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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23일 00시 43분 등록
나, 구본형의 변화 이야기

구본형 저 / 휴머니스트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는 이 책의 신판본임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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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 소개

저자에 대해 써야 한다. 나는 두 번째 어려움에 직면했다. 첫 번째인 견습 과제인 ‘코리아니티’ 북 리뷰를 쓸 때 저자는 나를 평가하는 입장이었다. 나는 신경이 곤두선 채 저자에 대해 쓰느라 진땀을 뺐다.

이번에 또 그에 대해 써야 한다. 같은 인물에 대해 몇 개월 만에 다시 쓴다. 나는 전에 썼던 글을 다시 보았다. 이걸 끌어내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쏟았었구나 싶다. 지금 내가 저자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나 느낌은 그 때나 지금이나 큰 변화는 없다. 나는 그 때의 소개에 약간의 살을 더 붙였다.


그의 눈매는 부드럽고 깊다. 그 깊음은 심연을 보는 듯 하다. 감히 헤아리고 짐작할 수 없다. 얼굴은 약간 긴 달걀형이다. 머리는 약간 벗겨졌다. 모자가 잘 어울린다. 그도 모자를 좋아한다. 모자로 수많은 변신을 한다. 그것을 즐긴다.

넓은 이마에서 포용력을 느끼기도 하지만, 높은 그의 코에서는 자존심이 느껴진다. 높기도 하면서 적당히 살집이 있는 그의 코, 그가 자신있어 하고 애착을 느끼는 부분이다. 그의 입술은 두툼한 편이지만, 항상 흐르는 미소는 부드럽다. 그의 목소리는 낮은 편이다. 높낮이가 심하지 않다. 신뢰감을 준다.

그를 본 느낌, 온화함, 따뜻함, 부드러움, 은근함, 두리뭉실, 신뢰감, 약간의 고집있음. 이상은 그를 직접 본 느낌이다. 그런데 그의 글에서도 비슷한 이미지를 느낀다.

그의 글에서는 강함과 날카로움이 직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조용하고 담담한 어조로 부드럽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래라 저래라 강요하거나 코치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변부에 있는 듯 해도 궁극적으로 핵심에 닿아 있다. 그렇다고 메시지가 약한 것은 아니다. 부드러움과 은근함 속에 일관된 ‘변화’에 대한 메시지는 독자의 폐부를 찌른다.



그의 20대와 30대는 평범했다. 40대를 넘어서며 그는 자신의 길을 선택했고, 그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마흔 셋에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내고, 마흔 여섯의 나이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변화 경영 연구소’라는 ‘1인 기업’을 만들었다. 잠깐 그 배경을 보자. 그는 마흔을 넘긴 어느 때를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마흔을 넘어서는 그 위험한 시기에 나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나는 사는 듯 싶게 살고 싶었다. 모든 것을 다 바칠 만한 것을 찾고 싶었다. 관성에 따라 굴러가는 하루 말고, 전혀 새로운 뜨거운 하루를 가지고 싶었다.”

그는 1997년 여름, 그의 43년간의 과거와 작별한다는 의미로 한 달간 단식을 단행했다. 그리고 그의 내면이 이끄는 길을 찾았다. 그는 변화경영전문가로 거듭났다. 그는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이 책에 있는 구절이다.

“당시 한 달 동안 포도 단식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새벽에 깨어 일어나 앉았다......나는 기계적으로 일어나 해야 할 일이 없었다. 하루는 아무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나를 찾아왔다.......그 때 갑자기 오랫동안 바라왔던 것, 변화경영에 대한 책을 내는 것이 생각났다. 나는 기뻤다. 내게 천둥처럼 할 일이 생긴 것이다. 갑자기 나는 내가 기획하는 세상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내가 기획하고 연출하고 배역을 맡는 이 훌륭한 놀이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열 달쯤 지나 책이 나왔다.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독자에게 가는 선물이라기보다는 나에게 주는 메시지였다. 책은 잘 팔렸다. 신문과 방송, 그리고 잡지들은 세상에 내가 있다는 것을 광고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세상에 변화경영 전문가로 데뷔하게 되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내 꿈 첫페이지’프로그램은 그의 변화 과정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가장 자기다운 것을 모색하고 발견하고 자기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자극을 준다. 물론 그 행위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2004년 말부터 약 100명 이상에 이르는 사람들이 참가하여 서로 보듬고 끌어주는 친구이자 멘토가 되고 있다.

