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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8일 00시 57분 등록
역사 속의 영웅들

(원제 : Heros of History)

Will Durant 저, 안인희 역, 황금가지



1. 저자 소개

윌 듀런트 (Will Durant) ( 1885 ~ 1981 )

듀런트는 1885년 신앙심 깊은 프랑스계 캐나다인 가정에서,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났다. 그는 수녀가 교사로 있는 카톨릭계 신학교에서 수학하였으며, 주위의 모든 이들은 그가 성직자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1903년에 다윈, 스펜서, 헉슬리 등을 접하면서 생물학에 심취한다. 이 때 그는 성직자로서의 길을 포기하기 시작했노라 회고한다. 1905년에는 다시 사회주의에 빠져들었고, 스피노자 등을 접하면서 철학으로 영역이 확대되었다. 그 후 철학은 그에게 평생에 걸친 학문이 되었다.

1917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이 대학에서 강의 하다가, 1935년 이후에는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철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1927년 첫 책 < 철학과 사회 문제 (Philosophy and Social Problem) >을 출간하며, 실제 사회문제를 회피하는 철학을 비판하였다. 스스로를 ‘역사를 쓰는 철학자’라고 칭하는 그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총 11권의 <문명 이야기(The Story of Civilization)>을 저술하였고, 1926년에는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책인 <철학 이야기(The Story of Philosophy)>를 완성하였다. 그 밖에도 < Transition >, < The Pleasures of Philosophy >, < Adventures in Genius >, < Interpretation of Life >, < The Lessons of History > 등의 많은 저술을 남겼다.

그는 상아탑에 갇혀 이론을 위한 이론만 펼치던 다른 학자들과는 달리, 그의 사상을 효과적으로 현실화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였다. 그는 실제로 노동자들의 임금 문제, 여성의 참정권, 미국 노동자들의 공정한 근로조건을 위해 투쟁하기도 하였으며, 인종 평등이라는 인권 문제를 강하게 주장하기도 하였다.

그는 그의 평생을 철학자와 역사가로 평판을 쌓으면서, 항상 행동하고 실천하는 따뜻한 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그리고 그의 저서는 천칠백만에 가까운 부수가 판매되며 전 세계인의 가슴 속을 파고들었다.

윌 듀런트 재단 홈페이지에서 그에 대한 소개를 하는 부분은 오스카 와일드의 다음과 같은 문구로 시작한다.

‘Anybody can make history. Only a great man can write it.’

역사는 누구나 만들어내지만, 오직 훌륭한 사람만이 역사를 쓸 수 있다. 물론 그럴 것이다. 그가 그 훌륭한 소수에 해당되는지는 여러분이 판단하시라.

자료 출처 : 도서출판 황금가지 저자소개, 윌 듀런트 재단 홈페이지 www.willdurant.com


2. 마음으로 들어온 구절

9p, 역사는 예를 통해 가르치는 철학이다.

10p, 내게 있어서 역사란 철학의 한 부분이다. 철학은 광범위한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삶과 현실의 광범위한 전망을-당신의 태도를 현실이나 삶의 특정한 부분을 향해 이끌어가는 광범위한 전망 말이다. ... 당신은 적어도 두 가지 방식으로 광범위한 전망을 얻을 수 있다. 하나는 과학을 통해서이다. 그것은 외계 현실의 모든 양상을 물들이고 있는 다양한 과학을 공부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광범위한 전망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은 공간 속의 사물보다는 오히려 시간 속의 사건들을 공부하는 것이다. ... 역사는 시간 속의 사건들을 탐구함으로써 철학적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허락해 주신다면 결론적으로 나는 자신이 역사를 쓰는 철학자라고 생각한다.

12p, 그는 명성보다는 명료성을 위해 싸운 철학자였다. 눈부시고 힘찬 산문으로 글을 썼으며, 또한 인류는 충분한 영감을 받기만 하면 신들과 동일한 위대성의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여겼던 사람이다.
- 존 리틀(Jhon Little)

17p,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직도 자연 상태, 즉 사냥꾼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군사적 팽창은 음식, 연료, 혹은 원료를 위한 사냥에 해당한다.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국민의 먹는 방법이다. ... 국가는 아직 불안하다. 국가의 탐욕은 미래의 필요와 결핍에 대한 방어다.

