 끝없이 놀라운 것으로 보였다. 305p

예술가의 가장 중요한 일은 실행이 아니라 구상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바사리가 덧붙인 말에 따르면) <천재적인 사람들은 일을 가장 적게 할 때 가장 많이 일 한다>. 여기서는 두가지 특별한 어려움이 있다고 레오나르도는 공작에게 설명하였다. 하느님의 아들에 어울리는 모습을 구상하는 것과 유다의 모습을 찾아내는 것이라 했다. 310p

정열적인 세심함으로 입술을 형성하고 움직이는 섬세한 근육들을 탐구하고, 악사들을 불러 그녀를 위해 연주하게 해서 떠나간 자식을 기억하는 어머니의 괴로운 부드러움을 그녀의 모습 위에 일깨운 것. 이런 것들이 그가 그림과 철학이 합쳐진 이 그림에 부여한 정신에 대한 암시가 될 것이다. 수없이 많은 방해, 쉬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끌리는 관심사, <안기아리 전투>와 동시에 진행되었다는 사정 등도 그의 구상의 통일성과 예사롭지 않게 끈질긴 열성을 깨뜨리지는 못하였다. 313p

모나리자가 미소짓는 것이 아니라 모든 여성이 남성을 향해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일까? <정열에 빠진 가엾은 애인들아! 자연은 맹목적으로 당신들의 신경이 우리의 육체를 향하여 부조리한 갈망으로 타오르게 하고, 당신들의 두뇌가 우리의 매력을 아주 분별없게 이상화하도록 만들어주고 있으니....... 그래야 당신들은 부모가 되는 것이겠지! 이보다 더 웃기는 일이 있을까? 하지만 우리도 덫에 걸리기는 마찬가지. 우리 여자들은 당신들의 그런 열중보다 더 호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니. 그래도 사랑스런 바보들이여,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여전히 기쁜 일이고, 사랑을 받을 때면 삶이 되살아난다.>
아니면 모나리자가 보여주는 것은 네오나르도 자신의 미소였던 것일까? 여성의 손길의 부드러운 접촉을 부르지 않는 도착된 영혼의 미소. 사랑이나 천재의 운명을 외설스런 해체라고만 여겼던 영혼, 남자의 건망증 속에 꺼져 가는 희미한 불꽃이었던 것일까? 314p

한때 당당하던 자신감은 시들고, 영혼의 평온함은 붕괴의 고통에 항복하고 삶을 향한 그의 사랑은 종교적 희망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그는 단순한 유언을 하였으나 자신의 장례식을 위해 교회의 모든 성사(聖事)를 요구하였다. 한번은 이렇게 적었다. <하루를 잘 보내면 그 잠이 달다. 그렇듯이 인생을 잘 보내면 그 죽음이 달다.> 321p

[제16장 르네상스 II 로마]

그러나 이 행복한 붓의 용병대장이 동일한 힘과 웅장함으로 인간들 사이에서 과학과 철학의 역할을 표현할 수 있을까? 라파엘로가 글을 많이 읽었다는 증거는 없다. 그는 붓으로 말하고 눈으로 들었다. 330p

미켈란젤로는 관객과 돈이 필요하였지만 교황에게 알현을 거절당하였다. 그는 교황에게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고 로마를 떠났다.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 당신의 명령에 의해 저는 오늘 궁전에서 거절당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오늘 오후로 저를 만나기를 원하신다면 로마 이외의 곳에서 저를 찾으셔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335p

<예술을 충족시키기 위해 내가 필요하다고 믿는 일을 모두 마칠 때입니다.> 미켈란젤로가 마지막으로 작업대에서 내려왔을 때 그는 지치고 수척하고 나이보다 일찍 늙어 있었다. 그는 겨우 서른일곱 살이었고 그 후로도 51년을 더 살았다. 336p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다른 어디서나 마찬가지로 문명이란 소수의, 소수에 의한, 소수를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면 원래의 정당성을 넘어 과대하게 찬양하는 것이 될 것이다. 340p

