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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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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11일 11시 29분 등록

프로페셔널의 조건

The Essential Drucker
피터 드러커 저, 이재규 역, 청림 출판


1. 저자에 대하여

개인적 약력
1909년 1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빈 김나지움을 졸업하고, 독일 함부르크 대학 법학부에 입학했다. 1931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프랑크푸르트에서 신문 기자로 일했으며, 런던의 국제 은행에서 경제 전문가로 일하기도 했다. 1937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최초의 저서인 『경제인의 종말』을 출간했다. 피터 드러커는 교수로서도 매우 훌륭한 경력을 갖고 있다. 1939년에는 뉴욕 주 사라 로렌스 대학에서 경제학 및 통계학을 강의했고, 1942년부터 1949년까지는 버몬트 주 베닝턴 대학에서 철학 및 정치학 교수를 지냈다. 1950년부터 1971년까지 뉴욕 대학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하였고, 1971년부터 캘리포니아 주 클레어몬트 경영대학원(현재는 '드러커 경영대학원'으로 개명됨) 사회과학부 석좌 교수로 재직하였다. 1990년에 '드러커 비영리 재단'을 설립하여 이사장 직을 맡기도 했다.

주요 저서
미래의 조직 (1998, 한국경제신문사)
성과측정 (1999, 21세기북스)
미래의 결단 (1995, 한국경제신문사)
비영리단체의 경영 (2003, 한국경제신문사)
21세기 지식경영 (2003, 한국경제신문사)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2003, 한국경제신문사)
피터 드러커의 미래기업 (2002, 한국경제신문사)
자본주의 이후 사회의 지식경영자 (2000, 한국경제신문사)
다시 그리는 세계 지도 (2000, 해냄)
21세기 리더의 선택 (2000, 한국경제신문사)
현상돌파의 사고력 (2000, 21세기북스)
프로페셔널의 조건 (2001, 청림출판)
변화 리더의 조건 (2001, 청림출판)
이노베이터의 조건 (2001, 청림출판)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로 불리기 까지

1940년경 경영에 대한 개념은 없었다
경영(management)은 오늘날 이미 친숙한 단어로서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구의 대상으로서 그리고 직업의 대상으로서는 그 연구의 역사가 짧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사실 1943년 드러커가 당시 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GM의 경영정책과 조직구조를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지금 우리가 경영이라고 부르고 있는 그런 것과 관련된 책이나 논문 또는 그 외의 것들이 아쉽게도 너무나 없었다"고 말했다. 겨우 있는 것이라곤 대개가 공장의 운영방법이나 판매원관리 그리고 재무관리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뿐이었다. 개념으로서 경영은 그때까지도 정의되고 있지도 않았다.
"진정코 당시 거의 모든 경영자들은 자기 자신이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예를들면, 체스터 버나드(Chester. I. Barnard, 1886∼1961)의 1938년의 저서 《경영자의 기능》(The Function of Executive)과 같이 강연의 재록(再錄)으로서 혹은 메리 파커 포레트(Mary Parker Follett, 1868∼1933) 여사의 리더십과 갈등해결에 관한 선구적인 논문과 같이 소수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연구논문 뿐이었다.
당시는 매니지먼트에 관한 저서의 독자층, 즉 매니저층이라는 것조차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대부분의 매니저가 자기가 매니지먼트를 실천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일반대중도 부자가 어떻게 돈을 벌었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었으나 [매니지먼트] 따위의 말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러므로 조직이나 구조, 경영자의 육성, 직공의 우두머리나 중간관리직의 역할 등에 대해 어느 정도 깊고 까다로운 테마로 책을 내어본들 읽힐 것 (또는 팔릴 것) 같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상황은 엄청나게 달라졌다. 경영에 관한 서적들이 서점과 도서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경영대학과 MBA과정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최고경영자 교육은 경영컨설팅과 마찬가지로 수지맞는 학교사업이 되고 있다. 간단히 말해, 경영은 지금 원칙이 잘 수립된 분야가 되었다. 그리고 그 원칙을 수립하는 데 기초를 놓은 책이 《기업의 개념》인데 이것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드러커가 GM을 연구한 결과를 출판한 것이다. 드러커 자신은 《기업의 개념》이 출판된 시점을 하나의 행운이었다고 회고한다. "우연히도 내가 그곳에 있게 된 최초의 사람이었지" 라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분야의 개척자들이 늘 그렇듯이, 드러커가 최초로 그 자리에 있게 된 데는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 같이) 행운 이상의 것이 있었다.

사이비 경제학자로 매도된 드러커

《회사의 개념》은 발간과 동시에 크게 히트하여 몇 번이나 판을 거듭해도 지금까지 여전히 많은 사람에 의해 읽혀지고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드러커의 여러 친구 학자들은 책을 내는 편이 좋겠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대체로 "자네는 경제학자 내지는 정치학자로서 장래가 유망시되고 있네. 그런데 기업을 정치나 사회의 한 제도로서 다루는 책을 쓴다면 경제학자나 정치학자로서도 자네에게 플러스가 될 건 없지 않은가."하고 드러커에게 충고했다.
친구들이 예상했던대로 《기업의 개념》에 대한 《아메리칸 이코노믹 리뷰》(American Economic Review)의 서평은 "[미시 경제학]이 아닌 비즈니스 방면의 책에 당혹할 뿐만 아니라, 가격의 이론이나 희소자원의 배분문제에 대한 통찰이 결여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아메리칸 폴리티컬 사이언스 리뷰》(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의 매우 동정적인 서평마저 "이 유망한 젊은 학자는 그가 지닌 재능을 더욱 진지한 과제에 경주하길 바란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1950년경, 드러커가 뉴욕대학에 봉직하고 있을 때, 이미 노경에 접어들어 이름을 떨치고 있던 루드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 1881∼1973)도 뉴욕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다.
그들은 자주 만나고 있지는 않았지만. 미제스는 드러커를 배교도(背敎徒), 즉 진짜 경제학에 등을 돌린 사람으로 간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끔 같은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그는 드러커를 돌아보고 힐책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저작은 확실히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었을 뿐 아니라 가르쳐지지도 않았던 하나의 주제(主題), 즉 [매니지먼트]라고 하는 학문분야의 확립에 기여했다. 《기업의 개념》은 좋든 나쁘든 간에 그후 30년간의 [경영학 붐]에 점화(點火)하는 역할을 했다.

