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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8일 20시 36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독일 최대 종합 주간지 <디 차이트 Die Zeit> 인문 과학 전문기자. 카를루스 대학과 베를린 대학에서 각각 물리학과 출판학을 전공했다. 인간의 삶과 직결된 과학적 질문들을 흥미롭고 날카롭게 탐구한 칼럼들로 과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높인 그는 독일에서 가장 유머러스한 과학자이자 영향력 있는 인문 과학 저널리스트로 손꼽힌다.

 

울리히 슈나벨은 안드레아스 젠티커와 함께 쓴 세계는 머릿속으로 어떻게 들어오나? – 의식 연구가의 작업장 순례기가 베스트 셀러가 되며 과학 분야 스타 저널리스트가 되었고, 2006년에는 그 해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에게 수여되는 게이르그 폰 홀츠브링크 상을 수상했다. 또 다른 저서 믿음의 측정 2009년 올해의 과학책에 선정되었으며, 2010년에는 고학을 대중에게 알기 쉽게 전달한 공로를 인정받아 베르너와 잉게 그뤼터 상을 받았다.

 

울리히 슈나벨은 이 책을 통해 사회 전반을 물들이고 있는 시간 부족과 과도한 중압감의 원인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휴식을 즐길 수 있는지 제시한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번 아웃 신드롬에 빠져 있다. 언제 어디서든 접속 가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뒤처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끝없는 중압감 때문에 단 한 시간도 인터넷과 전화, 메신저를 차단하지 못한다. 이런 삶에서는 여유와 집중력만 잃는게 아니다. 훨씬 더 근본적인 것,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을 허비하고 만다. 이 책은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휴식이야말로 완벽주의와 조급증에 빠진 현대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유일한 해법임을 가르쳐준다.

 

슈나벨은 국내 언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문기자로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났죠. 그런데 하나같이 ‘~할 시간이 없다고 말하더군요. 사회 전반을 물들인 시간 부족의 원인이 뭔지 파고들고 싶었습니다. 이런 생활습관 속에선 나를 돌아보는 휴식은 사라져 버려요.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없앤다는 건 한 번뿐인 인생을 허비하는 것과 다름없어요. 좋아해서 하는 일, 생계와 명성에서 자유로운 일에 몰두해 보세요. 상상력이 샘솟고 활력이 넘치게 되죠. 이게 바로 휴식이 주는 마법입니다.”

 

그는 자신의 책이 무겁게 읽히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한다. 독자들이 침대에 누워 제 책을 읽으며 휴식 시간을 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고 한다. , 이제 나름대로의 휴식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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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행복의 중심, 휴식 저자 소개

매일경제신문저자와의 대화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717263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문구

 

P00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연평균 근무 시간은 2256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다. 독일보다 800시간 이상, 일본보다 500시간 이상 많으며 한국 다음으로 낮은 그리스보다도 200시간 이상 많은 수치다. 자연히 여가 시간은 OECD 회원국 중 최하다. 어린이와 청소년도 쉴 시간이 모자라기는 마찬가지다. 역시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어린이, 청소년들의 공부 시간은 세계 1위인 반면 행복지수는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고 해마다 점점 낮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자살률이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1위다.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끝없는 업무, 공부의 중압감과 성공의 압력으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내몰리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è  이 부분을 읽으며 내 책이 이 시대, 이 나라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명감을 가지고 책을 써야겠다. 아울러 잘 만 쓰면 꽤 잘 팔릴 것 같지 않은가?

 

P006 흔히 우리는 휴식을 아무 것도 하지 않음이나 자유 시간으로 여긴다. 그러나 원래 휴식은 전혀 다른 것을 뜻한다. 오스트리아의 사회학자 헬가 노보트니는 휴식을 자기만의 시간이라고 표현하며, “휴식은 나와, 내 인생에게 중요한 것 사이의 일치를 뜻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철학자들 역시 휴식을 신들에게 가까이 가는 최고의 행위로 묘사했다. 예술, 음악, 철학, 종교 축제와 같은 한가로운활동을 통해 인간은 영혼의 평화 맛보며 인생이 본래 추구하는 영원함이라는 순간을 누린다고 본 것이다. 그러므로 휴식은 빈둥거림과는 다르다. 아니 정반대다.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가장 깊숙한 내면과 만나는 시간, 이것이 휴식의 본래 의미인 것이다.

 

Chapter 1. 우리는 왜 날마다 바쁜가

 

P023 “시간을 절약해주는 새로운 기술은 그게 어떤 것이든 우리 활동의 리듬과 흐름을 가속화한다. 결국 새 기술은 우리에게 더 많은 시간을 선물하는 게 아니라, 일거리만 더욱 부풀린다.” 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의 명언이다.

 

P028 [파킨슨 법칙]어떤 일이든 그것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주어질수록 작업량 또한 그만큼 늘어난다.” 본래 공무원 수의 증가를 두고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시릴 노트코트 파킨슨이 반쯤 농담 삼아 만든 법칙이기는 하지만, 이는 직장과 가정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작업 과정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파킨슨 법칙을 좀 더 친절하게 해석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기술로 시간을 절약하는 그만큼, 우리의 욕구와 요구 또한 증가한다.’

 

P031 이들은 대개 시간 부족이라는 문제가 개인의 차원에서 다루어야 할 것이며, 적절한 대도 변화만으로도 아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 시간 부족이라는 느낌은 더 이상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라는 집단의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늘 허덕이고 서두르며 사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 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바로 그래서 시간부족이라는 현상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사람들조차 그렇지 않은 사람과 똑같이 시달리는 것이다.

è  동의한다. 외부적인 것들의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으니 나도 함께 달리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다. 시간 부족의 느낌은 사회적 차원의 문제다.

 

휴식을 위해서는 따로 특별히 시간을 내 익숙한 일상으로부터 탈출해야만 하며, 이를 위해서는 많은 돈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P034 휴식은 오로지 충분한 시간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도 떨어져 나와야 한다.