마키아벨리
한 사람이 남는다. 분류하기나 어디에 자리매기기 힘든 사람이다. 외교관이며 역사가, 극작가, 철학자이다. 자기 시대의 가장 냉소적인 사상가이면서도 하나의 이상으로 불타는 애국자이다. 기도한 거의 모든 일에서 실패한 사람, 그러면서도 이 시대의 다른 어떤 인물보다 더욱 뚜렷한 흔적을 남긴 사람이다. 345p

[제17장 르네상스 III 베네치아의 일몰]

우리는 미켈란젤로에게 찬사를 바친다. 길고 고통스런 생애 동안 그는 계속해서 창작하였고, 미술의 모든 주요 영역에서 걸작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 작품들이 이른바 살과 피를 찢고 나온 것임을 우리는 안다. 그의 정신과 마음에서 터져나온 것으로 한 가지를 완성한 다음이면 그는 출산의 고통으로 약해진 시간을 견디곤 했다. 그것들이 수십만 번의 망치질과 끌과 연필과 붓을 움직여서 형태를 얻은 것임을 우리는 안다. 그것들은 불멸의 주민처럼 하나씩 아름다움이나 중요성의 지속적인 형태들 가운데 자기 자리를 차지하였다. 371p

[제18장 종교 개혁 I 위클리프와 에라스무스]

에라스무스는 베드로가 율리우스를 천국의 문 앞에서 가로막는다는 가상의 대화를 썼다.
베드로 : 좀 자세히 살펴보자. ....... 성직자의 일상복, 그러나 그 아래로는 피 묻은 갑옷이 있구나. 눈은 야만스럽고, 입은 거만하고, 이마는 단단하고, 몸에는 온통 죄악이 묻어 있구나. 숨결은 포도주 냄새로 진동하고 여자를 밝히다가 건강을 망쳤구나. 아, 자네가 조른다면 자네가 누군지 내가 말해 주지. ........ 자넨 지옥에서 올라온 율리우스 황제로구나. ......
율리우스 : 그렇다면 문을 열지 않을 겁니까?
베트로 : 너 같은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을 위해 곧 열게 될거야. 393p

어쩌면 이것은 좋은 행동을 하라는 현명한 뇌물이었을 것이고 어쩌면 관용적이고 인문적인 교황청에서 나온 진지한 행동이었다. 어찌되었든 에라스무스는 교황의 이런 상냥함을 절대로 잊지 않았다. 자신의 펜이 만들어낸 그 뾰쪽한 독침을 그토록 너그럽게 참아준 교회와 완전히 단절하기란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395p

사람들 사이에 교권을 반대하는 의견이 경건성과 합쳐졌다. 정직한 신부 한 사람은 이렇게 적었다. <교회와 성직자에 대한 미움이 라는 혁명적인 정신이 도이칠란트 여러 지역에서 대량으로 나타났다. ‘성직자에게 죽음을!’이라는 외침이 오랫동안 남몰래 속삭여지기만 하더니 이제는 대낮의 표어가 되었다.> 402p

[제19장 종교 개혁 II 루터와 공산주의자들]

루터 「답변」(1518년 4월)
가장 많은 축복을 받으신 성하께, 내 모든 존재와 가진 모든 것을 다하여 성하(聖下)의 발치에 엎드립니다. 당신께 좋다고 생각되는 대로 살리고 죽이고 부르고 소환하고 인정하고 책망하십시오. 당신의 목소리로 당신 안에 거주하며 말씀하시는 그리스도의 목소리로 여길 것입니다. 죽어야 한다면 죽음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411-412p

루터는 도이치어로 그 유명한 역사적 답변을 하였다.
페하와 귀족들께서 간단한 답변을 원하시므로 나는 쓸데없이 구별하지 않고 대답하겠다. ...... 내가 성서의 증언에 의해서나 명백한 이성에 의해 유죄로 인정된 것이 아닌 한(나는 교황과 공회의의 권위를 받다들일 수 없다. 그들은 서로 모순되니까), 나의 양심은 하느님 말씀에 따를 뿐이다. 나는 어느 것도 취소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 수도 없다. 양심에 거슬린다는 것은 옳지도 않고 안전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아멘. 420-421p

[제20장 가톨릭 종교 개혁(1517-1563년)