찰스 월슨과 알프레드 슬론과의 만남

GM에서 일하는 동안에 드러커는 수십 명의 중역들을 만났는데,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별종(別種)의 인간이었다. 무엇보다도 강하게 인상에 남아 있는 것은 그들이 똑같은 줄무늬 회색 양복을 입은 [조직인](organization man)이라는 신화(神話)와는 대조적으로 다양한 개성과 성격과 체질을 가진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드러커가 만난 사람 가운데 매우 특색있는 인물 가운데 하나가 GM의 사장으로 최고업무집행자(CEO)인 찰즈 E. 윌슨(Charles E. Wilson)이었다. 그는 드러커가 조사를 끝낸 후에도 접촉해 준 유일한 GM의 간부였다. 윌슨은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an)의 뒤를 이어 GM의 최고경영집행자가 되었다(그후에도 슬론은 여전히 GM의 회장직에 머물러 있었다). 윌슨과의 접촉은, 그가 아이젠하워 정권의 국방장관을 지낸 4년간에도 회수는 줄었으나 여전히 계속되었다.
[매니지먼트]와 [산업 질서의 가치]라는 두 가지 과제에 대한 드러커의 연구 중에서 [자치적인 공장공동체](autonomous factory community)와 "종업원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가장 중요하며 또한 독창적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경영자측에서 보면 이런 생각은 [경영자의 대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여겨져 배척받았다. 한편 노동조합 측에서도 그런 생각을 정면으로 반대했다. 그 까닭은 노동자들에겐 적으로 싸울 상대로서 분명히 눈에 보이는 [보스] 또는 경영주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윌슨은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노조의 지도부에 유능한 인물은 없어져 버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능한 인물은 모두 대학으로 가서 공인회계사가 되든가 매니지먼트 분야로 나가고, 신통치 않은 자만이 노동조합의 일을 보게 될 것이다."고 앞일을 걱정했는데, 불행히도 윌슨의 이 예언은 완전히 적중했다. 미국의 노조조직율은 제2차 세계대전직후 35% 수준에서 지금은 15% 미만으로 떨어지고 있다. 드러커는 20세기에 들어와 가장 성공한 조직도, 또한 가장 쇠퇴하는 조직도 노동조합과 은행이라고 지적했다.
드러커는 어느 날 "이런 말단직 종업원 한명 선발에 자그마치 4시간이나 걸립니까?"라고 슬론에게 말했다. 그러자 슬론의 대답은 이러했다. "우리들이 인사 결정에 4시간 걸렸다면, 과오를 범한 뒤의 처리에는 4백시간이 걸릴 것이오. 그런데 내겐 도저히 그럴 시간은 없소." 라고 설명하는 것이었다.
드러커는 그후의 여러 저서에서, 특히 최근의 《21세기 지식경영》에서 유능한 인재의 중요성, 특히 지식근로자의 생산성을 강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무보수 자원봉사자마저도 효율적이어야 하고 성과 중심으로 채용•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아마도 이것은 그 당시의 경험에 바타을 둔 것이 아닌가 한다. 슬론은 옛날부터 지켜온 중요한 룰을 한가지 강조하였다. "[자기의 후계자]는 결코 자기가 선택하지 말라. 그렇게 하면 자기와 똑같은 사람이 뒤를 잇게 되고 결국 그런 후계자는 쓸모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라는 것이었다.


피터 드러커가 남긴 경영 사상

2005년 11월 11일,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96번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지난 세기의 가장 중요한 경영학 사상가인 그는 약 40권의 저서와 수천건의 글을 남겼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유럽과 성장한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 개도국을 포함한 세계기업 엘리트들의 스승이었다. 그리고 그는 경영이 중요하다는 점, 드러커 자신의 다소 진지한 표현을 빌리자면 “경영은 조직의 장기(臟器)다…(중략)…오합지졸을 조직으로, 인간의 노력을 업적으로 전환시키는 장기”임을 세상에 설파하기 위해 쉼없이 노력했다.

그 사명을 달성했을까. 드러커의 영향력은 상당히 폭넓다. 조지 부시는 드러커의 ‘목표경영(management by objectives)’이론을 열성적으로 따른다. 뉴트 깅그리치(Newt Gingrich) 공화당 출신 전 하원의장은 연설할 때마다 드러커를 언급하지 않는 적이 거의 없다. 또한 드러커는 1980년대 경직된 영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민영화 방안의 확산에 기여했다.

드러커는 수천개에 달하는 기업의 진로를 바꾸었다. 그는 GE에 두번의 대혁명을 불러일으켰다. 첫번째는 50년대 드러커가 설파한 대폭적인 분권화를 GE가 따랐을 때, 그리고 다시 80년대 1위나 2위가 아니면 업계에서 발을 빼야 한다는 드러커의 믿음을 바탕으로 잭 웰치(Jack Welch) 회장이 회사를 재구축했을 때다. 그러나 드러커는 구세군뿐 아니라 현대적인 대형교회(maga church) 운동의 사상가로도 거론된다. 큰 조직부터 작은 조직까지, 공공부문에서 민간부문까지, 그리고 갈수록 적극성일 띠는 민간단체에서도, 사람들이 까다로운 경영관리 문제와 씨름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드러커의 지문이 발견된다.

그렇다고 드러커의 말이 언제나 옳았고 더 나아가 항상 현명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는 포괄적인 발언을 하는 습성이 있었는데 그런 발언들이 때로는 터무니없는 말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미국의 뛰어난 연구 대학들이 곧 ‘역사적 유물’이 될 ‘실패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주로 대기업에 집중했으며 창업의욕에 불타는 신생기업에는 뒤늦게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말이 틀리는 경우보다는 옳을 때가 훨씬 더 많았다. 그리고 틀린 말이라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었다.

드러커는 1909년 오스트리아의 중상층 가정에서 태어나 1931년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국제법과 공법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평상시라면 당연히 학계에 남아 교직에 종사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는 평상시가 아니었으며 드러커 자신도 학문적 속박에 얽매일 사람이 아니었다. 아돌프 히틀러를 피해다니며 금융•컨설팅•법률연구•언론(한 여성지 편집자 대행으로 일한 적도 있었다)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20대를 보냈다.

그 과정에서 문명을 만행으로부터 구하기 위한 최선의 희망은 경영학에 있다는 신념을 다져나갔다. 드러커는 시장에 대한 고전적인 자유주의 신념을 공유하기에는 문명의 외피가 너무 얇다는 점을 아주 예민하게 감지하고 있었지만, 갈수록 확대되는 ‘큰 정부’라는 유행을 받아들이기에도 너무 뚜렷한 혜안을 갖고 있었다. 회색 플란넬 정장 차림의 경영학 사상가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나 정가의 신사보다 인류에 더 큰 희망을 제시했다.