 

결국 휴식의 기술은 자유 시간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에 달린 게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휴식이란 밀도 있는 순간을 말한다. 이런 순간은 시간적으로 몇 시간 혹은 며칠까지 확장될 수 있다. 곧 단 한 가지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오로지 자신만의 시간을 누리는 것이다.” 헬가 노보트니의 말이다.

 

P037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시간과는 별 관계가 없으며, 어떤 태도와 관점을 갖느냐에 달린 것이다.”

 

P038 시간 압박이라는 것은 분과 초 단위로 측정할 수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하루의 리듬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느낌을 가져야만 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만 한다.

 

P039 공무원이 언제 어떻게 업무를 처리할지 스스로 결정할 권한이 적으면 적을수록, 당사자는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그만큼 심장마비나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커졌다.

 

자신의 삶이 어떤 조건을 가져야 하는지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만 한다. 자신의 무얼 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은 스트레스에 덜 시달렸으며, 더욱 건강했다. 한정된 시간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느냐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다. 업무량의 정보보다는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게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근심 걱정에 시달리며 위궤양을 앓는 사람은 바쁜 경영자가 아니라, 쉬지도 않고 이런저런 지시를 해대는 상관에게 시달림을 당하는 부하 직원이었다.

è  나 역시 전 직장에서 그랬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쉬지 않고 해야 했다. 그것은 정말 지옥이었다.

 

P040 자신의 시간을 다스릴 수 있는 지배권을 갖는 것이야말로 시간 부족과 끊임없는 압박감에서 해방시켜 주는 가장 중요한 열쇠 가운데 하나다. 참다운 휴식을 누리기 위해서는 아직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그건 바로 끊임없이 산만함에 시달리지 않고 순간의 행복을 충분히 음미할 줄 아는 능력이다.

 

P042 항상 더 많이 욕심을 내는 대신, 행복이란 무릇 절제 안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는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 정말 제대로 맛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맛보는 대상이 아니라 온전히 그것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되는 문제다.

 

P043 덜 누리는 것이 더욱 많은 기쁨을 준다.

 

[기회비용] 어떤 것을 선택함으로써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 발생하는 게 기회비용이고, 대부분의 경우 얻은 것을 두고 기뻐하기보다는 놓친 것을 아쉬워하게 마련이다. 실망은 미리부터 예고되어 있는 셈이다.

è  1년 넘게 직장을 다니지 않았으니 1년간의 연봉이 나의 지난 1년간의 기회비용인 셈인가? 그럼 얻은 것은 무엇인가? 얻은 것이 1년 연봉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인가?

 

P047 “갈수록 시간이 점점 더 부족하다는 사람들의 불평은 부분적으로 볼 때 쓸 수 있는 시간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가졌기 때문에 비롯되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수입의 증가와 더불어 갖고 싶은 것, 누리고 싶은 것도 늘어나는데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킬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사람들은 시간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이다.

 

P048 “진화를 거치면서 알고 있는 먹이와 잘 모르는 것, 그리고 적을 가장 빨리 구별해낼 줄 아는 생명체만이 살아남았다. 새로운 신호는 언제나 변화를 뜻하며, 이를 빨리 알아차림으로써 반응도 신속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마르데부르크의 신경생리학자 에므라 뒤첼의 설명이다. 바로 그래서 두뇌는 새로운 것을 자각할 때 특히 많은 도파민을 분비하며, 이런 발견을 부상이라는 느낌과 결부 짓는 것이다.

 

P049 인간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쇠퇴하며, 이 전달 물질의 농도가 떨어진다. 노인이 새로운 것을 보며 느끼는 즐거움이 어째서 확연히 줄어드는지 수긍이 가는 설명이다.

 

P50 [쿨리지 효과] 제 아무리 멋진 작일지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매력은 시들해지고 새로운 이성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 쿨리지 효과라고 부른다. 미국 대통령을 지낸 캘빈 쿨리지의 이름을 딴 것이다. 어느 날 부인과 함께 양계농장을 방문한 쿨리지는 교미에 열중하고 있는 수탉을 보았다. 그러자 쿨리지 부인은 저 수탉이 암탉과 얼마나 자주 저런 짓을 하느냐고 눈이 동그래져 물었다. 하루에 족히 열두 번은 넘는다는 대답에 그녀는 부디 그걸 제 남편에게 똑똑히 말씀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 얘기를 들은 대통령은 농부에게 수탉이 매번 같은 암탉과 교미를 하느냐고 물었다. “아니죠, 무슨 말씀이세요. 늘 다른 암컷과 한답니다.” 농부는 멋쩍은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다. 이에 쿨리지는 부디 그걸 제 아내에게 똑똑히 말씀해주세요!”라고 말했다.

 

P051 시간에 쫓기며 허덕이는 일상의 느낌은 상당 부분 끊임없이 더 나아지기를 원하는 갈망과, 이미 주어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는 무능함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바로 그래서 에피쿠로스와 같은 철학자와 불교의 스승은 언제나 행복에 이르는 길은 욕심을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데에서 열린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리라. 끝없는 욕심을 채우려 도파민의 물결에 휩쓸리다 보면 평안함에는 결코 이를 수 없다.

 

P052 무거운 짐을 버릴 때 풍선은 비로소 날아오른다.

 

P053 휴식은 두 가지 핵심 조건으로 정의할 수 있다. 우선 자신이 시간의 주인이 되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둘째 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더 나은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런 현명한 포기야말로 발로 지금이라는 유일한 순간에 온전히 주의를 모으고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현재를 온전하게 맛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믿었듯, 순간의 기쁨을 통해 신의 경지에 근접하리라.

 

Chapter 2. 정보 홍수에서 살아남는 기술

 

P057 받아들이는 정보가 늘어날수록 그것을 처리할 시간을 빠듯해질 것이고, 결국 정보의 홍수는 주의력과 창의력 고갈이라는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허버트 알렉산더 사이먼의 1969년 강연

 

P061 철저한 오프라인이 독창적인 시도임에는 틀림없지만, 정보사회에서 디지털 네트워크와의 완전한 결별은 장기적으로 볼 때 결코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핵심은 늘 그렇듯 균형에 있는 게 아닐까? 인터넷, 이메일, 휴대전화 등에 끌려다닐 게 아니라,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디지털 정보에 잡아 먹히는 게 아니라, 한가롭고 여유로운 자세로 생각의 힘을 더욱 키워가야 할 것이다.