여행과 고난의 한가운데서 테레사는 신비로운 헌신에 대한 유명한 책을 썼다. 이들 중 한 곳에서 그녀는 육체의 질병이 되돌아왔음을 밝히고 있다. <내 두뇌 안에서 많은 부풀어 오른 강들이 덤벼들어 낭떠러지로 쏟아지는 것 같다. 물소리에 잠기지도 않은 채 다시 새들의 소리가 노래하고 휘파람을 분다. 나는 뇌를 지치게 해서 두통이 악화되었다.> 450p

[제21장 세익스피어와 베이컨]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의 영국은 르네상스(세익스피어), 종교 개혁(엘리자베스), 계몽주의(베이컨) 등이 하나로 합쳐져 천재와 역사가 폭발적으로 집약된 시대였다. 463p

「뜻대로 하세요」(1600년)에서 <멜랑콜리 자크 씨>는 삶에서 확실한 것이라고는 죽음뿐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렇듯 시간마다 우리는 익어가고
그렇듯 시간마다 우리는 썩어가고
그래서 이야기 하나가 열린다. (2막 7장) 466p

햄릿의 견해에 따르면 세계란 <잡초를 제거하지 않은 정원이 자라 씨앗을 맺는 것. 사물들은 소유라는 자연 속에 사납게 우거져>있을 뿐(1막2장)이다. 466p

우리는 마법 기술을 향한 프로스페로의 작별인사에서 세익스피어 자신의 작별 인사를 듣는다.

우리 잔치는 이제 끝났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 배우들은 모두 정령들이야.
그러니 흩어져 옅은 공기로, 옅은 공기로 돌아갈 밖에,
환상으로 짜여진 바탕 없는 피륙처럼
구름 모자를 쓴 탑들이며,
화려한 궁전들, 장엄한 사원들, 이 거대한 대지 자체도,
그렇다, 거기 살고 있는 모든 존재도 흩어지고 만다.
실체 없이 이 무대가 스러지듯이 구름 한 조각
남기지 않고 없어질걸.
우리는 꿈을 만든 것과 같은 재료로 만들어져 있으니,
우리의 작은 삶은 잠으로 완결되는 법. 470p

셰익스피어의 비문

좋은 벗들이여, 간절히 바라노니
이곳을 둘러싼 흙을 파지 말라,
이 돌들을 보호하는 사람에게 축복을,
그리고 내 뼈를 움직이는 사람에게 재앙을. 472p

진짜 과학의 방법이 그토록 자주 경시되고 무시되고 있을 때 베이컨은 현대 과학의 방법을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경험의 진짜 방법은 우선 촛불을 켜는 것이다(가설). 이어서 촛불을 수단으로 삼아 길을 비추고, 비로소 적절한 경험을 시작해서........ 그것으로부터 공리를 이끌어낸다(<첫번째 결실>, 잠정적 결론). 그리고 이렇게 확정된 공리로부터 다시 새로운 실험을 하고 ...... 실험 자체가 판정을 내려야 한다. 488p

수탉 로빈이 새벽을 알리는 즐거운 외침을 들어보라.

이렇게 나는 지식의 일부가 시민으로서의 지식과 닿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시민적 지식과 더불어 인간의 철학을, 인간의 철학과 더불어 철학 일반을 결론지었다. 이제 잠시 쉬면서 내가 돌아온 길을 되돌아보니 이 글은 내게는 - 우리가 자기 자신의 글을 판단할 수 있다면 말이지만 - 악사들이 악기를 조율할 때 내는 소리보다 더 나을 것이 없는 소음을 낸 것일 뿐으로 여겨진다. 이것은 듣기에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음악이 더욱 달콤하게 여겨질 이유가 된다. 그래서 나는 뮤즈의 악기들을 조율하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뒷날 더 나은 손길이 그것을 연주하도록 말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 시대가 세 번째 학문의 시대가 되고 있는 바, 앞선 시대들의 조건을 생각해 보면, 모든 질적 측면에서 우리 시대 지력의 탁월함과 생생함이 분명한 것으로 여겨진다. 고대 작가들의 산고(産苦)에 의해 얻은 고귀한 도움과 빛, 오늘날 재산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책을 전달해 주는 인쇄의 기술, 수많은 실험들을 밝혀준 항해술에 의한 세계의 개방 그리고 대규모 자연사....... 나는 이 세 번째 시대가 그리스 학문과 로마 학문의 시대를 훨씬 능가하리라는 신념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나의 노력들로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이 노력들을 비난함으로써 스스로를 아니면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려 한다면, 이들은 다음과 같이 고대인의 끈질긴 요구를 할 것이다. <원한다면 나를 쳐라, 다만 내 말을 들어라> 하고 말이다. 사람들이 그것들을 비난하게 내버려둬라, 다만 그것들을 관찰하고 무게를 달아보라. 496-497p