드러커는 마침내 미국 학계에서 보금자리를 찾아 정치학•철학•경제학을 가르쳤다. 그의 첫번째 두 저서 The End of Economic Man(경제인의 종말)과 The Future of Industrial Man(산업인의 미래)는 윈스턴 처칠 등으로부터 격찬을 받았지만 너무 많은 주제를 넘나들며 폭넓게 다뤄 학계 비평가들의 반감을 샀다. 이로써 학계의 이단적인 불평분자로 낙인찍히며 그의 운명이 끝날 처지에 있었다. 그러나 기업은 경제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을 갖고 있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펼친 The Future of Industrial Man가 당시 세계 최대기업인 GM의 관심을 끌었다.

GM은 드러커를 초청해 회사의 밑그림을 그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an) 사장 이하 GM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흔치 않은 자리를 마련해 줬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저서 The Concept of the Corporation(주식회사의 개념)은 젊은 드러커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이 책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에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됐을 뿐 아니라 그 후에도 계속 발행되었다. 이 책은 또 기업계에 분권화 유행을 낳기도 했다. 80년대 이르러서는 미국기업의 약 4분의 3이 분권화 모델을 도입했다. 드러커는 훗날 그 책이 “GM을 제외한 모든 미국기업, 공공 서비스 기관, 정부 기구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드러커가 경영학의 아버지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지식 근로자들
The Concept of the Corporation에서 가장 흥미로운 두가지 주장은 사실 분권화 유행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 그 주장들은 훗날 드러커 경영이론의 핵심이 됐다.

첫번째는 근로자들에 대한 ‘권한 위양’에 관한 내용이었다. 드러커는 근로자들을 단순한 비용보다는 자원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당시 제조업계의 지배적인 조립라인 생산방식을 강력히 비판했다. 조립라인이 가장 느린 근로자의 속도에 맞춰 움직인다는 점과 근로자 개개인의 창의성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이유였다. 또 회사를 단지 단기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으로 간주하는 경영자들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1990년대 말에는 급등하는 미국 경영자 급여를 앞장서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스스로 수백만달러를 챙기는 대기업 지도자들에 대한 불만과 경멸이 분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번째 주장은 지식 근로자들이 부상한다는 내용이었다. 드러커는 세상이 ‘재화의 경제’에서 ‘지식의 경제’로, 그리고 산업 프롤레타리아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두뇌 근로자들이 지배하는 사회로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경영자와 정치인 모두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그는 역설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경영자들은 근로자들을 비인간적인 거대한 기계 속의 톱니바퀴처럼 다루는 것을 중단하고 그들을 지식 근로자로 대해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정치인들도 어느 선진사회에서나 지식, 따라서 교육이 가장 중요한 유일의 자원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경제가 지식 근로자 자신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드러커는 생각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관리자’도 ‘근로자’도 아닌 그 중간적인 존재, 즉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지력(brainpower)을 개발할 책임을 가진 기업가이며, 연금제도를 포함해 자신의 직장생활을 더 많이 관리해야 하는 기업가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상의 얘기를 종합하면 드러커가 경영학의 뜬구름 잡는 인사 분야의 대표자인 것 같다. 그러나 그의 이론에는 ‘실질적인’ 측면도 있었다. 드러커는 합리적 경영학파의 가장 성공적인 산물로 손꼽히는 ‘목표관리’이론을 개발한 장본인이었다.

The Practice of Management(경영의 실제)는 그의 가장 실질적인 역작으로 손꼽힌다. 이 책에서 그는 경영자와 기업이 뚜렷한 장기 목표를 설정한 뒤 그런 목표를 더 단기적인 당면 목표로 전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그런 장기목표를 수립하는 종합적 관리자 정예그룹과 더 전문적인 관리자 그룹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경영관리의 부드러운 측면을 강조한 이전의 주장에서 후퇴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었다(일리가 있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드러커의 입장에서는 완벽한 일관성을 갖추고 있었다. 즉 권한 위양에 너무 많이 의존하면 무정부 상태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으며 반면 지휘통제에 너무 많이 의존하면 창의성이 희생된다는 얘기다. 해법은 경영자들이 장기 목표를 설정하되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의 모색은 직원들에게 맡기라는 것이다.

드러커는 일찍부터 경영학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보편적으로 적용하려 노력했다. 예를 들어 드러커는 경영이론이 미국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오늘날 아시아의 기적들을 감안할 때 대단한 통찰력 같지 않을지 모르지만 50년대의 미국에서는 놀라운 발견이었다. 당시에는 대다수 미국인 경영자들이 일본을 싸구려 소품을 만드는 나라라고 무시했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드러커는 일본에서 얻은 명성을 이용해 일본이 경제 강자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자신의 의혹을 구체화했다. 80년대 미국에서 일본의 경영기법들이 인기를 얻기 훨씬 전에 드러커는 그 문제를 광범위하게 다뤘다. 그러나 또한 미국에게서 하나라도 더 배우려 필사적이던 일본에 미국의 많은 기법들을 수출했다.

단순한 경영사상가를 뛰어넘어
드러커는 경영학을 글로벌 산업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기업적 토대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하는 데도 기여했다. 그는 분명 경영학 사상가였으며 그의 이론은 기업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경영학이 단순히 기업뿐 아니라 ‘모든 현대적인 조직을 정의하는 장기’라고 믿었으며 그의 이름을 본뜬 클레어몬트대학의 경영대학원은 학생의 3분의 1을 기업계 외부에서 모집한다.

그는 민영화를 주창했을 뿐 아니라 공공부문에서도 90년대 알 고어가 추진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정부혁신 운동의 확산에 기여했다. 이 운동은 연방차원에서는 시들해졌지만 일부 주에서는 아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미트 롬니(Mitt Romney) 주지사가 이끄는 매사추세츠州가 대표적 사례이다.

드러커의 가장 혁신적인 성과 중 일부는 자발적 민간단체와 종교단체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 드러커는 미국 적십자사, 미국 걸스카우트 등과 같은 조직은 고객들에게 기업과 같은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드러커가 말한 기업은 수익 극대화보다는 ‘삶의 변화’가 목표인 점이 달랐다. 기부자들은 앞으로 갈수록 선의보다는 실적을 바탕으로 그들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아마 드러커이론의 예상치 못한 사례 한가지는 현대 대형교회 운동일 것이다. 그는 신교 정통파 성직자들에게 더 고객 친화적인 환경(노골적인 종교 상징을 억제하고 다수의 시설을 제공)을 만들라고 제안했다.