 

P072 [의지력은 힘 저장고와 같다] 사회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의지력이라는 게 일종의 힘 저장고와 같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의지에 따른 행동을 하는 동안 그 저장고에 담긴 힘을 끌어다 쓰다가 저장고가 바닥나면 우리의 의지도 무너진다. 그러니까 의지를 필요로 하면 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힘은 쉽게 고갈되는 탓에 당장 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저장고가 텅 비게 될 때, 바우마이스터가 자아 탈진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일어난다. 혼자 힘으로 거의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하며, 중요한 것을 그렇지 않은 것과 구분하는 게 엄청나게 어려워진다.

è  나는 무슨 일이든 정신력으로 이겨 낼 수 있다 믿었다. 굳은 의지라면 못할 일은 없다라고 나를 다그치며 살았다. 그러다 바이마이스터의 주장대로 나의 의지력이 고갈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나는 탈진했고 아무 것도 못하게 되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던 연구원 동기가 중간에 과정에서 이탈하게 된 것 또한 그의 의지력 저장고가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일 것이다.

 

P074 심리학자들은 자기통제력을 지나치게 혹사하지 말라고, ‘의지력 저장고가 남김없이 비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결심하면 목표를 빗나갈 뿐만 아니라 정반대의 상황에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언제나 도움이 되는 것은 차근차근 한 걸음씩 옮기는 전략이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이 습관적으로 먹던 초콜릿의 개수를 점차 줄여가듯, 전자우편함을 열어보는 횟수 역시 최소한 한 시간에 한 번씩으로 제한한다. 이 정도만 해도 자기 통제는 벌써 충분히 이뤄진 셈이다. 이런 태도 변화가 습관이 되면(의지력은 짜릿한 성취감을 맛볼 때마다 더욱 커진다.) 다음 구체적인 단계로 나아간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생활습관의 변화를 꾀하면서 너무 지나친 야심을 갖는 것은 금물이다.

è  새벽 기상을 습관화하고 싶었던 나는 스승에게 변화를 서서히 할 것인지, 급격히 할 것인지에 대해서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스승은 변화는 급격히 해야 한다고 답하셨고 나는 그리 시도해보았다. 원래 새벽잠이 많은 나는 오래지 못해 새벽 기상을 지속할 수 없었고 자괴감만 커졌다. 변화는 서서히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예전과 완전히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P075 바닥을 드러낸 의지력 저장고를 다루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확히 단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긴장을 풀자!” 3분 정도만 적극적으로 긴장을 풀어주면 기진맥진한 의지력일지라도 이내 원기를 되찾는다. 물론 긴장을 해소하는 데도 의지의 힘이 필요하다. 이 힘이 일간 고갈되었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라는 치유로의 전환을 이루기가 무척 힘들어진다. 그러니 정신을 텅 빈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 전에 예방 차원에서라도 거듭 휴식을 가지는 게 좋으리라.

è  어떻게 긴장을 풀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3분 정도만 긴장을 풀어 의지력 저장고를 채울 수 있다면 굳이 예방차원으로 자주 휴식을 가질 필요가 없지 않은가란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P080 작업 기억은 선택 가능한 것들 사이를 가늠해보고 어느 것 하나를 결정하며 주의력을 한 가지 일에 몰두하게 하는 능력의 기반인 셈이다.

 

P082 두뇌 연구자 에른스트 푀펠은 그저 지친 것일 뿐인지 아니면 정말 휴식을 가져야만 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간단한 법칙을 귀띔해준다. 하루를 마친 저녁 시간, 조용히 홀로 앉아 오늘이라는 시간을 다시 떠올려보며 무언가 창의적인 것을 한 게 있나 자문해보라는 것이다. “창의성이야말로 침착하고 평온한 성격의 사람이 갖는 가장 중요한 증표다. 그저 주어진 일만 처리하며, 주도적으로 이끌기보다 끌려 다니는 일에 익숙한 사람은 그만큼 절박하게 휴식을 필요로 한다.” 푀펠의 말이다.

è  지친 것과 휴식을 가져야 하는 것과의 차이가 불분명하지만 아마도 지친 것은 육체적 휴식만으로 회복이 가능한 상황이고 휴식은 육체와 정신의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 전직장에서 어느 순간 창의적인 생각을 전혀 할 수 없는 순간이 왔었다. 일이 두렵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닥을 친 순간이었다.

 

P086 여우는 아는 게 많지만, 고슴도치는 딱 한 가지 큰일에만 집중한다.

 

고슴도치는 세상을 단 하나의 빛, 최상위에 있는 개념으로 해석하려 하는 반면, 여우는 이론 따위에 집착하기보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경험을 하고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벌린에 따르면 플라톤, 헤겔, 마르크스는 고슴도치이며, 아리스토텔레스, 셰익스피어, 괴테는 여우에 속한다.

 

P091 책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그 안정성에 있다. 책은 우리에게 움직이지 않는 휴식의 시간을 가져다 주는 동시에 우리를 시간으로부터 벗어난 차원으로 끌어올려 준다.

 

Chapter 3.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행복

 

P094 키케로와 몽테뉴, 마크 트웨인, 윈스턴 처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그리고 존 레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이들은 모두 침대 위의 평안을 무척 즐기며 잠을 사랑했다.

 

미국의 정치가이자 피뢰침 발명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아미 18세기에 새벽의 조기 기상을 찬양하며 일종의 도덕 지침을 통해 자신과 동시대인들을 끊임없이 몰아세웠다. 결코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항상 무언가 유용한 일을 하라. 쓸모없는 일은 일절 금하라.”

