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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4일 03시 27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미국의 정신분석학자로서 현재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융학파에 속하는 저자는 옛날 이야기와 신화를 통해 인간의 심리 현상을 해명하는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 책은 저자가 한국, 일본, 러시아, 독일, 중국, 페르시아, 이탈리아, 모로코 등 세계 각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동화, 전설, 신화 등 16개의 이야기를 모아 30대 이후 중년 세대에 맞춰 정신 분석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젊은 세대들의 모험담, 영웅담의 형태가 아니라, 결혼을 하여 생계를 꾸려 나가야만 하는 중년 이후의 계층을 대상으로 삼았다. 따라서 이 이야기들에는 젊은이들이 갖는 기약 없는 희망이나 꿈,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세계관이 아닌 일상을 힘겹게 살아가야 하는, 또한 희망의 한계에 대해 차차 접하게 되는 늙지도, 젊지도 않은 중년 이후의 남녀들을 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위의 글은 인터넷 서점에 올라와 있는 저자에 대한 소개글이다.

알렌 B. 치넨의 중년 이야기를 읽으면서 계속해서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글이 있었다.

“한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다시 어렵게 만나 헤어지지 말자고 다짐을 하고 그래서 결혼을 하고 시간이 흘러 아이를 갖고 나니, 신은 인자한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나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네.’라는 말과 함께 선물 하나를 주시더군요. '책임감'이라는 선물요.”<비빔툰> 2권 중에서

첫 아이가 걸음마를 제법 하던 시기, 아내가 권한 비빔툰이라는 책을 읽었다. 흐뭇한 미소와 더불어 씁쓸한 미소를 동시에 짓게 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새로운 분신 탄생에 대한 기쁨이었을까?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당나귀 신세에 대한 한탄이었을까? 분명한 것은 이제 ‘밥벌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현실이었다. 그 현실로부터 끊임없이 일탈을 꿈꾸지만, 그것은 책임에 대한 회피이며, 가장으로서의 직무유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알렌 B. 치넨은 이 무거운 짐에 힘겨워하는 당나귀들의 인생을 잔잔하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읽어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책임’과 ‘구속’에서 허욱적 대는 중년들에게 새로운 균형과 변환이라는 진지한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그 또한 단순한 지적 작업으로 시작했지만, 중년의 이야기는 가슴과 영혼의 문제가 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중년의 방랑과 일탈은 새로운 여행을 위한 시작임을 암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도중 슬픈 내 자화상을 발견하기도 했으며, 벌거벗겨지는 초라함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책을 덮는 순간 내 입가에는 새로운 여행에 대한 설레임으로 잔잔한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중년의 방랑 여행은 지혜의 나무로부터 생명의 나무로 가는 여행이자, 의식에 국한된 정신과 죄의식에 갇혀 있는 단계에서 베풂과 창조의 단계로 이행되는 과정이다. 중년의 이야기는 아담과 이부가 에덴 동산에서 나온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완성시켜 준다.” 302p


2. 내 마음에 들어오는 글귀

머리말

중년의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첫번째 규칙은 옛날 이야기들을 해석하려고 들기 이전에 우선 귀를 열고 그 이야기들을 잘 듣는 것이다. 21p

두번째 규칙을 노아의 방주 법칙이라고 명명했다. 이 이야기 선집에 포함되기 위해선 우선 또다른 파트너, 즉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2p

제 1부 서른 이후, 젊음의 마법을 풀어놓다.

젊음의 마법을 상실하는 중년

요정과 구두장이 – 독일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구두장이는 탐욕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감사를 표시했고 관대했지만 마법의 힘을 잃었다. 이는 대체 무엇을 상징하는 것인가? 마법은 요정에게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성은 그들 요정이 벌거벗었고 모든 금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웠다는 점이다. 순수하고 장난기 많은 그들은 아직 사회적 관습이나 자의식이라는 짐의 무게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젊은이나 아이들의 무심한 영혼을 의인화시킨 것이다. 마법의 정령들이 사라진 것은 성인들이 <일>때문에 <놀이>를 포기하고 <책임> 때문에 <순수>를 버리게 될 수 밖에 없는 경험을 상징하고 있다. 33p

