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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4일 11시 57분 등록
 

데카메론, 조반니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 지음, 한형곤 옮김, 동서문화사, 818쪽


1. 저자에 대하여


1) 저자에 대한 조사


아침에 헐레벌떡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데 누가 현관문 손잡이를 막 쾅쾅 당긴다. 주인집에서 고장난 지 한참 된 현관 벨을 안 고쳐준다. 고장난 사실을 까먹기가 일쑤인데다 별 불만 없다가도 이럴 때는 원망스럽다. 신경질적으로 ‘누구세요?’ 묻긴 했지만 잠긴 문 앞에서 맨 발로 서서 놀라고, 무서워하고 있다. ‘나야. 문 열어’ 수위실 할아버지다. 아, 짜증이 확 난다. 문을 먼저 노크하고 나 누구라고 말을 하는 게 예의지, 그리 안하고 왜 저러는 거지? 혼자 사는 여자라고 무시하나? 현관에 남자 신발이라도 한 켤레 갖다 놓을까? 문을 열어보니 배송된 책 택배상자를 들고 있다. 이렇게 직접 가져다 주는 것보다 문을 노크해 주는 게 나는 더 반가운데...고맙다 인사하고 잔소리는 그냥 삼킨다. 별 걸로 신경이 곤두선다. 데카메론과의 첫 상봉 장면이다.

 

818 페이지 두께에 확 쫄았다. 몸무게 재는 욕실 앞 저울이 고장난 지가 한참 되어서 재보지는 못했다. 누워서 책 들고 읽다가 까딱 손가락에 힘 빠져서 얼굴에 떨어뜨리면 코나 입술이 아플 무게다. 쭈그리고 앉아 일단 책 맨 뒤를 넘겨본다. 여기가 보물창고다. 연구원 과정에서는 저자 조사를 먼저 하게 되어 있다. 레이스 기간까지 3달 동안 나는 마감 직전까지 인용문 타이핑하다가 침몰하곤 했다. 저자조사를 맨 나중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이제야 내가 터득해가는 생존전략은 책을 읽기 전에 부록의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일단 읽는 게, 아니 타이핑 하는 게 장땡이라는 거다. 번역자는 대개 어디 교수님이거나 그 언어를 전공한 전문번역가다. 그이를 길잡이 삼아, 그의 여행가이드를 일단 본다.  데카메론을 쓴 보카치오씨는 이탈리아 사람이다. 조반니 보카치오가 그의 정식 이름, 보카치오는 성이다. 근데 그의 아버지가 보카치오 디 켈리노라니까 성을 먼저 부르나? 조반니 보카치오 두 이름 사이에도 디나 데가 있음직도 하다. 이탈리아 대사관은 용산에 있고, 이번 여름에 나는 연구원 여행으로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에 간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소설과 영화에서 이탈리아 피자가 오르가즘을 부를 만큼 환상적이라고 했었다. 이 책의 번역자 한형곤씨는 이탈리아어 전공자이고 여러 좋은 책을 많이 번역했는지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1) 연보

출처 : 동서문화사 ‘보카치오 연보’

1313년 출생.

고향은 이탈리아 피렌체 부근 체르탈도. 아버지 보카치오 디 켈리노, 엄마는 잔느라는 이름의 프랑스 여성. 아버지가 무역업에 종사하여 외국을 자주 다니다 두 사람이 만난 걸로 추측되고, 잔느는 귀족 출신 미망인이다, 아니다 재봉사다 여러 설이 있다. 혼인외자임. 어머니와 함께 프랑스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후 어머니 사후 피렌체의 아버지에게 보내짐.

6세까지 프랑스에서 프랑스 어머니에 의해 양육되었다면 이 사람은 프랑스 사람이다. 이 나라의 이 시절에는 서자에 대한 차별은 없었을까?


1319년 (6세), 어머니 사망

피렌체의 아버지에게 가서 양육됨. 조반니 다 스트라아에게 라틴어 문법을 배웠다. 6세 때 시를 쓰기 시작.


1325년 (12세) 나폴리로 감. 1340년까지 나폴리에서 살았다. 

아버지의 거래처였던 나폴리 바르디 상사로 보내져 일했다. 당시 나폴리는 문화의 중심지이며 생기에 넘친 도시였다. 상술을 습득케 해 가업을 잇도록 할 예정이었다. 왕립 도서관 사서인 파올로 다 페루지아의 가르침을 받아 문학 공부에 열중. 나폴리의 활발한 문명과 예술에 매혹. 상업 포기하고 문학을 하겠다고 아버지에게 간청하자 교회법을 전공해야 한다는 조건부로 승낙. 그러나 법률 공부의 필수과목인 파틴어 배울수록 문학에 매혹되어 문학에 전념하기로 함. 이 시기에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스타티우스의 <테베 원정 이야기> 등의 작품과 그리스 신화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제노바 출신의 천문학자 안달로네 델 네그로와 칼라브리아의 신부인 바르라 암으로부터 그리스어 문학을 배웠기에 고전 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 단지오 왕가로부터 총애를 받았다. 

12살부터 근무를 했다니 무슨 말일까? 상인 길드의 도제로 보내진건지도 모른다.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부른다지. 통영 가고 싶다. 네 번 갔던 통영에는 나폴리 모텔이 있지. 강구안에. 한편 나폴리도 궁금하네.


1336년 (23세)

부활제 전야에 로베르토 왕의 사생아라고 알려진 마리아를 만나 사랑하다. 마리아는 보카치오를 버렸고 곧 세상을 떠났다.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난 것처럼 마리아와의 만남은 보카치오의 인생에 중요한 의미가 되다. 마리아의 권유에 의해 <필로콜로> 쓰다.

<필로콜로> : 플로리오와 비앙꼬피오레의 얘기를 담은 모험소설. 필로콜로란 ‘사랑에 지쳐’란 의미.


1338 (28세)

<필로스트라토> <디아나의 사냥>


1340년 (27세)

부친의 사업 실패. 나폴리 바르디 가문의 은행이 도산하여 그 은행과 깊은 연관을 갖고 있던 아버지도 도산함. 아버지의 요구에 의해 나폴리에서 피렌체로 돌아가야 했음. 돌아온 고향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 나폴리를 그리워함.

<테세이다>


1342 (29세)

<아메또><사랑스런 환영><마돈나 피암메타를 슬퍼함><피에졸레의 요정>

23세 때부터 사랑한 마리아를 피암메타라는 이름으로 작품에 그리고 그녀를 구원의 여인으로 삼았다.

단테도 베아트리체를 성모 마리아급의 구원의 여인으로 생각했고 일평생 그녀를 사랑했다. 조반니 보카치오 역시 그러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예술가라는 것과 6살 전후 어릴 적에 엄마를 죽음에게 잃었다는 거다. 이 시기 어린아이가 부모를 상실하면 이런 식으로 이상적인 어머니를 그리워하게 되는 건가? 우리 영화 오세암에서도 그랬다. 거기서는 엄마가 관음보살로 나왔지. 성모가 아니라 관세음보살이 나온 건 문화적인 배경 차이 때문인 것 같다. 죽어서 하늘에 가서 어릴 때 돌아가신 엄마를 다시 만나면 엄마한테 뭘 일러바칠 거라고 말했던 동화작가 정채봉씨도 엄마를 평생 그리워했다.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을 이문세씨의 노래로 밝혀주었던 작곡가 이영훈씨도 첫사랑을 평생 노래했다. 그 이도 어머니를 일찍 잃었나? 이 부분을 더 알아보면 좋겠다. 정상 발달 단계에서 심리학적으로 그런 건지, 아니면 예술가들에게 한정된 일인지/ 엄마를 잃은 남자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인지, 엄마 또는 모성을 경험하지 못한 여자에게도 일어나는 일이지, 만약 아버지를 일찍 잃는다면 그것도 이런 식으로 이상화된 아버지를 평생 그리워하며 찾아다니게 될까? / <우리 속에 있는 남신들> 디오니소스 편에서 이 비슷한 걸 읽은 기억이 난다. 참고할 것


1348년 (35세)

페스트가 번져 피렌체에서 많은 사람이 죽다.


1349년 (36세)

부친 사망. 피렌체로 돌아왔다. 피렌체 공화 정부로부터 외교관으로 임명받아 로마 교황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의 황제, 제후들을 만나게 되다. 페트라르카와 만나기 시작함.


1353년 (40세)

<데카메론> 완성

나는 이때쯤 그의 결혼기사를 읽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런 건 마흔인 지금까지, 죽 훑어본 연보 끝까지 없다. 그럼 그는 결혼하지 않았거나 자신처럼 애인과의 사이에 혼인외자를 두었거나, 너무 옛날일이라 알려지지 않았거나.


1354년 (41세)

여인에 대한 풍자시 <꼬르바치오>. 만년을 정리하는 걸작으로 평가됨


1359년 (46세)

아홉 살 손위인 페트라르카와 밀라노에서 만나 친교를 맺다. 페트라르카는 당대 최고의 인문주의자이며 시인이며 윤리가였다. 이 사람을 계기로 방탕한 생활을 반성하고 신을 의식하게 되었다. 그러나 비종교적인 작품을 모두 불태우라고까지 과격하게 권했던 사제 페로니(1362)와는 달리 페트라르카는 불태우지 말라고 했다. 페트라르카는 보카치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속세적인 학문과 그리스도교적인 의식은 별개 문제이며 이들 양자 사이엔 결코 갈등이 있는 건 아니라고 썼다. 그러나 정신적인 갈등이 심하여 창작 생활을 포기하고 고전 연구와 철학에 헌신하였다. <명사 열전> 발표


1360년 (47세)

<이교신들의 계보> 발표


1363년 (50세)

페트라르카의 초청을 받아 이후 베네치아에 오랫동안 정주하며 안정된 생활을 하다.


1364년 (51세)

<단테전> 완성


1370년 (57세)

피렌체 영주의 초빙을 받아 피렌체에 있는 성 스테파노 디 바디아 성당에서 단테의 <신곡>을 강의하다.


1375년 (62세)

고향 체르탈도에서 12월 21일 세상을 떠나다.


(2) 작품

 출처 : 동서문화사 ‘보카치오 생애와 작품’

① 젊은 시절의 작품 : ~27세

: 나폴리 시절(1334~1340)에 썼다. 철학 정치, 윤리 등의 요소가 풍부한 페트라르카와는 달리, 그는 이들 작품들을 통하여 전적으로 시적이며 예술적인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초기작품은 자전적인 요소를, 심리 분석적인 방법을 써서 소설화, 시화시켰다. 중세성을 벗어나 고전작품으로 돌아가 거기서 자기 작품의 천형을 찾았다. 그러나 고전작품을 전형으로 삼았지만 고전에서 나오는 병사나 장군이 주인공이 아니라 중세적인 기사가 주인공으로 나타난다. 이것은 피암메타를 사로잡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될 수 있다.


<디아나의 사냥> : 삼연체의 시, 여신의 인도 아래에서 벌어지는 사냥대회를 담고 있다. 나폴리 귀족사회 여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필로콜로>: 피암메타를 위해 1336년 경에 쓴 모험 소설. 유럽에서 유명한 이야기를 대중들을 위해서 보카치오가 산문으로 썼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자신의 자전적인 경험을 허구화시하는데 성공했다. 사랑의 장면 같은 것은 현대 소설이 무색할 정도로 사실적인 수법을 써서 표현.

<필로스트라토> : 이탈리아 문학사 초초의 서술체 8행시, 모두 9곡.

<테세이다> : 8행으로 된 장시, <아에네이스>와 <테베원정 이야기>의 형태를 모방해서 1339~1340년 사이에 썼다. 그러나 그는 베르길리우스나 스타티우스 같은 서사시인 적인 성격을 가진 것인 아니라 비록 역사적 사건에서 소재를 발굴했지만 그의 시는 신화적 성격을 띠었을 뿐, 서사성은 없었다. 

<시> : 사랑하는 피암메타와 얽힌 여러 감정들을 소네트, 칸초네, 발라드, 마드리갈 형식을 빌려 표현한 작품. 최초늬 시작활동에서 단테, 페트라르카, 귀니첼리 등의 청신체 시파의 작품을 많이 모방함.


② 피렌체로 돌아와 쓴 작품 : 27~36세

과거의 아름다웠던 시절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많이 들어 있다. 이 시기 작품은 이전보다 철학적이며, 윤리적, 종교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사랑도 덕으로 정화되어 신의 뜻에 부합되어야만 가치가 있다고 복 된다. 육감적인 소재를 다루어도 윤리를 강하게 의식하여 결국엔 도덕적인 요소를 갈파하는 인상을 준다.


<아메또> : 사냥꾼 아메또와 요정 리아와의 사랑을 그린 소설. 19개의 노래가 섞인 산문체인데 고전작품을 모방한 냄새가 나는 표현법과 문체가 드러남. 보카치오 고유의 정립된 문체가 나타나지 않음.

<사랑스런 환영> : 단테의 영감이 깃든 삼연체 시 50곡. 피암메타에게 증정됨. 피암메타를 이상화시키고 있어 시대에 뒤졌다는 평가를 받음.

<마돈나 피암메타를 애도함> : 산문으로 된 소설. 남자가 여자를 버리고 달아나 슬픔을 안겨주게 됨.

<피에졸레의 요정> : 8연체로 도니 전원시. 피렌체 시기의 가장 성공한 작품. 목동과 요정의 사랑이야기


③ 데카메론에 대하여


데카메론은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전 유럽에서 가장 먼저 산문으로 된 최고의 문체를 구사한 소설이다. 세계문학사상 이 작품만큼 모방, 변형, 표절을 당한 작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상띠스는 <데카메론>을 데카메론 인곡 umana commedia'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단테의 명작 Commedia를 가리켜 Divina(신성한) Commedia라고 불렀던 보카치오의 말을 인용하여 단테의 신곡못지 않게 데카메론도 휼롱한 작품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데카메론은 1349년에 착수하여 1353년에 끝을 냈다. 10일 동안에 전개된 이야기 모임에서 나온 100가지 이야기와 10편의 발라드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이 암시하는 바는 ‘10일의’라는 것인데 이것은 그리스어에서 연유한 것이다. 비록 서로 독립된 작품이지만 일정한 규격 속에서 질서정연하게 분류된 단편소설 모음이다. 100편의 소설을 읽으면서 보카치오의 무한한 상상력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들은 완전한 의미에서 보카치오 개인이 다 창작한 것은 아니다. 전설처럼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들과 13세기에 이탈리아 중부 지방에 떠돌던 이야기들, 심지어는 작가 지신이 이전에 섰던 소설 등에서 유래한 것들이 많다. 


1348년경 페스트가 유행하여 피렌체를 휩쓸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재난이 이 작품의 배경에 깔려있다. 즉 페허가 되어가는 피렌체, 살아남은 사람들은 꽃의 도시라고 부르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이 피렌체를 버리고 피신한다. 황량한 분위기. 시체가 여기저리 뒹구는 무시무시한 상황 속에서 작은 도시 어느 성당에 일곱 명의 귀부인들이 우연히 모인다. 그들은 살아날 궁리를 모색하던 중에 피난을 가기고 의견을 모은다. 여자들만 피난을 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으므로 남자들을 세 명 영입한다. 그들은 피렌체 시 교외의  별장으로 간다. 무료한 시간을 어떻게 메꿀지 몰라 열 사람이 차례대로 하루에 한편의 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이렇게 해서 100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2주일 동안 그곳에 머문다. 그리스도의 수난일인 금요일, 토요일에는 휴식만 취하기로 되어 있어 이야기를 하는 날은 열흘이다. 열 사람이 모두 이야기를 끝내면 밤이 되었고, 빙 둘러 앉아 노래 부르고 춤을 춘다. 이 때 부르는 발라드가 매일 한 편씩 있으므로 데카메론에는 100편의 이야기와 10편의 발라드가 담겨 있다. 이 100편의 이야기 속에 사회의 각계 각층의 인물들을 비유적으로 풍자하고 있기에 그 당시의 시대상이 적나라하게 시사되고 있다. 차례대로 이야기를 하는 열 명의 주인공들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단체 의식이 강하다. 페스트란 공동의 적을 피하여 그들 자신의 안녕을 찾기 위한 정신에서 너나할 것 없이 서로를 위해주는 입장이다.


열흘 간의 이야기 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날 자유 주제

둘째날 많은 갈등과 고뇌를 겪고 나서 행복한 끝을 맺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셋째날 갈등하던 것을 획득한 사람들

넷째날 불행한 결말을 갖는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

다섯째날 행복한 결말을 갖는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

여섯째날 재치를 이용하여 교묘한 응답을 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일곱째날, 여덟째날 부부간, 남녀간에 속고 속이는 이야기

아홉째날 자유 주제

열째날 고상하고 관대한 주제나 영혼의 위대성에 대한 이야기

이 중 가장 우수한 이야기는 셋째날과 일곱째 날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내가 저자라면


1) 전체적인 뼈대와 목차에 대하여


페스트가 유행하던 시절, 성당에서 만난 7명의 여자와 3명의 남자는 피렌체시 교외의  별장으로 피난을 간다. 그들은 2주일 동안 그곳에 머문다. 무료한 시간을 어떻게 메꿀지 몰라 열 사람이 차례대로 하루에 한편의 이야기를 하자고 한다. 그리스도의 수난일인 금요일, 토요일에는 휴식만 취하기로 되어 있어 이야기를 하는 날은 열흘이다. 이렇게 해서 100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열 사람이 모두 이야기를 끝내면 밤이 되었고, 빙 둘러 앉아 노래 부르고 춤을 춘다. 이 때 부르는 발라드가 매일 한 편씩 있으므로 데카메론에는 100편의 이야기와 10편의 발라드가 담겨 있다.


각 날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날, 저마다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둘째 날, 여러 가지 일로 괴로움을 겪은 사람들이 뜻밖에 행복한 결과를 얻는 이야기

셋째 날, 무척 바라던 걸 얻은 사람들과 한 번 잃었던 것을 다시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넷째 날, 사랑이 불행하게 끝나는 이야기

다섯 째 날, 몇가지 잔혹하고 불행한 사건이 일어난 뒤 연인들에게 행복이 찾아오는 이야기

여섯째 날,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경모한 경구로 반박하고, 임기응변의 대답과 뛰어난 통찰력으로 피해며 위험이며 창피를 벗어난 이야기

일곱째 날, 옛날부터 ‘여자들이 사랑을 위하여 또는 자기 한 몸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남몰래, 또는 들키고서라도, 어떻게든지 남편에게 해온 여러가지 계책을 이야기

여덟째 날,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속이고 또는 남자끼리 속이는 이야기

아홉째 날, 저마다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

열째 날, 사랑과 그 밖의 사건에서 상상 밖의 아량을 베풀었다든가 또는 너그러운 행위를 한 이야기


보카치오는 맺음말에서 100가지 이야기를 다 읽을 필요 없고 골라 읽으라 한다. 


요컨대 이 이야기를 읽으시는 분들은 나쁜 자극을 주는 것은 피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읽으면 됩니다. 그 때문에 읽는 사람을 그르치지 않도록 이야기 첫머리에 모두 그 내용 전체의 줄거리가 짧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 798


그는 정말로 짧은 요약을 이야기마다 해 놓았다. 나는 열흘 간 10개의 이야기를 1부터 100까지 번호를 매겼다. 이런 지루한 목록 정말 싫다. 목록은 목차와 뼈대에 대한 의견 아래에 붙여놓았다.


(1) 내가 저자라면 소제목으로 목차를 만들겠고 맺음말이 아니라 들어가는 말에 골라 읽으라는 저자 의도를 미리 밝히겠다.

 

첫째날이 들어가는 장에 10개씩, 또는 모두 몰아서 앞부분에 100개의 이야기의 목차를 만들겠다. 이야기는 줄거리 요약보다는 매력적인 소제목의 형태로 하겠다. 중복되는 이야기는 없었지만 소재가 중복되거나, 진행방식이 중복될 때가 있었다. 특히 수도사의 타락 부분과 ,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의 묘사를 읽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


(2) 이야기를 나누는 10명의 인물에게 좀 더 개성을 부여하여 살아있는 캐릭터로 만들겠다.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의미 말고는 10명의 개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여자 7명, 남자 3명, 모두 10명이 처한 상황, 자기 얘기를 하고 생활상을 드러내는 한 통로로 활용하겠다. 100가지 이야기 전부가 그 시대의 생활상을 드러낸 것이긴 하지만 데카메론의 특성상 익명성이 필요한 타락한 종교인, 성, 사랑 이야기에 그 캐릭터를 활용할 수는 없겠다. 맨 앞에 페스트에 대한 묘사가 있다. 도시와 농촌의 경우를 나눠서 설명했다. 이걸 기록한 것도 작가 보카치오의 위대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10명이 안전하게 자기를 드러내면서도 생활상을 보여주는 통로 중 페스트와 관련된 이야기를 10가지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이 상복을 입은 채 성당에 만나는 장면 이전의 이야기가 될 거다. 훨씬 생생한 경험을 말해줄 수 있다. 10명의 캐릭터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 맨 처음에 주재자를 뽑자고 하는 이가 좀 더 주도적이라거나, 중간에 짖꿎은 이야기를 끌어내는 남자가 좀 더 장난스럽다는 정도만 드러난다.


(3) 시대를 고려해서 10일간 이야기의 강약을 조절하는 순서를 사용한 것이 뛰어나다.

 

첫째날과 마지막 날에는 좀 더 온건한 이야기를 했다. 처음부터 너무 이야기를 세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부패한 종교인, 허황한 쎈 이야기는 중간에 배치했다. 이건 매우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도입해서 잘 전개해 나가다가 안온하게 갈무리를 한다는 느낌이었다.


※ 100가지 이야기의 요약


[첫째 날, 저마다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1. 체파렐로 씨는 거짓고해로 성인으로 이름 높은 수도사를 속이고 죽는다. 살아서 극악무도한 사나이였던 그는 죽어서 성 파렐레토 추앙받는다. - 33

2. 유대인 아브라함은 자노 드 세비니의 권유로 로마 교황청을 찾아간다. 거기서 성직자들의 나쁜 품행을 보고 파리로 돌아와 오히려 그리스도 교도가 된다.

3. 유대인 멜기세덱은 세 개의 반지 이야기로 살라디노가 꾸민 큰 위난에서 벗어난다. -51

4. 어느 수도사가 엄벌을 받을 죄를 짓지만 같은 죄를 저지른 수도원장에게 교묘히 따져 벌을 피한다. - 54

5. 몬페라토 후작부인은 암탉 요리와 재치로 프랑스 왕의 부질없는 연모를 훈계한다. - 57

6. 어느 덕망 있는 사람이 수도사들의 못된 위선을 폭로한다. - 60

7. 베르가미노가 프리마소와 클뤼니의 수도원장에 관한이야기를 통해 별안간 인색해진 카네 델라 스칼라를 풍자한다. - 63

8. 굴리엘모 보르시에레가 신랄한 말솜씨로 에므미노 데 그리말디씨의 탐욕스러움을 호되게 골려준다. - 67

9. 겁쟁이 사이프러스 왕이 한 부인에게  모욕당하고 용감한 왕이 된다. - 70

10. 볼로냐의 알베르토 선생이 사모하는 여성한테 수치를 당하게 되자 기지로 역습하여 그녀를 모욕하고 오히려 존경받게 된다. - 71



[둘째 날, 여러 가지 일로 괴로움을 겪은 사람들이 뜻밖에 행복한 결과를 얻는 이야기]


11. 마르텔리노는 손발이 부자유스러운 불구자인 척 하다가 성 하인리히의 유해 위에 얹혀지는 순간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기 시작한 것처럼 꾸며 보인다. 이 속임수가 발각되어 사람들에게 실컷 두들겨 맞고 관원에게 붙들려 교수형을 당할 뻔 하지만 가까스로 그 위난을 벗어난다.