드러커는 민간단체의 경영에 사업적 기법을 응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그런 단체들이 기업들에게 가르칠 교훈이 많다고 믿었다. 그 단체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을 유도하는 데 기업보다 훨씬 더 뛰어났으며 또한 ‘고객’들을 ‘홍보원’으로 활용하는 데도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고 했다. 요즘에는 교회들이 사업체에서 배워야 하듯, 사업체들도 그만큼 교회에서 배울 점이 많다.

드러커에 대한 비판
드러커의 이론에 대해 끊이지 않는 비판 세가지가 있다. 첫째는 그가 작은 조직(특히 창업의욕이 넘치는 신생기업들)에 대해서는 큰 조직만큼 훌륭한 이론을 펼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The Concept of the Corporation은 어느 모로 보나 큰 조직에 대한 찬송가였다. 드러커는 “오늘날 현대 산업생산, 특히 현대적인 대량생산 체제에서 작은 조직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아예 생산조차 제대로 못한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평했다. 그 책은 ‘큰 조직 붐’이 일어나는데 일조했고 그 후 20년 동안 경영이론을 지배했다.

두번째 비판은 드러커가 정열적으로 설파한 목표관리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우수 조직들은 대부분 그 이론이 취한 기계적인 형태의 목표관리를 버렸다. 일류 기업들은 아이디어(장기 전략을 위한 방안 포함)를 상부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조직의 하부와 중간층으로부터 제안 받는 쪽을 선호한다. 그리고 목표관리 시대의 복잡한 경영구조를 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시장과 제품 모두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최고경영진이 유리된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셋째로 드러커가 경영학계의 이단아이며, 경영학이 복잡다단해짐에 따라 갈수록 뒤떨어져 왔다는 비판이다. 그는 하버드대나 스탠포드대보다 작은 규모의 클레어몬트대학에서 가르쳤다. 복잡한 계량적 기법과 씨름한 적도 없다. 마이클 포터가 전략분야에서, 시오도어 레빗(Theodore Levitt)이 마케팅 분야에서 이룩한 것처럼 드러커는 스스로 학문적 경영이론을 이룩한 특정분야가 없다. 그는 아주 도발적인 주장(서방이 연금기금의 중요성 덕택에 탈자본주의 사회에 진입했다는 이론 등)을 제기하곤 했지만 실제로 자신의 용어를 명확히 정의하거나 주장을 매듭짓지는 못했다.

앞의 두 비판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드러커는 신생 벤처기업에 관해서는 The Concept of the Corporation 같은 노작을 내놓지 못했다. 이것은 그의 성격을 고려할 때 희한한 일이다. ‘조직의 시대’를 예언했던 드러커는 혼자 일할 때 가장 행복한 전형적인 개인주의자였다. 또 드러커가 인생의 대부분을 캘리포니아 남부 즉, 80년대 소기업 혁명을 낳았던 개인주의와 창업정신의 온상에서 보냈다는 점에서도 놀라운 일이다. 목표관리에 관한 드러커의 이론은 지식 근로자와 자율 경영팀(self directed team)에 관한 그의 저술과도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지나치게 이단적인라는 세번째 주장은 단견적이고 불공평하다. 그것은 경영의 현대적인 분야를 창조한 드러커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단견적이다. 그는 대기업에 관한 최초의 체계적인 연구서 중 하나를 내놓았다. 아이디어가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음을 밝혔다. 대중적인 저술을 끊임없이 쏟아내 경영학을 유행시키는 데도 기여했다. 드러커가 ‘경영학을 창조한 인물’이라는 주장은 과대포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경영학의 발전에 독특한 공헌을 한 것만은 분명하다.

그를 학문적으로 딱히 어느 항목으로 분류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는 경영학의 석학은커녕 경영이론가라는 호칭도 꺼리면서 자신을 ‘사회생태학자’라고 즐겨 불렀다. 그가 일부 동료 학자들의 체계적 분석방식을 피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체계적 분석은 종종 생명력있는 통찰력보다는 사상누각을 만들어낸다(드러커의 가장 체계적인 연구인 목표관리 이론이 가장 수명이 짧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드러커는 분석의 결핍을 상당히 다양한 주제들에 관한 통찰을 끊임없이 쏟아내는 방식으로 보완했다. 예를 들어 그는 과거 50년대 컴퓨터가 기업경영에 혁명을 가져오리라고 처음으로 예측한 인물 중의 하나였다. 그는 역사책을 섭렵하여 과문(寡聞)한 사람들의 눈을 흐리게 만드는 안개 속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게 되었다. 그가 세계화의 신시대에 관한 열변을 마무리하며 즐겨 하는 얘기가 있었다. 1899년 설립된 피아트와 1847년 지멘스 같은 회사들은 거의 정상 궤도에 오르자마자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제품을 더 많이 생산했다는 것이다.

요즘의 경영이론은 사소한 주제에 관해 재미없는 산문체로 논문을 만들어내는 색깔 없는 학자들이 갈수록 좌지우지한다. 그것은 자신에게 가장 영향을 준 학과목이 다름 아닌 해사법(海事法)이라고 주장한 사람에게는 분명 적용되지 않으리라.

드러커가 남긴 것
드러커의 영향을 평가할 때 가장 큰 문제점은 그의 이론 중 너무 많은 것이 통념화됐다는 점이다. 달리 말해 그 자신의 성공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지식 근로자와 권한 위양의 중요성에 관한 그의 저술은 지금은 약간 진부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40년대 드러커가 처음 그 이론을 구상했을 때, 또는 80년대 영미 지역에서 그것이 처음 실행됐을 때는 분명 진부하지 않았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영국에 공장을 세우고 현지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하면서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 많은 영국인 관리자들이 코웃음쳤던 일을 기억하는가.

더욱이 드러커는 90대의 나이까지 새로운 이론을 계속 내놓았다. 자발적 민간단체(특히 종교단체) 경영에 관한 그의 저술은 여전히 앞선 이론으로 남아 있다. 미국의 경영학자들은 그의 도움으로 시작된 조직 혁신을 최근 들어서야 진지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드러커는 곧잘 최후의 승자가 되기도 한다. 언젠가 리처드 닉슨이 보건교육 후생부에서의 격려연설을 그에 대한 간접 비난으로 시작했다. “드러커의 말에 따르면 현대 정부가 잘 하는 것은 단 두 가지, 임금투쟁과 물가상승이다. 내 정부의 목표는 그의 말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돌이켜보건대 닉슨은 그 어렵지 않아 보이는 과업도 이루지 못했다.