의복이란 사회적인 장식이자 관습적인 행동들을 반영한다. 요정들에게 옷을 줌으로써 구두장이는 상징적으로 그들을 사회화시키려고 한 것이다. 33p

독일에서 요정이란 이교도적 상징물이다. 이는 그리스도교가 들어오기전인 암흑의 미개인 시대의 유물인 것이다. 요정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떠난다는 것은 초기의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은 이교도들의 질서와, 새롭고 보다 절제되고 문명화된 그리스도 문명이 갈등을 일으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청소년시절에서 성인 시기로 넘어가는 이행 과정의 비유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자세한 것들은 다른 이야기에서는 나타나는 않는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상징은 옷의 상징과 평행을 이룬다. 크리스마스와 옷이란 사회화와 훈련을 반영한다. 33p

이 주제들을 같이 보면, 이야기들은 자의식의 발달과 지식이 어린 시절의 마법을 깨버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단,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는 그들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는 것을 일종의 벌을 받은 것으로 표현하지만 구두장이 이야기는 거꾸로의 결론을 보여준다. 구두장이 부부는 관대한 행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요정의 마법을 잃어버렸다. 다른 중년이야기들도 비슷한 관점을 견지한다. 마법의 상실은 윤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발달 과정상의 문제인 것이다. 이는 <벌>이 아니라 단지 <성장의 결과>인 것뿐이다. 34~35p

중년 이야기에 나오는 구두들은 마법이 아니라 일과 관련이 있고, 마법의 왕국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실제적인 삶과 연관된다. 35p

비록 대부분의 어른들이 옛날 이야기들을 황홀함과 행복한 결말로 결부시킬지 모르겠지만 중년의 이야기들은 놀라울 만큼 또렷한 특징, 즉 젊은 시절의 마법을 잃어버린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중년의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그런 내용들을 그저 환상의 일부이거나 숨은 희망의 만족 따위로 그냥버리지 말라고 경고한다. 중년의 이야기들은 중요하지만 대부분은 불쾌한, 그러나 항상 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통찰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40p

중년기에 잃는 젊음의 이상들

마술 주머니 – 한국

실생활과 부딪치면서 그런 꿈들은 결국 깨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왜 중년의 이야기에서 마법을 잃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작은 인간의 잘못들과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약점들이 완벽성에 대한 신성한 꿈을 깨버린다. 신학자인 아드리안 반 캄 Adrian VanKaam은 이 과정을 <우상파괴(de-idolization)> 과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우상과 이상을 포기하고 결국에는 자기에게 맞는 만큼의 좋은 일을 하는 데 만족하게 된다. 융 분석학자인 도날드 샌드너 Donald Sandner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젊은이들은 진정한 성인이 되기 위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하느님과의 유사성’을 포기한다> 47p

대부분의 성인들도 아마 이런 <환상 버리기>의 과정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교사이건 사업가건 과학자건 작가건 간에 인간의 허약함과 실질적인 현실 세계는 젊은이들의 성스러운 이상을 가리게 마련이다. 게다가 여성들은 또다른 장애물을 겪어야 한다. 대부분의 문화는 젊은 남성에게 자신들의 꿈을 쫓아가라고 격려를 하지만 여성들은 그 반대로 자꾸 방해를 받는다. 결혼해서 가정에 머물며 아이를 키우고 요리하고 입은 꽉 다물도록 교육을 받는다. 남자들이 마법의 상실을 받아들이느라 애쓰는 동안 여성들은 보다 끔찍하고 어려운 문제인 자신의 정체성과 자발성, 그리고 영혼과 자아의 상실이라는 문제와 싸워야 한다. 49p

젊음의 마법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

어부와 인어 – 웨일즈

제 2 부 서른 이후, 남자가 가는 길과 여자가 가는 길

중년 남녀의 성역할 바꾸기

고집쟁이 남편과 아내 – 페르시아

<고집쟁이 남편과 아내>는 이런 역할 바꾸기에 대한 자세한 통찰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비록 남편이 처음에는 권위적인 가장의 모습으로 비춰졌지만 그는 곧 무시당했고 버림받았다. 그는 얼굴에 화장까지 하고 여자처럼 연지를 발랐으며 재산도 모두 잃어버렸다. 여성성과 긴밀하게 접하게 되는 그의 중년은 하나의 재난이나 마찬가지였다. 76p