12. 리날도 다스티는 노상강도를 만나고 카스텔 굴리에모에 이르러 어느 과부집에 묵게 된다. 그리고 도둑맞은 것을 되찾고 탈없이 집으로 돌아간다. - 84

13. 세 젊은이가 재산을 탕진하고 가난해진다. 그들의 조카가 실망한 나머지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어떤 수도원장과 친해진다. 그런데 그 수도원장이 영국의왕녀인 게 밝혀진다. 왕녀는 그녀를 남편으로 맞고 그의 큰아버지들이 입은 손실을 모두 보상해 주고 다시 휼륭한 신분으로 만들어 준다. - 91

14. 란돌포 루풀로는 영락하여 해적이 되었다가 제노바 사람들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되며 그들의 배도 난파한다. 그는 보석이 가득 든 조그만 궤짝을 타고 그들에게서 구출된다. 그는 떠돌아 코르푸에 닿아 한 여자의 구조를 받아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간다.  - 100

15. 페루지아의 안드레우치오는 말을 사러 나폴리에 갔다가 하룻밤 새에 세 번이나 큰 변을 당하지만 모두 잘 피해 루비 반지를 손에 넣고 집으로 돌아간다. - 105

16.베리톨라 부인은 어느 섬에나 두 아들을 잃어버리고 e n마리의 사슴 새끼와 살다가 발견되어 루니지아나로 간다. 큰 아들은 그곳에서 그녀가 섬기게 된 주인의 하인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주인 딸과 함께 있는 것이 들켜 감옥에 들어간다. 시칠리아가 샤를르 왕을 모반했을 때 감옥에 들어가 있는 하안이 베리톨라 부인의 아들임이 밝혀져 주인 딸과 결혼한다. 그리고 그의 아우도 찾게 되어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간다. -119

17. 바빌로니아의 술탄은 가르보의 왕에게 딸을 왕비로 보낸다. 공주는 온갖 재난을 만나 4년 동안 곳곳에서 아홉 명의 남자 손을 거친다. 그러나 끝내 아버지에게 돌아가 처음처럼 다시 가르보의 왕에게 출가하여 왕비가 된다. - 133

18. 앙베르의 가우티에르 백작은 억울하게 죄에 몰려 영국으로 망명해 두 아이를 따로따로 남에게 맡긴다. 그 뒤 아일랜드에서 힘든 생활을 하다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다. 그는 두 아이가 행복한 것을 보고 프랑스 왕 군대의 말구종으로 들어간다. 그 뒤 그의 억울한 사정이 밝혀져 본디 지위로 돌아간다. - 155

19.제노바의 베르나보는 암브로주올로에게 속아 재산을 잃고 죄 없는 아내를 죽이도록 하인에게 명령한다. 아내는 교묘히 남장을 하고 술탄을 섬긴다. 그러다가 남편을 속인 자를 찾아내어 베르나보를 알렉산드리아로 부른다. 속인 자는 그곳에서 처벌을 받고 그녀는 다시 여성의 모습으로 돌아가 남편과 함께 제노바로 돌아간다.

20. 파가니노는 리차르도의 아내를 빼앗는다. 아내의 행방을 안 리차르도는 파가니노의 친구가 되어 아내를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그녀가 바란다면 돌려주겠다고 대답한다. 그녀는 남편과 돌아가려 하지 않고, 리차르도가 죽자 파가니노의 아내가 된다. - 183



[셋째 날, 무척 바라던 걸 얻은 사람들과 한 번 잃었던 것을 다시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


21. 람포레키오의 마제토는 거짓으로 벙어리 흉내를 내어 수녀원의 정원사가 되고, 수녀들은 앞을 다투어 그와 자게 된다.

22. 한 말구종이 아질룰프 왕의 왕비와 관계를 맺는다. 왕은 그것을 눈치채고, 그를 발견하여 그 머리칼을 몰래 조금 잘라 놓는다. 머리칼을 잘린 말구종은 다른 말구종의 머리칼도 똑같이 잘라 가까스로 곤경에서 벗어난다. - 205

23. 한 젊은이를 사랑하게 된 부인이 고해를 구실로 그를 듯한 거짓말을 해서 신부를 중매장이 삼아 젊은이를 만나고 쾌락을 맛본다. - 210

24. 돈 펠리체가 프라테 푸치오에게 고행으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푸치오가 고행을 하고 있을 동안 돈 펠리체는 그의 아내와 즐긴다. - 221

25. 치마는 프란체스코 베르제렐지에게 자기 말을 한 필 선사하고 그 대신 그의 아내와 이야기하는 허가를 얻는다. 그러나 그녀가 입을 떼지 않았으므로 부인의 대답을 자기가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대답대로 된다. - 226

26. 리차르도 미누톨로는 필리펠로 피기놀피의 아내를 연모한다. 리차르도는 그녀가 질투심 많은 여자라는 말을 듣고 자기 아내가 내일 필레펠로와 목욕탕에서 만나게 되었다면서 그녀를 그곳에 가게 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남편과 자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실은 리차르도와 자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 232

27. 테달도는 자기 연인에게 화가 나서 피렌체를 떠났다가 몇 해 뒤 순례자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리하여 연인을 만나 그녀의 오해를 풀고, 자기를 죽였다는 혐의로 사형을 받게 된 그녀의 남편을 구해준다. 이어 자기 형제들과 그를 화해시킨 다음 조심스럽게 그녀와의 사랑을 즐긴다. - 241

28. 페론도는 어떤 가루약을 먹고 죽은 시체로 매장된다. 그의 아내와 사랑을 즐기던 수도원장이 무덤에서 꺼내 지하실에 넣어버리는데, 그는 자기가 연옥에 들어가 있는 줄 안다. 나중에 세상으로 돌아와 자기 아내가 낳은 수도원장의 아이를 자기 아이인 줄 알고 기른다. - 258

29. 프랑스 왕의 오래된 부스럼을 고쳐준 질레타 드 나르본나는 베르트랑 드 루시용을 남편으로 맞고 싶다고 왕에게 호소한다. 베르트랑은 자기 뜻과 달리 그녀와 결혼을 강요당한데 화가 나 피렌체로 달아나 한 처녀에게 듯을 둔다. 아내 질레타는 그 처녀가 되어 그와 잠자리를 함께 한다. 그리하여 두 아이를 가진다. 그러는 동안 그도 처녀를 사랑하게 되어 정실로 대우하게 된다. - 269

30.알리베크가 은자가 되자 루스티코라는 수도사가 악마를 지옥에 몰아넣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뒤 그녀는 은둔의 땅에서 돌아와 네르발레의 아내가 된다. - 279



[넷째날 불행한 결말을 갖는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


31.살레르노의 탕크레디 공은 딸의 연인을 죽이고 그 심장을 황금 술잔에 넣어 딸에게 준다. 그러자 딸은 독액을 넣어 그것을 마시고 자살한다. - 298

32.수도사 알브레토는 어떤 부인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그녀를 연모하고 있는 줄 믿게 하고 종종 관계를 맺는데, 그 뒤 그녀의 시동생들에게 들켜 어느 사나이 집으로 도망간다. 그 집 사나이는 그를 야만인으로 꾸며 거리의 광장에 데려간다. 그것이 알베르토라는 것이 동료 수도사들에게 알려져 잡히어 감옥에 갇힌다. - 308

33. 세 젊은이가 세 자매를 사랑하여 그들과 크레타 섬으로 사랑의 도피를 한다. 큰 언니는 질투 때문에 자기 연인을 죽인다. 둘째는 크레타 섬 영주에게 몸을 맡기고 언니의 목숨을 구한다. 그저자 그 연인이 그녀를 죽이고 언니와 달아나고 만다. 셋재와 그 연인은 함께 고문을 당한 끝에 죄를 뒤집어 쓰고 갇히자 사형을 두려워하여 간수를 매수하고 빈손으로 로데스 섬으로 달아난다. 그리고 그 땅에서 비참하게 살다가 죽는다. - 319

34.제르비노는 할아버지 굴리엘모 왕아 내린 서약을 어기고 튀니스 왕의 공주를 뺏으려고 왕의 배를 습격한다. 공주는 배에 타고 있던 이들에게 살행되고 베르비노는 그들을 죽이지만 뒤에 그도 역시 참수형을 받는다. - 325

35.리자베타의 오빠들이 그녀의 연인을 죽인다. 그 망령이 그녀의 꿈 속에 나타나 자기가 묻혀 있는 곳을 알려준다. 그녀는 가만히 연인의 머리를 파내어 동백꽃 항아리에 넣어두고 날마다 오랜 시간 눈물을 떨어뜨리는데 그것을 안 오빠들은 그 항아리를 빼앗는다. 그러자 그녀는 슬픈 나머지 죽고 만다. - 331

36. 안드레우울라는 가브리오토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꾼 꿈을 그에게 이야기하고 그도 그녀에게 자기 꿈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갑자기 그녀 팔에 안긴 채 죽는다. 그녀는 하나와 함께 시체를 그의 집으로 날라 가가다 시 경비원에게 잡혀 장관 앞에 끌려 가 모든 이야기를 한다. 장관은 억지로 그녀를 욕보이려고 하나 그녀는 완강히 물리친다. 이 때 그녀 아버지가 달려오고 그녀는 무죄임이 밝혀져 석방된다. 그녀는 더럽혀진 세상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여겨 수녀가 된다. - 335

37. 시모나는 파스퀴노를 사랑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공원에서 만나고 있을 때 파스퀴노가 아무 생각없이 샐비어 잎으로 이를 문질러 그 바람에 죽는다. 시모나는 살인죄로 붙잡혀 재판관에게 파스퀴노가 왜 죽었는가를 설명하려고 샐비어 앞으로 이를 문지르고 마찬가지로 죽고 만다. - 342

38. 지롤라모는 살베스트라를 사랑한다. 어머니 청으로 부득이 파리로 갔다 돌아오니 그녀는 결혼해 있었다. 그는 그녀 집으로 숨어들어가 그녀 옆에서 죽는다. 그리하여 그의 시체가 성당으로 옮겨지자 살베스트라가 찾아와 그의 곁에서 죽는다. - 346

39. 기욤 루시용은 아내가 사랑하던 기욤 가데탕을 죽이고 그 심장을 아내에게 먹인다. 그것을 알고 아내는 높은 창에서 뛰어내려 죽는다. 그리하여 인인과 함께 같은 무덤에 묻힌다.

40. 어느 의사의 아내가 마취약으로 잠들어 버린 연인을 죽은 줄 알고 궤 속에 넣는다. 그러자 두 사람의 고리대급업자가 궤를 훔쳐 집으로 날라간다. 연인은 잠에서 깨어나 도둑으로 잡힌다. 의사 아내의 하녀는 고리대금업자들이 훔친 궤에 그 사나이를 넣은 것은 자기라고 재판관에게 호소한다. 사나이는 교수형을 면하고 고리대금업자들은 궤를 훔친 죄로 벌금형에 처해진다. - 355



[다섯 째 날, 몇 가지 잔혹하고 불행한 사건이 일어난 뒤 연인들에게 행복이 찾아오는 이야기]


41. 시몬은 사랑을 한 덕분에 현명해지고, 연인인 에피제니아를 바다 위에서 약탈한다. 로데스 섬에서 감옥에 들어가게 되지만 리시마쿠스가 그를 구해낸다. 그는 리시마쿠스와 함께 결혼식장에 쳐들어가 에피제니아와 카산드라를 빼앗아 크레타 섬으로 달아난다. 두 여인은 각각 그들의 아내가 되어 자기 마을로 돌아간다. - 370

42. 고스탄차는 마르투치오 고미토를 사랑하는데 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절망한 나머지 혼자 작은 배를 타고 바람에 떠내려가 스사에 이른다. 그러나 그녀는 마르투치오가 튀니스에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그는 국왕에게 여러 가지 유익한 도움말을 올려 높은 신분이 되어 있었다. 그는 리파리에 돌아와 그녀와 결혼한다. - 381

43. 피에트로 보카마차는 아뇨렐라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 그런데 도적의 습격을 받고 아뇨렐라는 숲으로 달아나 어느 성에 안내되어 간다. 피에트로는 도적에게 붙잡혔으나 그 손을 벗어나 몇 몇 사건을 거쳐 아뇨렐라가 있는 성에 이른다. 거기에서 그녀와 결혼해 함께 로마로 돌아간다. - 387

44. 리차르도 마나르다는 리치오 다 발보나 씨에게 그와 딸과 같이 있는 장면을 들킨다. 그는 곧 그녀와 결혼하고 장인과도 사이가 좋아지낟. - 395

45. 귀도토 다 크레모나는 자코민 다 파비아에게 딸을 하나 남기고 죽는다. 잔놀레 디 세벨리노와 밍기노 디 망골레라는 두사나이가 이 처녀에 연정을 태운다. 마침내 두 사람은 칼을 배고 싸우게 되지만, 그 처녀가 잔놀레의 누이 동생임이 밝혀져 밍기노의 아내로 정해진다. - 401

46. 잔 디 프로치다는 페데리고 왕에게 바쳐진 여인과 밀회하다가 들켜 두 다 기둥에 묶여 화형에 처해지게 된다. 그러나 루지에리 델로리아의 눈에 띄어 구출되고, 둘은 결혼하여 고향으로 돌아간다. - 406

47. 테오도로는 주인의 딸 비올란테와 사랑에 빠져 임신시킨 일로 교수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인다. 그는 매를 맞으면서 거리를 끌려 다니는데, 친아버지가 나타나 자기 자식임을 밝혀 석방되고 비올란테를 아내로 삼는다. - 412

48. 나스타지오 델리 오네스티는 트라베르사로 집안의 딸을 연모하나 사랑을 얻지 못한 채 재산만 서버린다. 그는 친척의 권유로 키아시에 가는데, 그곳에서 어느 처녀가 한 기사에게 이리저리 쫒기다가 살해되어 개에게 마구 뜯어 먹히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뒤 그 친척과 자기가 사랑하는 같은 또래의 처녀가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보고 같은 봉변을 당하는 게 두려워 나스타지오를 남편으로 삼는다. - 420

49. 페데리고 델리 알베리기는 어느 귀부인을 연모하지만 상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 구애를 계속하는 동안 재산을 다 써버리고 겨우 한 마리의 매만 남는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집에 온 그녀에게 그 매를 요리하여 대접한다. 그것을 알고 그녀는 감동하여 그를 남편으로 맞아 부자로 만들어준다. - 426

50. 피에트로 다 빈치올로는 친구 집에 식사하러 가고, 아내는 젊은 사내를 끌어들인다. 남편 피에트로가 돌아오자 아내는 사내를 닭자 밑에 감춘다. 피에트로는 식사하러 갔던 에르콜라노 집에서 그의 아내가 끌어들인 젊은이가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아내는 에르콜라노의 아내를 욕한다. 그런데 당나귀가 불행히도 닭장 밑에 숨어있는 정부의 손가락을 밟았으므로 사내는 비명을 지른다. 주인은 달려와 사내를 발견하고 속은 것을 알았지만 자기대로 다른 생각이 잇어 결국 아내와 화해한다. - 432



[여섯째 날,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경모한 경구로 반박하고, 임기응변의 대답과 뛰어난 통찰력으로 피해며 위험이며 창피를 벗어난 이야기]


51. 어느 기사가 오레타 부인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말을 타고 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솜씨가 서툴러 부인은 말에서 내려 달라고 말한다. - 447

52. 빵장수 치스티는 재치있는 말솜씨로 제리 스피나를 깨우쳐 주어 자기의 분에 넘치는 요구를 알리고, 그로 하여금 자기를 신사로서 도한 친구로서 대하게 한다. - 449

53. 논나 데 풀치 부인은 피렌체의 사교가 노골적인 농담을 하자 재치있는 대답으로 그를 골탕 먹인다. - 453

54. 쿠르라도 잔필리아치의 요리사 키키비오는 교묘하게 임기 응변으로 대답을 하여 주인 쿠르라도의 노여움을 웃음으로 바꾼다. 그리하여 주인이 내릴 뻔한 최악의 벌을 피한다. - 455

55. 포레제 다 라바타 씨와 지오토 화백은 무젤로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로 상대방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경구로 놀려댄다. - 458

56. 미켈레 스칼차는 젊은이들에게 바론치 집안이 세게 으뜸가는 귀족이라고 저녁 내기를 하여 이를 증면하고 이긴다. - 460

57. 필리파 부인은 연인과 함께 있다가 남편 눈에 띄어 법정에 불려가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재치 있는 대답을 하여 무사하게 풀려나고 법을 개정시키기에 이른다. - 463

58. 프레스코는 조카딸에게 만일 그녀의 말처럼 불쾌한 사람을 보기가 싫으면 자기 얼굴을 거울에 비쳐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 465

59. 구이도 카발칸티는 별안간 자신을 에워싼 피렌체의 기사들에게 점잖게 핀잔을 준다. - 467

60. 수도사 치롤라는 농부들에게 천사 가브리엘의 날개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날개 대신 숯 밖에 없어, 성 로렌초를 태운 숯이라고 말하여 얼버무린다. - 470



[일곱째 날, 옛날부터 ‘여자들이 사랑을 위하여 또는 자기 한 몸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남몰래, 또는 들키고서라도, 어떻게든지 남편에게 해온 여러가지 계책을 이야기]


61. 잔니 로테링기는 한밤중에 자기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다. 아내를 깨우니 그녀는 귀신이 틀림없다고 남편을 속인다. 두 사람은 문간에 서서 기도로 귀신을 물리치기로 한다. 그러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친다. - 487

62. 페로넬라는남편이 돌아왔으므로 정부를 빈 통에 숨긴다. 남편이 그 통을 팔기로 했으므로 그녀는 자기가 이미 통을 팔았으며 지금 통에 흠이 있는 지 없는 지 산 사람이 안에 들어가 살펴보는 중이라고 꾸며 댄다. 통에서 나온 사나이는 남편에게 통 속을 깨끗이 긁어내게 하고 자기 집에 운반시킨다. - 492

63. 수도사 리날도가 이름을 지어 준 아이의 어머니와 밀회하고 있을 때 남편이 돌아와 그가 아내와 침실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자 아내는 수도사가 기도문을 외어 아이의 병을 쫒아내고 있는 중이라고 남편을 속인다. - 497

64. 토파노는 어느 날 밤 아내를 밖으로 쫓아내고 문을 걸어 골탕을 먹인다. - 503

65. 어떤 질투심 많은 사나이가 신부로 꾸며 아내의 참회를 듣는다. 아내는 밤마다 찾아오는 어느 신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질투심 강한 남편은 남몰래 문간에 숨어서 감시하고 있는데, 그동안 아내는 지붕으로 연인을 끌어들여 즐긴다. - 508

66. 람베르투치오 아무개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사벨라 부인이 레오네토와 몰래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바로 그가 찾아온다. 거기에 또 그녀 남편이 돌아온다. 남편은 람베르투치오에게 단검을 쥐어주어 밖으로 쫓아낸다. 다음에 남편은 레오네토를 집까지 바래다준다. - 516

67. 로도비코는 베아트리체 부인에게 자기가 품고 있는 생각을 호소한다. 그녀는 남편 에가노를 자기로꾸며 정원에 내보내고 로도비코와 즐긴다. 그런 다음 로도비코는 일어나 정원으로 가서 거기 있는 에가노를 몽둥이로 두들겨 준다. - 520

68. 질투가 심한 사나이가 아내를 의심하게 된다. 그러자 아내는 발가락에 끈을 매어 밤에 연인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남편은 그것을 알고 그를 뒤쫒는다. 아내는 자기 대신 다른 여자를 침대에 뉘어 둔다. 남편은 그 여자를 때리고 머리털을 잘라 버린다. 그리고 아내 형제들에게 가서 사실을 호소하지만, 형제들은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마구 욕한다. - 527

69. 니코스트라투스의 아내 리디아는 피루스를 사랑한다. 그것을 확인하려고 피루스는 그녀에게 세 가지 일을 요구하고 그녀는 모두 해낸다. 더욱이 남편 니코스트라투스 앞에서 연인과 사랑의 유희를 하고 그가 본 일이 현실이 아니라고 믿게 한다. - 535

70. 사이좋은 두 시에나 인 가운데 한 명이 어떤 아이의 대부를 서게 되고, 그 둘은 같이 그 아이의 어머니를 사랑하게 된다. 대부인 사나이가 죽게 되자 그는 약속에 따라 다른 한 사나이에게 나타나 저 세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 547



[여덟째 날,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속이고 또는 남자끼리 속이는 이야기]


71. 굴파르도는 친구 과스파르루올로에게서 돈을 빌린 다음 그의 아내에게 돈을 줄 테니 잠자리를 같이 하자고 약속하고 그 돈을 준다. 그 뒤 그녀 앞에서 남편 과스파르루올로를 향해 부인에게 돈을 돌려주었다고 말하자 그녀는 마지못해 그렇다고 대답한다. - 555

72, 바를룽고의 사제가 농부 아내 벨콜로레와 자고 자기 외투를 저당물로 놓고 간다. 며칠 뒤 그녀에게서 양념절구를 빌렸다가 나중에 돌려주면서 저당물로 놓고 간 외투를 돌려달라고 심부름꾼에게 시킨다. 어리석은 마누라는 중얼중얼 불평하면서도 돌려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558

73. 칼란드리노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녹색돌 엘리트로피아를 찾으러 무뇨네 강둑으로 간다. 칼란드리노는 그 돌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그가 돌을 잔뜩 주워 담아 집으로 돌아가니 아내가 마구 야단친다. 그는 화가 나서 아내를 때린다. 그리고 두 친구에게 자기보다 그들이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말해 준다. - 564

74. 피에졸레의 신부가 어떤 미망인을 연모하나 그녀는 그를 몹시 싫어한다. 신부는 그녀인 줄 알고 그녀의 하녀와 잔다. 이 현장을 미망인과 남동생들이 주교에게 보여준다. - 573

75. 마르케 출신인 피렌체의 재판관이 법정에서 재판하고 있을 때 세 절ㄹㅁ은이가 그의 바지를 벗긴다. - 579

76.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칼란드리노의 돼지를 훔친다. 두 사람이 생각 뿌리로 만든 환약과 베르나치아 포도주로 누가 도둑인지 점을 치게 하고 쓴 알로에를 설탕에 버무린 개먹이 경단을 갈란드리노에게 한 개, 또 한 개 모두 두 개를 먹인다. 그가 너무 써서 토애해는 바람에 자기가 자기 돼지를 훔친 것같이 만들어 버린다. 두 사람은 아내에게 고자질하겠다고 을러대어 수탉 두 마리를 받아낸다. - 582

77. 어떤 학자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미망인을 연모한다. 그녀는 눈 오는 밤에 거짓말로 학자를 기다리게  한다. 그 뒤 학자는 꾀를 부려 7월 한더위에 그녀를 하루 종일 알몸으로 높은 탑 위에 서 있게 하여 벌과 파리와 등에의 시달림을 받게 한다. - 589

78. 친하게 사귀고 있는 두 사나이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그것을 안 남편은 아내와 짜고, 그를 상자에 가둔 채 그 상자 위에서 상대방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 614

79. 의사인 시모네 선생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참가하고 있다는 약탈 회원의 되기 위해 한밤중에 어떤 장소에 갔는데, 바팔마코는 오물이 가득 찬 두엄 구덩이에 그를 집어쳐넣고 달아난다. - 618

80. 한 상인이 팔레르모로 물건을 가져와 판돈을 시칠리아 여자가 교모하게 뺏는다. 그는 다음에 먼저보다 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온 것처럼 꾸며 그녀에게서 돈을 빌리고 헝겊 부스러기와 바닷물만 놓고 간다.