언젠가 빌 게이츠에게 어떤 경영학 서적을 관심있게 읽었느냐고 묻자 그는 “그거야 물론 드러커”라고 대답한 후에야 다른 학자 서너명을 언급했다. 경영학 이론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거나 매력적인 학문으로 발전해 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양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터 드러커의 저서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Economist (英) 2005. 11. 17. 기사)


2. 가슴을 치고 들어오는 문구들

[서문]

(13) 개인의 평균 수명 및 평균 근로 수명, 특히 '지식근로자의 평균 근로 수명은 매우 급속도로 증가한 반면, 고용 기관의 평균 존속 기간은 실질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남은 인생의 후반부를 위해 새로운 경력을 쌓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며,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고, 더 많은 새로운 관계를 개발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19) 이제 단 하나의 의미있는 경쟁 우위는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이다. 그리고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은 그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 앞으로 고용 기관의 성공은 지식 근로자 개개인에게 더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다.


[제1부 새로운 사회의 거대한 변화]

지식의 전환과 지식 사회

(33) 첫번째(1780~1880)는 지식이 작업 도구, 제조 공정 그리고 제품에 적용되어 산업혁명을 일으켰고, 두번째(1880~제2차 세계대전)는 지식이 작업에 적용되어 생산성 혁명을 일으켰고, 세번째(1944년 미국의 제대군인원호법 통과 이후)는 지식이 지식 그 자체에 적용되어 경영 혁명을 일으키는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37) 소크라테스는 지식의 유일한 기능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하였다. 인간을 지적, 도덕적,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을 지식의 유일한 기능으로 생각하였던 것이다. 한편 소크라테스에 필적한 만한 뛰어난 철학자인 프로타고라스는 지식의 목적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알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식은 논리학이자 문법이며 수사학(修辭學)이었다.

(37) 유학자들에게 있어 지식이란 출세와 성공의 한 방편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를 아는 것이었다. 반면에 도가(道家)와 선승들에게 있어 지식이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으로서, 깨달음과 지혜에 이르는 길이었다. 즉 지식은 '실용성(utility)'을 내포하고 있지 않았다. 실용성은 지식에는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실용성은 '기능(skill)'이었다.


조직 사회와 지식 근로자

(67) 새로운 조직 사회에서 어떤 한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지식인은 4년 내지 5년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유하고 있는 지식이 모두 진부한 것이 되어버려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되고 만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한 또 한 가지 이유는 어떠한 분야의 지식 체계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변화는 원칙적으로 다른 지식 분야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70) 구체적으로 모든 조직은 세가지의 체계적인 관행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조직은 하고 있는 모든 일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 둘째, 모든 조직은 지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즉 이미 성공을 거둔 어떤 지식을 응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창출해내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조직은 체계적인 혁신 방법-혁신은 조직적으로 될 수 있으며 또한 조직적이어야 한다-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

(79) 오늘날 모든 조직들은 한결같이 "사람이 우리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말을 진실로 믿는 것은 고사하고 실천에 옮기지도 못하고 있다.

(81)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조직 내의 다른 어떤 사람보다 더 잘 알고 있지 않으면, 지식 근로자들은 근본적으로 쓸모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제2부 지식 노동과 지식 근로자의 생산성]

생산성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

(95) '보다 현명하게 일하기'는 물건을 생산하고 운반하는 육체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 하나의 열쇠이다. 그러나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는 '유일한' 열쇠이다.

(96) 지식 노동의 생산성 향상에 있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업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수행하려 하는가?" 그리고 "왜 그것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야만 한다.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업을 다시 정의해야 하며, 특히 꼭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109) 우리가 일본의 기업들로부터 정말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훈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에 있지 않고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을 훨씬 더 잘하게 되는 데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지난 몇 년간의 관찰로 알게 된 것인데, 지식 근로자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가르칠 때 가장 잘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110) 정보시대에는 모든 기업이 배우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흔히 이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은 또한 가르치는 기관이 되어야만 한다.


어떻게 성과를 올릴 것인가

(115) 생각하는 것이 일의 시작이다.

(115) 지식근로자가 창출해 내는 이러한 '생산물'은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효용이 없다. 그것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즉 다른 지식 근로자가 자신의 일에 투입하여 새로운 생산물을 창출해 내는 데 이용되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아무리 위대한 지혜라 해도 그것이 실제 작업 활동과 행위에 적용되지 않는다면 무의미한 데이터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지식 근로자는 육체 노동자가 하지 않는 일, 즉 자신의 성과를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

(117) 지식 노동은 양으로 측정될 수 없다. 비용으로 측정되는 것도 아니다. 지식 노동은 그 결과의 질에 따라 규정되는 것이다. 지식 노동에 있어서는 부하직원의 수나 관리 업무의 양을 가지고는 그 내용을 알 수가 없다.

(120) 지식근로자의 4가지 현실
1. 지식 근로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2. 지식 근로자는 자신이 살고 있고, 또 일하고 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는 한 '일상업무'에 쫓겨 다닐 운명에 처해진다. 일상 업무에 있어서의 사건들은 지식 근로자에게 진정한 문제는 고사하고 문젯거리가 될 만한 어떤 것조차 알려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지식 근로자에게 필요한 것은 어떠한 일이 자기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일, 즉 조직에 공헌하고 성과를 올리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일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그런데 이 판단 기준은 계속되는 일상 업무 속에서는 찾아낼 수가 없다.
3. 지식 근로자로 하여금 성과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세번째 현실은 그가 '조직'내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식 근로자가 조직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산이 공헌한 바를 다른 사람들이 활용하는 경우에만, 그때에만 비로소 실질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식근로자는 이렇게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과업에 공헌해야만 한다.
4. 마지막으로 지식 근로자는 조직 '내부'의 세계에 존재한다. 대체로 지식 근로자는 외부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직접적으로 알지 못한다. 모든 결과는 조직의 외부에 드러난다. 예컨대, 기업의 유일한 결과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함으로써 기업이 투입한 비용과 노력이 기업의 수입과 수익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해주는 고객에 의해 창출된다.

(126) 하지만 정작 근본적인 문제는 조직에 관련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외부 사건들이 대부분 계량화할 수 없는 질적인 것들이라는 데에 있다. 따라서 외부 세계를 지각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조직 내부 세계의 힘이 그들로 하여금 외부의 진정한 현실을 보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

(133) 성과를 올리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성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실행 능력뿐이다. 실행능력은 하나의 습관이다. 즉 습관적인 능력들의 집합이다. 실행 능력은 지속적으로 배워야 가능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단순한 것이기도 하다.