중년쯤 되어 문제가 생기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부의 악한들을 찾아 비난하는 것을 그만두게 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결점을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방식을 바꾼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문제를 개선하려는 태도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성숙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82p

중년기 여성의 해방

왕이 된 부인 – 중국 위구르 문화권의 이야기

오늘날, 중년의 여성들은 자녀들을 세상에 내보낸 다음 새로운 일을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사회가 만든 여러 가지 장애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이 놀랄 만큼 성공을 거둔다. 이것은 단순히 현대 페미니즘의 결과는 아니다. 이 과정은 오히려 무의식적인 원형이다. 103p

보통 가부장제 전통에서는 강한 여성은 사악한 마귀이거나 혹은 자신들의 힘을 악마적 원천에서 받는 것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젊은이의 이야기에서는 독립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소녀들은 대개 벌을 받게 된다.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달리 중년의 이야기는 아주 단호하게 이런 가부장제적 편견을 거부한다. 105p

중년의 남자와 여자

피리 부는 왕비 – 러시아 민담

여성들이 개인적인 흥미나 직업을 추구하게 되면 폐경이란 하나의 해방으로 다가올 수가 있다. 아이들이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폐경>이란 단지 좁은 의미에서 어머니로서의 역할에만 자신을 얽어매는 여성들에게만 우울할 뿐이다. 대부분의 비서구 여성들은 폐경을 <해방>이라고 생각한다. 폐경이 지난 여성들은 젊은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사회적인 금기에서 자유롭다. 121p

발전의 이런 변증법적 과정은 일상의 상황에도 반영된다. 부인은 자녀들이 커서 집을 떠나게 되면 학교로 돌아가서 새 직업을 갖게 된다. 남편은 요리도 배우고 빨래도 하면서 관계의 감성적인 면에 훨씬 더 많은 기여를 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직장을 떠나 그의 가족 품으로 돌아와 아이들에게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인은 그 자신의 목표를 훨씬 더 많이 추구할 수 있게 된다. 확실히 대부분의 결혼들은 이런 변화를 부드럽게 겪지는 않는다. 때때로 어떤 배우자는 변화하지 않으려 들거나 변화를 할 수도 없고 다른 한쪽은 너무나 빨리 변하기 때문에 협박당하는 느낌이 들거나 질투를 느끼게 된다. 여성의 새로운 경력은 남편이 그의 능력 이상의 것을 더 이상 추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비로소 시작되게 된다. 130~131p

제 3 부 서른 이후, 운명을 받아들이다.

중년에 바라보는 죽음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왕 – 중국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년에 죽음과 싸우는 동안에는 엄격한 시간표가 없다는 것이다. 치명적인 병으로 고통받는 젊은이와 아이들 또한 자기 초월과 생성, 그리고 유산을 남기는 문제로 갈등을 겪는다. 엘리자베스 큐블러 로스는 정말로 많은 젊은이들이 조숙하게도 왕과 똑 같은 세속적 지혜에 도달함을 관찰했다. 즉 그들의 자리를 좀더 큰 규모의 틀에서 보게 되는 것이다. 143p

젊은이에게 죽음은 극적이고 영웅적이며 낭만적이다. 그리고 젊은이와 여성은 사랑과 진실과 정의를 위해 기꺼이 죽는다. 그러나 젊은이들에게 죽음은 단지 추상적인 것일 뿐이다. 중년의 남녀는 이런 환상은 버린다. 중년에게 죽음이란 엄연한 현실이며 단호하고 불가피한 것이며 영광의 문제가 아니라 한계의 문제인 것이다. 143p

죽음과 중년의 내면 여행

죽고 싶지 않은 남자 – 일본

죽음은 삶을 가치 있고 흥미롭게 만든다. 그리고 죽음은 휴식을 약속해 주며 삶의 무거운 짐으로부터 도피처를 제공한다. 영원한 생명의 땅에 사는 사람들이 외치듯이, 죽은 자만이 파라디이스라 불리는 곳에 갈 수 있다. 그 곳은 그들의 땅보다 더 멋지다고 상상하는 곳이다. 149p