[아홉째 날, 저마다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


81. 프란체스카 부인이 리투치오와 알레산드로라는 두 남자로부터 연모를 받지만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아 한 사람은 사제가 시체가 되어 무덤에 들게 하고, 또 한 사람은 그 시체를 꺼내오게 한다. 그런데 그들은 시키는 대로 못하여 다시는 부인에게 치근대지 못하게 된다. - 652

82. 어느 수도원 원장이 애인과 함께 자고 있는 수녀를 발견하고 그 죄를 꾸짖으려고 허둥거리며 어두운 방안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자기도 신부와 함께 자고 있던 참이었으므로, 두건인 줄 알고 신부의 팬츠를 머리에 쓴다. 수녀는 자기를 비난하는 원장에게 그 사실을 깨닫게 하여 곧 아무 탈없이 그 뒤부터는 마음놓고 애인과 즐긴다. - 658

83. 의사 시모네 선생는 부루노와 부팔마코와 넬로의 부탁을 받고 칼란드리노가 임신했다고곧이듣게 한다. 칼란드리노는 피임약을 만들어 달라면서 이들에게 수탉과 돈을 준다. 결국 유산을 해서 분만을 모면한다. - 661

84.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아들 체코 부온콘벤토에서 노름을 하여 자기가 가진 것 모두와 안줄리에리 집안 아들인 체코의 돈까지 몽땅 털린다. 그러자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체코는 셔츠 하나만 입고 안줄리에리 집안의 체코를 따라 자기 옷을 훔친 도둑이라 뒤집어 씌워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게 한다. 그리고 그의 옷뿐 아니라 말까지 뺏어 타고 ,그를 셔츠 바람에 맨발 꼴로 만들어놓고 떠난다. - 666

85. 칼란드리노가 젊은 여인에게 반하자 브루노는 그에게 부적을 만들어 준다. 그가 그 부적을 여인의 몸에 대자 여인이 그를 따라온다. 그런데 그만 아내에게 들켜 단단히 혼이 난다. - 670

86. 두 젊은이가 어떤 남자의 집에 묵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남자의 딸 곁에 파고든다. 그리고 그 집 부인은 실수로 다른 젊은이와 자게 된다. 딸과 함게 잔 젊은이는 친구인 줄 알고 딸의 아버지 곁에 누워 모든 것을 지껄이고 만다. 그만 큰 소동이 벌어질 찰나에 부인이 재치있게 딸의 침대로 옮겨 누워 말을 용케 꾸며내어 사태를 탈없이 수습한다. - 679

87. 탈라노 디 몰레제는 이리가 아내의 얼굴과 목을 물어뜯는 꿈을 꾼다. 아내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아내는 믿지 않아 참말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만다. - 684

88. 비온델로가 음식을 가지고 치아코를 속이자, 치아코는 그를 늘씬하게 매 맞도록 해서 보복한다. - 686

89. 어떻게 하면 남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지 어떻게 하면 사나운 아내를 길들일 수 있는 지 묻기 위해서 두 젊은이가 왕을 찾아간다. 왕은 한 사람에게는 사랑하면 된다 하고 한 사람에게는 거위 다리에 가 보라고 한다. - 690

90. 잔니 신부는 친구 피에트로의 부탁을 받고 그의 부인을 암말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부린다. 막바징 이르러 꼬리를 달 판인데 피에트로가 꼬리는 필없다고 지껄여 그만 마술이 깨지고 만다. - 696



[열째 날, 사랑과 그 밖의 사건에서 상상 밖의 아량을 베풀었다든가 또는 너그러운 행위를 한 이야기]


91. 스페인 국왕을 섬기던 한 기사가 자기는 보답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가지고 이곳을 떠나려고 한다. 왕은 그것이 왕의 탓이 아니라 그에게 운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 보이고, 그 뒤 후한 보상을 내린다. - 703

92. 기노 디 타코는 클리니의 수도원장을 가두어놓고 그의 위병을 고친 다음 풀어준다. 수도원장은 로마 교황청에 돌아가 교황 보니파치오와 그를 화해시킨다. 교황은 그를 스페달레의 관리장에 임명한다. - 707

93. 미트라다네스는 나탄의 신망을 시기하여 그를 죽이러 갔다가 나타인 줄 모르고 그를 만난다. 그리하여 바로 그로부터 나탄을 죽이는 방법을 배우고 숲에서 다신 만난다. 미트리다네스는 그가 곧 나탄임을 알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사과하고 그와 친해진다. - 712

94. 젠틸레 카리샌디 씨는 모도나에서 돌아와 죽어서 장례를 마친 그가 사랑했던 여자를 무덤에서 꺼낸다. 여자는 되살아나 아들을 낳는다. 젠틸레 씨는 그녀의 남편 니콜루치오 카차니미코에게 그녀와 아이를 돌려준다. - 718

95. 디아노라 부인은 안살도 씨에게 1월의 뜰을 5월의 뜰처럼 아름답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안실도 씨는 한 요술사에게 부탁하여 가까스로 소원을 들어준다. 남편은 그녀가 안살도 씨에게 몸을 맡길 것을 허락한다. 남편의 너그러움을 들은 안살도 시가 그녀와의 약속을 취소하자 요술사는 이에 감동하여 안살도 씨로부터 아무 보수도 받지 않겠노라고 말한다. - 726

96. 싸움에 이긴 늙은 샤를르 왕은 젊은 아가씨에게 연정을 느꼈으나 자기의 어리석은 생각을 부끄럽게 여기고, 그녀와 그 여동생에게 훌륭한 혼수를 주어 다른 사람과 결혼시킨다.  - 731

97. 페드로 왕은 병상에 누운 리자가 자신을 열렬히 연모한다는 말을 듣고 그녀를 위로해 준 다음 젊은 귀족과 결혼시켜 준다. 그리고는 그녀 이마에 키스하며 앞으로 자기는 그녀의 기사가 되겠다고 공언한다. - 737

98. 소프로니아는 지시푸스의 아내가 도리 줄 알고 있었는데, 티투스 퀴티우스 풀부스의 아내가 되고 만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로마로 갔는데, 뒷날 형편없는 신세가 된 지시푸스가 로마에 온다. 지시푸스는 티투스가 그를 보고 그냥 스쳐지나가자 멸시받은 줄 착각하고, 죽어버리려고 자신하여 살인했다고 거짓 진술한다. 티투스는 그가 지시푸스임을 알고 그 대신 자기가 살인했다고 나서게 되는데, 실제로 살인한 샂가 그것을 알고 죄를 뉘우치고 자수해 고백한다. 결국 그들은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모두 무죄 석방된다. 티투스는 지시푸스에게 자기 여동생을 시집보내고 모든 재산을 그와 함께 가진다. - 744

99. 행상차림을 한 술탄은 토렐로 씨의 환대를 받는다. 십자군 원정이 시작되어 전쟁에 나가게 된 토렐로 씨는 부인에게 어느 기간이 지나거든 재혼하라는 허락을 한다. 그는 종군 중에 포로가 되어 매부리를 하다가 술탄에게 알려진다. 술탄은 토렐로 씨임을 알고 극진히 대우한다. 토렐로 씨가 아내의 재혼을 근심하자 마술로 하룻밤 새 파비아로 돌려보낸다. 그는 재혼하려는 아내의 결혼식장에 나타나 아내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 763

100. 살루초의 후작은 아랫사람들의 권유에 못 이겨 아내를 맞게 되자 생각하는 바가 있어 한 농부의 딸을 맞아들인다. 그녀에게서 두 자녀를 얻어 모두 친척에게 몰래 보내 그르면서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죽었다고도 하고 또 성장한 딸을 데려오면서 새로 결혼한다고도 해보여으나 그녀는 조금도 화를 내거나 질투하지 않는다. 후작은 일단 쫒아냈던 그녀를 다시 불러와 깍듯이 후작부인 대접을 하고, 모든 사람에게 그녀의 어질고 저숙한 덕을 기리게 한다. - 780


2) 강점과 보완점


(1) 여성적인 목소리를 드러내려고 했다.


보카치오의 생애를 공부하면서 눈에 띄는 점은 그가 혼인외자여서 아버지와는 분리된 채 어머니와만 생활을 했고, 6세경 어머니를 사별한 후 아버지 아래에서 자랐다는 점이다. 그는 12세 경에 나폴리로 보내졌고 공식적인 결혼을 평생 하지 않은 걱 같다. 데카메론에는 7명의 여성화자가 있다.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할 때가 많았다. 그가 데카메론을 쓴 건 35세에서 40세 사이였고 그 이전 경력을 보면 이런 걸 할 수 있는 훈련이 많았다. 그의 생애 어떤 특징이 그가 여성의 목소리로 여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도록 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식의 묘사와 이야기를 했다.


(2) 정말 그 시대 여성이 이랬을까 의구심이 든다. 

 

작품에 묘사된 여성은 대단히 성에 적극적이고 주도적이다. 정부를 두고 있고, 골려준다. 실제로 그랬을까 의심스러울 때가 많았다. 이건 반작용이 아닐까 싶었다. 예를 들면 아버지에게 애인과 함께 있는 모습을 들킨 딸에게 아버지가 화를 내면서 애인을 죽여 그 심장을 잔에 담아다 갖다 주는 이야기가 있다. 나는 이렇게 딸의 정조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하고, 딸과 애인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아버지가 가진 것이 오히려 그 시대의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읽으면서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그리고 이 야하고 웃긴 이야기로 터져나오는 반작용을 일으키는 원래 모습은 더 어마어마한 것이지 않을까 추측되었다. 진짜 그녀들의 목소리, 모습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3) 실제로 현실이 어떠했든, 살아남은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이야기는 의미가 있다. 


(4) 그 시대 생활상에 대한 간략한 자료가 책 뒤편에 실려 있었으면 좋겠다. 책에서 작가가 보여주거나 비판하려는 부분이 실제로 어땠는지를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찾아보고 싶으면 더 읽으면 될테지.



3) 감동적인 장절


(1) 그 시대 종교의 그늘에 눌린 인성, 생명력, 자연스러움을 종교는 남편, 인성은 아내로 빚댄 듯한 이야기 (둘째 날 열 번째 이야기)


옛날 파사 시내에 리차르도 디 킨치카라는, 육체적인 힘보다 정신적인 힘, 즉 시르기와 재치가 더 뛰어난 재판관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아마 학문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아내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지요. 부자였으므로 매우 태평스러운 생각으로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마일 그가 남에게 하듯이 자기 자신에게도 충고할 수 있었더라면, 아내 될 사람으로는 젊은 사람도 아름다운 사람도 다 피했어야 옳았습니다. - 184


대단한 미인이었지만 피사의 그 누구보다 바람기가 많았습니다. 사실 피사 처녀들 중에 얼룰덜룩해진 도마뱀 같지 않은 여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재판관은 집에 데리고 와서 성대한 잔치를 베풀고 매우 훌륭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첫날밤에 간신히 그녀와 단 한 번의 결혼의 교합을 할 수 있기는 했지만 하마터면 큰 낭패를 볼 뻔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앙상하게 마른데다가 정력이 부족한 사나이여서, 그 이튿날 강한 백포도주며 강장제며 그 밖에 모든 약제로 원기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재판관은 자기 정력에 관해서 차분하게 생각해 보고는 아동용 학습판 같은 달력을 꺼내어 아내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까닭은 그가 보여 준 달력에 의하면 1년에 제삿날에 해당되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고, 그뿐 아니라 제사가 겹치는 날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온갖 이유를 들어 그와 같은 제삿날을 숭앙하려면 그런 날은 남녀가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도록 억제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게다가 각 계절 초마다 단식일이 있고, 사도들과 천 명에 이르는 성인들이 돌아가신 기일 전야의 금기가 있고, 금요일과 토요일이 있고, 주일이 있고, 사순절이 있고, 또 달이 차고 기우는 등 여러 가지 예외가 있어서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할 수 있는 밤은, 그가 어쩌다가 법정에서 열변을 토할 때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거의 없게 되어 버렸답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아내와는 한 달에 한 번 잠을 잘까 말까 하는 생활이 오래 계속 되었습니다. 그녀는 도무지 울적하고 재미가 없어 마치 병자처럼 되어 버렸으며, 남편은 남편대로 자기가 아내에게 쉬는 날을 가르쳐 주었듯이 다른 남자가 일하는 날을 가르쳐 주지나 않을까 하고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고 초조해하는 형편이었습니다. - 185


물론 그는 달력 따위를 갖고 있지 않았고, 일체의 제삿날이고 휴일이고 염두에 없었으므로 낮의 상냥한 말만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 같아 행동으로 달래주고자 생각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녀는 모나코에 닿기도 전에 남편인 재판관도 그의 규정도 다 잊어버리고, 파가니노와 마치 꿈과도 같은 즐거운 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파가니노는 파가니노 대로 모나코에 도착하자 이제 밤낮없이 그녀를 즐겁게 해 주었을 뿐 아니라, 자기의 아내로서 소중히 다루었습니다. - 186


만일 그 사람이 선생 말씀이 틀림없다고 말하고 함께 돌아가고 싶어 한다면 선생이 몸값으로 갖고 오신 돈을 기꺼이 받겠습니다. - 187


부인은 리차르도 씨를 보고 방긋이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건 저한테 하시는 말씀이세요? 무언가 착각을 일으키신 게 아니세요? 저는 선생님을 뵌 적이 없는데요.”- 188


당신도 아시잖아요? 내가 기억을 상실하고 있지 않다는 걸요. 나는 당신이 남편 리차르도 디 킨치카라는 것도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은 내가 당신과 함게 있었을 때는 조금도 나를 몰라주시는 것 같던데요. 왜냐하면 만일 당신이 바라는 것처럼 당신이 정열가시고 머리가 좋은 분이시라면 내가 아직 젊고 싱싱하고 정력이 넘쳐흐른다는 것을 알아주실 만큼 머리가 움직였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그 결과 젊은 여자로서는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부끄러워서 입 밖에 댈 수 없는 것을 더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아셨어야 했던 거예요.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하셨는지 잘 알고 계시죠? 만일 당신에게 아내보다 당신의 법률 공부 쪽이 더 중요하다면 아내를 맞이하지 말았어야지요. 더욱이 저는 당신이 법률가로서 여겨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성당의 축일이나 제삿날의 공보 담당자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날을 잘 알고 계실 뿐 아니라 단식일이며 제삿날 전야의 금기 같은 것을 참으로 잘 알고 계셨거든요. - 189


비록 내가 당신을 싫어하게 되더라도 당신은 언제까지나 내 집의 부인이오, 아아, 당신은 이렇게 타락하고 부정스러운 욕망 때문에 자기의 명예를 버리고 자기보다 당신 자신을 사랑하는 나를 버릴 생각이오? - 190


똑똑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여기서 파가니노의 아내라는 기분이 들지만, 피사에서는 당신의 매춘부 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달이 차고 기운다든가, 기하학의 삼각 사각으로 유성을 당신과 나 사이에서 결합하게 해 왔지만 여기서는 파가니노가 밤새도록 저를 껴안아 애무하고 깨물어 준답니다. 그리고 얼마나 나를 미치도록 즐겁게 만들어 주는지 하느님, 저 대신 말씀 좀 해주세요. - 190


저는 한 번 당신과 함께 살게 된 후에 본전도 아자도 다 까먹어 버렸으니 이번에는 다른 곳에서 돈벌이를 찾겠어요. 다신 한번 거듭 말씀드리지만 여기서는 축제일도 그 전야의 기일도 없어요. 그러니 저는 여기 있을 생각이에요. 그럼 한시바삐 하느님과 함께 돌아가세요. 돌아가지 않으면, 당신이 폭력을 휘두른다고 큰 소리를 지르게 될 거예요. - 191


(2) 100가지 이야기 중에서 내게 인상적인 캐릭터가 나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둘째날 열째 이야기 - 위의 것


넷째날 다섯째 이야기 - 누이가 좋아하던 남자(자기 가게의 고용인)를 죽여 매장한 오빠들, 꿈에서 연인의 죽은 자리에 대한 걸 꿈꾼 후 찾아가서 머리만 베어와 꽃항아리에 넣어 눈물을 쏟아넣는다. 그 눈물로 꽃이 핀다. 오빠들이 그 항아리에 든 두개골을 찾아냈다. 그 항아리를 빼앗긴 어디나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한 맺힌 이야기들이 있다. 엽기적이고 슬프다. 누이는 아마 미쳐버렸을 거다. 이건 아이를 잃고 실성한 여자가 인형을 안고 다니는 장면과 비슷하다. 그 여자의 혼을 빠지게 하는 상실.


만약 할수만 있다면 시체를 마을로 가져가 좋은 땅에 고이 묻어주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깨닫았으므로 나이프를 꺼내어 머리만 잘라내어 보자기에 쌌습니다. 집에 돌아오자 그녀는 방안에 틀어박혀 연인의 얼굴에 마치 눈물로 씻듯이 오랫동안 비통한 눈물을 쏟고 얼굴 전체에 계속 키스를 했습니다. 그리고 예쁘고 커다란 동백꽃 항아리를 꺼내어 깨끗한 천에 싼 머리를 넣어 그 위에 흙을 덮고 살레르노 산의 아름다운 동백나무 몇 가지를 심었습니다. 그러고는 장미꽃이나 오렌지 꽃으로 만든 물이나 자기 눈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뿌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녀는 그 곁에 앉아 거기에 로렌초가 숨어 있기나 하듯이 자기 마음의 전부를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맺힌 한을 전부 호소하고 나면 곁에 가서 또 울기 시작하여 나중엔 언제나 동백나무 가지가 눈물로 젖어 버리고 마는 것이었습니다. - 334


오빠들도 누이동생의 아름다움이 갈수록 시들어질 뿐만 아니라 눈마저 쑥 들어가 이상하게 여기던 참이라 그 말을 듣고 잘 관찰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것을 확인한 다음 누이동생을 꾸짖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자 꽃항아리를 치워버렸습니다. ...처녀는 그 후에도 매일 울면서 꽃항아리를 돌려 달라고 애원하다가 마침내 죽고 말았습니다. - 334


다섯째날 첫째 이야기 - 아름다운 아가씨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자기를 다듬어간 시몬. 시몬은 장애가 있거나 아주 늦되는 사람인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 그에게 핵심적인 동기를 마음 깊이에서 유발시킬 수 있을 건가 궁금하다. 실타래의 끝을 잘 관찰해서 탁 잡아올리는 매의 눈을 가진 이가 필요하다. 이게 교사의 할 일인 듯. 


시몬은 이 근처에서는 그 커다란 몸집이나 거친 품성이나 부친이 귀족이고 부자라는 것 등으로 누구 하나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는 에피제니아의 말에 아무 대답이 없이 그녀의 눈을 가만히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 눈에서는 뭔가 달콤한 느낌이 솟아나 가슴이 지금까지 단 한번도 맛보지 못했던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 372


지금까지 어떤 가르침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시몬의 마음에 에피제니아의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사랑의 화살이 꽂혀 어느 사이에 생각이 홱 달라졌으므로 부친을 비롯하여 가족이나 지금까지 그를 알고 있던 사람들을 아주 놀라게 하고 말았습니다. 우선 그 형제들처럼 의복이나 신변의 것을 훌륭히 해 달라고 부친에게 부탁했습니다. 부친은 몹시 기뻐하여 그대로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교양있는 청년들과 사귀기 시작하여 신사들이 몸에 지녀야 할 예의범절을 배우고 특히 사랑할 때의 예법을 배웠습니다. 이에는 우선 모두들 놀라움으로 눈이 휘둥그레해졌습니다만, 그는 짧은 기간 동안에 초보적인 학문을 깨우쳤을 뿐만 아니라 철학을 논할 수 있을 정도로까지 휼륭한 발전을 보였습니다. 이어서 이 같은 원인은 모두 에피제니아에게 품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그 뿐 만 아니라, 노래도 부르고 악기도켤 수 있게 되고 승마나 육해의 군사에도 정통한 훌륭한 청년이 되었습니다. 시몬의 이러한 발전을 일일이 말할 수는 없으므로 세세한 점은 생략합니다.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을 때부터 4년쯤 지날까 말까 했을 때 그는 사이프러스 섬에 사는 어떤 젊은이보다도 한결 뛰어난 청년이 되어 우아한 마음가짐과 여러 가지 재주를 겸비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이 놀라운 변화를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그의 마음 한구석 훌륭한 영혼 속에 갇혀 있었던 천부적 재능이 시새움 많은 운명의 신에 의해 단단한 굴레로 동여 매져 있었던 것을 운명의 신보다도 강한 사랑의 신이 그것을 끊어버렸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373


셋째 날 아홉째 이야기 - 자기가 사랑한 사람을 선택해서 결혼한 의사의 딸 이야기. 그런데 사랑을 노력해서 얻으려는 이 여자의 태도가 자신이 제공한 것의 댓가로서의 사랑을 구하다가 번번이 거절당한 아폴론 신의 서글픈 사랑처럼 생각되어 서글펐다. 


그러는 동안 소녀의 아버지도 세상을 떠서 그럴싸한 이유만 있으면 베르트랑을 만나러 빠리에 갈 수 있었습니다만, 외동딸로서 막대한 재산을 상속하게 되었기에 친척들의 감시가 심해서 좀처럼 적당한 구실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 270


그녀의 생각은 오직 베르트랑을 만나는 것밖에 없었습니다만 즉각 임금님 앞에 나아가서 임금님이 앓는 부스럼을 보여 달라고 공손히 부탁했습니다. 왕은 그녀가 젊고 아름다운 데다가 정숙한 처녀라 거절하지 못하고 환부를 보였습니다. 그녀는 환부를 보더니, 곧 이거라면 고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으므로 말했습니다. - 271


폐하, 제게 남편을 주신다니 기쁘기 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폐하게 부탁드리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 271


오랫동안 영주가 밖에 나가 있었으므로 모든 것이 황폐하고 무질서 해진 것을 알자 총명한 그녀는 부지런히 활발히 움직여 모든 질서를 바로 잡았습니다. 백성들은 매우 기뻐하고 부인에게 깊은 친애감을 느끼게 되었으며 이렇게 훌륭한 부인을 싫어하는 영주를 비난하게 되었습니다. - 273


그 일은 그 사람이 좋을 대로 하게 하라. 나는 그 사람이 이 반지를 끼게 되고, 내 팔에 내 아이를 안게 되는 일이 생기면, 고향으로 돌아가서 함께 살겠다. - 273


그녀의 끈기있는 인내심과 사려깊은 마음씨를 알고는 귀여운 아이에게 다가가서 새삼스레 들여다보았습니다. - 279


열째 날 일곱째 이야기 - 축제에서 마창 시합의 늠름한 모습의 왕을 본 후 반해 연모하여 병이 난 가난한 처녀를 취하지 않고 기사역할을 해준 왕의 이야기. 권력을 가진 자가 저런 관대함과 배려를 보이는 게 가능할까?


갸륵한 처녀야 너의 숭고한 사랑은 짐한테서 큰 명예를 받게 되었다. 해서 짐은 짐에 대한 네 사랑을 위해 네가 만족할 만한 대책을 마련하였다. 그 명예란 너도 나이가 찼으니까 짐이 정해주는 자를 남편으로 맞아달라는 거다. 허나 짐은 너를 지키는 기사가 되어 주리라. 그러나 그대로부터 사랑을 바라지는 않겠다. 오직 한 번의 키스만으로 족하다. - 742


그러고는 두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짚고 그녀의 이마에 키스하였습니다. 신랑신부의 부모와 특히 신부 리자의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컸으며,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결혼을 축하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언하기를 왕은 리자에 대해 성실히 약속을 지켰다고 합니다. 즉 평생 동안 자기는 리자의 기사라고 칭하며, 무슨 시합장이든 반드시 그녀가 선사한 장식용 띠를 매고 출전했다고 합니다. -744


열째 날 열 번째 이야기 - 농부의 딸과 결혼한 귀족이 아이 둘을 죽이고, 그녀를 내어쫒고, 새로 맞는 부인을 위한 잔치준비를 하라는 시험을 해서 그 여자의 인내를 시험하는 이야기 . 이건 그 여자의 인내를 칭송해서가 위해서가 아니라 확확확확확 열불 뻗쳐서 인상 깊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철저한 신분제 사회에서 지참금도 없이 맨 몸으로 상위 계급 남자에게 시집을 온 여자가 그 계급에 안착하기 위해서 치러야 할 댓가가 거대했다는 의미로 읽히기도 한다. 또는 그녀가 결혼후 두 아이를 낳고 12년이 걸려서야 인정받은 것처럼 결혼에 적응하는데 얼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또 결혼제도 안에서는 아직 약자인 여성이 치러야할 댓가가 큼을 보여준다고 읽는다. 세 번째로는 그 남편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 같다. 그는 아내를 왜 시험할 마음이 날까? 아마 버림받았던 상처가 있는 지 모른다. 그래서 이 여자가 자기를 버리지 않는다는 걸 알기 위해 숭악한 시험을 하고 있다면 말이 될까 이 얘긴 참 말이 안된다. 또는 이 여자의 태도로 삶을 대하면 참 좋을 것 같다. 삶이 내게 주었던 것을 삶이 거두어 가도 빈 몸으로 물러나오는 모습으로 생각해본다. 내 맘대로, 내 쪼대로 함부로 막 읽는다만 이렇게 다양하게 읽을 수 있는 이 매력적인 이야기가 좋다.