18p, 어떤 경제 체제도 축적 본능에 호소하지 않고는, 그리고 훌륭한 보상을 통해 더 우수한 능력을 이끌어내지 않고는 유지될 수 없다... 어떤 개인도 어떤 국가도 자기 보존을 위해 싸우려는 의지가 없이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어떤 사회나 종족, 종교도 번식하지 않고는 유지되지 않는다. 그러나 축적의 욕심을 억제하지 않는다면 산발적 도둑질, 대규모 강도질, 정치적 부정 부패 등이 널리 퍼질 것이고, 부(富)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집중되어 마지막에는 혁명을 부를 것이다.

21p, 현재 우리의 이교적인 방종이야말로 그것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보증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방종은 보통 그 반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역사상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연속 장면의 한 가지는 이교적인 방종의 시대에 이어 청교도적인 억제와 도덕적 규율의 시대가 뒤따라온다는 것이다.

22p, 역사에는 방종과 그 반대 사이의 이러한 진자 운동보다 더 즐거운 전망이 있다. 나는 저 볼테르와 기본(Gibbon)의 비관적 결론, 즉 역사는 ‘인류의 범죄와 어리석음의 기록’이라는 결론에 동의하지 않겠다.

40p, 많은 것들이 죽어야 할 순간에 혁명이 나타난다.

43p~43p, 우파니샤드 구루들 중에서 가장 사랑스런 인물 야즈나발키야가 제자인 슈웨타케투에게 이것을 설명하는 말을 들어보자.
“거기 그 무화과 열매 하나를 가져와라.”
“여기 있습니다, 선생님.”
“그것을 쪼개라.”
“쪼갰습니다.”
“거기 무엇이 보이느냐?”
“아주 작은 씨앗들이 보입니다, 선생님.”
“그 중 하나를 쪼개봐라.”
“쪼갰습니다.”
“거기 무엇이 보이느냐?”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친애하는 그대여, 네가 감각하지 못하는 이 가장 섬세한 정수(精髓)-바로 이 가장 섬세한 정수에서 이 큰 나무가 자라 나온다. 내 말을 믿어라....... 이 가장 섬세한 정수야말로 온 세상의 혼이다. 그것이 실체다. 그것이 아트만(자아)이다. 타트 트밤 아시-그것이 바로 너다, 슈웨타케투야.”
“선생님, 내가 더욱 많은 것을 이해하도록 하시는군요.”
“그렇다면 그렇게 되어라.”

85p, 철학은 전체의 빛 속에서 부분을 탐구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주 큰 전체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는 사실이 그 최초의 교훈이다. 부분과 전체의 조화라는 것은 아마도 건강, 아름다움, 진실, 지혜, 도덕성, 행복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의가 될 것이다.

104p, 솔론의 평화로운 혁명은 역사상 용기를 주는 하나의 기적이었다.

117p, 그리스 사람들은 예술이란 삶에 종속된 것이며, 삶은 모두 중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이라고 생각하였다.

122p, 보통 한 시대의 철학은 다음 시대의 문학이 된다. 한 세대 동안 사색이나 탐구의 영역에서 논쟁이 이루어진 사상이나 문제들은 이어지는 세대에 가서 연극, 허구, 시 문학의 배경이 되곤 한다.

122p, 사변적 사색의 깊이에 예술적 형식의 탁월함이 덧붙여졌기 때문에 아테네 황금 시대 문학은 셰익스피어와 몽테뉴가 나타나기 전에는 건드릴 수 없 정도의 높이에 도달하였다.

134p, 부의 한가운데서 빈곤이 늘어났다. 영리한 사람들에게는 돈을 벌 기회를 준 다양성과 교역의 자유는, 순진한 사람들에게는 돈을 전보다 더 빨리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잃어버릴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었다. ... 가난한 사람들은 법령 제정이나 혁명을 통해 부자들을 약탈할 음모를 꾸몄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항해 방어 조직을 만들었다.

135p, 중간 계층과 부유한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질투심에 힘을 주는 것이라고 여겨 불신하기 시작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불평등한 부에 의해 바보가 되어버린 엉터리 평등이라고 여겨 불신하기 시작했다.

144p, 역사는 신문과 마찬가지로 이름과 날짜는 바뀌어도 사건은 언제나 똑같다.

150p, 통상적으로 ‘미덕’이란 두 극단 사이에 있는 황금의 중간(황금률)을 뜻한다. 정치란 한 사회를 구성하는 계층들간의 타협의 기술이다. 모든 사람은 불평등하게 만들어졌다. 부자연스런 평등이 강요되면 상류층은 즉각적으로 반발할 것이다. 그리고 불평등이 부자연스러운 정도가 되면 하류층이 반항할 것이다.