중년의 여행은 근본적으로 내적 탐험이며 무의식으로의 순례 여행이다. 그 여행은 내면을 향한 심리적인 것이고 세상의 모험을 통해 물질적 보상을 찾으려고 헌신하는 청춘의 영웅적 탐구와는 완전히 다르다. 151p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중년

운명의 신 – 달마시아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에 의해 계획된 것과 같은 운명을 거부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우연과 행운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중년이 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는 종종 단순한 불운인 반면 성공은 일을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는 적기적소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다. 운명과 행운은 개인의 통제를 능가하는 단순한 힘이다. 죽음은 이러한 힘의 으뜸가는 예이다. 165p

중년의 이야기에서 운명은 절망적이며 개인은 자신의 독립과 힘의 한계를 받아들이도록 강요받는다. 젊은이의 이야기에는 정반대의 내용이 펼쳐진다. 운명은 중요한 순간에 그들을 도와 젊은 영웅들을 고무시킨다. 그리고 젊은 남녀는 무의식적으로 운명이 그들을 감싸고 그들의 위대함을 달성하는 것을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젊은이들은 역설적으로 그들이 자신의 미래를 통제할 거라고 믿는다. 젊은이들은 우연이나 운명의 힘에 의존한다. 중년에서는 이러한 모순, 즉 영웅적 환상이 붕괴된다. 남녀는 그들의 통제력을 능가하는 힘에 맞닥뜨려 삶의 한계를 수용한다. 그들은 운명에 굴복하는 것이다. 166p

중년기의 오이디푸스 갈등

운명을 이기려는 왕 – 인도

심리학자와 심리분석가들은 젊음을 부러워하는 것이-질투와 증오-중년의 중요한 문제임을 강조한다. 만약에 개인이 인간 마음 속의 이러한 어둡고 그늘진 면을 체념하지 않는다면 많은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 부모가 아이들과의 경쟁을 참아낼 수 없다면 아이들은 상처받고 분노하면서 자랄 것이다. 그러나 부모가 승리하는 시기는 단시일 내에 끝난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성인이 되고 부모는 늙어 쇠약해지기 때문이다. 베풂의 정신이 없다면 불행한 결과가 두 세대에게 일어날 것이다 183p

제 4 부 서른 이후, 삶을 깨닫다.

젊음의 추상적 이성 vs 중년의 실리적 지혜

현명한 대답 – 러시아

남자와 여자는 약간 다른 방법으로 지혜를 발전시킨다. 남자들은 대개 젊은 시절 추상적이고 지적이고 객관적 사고를 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과학과 철학에 강하게 끌리며 젊은이의 팽창적이고 장엄한 정신을 반영하는 절대적 진리에 관해 습관적으로 이야기한다. 남성은 성숙해 가면서 실리적이고 일상적인 정서적 지식의 중요성과 그들 자신의 이해의 한계를 인식한다. 반면에 여성들은 보완적 유형을 쫓는다. 그들은 대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경험에 강조를 두고 시작하여 나중에 그들 통찰력의 더 넓고 우주적인 중요성을 인지한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여성이 그들의 추상적인 능력을 나타내는 데 억압받아 왔을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고등 지식 교육의 기회에서 배제되어 왔기 때문이다. 201p

전통적으로 남성은 로고스로 시작하여 에로스를 포용하는 반면, 여성은 에로스로 시작하여 그 다음에 그들의 삶에서 로고스와 통합한다. 남녀 모두에게 있어 성숙이란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의 이성적 유형의 조화를 요구한다. 203p

악마의 도전에 대한 중년의 방어

솔로몬의 방어 – 이탈리아

옛길을 고수하라는 솔로몬의 충고는 유일하게 중년과 관련이 있다. 상인은 즐거운 여행자들의 무리와 함께 새로운 모험의 길을 떠나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이와 같은 일탈은 중년에 항상 존재하는 유혹이다. 솔로몬의 충고는 너무 자주 새로운 로맨스나 일자리를 찾고자 하여 자신의 길에서 지나치게 멀어져 방황하는 것에 대한 경고가 된다. 213p