여러분, 여러분은 내가 결혼할 마음이 있다고 했을 때 기뻐해 주었고, 지금도 기뻐하고 있을 줄 아오. 내가 그러한 결심을 한 것은, 내가 결혼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여러분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였소. 여러분은 내가 어떤 여자를 맞이하든 만족하고 부인으로서 존경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잊지 않았을 거요. 이제 내가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고 또한 여러분도 나와의 약속을 지켜줄 때가 온 것 같소. 나는 우리집 이웃 마을에 사는 한 처녀를 발견했소, 나는 그녀를 아내로 맞을 작정이오. - 782


“나는 그리셀다와 결혼하기 위해 찾아왔소. 그런데 그 전에 당신 앞에 그녀를 불러놓고 물어볼 말이 있소.” 그런 다음 그녀를 보고, 내가 그대를 아내로 맞으면 늘 내 마음에 흡족하도록 해주겠는지, 또 내가 하는 말고 행동에 대해 어떤 일이든 화내지 않고 늘 순종해주겠는지 물다 그녀는 그 물음에 낱낱이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 783


구알티에리와의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그녀는 이윽고 임신을 하여 딸을 낳았습니다. 구알티에리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이때 그의 마음에 기묘한 생각이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즉 오랜 세월을 두고 아내로서 견디기 어려운 생각이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두고 아내로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주어 그녀의 인내력을 시험해 보려 한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싫은 소리도 해보고, 화도 내보고, 아랫사람들이 그녀의 낮은 신분을 불만스레 여기고 있다는 등 투정을 하다가 아이를 낳자 더욱 심하게 그런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심지어 여자 아이를 낳았다고 아랫사람들이 섭섭히 여긴다는 말까지 덧붙였습니다. 부인은 남편의 그러한 말을 들어도 얼굴빛 하나 달라지지 않고 어질고 착한 그대로의 태도로 말했습니다. - 784


‘부디 당신 뜻대로 하세요.“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딸과 같은 방법으로 아들도 죽인 것처럼 해서 딸을 보냈던 볼로냐로 보내 길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때에도 부인은 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고 푸념도 늘어놓지 않았습니다. - 786


구알티에리는 아내의 인내를 시험할 마지막 때가 왔다고 생각하여 아랫사람들에게 그리셀다를 더 이상 데리고 살 수가 없다. 그녀를 아내로 맞은 것은 젊은 혈기에 저지른 잘못이었다. 그러니 어떻게든 교황의 허락을 얻어 그리셀다를 보내고 다른 여자를 맞아야겠다고 했습니다. - 786


나는 신분이 낮은 내가 당신의 높은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당신과 결혼하여 얻은 신분은 당신과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 얻어진 것이라 생각하며 지내왔으나 늘 빌어 받은 것으로 여기고 살아왔지요. 부디 도로 가져가도록 하세요. 나는 되돌려드리는 것이 당연하고 보며, 실제로 기꺼이 내놓겠어요. 여기 당신이 나와 결혼하실 때 주신 반지가 있어요. 어서 받으세요. 당신은 내가 시집올 대 가져온 것을 가지고 돌아가라는 분부를 내리셨는데 그 점에 대해선 경리도 부대도 나귀도 필요 없어요. 나는 맨몸으로 시집온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당신에 의해 자식을 낳은 내 몸을 남에게 보여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신다면 나는 맨 몸으로 돌아가겠어요. 다만 내가 가지고 왔다가 이제는 되갖고 갈 수 없게 된 순결한 몸값을 유일한 지참금 삼아 이 몸에 속옷 한 벌만 걸치게 해주세요.“.. 부인은 속옷 바람으로 신도 벗은 채 모두에게 작별을 한 다음 저택을 나와 울면서 친정으로 돌아갔습니다...잔누콜레는 구알티에리가 진심에서 딸을 아내로 맞은 게 아니라 믿고 이런 일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 딸이 시집가는 날 아침에 벗어 놓고 간 옷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딸에게 내주었습니다. 그녀는 다시 그것을 입고 옛날처럼 집안일을 돌보며 잔인한 운명이 내리는 매서운 공격을 강한 의지로 참고 견디었습니다. - 787


구알티에리는 그녀가 이러한 사태가 벌어져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도 추태도 부리지 않는 것을 보자 그녀의 인내력이 여간 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즉 그녀가 매우 총명하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 789



(3) 야하면서 풍자스런 이야기 몇 가지


겁주던 데카메론이 야설이라는 증거로 사람들에게 떠벌릴 이야기를 몇 가지 골랐다. 신부가 농부 아내에게 양념절구통을 빌리려는 이야기, 악마를 쳐넣을 지옥을 가진 농부딸과 수도사, 신부의 팬츠를 두건인 줄 알고 쓰고 나와 훈계하는 수녀원장의 이야기를 외워서 해줄 참이다.


(4) 페스트가 휩쓴 유럽 피렌체 근교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 (16쪽~22쪽 전문)

글을 쓰는 사람들, 사진을 찍는 사람들, 역사가들이 이런 인류적인 사건의 목격자, 기록자라는 게 대단하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가 태어나신지 1348년이 되었을 때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답고 번영한 도시 피렌체에 무서운 흑사병이 덮쳤습니다. 이 유행병은 천체의 작용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들 인간의 약함을 응징하시기 위해 하느님이 내린 정의로운 노여움에 의한 것인지 알 도리가 없지만, 몇 해 전 동양에서 생겨나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뒤 여기저기로 잇따라 번져 무섭게도 서양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인간의 지혜도 예방의 대책도 소용이 없었습니다만, 아무튼 그 때문에 임명된 관원들이 시내에서 산더미 같은 오물을 치워내고 환자는 시내에 들어오지 못했으며, 병을 막기 위한 온갖 예방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또 신앙심 깊은 사람들이 자주 행렬을 짓는다든가 해서 갖가지 기도문들을 되풀이했지만 아무 소용없었으며, 앞에서 말씀드린 해의 초봄에는 흑사병이 무서운 감염력을 발휘하여 처참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동양에서는 코피가 나기 시작한 이는 죽음을 면치 못했지만, 그와 달리 여기에서는 병에 걸린 첫 무렵에 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사타구니라든가 겨등랑 밑에 가래톳이라고 부르는 여느 사과나 달걀만한 망울이 생겼습니다. 그리고는 그 치명적인 가래톳이 몸의 그 두 부위에서 순식간에 온몸에 번져 가는 것이었습니다. 금방 팔이나 허복지에 납빛 도는 검은 반점이 나타나고, 이어 몸의 다른 부분에도 수없이 생기는데, 어떤 때는 큰 반점이 몇 개, 또 어떤 대는 작은 반점이 무수히 많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가래톳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가오는 죽음의 틀림없는 정조이듯, 이 반점이 누구에게 나타나건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이 전염병에는 어느 의사의 진단도 소용없고, 어떤 약도 효력이 없었습니다. 병이 치료를 거부하는 것인지, 의사들이 잘못 하고 있는 것인지 - 자격 있는 의사 외에도 의학 지식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진료를 하는 남녀 의사들이 많기도 하지만 - 병의 원인을 알지 못하여 알맞은 치료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결과 낫는 사람은 아주 드물고, 아니 오히려 거의 모두 앞에서 말씀드린 반점이 나타나고부터 좀 늦고 바른 차이는 있더라도 사흘 안에 열이 없고 다른 증상도 없이 죽어갔습니다.

흑사병은 무서운 기세로 퍼져나갔습니다. 화자의 신체와 접촉만 해도, 마치 불을 옆에 갖다 대면 바짝 마른 것이나 기름 묻은 것에 확 옮겨 붙듯 건강한 이에게 옮았습니다. 아니 상황은 더 지독했습니다. 환자와 말을 주고받거나 환자와 교제하는 것만으로 전염되거나 죽음의 원인이 되었으며, 환자가 입은 옷 또는 그 밖의 물건을 만지기만 해도 이 병에 감염될 정도였으니까요.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을 들으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테지만, 나도 많은 사람이나 내 자신이 눈으로 직접 본 일이 아니었더라면 아무리 믿을 만한 사람에게서 들었더라도 이 말을 믿거나 더욱이 이에 관해 쓴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나는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옮겨가는 이 흑사병의 전염력이 얼마나 강한지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이 병은 단순히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옮겨질 분만 아니라 환자 자신이나 또는 이 병으로 죽은 사람의 옷에만 닿아도 사람 이외의 동물에게R지 옮겨져 순식간에 숨지는 일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내가 직접 눈으로 수없이 본 것인데, 어느 날 이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 병으로 죽은 어느 가난한 사람의 누더기가 길바닥에 버려져 있었는데 ,마침 돼지 두 마리가 그곳에 왔습니다. 여느 때처럼 돼지들은 꿀꿀거리며 코끝으로 쑤석거리더니 이에 입을 물고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독을 마신 것처럼 금방 발작을 일으키더니, 막 쑤석거리고 휘두르던 누더기 위에 두 마리가 그대로 쓰러져 죽어버리지 않겠습니까?

이와 같은, 또는 이와 비슷하거나 이보다 더한 일이 연거푸 일어났기 때문에 살아남은 자에게는 여러 가지 근심과 망상이 생겨 끝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야박한 마음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환자나 환자에게 속한 것들을 피하고 꺼리면 자기만은 산다는 잔인한 생각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 가운데에는 절제 있는 생활을 하고 무슨 일에나 지나침을 삼가면 그와 같은 재앙은 만나지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모여 다른 모든 것에 서 격리되어 살았습니다. 환자가 없는 집안에 틀어박혀 살면서 사치스러운 생활은 피하고 최상의 음식과 최고급 와인을 매우 절제하여 먹고 마시면서 최선의 주의를 기울이고, 다른 이와 말을 주고받지도 않았으며, 바깥일이나 죽은 사람이나 환자의 일에 참견하는 일 없이, 악기를 다루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오락을 즐기며 살았습니다. 한편 그와 반대로 실컷, 마시고 향략을 즐기고 노래 부르며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놀러 다니고, 할 수 잇는 한 모든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이 이를테면 명랑하게 웃고 떠들면 모든 것을 죄다 무시해 버리는 것이 이 병에 대한 가장 좋은 약이라고 단정해 버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 일을 실행에 옮겨, 밤낮없이 이 술집 저 술집으로 옮겨 다니면서 규칙 같은 것은 완전히 무시하고 흥청망청 끝없이 마시고, 그들의 구미를 당기는 점이 있기만 하면 이 집 저 집 남의 집을 마치 여관이라도 되는 양 마구 돌아다녔습니다.

이런 일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머지않아 모두 죽는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목숨은 물론, 가진 것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집들은 대개 공동소유가 되어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예사로 문을 열고 들어와 합법적인 주인과의 구분도 없어졌습니다. 그런 짐승 같은 생각을 품었으면서도 그들이 언제나 되도록 호나자를 피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도시가 한탄의 바닥에 가라앉고 비참의 바닥에 빠져있는 동안, 인간의 규범은 물론 하나님의 거룩한 법도의 권위도거의 땅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한 법도의 집행자인 고위 관리들이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죽거나 병들어버리고 하급 관리도 모자라 관청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적당한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러나 방금 말씀드린 두 유형 외에도, 첫 번재 유형의 사람들처럼 음식을 그리 제한하지도 않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처럼 술을 마구 마시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지도 않고 가운뎃길을 걸어간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들은 먹고 싶을 때는 충분히 먹었으며,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고 가까운 데를 산책하고, 손에는 꽃을, 또 향기로운 풀을, 혹은 여러 가지 향료를 들고서 이따금 들어올려 냄새 맡으며 그 향기로 머리를 식히곤 했습니다. 시체나 죽어가는 사람들의 악취와 약품 냄새가 곳곳에서 풍기는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또 사리분별이 있다 할 수 있겠지만, 가장 무정하다 할 수 있는 일부 사람들은 환자를 내버려두고 달아나는 것이 그 무서운 흑사병을 막는 가장 좋은 약이라고 단정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생각으로 남자나 여자나 자기 이외의 다른 것은 조금도 돌보지 않고 자기가 살던 도시를 버리고 집도 땅도 친척도 재산도 버리고 다른 지방을 찾아 떠났습니다. 마치 인간의 악함을 응징하러 흑사병을 내리신 하느님이 그들이 도망치는 곳에는 그 노여움으 내리지 않으시리라. 그 재앙은 오로지 그 도시에 둘러쳐진 성벽 안으로만 내리시리라 생각하는 듯 했습니다. 이제 도시에는 누구 하나 사람 그림자가 남지 않아 인류의 마지막이 온 것을 경고하고 있는 듯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와 같이 갖가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죽은 것도 아니고 모두 액운을 면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저마다 의견을 가졌다 해도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병에 걸려 쓰러졌으며, 그들이 건강할 때는 여전히 건강한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었지만, 한번 병에 걸리면 어쩔 도리 없이 어디서나 완전히 내버려져 기력을 잃어갔습니다.

시민들은 서로 오가기를 피하고, 이웃 간의 따스한 정은 하나도 없었으며, 친척끼리도 소원해져 서로 이따금 밖에 아니, 거의 방문하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이 재난은 남자나 여자들의 가슴 속에 매우 큰 공포심을 불러일으켰으므로, 형은 아우를, 아저씨는 조카를, 언니는 동생을 버렸을 분 아니라 때로는 아내가 남편을 버리는 일조차 있는 형편이었습니다. 또 거의 믿어지지 않을 정도지만, 부모들이 아이들이 마치 자기 자식이 아닌 것처럼 간병도 않거니와 찾는 것조차 피하곤 했습니다.

그러므로 거의 대부분의 남녀를 막론하고 그것도 아주 적은 몇몇이었지만 한 번 병에 걸리면 친구들의 동정에 매달리거나, 부당한 조건과 막대한 급료로 일하는 욕심많은 하인들의 간호를 받는 이외에 무엇 하나 의지할 게 없었습니다. 그러나 유능한 남녀 하인들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간호에 익숙하지 못하여 환자가 달라는 것을 건네주거나 임종의 물을 떠주는 일밖에 거의 아무것도 할 줄 몰랐습니다. 이런 하인 노릇은 막대한 보수를 받으려다 스스로 희생되어 버린 이도 많았습니다.

이렇듯 환자는 이웃과 친척과 친구들에게 버림받고 하인도 귀해졌으므로 여태까지 들은 적이 없는 괴상한 습관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우아하고 아름답고 예의바른 부인이라도 한번 병에 걸리면, 젊었거나 늙었거나 누구든 상관없이 남자 하인을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병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자 앞이라면 모르되 남자 하인 앞에서 부끄러움도 없이 온몸의 모든 부분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병이 나은 부인들 사이에 정결함이 덜해진 것은 아마도 이 일이 원인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치료만 잘 했더라면 살았을 사람들이 불행하게도 많이 죽어갔습니다. 환자가 알맞은 시기에 간호받지 못하고, 또 흑사병의 기세가 너무나 맹렬하여 눈으로 보면 말할 것도 없거니와 듣기만 해도 깜짝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죽어간 것입니다. 그 결과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 필연적이라고나 할까요, 전에 없던 습관이 생겼습니다.

옛날에는 아니 지금도 이따금 볼 수 있습니다만, 어떤 남자가 죽으면 그의 이웃이나 친척이 되는 여자들이 초상집에 모여 죽은 이와 가장 친했던 여자들과 함께 슬프했고 한편 그 집 앞에서 친척이나 이웃 남자들, 다른 시민들이 함게 모여 죽은 이의 신분에 따라 사제가 찾아오고, 죽은 이와 비슷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유해를 어개에 메고, 춧볼을 손에 들고 성가를 부르며 장례 행렬을 지어 죽은 이가 생전에 다녔던 성당으로 가곤 했었지요.

이러한 풍습은 흑사병이 맹위를 떨치기 시작하자 거의 대부분 아니, 깔그리 사라져 버리고, 이 도시에 새로운 습관이 생기기 사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간호하고 돌봐주는 여자도 없이 죽어갔고, 임종의 입회인도 없이 이 세상에서 삶을 끝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입니다. 친척들이 울며불며 슬퍼해 주는 사람들은 아예 하나도 없는 형편이었으며 오히려 초상집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웃고 떠들며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마치 축제 소동을 벌이는 습관이 생겨 버렸습니다. 여자들은 거의 여자다운 신앙심을 잃고 자기들 건강만을 크게 기뻐하게 된 것입니다.

도 죽은 사람 가운데 그 유해가 성당으로 날라져 갈 때, 열이나 열두 사람 이상의 이웃들이 따라 가는 일은 아주 드물게 되었습니다. 관을 메고 가는 사람들은 지위 높은 유지들이 아니라 하층 계급에서 끌려나온 무덤 파는 천한 인부들이었으며 그들은 돈을 받고 대신 관을 메어주었습니다. 그들은 죽은 이가 생전에 다니던 성당이 아니라 아무 데나 가장 가까운 성당으로 한 둘이 촛불을 켜들고 넷이나 여섯 사람의 수도사들과 함께 아니 수도사가 한 사람도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서둘러 관을 메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수도사들 역시 엄숙하게 긴 기도 같은 것은 드리지도 않고, 방금 말한 사람들의 손을 빌어 파둔 구덩이가 있으면 아무 데나 곧 관을 묻어 버렸습니다.

하층 계급이나 중산 계급 사람들은 더 비참했습니다. 대부분 가난한 탓인지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에서인지 저마다 자기 집이나 구역 안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날마다 몇 천 명씩 병이 옮아갔습니다. 그리고 간호는커녕 아무 도움도 얻지 못한 채 거의 살아나는 일 없이 모두 죽었습니다. 그러므로 밤낮없이 길거리에서 숨져 가는 숱한 사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집안에서 죽는 사람도 그만큼 많았으며, 이웃 사람들은 시체에서 풍기는 악취가 날 때까지 누가 죽어 나가도 알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사람도 저 사람도 모두가 죽어나가 도시 전체가 묘지가 돼버렸습니다.

이웃에 사는 사람들은 죽은 이에 대한 동정심은 고사하고, 시체가 썩어서 자기들에게 병을 옮겨 오지나 않을까 걱정하여 모두 똑같은 예방 수단을 찾아낼 궁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 손으로, 그리고 사람이 있을 때는 그들의 손을 빌어 시체를 집안에서 들어내어 문간에 두었습니다. 특히 아침 같은 때 거리를 지나가면 죽은 사람들을 헤아릴 수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관이 오면 거기에 집어넣지만, 관이 모자라 널빤지에 얹어서 들고 가는 일도 흔했지요. 하나의 관에 둘 또는 세 사람의 시체를 넣는 일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더욱이 아내와 남편, 형제 두세 명, 아버지와 자식을 함께 관에 넣은 관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습니다.

또 이런 광경도 흔히 볼 수 있었지요. 두 사제가 십자가를 들고 걸어가면서 한 사람을 위해서 마지막 의식을 집전하며, 인부가 나르는 관 서너 개가 그 뒤를 따랐습니다. 그리하여 수도사가 시체 하나를 묻으려고 간 곳에 여섯 명, 여덟 명을 한꺼번에 묻게 되는 일이 흔했습니다. 이런 장례식에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촛불을 켜는 사람도 애도하는 사람도 없었으며 오히려 산양 한 마리 죽은 것만큼도 돌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세상이 순조로울 때면 현명한 사람도 어쩌다 일어나는 하찮은 타격을 참지 못하는데 이렇게 재앙이 커지니 무지한 사람들도 참을성이 있게 되어 무슨 일에나 무관심해져 버리는 사태가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아무튼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어느 성당이고 날마다 끊임없이 시체가 산더미처럼 날라져 들어오므로 묻을 묘지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옛 관례대로 저마다 제 무덤에 묻히고 싶어 하지만 어디나 꽉 차서 성당마다 묘지에 커다란 웅덩이가 파지고 그 속에서 몇 번씩 시체가 잇따라 던져졌습니다. 그런 구덩이 속에는 배에 짐을 싣듯이 몇 층으로 시체를 포개 놓았으며, 구덩이는 금방 가득 차서 밖으로 넘쳤습니다.

이렇듯 우리 도시에서 일어난 지금까지의 비참한 일에 관해서는 자세하게 말씀드렸으므로 더 이상 쓰지 않고, 그와 함께 변두리 시골에서도 적잖이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는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그런 시골에서도 외진마을이나 밭이나 집안에서 비참하고 가난한 농부와 그 가족들이 의사는 물론 하인의 간호도 받지 못한 채 사람이 아니라 마치 짐승처럼 내버려져 밤낮없이 죽어갔습니다.   

 그들도 도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의 습관을 포기하고 신변의 일이나 일과를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마치 죽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가축도 토지도 지난날의 노고가 가져다 준 성과도 전혀 돌보지 않을 뿐 아니라 지금 갖고 있는 것도 온갖 지혜를 다 짜내어 써버리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바람에 소, 노새 ,양, 산양, 돼지, 닭을 비롯하여 사람에게 충실한 개가지 집에서 쫒겨나, 거둬들이기는커녕 베지도 않고 버려져 있는 밭을 제멋대로 헤매고 다니는 형편이었습니다. 많은 가축들은 마치 알고서 그러는 것처럼 낮에 배불리 주워 먹고는 밤이 되면 불룩해진 배로 사람이 몰아가지 않아도 자기 집을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피렌체 시내에서는 3월부터 7월까지 사이에 10만 명 넘는 환자가 죽어갔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6~22)

 

 

3.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머리말 - 9


정말 그 심한 사랑의 불길을 그칠 줄 모르게 타올라 이따금 나는 감당하기 어려운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렇듯 괴로움에 휩싸여 있을 때 몇몇 친구들이 즐거운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다시없는 위안의 말을 건네주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위안 덕분에 나는 죽지 않고 살아난 것이라고 지금도 굳게 믿고 있습니다.


고뇌는 사라졌다 해도 내 고뇌의 짐을 함께 져준 사람들의 은혜에 대한 기억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내가 죽지 않는 한 그와 같은 은혜는 결코 잊지 않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게다가 내 신념으로는 은혜에 보답하는 것은 미덕 가운데 가장 칭찬받을 일이고, 반대로 은혜를 잊는 것은 가장 버려야 할 악덕이므로, 은혜를 모르는 인간으로 여겨지지 않기 위해 사랑의 고뇌에서 풀려난 지금 그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내가 갖게 된 어떤 위로를 전해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을 하고 있는 부인네들에게는 구원도 되고 위안도 되는...백 편의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보카치오는 이 책에서 7명의 여성과 3명의 남성을 화자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이 작가는 남자였는데 여성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데 정말 그 때 이 이야기 속의 여성들이 실제로 살았던 현실은 어땠을까 궁금해질 때가 많았다. 허황하게 느낄 만큼 여자들이 우세하고 통쾌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게 반작용이 아닐까 싶을 만큼. 이 이야기들은 오늘날로 치면 보통사람들이 보지만 재벌이 많이 나오는 연속극 같다.


끝맺음말 -795


지체높은 젊은 숙녀 여러분, 내가 이 이야기를 쓰면서 꼭 실천하려고 약속드린 일이 오랜 고생 끝에 가까스로 완성의 단계에 이른 것은 오로지 하느님의 은총에 의한 일이라 믿으며, 또한 그것은 나의 공적이 아니라 여러분의 동정어린 여망에 의한 것이라 믿고 기뻐해 마지않는 바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첫째로 하느님에게, 다음으로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리고 지친 팔과 붓을 쉬려고 합니다. - 795

보카치오 연보에 의하면 그가 35세이던 1348년에 페스트가 번져 피렌체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1353년인 40세 때 데카메론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럼 이 작가는 자신의 중년의 중요하닥 보담 가장 짬진 5년 동안을 데카메론과 보냈다. 


그건 그렇다 치고 그런 제멋대로 하는 말은 비록 교회의 역사 가운데 내가 쓴 것보다 훨씬 추문이 되는 이야기가 적잖이 있다 하더라고 깨끗한 정신과 깨끗한 말을 해야 할 성당 안에서는 지껄이지 않은 게 묵계로 되어 있고, 또한 다른 곳보다 엄숙함이 요구되는 철학을 공부하는 철학자들 사이에서도 지껄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분풀이를 할 대저택의 정원 같은 곳에서는 젊은 사람들 사이라든가, 진귀한 이야기 같은 것은 외면하는 꽤 나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실제로 가장 정숙한 생활을 하는 몸이면서도 연인과 밀회하다가 허겁지겁 남자의 팬츠를 뒤집어쓰고 달려 나오는 판이니, 이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 796

없는 이야기를 한 게 아니라 있는 이야기를 드러냈다. 작가의 힘


요컨대 이 이야기를 읽으시는 분들은 나쁜 자극을 주는 것은 피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읽으면 됩니다. 그 대문에 읽는 사람을 그르치지 않도록 이야기 첫머리에 모두 그 내용 전체의 줄거리가 짧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 798


사실 나는 신중한 사나이라는 것을 고백합니다. 지난날에도 늘 그러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신중하지 못했다고 보는 사람들에게, 나는 무게있는 사람이 아니라 물 위에 뜰 정도로 아주 가벼운 사람임을 단언합니다. - 799


상냥하신 부인 여러분, 이것을 읽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시면, 나를 생각하면서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 평화롭게 사시기 바라마지 않습니다. - 800



보카치오의 생애와 작품에 대하여  


중세기 문학의 위대한 종료를 장식하는 단테에 이어,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을 찍어 이탈리아 문학에 근대성을 불어넣었던 사람이 페트라르카이다. 그로부터 참다운 의미에서 근대 이탈리아 문학이 시작되었다고 봐야 하는데, 그의 주된 사상은 인문주의이다. 보카치오도 그 사상의 테두리 안에서 높이 평가될 인물이다. - 801


반드시 타당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중세를 가리켜 암흑의 시대라고 부른다. 문화 활동이 종교적 속박 때문에 침체되어 신의 문제에 너무나 집착한 나머지, 문학이나 예술의 가장 중요한 소재는 한사코 신이나 신적인 것, 또는 그들을 칭송하기 위한 것에 국한되어 있었다. 인간본위 문화의 헬레니즘이 로마에 이식되어 발전해 갔지만 교권 만능의 문화권에서 헬레니즘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인문주의는 여기에 대항해서 생겨난 것이다. 기독 사상은 인정하면서, 아니 오히려 그것을 더욱 고양된 의미에 있어서 승화시켜 문학 속에 표현하고자 하되, 인간의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오랫동안 잊혀졌던 고전 작품 속에서 인간의 참다운 가치를 찾아보고, 새로운 문학의 방향을 설정하는 이정표를 세우는 데 필요한 초석을 찾으려고 했으니, 이것이 곧 인문주의의 근본이다. 고전 연구 작업이 페트라르카나 보카치오 이전에도 있었지만, 수사학 상 혹은 문체론 상 모방을 찾기 위해서였을 뿐이었고, 본질적인 연구는 곧 인문주의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중세 문학성과 근대 문학성은 어떻게 다르단 말인가? 단테, 페트라르카, 보카치오의 시를 보자.