 

P095 자신의 하루 일과를 과학적인 철저함으로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이 사상가께서는 자연의 법칙만 엄밀한 계산으로 연구한 게 아니었다. 심지어 일기장에 매 시간 무얼 했는지 꼼꼼히 기록하면서 마침내 1748젊은 상인에게 주는 충고라는 제목의 책에서 근대 산업 사회의 강철과도 같은 교조가 된 가르침을 선포했다. 시간은 돈이다.”

è  나는 벤저민 플랭클린의 절대 신봉자였다. 시간은 돈이고 쓸모없는 일은 삼가고 유용과 효율로 모든 것을 평가했다. 나는 근대 교육의 가르침을 맹신한 학생이었나?

 

P096 휴식은 몸과 마음의 평안과 창의성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지름길이다.

 

물론 이러한 접근 방식을 두고 결국 휴식이라는 게 다시금 유용성이라는 지상명제에 충실하려는 단순한 수단에 지나지 않느냐는 반론을 할 수는 잇다. 그래봐야 말을 빙빙 돌린 것일 뿐, 핵심은 일을 더 잘 하기 위해서 쉬자는 것 아니냐는 지적 말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말하는 휴식은 단순히 잘 먹고 잘 사는 것 이상을 뜻한다. 잘 먹과 잘 산다는 전래의 표현이 암시하듯 여기서 이라는 말은 유용성과 효용성을 뛰어 넘는 가치를 담고 있다. 물질적 풍요만이 아니라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을 때라야 진정 잘 살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이번 장에서는 오로지 실력만을 기준으로 삼는 현대 사회의 척도에 비추어 판단해도 휴식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P097 지혜의 왕 솔로몬은 마치 오늘날 사무실 노예의 근심걱정을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3000년 전에 이미 잠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다.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 도다.” 시편 127편의 말씀이다. à 바로크 음악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근대 합리론의 창시자 르네 데카르트

 

P099 게으름을 떳떳하게 즐기는 법의 저자 톰 호지킨슨과 같은 열정적인 게으름뱅이는 그래서 잠이야말로 인생을 살며 누리는 가장 중요한 기쁨 가운데 하나라고 치켜 세우며, “슬픔을 이기게 해주는 좋은 친구이며, 아예 한발 더 나아가 창의적 생산성의 원천이라고 칭송한다. “푹 자고 나면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을 맛본다. 한결 상쾌하고 너그러워지며 남을 돕고 싶어진다. 또 더욱 생산적이 된 것 같다. 하루 일과를 서너 시간이면 해낼 수 있으며,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을 휴식에 할애한다.” 이 밖에도 잠을 자면 온갖 잡생각을 잊을 수 있다. “계산적으로 따지기만 하는 이성을 잠재우고 더 큰 힘에 우리의 손을 내맡긴다.” 성과 중심의 현대 사회는 노예를 몰아세우듯 다그친다. “덜 자고, 더 일해라!” 이에 맞서 호지킨슨은 휴식을 향한 신앙고백을 외친다. “덜 일하고 더 많이 자라!”

è  나는 낮잠을 자면 죄책감을 느낀다.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상실감도 느낀다. 저녁에 7시간, 낮에 2시간 정도 하루의 9시간을 잠으로 보낸다면 정상인가? 하지만 자고 나면 몸이 개운하고 일의 능률이 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몇 시간을 자든 상관없다는 것인가? 다만 걱정되는 것은 늘어나는 몸무게와 직장에 다니게 되면 하루 종일 직장에서 낮잠 없이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편안히 쉴 때 우리 몸은 오히려 놀라울 정도로 활발히 활동한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은 시간이지만, 우리 몸은 회복과 재생의 과정에 몰두하며, 동시에 기억력과 자신감 그리고 창의력을 키우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P101 잠은 의식의 손실인 것 같지만, 사실 의식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P103 얕은 수면 단계는 우리 몸이 피로를 회복하는 데 중요하기는 하지만, 정신이 휴식을 취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신적 휴양은 깊은 수면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완만한 파장의 델타파는 무엇보다도 하루를 보내며 익힌 사실 지식(지식 기억)을 보존하고 특정 사건의 기억을 굳히는데 기여한다.

 

P105 특히 우수한 성과를 자랑한 학생은 잠들기 직전에 공부를 한 쪽이었다. “아무래도 공부를 하고 이내 수면을 취하면 기억이 든든하게 다져지는 게 틀림없다.” 얀 보른이 내린 결론이다. 바꿔 말해서 새로운 언어나 어려운 자료는 될 수 있는 한 저녁에 공부를 하고 곧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나머지는 깊은 수면의 델타파가 다 알아서 처리한다.

 

꿈을 꾸는 단계는 다른 기능을 자랑한다. 렘수면을 하는 동안 우리는 무엇보다도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자동으로 이뤄지는 행동을 배운다. 이를 두고 절차 기억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자전거 타기, 피아노 연주, 넥타이 매기 혹은 화장이나 특정 도형의 연속을 빠르게 알아내는 능력이 절치 기억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절차 기억은 행동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일종의 숙련도를 관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능력은 주로 잠을 자며 꿈을 꾸는 단계의 도움을 받는다.

 

P106 델타파를 강화함으로써 언어 암기 능력은 좋아질지 모르나, 그 대신 의식하지 않는 가운데 자동으로 이뤄지는 행동 능력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P108 “낮에 잠을 잔다고 해서 일을 덜 하리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하오. 그런 생각이야말로 상상이라고는 모르는 아둔함의 극치이지. 무슨 일이든 이틀, 그러니까 최소한 하루 반나절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나는 굳게 믿소.” 어쨌거나 처질 자신의 말을 빌리자면, 그가 제2차 세계 대전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매일 낮잠을 잔 덕분이었다고 한다.