악에 대한 관용은 중년의 미덕이다. 몇 년 간의 삶을 경험한 후에 남자와 여자는 고통스럽게 괴로움과 악을 깨닫고 또한 종종 상황을 바꿀 수 없음을 깨닫는다. 중년의 지혜는 바로 이러한 비극적 통찰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214p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지 말라는 솔로몬의 충고는 중년들이 종종 느끼는 유혹, 즉 자신이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 안다고 생각하는 태도와 상충된다. 솔로몬의 충고는 권위의 극점에 있는 남녀에게 세상에는 그들이 이해하고 관장할 수 없는 많은 상황이 있다는 것을 깨우쳐준다. 216p

중년의 유머와 기지

밀고자 – 일본

중년의 고통과 치유

돌무덤 – 모로코

옛날 이야기에서 젊은 영웅과 여주인공들은 병자와 상처받은 동물들을 불쌍하게 여긴다. 그러나 그들의 동정은 어떤 고통도 완화될 수 있고 어떤 상처와 병도 치료될 수 있다는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 젊은이들은 치료되지 않는 상처도 있고 낫지 않는 고통도 있다는 인생의 어두운 한 부분을 보려고 애쓰지 않는다. 반면에 중년들은 인간 조건들의 비극적인 차원을 경험하고 나서야 보다 깊은 동정심을 배우게 된다. 이는 중년들이 치료를 할 수 있게 하는 덕목이 된다. 245p

자기 반성과 재생이라는 치유의 과정은 사실 정화의 경험이다. 245p

이런 정화의 과정은 죽음과 재생의 이미지 속에 극적으로 표현된다. 개인들은 그들의 친숙한 가치와 사회적 역할 가치들을 버린다. 개인의 인생 구조는 파괴되고 새로운 가능성의 길이 열린다. 융 학파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페르소나는 일단 중년이 되면 붕괴된다. 융이 삶의 공적인 역할을 표현하면서 시적으로 묘사한 이 용어는 부모, 직업인, 시민, 사회주의자 등등으로 표현되는 한 사람의 역할을 말하고 있다. 페르소나가 중년에 이르러 비틀거리면서 각 개인들은 내면으로 향하도록 강요된다. 이상적으로는 각 개인은 내면에서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자원들을 발견해야 한다. 이것이 치료와 재생의 내적 에너지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런 깊은 영감이 신과의 접촉이 될 것이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랑, 생명력, 신비, 죽지 않는 영혼에 대한 내적인 갈망이 된다. 246p

재생과 지하세계

뼈맞추는 사람 – 일본

여기서 우리는 이전에 토론했던 중년의 도덕적 상대주의란 주제로 다시 돌아가 보자. 악마적인 것에 대한 관용은 각 개인이 악마로 나타나는 것들 뒤에 숨어 있는 원시적 생명력을 발견해 내는 것을 도와준다. 악마로부터 도망치거나 거부하는 것은 원시적인 치유력과의 조우를 알려주는 전주곡이다. 그러나 그런 만남은 동시에 매우 위험하다. 관습적인 선악에 대한 관념을 버린다는 행위는 니체의 철학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팽창시키는 동시에 독약을 먹이는 행위이기도 하다. 264p

인생의 샘

황금나무 – 인도의 유대인 전설

남성성과 여성성의 원형은 플라톤의 영원한 이상들처럼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삶의 구조물들처럼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그 목표를 재수정한다. 성구조의 상대주의는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에 대한 고정관념의 변화를 기록한 역사를 살펴볼 때 더 명확해진다. 287p

에필로그

중년의 길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주로 영웅적인 남자와 여자 주인공이 집을 떠날 때 시작한다. 때로 이 여행은 자발적으로 시작되어 전세계를 돌며 보다 좋은 행운을 찾아 나서게 된다. 294p

여행 중에 젊은 주인공들은 진정한 사랑과 굉장한 보물을 찾게 된다. 그들의 고귀한 요구는 젊은이들이 갖는 또다른 과제를 반영한다. 즉 세상에 뛰어들면서 그들이 갖추게 되는 비전과 이상들을 잘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주인공들은 이때 사악한 마녀와 나쁜 용들과 싸워서 마친내 그들 적을 물리친다. 현실 세계에서 젊은이들은 권위자들과 싸우면서 보통 그들을 악당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이런 투쟁들을 통해 강한 의지와 자신에 대한 확고한 지각을 만들어낸다. 이런 것들이 바로 젊은이에게는 위대한 보물이 된다. 294p