(134) 실행능력은 실행, 그것도 반복적인 실행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 분야에서 대가(大家)가 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대가가 되기 위해서는 타고난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목표 달성 능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것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만큼의 역량이다. 말하자면, '음계'대로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공헌할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라

(136)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에 비해 낮은 수준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결과가 아니라 노력 자체에 몰두하고 있다. 그들은 조직과 상사가 그들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 그리고 당연히 해주어야 할 일에 신경을 쓴다. 그리고 그들은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가져야 할' 권한을 의식한다. 그 결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만다.

(139) "나는 무엇에 공헌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질문함으로써 그때까지 발휘되지 못했던 자신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지금까지 뛰어난 성과라고 간주되었던 것들이 자신이 가진 잠재력의 극히 일부분만 발휘된 것에 지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공헌해야 할까?"라고 스스로 묻지 않는 지식 근로자는 목표를 너무 낮게 설정할 뿐만 아니라, 십중팔구는 잘못된 목표를 설정하기 쉽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공헌의 범위를 너무 좁게 설정하게 될지도 모른다.

(141) 그들 스스로 공헌에 초점을 맞추게 하는 것이야말로 인재 육성에 있어 강력한 추진 요소가 된다. 사람은 자신에게 부과된 요구수준에 적응한다. 자신의 목표를 공헌에 겨냥한 사람은 함께 일하는 다른 모든 사람들의 목표와 기준을 함께 끌어올린다.

(143) 지식 근로자는 '물건'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들은 아이디어, 정보, 그리고 개념을 생산한다. 더욱이 지식 근로자는 대체로 전문가이다. 그는 원칙적으로 한가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배웠을 때에만 성과를 올리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달리 말해, 지식 근로자는 전문화되었을 때에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적인 지식 그 자체는 단편적인 것으로서 아무런 효용도 갖지 못한다. 전문가의 생산물은 다른 전문가의 생산물과 통합되었을 때에만 비로소 성과가 될 수 있다.

(144) 이는 달리 말하자면, 전문가는 자신의 단편적인 산출물을 성과를 올리는 생산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 '누가 그것을 이용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것과 이해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철저하게 고려해 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145) 그들이 좋은 인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일'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공헌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그들의 인간 관계는 생산적인 것이 된다. '생산적'이라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인간 관계'에 대한 단 하나의 타당한 정의이다.

(150) 일반적으로 사람은, 특히 지식 근로자는 자신이 스스로 설정한 기준에 따라 성장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가 성취하고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성장한다. 만약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높게 잡으면, 그 사람은 위대한 존재로 성장할 것이다.


[제3부 프로페셔널로서의 자기 관리]

인생을 바꾼 7가지 지적 경험
: 이 장의 모든 구절, 자서전에도 드러나지 않은 드러커의 개인사.

(156)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동안 완벽을 추구해왔다. 완벽하게 작곡하려고 애썼지만, 하나의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았다. 때문에 나에게는 분명 한 번 더 도전해 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158) 페이디아스는 내게 어떤 일을 할 때 오직 '신들만이 그것을 보게 될지라도 완벽을 추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사람들로부터 "당신이 쓴 책 가운데 어느 책을 최고로 꼽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웃으며 "바로 다음에 나올 책이지요."라고 대답한다.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라

(175) 강점을 발견하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피드백 분석이다. 어떤 중요한 의사 결정이나 행동을 할 때마다 스스로가 예상하는 결과를 기록해 두고, 9개월 또는 12개월이 지난 뒤 자신이 기대했던 바와 실제 결과를 비교해 보는 것이 피드백 분석이다.

(177) 이러한 피드백 분석에서 도출되는 하나의 중요한 행동 결론은, 지적 오만을 극복하고, 자신의 강점을 충분히 발휘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중요한 행동 결론은 자신의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목표 달성과 성과 향상을 가로막는 일을 하거나,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178) 사람은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함으로써 결과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잘하는 방식'으로 일할 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올리는 지 알기 위한 첫번째 방법은 자신이 읽는 자(reader)인지 듣는 자(listener)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180)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성과를 올리는지 파악하기 위한 두번째 방법은 자신이 '어떻게 배우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

(193) 최소 요구 수준 이하의 시간을 투입하는 것은 아예 시간을 하나도 투입하지 않은 것보다 더 나쁘다. 결국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하고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순전한 낭비일 뿐이다. 그러므로 목표를 달성하려면 모든 지식 근로자, 특히 모든 경영자는 상당한 양의 연속적인 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 실제 사용 시간을 기록한다.
- 시간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 시간 낭비요소를 제거한다.
- 자유 재량 시간을 통합한다.

(205) 내가 하는 일 중에 꼭 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 없는 일은 어떤 것인가? 내가 하는 일 중에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더 좋은 일은 어떤 것인가? 내가 하는 일 가운데 오히려 다른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일은 없는가? 경영자들이 똑같이 중요하게 관심을 기울일 사항은 부실한 경영 관리 및 조직상의 결함에서 오는 시간 낭비이다. 부실한 경영 관리는 모든 사람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206) 반복하여 일어나는 위기에 대해서는 언제나 예측이 가능하다. 예측할 수 있는 위기에 대해서는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하며, 또는 그것을 사무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일상 업무로 '절차화'해야 한다. 어떤 일을 '절차(routine)'로 만든다는 것은 그 일에 대해서 아주 잘 아는 굉장히 유능한 사람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을 미숙련 근로자가 별다른 판단 능력 없이도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절차라는 것은 대단히 유능한 사람이 과거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배운 것을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형태로 집행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209) 인원이 너무 많은 경우, 그들은 일 자체보다는 서로간에 '상호 작용'하는 데 더욱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조직 내의 상급자들이 자신의 시간 가운데 10분이 1이상을 '인간 관계 문제'에 사용하고 있다면 그 조직은 인력이 너무 많은 것이 거의 확실하다. 우리가 회의를 하는 것은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여러 사람이 어떤 특정의 공동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서로 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210) 그러나 어쨋든 회의는 당연히 하는 것이 아니라 예외적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끊임없이 회의만 하는 조직은 제대로 일을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조직이다.

(213) 시간은 가장 희소한 자원이다. 따라서 시간을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아무것도 관리하지 못한다. 게다가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분석하는 것은 자신의 업무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가장 쉬우면서도 체계적인 하나의 방법이다.


중요한 일에 집중하라

(215)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비결'이라고 할 만한 것 한 가지를 이야기 한다면, 그것은 '집중'이다. 효과적인 사람들은 중요한 것부터 먼저하고 그리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수행한다.