‘변화’는 그가 늘 품고 있는 화두이다. 변화경영 연구소의 슬로건은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는 일’이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과 내일을 꾸리려는 개인과 조직을 돕는 것이 그의 일이다. 내가 보기에 그의 거의 모든 책은 대략 ‘변화’ 라는 큰 화두로 묶을 수 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선 곳에서의 아침>, 그리고 <그대, 스스로의 고용하라>는 대량 실업시대에서 개인과 기업에게 절실한 변화와 방향을 다루었다.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는 ‘하루’를 집중 공략한다. 좋은 하루 없이는 좋은 삶 역시 없다는 전제하에 ‘하루의 법칙 9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사자같이 젊은 놈들>은 전문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준비와 도약을 돕는 책이다.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We are helping people be a better person than ever before.)

그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 나오는 문구이자 슬로건이다. 그런데 그는 이 말이 명쾌한 듯 보였지만 상징성이 결여되어 있어 보완하고 싶어 하였다.

“우연한 쏘시개 불꽃”
(an unexpected sparkle toward the destiny)

막막할 때, 주저앉아 있을 때, 우연히, 자신의 안에서 스스로 불을 켤 수 있도록 잠시 불을 빌려주는 예기치 않은 쏘시개 불꽃이 되는 것, 이것이 그가 하고 싶은 일이다.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첫 발을 내딛는 사람,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불씨 하나를 던져 넣는 일, 바로 그의 일이다.


2. 가슴으로 들어오는 구절

책을 펴내며

6 역사는 기록된다.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진다.

8 무엇이 되었든 개인의 역사는 스스로에 의해 편찬되어야 한다. 이것이 군중 속에서, 군중으로, 흔적 없이 매몰되는 자신을 잊지 않는 길이다.

1장 지난 10년

22 지식은 지식에 적용됨으로써 증식된다. 지식을 자신에게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체험한다.


26 훌륭한 작품은 그것이 어떤 표현방식을 가졌든 인생에 대한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현실보다 극적이고 현실보다 교훈적이고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다.

2장 마흔 살

53~54 나는 문득 복권을 생각했다. 복권에는 늘 당첨되는 사람이 있다. 참가자들에게 당첨확률은 중요하지 않다. 푼돈으로 운명을 바꾼 재수 좋은 사람이 매주 나타난다는 점, 바로 그 성공담이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행운이 한 번만 와준다면, 지겨운 회사를 때려치우고 비행기를 타고 빛나는 도시로 아무도 몰래 도망갈 것이다. 새로운 세계, 새로운 인생, 그 황홀함이 기다리는 곳으로.
당첨자가 있다는 사실, 그 행운의 구체적 당사자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것이 자석처럼 마음을 잡아끌지만 위안에 그칠 뿐이다. 게임의 룰은 분명하다. 당첨확률을 높이려면 건 돈이 커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게임에 참여할 사람은 별로 없다. 잃으면 전 재산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권은 늘 푼돈을 걸게 하는 것이다. 잃어도 그만이니까. 그리고 반드시 잃게 된다.
나는 사람들이 복권을 사듯 살아가는 것을 너무도 많이 보았다. 푼돈을 들여 복권을 사면서 허망한 기대 속에서, 실제로는 복권의 당첨금보다 더 많은 돈을 쪼개며 평생을 궁핍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위험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잃어도 좋은 푼돈만 투자했다. 위대한 하루가 없이는 위대한 인생도 없건만 하루하루는 잃어도 아까울 것 없는 푼돈처럼 낭비되었다.

3장 직장생활

61 변화는 바쁘지 않은 사람들의 일이다. 변화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진 불행한 자들, 혹은 불행을 인식하는 자들의 과제였다.

62 사람들이 자신을 평가할 때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가지고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가지고 평가하게 마련이다.
* 그렇다. 관리자들은 부하직원을 보면서 ‘나는 저러지 않았다’고 비웃고 부하직원은 관리자를 보고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하며 혐오한다.