젊은 남성과 여성들이 기존의 사회에 반대하는 데에 그들의 에너지를 쓰고는 있지만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그 사회 속에서 자기들의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이런 패러독스를 보여준다. 비록 그녀가 원래는 강하고 당당한 젊은 여성이었음에도 젊은 여자 주인공은 이야기의 끝에는 항상 왕을 기다리는 아름답고 친절한 왕비가 된다. 그리고 젊은 영웅들은 원래는 친절하고 내성적인 남자였다. 하더라도 필요하면 언제라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전사인 왕이 된다.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주인공들의 승리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그 마지막 목표는 결국 사회 속으로 적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젊은이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294~295p

중년의 이야기들은 이런 과정을 거꾸로 되돌린다. 중년에는 젊은 시절에 노력과 투쟁으로 성취한 것들이 파괴되고 새로 만들어진다.
첫번째 전복은 젊은 시절의 마법을 포기하는 것이다. <요정과 구두장이>, 그리고 <마술 주머니>에서 아프게 지적한 바와 같이 모든 남자와 여자들은 중년에 진입하면서 젊은 시절에 가졌던 유토피아적 조망과 낭만적인 꿈들을 포기해야 한다. 그들은 생활을 꾸려나가고 가족들을 부양하면서 자신들의 이상과 타협해야만 한다. 그림 형제의 <인생의 시간동안>이라는 이야기에서 중년이란 짐을 잔뜩 싣고 가는 가축에 불과한 당나귀 일 뿐이다. 295p

두번째 전복이 다음에 일어난다. <고집쟁이 남편과 아내>와 피리 부는 왕비>에서처럼 남성과 여성들은 중년에 전통적인 성역할을 바꾸게 된다. 여성들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그들이 겪는 억압을 알아차리고 그들의 재능과 자신감을 키우며 사회적 금기들을 던져버린다. 296p

중년의 남자와 여자들은 따라서 각 개인간의 독특한 개성성을 자유롭게 발전시킬 수 있다. 젊은이들이 세상에서 행운을 찾기 위해 그들의 가족이 주는 안락함과 한계를 떠나는 것처럼 중년들은 개성화를 위해 사회의 금기나 확신을 버린다. 297p

젊은이들은 전통적으로 이런 진지한 주제는 피하려 한다. 그들에게 사악함이란 정복해야 할 무엇이며 항상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다. 죽음이나 불행도 단지 남들에게만 일어난다. 중년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극이 악한 사람들뿐 아니라 덕을 갖춘 사람들에게도 일어난다는 사실과 죽음이 모든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부분 남녀 모두를 가장 진지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 자신이 희생자일뿐 아니라 그 자신의 마음에도 존재한다는 점을 배우는 일이다. 자신의 한계에 대한 자각이 젊은 시절의 끝없는 희망을 대신한다. 운명이 믿음을 가리게 하는 것이다. 297p

여기서 주의해야할 점은 절망과 냉소주의이다. 젊은이들이 너무 확신에 찬 것이 문제라면, 중년들은 너무 믿음을 적게 가진다는 함정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치는 위로와 치유를 준다. 유머는 잠시 동안이라도 다른 사람들 입장에 서게 해준다. 이제 사람들은 동시에 두 관점을 갖고 안에서 보기와 바깥에서 보기를 배우게 된다. 이런 두 개의 시각은 때로 모들뜨기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중년에 겪을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도와준다. 이 시기가 되면 사람들은 사회를 지배하게 되어 자신들의 자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그동안 갖고 있었던 환각들이 하나하나 깨지면서 사회에 대해 완전하게 믿지 못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때로 정신 질환을 가져오게 하거나 냉소주의에 빠지게 하기도 하지만 유머로 극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상적으로 보자면 사람들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수행해 나가지만 동시에 그런 과제들을 꿰뚫어보면서 자기 자신에게 웃음을 던질 여유도 생긴다. 유머는 통찰과 책임 사이의 충돌을 화해시켜 준다. 298p