내 여인이 인사할 때

한껏 거룩하고 성스럽게 보여

누구든 혀를 떨며 굳어지고

눈을 들어 쳐다보질 못하네


이것은 단테의 소네트 중의 하나이다. ‘내 여인’은 바로 베아트리체이다. 그녀가 인사할 때 매우 거룩하고 성스럽게 보인다니, 그야말로 시인에겐 고귀한 존재이지 평범한 여인은 아니다. 그녀는 천사적인 인물로 승화되었고, 또 단테는 그녀를 통하여 인간적인 사랑이라기보다 신적인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이 소네트가 소재하고 있는 <신생>이나 <신곡>에 나타나는 여성에 대한 사랑은 범임의 것이 아니고, 시인과 승화된 천사와의 사랑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바로 가까이 가 말했다.

“그대를 사랑하오.”

미소 머금은 그녀

온몸을 내게 돌려.....


베아트리체는 성모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신생>을 자서전적인 이야기로 받아준다고 할 때, 단테의 베아트리체에 대한 사랑을 중세문학적 입장에서 벗어나 생각한다면 납득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고야 만다. 베아트리체는 인간이 아니다. 천사이자 선의 집합체이다. 단체를 그녀를 통해 선의 방향과 신적인 사랑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페트라르카에 이르면 이와 판이하게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거기 내게만 여인으로 보이는 그녀,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네.


이거은 페트라르카의 시의 한 부분이다...그녀는 천사가 아니다. 평범한 여인이다. 이러한 사상은 보카치오의 시에도 잘 나타나 있는데 그가 그리던 여성은 피암메타다.


꽃 따러 돌아다니는

그녀를 보았을 적


꽃따러 다니는 여인, 그녀는 우리 생활 속의 여인이고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여인이지, 결코 베아트리체가 될 수 없다.


이처럼 인문주의자들의 관점은 중세기의 신적인 문제에서 인간적인 점으로 압축되고 있다. 고전 작품을 연구하여 그 속에서 예술관을 찾아내려는 이들의 특성을 다소나마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문제, 인간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인문주의는 곧 이탈리아에서 르네상스가 태동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를 유발시키고 있다. 보카치오는 페트라르카가 출발점을 찍어놓은 이 인문주의의 직속 계승자이며, 탁월한 산문력과 창작력을 구사하여 전 대중 속에 깊숙이 파고든 작가였다. - (801~ 803 거의 베껴 씀)



첫째날

이 날은 작자가 어떤 이유로 여기 나오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가를 설명한 다음 팜피네아의 주재 아래 저마다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15


1. 체파렐로 씨는 거짓고해로 성인으로 이름높은 수도사를 속이고 죽는다. 살아서 극악무도한 사나이였던 그는 죽어서 성 파렐레토 추앙받는다. - 33

2. 유대인 아브라함은 자노 드 세비니의 권유로 로마 교황청을 찾아간다. 거기서 성직자들의 나쁜 품행을 보고 파리로 돌아와 오히려 그리스도 교도가 된다.

3. 유대인 멜기세덱은 세 개의 반지 이야기로 살라디노가 꾸민 큰 위난에서 벗어난다. -51

4. 어느 수도사가 엄벌을 받을 죄를 짓지만 같은 죄를 저지른 수도원장에게 교묘히 따져 벌을 피한다. - 54

5. 몬페라토 후작부인은 암탉 요리와 재치로 프랑스 왕의 부질없는 연모를 훈계한다. - 57

6. 어느 덕망 있는 사람이 수도사들의 못된 위선을 폭로한다. - 60

7. 베르가미노가 프리마소와 클뤼니의 수도원장에 관한이야기를 통해 별안간 인색해진 카네 델라 스칼라를 풍자한다. - 63

8. 굴리엘모 보르시에레가 신랄한 말솜씨로 에므미노 데 그리말디씨의 탐욕스러움을 호되게 골려준다. - 67

9. 겁쟁이 사이프러스 왕이 한 부인에게  모욕당하고 용감한 왕이 된다.  70

10. 볼로냐의 알베르토 선생이 사모하는 여성한테 수치를 당하게 되자 기지로 역습하여 그녀를 모욕하고 오히려 존경받게 된다. - 71



페스트가 돌던 피렌체를 직접 목격한 보카치오가 자신이 본 것을 적는다. 16쪽부터 22쪽까지를 거의 베껴 적어본다. 1300년대 언제쯤 이런 일이 서양의 인류에게 있었다. 이런 천재지변 말고도 지금 내가 있기까지 많은 전쟁을 겪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들은 계속 일어나리라. 그 안에서 사람이 어떻게 변해가는 지를 유심히 본다. 이 부분이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인상 깊다. 이런 고난을 겪고 살아 남은 사람들이 모여 2주일 동안 해가 기울어져 시원해진 때부터 밤까지 하는 이야기가 데카메론이다. 언뜻 음담패설, 야설 같다. 환영이다. 신곡보다 나는 3배는 재미있었다. 침을 꼴깍이며 읽었다. <인생수업>에서 엘리자베쓰 퀴블로로스 씨는 부모 또는 자녀의 장례식에 다녀온 이가 성관계를 요구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건 죽음, 상실의 느낌이 너무나 강해서 반대의 것, 삶, 생명의 상징으로서의 섹스라고 했다.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면 슬픔과 상실을 표현하는 그의 방식이 위로받고, 그렇지 않으면 이혼, 이별의 사유가 될 수도 있겠지. 죽음에 이르러서도 남는 가장 중요한 것, 그건 사랑이라고 그녀는 또 말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 <살아남은 자들의 음담패설>일까? <생존자들의 사랑이야기>일까 생각하다가 <살아남은 자들의 사랑이야기>라고 결론을 내렸다. 성도 사랑, 생명, 삶의 한 부분일테니. 위로를 위해 이 글을 썼다는 지은이 맺음말마따나 죽음의 상황을 위로하는 것, 죽음을 이기는 것은 사랑이야기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가 태어나신지 1348년이 되었을 때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답고 번영한 도시 피렌체에 무서운 흑사병이 덮쳤습니다. 이 유행병은 천체의 작용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들 인간의 약함을 응징하시기 위해 하느님이 내린 정의로운 노여움에 의한 것인지 알 도리가 없지만, 몇 해 전 동양에서 생겨나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뒤 여기저기로 잇따라 번져 무섭게도 서양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인간의 지혜도 예방의 대책도 소용이 없었습니다만, 아무튼 그 때문에 임명된 관원들이 시내에서 산더미 같은 오물을 치워내고 환자는 시내에 들어오지 못했으며, 병을 막기 위한 온갖 예방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또 신앙심 깊은 사람들이 자주 행렬을 짓는다든가 해서 갖가지 기도문들을 되풀이했지만 아무 소용 없었으며, 앞에서 말씀드린 해의 초봄에는 흑사병이 무서운 감염력을 발휘하여 처참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동양에서는 코피가 나기 시작한 이는 죽음을 면치 못했지만, 그와 달리 여기에서는 병에 걸린 첫 무렵에남자나 여자나 똑같이 사타구니라든가 겨등랑 밑에 가래톳이라고 부르는 여느 사과나 달걀만한 망울이 생겼습니다. 그리고는 그 치명적인 가래톳이 몸의 그 두 부위에서 순식간에 온몸에 번져 가는 것이었습니다. 금방 팔이나 허복지에 납빛 도는 검은 반점이 나타나고, 이어 몸의 다른 부분에도 수없이 생기는데, 어떤 때는 큰 반점이 몇 개, 또 어떤 대는 작은 반점이 무수히 많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가래톳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가오는 죽음의 틀림없는 정조이듯, 이 반점이 누구에게 나타나건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이 전염병에는 어느 의사의 진단도 소용없고, 어떤 약도 효력이 없었습니다. 병이 치료를 거부하는 것인지, 의사들이 잘못 하고 있는 것인지 - 자격 있는 의사 외에도 의학 지식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진료를 하는 남녀 의사들이 많기도 하지만 - 병의 원인을 알지 못하여 알맞은 치료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결과 낫는 사람은 아주 드물고, 아니 오히려 거의 모두 앞에서 말씀드린 반점이 나타나고부터 좀 늦고 바른 차이는 있더라도 사흘 안에 열이 없고 다른 증상도 없이 죽어갔습니다.

흑사병은 무서운 기세로 퍼져나갔습니다. 화자의 신체와 접촉만 해도, 마치 불을 옆에 갖다 대면 바짝 마른 것이나 기름 묻은 것에 확 옮겨 붙듯 건강한 이에게 옮았습니다. 아니 상황은 더 지독했습니다. 환자와 말을 주고받거나 환자와 교제하는 것만으로 전염되거나 죽음의 원인이 되었으며, 환자가 입은 옷 또는 그 밖의 물건을 만지기만 해도 이 병에 감염될 정도였으니까요.

지금부터 드리는 말씀을 들으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 테지만, 나도 많은 사람이나 내 자신이 눈으로 직접 본 일이 아니었더라면 아무리 믿을 만한 사람에게서 들었더라도 이 말을 믿거나 더욱이 이에 관해 쓴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나는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옮겨가는 이 흑사병의 전염력이 얼마나 강한지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이 병은 단순히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옮겨질 분만 아니라 환자 자시니나 또는 이 병으로 죽은 사람의 옷에만 닿아도 사람 이외의 동물에게R지 옮겨져 순식간에 숨지는 일이 자주 일어났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내가 직접 눈으로 수없이 본 것인데, 어느 날 이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 병으로 죽은 어느 가난한 사람의 누더기가 길바닥에 버려져 있었는데 ,마침 돼지 두 마리가 그곳에 왔습니다. 여느 때처럼 돼지들은 꿀꿀거리며 코긑으로 쑤석거리더니 이에 입을 물고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독을 마신 것처럼 금방 발작을 일으키더니, 막 쑤석거리고 휘두르던 누더기 위에 두 마리가 그대로 쓰러져 죽어버리지 않겠습니까?

이와 같은, 또는 이와 비슷하거나 이보다 더한 일이 연거푸 일어났기 때문에 살아남은 자에게는 여러 가지 근심과 망상이 생겨 끝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야박한 마음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환자나 환자에게 속한 것들을 피하고 꺼리면 자기만은 산다는 잔인한 생각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 가운데에는 절제 있는 생활을 하고 무슨 일에나 지나침을 삼가면 그와 같은 재앙은 만나지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 모여 다른 모든 것에 서 격리되어 살았습니다. 환자가 없는 집안에 틀어박혀 살면서 사치스러운 생활은 피하고 최상의 음식과 최고급 와인을 매우 절제하여 먹고 마시면서 최선의 주의를 기울이고, 다른 이와 말을 주고받지도 않았으며, 바깥일이나 죽은 사람이나 환자의 일에 참견하는 일 없이, 악기를 다루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오락을 즐기며 살았습니다. 한편 그와 반대로 실컷, 마시고 향략을 즐기고 노래 부르며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놀러 다니고, 할 수 잇는 한 모든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이 이를테면 명랑하게 웃고 떠들면 모든 것을 죄다 무시해 버리는 것이 이 병에 대한 가장 좋은 약이라고 단정해 버린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 일을 실행에 옮겨, 밤낮없이 이 술집 저 술집으로 옮겨 다니면서 규칙 같은 것은 완전히 무시하고 흥청망청 끝없이 마시고, 그들의 구미를 당기는 점이 있기만 하면 이 집 저 집 남의 집을 마치 여관이라도 되는 양 마구 돌아다녔습니다.

이런 일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머지않아 모두 죽는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목숨은 물론, 가진 것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집들은 대개 공동소유가 되어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예사로 문을 열고 들어와 합법적인 주인과의 구분도 없어졌습니다. 그런 짐승 같은 생각을 품었으면서도 그들이 언제나 되도록 호나자를 피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도시가 한탄의 바닥에 가라앉고 비참의 바닥에 빠져있는 동안, 인간의 규범은 물론 하나님의 거룩한 법도의 권위도거의 땅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한 법도의 집행자인 고위 관리들이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죽거나 병들어버리고 하급 관리도 모자라 관청 일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적당한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러나 방금 말씀드린 두 유형 외에도, 첫 번재 유형의 사람들처럼 음식을 그리 제한하지도 않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처럼 술을 마구 마시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지도 않고 가운뎃길을 걸어간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들은 먹고 싶을 때는 충분히 먹었으며,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고 가까운 데를 산책하고, 손에는 꽃을, 또 향기로운 풀을, 혹은 여러 가지 향료를 들고서 이따금 들어올려 냄새 맡으며 그 향기로 머리를 식히곤 했습니다. 시체나 죽어가는 사람들의 악취와 약품 냄새가 곳곳에서 풍기는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또 사리분별이 있다 할 수 있겠지만, 가장 무정하다 할 수 있는 일부 사람들은 환자를 내버려두고 달아나는 것이 그 무서운 흑사병을 막는 가장 좋은 약이라고 단정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생각으로 남자나 여자나 자기 이외의 다른 것은 조금도 돌보지 않고 자기가 살던 도시를 버리고 집도 땅도 친척도 재산도 버리고 다른 지방을 찾아 떠났습니다. 마치 인간의 악함을 응징하러 흑사병을 내리신 하느님이 그들이 도망치는 곳에는 그 노여움으 내리지 않으시리라. 그 재앙은 오로지 그 도시에 둘러쳐진 성벽 안으로만 내리시리라 생각하는 듯 했습니다. 이제 도시에는 누구 하나 사람 그림자가 남지 않아 인류의 마지막이 온 것을 경고하고 있는 듯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와 같이 갖가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죽은 것도 아니고 모두 액운을 면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저마다 의견을 가졌다 해도 많은 사람들이 곳곳에서 병에 걸려 쓰러졌으며, 그들이 건강할 때는 여전히 건강한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었지만, 한번 병에 걸리면 어쩔 도리 없이 어디서나 완전히 내버려져 기력을 잃어갔습니다.

시민들은 서로 오가기를 피하고, 이웃 간의 따스한 정은 하나도 없었으며, 친척끼리도 소원해져 서로 이따금 밖에 아니, 거의 방문하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이 재난은 남자나 여자들의 가슴 속에 매우 큰 공포심을 불러일으켰으므로, 형은 아우를, 아저씨는 조카를, 언니는 동생을 버렸을 분 아니라 때로는 아내가 남편을 버리는 일조차 있는 형편이었습니다. 또 거의 믿어지지 않을 정도지만, 부모들이 아이들이 마치 자기 자식이 아닌 것처럼 간병도 않거니와 찾는 것조차 피하곤 했습니다.

그러므로 거의 대부분의 남녀를 막론하고 그것도 아주 적은 몇몇이었지만 한 번 병에 걸리면 친구들의 동정에 매달리거나, 부당한 조건과 막대한 급료로 일하는 욕심많은 하인들의 간호를 받는 이외에 무엇 하나 의지할 게 없었습니다. 그러나 유능한 남녀 하인들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간호에 익숙하지 못하여 환자가 달라는 것을 건네주거나 임종의 물을 떠주는 일밖에 거의 아무것도 할 줄 몰랐습니다. 이런 하인 노릇은 막대한 보수를 받으려다 스스로 희생되어 버린 이도 많았습니다.

이렇듯 환자는 이웃과 친척과 친구들에게 버림받고 하인도 귀해졌으므로 여태까지 들은 적이 없는 괴상한 습관이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우아하고 아름답고 예의바른 부인이라도 한번 병에 걸리면, 젊었거나 늙었거나 누구든 상관없이 남자 하인을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병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자 앞이라면 모르되 남자 하인 앞에서 부끄러움도 없이 온몸의 모든 부분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병이 나은 부인들 사이에 정결함이 덜해진 것은 아마도 이 일이 원인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치료만 잘 했더라면 살았을 사람들이 불행하게도 많이 죽어갔습니다. 환자가 알맞은 시기에 간호받지 못하고, 또 흑사병의 기세가 너무나 맹렬하여 눈으로 보면 말할 것도 없거니와 듣기만 해도 깜짝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죽어간 것입니다. 그 결과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 필연적이라고나 할까요, 전에 없던 습관이 생겼습니다.

옛날에는 아니 지금도 이따금 볼 수 있습니다만, 어떤 남자가 죽으면 그의 이웃이나 친척이 되는 여자들이 초상집에 모여 죽은 이와 가장 친했던 여자들과 함께 슬프했고 한편 그 집 앞에서 친척이나 이웃 남자들, 다른 시민들이 함게 모여 죽은 이의 신분에 따라 사제가 찾아오고, 죽은 이와 비슷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유해를 어개에 메고, 춧볼을 손에 들고 성가를 부르며 장례 행렬을 지어 죽은 이가 생전에 다녔던 성당으로 가곤 했었지요.

이러한 풍습은 흑사병이 맹위를 떨치기 시작하자 거의 대부분 아니, 깔그리 사라져 버리고, 이 도시에 새로운 습관이 생기기 사작했습니다. 사람들은 간호하고 돌봐주는 여자도 없이 죽어갔고, 임종의 입회인도 없이 이 세상에서 삶을 끝내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입니다. 친척들이 울며불며 슬퍼해 주는 사람들은 아예 하나도 없는 형편이었으며 오히려 초상집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웃고 떠들며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마치 축제 소동을 벌이는 습관이 생겨 버렸습니다. 여자들은 거의 여자다운 신앙심을 잃고 자기들 건강만을 크게 기뻐하게 된 것입니다.

도 죽은 사람 가운데 그 유해가 성당으로 날라져 갈 때, 열이나 열두 사람 이상의 이웃들이 따라 가는 일은 아주 드물게 되었습니다. 관을 메고 가는 사람들은 지위 높은 유지들이 아니라 하층 계급에서 끌려나온 무덤 파는 천한 인부들이었으며 그들은 돈을 받고 대신 관을 메어주었습니다. 그들은 죽은 이가 생전에 다니던 성당이 아니라 아무 데나 가장 가까운 성당으로 한 둘이 촛불을 켜들고 넷이나 여섯 사람의 수도사들과 함께 아니 수도사가 한 사람도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서둘러 관을 메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수도사들 역시 엄숙하게 긴 기도 같은 것은 드리지도 않고, 방금 말한 사람들의 손을 빌어 파둔 구덩이가 있으면 아무 데나 곧 관을 묻어 버렸습니다.

하층 계급이나 중산 계급 사람들은 더 비참했습니다. 대부분 가난한 탓인지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에서인지 저마다 자기 집이나 구역 안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날마다 몇 천 명씩 병이 옮아갔습니다. 그리고 간호는커녕 아무 도움도 얻지 못한 채 거의 살아나는 일 없이 모두 죽었습니다. 그러므로 밤낮없이 길거리에서 숨져 가는 숱한 사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집안에서 죽는 사람도 그만큼 많았으며, 이웃 사람들은 시체에서 풍기는 악취가 날 때까지 누가 죽어 나가도 알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이 사람도 저 사람도 모두가 죽어나가 도시 전체가 묘지가 돼버렸습니다.

이웃에 사는 사람들은 죽은 이에 대한 동정심은 고사하고, 시체가 썩어서 자기들에게 병을 옮겨 오지나 않을까 걱정하여 모두 똑같은 예방 수단을 찾아낼 궁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 손으로, 그리고 사람이 있을 때는 그들의 손을 비렁 시체를 집안에서 들어내어 문간에 두었습니다. 특히 아침 같은 때 거리를 지나가면 죽은 사람들을 헤아릴 수 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관이 오면 거기에 집어넣지만, 관이 모자라 널빤지에 얹어서 들고 가는 일도 흔했지요. 하나의 관에 둘 또는 세 사람의 시체를 넣는 일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더욱이 아내와 남편, 형제 두세 명, 아버지와 자식을 함께 관에 넣은 관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습니다.

또 이런 광경도 흔히 볼 수 있었지요. 두 사제가 십자가를 들고 걸어가면서 한 사람을 위해서 마지막 의식을 집전하며, 인부가 나르는 관 서너 개가 그 뒤를 따랐습니다. 그리하여 수도사가 시체 하나를 묻으려고 간 곳에 여섯 명, 여덟 명을 한꺼번에 묻게 되는 일이 흔했습니다. 이런 장례식에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촛불을 켜는 사람도 애도하는 사람도 없었으며 오히려 산양 한 마리 죽은 것만큼도 돌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세상이 순조로울 때면 현명한 사람도 어쩌다 일어나는 하찮은 타격을 참지 못하는데 이렇게 재앙이 커지니 무지한 사람들도 참을성이 있게 되어 무슨 일에나 무관심해져 버리는 사태가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아무튼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어느 성당이고 날마다 끊임없이 시체가 산더미처럼 날라져 들어오므로 묻을 묘지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옛 관례대로 저마다 제 무덤에 묻히고 싶어 하지만 어디나 꽉 차서 성당마다 묘지에 커다란 웅덩이가 파지고 그 속에서 몇 번씩 시체가 잇따라 던져졌습니다. 그런 구덩이 속에는 배에 짐을 싣듯이 몇 층으로 시체를 포개 놓았으며, 구덩이는 금방 가득 차서 밖으로 넘쳤습니다.

이렇듯 우리 도시에서 일어난 지금까지의 비참한 일에 관해서는 자세하게 말씀드렸으므로 더 이상 쓰지 않고, 그와 함께 변두리 시골에서도 적잖이 이와 비슷한 일이 일아났다는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그런 시골에서도 외진마을이나 밭이나 집안에서 비참하고 가난한농부와 그 가족들이 의사는 물론 하인의 간호도 받지 못한 채 사람이 아니라 마치 짐승처럼 내버려져 밤낮없이 죽어갔습니다.   

 그들도 도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의 습관을 포기하고 신변의 일이나 일과를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마치 죽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가축도 토지도 지난날의 노고가 가져다 준 성과도 전혀 돌보지 않을 뿐 아니라 지금 갖고 있는 것도 온갖 지혜를 다 짜내어 써버리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바람에 소, 노새 ,양, 산양, 돼지, 닭을 비롯하여 사람에게 충실한 개가지 집에서 쫒겨나, 거둬들이기는커녕 베지도 않고 버려져 있는 밭을 제멋대로 헤매고 다니는 형편이었습니다. 많은 가축들은 마치 알고서 그러는 것처럼 낮에 배불리 주워 먹고는 밤이 되면 불룩해진 배로 살람이 몰아가지 않아도 자기 집을 찾아가는 것이었습니다....피렌체 시내에서는 3월부터 7월까지 사이에 10만 명 넘는 환자가 죽어갔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6~22)

  

자기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다는 것은 누구를 모욕하는 일이 아님을 알고 계시겠지요. 이 세상에 내어난 자가 저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자기의 생명을 살리고 유지하고 지키는 것은 당연한 권리거든요. 그러므로 때로는 자기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남을 죽여도 죄가 되지 않았던 예가 있을 정도랍니다. 이 같은 법도가 인정되고 잇는 이상, 그 인정 많은 법도 속에서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자기들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되도록 올바른 방법을 취하는 것은 인간이 훌륭하게 살아가는 방식이랍니다. (팜피네아의 말)- 24


그곳은 작은 언덕 위에 자리했으며 어느 큰길에서나 멀리 떨어져 있고, 보기에도 상쾌한 푸른 잎이 무성한 떨기나무며 큰 나무들로 가려져 있었습니다. 그 언덕 꼭대기의 한가운데 아름답고 넓은 안마당이 있는 별장이 있었습니다. 안의 복도며 홀이며 방들은 모두 아름답기 그지 없었으며 방마다 재미있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주위에는 평탄한 초원이 펼쳐 있고, 훌륭한 정원이 딸렸으며, 맑은 물이 쉴새없이 솟아나는 샘이며, 값비싼 포도주를 넣어둔 지하 곳간도 있었습니다 .하기야 이것은 정숙하고 얌전하 국녀들보다 지칠 줄 모르는 애주가들에게 더 근사한 일이었습니다. 집안은 청소가 되어 있고, 방마다 침대가 갖춰져 있었으며, 모을 수 있는 게절 꽃은 전부 다 모아 꾸민 데다가 바닥에는 돗자리가 깔려있어 그곳에온 그들의 기쁨은 어디에도 견줄 수 없었습니다. - 29

이런 집 나도 가고 싶다.