 

수면 로비스트 사라 메드닉크가 낮잠을 소중한 것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l  주의력을 100%까지 끌어 올린다.

l  운동 능력과 정확함을 키워준다. 음악가, 댄서, 육상선수 등은 물론이고 기술자, 상인 혹은 외과의사에게도 커다란 도움을 준다.

l  지각능력과 결단력을 향상시킨다.

l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위험을 현저히 끌어내린다.

l  동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l  잠을 충분히 자면 단 것이나 기름진 스낵 따위를 즐기지 않게 되어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된다.

l  잠을 자는 동안 새로토닌이라는 물질이 두뇌에 활발히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l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피곤함을 이기려고 입에 대한 약물이나 알코올의 의존도를 떨어뜨린다.

l  기억력과 창의성이 높아진다.

l  지나친 피로감을 막아주어 밤잠을 잘 자게 한다.

l  게다가 더욱 달콤한 성생활을 할 수 있다.

 

P111 한때 동료였으며 나중에 에디슨에게 경쟁의 칼날을 겨눴던 니콜라 테슬라는 잠에 관한 에디슨의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그는 매일 밤 네 시간밖에 자지 않아요. 하지만 낮에 두 번 낮잠을, 그것도 매번 세 시간씩 잡니다.”

 

역사에서 위대한 업적을 자랑하는 위인일수록 시에스타(낮잠)’의 가치를 꿰고 있었다. 처질, 나폴레옹 혹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역사의 걸물이 밤잠을 적게 자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낮 시간에 필요한 휴식을 즐기는 기술을 완벽하게 터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P116 일체의 활동을 거부한다는 것은 사회 통념에 맞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부단히 무언가 재미있는 일을 해야만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P117 아무런 목적없이 몽상에 잠긴다는 게 결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정반대로 지극히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는 증거를 과학이 찾아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물끄러미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우리의 머릿속은 깨끗이 청소가 된다. 물론 이런 청소 작업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자아의 자신감을 확인하고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에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다. 가만히 쉬면서 머릿속을 비워내는 일은 우리가 돌연 얻어내는 감탄과 성찰의 체험, 아하, 그렇구나!”하는 깨달음의 바탕이다.

 

P118 [디폴트 네트워크] 예상과 달리 두뇌는 정신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그 활동을 더욱 강화했던 것이다! 이 같은 신경 활동의 기묘한 특성을 두고 라이클은 나중에 디폴트 네트워크라고 불렀다. 그러니까 이 네트워크는 우리가 어떤 특별한 것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떠오르는 대로 생각의 물결을 따라갈 때 작동한다.

 

P119 이 디폴트 네트워크는 하루 일과 중에 긴장을 풀고 몽상을 즐길 때뿐만 아니라, 잠을 자는 동안이나 의식불명 상태의 환자, 심지어 원숭이에게서도 일어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P122 합리적이고 의식적으로 계속 문제와 씨름하라. 그러나 결정은 미루어두자. 더 이상 신경 스지 말고 잠자리에 들어 그 문제를 베개 삼아 잠을 자도록 하자. 그럼 당신의 대뇌피질에 자리한 무의식의 직관이라는 네트워크가 당신을 위해 나머지 일을 처리할 것이다.

 

[세렌디피티 원리] 미국의 사회학자 러보트 K. 머튼은 약 50년 전에 일부러는 찾은 것은 아니지만 이론적으로 준비작업을 한 두뇌에 떠오른 우연하지만 중요한 깨달음을 두고 뜻밖의 운 좋은 발견(Serendipity)’이라는 뜻으로 이렇게 불렀다.

 

P124 이 모든 사례에서 성공을 이끌어낸 것은 실험을 즐기는 정신과 진지한 고민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것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열린 정신의 특별한 조합이다.

 

P127 행복이라는 상태는 두뇌에 작용하는 정신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의식적으로 가꾸어낼 수 있다.

 

P128 브레멘의 선 스승 미하엘 자바스는 명상이라는 게 자신의 생각을 평소처럼 따르는 게 아니라, 영화관의 관객처럼 조용히 앉아 자신의 두뇌가 화면에 투사하는 다소 혼란스러운 단어나 말 혹은 영상등을 물끄러미 지켜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럼 점차 이 모든 게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인상이 속에서부터 차오른다고 한다. 그저 오롯한 이 순간에 존재함이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P131 지금 바로 이 순간 하는 것에 온전히 집중할 것! 그리고 이런 경험을 거듭 되풀이할 것! 이게 바로 명상이다. 명상은 결국 어떤 일을 하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정신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명상은 어떤 특정한 대상을 익히 아는 친숙함으로 관리하는 정신의 단련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달라이 라마는 말한다. 여기서 특정한 대상이란 외부의 사물일 수도 있고, 내면의 경험을 뜻하기도 한다.”

 

P132 명상은 자극과 반응이라는 도식을 자동적으로 따르지 않는 훈련이다. 다시 말해서 모든 감정과 우연한 생각의 뒤를 따르지 않는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모든 생물체와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정보를 처리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존재다. “내 두뇌는 오로지 상황에 매몰되어 어떤 게 나에게 좋은 것이고, 무엇이 나에게 나쁜 것인지 알아내려고 계속 정보를 받아들이려 안간힘을 쓴다.” 푀펠은 진화로 물려받은 이런 습성을 탈피하는 게 무척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P135 핵심은 끊임없이 외부의 자극에 시달리느라 산만하지 않고 오롯이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또다시 오지 않는 귀중한 것이라는 심오한 깨달음을 놓치지 않는 데 있다.

 

위대한 게으름뱅이의 갤러리

 

P147 존 케이지는 비평가들이 <4 33>는 음악도 아니라고 떠들어댈 것을 충분히 예견했다. 어떤 것을 예술로 볼 것인가 아닌가 하는 물음은 사안의 본질과 전혀 상관없는 것이라고 케이지는 반박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관찰자 혹은 청중의 접근방법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당신이 찬단한다면 예술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다.”

 

P149 외부에서 생활리듬에 박자를 지시하는 쪽이 없다면, 이 내면의 시계는 24시간의 하루가 아니라, 25시간의 하루를 따르는 것으로 벙커 실험은 확인해 주었다.