중년들은 그들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유머는 하나의 대안이다. 짐만 싣고 살아야 하는 당나귀와는 달리 인간은 장난도 치고 이야기도 만들어낸다. 그리고 정말 마술처럼 농담과 이야기들은 짐을 덜어준다. 유머가 영웅주의를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 더욱 기적인 것은 사람들은 위기에 깊숙이 빠졌을 때 치유의 힘을 발견해 낸다는 점이다. 298p

남성과 여성은 궁극적으로는 중년에 이르러 지혜를 얻게 된다. 그러나 지혜란 숭고하거나 철학적인 무엇이 아니다. 그것은 단순히 인간의 삶 속에 필요한 실제적인 통찰력을 의미한다. 299p

중년의 이야기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가야 할 서로 다른 길은 영원하거나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다. 중년의 이야기들은 성스러운 종교적 문헌들이 아니다. 300p

균형과 변환이 중년에는 보다 진지한 과제가 된다. 301p

이아러니지만 나의 중년 이야기에 관한 연구는 처음에는 순수하게 지적인 작업이었지만 나중에는 곧 가슴과 영혼에 관한 문제가 되었다. 301p

낭만적인 이상들은 사라지고 사람들은 힘든 현실과 책임 앞에 서서 아담과 이브처럼 일, 고통, 그리고 죽음과 씨름해야 한다. 중년의 오랜 허덕임은 자신들의 영혼 속에 깊이 숨어 있는 시원적 원천과 대면할 때 절정에 도달하게 된다. 302p

중년의 방랑 여행은 지혜의 나무로부터 생명의 나무로 가는 여행이자, 의식에 국한된 정신과 죄의식에 갇혀 있는 단계에서 베풂과 창조의 단계로 이행되는 과정이다. 중년의 이야기는 아담과 이부가 에덴 동산에서 나온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완성시켜 준다. 302p

이제 여행의 중간에서 모든 것을 다 끝내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마치려고 한다. 그러나 바로 이 점이 중년 이야기와 중년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남자와 여자가 더 이상 젊게 느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늙은 것도 아닌 때, 또한 남성성과 여성성, 선과 악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할 때, 그러나 나를 혼란시키는 와중에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 세계의 4분의 3을 지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그 시점에서 또다른 제5의 방향을 발견하게 되어 이 모든 것을 함께 쥐려고 할 때, 그릭하여 마침내 자신의 중심에 깊이 존재하는 시원적인 인생의 원천과 마주하게 되고 이런 신성한 내적 자원이 또다른 중심으로 새롭게 변해 보다 긴 여행의 첫디딤돌로 작용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쉬지 않는 모색은 중년과 중년의 이야기의 주제이다. 그리고 바로 이 중간 지점의 정신이 통합과 변화 그리고 인생 그 자체인 것이다. 304p


3. 내가 저자라면

“젊은 남녀는 무의식적으로 운명이 그들을 감싸고 그들의 위대함을 달성하는 것을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젊은이들은 역설적으로 그들이 자신의 미래를 통제할 거라고 믿는다. 젊은이들은 우연이나 운명의 힘에 의존한다.” <인생으로의 두번째 여행> 166p

젊은이들은 진정한 사랑과 보물을 찾아 나선다. 그들은 어떠한 장애물이나 시련에 굴하지 않는다. 즉 사악한 마녀와 나쁜 용들과 싸워서 마침내 공주를 구해낸다. 이러한 투쟁을 통해 젊은이는 영웅으로 귀환을 꿈꾸게 된다.