III. 내가 저자라면

윌 듀런트의 노고에 머리 숙인다. 중국의 사학자 사마천이 그렇듯 윌 듀런트 또한 평생을 『역사 속의 영웅들』을 쓰는데 바쳤다. 그는 고인이 되기 직전까지 이 책을 다듬고 또 다듬었다. 기원전 800년 전부터 1500년대에 이르는 유럽과 아시아의 역사를 그 시대를 풍미한 영웅들의 삶에서 찾으려 했다. 그의 역사탐구 목적은 유언에서 이야기 하듯 ‘역사는 시간 속의 사건들을 탐구함으로써 철학적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역사를 쓰는 철학자로 불리길 원한 것 같다.

윌 듀런트는 [제1장 문명이란 무엇인가]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1천 년의 1천 배나 되는 시간 동안 인간은 싸움을 좋아하고,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했다.” 16p

이것은 문명이란 것이 태생하기 이전이나 그 후에도 인간의 본능적인 싸움 기질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를 보는 거울이다. 과연 그렇다면 인류가 변화 발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줄 것인가? 이러한 물음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인류의 태생적 기질을 언급한다.

“어떤 사회나 종족, 종교도 번식하지 않고는 유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축적의 욕심을 억제하지 않는다면 산발적 도둑질, 대규모 강도질, 정치적 부정부패 등이 널리 퍼질 것이고, 부(富)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집중되어 마지막에는 혁명을 부를 것이다.” 18p

사마천의 『사기열전』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착한이가 곤경에 빠지는 것이 하늘의 도인가?” 36p 대부분 착한이는 약자와 통한다. 역시 곤경이 극에 달하면 마지막에 혁명을 부르게 된다.

저자가 로마혁명을 이야기하면서 <이것은 당신에 관한 이야기이다.> 179p 라고 했듯이 역사는 그 모습이 순환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렇듯 역사서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국가나 인물의 흥망성쇄일 것이다.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며 타산지석으로 삼고 거기서 세상을 밝히는 한줄기 빛을 찾으려 한다. 그것이 저자가 이야기한 역사속의 철학이 아닐까?

1) 책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

- [제1장 문명이란 무엇인가]가 독자를 앞도 한다.

책을 처음 접하면서 1장을 읽는 동안 눈을 땔 수 없었다. 저자의 문명에 대한 설명은 명쾌했으며 정곡을 찔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짧은 글에서 우리가 왜 역사를 알아야 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인류의 문명이 싸움박질 속에서 변화해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것은 기정사실이며, 인류의 태생적 기질(본능)이라고 정곡을 찔렀다.

나는 1장을 읽으며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저자의 의도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저자가 책을 통해 무엇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훌륭한 시작이다. 앞으로 내가 저자가 된다면 이렇듯 책이 추구하려는 목적을 분명히 밝힐 수 있는 글을 써야할 것이다. 어쨌든 책의 가장 앞부분 선두주자로 내보낸 글로써 탁월했다.

- 동서양을 함께 보여준 보기 드문 역사서

많은 내용은 아니지만 책의 초반부 중국의 노자, 공자에 대한 이야기와 인도의 붓다, 우파니샤드에 대한 이야기는 서양 중심의 문명사의 편중에서 벗어난 편집이었다. 물론 더 이상의 동양 문명이나 역사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저자가 전체적인 감각을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 유럽의 역사를 한눈에

제5장부터는 유럽의 역사다. 유럽의 역사를 이야기 하면서 중요한 인물들이 시대별로 계속 나오고 있다. 그리스도를 비롯한 종교관련 사상가, 정치가, 조각가, 화가 등등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인물들이 영웅의 모습으로 찾아온다. 기원전 800년경부터 서기 1600년대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의 파노라마였다.