 

P150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언제나 두 가지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하나는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이며, 또 다른 하나는 나 자신과의 관계다. 이를테면 내면의 자율성과 같은 것을 반드시 가꿔야 한다. 고요함은 집중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고요함을 우리에게 외부의 소란으로 생겨나는 중압감을 덜어준다.

 

P153 이명, 식욕부진 혹은 폭식, ADHD(주의력 결핍과 과다행동장애), 수면장애 등 증상의 팔레트는 다채롭기만 하다. 그러나 그 원인은 하나다. “더 이상 자기 자신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몸이 아는 것이죠.”

 

많은 환자들이 끊임없이 자신의 역할을 감당해야만 한다는 느낌에 시달린다. 또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떤 소망을 가지고 있는지 완전한 인격체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는 공허함을 호소한다.

 

P154 진정성을 보여줘야만 하며, 말과 행동이 어긋나지 않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바로 지금 여기라는 순간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순간이 무엇을 가져다줄지 모르더라도.

 

P162 남자와 달리 여성은 관조하고 명상하는 휴식을 누리기 어려운 탓이다. “여자는 너무 많은 역할을 감당하면서 동시에 수많은 일을 매끄럽게 처리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성은 흔히 자신이 사라지면 세상이 더 이상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또 아마 실제 그럴 것이다.

è  동의한다. 여자들은 너무 바쁘다. 쉬고 싶어도 주위에서 수많은 요구들을 하기 때문에 쉴 수가 없다.

 

P163 막판에 가서 우리는 정작 무얼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돌아보는 그 순간, 우리 인생은 이미 지나갔다.

 

P165 휴식을 갖고 편안함을 즐기는 것도 중요해요. 무엇보다도 자신의 몸이 요구하는 소리를 잘 들을 줄 알아야죠.

è  몸은 정신보다 훨씬 정직하다. 정신은 온갖 이유를 대가며 변명을 하지만 몸은 상태 그대로를 말해준다. 몸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P166 경쟁은 잠을 자지 않는다. 휴식은 허약한 자만의 것이다. 게으름은 모든 악덕의 시초다.

è  나 역시 이러한 문구를 머리 속 깊이 새기며 쉴새 없이 동동거렸다.

 

Chapter 4. 가속화의 체계

 

P171 진정으로 인생을 즐기는 것을 그르치는 것은 결국 지나친 욕심이지 않은가?

 

행복이란 바로 우리 발 앞에 놓여 있다는 진실 말이다. 우리로 하여금 진정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유일한 것은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야심이다.

è  그렇다. 내가 쉬지 못하는 이유 또한 야심 때문이다. 이것을 내려 놓아야 쉴 수 있는 것인 것? 사부님 말대로 내가 잘 하고, 하고 싶은 한 가지에만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고 나머지 것들은 겸허히 놓을 줄 알아야 하는 것인가?

 

P173 속도를 중시하는 현대인의 사고를 떠받드는 기초는 벤저민 프랭클린이 시간은 돈이다하고 외쳤던 1748년 훨씬 이전에 놓인 것이다.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중세의 수도원을 합리적인 경영의 첫 모델로 묘사한다. 결국 수도원은 수도사들에게 규율, 규칙의 엄수 그리고 속세의 체념을 요구한 것이다.

 

P185 말하자면 우리는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계속 더 빨리 뛰어야만 한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아서는 안된다.

 

P187 일반적으로 말해서 더욱더 짧은 시간 안에 훨씬 더 많은 인생을 살려고 안간힘을 쓴다. 인생 전반에 걸쳐 빨리, 더 빠르게!”하는 닦달이 커다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모든 것을 집어 삼킨다. 더욱이 이 소용돌이는 하나가 아니라, 세 개의 원인을 갖는다. – 기술의 가속화, 에너지 소비의 가속화, 시각의 가속화

 

P195 [달리는 정지 상태] 이런 연관을 목도할 때 우리는 프랑스 철학자 폴 비릴리오의 달리는 정지 상태라는 논제를 자연스레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계속 시간에 쫓기는 사회에서는 뿌리 깊은 진정한 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겉으로는 달리는 것만 같은데 사실은 멈춰있는 셈이다. 동시에 모든 사람은 극도의 긴장감에 시달린다. 끝 모르는 가속화는 개별 기업에 더욱더 높은 압력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을 착취하고 혹사시킬 수밖에 없다.

 

P200 ‘가속화의 체계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역사의 발달이나 과학의 발전 혹은 경제의 경쟁논리만 바라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우리 인간에게 더없이 소중한 의미의 차원을 눈여겨봐야만 한다. 삶과 죽음을 둘러싼 우리의 생각, 어떤 게 진정 올바른 삶일까 고민하는 우리의 형이상학적 성향을 두루 살필 때 비로소 휴식은 그 넉넉한 품을 내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P206 “성공할 것! 섹시할 것! 좋은 엄마일 것! 남편에게 기대지 않고도 얼마든지 잘살 것! 가족을 꾸릴 것! 완벽한 인생을 살 걸!” 이런 요구 목록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이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을지 의심부터 드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안젤리나 졸리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 것을 잊지 않고 이 모든 것을 매끄럽게 소화한다.

 

P210 “네가 피토클레스를 부자로 만들고 싶다면, 그에게 돈을 줄 게 아니라 그의 욕심을 줄여줘라.” 에피쿠로스의 가르침이다.” 에피쿠로스의 가르침이다. “없는 것을 탐하느라 있는 것을 무시하지 말고, 이 있는 게 소중한 것임을 깨달아라.”

 

P211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행동할 뿐, 어디 다른 곳에 이르거나 무슨 다른 것을 이루려는 야심을 버릴 때, 우리는 참다운 휴식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휴식은 모든 초월 경험의 전제조건이며, 동시에 이 경험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과 인생을 화해시키는 최고의 방법인 것이다.

 

Chapter 5 휴식의 섬을 찾아서

 

P226 뇌가 처리해야 하는 자극이 많아질수록 집중하기가 어려우며, 자기 자신을 온전히 추스르지 못한다. 반대로 이런 자극의 밀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자연에서는 이 정신력의 저장고가 충실하게 채워진다.