70~71 어느 조직도 필요한 사람은 떠나보내지 않는다. 어려울 때일수록 잡아두고 싶은 사람이 이런 사람들이다. 이것이 ‘필요의 원칙’이다. 필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늘 그 처신에 특별한 공유점이 있었다. ...
첫째,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자신의 특별함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고, 일을 처리하는 자신만의 좋은 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유능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그들은 적절한 휴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 폐쇄회로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셋째, 그들은 늘 학습한다. 그들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한다. ... 어떤 분야든 자신을 불사르지 않고서는 핵심에 다가갈 수 없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세상의 흐름에 대한 대략을 알고 있다. ...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이 떠남으로써 남겨진 조직의 힘이 격감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놓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76 유혹은 설득 이전에 이미 설득당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76 유혹은 매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매력은 가장 자기다운 것에서 발산되는 페로몬이다.

4장 얼굴- 페르소나

101~102 평범한 사람들의 범상치 않은 이야기, 나는 이것을 인류의 미시적 역사라고 생각한다. 개인은 각자 그 안에 자신의 역사를 안고 산다. 부끄러움도 있고 후회도 있다. 그러나 아름다움도 있고 당당하고 장엄한 순간도 있게 마련이다. 산다는 것은 자신을 재료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103~104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달라야 한다. 자기경영의 근간이 되는 것은 실천의 철학이다. 바로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104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은 ‘오랜 세월과 수많은 공간’을 지나야 한다.

5장 가족

108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 이탁오(李卓吾)

109~110 나는 갈등에 대해 늘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갈등은 마음이 스스로의 길을 결정하는 순간이다. 나침반이 북쪽을 찾고, 그곳을 가리키는 순간 부르르 떨리는 것, 이것을 나는 갈등이라고 부른다. 갈등 없는 판단이란 반복하여 익숙해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새로운 것에는 갈등이 따라다닌다. 흥분과 두려움 속에서, 세상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에는, 이익과 마땅함 사이에서, 꿈과 현실사이에서, 욕망과 절제 사이에서, 편함과 배려 사이에서 우리는 늘 잠시 망설이게 된다.

114 인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기쁨을 위해 산다.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 사랑이고,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행복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기쁨과 나의 기쁨은 섞여 있었다. 작은 수고들은 이런 기쁨을 위해 동반되는 선물의 포장지거나 아름다운 포장 끈이나 리본 같은 것들이다.

122 누구의 삶이든 그것은 늘 그 주인을 닮게 마련이다.

129 삶의 어두움을 견디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고통 역시 개인의 몫이다. 각자에게는 자신이 짊어져야 할 짐의 무게가 있고 나눌 수 없다. 우리는 각자의 짐을 지고 인생의 길을 가고 있다.

6장 자연

140 우리가 왜 변화해야 하느냐고? 그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작은 세포가 아이가 되고 젊은이가 되고 장년이 되고 노인이 되고, 그리고 죽는 것이 삶이다. 순수한 아이의 생각이 야망으로 가득한 젊은이의 생각이 되고 이내 세상의 한계에 지쳐버린 장년이 되고 노회한 노인이 되고 이윽고 사라지는 것이 인생이다. 변화 자체가 우리의 일상이고 삶이다. 생명이 주어진 순간 삶은 시작되고, 삶이 주어진 순간 죽음의 시계도 카운트되기 시작한다. 왜 살아야 하는가? 삶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왜 변화해야 하는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142 왜 변해야 하느냐고? 흐르는 강물에게 물어보라. 왜 변해야 하느냐고? 하늘의 구름에서 물어보라. 왜 변해야 하느냐고? 바다의 물결에게 물어보라. 그것이 존재의 양식이기 때문이다.

143 “숲에는 움직이지 않는 나무가 없고, 냇물에는 멈춰선 물결이 없다.”
- 곽박(郭璞)의 시 중에서

146 수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인생을 오래된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을 보아왔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하는 것도 수없이 보아왔다. 나는 자연의 방식을 추구했다. 자연 속으로 숨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방식을 나의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데려왔다.

153 스스로 정정한 나무가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그 그늘에서 쉬고 그 나무를 부러워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그 나무의 열매를 가져다 심고 싶어할 것이다. 스스로 좋은 나무가 되는 것은 좋은 씨앗을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휼륭한 하루를 보내도록 해야 한다. 날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시간이 쓰일 곳을 마음대로 배분하고, 그 일의 가치가 빛나는 일을 하며, 스스로의 삶을 즐겨라. 삶 자체가 유혹이 되게 하라.

7장 건강

160~161 영원히 스승의 빛에 가려진 제자는 결국 스승을 욕보이게 한다. 뒷물이 앞물을 뛰어넘으려고 해야 비로소 강물이 힘차게 흐를 수 있다. 제자가 잘나야 스승이 위대해진다.