1. 체파렐로 씨는 거짓고해로 성인으로 이름높은 수도사를 속이고 죽는다. 살아서 극악무도한 사나이였던 그는 죽어서 성 파렐레토 추앙받는다. - 33

거짓 고해인데도 장례식에서 떠받들려 진다. 사기다


2. 유대인 아브라함은 자노 드 세비니의 권유로 로마 교황청을 찾아간다. 거기서 성직자들의 나쁜 품행을 보고 파리로 돌아와 오히려 그리스도 교도가 된다.


어, 어째서 큰 돈을 쓰며 일부러 로마까지 간다는 건가? 배 여행이나 육지 여행이나 자네같은 부자에게는 위험이 가득 도사리고 있단 말이야 - 48


3. 유대인 멜기세덱은 세 개의 반지 이야기로 살라디노가 꾸민 큰 위난에서 벗어난다. -51


4. 어느 수도사가 엄벌을 받을 죄를 짓지만 같은 죄를 저지른 수도원장에게 교묘히 따져 벌을 피한다. - 54


방에 자물쇠를 채우고 그 길로 원장 방으로 가서, 누구나 외출할 때에는 열쇠를 내놓고 가게 되어 있으므로, 원장에게 열쇠를 내밀면서 시치미를 떼고 말했습니다. “원장닌ㅁ, 날라오기로 한 장작을 오늘 아침에 다 들여놓지 못했습니다. 허락을 해주시면 지금부터 숲에 가서 날라올까 합니다만.” - 55


5. 몬페라토 후작부인은 암탉 요리와 재치로 프랑스 왕의 부질없는 연모를 훈계한다. - 57


“부인, 이 언저리에는 암탉만 나고 수탉은 한 마리도 나지 않습니까? ”

부인은 이 질문의 뜻을 환히 알고 있었으므로 하느님이 자기 소원을 받아들여 가슴속을 분명하게 털어놓을 기회를 주셨다고 여겨 왕에게 굽힘 없는 시선을 보내면서 참으로 명쾌하게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폐하,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자라는 것은 옷차림이나 신분에 여러 가지 변화는 있어도 속은 다 같은 법입니다.” - 59


6. 어느 덕망 있는 사람이 수도사들의 못된 위선을 폭로한다. - 60


네 수사님, 그럼 사실을 말씀드리지요. 나는 여기 온 뒤로 날마다 수프가 때로는 한 솥 내지 두 솥씩 거리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지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 여러분에게는 너무 많아서 남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여러분이 저 세상에 가시면 하나에 대해 백을 받게 될테니 여러분은 수프의 바다에 빠져 죽고 말지 않겠습니까? - 62


7. 베르가미노가 프리마소와 클뤼니의 수도원장에 관한이야기를 통해 별안간 인색해진 카네 델라 스칼라를 풍자한다. - 63


이런, 내가 오늘 이런 생각을 하다니 어찌된 일일까? 이 무슨 인색한 노릇인고. 이 무슨 수치를 모르는 짓인고. 어째서 이런 짓을 했던고. 나는 오랜 세월 내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이면 누구건, 가난뱅이건, 신사건, 하질 것 없는 인간이든, 작은 장사치건 먹여오지 않았던가? 그뿐 아니라 부랑자같은 인간들이 마구 먹어치우는 것을 이 눈으로 보아도 오늘 저 사람을 보고 내 마음에 일어난 그런 생각은 조금도 솟아나지 않았었다. 말하자면 보잘 것 없는 인간들에게 인색해지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솟지 않았단 말이다. 그런데 저 부랑자 같은 사람은 내게 경멸을 갖게 했으니 여간한 인물이 아닌가 보다.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고 싶어졌습니다. 그리하여 자기가 관대하다는 소문을 듣고 자기 눈으로 직접 보려고 찾아온 프리마소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 67


8. 굴리엘모 보르시에레가 신랄한 말솜씨로 에므미노 데 그리말디씨의 탐욕스러움을 호되게 골려준다. - 67


9. 겁쟁이 사이프러스 왕이 한 부인에게  모욕당하고 용감한 왕이 된다.  70


사람들에게 실컷 비난을 받고 심한 일을 당해도 효과가 없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들은 한마디가 그 사람을 움직이게 했다는 에는 지금까지 흔히 있는 얘기예요. - 70


10. 볼로냐의 알베르토 선생이 사모하는 여성한테 수치를 당하게 되자 기지로 역습하여 그녀를 모욕하고 오히려 존경받게 된다. - 71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부인은 놀라지도 않을 줄 알고 있소. 물론 늙은이에게는 사랑을 완수할 체력이 없지만 그렇다고 사랑하는 마음을 눌러 버려야 한다거나,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는 것을 몰라보는 법은 없소. 더욱이 늙은 이는 그 나이 탓으로 젊은이보다 사물을 분별할 줄 아는 힘을 휠씬 더 많이 갖추고 있으니 말씀이오. - 74


둘째 날

이 날은 필로메나의 주재 아래 여러 가지 일로 괴로움을 겪은 사람들이 뜻밖에 행복한 결과를 얻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11. 마르텔리노는 손발이 부자유스러운 불구자인 척 하다가 성 하인리히의 유해 위에 얹혀지는 순간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기 시작한 것처럼 꾸며 보인다. 이 속임수가 발각되어 사람들에게 실컷 두들겨 맞고 관원에게 붙들려 교수형을 당할 뻔 하지만 가까스로 그 위난을 벗어난다.

12. 리날도 다스티는 노상강도를 만나고 카스텔 굴리에모에 이르러 어느 과부집에 묵게 된다. 그리고 도둑맞은 것을 되찾고 탈없이 집으로 돌아간다. - 84

13. 세 젊은이가 재산을 탕진하고 가난해진다. 그들의 조카가 실망한 나머지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어떤 수도원장과 친해진다. 그런데 그 수도원장이 영국의왕녀인 게 밝혀진다. 왕녀는 그녀를 남편으로 맞고 그의 큰아버지들이 입은 손실을 모두 보상해 주고 다시 휼륭한 신분으로 만들어 준다. - 91

14. 란돌포 루풀로는 영락하여 해적이 되었다가 제노바 사람들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되며 그들의 배도 난파한다. 그는 보석이 가득 든 조그만 궤짝을 타고 그들에게서 구출된다. 그는 떠돌아 코르푸에 닿아 한 여자의 구조를 받아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간다.  - 100

15. 페루지아의 안드레우치오는 말을 사러 나폴리에 갔다가 하룻밤 새에 세 번이나 큰 변을 당하지만 모두 잘 피해 루비 반지를 손에 넣고 집으로 돌아간다. - 105

16.베리톨라 부인은 어느 섬에나 두 아들을 잃어버리고 e n마리의 사슴 새끼와 살다가 발견되어 루니지아나로 간다. 큰 아들은 그곳에서 그녀가 섬기게 된 주인의 하인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주인 딸과 함께 있는 것이 들켜 감옥에 들어간다. 시칠리아가 샤를르 왕을 모반했을 때 감옥에 들어가 있는 하안이 베리톨라 부인의 아들임이 밝혀져 주인 딸과 결혼한다. 그리고 그의 아우도 찾게 되어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간다. -119

17. 바빌로니아의 술탄은 가르보의 왕에게 딸을 왕비로 보낸다. 공주는 온갖 재난을 만나 4년 동안 곳곳에서 아홉 명의 남자 손을 거친다. 그러나 끝내 아버지에게 돌아가 처음처럼 다시 가르보의 왕에게 출가하여 왕비가 된다. - 133

18. 앙베르의 가우티에르 백작은 억울하게 죄에 몰려 영국으로 망명해 두 아이를 따로따로 남에게 맡긴다. 그 뒤 아일랜드에서 힘든 생활을 하다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다. 그는 두 아이가 행복한 것을 보고 프랑스 왕 군대의 말구종으로 들어간다. 그 뒤 그의 억울한 사정이 밝혀져 본디 지위로 돌아간다. - 155

19.제노바의 베르나보는 암브로주올로에게 속아 재산을 잃고 죄 없는 아내를 죽이도록 하인에게 명령한다. 아내는 교묘히 남장을 하고 술탄을 섬긴다. 그러다가 남편을 속인 자를 찾아내어 베르나보를 알렉산드리아로 부른다. 속인 자는 그곳에서 처벌을 받고 그녀는 다시 여성의 모습으로 돌아가 남편과 함께 제노바로 돌아간다.

20. 파가니노는 리차르도의 아내를 빼앗는다. 아내의 행방을 안 리차르도는 파가니노의 친구가 되어 아내를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그녀가 바란다면 돌려주겠다고 대답한다. 그녀는 남편과 돌아가려 하지 않고, 리차르도가 죽자 파가니노의 아내가 된다. - 183


부탁입니다. 저 놈은 금화가 백여 닢이나 들어 있던 내 지갑을 훔쳐간 나쁜 놈입니다. 제발 저 놈을 붙잡아서 돈을 되찾게 해 주세요. - 83


11. 마르텔리노는 손발이 부자유스러운 불구자인 척 하다가 성 하인리히의 유해 위에 얹혀지는 순간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기 시작한 것처럼 꾸며 보인다. 이 속임수가 발각되어 사람들에게 실컷 두들겨 맞고 관원에게 붙들려 교수형을 당할 뻔 하지만 가까스로 그 위난을 벗어난다.


12. 리날도 다스티는 노상강도를 만나고 카스텔 굴리에모에 이르러 어느 과부집에 묵게 된다. 그리고 도둑맞은 것을 되찾고 탈없이 집으로 돌아간다. - 84


목간통이 가엾게도 리날도가 밖에서 몸을 의지하고 있었던 바로 그 옆이었던 것입니다. 그 때문에 목간통에 들어가 있던 과부가 리날도가 투덜투덜 푸념을 늘어놓고 황새처럼 이빨을 딱딱거리며 떨고 있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 88


13. 세 젊은이가 재산을 탕진하고 가난해진다. 그들의 조카가 실망한 나머지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어떤 수도원장과 친해진다. 그런데 그 수도원장이 영국의왕녀인 게 밝혀진다. 왕녀는 그녀를 남편으로 맞고 그의 큰아버지들이 입은 손실을 모두 보상해 주고 다시 휼륭한 신분으로 만들어 준다. - 91


14. 란돌포 루풀로는 영락하여 해적이 되었다가 제노바 사람들에게 붙잡히는 신세가 되며 그들의 배도 난파한다. 그는 보석이 가득 든 조그만 궤짝을 타고 그들에게서 구출된다. 그는 떠돌아 코르푸에 닿아 한 여자의 구조를 받아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간다.  - 100


15. 페루지아의 안드레우치오는 말을 사러 나폴리에 갔다가 하룻밤 새에 세 번이나 큰 변을 당하지만 모두 잘 피해 루비 반지를 손에 넣고 집으로 돌아간다. - 105


16.베리톨라 부인은 어느 섬에나 두 아들을 잃어버리고 e n마리의 사슴 새끼와 살다가 발견되어 루니지아나로 간다. 큰 아들은 그곳에서 그녀가 섬기게 된 주인의 하인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주인 딸과 함께 있는 것이 들켜 감옥에 들어간다. 시칠리아가 샤를르 왕을 모반했을 때 감옥에 들어가 있는 하안이 베리톨라 부인의 아들임이 밝혀져 주인 딸과 결혼한다. 그리고 그의 아우도 찾게 되어 본래의 신분으로 돌아간다. -119


이 세상에 이보다 귀엽고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하고 그녀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젖이 나왔으므로 자기 가슴을 아기사슴의 입에 대어 보았습니다. 아기사슴이 싫어하지 않았으므로 그녀는 마치 어미처럼 젖을 먹였습니다. 그때부터 아기사슴은 어미와 그녀를 조금도 구별하지 않게 되었고, 그녀와 같은 귀부인도 이렇게 인적 없는 곳에서 친구가 생긴 듯한 기분이 들어 풀을 뜯어 먹고 물을 마시면서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남편이나 아이들이나 지난날의 생활 같은 것을 이따금 회상하기는 했지만, 아기사슴뿐 아니라 어미 사슴도 제법 다정스레 따랐으므로 평생을 여기서 보낼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 121


17. 바빌로니아의 술탄은 가르보의 왕에게 딸을 왕비로 보낸다. 공주는 온갖 재난을 만나 4년 동안 곳곳에서 아홉 명의 남자 손을 거친다. 그러나 끝내 아버지에게 돌아가 처음처럼 다시 가르보의 왕에게 출가하여 왕비가 된다. - 133


만일 제가 그런 일에 대해서 그분들이 제게 이야기해준 대로 모두 말씀드리려고 한다면 오늘 낮은 고사하고 밤이 되어도 다 말씀드리지 못할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가장 정결하고 가장 훌륭한 공주님을 갖고 계신다는 것을 자랑하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 154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믿는냐가 중요하다.


18. 앙베르의 가우티에르 백작은 억울하게 죄에 몰려 영국으로 망명해 두 아이를 따로따로 남에게 맡긴다. 그 뒤 아일랜드에서 힘든 생활을 하다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다. 그는 두 아이가 행복한 것을 보고 프랑스 왕 군대의 말구종으로 들어간다. 그 뒤 그의 억울한 사정이 밝혀져 본디 지위로 돌아간다. - 155


어머니에게 제 사랑을 감추고 있었던 것은 다른 까닭이 아닙니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자기 젊었을 때의 일을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 163


19.제노바의 베르나보는 암브로주올로에게 속아 재산을 잃고 죄 없는 아내를 죽이도록 하인에게 명령한다. 아내는 교묘히 남장을 하고 술탄을 섬긴다. 그러다가 남편을 속인 자를 찾아내어 베르나보를 알렉산드리아로 부른다. 속인 자는 그곳에서 처벌을 받고 그녀는 다시 여성의 모습으로 돌아가 남편과 함께 제노바로 돌아간다.


아이들은 백작이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더니 우르르 주위에 몰려와서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끌려 자기들의 외할아버지 같은 기분이 들었던지 좋아하며 와글와글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백작은 그 아이들이 자기의 손자라는 것을 알고 못 견디도록 귀여워 Tm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아이들은 가정교사가 아무리 불러도 백작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 166

 

20. 파가니노는 리차르도의 아내를 빼앗는다. 아내의 행방을 안 리차르도는 파가니노의 친구가 되어 아내를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는 그녀가 바란다면 돌려주겠다고 대답한다. 그녀는 남편과 돌아가려 하지 않고, 리차르도가 죽자 파가니노의 아내가 된다. - 183


옛날 파사 시내에 리차르도 디 킨치카라는, 육체적인 힘보다 정신적인 힘, 즉 시르기와 재치가 더 뛰어난 재판관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아마 학문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아내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지요. 부자였으므로 매우 태평스러운 생각으로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마일 그가 남에게 하듯이 자기 자신에게도 충고할 수 있었더라면, 아내 될 사람으로는 젊은 사람도 아름다운 사람도 다 피했어야 옳았습니다. - 184


대단한 미인이었지만 피사의 그 누구보다 바람기가 많았습니다. 사실 피사 처녀들 중에 얼룰덜룩해진 도마뱀 같지 않은 여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재판관은 집에 데리고 와서 성대한 잔치를 베풀고 매우 훌륭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첫날밤에 간신히 그녀와 단 한 번의 결혼의 교합을 할 수 있기는 했지만 하마터면 큰 낭패를 볼 뻔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앙상하게 마른데다가 정력이 부족한 사나이여서, 그 이튿날 강한 백포도주며 강장제며 그 밖에 모든 약제로 원기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재판관은 자기 정력에 관해서 차분하게 생각해 보고는 아동용 학습판 같은 달력을 꺼내어 아내를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 까닭은 그가 보여 준 달력에 의하면 1년에 제삿날에 해당되지 않는 날이 하루도 없고, 그뿐 아니라 제사가 겹치는 날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온갖 이유를 들어 그와 같은 제삿날을 숭앙하려면 그런 날은 남녀가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도록 억제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게다가 각 계절 초마다 단식일이 있고, 사도들과 천 명에 이르는 성인들이 돌아가신 기일 전야의 금기가 있고, 금요일과 토요일이 있고, 주일이 있고, 사순절이 있고, 또 달이 차고 기우는 등 여러 가지 예외가 있어서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할 수 있는 밤은, 그가 어쩌다가 법정에서 열변을 토할 때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거의 없게 되어 버렸답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아내와는 한 달에 한 번 잠을 잘까 말까 하는 생활이 오래 계속 되었습니다. 그녀는 도무지 울적하고 재미가 없어 마치 병자처럼 되어 버렸으며, 남편은 남편대로 자기가 아내에게 쉬는 날을 가르쳐 주었듯이 다른 남자가 일하는 날을 가르쳐 주지나 않을까 하고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고 초조해하는 형편이었습니다. - 185


물론 그는 달력 따위를 갖고 있지 않았고, 일체의 제삿날이고 휴일이고 염두에 없었으므로 낮의 상냥한 말만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 같아 행동으로 달래주고자 생각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녀는 모나코에 닿기도 전에 남편인 재판관도 그의 규정도 다 잊어버리고, 파가니노와 마치 꿈과도 같은 즐거운 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파가니노는 파가니노 대로 모나코에 도착하자 이제 밤낮없이 그녀를 즐겁게 해 주었을 뿐 아니라, 자기의 아내로서 소중히 다루었습니다. - 186


만일 그 사람이 선생 말씀이 틀림없다고 말하고 함께 돌아가고 싶어 한다면 선생이 몸값으로 갖고 오신 돈을 기꺼이 받겠습니다. - 187


부인은 리차르도 씨를 보고 방긋이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건 저한테 하시는 말씀이세요? 무언가 착각을 일으키신 게 아니세요? 저는 선생님을 뵌 적이 없는데요.”- 188


당신도 아시잖아요? 내가 기억을 상실하고 있지 않다는 걸요. 나는 당신이 남편 리차르도 디 킨치카라는 것도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은 내가 당신과 함게 있었을 때는 조금도 나를 몰라주시는 것 같던데요. 왜냐하면 만일 당신이 바라는 것처럼 당신이 정열가시고 머리가 좋은 분이시라면 내가 아직 젊고 싱싱하고 정력이 넘쳐흐른다는 것을 알아주실 만큼 머리가 움직였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그 결과 젊은 여자로서는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부끄러워서 입 밖에 댈 수 없는 것을 더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아셨어야 했던 거예요.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하셨는지 잘 알고 계시죠? 만일 당신에게 아내보다 당신의 법률 공부 쪽이 더 중요하다면 아내를 맞이하지 말았어야지요. 더욱이 저는 당신이 법률가로서 여겨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성당의 축일이나 제삿날의 공보 담당자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날을 잘 알고 계실 뿐 아니라 단식일이며 제삿날 전야의 금기 같은 것을 참으로 잘 알고 계셨거든요. - 189


비록 내가 당신을 싫어하게 되더라도 당신은 언제까지나 내 집의 부인이오, 아아, 당신은 이렇게 타락하고 부정스러운 욕망 때문에 자기의 명예를 버리고 자기보다 당신 자신을 사랑하는 나를 버릴 생각이오? - 190


똑똑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여기서 파가니노의 아내라는 기분이 들지만, 피사에서는 당신의 매춘부 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달이 차고 기운다든가, 기하학의 삼각 사각으로 유성을 당신과 나 사이에서 결합하게 해 왔지만 여기서는 파가니노가 밤새도록 저를 껴안아 애무하고 깨물어 준답니다. 그리고 얼마나 나를 미치도록 즐겁게 만들어 주는지 하느님, 저 대신 말씀 좀 해주세요. - 190


저는 한 번 당신과 함께 살게 된 후에 본전도 아자도 다 까먹어 버렸으니 이번에는 다른 곳에서 돈벌이를 찾겠어요. 다신 한번 거듭 말씀드리지만 여기서는 축제일도 그 전야의 기일도 없어요. 그러니 저는 여기 있을 생각이에요. 그럼 한시바삐 하느님과 함께 돌아가세요. 돌아가지 않으면, 당신이 폭력을 휘두른다고 큰 소리를 지르게 될 거예요. - 191



셋째 날

 네이필레의 주재 아래, 무척 바라던 것을 손에 넣은 사람들과 한 번 잃었던 것을 다시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누어집니다. - 195


21. 람포레키오의 마제토는 거짓으로 벙어리 흉내를 내어 수녀원의 정원사가 되고, 수녀들은 앞을 다투어 그와 자게 된다.

22. 한 말구종이 아질룰프 왕의 왕비와 관계를 맺는다. 왕은 그것을 눈치채고, 그를 발견하여 그 머리칼을 몰래 조금 잘라 놓는다. 머리칼을 잘린 말구종은 다른 말구종의 머리칼도 똑같이 잘라 가까스로 곤경에서 벗어난다. - 205

23. 한 젊은이를 사랑하게 된 부인이 고해를 구실로 그를 듯한 거짓말을 해서 신부를 중매장이 삼아 젊은이를 만나고 쾌락을 맛본다. - 210

24. 돈 펠리체가 프라테 푸치오에게 고행으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푸치오가 고행을 하고 있을 동안 돈 펠리체는 그의 아내와 즐긴다. - 221

25. 치마는 프란체스코 베르제렐지에게 자기 말을 한 필 선사하고 그 대신 그의 아내와 이야기하는 허가를 얻는다. 그러나 그녀가 입을 떼지 않았으므로 부인의 대답을 자기가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대답대로 된다. - 226

26. 리차르도 미누톨로는 필리펠로 피기놀피의 아내를 연모한다. 리차르도는 그녀가 질투심 많은 여자라는 말을 듣고 자기 아내가 내일 필레펠로와 목욕탕에서 만나게 되었다면서 그녀를 그곳에 가게 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남편과 자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실은 리차르도와 자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 232

27. 테달도는 자기 연인에게 화가 나서 피렌체를 떠났다가 몇 해 뒤 순례자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리하여 연인을 만나 그녀의 오해를 풀고, 자기를 죽였다는 혐의로 사형을 받게 된 그녀의 남편을 구해준다. 이어 자기 형제들과 그를 화해시킨 다음 조심스럽게 그녀와의 사랑을 즐긴다. - 241

28. 페론도는 어떤 가루약을 먹고 죽은 시체로 매장된다. 그의 아내와 사랑을 즐기던 수도원장이 무덤에서 꺼내 지하실에 넣어버리는데, 그는 자기가 연옥에 들어가 있는 줄 안다. 나중에 세상으로 돌아와 자기 아내가 낳은 수도원장의 아이를 자기 아이인 줄 알고 기른다. - 258

29. 프랑스 왕의 오래된 부스럼을 고쳐준 질레타 드 나르본나는 베르트랑 드 루시용을 남편으로 맞고 싶다고 왕에게 호소한다. 베르트랑은 자기 뜻과 달리 그녀와 결혼을 강요당한데 화가 나 피렌체로 달아나 한 처녀에게 듯을 둔다. 아내 질레타는 그 처녀가 되어 그와 잠자리를 함께 한다. 그리하여 두 아이를 가진다. 그러는 동안 그도 처녀를 사랑하게 되어 정실로 대우하게 된다. - 269

30.알리베크가 은자가 되자 루스티코라는 수도사가 악마를 지옥에 몰아넣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뒤 그녀는 은둔의 땅에서 돌아와 네르발레의 아내가 된다. - 279



21. 람포레키오의 마제토는 거짓으로 벙어리 흉내를 내어 수녀원의 정원사가 되고, 수녀들은 앞을 다투어 그와 자게 된다.


해가 솟아오름에 따라 눈부시게 새빨간 빛은 이제 오렌지 색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 195


정원 한 구석에서 하얀 집토끼가 뛰어나오는가 하면 다른 구석에서는 산토끼가 달려나오고 암사슴이 누워있기도 하고, 몇 마리의 새끼사슴 가운데에는 돌아다니며 풀을 뜯어 먹는 것도 있어서 사람들은 저마다 손을 들어 그런 광경들을 가리키곤 했습니다. - 197


세상에는 젊은 여자에게 흰 수건을 씌우고 검은 옷만 입히어, 돌로 만든 수녀가 된다고까지는 생각지 않더라도 이제 여자가 아니며 여자로서의 욕정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남녀가 많습니다. - 198


수녀들이 하도 급료를 박하게 주어서 나는 구두 한 켤레 제대로 사지 못했어. 그리고 수녀들이 모두 젊어서 몸에 악마가 깃들어 있는 거 같아. 무엇을 해도 그 사람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단 말이야 - 199


이 벙어리와 시험해 봐야겠어요. ..편리하거든요. 말하고 싶어도 남에게 말할 수도 없으니까 - 202

장애인 성폭력이 일어나는 이유 자기 보호와 자기 진술이 되지 않기 때문.