168p, 그는 신체가 어려움을 견디고, 입맛은 곤궁을 견디고, 생각은 사실을, 혀는 침묵을 견디도록 자신을 견디도록 자신을 훈련하였다. 적군(로마)의 역사가인 리비우스에 따르면 그는 ‘전쟁터에 맨 먼저 뛰어들고 맨 마지막에 떠나는’ 사람이었다.

172p, 로마가 그리스를 군사적으로 정본한 데 이어 천천히 그리스가 문화로 로마를 정복하였다. 이렇게 합쳐진 고전세계의 유산이 자라 로마의 도로들과 알프스를 넘어 북유럽으로 건너갔고, 여가 시간이면 당신과 나에게도 넘어와 있다.

179p, 이것은 당신에 관한 이야기이다.
- 호라티우스

234p, 철학은 논리나 배움이 아니라 이해와 받아들임이다.

245p,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겠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루가 19장 26절) 이 말은 세계사를 요약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시장 경제를 아주 훌륭하게 요약해 놓은 말이다.

282p, 르네상스는 두 가지 규율(중세와 종교 개혁) 사이의 막간극이었다.

284p, 르네상스란 시간상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과 사유의 방식이다.

298p, 인간은 자기가 되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이것은 신의 최고의 선물이요, 인간이 받은 최고의 놀라운 축복이다. 짐승은 어미의 몸에서 나올 때 제가 가져야 할 모든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 최고의 정신(천사들)은 시작부터 영원히 지속되도록 만들어진 존재이다. 하느님 아버지는 인간에게만 탄생의 순간부터 모든 가능성과 모든 삶의 씨앗을 주셨다.

307p, 그는 너무 빨리 한 가지 일이나 주제에서 다른 것으로 넘어갔다. 그는 너무 많은 일들에 관심이 있었다. 그에게는 하나의 통합하는 목표, 주도하는 이념이 없었다. 이 ‘보편인(universal man)'은 빛나는 부분들을 이어 붙여놓은 사람이었다. 그는 너무 많은 능력들을 지녔기에 그들을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시킬 수 없었던 것이다.

321p, 그는 자기 시대 가장 위대한 과학자나 엔지니어나 화가나 조각가나 사상가가 아니었다. 그냥 이 모든 것을 합친 사람이었고 각 분야에서 최고 거장들과 경쟁하였다.

322p, 그는 ‘르네상스의 인간’이 아니었다. ... 그리고 ‘보편인’도 아니었다. 그의 다양성 안에는 정치가나 행정가의 자질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 그는 르네상스 그리고 아마도 모든 시대에 걸쳐 ‘가장 풍요로운 사람’이었다.

321p, 하루를 잘보내면 그 잠이 달다. 그렇듯이 인생을 잘 보내면 그 죽음이 달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336p, 교황 : 일이 언제 끝나나?
미켈란젤로 : 예술을 충족시키기 위해 내가 필요하다고 믿는 일을 모두 마칠 때입니다.

346p, 이것은 가장 정직하고 부도덕한 책이다.

371p~372p, 우리는 신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또한 악과 선, 고통과 사랑스러움, 파괴와 숭고함을 뒤섞은 듯이 보이는 우주를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아기를 달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거나, 혼돈에 질서를, 사물에 의미를, 형태나 생각에 고귀함을 부여하는 지적인 의지를 보면, 우리는 세계의 이해할 수 없는 정신을 구성하고 있는 삶과 법칙에 아주 가까이 다가간 듯한 느낌을 얻는다.

466p, 그렇듯 시간마다 우리는 익어가고
그렇듯 시간마다 우리는 썩어가고
그래서 이야기 하나가 열린다.
- 셰익스피어, ‘뜻대로 하세요(1600년)’ 2막 7장 中

471p, 사람은 이곳으로 오는 것과
여기서 떠나감을 견디어야 한다오.
성숙함이 전부요.
- 셰익스피어, ‘리어왕(1605년)’ 5막 2장 中

488p, 경험의 진짜 방법은 우선 촛불을 켜는 것이다(가설). 이어서 촛불을 수단으로 삼아 길을 비추고, 비로소 적절한 경험을 시작해서...... 그것으로부터 공리를 이끌어낸다(‘첫번째 결실’, 잠정적 결론). 그리고 이렇게 확정된 공리로부터 다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실험 자체가 판정을 내려야 한다.
-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498p, 인간의 오성은 메마른 빛이 아니라 의지와 어떤 주입물을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과학은 ‘누군가가 원하는 대로의 과학’이라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이미 가진 것을 참이라고 믿으려 하기 때문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여태까지 접해왔던 다른 역사서들과는 다르다. 어느 한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흐름을 나열하였던 교과서적인 기술과는 다른 양식이다. 시대별로 인물을 선정해서 그를 집중적으로 서술하였다. 물론 간간이 사회적인 배경을 부가함으로써 이해를 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경지식이 원체 부족한 나로써는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러므로,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기에 이 책은 적절하지 않다. 그럼 이 책을 저술한 저자의 의도는 무엇일까. 우선 그의 역사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듀런트에게 역사란 철학의 한 부분이었다. 철학은 광범위한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이다. 인간은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역사를 공부한다. 역사는 시간 속의 사건들을 탐구함으로써 철학적 전망을 얻으려는 시도인 것이다.