감히 이 책에 대해 왈가불가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래서 느낌이란 단어를 썼다. 이 책은 세계사 적으로는 문명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역사학적으로 유럽의 역사에서 그 족적이 대단한 영웅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건중심이 아닌 인물 중심의 이야기다. 인물 중심의 이야기는 사건중심 보다 친밀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어쩌면 그 인물이 나 또는 내 주변의 인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리라.

2) 감동적인 장, 절, 내용

감동적인 장은 단연 [제1장 문명이란 무엇인가]를 꼽고 싶다. 영웅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들이 태어난 이유를 확실히 보여준 내용이 인상 깊었다. 왜 문명과 역사를 이야기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이 보인다. 그리고 [제15장 르네상스 I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중심으로]는 인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습을 상상하도록 해주었다. 나는 그의 모습을 그린 글 속에서 인간의 연민과 대가의 모습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문명이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자연과 문명 사이의 깊고도 끈질긴 갈등도 함께 시작되었다. 17p

어떤 사회나 종족, 종교도 번식하지 않고는 유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축적의 욕심을 억제하지 않는다면 산발적 도둑질, 대규모 강도질, 정치적 부정부패 등이 널리 퍼질 것이고, 부(富)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집중되어 마지막에는 혁명을 부를 것이다. 18p

우리에게 도전해 오는 악을 향해 눈을 감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용기를 잃지 말고 그들을 가르치려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업적과 우리가 물려받은 장엄한 유산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세익스피어가 묘사한 불행한 왕을 변조해서 우리 여기에 앉아 고귀한 여자들과 위대한 남자들의 용감한 이야기들을 나누기로 하자. 23p

예술가의 가장 중요한 일은 실행이 아니라 구상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바사리가 덧붙인 말에 따르면) <천재적인 사람들은 일을 가장 적게 할 때 가장 많이 일 한다>. 여기서는 두가지 특별한 어려움이 있다고 레오나르도는 공작에게 설명하였다. 하느님의 아들에 어울리는 모습을 구상하는 것과 유다의 모습을 찾아내는 것이라 했다. 310p

정열적인 세심함으로 입술을 형성하고 움직이는 섬세한 근육들을 탐구하고, 악사들을 불러 그녀를 위해 연주하게 해서 떠나간 자식을 기억하는 어머니의 괴로운 부드러움을 그녀의 모습 위에 일깨운 것. 이런 것들이 그가 그림과 철학이 합쳐진 이 그림에 부여한 정신에 대한 암시가 될 것이다. 수없이 많은 방해, 쉬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끌리는 관심사, <안기아리 전투>와 동시에 진행되었다는 사정 등도 그의 구상의 통일성과 예사롭지 않게 끈질긴 열성을 깨뜨리지는 못하였다. 313p

한때 당당하던 자신감은 시들고, 영혼의 평온함은 붕괴의 고통에 항복하고 삶을 향한 그의 사랑은 종교적 희망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그는 단순한 유언을 하였으나 자신의 장례식을 위해 교회의 모든 성사(聖事)를 요구하였다. 한번은 이렇게 적었다. <하루를 잘 보내면 그 잠이 달다. 그렇듯이 인생을 잘 보내면 그 죽음이 달다.> 321p

3) 책을 다 읽고 느낀 점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하루아침에 뭔가가 이루어지는 기적은 없다.”이다. 저자 윌 듀런트도 평생을 바쳐 이 책을 집필했다. 그리고 다듬고 또 다듬었다. 그 작업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까지 계속 되었다. 책속에 나오는 영웅들의 모습 또한 그와 다르지 않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은 최소 3년 이상의 심혈을 기울인 역작들이었다. 자신의 온 마음과 정열을 그곳에 쏟아 부었다. 이것이 대가의 모습이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불사른 영웅의 모습이다. 나는 이런 모습을 책속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모습을 돌아보았다. 지금 나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앞으로 그들이 보여준 삶의 여정을 조금이라도 닮고자 힘써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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