지난 과거를 잠시 뒤돌아 보면,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운명아~ 내가 간다!’의 문구는 내가 계획한 삶에 대한 자신감으로 넘쳐 흘렀다. 목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다면, 장애물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한다면, 성공의 여신은 항상 나와 함께 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결과 또한 그러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알렌 B. 치넨의 언급대로 성공은 일을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기 보다는 적기적소의 문제라는 사실을 조금씩 수긍하고 있다. 일명 ‘운칠기삼’이라고나 할까. 운명은 개인이 모두 통제하고 계획할 수 없다는 것, 그 운명을 움직이는 또 다른 거대한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껴가고 있다. 이것이 중년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분명하게 느끼는 사실은 중년이 되면서 모험가의 삶에서 당나귀의 삶으로의 변환을 뼈저리게 느낀다는 사실이다. 책임과 구속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자신에 대한 발견은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담과 이브같이 일, 고통 그리고 죽음과 씨름하는 동안, 우리 자신들의 영혼 속에 깊이 숨어있는 자아와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에덴동산으로부터의 추방이 아닌, 에덴 동산으로부터의 도약을 위해서 말이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져 있다. 각 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1부 서른 이후, 젊음의 마법을 풀어놓다.
1부는 젊은 시절의 마법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요정과 구두장이>, 한국 전래 동화인 <마술 주머니>, <어부와 인어>라는 동화를 중심으로 젊은 시절의 열정적인 꿈과 이상 대신 자신의 한계를 깨닫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제2부 서른 이후, 남자가 가는 길과 여자가 가는 길.
2부는 전통적인 성 역할의 변환에 대한 것이다. 이 장은 <고집쟁이 남편과 아내>, <왕이 된 부인>, <피리 부는 왕비> 등의 이야기를 통해해 결혼 이후 몇 년이 지난 후의 남녀의 고통스런 역전을 다루고 있다. 결혼 후 어느 정도가 지나면 남성과 여성은 전통적인 성역할을 바꾸게 된다.

제3부 서른 이후, 운명을 받아들이다.
3부는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것이다. 이 장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왕>, <죽고 싶지 않은 남자>, <운명의 신>, <운명을 이기려는 왕> 등의 이야기를 분석하면서 중년에 조우하게 되는 죽음과 운명에 관한 내용들을 다루면서 그 치유책으로 유머와 재치를 언급하고 있다. 젊은 시절의 영웅주의에 대해 중년에는 ‘유머’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제 4부 서른 이후, 삶을 깨닫다.
4부는 중년에 이르러 궁극적으로 ‘지혜’를 얻게 됨을 말한다. 이 장에서는 <현명한 대답>, <솔로몬의 충고>, <밀고자>, <돌무덤>, <뼈 맞추는 사람>, <황금나무> 등의 분석을 통해 화해와 재생, 그리고 중년의 갈등에 대한 해결들을 말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모든 현실들을 직접 대면했을 때, 새로운 여행의 출발점이 될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아이가 성인이 되는 성장과정과 같은 흐름을 가지고 있다. 책의 제목과 같이 중년이라는 두번째 여행을 통해 ‘놓음  받아들임  깨달음’과 같은 성장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동화와 소설이 가지고 있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의 구조를 연상케 해 편안하게 이야기 구조에 빠져들 수 있었다.

중년의 성장과정을 살피다가, 문득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죽음의 6단계가 떠올랐다.
말기 암과 같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심리상태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단계를 밟아 나간다고 한다.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 -> 희망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자신에게 닥친 절체절명의 선고를 부정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닥친 불행에 대해 심하게 분노한다. 이러한 분노에 대한 해결책은 시간이다.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의 현실에 타협하게 되며, 타협과 동시에 극도의 우울의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물론 이 우울의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내 현실을 수용하게 된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중년의 성장 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젊음의 마법을 잃어버리는 현실을 부정하고, 분노할 수 있다. 나이듦이라는 손님은 소리없이 다가오지만,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손님을 맞이하는 두려움을 쉽게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래지 않아 변화시킬 수 없는 중년의 운명을 수용하게 된다.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고, 중년의 운명과 직접 대면함으로 인해 새로운 여행을 위한 깨달음 즉 희망을 품게 된다.

논리적 연관성이 있는 비교는 아니었지만, 인간의 성장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특히나 중년의 경우 죽음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이 연관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제 중년 이후의 삶의 여정은 ‘놓음 -> 받아들임 -> 새로운 출발’의 단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의 전체 구성에 대해 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과거에 쥐고 있던 것들을 놓기 위해 고민했고, 중년의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에 대한 상념(想念)에 빠져들었다. 내 인생의 두번째 여행은 무엇이 될까?
IP *.179.6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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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스
2008.05.05 06:39:08 *.39.173.162
중환아~~
놓음->받아들임->새로운 출발
멋진 설정이다.

무엇을 놓고 어떤 것을 받다들 일지 기대된다.
그 출발이 힘차보이는구나..

큰바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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