22. 한 말구종이 아질룰프 왕의 왕비와 관계를 맺는다. 왕은 그것을 눈치채고, 그를 발견하여 그 머리칼을 몰래 조금 잘라 놓는다. 머리칼을 잘린 말구종은 다른 말구종의 머리칼도 똑같이 잘라 가까스로 곤경에서 벗어난다. - 205


“당돌한 놈, 두 번 다시 그런 짓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물러가거라.” 만일 이것이 다른 임금이었다면 목에 밧줄을 걸거나 고문을 하거나 준엄하게 조사하거나 심문을 하거나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모두가 다 감추고 싶어하는 일을 오히려 드러내 버리는 결과가 되었을 줄 압니다. 또 그렇게 경위가 뚜렷해지고 충분한 복수를 했다고 해서 자기의 창피가 지워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질 분이고, 왕비의 정숙함도 더럽혀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 210


23. 한 젊은이를 사랑하게 된 부인이 고해를 구실로 그를 듯한 거짓말을 해서 신부를 중매장이 삼아 젊은이를 만나고 쾌락을 맛본다. - 210


부인은 고해의 속죄를 받고는 수도사가 기부를 원하는 것이 생각나 그 손에 살며시 돈을 쥐어 주며 세상을 떠난 집안 사람들의 명복을 빈느 미사를 부탁하고, 그의 발 아래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 213


24. 돈 펠리체가 프라테 푸치오에게 고행으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푸치오가 고행을 하고 있을 동안 돈 펠리체는 그의 아내와 즐긴다. - 221


이 사람은 그와 같이 독실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가족이래야 아내와 하녀가 있을 뿐이고, 별로 할 일도 없어서 언제나 성당에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어수룩하고 고지식한 사람이어서 주기도문을 외거나, 설교를 듣거나, 미사에 참례하거나 ,신도들이 부르는 성가를 부르는 일은 빠뜨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다가 단식을 하고 엄격한 규율을 지켜, 사람들은 모두 그를 광신자라고 불렀습니다.

이자베타라는 그의 아내는 스물여덟 살쯤 되는 젊은 여자였으며 카졸라나 능금처럼 복스럽고 둥근 얼굴의 싱싱한 미인이었습니다만 남편이 종교에만 빠져있어서 또 아마 늙은이였던 탓이겠지요. 오랫동안 남편과 접하지 못하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그녀가 남편과 자고 싶고 희롱하고 싶을 때에도 남편은 그리스도의 생애라든가 프라테 나스타지오의 설교라든가 막달라 마리아가 겪은 슬픔이라든가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얘기나 들려주는 꼬락서니였습니다. - 222


25. 치마는 프란체스코 베르제렐지에게 자기 말을 한 필 선사하고 그 대신 그의 아내와 이야기하는 허가를 얻는다. 그러나 그녀가 입을 떼지 않았으므로 부인의 대답을 자기가 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대답대로 된다. - 226


아무리 오랜 설득을 당하더라도, 창 시합을 보아도, 새벽녘에 사랑의 노래를 들어도 ,이와 비슷한 일을 보아도 그리고 치마가 자기를 사랑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어도 전혀 마음이 움직이지 않던 부인도 사랑에 빠진 남자의 고백을 직접 들으니 적잖이 동요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229


나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는 걸까? 어째서 내 청춘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것일까? 남편은 밀라노에 가서 반 년 후에나 돌아올 텐데 언제 그 손해를 메꿔 준단 말인가? 내가 할머니가 된 두에? 그리고 치마 같은 멋있는 연인이 언제 도 발견된단 말인가? 나는 지금 외톨이이고 무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째서 이런 절호의 기회를 붙잡지 않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게다가 이런 일은 아무도 알 까닭이 없고, 설혹 남에게 알려진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가서 후회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않은가? - 231


26. 리차르도 미누톨로는 필리펠로 피기놀피의 아내를 연모한다. 리차르도는 그녀가 질투심 많은 여자라는 말을 듣고 자기 아내가 내일 필레펠로와 목욕탕에서 만나게 되었다면서 그녀를 그곳에 가게 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남편과 자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실은 리차르도와 자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 232


리차르도는 카텔라가 질투심이 강하다는 말을 듣자 즉각 자기의 뜻을 이룰 묘안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는 카텔라를 단념하고 사랑의 대상을 다른 여자로 바꾼 체하기 시작했습니다. 말하자면 여태까지 카텔라를 위해서 베풀어온 검술 시합이라든가 마상 창 시합이라든가, 그 밖에 여러 가지 일을 새여자를 위해서 베푸는 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 233


27. 테달도는 자기 연인에게 화가 나서 피렌체를 떠났다가 몇 해 뒤 순례자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리하여 연인을 만나 그녀의 오해를 풀고, 자기를 죽였다는 혐의로 사형을 받게 된 그녀의 남편을 구해준다. 이어 자기 형제들과 그를 화해시킨 다음 조심스럽게 그녀와의 사랑을 즐긴다. - 241


아뇨, 그분은 결코 저를 화나게 하지 않았어요. 그것은 제가 이 사랑을 고백한 어느 고약한 수도사가 한 말때문이었습니다. 제가 그분에게 품고 있는 사랑이며 친애의 마음을 고백했더니, 그 사람은 지금도 아찔해질만한 심한 말을 했어요. 만일 제가 그 사랑을 단념하지 않으면 지옥 밑바닥에 있는 악마의 입에 떨어져서 무서운 형벌 속에 던져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지 않겠어요? 그래서 저는 그만 무서워져서 그분과 친히 사귀는 것은 이제 그만두어야지 하고 결심한 거예요. 그리고는 그와 같ㅇ느 기회의 원인을 만들지 않도록 그 후로부터 그분의 편지도 심부름꾼의 전갈도 아예 받지 않도록 했던 거예요. 하지만 저는 생각하죠. 그분은 절망한 나머지(저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어요) 이 도시에서 떠나 버렸습니다만 만일 좀더 참아주셨더라면 제 굳은 결심도 햇볕 아래 눈처럼 녹아버렸을 것이라고 말이에요. 왜냐하면, 저는 일찍이 이 세상에 없었을 만큼 깊은 애정을 그분에게 느끼고 있었으니까요. - 246


어떤 여자가 어던 남자와 친해진다는 것은 자연에서 비롯된 죄입니다. 그러나 남에게서 훈치거나 사람을 죽이거나 추방하거나 하는 것은 인간의 악의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 249


28. 페론도는 어떤 가루약을 먹고 죽은 시체로 매장된다. 그의 아내와 사랑을 즐기던 수도원장이 무덤에서 꺼내 지하실에 넣어버리는데, 그는 자기가 연옥에 들어가 있는 줄 안다. 나중에 세상으로 돌아와 자기 아내가 낳은 수도원장의 아이를 자기 아이인 줄 알고 기른다. - 258


한 수도사가 원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여자를 농락하는 점을 제외하고는 만사에 덕과 명성이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원체 여자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했으므로 아무도 개닫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의심을 품은 사람도 없었습니다. 성직자인데다가 만사 올바른 일을 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 259


페론도여 안심하라. 하느님은 그대를 본디의 세상으로 돌려주실 생각이시다. 그대가 돌아가면 아내와의 사이에 아이를 점지하실 것이다. 그 아이를 메테데또라 이름 지어라. 그대가 믿는 덕과 명예 드높은 수도원장과 그대 아내의 기도로, 아울러 또 성 베네딕트의 은헤로 이와 같은 경사가 이루어지는 것이니라 - 267


29. 프랑스 왕의 오래된 부스럼을 고쳐준 질레타 드 나르본나는 베르트랑 드 루시용을 남편으로 맞고 싶다고 왕에게 호소한다. 베르트랑은 자기 뜻과 달리 그녀와 결혼을 강요당한데 화가 나 피렌체로 달아나 한 처녀에게 뜻을 둔다. 아내 질레타는 그 처녀가 되어 그와 잠자리를 함께 한다. 그리하여 두 아이를 가진다. 그러는 동안 그도 처녀를 사랑하게 되어 정실로 대우하게 된다. - 269


그러는 동안 소녀의 아버지도 세상을 떠서 그럴싸한 이유만 있으면 베르트랑을 만나러 빠리에 갈 수 있었습니다만, 외동딸로서 막대한 재산을 상속하게 되었기에 친척들의 감시가 심해서 좀처럼 적당한 구실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 270


그녀의 생각은 오직 베르트랑을 만나는 것밖에 없었습니다만 즉각 임금님 앞에 나아가서 임금님이 앓는 부스럼을 보여 달라고 공손히 부탁했습니다. 왕은 그녀가 젊고 아름다운 데다가 정숙한 처녀라 거절하지 못하고 환부를 보였습니다. 그녀는 환부를 보더니, 곧 이거라면 고칠 수 있겠다고 생각했으므로 말했습니다. - 271


폐하, 제게 남편을 주신다니 기쁘기 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폐하게 부탁드리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 271


오랫동안 영주가 밖에 나가 있었으므로 모든 것이 황폐하고 무질서 해진 것을 알자 총명한 그녀는 부지런히 활발히 움직여 모든 질서를 바로 잡았습니다. 백성들은 매우 기뻐하고 부인에게 깊은 친애감을 느끼게 되었으며 이렇게 훌륭한 부인을 싫어하는 영주를 비난하게 되었습니다. - 273


그 일은 그 사람이 좋을 대로 하게 하라. 나는 그 사람이 이 반지를 끼게 되고, 내 팔에 내 아이를 안게 되는 일이 생기면, 고향으로 돌아가서 함께 살겠다. - 273


그녀의 끈기있는 인내심과 사려깊은 마음씨를 알고는 귀여운 아이에게 다가가서 새삼스레 들여다보았습니다. - 279


30.알리베크가 은자가 되자 루스티코라는 수도사가 악마를 지옥에 몰아넣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뒤 그녀는 은둔의 땅에서 돌아와 네르발레의 아내가 된다. - 279


이 사람은 자기의 굳은 신념을 한 번 큰 시련에 걸어보자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여러 성자들이 그녀를 쫒아 보내거나 멀리 하거나 한 것과는 달리, 자기 오두막에 붙들어 놓고 그곳에 있으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자, 오두막 한쪽 구석에 종려나무 가지로 잠자리를 만들어 주고 그 위에서 자라고 말했습니다. - 281


오오, 신부님 제가 지옥을 갖고 있다면 좋으실 때 쓰도록 하셔요. - 282


더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 침대에 누워 몸을 서로 움직여서 여섯 번 악마를 쫒았습니다. 이쯤 되니 내노라하는 그 오만한 악마의 머리도 완전히 꺾이어 자연히 얌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도 계속 몇 번이나 악만는 오만한 머리를 쳐들었으므로 순진한 소녀는 언제나 꺾어주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이 일에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 283


“루스티코님, 그 악마가 혼이 나서 이제 신부님을 괴롭히지 않더라도 제 지옥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마세요. 제가 지옥으로 신부님의 오만한 악마를 꺾어 버리는 일을 거들어 버린 것처럼 그 악마로 제 지옥의 노여움을 가라앉히는 일을 도와주셔요.” 루스티코는 원체 풀뿌리와 물만으로 살고 있었으므로 이렇게 거듭되는 요구에 도저히 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옥을 가라앉히려면 많은 악마가 필요하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주마고 말했습니다. - 284



네째 날

이 날은 필로스트라토의 주재 아래 각자 사랑이 불행하게 끝나는 이야기를 합니다.


31.살레르노의 탕크레디 공은 딸의 연인을 죽이고 그 심장을 황금 술잔에 넣어 딸에게 준다. 그러자 딸은 독액을 넣어 그것을 마시고 자살한다. - 298

32.수도사 알브레토는 어떤 부인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그녀를 연모하고 있는 줄 믿게 하고 종종 관계를 맺는데, 그 뒤 그녀의 시동생들에게 들켜 어느 사나이 집으로 도망간다. 그 집 사나이는 그를 야만인으로 꾸며 거리의 광장에 데려간다. 그것이 알베르토라는 것이 동료 수도사들에게 알려져 잡히어 감옥에 갇힌다. - 308

33. 세 젊은이가 세 자매를 사랑하여 그들과 크레타 섬으로 사랑의 도피를 한다. 큰 언니는 질투 때문에 자기 연인을 죽인다. 둘째는 크레타 섬 영주에게 몸을 맡기고 언니의 목숨을 구한다. 그저자 그 연인이 그녀를 죽이고 언니와 달아나고 만다. 셋재와 그 연인은 함께 고문을 당한 끝에 죄를 뒤집어 쓰고 갇히자 사형을 두려워하여 간수를 매수하고 빈손으로 로데스 섬으로 달아난다. 그리고 그 땅에서 비참하게 살다가 죽는다. - 319

34.제르비노는 할아버지 굴리엘모 왕아 내린 서약을 어기고 튀니스 왕의 공주를 뺏으려고 왕의 배를 습격한다. 공주는 배에 타고 있던 이들에게 살행되고 베르비노는 그들을 죽이지만 뒤에 그도 역시 참수형을 받는다. - 325

35.리자베타의 오빠들이 그녀의 연인을 죽인다. 그 망령이 그녀의 꿈 속에 나타나 자기가 묻혀 있는 곳을 알려준다. 그녀는 가만히 연인의 머리를 파내어 동백꽃 항아리에 넣어두고 날마다 오랜 시간 눈물을 떨어뜨리는데 그것을 안 오빠들은 그 항아리를 빼앗는다. 그러자 그녀는 슬픈 나머지 죽고 만다. - 331

37. 시모나는 파스퀴노를 사랑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공원에서 만나고 있을 때 파스퀴노가 아무 생각없이 샐비어 잎으로 이를 문질러 그 바람에 죽는다. 시모나는 살인죄로 붙잡혀 재판관에게 파스퀴노가 왜 죽었는가를 설명하려고 샐비어 앞으로 이를 문지르고 마찬가지로 죽고 만다. - 342

38. 지롤라모는 살베스트라를 사랑한다. 어머니 청으로 부득이 파리로 갔다 돌아오니 그녀는 결혼해 있었다. 그는 그녀 집으로 숨어들어가 그녀 옆에서 죽는다. 그리하여 그의 시체가 성당으로 옮겨지자 살베스트라가 찾아와 그의 곁에서 죽는다. - 346

39. 기욤 루시용은 아내가 사랑하던 기욤 가데탕을 죽이고 그 심장을 아내에게 먹인다. 그것을 알고 아내는 높은 창에서 뛰어내려 죽는다. 그리하여 인인과 함께 같은 무덤에 묻힌다.

40. 어느 의사의 아내가 마취약으로 잠들어 버린 연인을 죽은 줄 알고 궤 속에 넣는다. 그러자 두 사람의 고리대급업자가 궤를 훔쳐 집으로 날라간다. 연인은 잠에서 깨어나 도둑으로 잡힌다. 의사 아내의 하녀는 고리대금업자들이 훔친 궤에 그 사나이를 넣은 것은 자기라고 재판관에게 호소한다. 사나이는 교수형을 면하고 고리대금업자들은 궤를 훔친 죄로 벌금형에 처해진다. - 355



31.살레르노의 탕크레디 공은 딸의 연인을 죽이고 그 심장을 황금 술잔에 넣어 딸에게 준다. 그러자 딸은 독액을 넣어 그것을 마시고 자살한다. - 298


공은 그토록 달을 귀여워하고 있었기에 딸이 혼기를 훨씬 넘은 나이가 되었어도 자기 곁에서 떼어놓고 싶지가 않아 결혼을 시키지 않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시집을 보냈는데 딸은 잠시 살다 남편과 사별하여 미망인이 되어 부친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 298


“귀스카르도, 나는 오랫동안 너를 보살펴주었는데 그 대가로 돌아온 것은 모욕뿐이었다. 너는 나를 잘도 창피하게 만들었구나. 이 눈으로 나는 오늘 모든 것을 보고 말았다.“ 이에 대하여 귀스카르도는 이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랑은 대공 전하에게나 저에게나 어쩔 수 없을 만큼 강한 것입니다.“ - 301

아버지의 딸에 대한 소유권 주장


저는 아버지의 자식으로 살아잇는 육체를 지니고 있고, 게다가 아직 젊음에 가득차 있습니다. 그러한 두 가지 이유로 욕정에 불타오릅니다. 특히 저는 한 번 결혼했던 몸이니만큼 그 욕정을 채우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 303

 

그녀는 보통 여자라면 울고불고 하겠으나 조금도 그런 태도는 보이지 않고, 마치 머릿속이 눈물의 샘이라도 되는 듯이 놀라울 정도의 눈물을 흘리고 죽어 있는 심장에 몇 번이고 키스를 했습니다. - 307


제게 베풀어 주신 애정이 얼마마이라도 아직 마음 속에 남아 있다면 저와 귀스카르도가 가만히 남의 눈을 피하며 살아 온 것이 못마땅하더라도 최후의 선물로 아버지가 그의 시체를 버리신 곳에 저의 시체를 함께 묻어주시기를 부탁합니다. - 308


32.수도사 알브레토는 어떤 부인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그녀를 연모하고 있는 줄 믿게 하고 종종 관계를 맺는데, 그 뒤 그녀의 시동생들에게 들켜 어느 사나이 집으로 도망간다. 그 집 사나이는 그를 야만인으로 꾸며 거리의 광장에 데려간다. 그것이 알베르토라는 것이 동료 수도사들에게 알려져 잡히어 감옥에 갇힌다. - 308


그들은 종교가의 위선이 어떤 것이며,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헐렁한 긴 옷을 입고 엄숙하고 창백한 얼굴을 한 채로 남에게 무엇을 부탁할 때에는 그야말로 겸손한 듯이 간사한 목소리를 내며 남의 속에 있는 죄를(자기들에게도 있으면서) 드러낼 때나 남에게 헌금을 하면 영원한 구원을 얻는다고 설교할 때는 카랑카랑한 드높은 소리를 내곤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수도사들은 우리들같이 천국을 찾고 있는 인간들과는 달리 천국의 소유자이기나 한 것처럼 죽어가는 사람에게 그들이 기부해 가는 금액의 많고 적음에 따라 천국에서의 장소까지도 정해주고 (그들은 그렇게 믿고 있었으므로) 그렇게 함으로써 우선 맨 먼저 자기들을, 그리고 다음에 자기들의 말을 믿고 잇는 사람들을 기만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 309


하지만 저에게 한 가지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켤코 당신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즉 천사님이 나의 몸이 되어 여기까지 오시도록 희망하는 일입니다. - 313

많은 사이비 종교인들이 하는 수작, 사제들의 꿈 속의 섹스에 대한 제레미 테일러 선생님 해석 참고하기


33. 세 젊은이가 세 자매를 사랑하여 그들과 크레타 섬으로 사랑의 도피를 한다. 큰 언니는 질투 때문에 자기 연인을 죽인다. 둘째는 크레타 섬 영주에게 몸을 맡기고 언니의 목숨을 구한다. 그저자 그 연인이 그녀를 죽이고 언니와 달아나고 만다. 셋재와 그 연인은 함께 고문을 당한 끝에 죄를 뒤집어 쓰고 갇히자 사형을 두려워하여 간수를 매수하고 빈손으로 로데스 섬으로 달아난다. 그리고 그 땅에서 비참하게 살다가 죽는다. - 319


이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너무 많이 가지면 물리게 되듯이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것은 니네타를 더없이 사랑하고 있었던 레스타뇨네가 아무런 걱정없이 그녀와 사랑의 환각에 빠질 수 있게 되자 싫증이 나서 그녀에 대한 애정이 식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때 그는 어느 연회에서 이 고장 사람으로 대산히 예쁜 귀족의 딸을 보고 반하고 말았습니다. - 322


34.제르비노는 할아버지 굴리엘모 왕아 내린 서약을 어기고 튀니스 왕의 공주를 뺏으려고 왕의 배를 습격한다. 공주는 배에 타고 있던 이들에게 살해되고 베르비노는 그들을 죽이지만 뒤에 그도 역시 참수형을 받는다. - 325


참으로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사랑을 해본 일이 없거나 또는 현재 사랑을 하고 있지 않은 자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나 자신의 일에서 미루어 보아 어떠한 인간도 사랑없이 무훈을 세울 수도 선행을 베풀 수도 없다. - 329


송아지 떼 속에 뛰어들어간 사자가 굶주림에서라기보다도 노여움에서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 닥치는 대로 죽여버리듯, 손에 든 검으로 좌우로 덤벼드는 사라센 인을 무찌르고 무참한 시체 더미를 쌓았습니다. - 330


35.리자베타의 오빠들이 그녀의 연인을 죽인다. 그 망령이 그녀의 꿈 속에 나타나 자기가 묻혀 있는 곳을 알려준다. 그녀는 가만히 연인의 머리를 파내어 동백꽃 항아리에 넣어두고 날마다 오랜 시간 눈물을 떨어뜨리는데 그것을 안 오빠들은 그 항아리를 빼앗는다. 그러자 그녀는 슬픈 나머지 죽고 만다. - 331


서로 똑같이 좋아하고 마음을 허락하는 사이가 되자 두 사람이 서로 바라고 있는 일을 하는데 이렇다 할 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 332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시체를 마을로 가져가 좋은 땅에 고이 묻어 주리라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깨닫았으므로 나이프를 꺼내어 머리만 잘라내어 보자기에 쌌습니다. 집에 돌아오자 그녀는 방안에 틀어박혀 연인의 얼굴에 마치 눈물로 씻듯이 오랫동안 비통한 눈물을 쏟고 얼굴 전체에 계속 키스를 했습니다. 그리고 예쁘고 커다란 동백꽃 항아리를 꺼내어 깨끗한 천에 싼 머리를 넣어 그 위에 흙을 덮고 살레르노 산의 아름다운 동백나무 몇 가지를 심었습니다. 그러고는 장미꽃이나 오렌지 꽃으로 만든 물이나 자기 눈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뿌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녀는 그 곁에 앉아 거기에 로렌초가 숨어 있기나 하듯이 자기 마음의 전부를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맺힌 한을 전부 호소하고 나면 곁에 가서 또 울기 시작하여 나중엔 언제나 동백나무 가지가 눈물로 젖어 버리고 마는 것이었습니다. - 334


오빠들도 누이동생의 아름다움이 갈수록 시들어질 뿐만 아니라 눈마저 쑥 들어가 이상하게 여기던 참이라 그 말을 듣고 잘 관찰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그것을 확인한 다음 누이동생을 꾸짖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자 꽃항아리를 치워버렸습니다. ...처녀는 그 후에도 매일 울면서 꽃항아리를 돌려 달라고 애원하다가 마침내 죽고 말았습니다. - 33436. 안드레우울라는 가브리오토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꾼 꿈을 그에게 이야기하고 그도 그녀에게 자기 꿈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갑자기 그녀 팔에 안긴 채 죽는다. 그녀는 하나와 함께 시체를 그의 집으로 날라 가가다 시 경비원에게 잡혀 장관 앞에 끌려 가 모든 이야기를 한다. 장관은 억지로 그녀를 욕보이려고 하나 그녀는 완강히 물리친다. 이 때 그녀 아버지가 달려오고 그녀는 무죄임이 밝혀져 석방된다. 그녀는 더럽혀진 세상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여겨 수녀가 된다. - 335


36. 안드레우울라는 가브리오토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꾼 꿈을 그에게 이야기하고 그도 그녀에게 자기 꿈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갑자기 그녀 팔에 안긴 채 죽는다. 그녀는 하나와 함께 시체를 그의 집으로 날라 가가다 시 경비원에게 잡혀 장관 앞에 끌려 가 모든 이야기를 한다. 장관은 억지로 그녀를 욕보이려고 하나 그녀는 완강히 물리친다. 이 때 그녀 아버지가 달려오고 그녀는 무죄임이 밝혀져 석방된다. 그녀는 더럽혀진 세상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여겨 수녀가 된다. - 335


올바른 생활이나 행동을 하고 있으면 정반대인 나쁜 꿈을 꾸어도 조금도 걱장할 필요가 없으며, 그 때문에 좋을 계획을 포기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좋지 않을 일을 하려는 경우에는 비록 꿈이 바람직하고 기뻐해야 할 암시같이 여겨져도 조금도 믿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좋은 일을 하려고 할 대에는 전폭적인 신뢰를 두어도 좋을 것입니다. - 336


37. 시모나는 파스퀴노를 사랑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공원에서 만나고 있을 때 파스퀴노가 아무 생각없이 샐비어 잎으로 이를 문질러 그 바람에 죽는다. 시모나는 살인죄로 붙잡혀 재판관에게 파스퀴노가 왜 죽었는가를 설명하려고 샐비어 앞으로 이를 문지르고 마찬가지로 죽고 만다. - 342

정사 중에 죽는 사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김기덕 감독 영화 해안선


마치 털실을 자을 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시모나밖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럶 빈번히 그녀에게로 재촉하러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듯 젊은이가 재촉하러 오면 처녀는 채촉당하는 것을 기뻐했고, 이러한 일을 계속하고 있는 사이에 그는 전보다 훨씬 대담해지고 처녀도 본래의 부끄러움이나 두려움 같은 것을 버려 둘은 즐거운 부부의 언약을 맺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피차간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즐거운 일이었기에 어느 쪽이 먼저랄 것도 없이 유혹하여 밀회를 거듭하는 그런 형편이었습니다. - 343


38. 지롤라모는 살베스트라를 사랑한다. 어머니 청으로 부득이 파리로 갔다 돌아오니 그녀는 결혼해 있었다. 그는 그녀 집으로 숨어들어가 그녀 옆에서 죽는다. 그리하여 그의 시체가 성당으로 옮겨지자 살베스트라가 찾아와 그의 곁에서 죽는다. - 346


원래 모친은 자식에 대해서만큼은 재산이 있으면 자두를 오렌지로 만들 수 있다고 즉 어떠한 일이라도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믿고 있었으므로 - 347


39. 기욤 루시용은 아내가 사랑하던 기욤 가데탕을 죽이고 그 심장을 아내에게 먹인다. 그것을 알고 아내는 높은 창에서 뛰어내려 죽는다. 그리하여 인인과 함께 같은 무덤에 묻힌다.