 

P227 중요한 것은 올바른 균형을 찾는 일이다. 도시의 번다한 생활을 새로운 자극, 계획의 온상으로 활용하면서도 종종 자극이 적고 평온한 환경 속에서 휴식을 즐길 기회를 갖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도시 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다.

 

P228 가장 즐겨 하는 주된 일 가운데 하나가 외부로부터 덧씌워진 의무로부터 끊임없이 나를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작곡가 볼프강 림은 말한다. 창조적이고자 한다면 약속과 일정으로 채워지지 않은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내야만 한다는 것이다. 림이 볼 때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에게 충분한 시간을 허락하는 것이다.

 

P234 사회학자 하르트무트 로자는 그래서 휴식을 구하는 이들에게 오디세우스 전략을 추천한다. 무한한 가능성을 약속해주겠다는 저 세이렌의 노랫소리에 홀리지 않기 위해 자기 자신을 스스로 붙들어 매는 것이다.

 

P236 물론 막상 그날에 이르면 보통 우리는 두 가지 장애에 직면한다. 그 하나는 지루함이다. 그저 쓸쓸하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지루함을 과연 참아낼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자연스레 고개를 드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자유로운 시간을 특히 잘 활용해야만 한다는 기대에 따른 압박감이다. 창조적인 생각을 하든, 그저 긴장을 풀고 본격적으로 휴식을 하든, 정말 좋은 시간이 되어야만 할 텐데 하는 기대감 말이다.

 

그러나 뭔가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과 휴식은 서로 대척점을 이루는 개념들이다. 휴식을 알아볼 수 잇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아도 좋다는 편안한 감정이다. 애써 긴장을 풀어야 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는 어떤 목적과 목표에 맞춰 행동하는 습관이 너무나 뿌리 깊은 나머지, 아무런 의도 없이 그저 편안하게 쉬는 것을 무척 어려워한다.

 

P237 그들은 휴식을 일하는 데 필요한 힘을 회복하는 수단으로 이해하지 않았다. 거꾸로 이들은 휴식이라는 인생의 진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먹고 사는 데 피할 수 없는 최소한의 일만 하려고 했다.

 

P239 1장에서 정리했던 휴식의 조건은 우선 자기 시간의 주인이 바로 자신임을 깨닫자는 것이었다. 다음으로 꼽았던 조건은 주변의 일에 끊임없이 관심을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여기에 덧붙여 이제 세 번째 조건을 생각해보도록 하자. 휴식 시간은 다음과 같은 시간으로 정의해볼 수도 있다. 오로지 그 순간이 좋아 그 순간에만 충실히 몰두하는 시간!

 

P241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고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다. 끊임없이 무슨 일을 해야 성공하며 더 많은 돈을 벌고 더욱 그럴싸한 위신을 자랑할까 노심초사하는 대신에 이 논리를 거꾸로 돌려 지금 여기에서 우리 인생을 온전히 즐기려면 어떤 성공, 얼마나 많은 돈, 무슨 위신이 필요한지 되물어야 한다.

 

P243 반면 겉보기에는 이내 흘러가버릴 덧없음만 같은 주관적인 몰입의 상태는 실제로 가장 가까이 있으며 최고로 객관적인 행복이라고 칙센트미하이는 말한다. “인간은 플로우를 체험할 때 더욱 행복해진다.” 그리고 이 행복은 돈이나 물질적 소유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의 체험을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때 얻어지는 것이다.

 

P244 자유시간은 어떤 정리된 형태로 주어지는 게 아닌 탓에 스스로 꾸미는 일이 훨씬 어렵다. 그래서 어서 근무를 마치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으면서도, 정작 집에선 마땅히 할 일이 없어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P245 ‘도전이라는 말에 곧장 히말라야 정복이나 마라톤 완주 혹은 카지노에서의 흥청망청한 하룻밤을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간곡히 말해두건대 진정 위대한 모험은 자신이 생활하는 네 개의 벽 안에 잠복해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P252 지루함이라는 괴물을 이기려고 자꾸 주위를 돌아보며 무언가 할 일을 찾는 대신 그저 공허함을 받아들이고, 그 공허함을 철저히 맛보는 것이다. 그 앞에서 자꾸 도망가려고 들지만 않는다면, 지루함은 더 깊은 평안함에 이르는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철학자 나탈리 크나프의 간결한 확언이다.

 

Chapter 6. 변화로 이르는 길

 

P256 그동안 왜 우리가 걸핏하면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느낌을 가졌는지, 어째서 휴식을 누리기가 그토록 힘들었는지, 그 이유는 분명해졌다. 우리는 끊임없이 인생 속도를 잡아채는 게 특징인 가속화 사회에서 살고 있다. 허겁지겁 목표를 항해 달려가는 사람들 틈에서 나 혼자 피로를 느끼는 것 같지만 사실 시간 부족으로 고통 받는 사람은 당신의 직장 상사, 동료, 사업 파트너, 남편이나 아내 그리고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빨리 더 빨리라고 독촉하는 조바심의 문명에서 그 누가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P257 휴식에 이르는 첫 단계는 내적이고 외적인 저항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내는 일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거절할 줄 아는 법을 배우자. 내적 충동도 단단히 붙들어야 한다. 자제력이 약해질 때는 로버트 러바인처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라.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정말 그걸 원하는가?’ 이런 물음에 답을 찾다 보면 자연히 휴식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세 번째 단계에 이른다. 바로 내 인생의 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명확해지는 것이다. 그것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일러주는 나침반인 동시에 쓸데없는 일에 인생을 허비하지 않게 자신을 지켜주는 파수꾼 역할을 할 것이다.

è  나는 일 벌이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벌인 일 때문에 분주하고 피곤하다. 욕망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일을 벌여야 한다.

 

P258 휴식이라는 것은 저절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온갖 타성을 이겨내고 세심하게 돌볼 때에야 비로소 휴식다운 휴식을 맛볼 수 있다.