8장 길에서

181 ‘세상의 아름다움이 나를 슬프게 한다. 그 아름다움은 사라질 것이기에.
비 내리는 오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불멸을 꿈꾸니.
이 오후 시간을 즐겨라. 어차피 가져갈 수도 없는 시간이니.
하루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예술.’
- 한 개의 시처럼 보이는 이 잠언들의 화자는 여러 명이다.
인용한 소절별로 패트릭 피어스(아일랜드의 작가), 수잔 어츠(미국의 소설가), 애니 딜라드(미국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미국의 말썽쟁이)

183 사람들은 과거에 갇히는 것만큼 미래에 갇힌다. 추억으로서의 역사와 꿈이라는 소설은 둘 다 인생에 중요한 것이다.

185 가끔 나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들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191 ‘길어온 것에도 길은 없고
걸어야 할 것에도 길은 없다.
그렇지만
걸어온 것과 걸어야 할 것 없이는
길 또한 없다.’
- 나가르주나(대승불교의 스님)

198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 안에서 죽고,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 속에서 죽는다.’
- 플루타르크

9장 집, 공간

219 어쩌면 밝고 화려한 성격을 오래도록 그리워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정신적 불활성이 있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들거나, 재치 있고 다소 수다스러운 밝은 벚꽃 같은 사람들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나는 조용한 사람이고 무거운 사람이고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민감하며 진지한 사람 가운데 하나지만, 세상을 밝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의 무거움의 대칭점에 서 있는 벚꽃의 화사함을 좋아하나 보다.

221 우리는 증거를 필요로 하는 존재다. 일을 하면 한 티가 나야 그 기쁨이 배가 된다.

10장 학습

236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 이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242 나는 배움이란, 이해와 인식으로부터 시작할지 모르지만, 그 너머에 있는 다른 차원의 무엇인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45 스승은 등불이 되어 우리를 인도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불을 끄고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을 보게 되길 바란다. 제자가 자신의 마음속에서 별빛을 보게 하는 스승만이 위대한 스승이다.

251 하루를 바꾸지 못하면 혁명도 없다. 자신만의 하루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자신의 세계를 가질 수 없다.

253 하루는 실험장이다. 실험의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실험장. 실험이 목적 그 자체가 되어버린 실험...... 내겐 이것이 하루다.

253 학습의 문화 속으로 자신을 데리고 들어가는 것은 좋은 전문가의 필수적인 수련과정이다. 학습은 종종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다. 냉정하고 감정이 배제될 때 잘 배우는 영역이 있다. ... 그러나 학습의 또 하나의 얼굴은 뜨겁다. 혼이라든가 열정, 몰입, 감성, 직관 같은 단어들이 중요한 개념이 되기도 한다. 학습은 뜨거운 무엇이고, 사람의 감정을 다루는 것이며, 인문학적인 감수성을 건드려야 하는 것이다.

255~256 변화의 철학과 기술, 이 두 개의 축을 나에게 적용해봄으로써 변화경영을 하나의 예술로 만들어보려 한다. 아마 내 50대는 변화경영의 예술가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이 될 것 같다.

11장. 일

263~264 어떤 이론도 어떤 조언도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 것을 남에게 설득하기는 어렵다. ... 변화경영이라는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스스로의 변화에 성공해야 한다. 이것이 자격요건이다. 이것은 내가 깨달은 통렬한 아픔이었다. 변화경영 전문가로서 나에게 적용되는 엄격한 규율을 만들었다.
먼저 나에게 적용할 것. 반드시 성공할 것.
그 다음 상이한 조건에서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활용할 수 있는지 실험할 것. 내가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을 나누어주려는 잘못을 범하지 말 것.
이것이 내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이다. 지식을 먼저 자신에게 적용해야 한다. 이것이 내 원칙이다.
나를 변화시켰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내 하루가 바뀌었는지를 물으면 확실해진다. 오늘을 놓치면 삶을 놓치는 것이다.

267 인간이 하는 일들은 바로 그 인간이라는 주체 때문에 종류와 관계없이 서로 닮았다.

267 ‘자아경영’은 터득한 지식과 경험을 나를 위해서 먼저 사용함으로써 스스로 나아지는 수련이다. 그 다음에 비로소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

275 성공에는 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신으로부터 받은 쪽지에 적힌 대로 끊임없이 익히는 것일 뿐이다. 손에 익고 머리와 가슴 사이에 어떤 괴리도 없이 자연스러운 강줄기가 흘러갈 때 우리의 것이 된다. 그 때 성공은 우리의 특징이 된다.