(218)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때로는 더 열심히 일한다. 그 이유는 첫째, 그들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것에 필요한 시간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늘 모든 일이 제대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아무런 문제도 없는 완벽한 일이란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지식 근로자는 실제로 필요한 시간 이상으로 여유있게 시간을 잡는다. 전형적인 지식 근로자들은 급히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효과적인 지식 근로자는 시간과 경쟁하지 않는다. 그들은 편안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쉬지 않고 나아간다. 마지막으로 전형적인 지식 근로자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추진하려고 한다. 그 결과 계획한 여러 가지 일 가운데 그 어느 것에도 최소한의 필요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다. 추진하던 여러가지 일들 가운데 하나가 문제에 부딪치면 거의 모든 계획들이 함께 무너지고 만다.

(224) 우선순위 결정의 법칙
-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판단 기준으로 선택하라.
- 문제가 아니라 기회에 초점을 맞추어라.
- 자신의 독자적인 방향을 선택하라-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에 편승하지 말라.
- 무난하고 쉬운 목표보다는 확연한 차이를 낼 수 있는 높은 목표를 세워라.


[제4부 프로페셔널을 위한 몇 가지 기초 지식]

효과적인 의사 결정 방법

(229) 효과적인 사람들은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의사 결정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 데에 집중한다. 그들은 단순한 '문제 해결' 차원이 아닌, 전략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을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232) 의사결정의 특징
- 다루어야 할 문제가 일반적인 것으로서 오직 원칙에 근거하는 의사 결정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
- 그 의사 결정이 만족해야 할 명세서, 즉 필요 조건을 명확히 함
- 무엇이 '올바른지' 깊이 생각
- 의사 결정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행동들을 의사 결정의 틀 안에 짜 넣기
- 의사 결정의 타당성과 유효성을 실제 결과와 비교 및 검증하기 위해 피드백을 분석

(236) 의사결정자가 저지르기 쉬운 가장 흔한 실수는 일반적인 상황을 마치 특수한 사건들의 연속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이해와 원칙이 부족할 때 그렇게 하는 것은 실용적이긴 하다. 하지만 그 결과 좌절과 헛수고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245) 직접 현장에 가서 자기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의사 결정의 기초가 되었던 전제들이 여전히 유효한가 또는 그것들이 진부한 것으로 되어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는가를 판단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246) 의사결정에 관한 대부분의 책에서는 사실들을 먼저 확인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지식 근로자들은 의사 결정이 사실로부터 출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견해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그런 견해들은 검증되지 않는 가설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현실과 비교하여 검증 받지 않는 한 가치가 없다.

(347) 사실을 먼저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판단 기준이 없다면 사실도 없다. 사건 그 자체는 사실이 아니다. 사실을 먼저 파악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이 이미 도달한 결론에 알맞은 사실을 찾을 것이다. 과학과 마찬가지로 의사 결정도 가설이 유일한 출발점이라는 말이다.

(248) 효과적인 사람들은 의견 제시를 장려한다. 그러나 그들은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도 역시 '실험'-사실에 기초한 의견의 검증-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요구하여야 한다.

(250) 의사결정에 있어서 첫번째 규칙은 의견의 불일치가 없는 상황에서는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73) 한 명의 상사에게 보고하는 부하직원의 수는 엄격히 제한되어야 하며, 그 수가 최대한 5명 내지 6명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라고 부른다.

(277) 전통적 기업 조직은 군대를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다. 반면에 정보 중심 시스템은 교향악단과 훨씬 더 많이 닮았다. 모든 악기의 연주자는 같은 악보를 보고 연주한다. 그러나 각각 연주하는 부분은 다르다. 그들은 함께 하나의 작품을 연주하긴 하지만, 같은 음을 연주하지는 않는다.

(281) 리더십은 그 자체로는 좋은 것이 아니며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사실상 리더십은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리더십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리더십인가 하는 점이다.

(283) 효과적인 리더십의 기초는 조직의 사명을 깊이 생각하고, 그것을 규정하고, 또 그것을 명확하고도 뚜렷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284) 효과적인 리더십 발휘에 두번째로 필요한 사항은, 리더는 리더십을 계급과 특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책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리더들이 '무분별하게 관대한'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일단 일이 잘못되었을 때에는-일이란 항상 잘못되기 마련이다-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책망하지 않는다. 효과적인 리더는 다른 어느 누구도 아닌 자신이 최종적인 책임을 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동료들이나 부하직원들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틀린 리더들은 동료와 부하직원들의 힘을 두려워한다. 때문에 그들은 유능한 동료나 부하직원이 있으면 즉시 제거해 버린다. 그러나 효과적인 리더는 유능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기를 바라며, 그들을 격려하고 밀어주고 그리고 진정으로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는 동료와 부하직원의 실수에 대하여 최종적인 책임을 지기 때문에 그들의 성공을 위협이 아닌 자신의 성공으로 생각한다.

(285) 리더에 대한 유일한 정의는 '추종자를 거느리는 사람이다.' 라는 것이다. 신뢰라는 것은 리더가 언행을 일치하고 있다는 데 대한 확신이다.


강점을 활용하는 방법

(289) 아무런 단점도 없는 사람을 찾는다거나 혹은 약점을 줄이는 데에 기준을 두고 인력 배치를 한다면, 기껏해야 평범한 인사로 끝나고 말 것이다. 커다란 강점을 지닌 사람은 언제나 커다란 단점도 지니고 있는 범이다. 산봉우리가 높은 곳에 깊은 계곡이 있듯이 말이다.

(290) 효과적인 사람은 결코 "그 사람이 나하고 잘 지낼 수 있을까?"라고 질문해서는 안된다. "그는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해야 한다. "그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결코 해서는 안된다.

(296) 효과적인 지식 근로자는 상사도 인간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한다. 상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편, 여러 가지 한계도 갖고 있다. 상사의 강점을 활용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상사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그것은 부하직원 자신의 목표도 달성하게 해줄 것이다.


경영 혁신의 원리와 방법

(301) 혁신 실천을 위해 꼭 해야 할 일
1. 목적지향적이고 체계적인 혁신은 기회의 분석으로부터 시작한다.
2. 직접 밖으로 나가서 보고, 질문하고 그리고 경청하는 것이다.
3. 혁신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가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야 한다. 정말이지, 어던 혁신이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찬사는 사람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을 듣는 것이다. "이건 너무 분명해서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거야. 그런데 왜 나는 진작에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지?"
4. 효과적인 혁신은 작게 시작한다. 거창하지 않다는 말이다. 혁신은 어떤 구체적인 것을 시도한다.
5. 마지막으로 혁신에 성공하려면 그 목표를 주도권을 잡는 데 두어야 한다.