 

P259 주변에 행복한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사는 사람은 앞으로 그 자신도 행복해질 확률이 아주 높아졌다.

 

P264 아무리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도 스트레스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면 차라리 꾀를 써서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것은 기분전환의 탈출구가 되며 의외의 만족감을 준다. 반대로 자리를 피하고 나서 해방감이 아니라 걱정과 불안에 괴로웠다면 생각을 바꿔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게 자신에게 이롭다.

è  하지만 언제까지 피할 수 있을 것인가?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지 않은가?

 

P267 출세를 원하든, 더 많은 자유를 바라든, 혹은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찾든, 홀로 나서든, 안정된 직장을 원하든, 프리랜서의 자유를 원하든, 무엇보다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진정 자신의 원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확실하게 해두는 일이다. ‘어느 항구로 가야 할지 모르는 판국에 무슨 바람이 도움이 되랴라는 세네카의 지적처럼, 완전한 휴식과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는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자기 자신의 내비게이션을 갖춰야 한다.

 

P270 매일 전쟁처럼 치러지는 일상에서 그런 고민은 경험상 무척 어려우므로, 이를 위해 특별한 시간을 정해두는 게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한 달에 하루나 한 번의 주말을 예약해 자신의 인생과 휴식 설계에 할애하는 것이다.

è  역시 휴식에도 계획이 필요하구나.

 

P277 인간은 누구나 유일한 존재며, 각자의 인생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자랑한다. 바로 그래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휴식의 포괄적 비결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P278 휴식을 찾겠다고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야말로 휴식을 잃어버리는 확실한 방법이다. 그냥 멈추어 서서 휴식에 시간을 허하고, 우리에게 휴식을 달라고 고백해보자. 애타게 찾는 집착을 내려놓을 때에야 비로소 휴식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P286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안을 허락하시고,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어갈 용기를 주시며,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할 지혜를 내려주소서.” – 독일의 신학자 니부어

 

3. 내가 저자라면

 

나의 책 주제와 관련해 읽은 첫 번째 책이다. 출간 즉시 독일 아마존 인문 6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책으로 독일에서는 휴식 열풍을 일으킨 책이라는데 한국에서도 출간한지 5개월 만에 5만 부가 팔려 나갔다고 한다. 독일 최고의 과학저널리스트의 글이라 그런지 최신의 연구결과와 각종 법칙과 원리가 주제와 적절히 어울려 쉽게 읽힌다. 그래서 각 꼭지글들이 다소 주간지 특별 기사를 읽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다만 보통 기사들이 그렇듯이 글 쓰는 이의 주장보다는 객관적 사실들의 나열이 많은 것이 조금 아쉽다.

 

독일인이 쓴 글이라 인용한 전문가나 각종 사례들이 유럽의 일이라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약간의 거리감이 느껴질 것 같다. 특히 위대한 게으름뱅이들의 갤러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세계적으로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독일인들이 많아 한국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내기 어려운 점들이 있다. 그리고 chapter 6이 쉬는 방법에 대한 제시라 할 수 있는데 그 수도 적고 방법 또한 별다른 것이라 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현대인들이 쉬지 못하는 시대적, 환경적, 철학적 이유들에 대해서 고찰하고 그 이유들을 깊이 있는 자료 조사를 통해 제시한 점은 높이 사고 싶다. 또한 나의 책의 목차를 쓰면서 이 책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내가 생각하는 목차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그래도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만들어 놓은 목차들의 일부 꼭지들의 핵심 내용을 이 책을 읽으며 발견할 수 있어 기뻤다.

 

나는 직장인, 특히 아이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한국의 여성 직장인들의 휴식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 그래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잘 맞추며 사회적 성공을 일구어낸 여성 직장인들을 인터뷰해 그들의 고민과 노하우를 들어보려 한다.

 

저자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에서 한국 근로자들의 연평균 근무 시간과 자살률이 OECD 국가들 중 1위인 반면 여가 시간은 최하위임을 언급해 두었다. 그 부분을 읽으며 무릎을 탁 쳤다. 바로 내 책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책이 아닌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가 여가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장르를 만들어 잘 놀아야 성공한다는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아줌마 파마 머리에 현란한 유머를 구사하는 그는, 방송에도 출연하여 꽤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니, 김제동에 이어 나의 미래의 롤 모델로 삼아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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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2 #22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서연 2012.10.02 3848
791 강의 (신영복) // 2005. 03. 25 ~ 2005. 03. 37 읽음. 강미영 2005.03.26 3849
790 신 - 김용규 file [1] 콩두 2012.10.16 3849
789 # 47 융 [3번읽기] 기억 꿈 사상 file 샐리올리브 2013.03.25 3849
788 주역강의 -서대원 혁산 2009.11.23 3856
787 장자 김학주번역/ 연암서가 id: 깔리여신 2012.12.17 3860
786 #2. 변신이야기_오비디우스(수정본) file [1] [1] 터닝포인트 2012.04.17 3863
785 38. 공자노자석가_모로하시 데츠지 지음 한젤리타 2013.01.21 3863
784 #58. 데미안-헤르만헤세 file [3] 미나 2012.06.05 3865
783 # 44.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나탈리 골드 버그 file [1] 샐리올리브 2013.03.03 3871
782 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2] 김귀자 2007.11.16 3875
781 43. 그리스인 조르바_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한젤리타 2013.02.26 3875
780 [49] 비단꽃 넘세/ 나라만신 김금화 자서전 [6] 써니 2008.04.03 3880
779 3-24. 베이비 플랜 - 박문일 콩두 2015.02.18 3882
778 북No. 1 조지프 캠벨 <신화와 인생> 유재경 2011.04.03 3885
777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정민 file 콩두 2012.11.05 3885
776 백범일지 file 장재용 2012.09.24 3886
775 북리뷰 29 - 삶의 기술 - 안셀름 그륀 [2] 범해 좌경숙 2009.11.08 3890
774 입사후 3년 [2] 강석진 2005.05.01 3894
773 @헤리05-014 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헤리 2005.04.14 3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