278 누구든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싶은 사람은 인물을 얻어야 한다. 그 첫 번째 인물이 바로 자기 자신이다.

281 ‘유일한 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숙달해야 한다. 손과 머리 사이에 자연스러운 교감과 조화가 이루어지면 익숙해진 것이다. 그러나 최고는 늘 기계적 익숙함에 다시 한 번 저항한다. 일단 숙달하면 일탈한다. ‘불온한 재미’를 찾아가는 것이다. 다른 방식을 찾아보고 새로운 방식을 다시 익힌다. 다시 배우는 불편과 새로 배우는 흥미를 반죽하면 일상은 다시 깨어나고, 일은 같은 일이지만 새로운 얼굴로 다가온다.

세 개의 에필로그

322 그러나 정말 나의 목적은 하루를 잘 사는 것이다. 하루를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각성과 준비의 제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하루답게 사는 것이다. 어떤 하루도 목적- 그런 것이 있다면-을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하루를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희생물로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 자체를 빛냄으로써 인생 전체를 빛나게 하고 싶었다. 이것이 목적이다. 내겐 좋은 하루 그 자체가 목적이다.

324 하루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생활고나 가난 때문이 아니다. 즐길 수 있는 자신의 세계가 없기 때문이다.

325 인생은 결국 자신의 주인을 닮게 되어 있다.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을 읽은 첫 느낌은 참 그답게 썼다는 것이다.

그는 직관형 인식을 하는 사람이다. 비유며 은유며 인용이며 상상의 장면 묘사며, 그의 그러한 면이 드러나지 않는 페이지는 하나도 없을 정도이다. 매 장의 앞부분에 있는 소설 같은 짧은 글에서도 그렇지만, 독자는 그의 책을 읽으면서 때때로 조금은 몽환적인 비현실적인 분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그는 틀에 매인 형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 책은 11개의 소주제로 이루어져있다. 1장 지난 10년, 2장 마흔 살, 3장 직장생활. 비교적 시간의 흐름의 방식을 취하다가, 그 다음 부터는 시간과 크게 관계 없는 주제별이다. 각각의 소주제 안에서의 내용과 형식은 자유롭다. 어느 작은 이야기가 소주제와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여러 곳을 넘나든다. 물론 잘 들여다보면 각각의 내용들은 소주제와 연결된다. 하지만 조직적이거나 탄탄한 느낌은 아니다. 그럴 필요가 없긴 하지만 말이다. 독자는 그가 다니는 곳을 여기 저기 다니게 된다. 약간의 주의는 필요하다. 그가 지금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나.

그가 지난 10년은 어땠는지, 그가 접한 마흔이란 나이는 어땠는지, 그 나이 대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20년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와 지금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지금 그가 하고 있는 일은,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지.

그의 얼굴에 대한 생각, 그의 가족, 자연관, 건강관, 공간에 대한 그의 생각. 학습관.

바람 살랑이고 적당히 구름이 그늘을 만들고 선선한 어느 날, 그를 닮았다는 나무가 지나치게 빽빽하지 않은 어느 호젓한 산길을 걸으며 그와 데이트 혹 인터뷰하는 기분이었다.

나는 지난 3월 저자 서치를 하면서 이 책을 부분적으로 들추어보았다. 그 때는 레이스에 대한 부담감으로 잘 느끼지 못했지만, 그의 생각과 여러 모습을 시로, 소설로, 수필로 만나게 된다.

이 글을 쓰는 나도 곧 ‘나의 이야기’를 50페이지 쓰게 된다. 이 책을 일고 나니 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머리 속에 이런 저런 아이디어들이 스물스물 피어 오른다.
IP *.142.24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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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7.07.24 04:58:54 *.128.229.230
민선이는 요가를 해본 적이 있느냐 ? 그들은 사람들을 만나 인사할 때 서로 '나마스떼'라고 한다는구나.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아는냐 ?

"나는 당신의 마음 속에서 불꽃을 보았습니다. "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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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7.24 05:32:01 *.72.153.12
사부님 책을 읽고 사부님과 인터뷰를 했구나.
사부님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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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7.24 08:37:14 *.244.218.10
사부님 책 읽는 법..?.. 그냥 읽는다.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번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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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
2007.07.30 08:42:51 *.56.151.105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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