(305) 하지 말아야 할 일
1. 무조건 독창적인 것만을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2. 다각화하지 말라, 분산시키지 말라,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시도하지 말라.
3. 장래를 위해 혁신하지 말라. '현재'를 위해 혁신하라.

(311) 성공적인 혁신가는 보수적이다. 또 그래야만 한다. 그들은 '위험'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들은 '기회에 초점'을 맞춘다.


[제5부 자기 실현을 향한 도전]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하라

(320) 인생의 후반부를 관리하는 데에는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인생의 후반부로 접어들기 훨씬 전에 그 준비를 시작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교육받은 사람이란 누구인가

(327) 지식은 언제나 사람 속에 구현되어 있고, 사람이 갖고 다니며, 사람에 의해 창조되고 증대되거나 개선된다. 지식은 사람에 의해 적용되고, 사람에 의해서 가르쳐지고 전달되며, 사람에 따라서 잘 이용되거나 잘못 사용되어지곤 한다. 따라서 지식 사회로의 이동은 사람을 사회의 중심에 위치하게 한다.

(334) 교육받은 사람은 두 개의 문화 속에서 동시에 일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다. 언어와 사상에 초점을 두는 '지식인의 문화' 그리고 사람과 일에 초점을 두는 '경영자의 문화' 말이다.

(338)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 지식은 지적 오만을 안겨줄 뿐이고 또한 비생산적인 것이 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모든 전문화된 지식들이 제공하는 중요한 새로운 통찰력은 더욱 전문적으로 분리된 다른 전문 지식으로부터 나올 뿐만 아니라 그 전문 지식 마저도 또 다른 지식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 바라는가

(343) 높은 성과를 올리는 것만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348) 편안하고 일상적인 업무에 빠져 있을 때가 바로 뭔가 다른 것을 하도록 스스로 압력을 가해야 할 시기이다. 피곤하다는 말은 대체로 싫증을 느끼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우리가 수행하는 대부분의 업무는 반복적이다. 따라서 일하는 재미는 일 자체에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그것은 일의 결과에서 찾아야 한다.

(35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번째 방법은 무엇이 수행해야 할 올바른 일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어떤 일에 집중할지를, 다시 말해 어디에 우선 순위를 둘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그 일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각자 자신의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히 높은 상관관계가 있기 마련이다.

(352) 스스로 거듭난다는 것은 지금까지 하던 일을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지금까지 하던 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거듭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상하지 못했던 성공을 찾아보고 그 성공방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느라 성공의 실마리는 눈여겨보지 않는다.

(382)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대학 시절에 전문경영인이 되겠다고 도서관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사회경험이 전혀 없었던 당시에는 행간의 의미를 읽는 것은 고사하고, 문장의 의미조차 알지 못해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야 했고, 책을 덮고 나서도 그야말로 허탈했다. 그런 대략 난감한 상황이 읽고 나서도 한번도 다시 들여다보지 않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당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밑줄을 그어둔 몇 개 문장이 지금의 내 생각과 원칙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당시에 ‘강점에 집중하라’는 말은 정말이지, 내 상식으로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강점 찾기’ 에 관한 책을 쓰고 있지 않은가? 놀랍다.

안철수는 말했다.
“책은 우리가 현실에서 필요로 하는 직접적인 답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책이 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몇 년 후에 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책을 읽고 난 후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한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 좋은 책일수록 서서히 확실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금은 힘들지만 연구원 생활동안 왜 이 많은 책을 읽고 정리해야 하는지 알겠다. 왜 사부가 “젊었을 때에는 최대한 많이 읽어야 한다” 고 했는지 말이다. 열정은 일주일을 가고, 결혼은 일주일을 훨씬 넘기지만 그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이치이다. 깊이 있는 독서는 기껏해야 몇 년이고, 인생은 그보다 훨씬 길지만, 이 시간만큼 깊어질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이 책은 피터 드러커의 나이 93세에 출판된 '21세기 비전 시리즈' 3권 중 첫번째 책으로 개인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지식 근로자가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어떻게 일해야 하고 또 자기 자신을 어떻게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가 93세였을 때 기자가 질문을 했다. '일생동안 많은 책을 저술했는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책은 어떤 책입니까'그가 답변했다. '다음에 나올 책이오(next book)' 그는 매 3년마다 주제를 바꾸어 가면서 책을 쓸 정도로 끝없이 자기혁신을 한 대표적인 사람이다.

이것은 그가 18세 청소년 시절, 베르디가 80세에 쓴 오페라 '팔스타프'를 감상하다가 충격을 받은 것에서 비롯되었다. “평균 수명 50세의 시대에 80세의 노인이 그토록 인생에 대한 환희와 열정으로 충만한 오페라를 작곡할 수 있다니, 그 오페라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생동감이 넘쳤다.” 라고 그는 고백한다. 작곡 당시 베르디에게 기자가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미 음악가로서 최고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데 왜 이렇게 어려운 오페라를 작곡했느냐'에 그는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다. 완벽에 도전할 때마다 늘 아쉬움이 있었다. 분명 나는 한번 더 도전해 볼 의무가 있다' 고 대답했다.

드러커 역시 97세의 나이로 별세하기까지 저술 활동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는 “살아가는 동안 완벽은 언제나 나를 피해갈 테지만, 그래도 나는 또한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리라”는 그의 다짐을 지켜내었다.


3부에서는 진정한 프로페셔널로서의 자기 관리가 필요한 점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피터 드러커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지적 경험 7가지를 소개하면서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는 법, 시간을 관리하는 법,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자서전에서조차 잘 언급하지 않던 이야기를 듣게 되니 좋다. 자기 이야기만큼 설득력 있는 증거와 사례는 없는 법이니까.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지식 근로자로서의 ‘전문가’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전문가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우수성을 발휘하고 노력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고객의 언어로 잘 표현해 주는 사람이다. 전문 지식을 일반적인 지식을 향한 길로 만드는 것이 전문가들의 책임이다. 안철수도 이런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지 않았던가.

이번 9월 모임의 발표에서 나는 ‘중요한 질문을 계속해서 품고 사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리고 이 책 마지막에 나오는 이 질문이야말로 내가 평생 해야할 것임을 안다. 드러커의 인생을 바꾼 하나의 질문 말이다.

과연,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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