그에게 역사는 ‘예를 통해 가르치는 철학’이었다. 인류 역사의 풍경을 이루는 시인, 예술가, 정치가, 철학자들을 역사 속에서 불러내었다. 이 책은 단순히 날짜와 인물과 사건을 모아놓은 것은 아니다. 원래의 의도는 그의 전작인 < 문명 이야기(The Story of Civilization) >를 함축하여 다시 세상에 내놓으려는 것이었지만, 그에 대한 요약만도 아니다. 존 리틀은 이것은 미래 세대의 도덕적 함양과 이익을 위해 과거의 유산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이라 했다. 듀런트의 아래의 말에서도 그 뜻을 읽을 수 있다.

‘......수많은 성인(聖人), 정치가, 발명가, 과학자, 시인, 예술가, 음악가, 연인, 철학자들이 살아서 말하고 가르치고 조각하고 노래하는, 정신의 나라, 하늘의 도시......’

듀런트는 이 ‘정신의 나라, 하늘의 도시’ 의 인물들에게 우리를 안내한다. 그러나 그는 그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무엇을 배우라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는 묵묵히 그들의 세계로 우리를 발 담그게 한다. 그들에게서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 채.


이 책의 2장과 3장은 중국과 인도 문명을 설명하며 그 인물로 노자와 공자 이태백, 그리고 붓다, 마하트마 간디, 인디라 간디를 들고 있다. 그런데 그 유구했던 시간들이 이 인물들로만 축약되기에는 너무 빈약한 느낌이 든다. 노자와 공자가 고대 중국의 대 사상가였으며,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외의 인물로 이태백의 서술만으로 끝나버림은, 인물 선정이나 시간 커버의 면에서 볼 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인도의 서술에서도 붓다에서 현대의 간디까지 훌쩍 뛰어넘어버린 것도 그렇다. 비슷한 이유로 고대 이집트 문명을 다룬 3장도 비판하는 견해가 있다.

반면, 그 이후는 고대 그리스, 로마, 르네상스, 종교개혁, 베이컨과 셰익스피어에 이르기까지 온통 서양사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듀런트도 어쩔 수 없는 서양인이라 서양사에 편중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이전 과제였던 제레미 리프킨의 책에서부터 여러 서양인 저자에게서 느꼈던 아쉬움이 다시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하나 느꼈던 것은 어느 인물에 대한 서술은 상세하게 되어있는 반면 어느 인물은 그렇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메디치 가(家)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부분은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서술된 반면, 체사레 보르지아 같은 인물은 간간히 이름만 나오는 정도이다. 물론 나는 역사에 있어서 어떤 인물이 어느 정도의 위상을 지니고 있고 의미가 있느냐를 감히 논하지 못한다. 그러나 듀런트도 인물에 대한 선정 기준이 있을진대, 그것을 짐작하기가 어렵다. 그저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역사 속의 영웅>은 원래 23장으로 기획되었다 한다. 그러나 그는 21장까지만 마친 채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21장인 셰익스피어와 베이컨 그 이후의 내용은 무엇일까. 계몽주의와 프랑스 혁명과 관련된 인물들이 나올까. 저자는 어느 곳까지 담으려고 했을까. 못내 아쉽고 궁금하다.

세계사의 여러 장면을 접하면서, 간혹 학창시절 이런 저런 것들을 외우느라 혼미했던 기억들이 떠올랐지만, 그래도 세계사의 흐름을 꿰야 한다는 부담없이 각 장면을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다. 이해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배경지식이 필요함은 사실이나, 역사의 개관서 역할은 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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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2007.05.30 18:30:45 *.114.56.245
민선씨의 세월의 깊이에서 저자와 책을 바라본 글, 참 좋습니다. 연구원에서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깊이에서 작가와 작품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 얼마나 좋습니까?. 사부님을 중심으로 한 연구원이, 글이, 그리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신선한 기운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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