루시용은 말에서 내리자 단도로 가데탕의 가슴을 자르고 자기 손으로 그의 심장을 끄집어 내어 창끝에 달린 깃발에 싹 p하고 그것을 부하에게 갖고 가도록 명령했습니다. - 353

질투, 소유욕, 불쾌함


여보 그 요리 어떻소? 아주 맛있어요. 그럴테지, 살아있을 때 그렇게 좋아했으니 죽어서도 좋겠지. 별로 이상할 것 없지 - - 354


40. 어느 의사의 아내가 마취약으로 잠들어 버린 연인을 죽은 줄 알고 궤 속에 넣는다. 그러자 두 사람의 고리대급업자가 궤를 훔쳐 집으로 날라 간다. 연인은 잠에서 깨어나 도둑으로 잡힌다. 의사 아내의 하녀는 고리대금업자들이 훔친 궤에 그 사나이를 넣은 것은 자기라고 재판관에게 호소한다. 사나이는 교수형을 면하고 고리대금업자들은 궤를 훔친 죄로 벌금형에 처해진다. - 355


시의 장관 앞에 연행되자 원래 모든 사람들로부터 악당이라고 여겨졌던 사나이였으므로 곧 고문당하여 고리대금업자 집에 도둑질하러 들어간 것이라는 고백을 강요당하고 말았습니다. - 360


다섯째 날

피암메타의 주재 아래 몇 가지 잔혹하고 불행한 사건이 일어난 뒤 연인들에게 행복이 찾아오는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41. 시몬은 사랑을 한 덕분에 현명해지고, 연인인 에피제니아를 바다 위에서 약탈한다. 로데스 섬에서 감옥에 들어가게 되지만 리시마쿠스가 그를 구해낸다. 그는 리시마쿠스와 함께 결혼식장에 쳐들어가 에피제니아와 카산드라를 빼앗아 크레타 섬으로 달아난다. 두 여인은 각각 그들의 아내가 되어 자기 마을로 돌아간다. - 370

42. 고스탄차는 마르투치오 고미토를 사랑하는데 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절망한 나머지 혼자 작은 배를 타고 바람에 떠내려가 스사에 이른다. 그러나 그녀는 마르투치오가 튀니스에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그는 국왕에게 여러 가지 유익한 도움말을 올려 높은 신분이 되어 있었다. 그는 리파리에 돌아와 그녀와 결혼한다. - 381

43. 피에트로 보카마차는 아뇨렐라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 그런데 도적의 습격을 받고 아뇨렐라는 숲으로 달아나 어느 성에 안내되어 간다. 피에트로는 도적에게 붙잡혔으나 그 손을 벗어나 몇 몇 사건을 거쳐 아뇨렐라가 있는 성에 이른다. 거기에서 그녀와 결혼해 함께 로마로 돌아간다. - 387

44. 리차르도 마나르다는 리치오 다 발보나 씨에게 그와 딸과 같이 있는 장면을 들킨다. 그는 곧 그녀와 결혼하고 장인과도 사이가 좋아지낟. - 395

45. 귀도토 다 크레모나는 자코민 다 파비아에게 딸을 하나 남기고 죽는다. 잔놀레 디 세벨리노와 밍기노 디 망골레라는 두사나이가 이 처녀에 연정을 태운다. 마침내 두 사람은 칼을 배고 싸우게 되지만, 그 처녀가 잔놀레의 누이 동생임이 밝혀져 밍기노의 아내로 정해진다. - 401

46. 잔 디 프로치다는 페데리고 왕에게 바쳐진 여인과 밀회하다가 들켜 두 다 기둥에 묶여 화형에 처해지게 된다. 그러나 루지에리 델로리아의 눈에 띄어 구출되고, 둘은 결혼하여 고향으로 돌아간다. - 406

47. 테오도로는 주인의 딸 비올란테와 사랑에 빠져 임신시킨 일로 교수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인다. 그는 매를 맞으면서 거리를 끌려 다니는데, 친아버지가 나타나 자기 자식임을 밝혀 석방되고 비올란테를 아내로 삼는다. - 412

48. 나스타지오 델리 오네스티는 트라베르사로 집안의 딸을 연모하나 사랑을 얻지 못한 채 재산만 서버린다. 그는 친척의 권유로 키아시에 가는데, 그곳에서 어느 처녀가 한 기사에게 이리저리 쫒기다가 살해되어 개에게 마구 뜯어 먹히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뒤 그 친척과 자기가 사랑하는 같은 또래의 처녀가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보고 같은 봉변을 당하는 게 두려워 나스타지오를 남편으로 삼는다. - 420

49. 페데리고 델리 알베리기는 어느 귀부인을 연모하지만 상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 구애를 계속하는 동안 재산을 다 써버리고 겨우 한 마리의 매만 남는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집에 온 그녀에게 그 매를 요리하여 대접한다. 그것을 알고 그녀는 감동하여 그를 남편으로 맞아 부자로 만들어준다. - 426

50. 피에트로 다 빈치올로는 친구 집에 식사하러 가고, 아내는 젊은 사내를 끌어들인다. 남편 피에트로가 돌아오자 아내는 사내를 닭자 밑에 감춘다. 피에트로는 식사하러 갔던 에르콜라노 집에서 그의 아내가 끌어들인 젊은이가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아내는 에르콜라노의 아내를 욕한다. 그런데 당나귀가 불행히도 닭장 밑에 숨어있는 정부의 손가락을 밟았으므로 사내는 비명을 지른다. 주인은 달려와 사내를 발견하고 속은 것을 알았지만 자기대로 다른 생각이 잇어 결국 아내와 화해한다. - 432


41. 시몬은 사랑을 한 덕분에 현명해지고, 연인인 에피제니아를 바다 위에서 약탈한다. 로데스 섬에서 감옥에 들어가게 되지만 리시마쿠스가 그를 구해낸다. 그는 리시마쿠스와 함께 결혼식장에 쳐들어가 에피제니아와 카산드라를 빼앗아 크레타 섬으로 달아난다. 두 여인은 각각 그들의 아내가 되어 자기 마을로 돌아간다. - 370


시몬은 이 근처에서는 그 커다란 몸집이나 거친 품성이나 부친이 귀족이고 부자라는 것 등으로 누구 하나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는 에피제니아의 말에 아무 대답이 없이 그녀의 눈을 가만히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 눈에서는 뭔가 달콤한 느낌이 솟아나 가슴이 지금까지 단 한번도 맛보지 못했던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 372


지금까지 어떤 가르침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시몬의 마음에 에피제니아의 눈부신 아름다움으로 사랑의 화살이 꽂혀 어느 사이에 생각이 홱 달라졌으므로 부친을 비롯하여 가족이나 지금까지 그를 알고 있던 사람들을 아주 놀라게 하고 말았습니다. 우선 그 형제들처럼 의복이나 신변의 것을 훌륭히 해 달라고 부친에게 부탁했습니다. 부친은 몹시 기뻐하여 그대로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교양있는 청년들과 사귀기 시작하여 신사들이 몸에 지녀야 할 예의범절을 배우고 특히 사랑할 때의 예법을 배웠습니다. 이에는 우선 모두들 놀라움으로 눈이 휘둥그레해졌습니다만, 그는 짧은 기간 동안에 초보적인 학문을 깨우쳤을 뿐만 아니라 철학을 논할 수 있을 정도로까지 휼륭한 발전을 보였습니다. 이어서 이 같은 원인은 모두 에피제니아에게 품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그 뿐 만 아니라, 노래도 부르고 악기도켤 수 있게 되고 승마나 육해의 군사에도 정통한 훌륭한 청년이 되었습니다. 시몬의 이러한 발전을 일일이 말할 수는 없으므로 세세한 점은 생략합니다. 처음으로 사랑을 느꼈을 때부터 4년쯤 지날까 말까 했을 때 그는 사이프러스 섬에 사는 어떤 젊은이보다도 한결 뛰어난 청년이 되어 우아한 마음가짐과 여러 가지 재주를 겸비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이 놀라운 변화를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그의 마음 한구석 훌륭한 영혼 속에 갇혀 있었던 천부적 재능이 시새움 많은 운명의 신에 의해 단단한 굴레로 동여 매져 있었던 것을 운명의 신보다도 강한 사랑의 신이 그것을 끊어버렸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373


42. 고스탄차는 마르투치오 고미토를 사랑하는데 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절망한 나머지 혼자 작은 배를 타고 바람에 떠내려가 스사에 이른다. 그러나 그녀는 마르투치오가 튀니스에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그는 국왕에게 여러 가지 유익한 도움말을 올려 높은 신분이 되어 있었다. 그는 리파리에 돌아와 그녀와 결혼한다. - 381


그녀는 곧 작은 배를 타고, 그 섬 여자들은 일반적으로 그렇지만 그녀도 다소 노를 저을 줄을 알고 있었기에 노를 저어 앞바다로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돛을 올린 다음 노와 키를 팽개치고 그냥 바람 부는 대로 가게 내버려두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짐도 싣고 있지 않았겠다 결국 작은 배는 바람에 뒤집히거나 바위에 부딪쳐 부서지거나 하여 살아난다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므로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익사하게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 382


그 말을 듣자 처녀는 신이 자기를 죽게 하시지 않은 것을 슬프게 여기고 욕을 당하게 되는 것이나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어서 작은 배 곁에 털썩 주저앉아 울기시작했습니다. - 383


43. 피에트로 보카마차는 아뇨렐라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 그런데 도적의 습격을 받고 아뇨렐라는 숲으로 달아나 어느 성에 안내되어 간다. 피에트로는 도적에게 붙잡혔으나 그 손을 벗어나 몇 몇 사건을 거쳐 아뇨렐라가 있는 성에 이른다. 거기에서 그녀와 결혼해 함께 로마로 돌아간다. - 387


한편 피에트로는 길보다도 그녀 얼굴만 보고 말을 몰고 있었기 때문에 병사들을 보는 것이 그녀보다 늦어, 어느 방향에서 오는 건지 두리번거리는 사이에 그만 포위되어 붙잡혀 안장에서 끌려 내려지고 말았습니다. - 389


44. 리차르도 마나르다는 리치오 다 발보나 씨에게 그와 딸과 같이 있는 장면을 들킨다. 그는 곧 그녀와 결혼하고 장인과도 사이가 좋아진다. - 395


리치오씨가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이봐 당신이 나의 애정을 기쁘게 여기고 있다면 지금 이 자리에선 야단을 치지 말도록 해요. 사실 딸애가 잡았으니까 이 사내는 딸의 것이야. 리차르도는 귀족인데다 부자야. 사위가 된다면 이 사람만큼 훌륭한 사윗감은 없지 않은가. 잘 주선해서 두 사람을 결혼시키면 일이 원만하게 될 거요. 그렇게 하면 밤꾀고리를 자기 둥우리 속에 넣는 셈이니까 잘된 일이 아니오.” - 399


45. 귀도토 다 크레모나는 자코민 다 파비아에게 딸을 하나 남기고 죽는다. 잔놀레 디 세벨리노와 밍기노 디 망골레라는 두사나이가 이 처녀에 연정을 태운다. 마침내 두 사람은 칼을 배고 싸우게 되지만, 그 처녀가 잔놀레의 누이 동생임이 밝혀져 밍기노의 아내로 정해진다. - 401


귀도토 다 크레모나라는 사나이는 저의 전우이기도 하고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죽을 때 한 말에 의하면 이 거리가 페데리고 황제에게 점령되어 약탈이 자행되었을 때 자기 전우들과 어느 집에 들어갔더니 가재 도구가 가득 들어있는데 저 처녀 외엔 집안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두 살밖에 안된 그 아이는 그가 계단을 올라가자 그를 파파(아버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 소릴 듣자 불쌍해져서 그는 가재 도구 일체와 이 아이를 데리고 파노에 돌아갔습니다. 그리곤 죽을 때자기 재산과 함께 그녀를 나에게 맡기고 결혼시킬 시기가 오면 그것을 지참금으로 주라고 부탁했습니다. - 405

이런 사람, 친구가 정말 있을까? 소설 속에만 있을까?


46. 잔 디 프로치다는 페데리고 왕에게 바쳐진 여인과 밀회하다가 들켜 두 다 기둥에 묶여 화형에 처해지게 된다. 그러나 루지에리 델로리아의 눈에 띄어 구출되고, 둘은 결혼하여 고향으로 돌아간다. - 406


그녀는 마린 볼가로라는 섬에 있는 귀족의 딸이었는데 근처의 프로치다라는 작은 섬에 살고 있는 잔니라는 이름의 청년이 목숨을 걸고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 쪽에서도 그 청년을 싫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그녀를 만나러 자주 프로치다에서 이스키아로 찾아왔습니다. 배가 없을 때는 하다못해 그녀 집의 벽만이라도 보고 싶다며 이스키아까지 헤엄쳐 간 일도 있었습니다. - 407


저는 이제 곧 죽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비를 바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아가씨를 제 목숨보다도 더 사랑하고 있으며 그녀도 저를 사랑하고 있는데 저는 이같이 그녀에게 등을 돌리고 그녀는 내게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마주보도록 해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서로 얼굴을 보면서 죽어갈 수 있으니 얼마나 위로가 되겠습니까? - 411


47. 테오도로는 주인의 딸 비올란테와 사랑에 빠져 임신시킨 일로 교수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인다. 그는 매를 맞으면서 거리를 끌려 다니는데, 친아버지가 나타나 자기 자식임을 밝혀 석방되고 비올란테를 아내로 삼는다. - 412


그 아이는 노예 취급을 받고 있었으나 아메리고 씨의 아이들과 함께 길러졌습니다 .소년은 자람에 따라 우연이라기보다는 본인의 천성이 나타났던 것이겠지요. 그래서 예의범절을 잘 익히고 행동거지가 좋아서 아메리고 씨 마음에 모시 들어 노예 신분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아메리고 씨는 터키인으로 여겨지는 이 소년에게 세계를 받게 하여 피에트로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매우 신임하여 자기 일의 관리를 맡겼습니다. - 413


“아아 하느님 부탁합니다. 우박이 계속 내려 언제까지나 이렇게 하고 있을 수 있도록” 그러자 처녀도 말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이러한 대화가 계기가 되어 두 사람은 몸을 가까이 하고 손을 맞잡고 꼭껴안고 말았습니다. 이윽고 키스를 나누었습니다. 우박은 여전히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 414


국왕을 섬기며 거리의 장관을 하고 있던 쿠르라도라는 사람에게 가서 피에트로에게서 받은  모욕을 호소하여, 그런 결과가 될 줄  모르고 마음놓고 있던 필에트로를 당장 체포하게 했습니다. 피에트로는 고문을 당하자 일체를 자백하고 말았습니다. 이리하여 그는 장관으로부터 이삼 일 후 매를 맞으며 거리를 조리돌림 당한 후 교수형에 처해진다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아메리고 시는 피에트로가 사형당하는 것만으로는 아직 노여움이 풀리지 않아 이 두 연인과 그 사이에서 태어난 사내아이를 동시에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려고 생각하고 포도주를 넣은 술잔에 독을 넣은 다음 하인에게 그 잔과 칼집에서 빼낸 단도를 주면서 말했습니다.  “이 두가지 물건을 비올란테한테로 가져가라. 그리고 나의 명령이라고 말하고 이 독약이나 칼이나 어느 한쪽을 취하여 곧 죽으라고 전하라. 만약 그렇게 하기 싫으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불태워 죽이겠다고 마땅히 그래야 할 것이라고 말하라. 그렇게 말한 다음 이삼 일 전에 그 년이 낳은 사내애를 빼앗아 벽에 머리를 쳐서 죽여 개나 먹도록 내다 버려라.”

딸에 대한 아버지 주인님의 소유권 주장. 실제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으리라. 동서양에


48. 나스타지오 델리 오네스티는 트라베르사로 집안의 딸을 연모하나 사랑을 얻지 못한 채 재산만 서버린다. 그는 친척의 권유로 키아시에 가는데, 그곳에서 어느 처녀가 한 기사에게 이리저리 쫒기다가 살해되어 개에게 마구 뜯어 먹히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뒤 그 친척과 자기가 사랑하는 같은 또래의 처녀가 무참히 살해되는 것을 보고 같은 봉변을 당하는 게 두려워 나스타지오를 남편으로 삼는다. - 420


이 여인의 냉혹 무참한 태도 덕분에 불행의 밑바닥에 빠져 절망한 나머지 지금 당신이 보다시피 내 손에 쥐고 있는 이 장검으로 어느 날 자살해버렸던 것이오. 이리하여 나는 씻을 수 없는 영겁의 죄를 받고 있소. 그런데 얼마 후 나의 죽음을 유달리 기뻐한 이 여인도 죽고 말았다오. 그리고 그 잔혹함과 조금도 뉘우치지 않고 나의 고통을 좋아했었던 죄 때문에 즉 자기의 행위를 수치로 생각하지 않았던 업보로서 보는 바와 같이 지옥의 심한 형벌을 받는 것이오. 이리하여 이 여인이 지옥에 떨어뜨려지자 당연한 결과로서 나와 이 여인에게 벌이 주어져서 이 여인은 내 앞에서 도망쳐야 하며 나는 옛날 사랑했던 연인으로서가 아니라 원수로서 쫓지 않으면 안되게 될 것이오. 그래서 나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이 여인을 쫓아가서는 전에 내 자신을 죽인 이 칼로 이 여인을 죽이고 있는 것이오.  - 423

거절당한 사의 속풀이용 이야기로군. 이건 뭔가


49. 페데리고 델리 알베리기는 어느 귀부인을 연모하지만 상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다. 구애를 계속하는 동안 재산을 다 써버리고 겨우 한 마리의 매만 남는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었으므로 집에 온 그녀에게 그 매를 요리하여 대접한다. 그것을 알고 그녀는 감동하여 그를 남편으로 맞아 부자로 만들어준다. - 426


50. 피에트로 다 빈치올로는 친구 집에 식사하러 가고, 아내는 젊은 사내를 끌어들인다. 남편 피에트로가 돌아오자 아내는 사내를 닭자 밑에 감춘다. 피에트로는 식사하러 갔던 에르콜라노 집에서 그의 아내가 끌어들인 젊은이가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그의 아내는 에르콜라노의 아내를 욕한다. 그런데 당나귀가 불행히도 닭장 밑에 숨어있는 정부의 손가락을 밟았으므로 사내는 비명을 지른다. 주인은 달려와 사내를 발견하고 속은 것을 알았지만 자기대로 다른 생각이 잇어 결국 아내와 화해한다. - 432


이 사나이는 아내를 갖고 싶다는 소망에서라기 보다는 오히려 세상의 눈을 속이고 페루지아 안의 사람들이 자기에게 품고 있는 악평을 줄이려는 생각에서 마누라를 얻었습니다. 그러자 그와 생각을 같이 한 운명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취했습니다. 즉 그가 얻은 아내는 불타는 듯한 빨간 머리를 하였으며, 몸이 무쇠같이 단단한 남편이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 있어도 좋을 만한 여자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여자인 자기보다 남색쪽에 정신을 빼앗긴 남자에게로 시집오고 말았습니다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그녀는 그것을 눈치채기 시작했고 자기가 젊고 싱싱한 미인이며 원기 왕성하고 정력이 절륜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처음에는 신경이 곤두섰고 때로는 더러운 말로 남편을 욕하면서 불만스러운 생활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러한 생활을 하다가는 남편의 나쁜 버릇을 고치기 전에 자기 몸이 먼저 말라빠지고 말 것이라 생각하고...- 433


여자들은 시간이 허락하는 한 남자분보다 시간을 더 잘 이용할 필요가 있어요. 왜냐하면 당신도 아시겠지만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 다른 사람은 고사하고 남편조차도 우릴 돌아보지 않는단 말예요. 그뿐만 아니라 부엌으로 몰아넣어 고양이를 상대로 지껄이든가 냄비나 접시를 세든가 하는 그런 일밖에 시키지 않는단 말예요. 뿐만 아니예요. 더 나쁜 일로는 이런 노래까지 부르고 있지 않나요. ‘젊은 여자에겐 맛있는 음식을, 늙은 할망구에겐 입마개를’하고 말예요. - 435


당신에게서 얻을 수 없는 것을 다른 데서 구했다고 해서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 440


여섯째 날

엘리자의 주재 아래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경모한 경구로 반박하고, 임기 응변의 대답과 뛰어난 통찰력으로 피해며 위험이며 창피를 벗어난 이야기를 나눕니다.


51. 어느 기사가 오레타 부인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말을 타고 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솜씨가 서툴러 부인은 말에서 내려 달라고 말한다. - 447

52. 빵장수 치스티는 재치있는 말솜씨로 제리 스피나를 깨우쳐 주어 자기의 분에 넘치는 요구를 알리고, 그로 하여금 자기를 신사로서 도한 친구로서 대하게 한다. - 449

53. 논나 데 풀치 부인은 피렌체의 사교가 노골적인 농담을 하자 재치있는 대답으로 그를 골탕 먹인다. - 453

54. 쿠르라도 잔필리아치의 요리사 키키비오는 교묘하게 임기 응변으로 대답을 하여 주인 쿠르라도의 노여움을 웃음으로 바꾼다. 그리하여 주인이 내릴 뻔한 최악의 벌을 피한다. - 455

55. 포레제 다 라바타 씨와 지오토 화백은 무젤로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로 상대방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경구로 놀려댄다. - 458

56. 미켈레 스칼차는 젊은이들에게 바론치 집안이 세게 으뜸가는 귀족이라고 저녁 내기를 하여 이를 증면하고 이긴다. - 460

57. 필리파 부인은 연인과 함께 있다가 남편 눈에 띄어 법정에 불려가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재치 있는 대답을 하여 무사하게 풀려나고 법을 개정시키기에 이른다. - 463

58. 프레스코는 조카딸에게 만일 그녀의 말처럼 불쾌한 사람을 보기가 싫으면 자기 얼굴을 거울에 비쳐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 465

59. 구이도 카발칸티는 별안간 자신을 에워싼 피렌체의 기사들에게 점잖게 핀잔을 준다. - 467

60. 수도사 치롤라는 농부들에게 천사 가브리엘의 날개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날개 대신 숯 밖에 없어, 성 로렌초를 태운 숯이라고 말하여 얼버무린다. - 470




51. 어느 기사가 오레타 부인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말을 타고 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솜씨가 서툴러 부인은 말에서 내려 달라고 말한다. - 447


52. 빵장수 치스티는 재치있는 말솜씨로 제리 스피나를 깨우쳐 주어 자기의 분에 넘치는 요구를 알리고, 그로 하여금 자기를 신사로서 도한 친구로서 대하게 한다. - 449


운명은 이 사나이에게 천한 직업을 주기는 했지만 대단한 부자로 만들어줄 만큼 큰 호의를 보여주고 있었어요. - 450


53. 논나 데 풀치 부인은 피렌체의 사교가 노골적인 농담을 하자 재치있는 대답으로 그를 골탕 먹인다. - 453


54. 쿠르라도 잔필리아치의 요리사 키키비오는 교묘하게 임기 응변으로 대답을 하여 주인 쿠르라도의 노여움을 웃음으로 바꾼다. 그리하여 주인이 내릴 뻔한 최악의 벌을 피한다. - 455


키키비오는 연인을 달래기 위해 학의 다리를 하나 뚝 떼어 주었던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쿠르라도와 몇 몇 손님 앞에 한쪽 다리가 없는 학을 내놓자 쿠르라도는 깜짝 놀라 키키비오를 불러들여 한쪽 다리는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거짓말쟁이 베네치아 사나이는 서슴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원래 학은 다리 하나에 발이 하나 밖에 없습니다. - 456

이게 그 유명한 이야기구나.


55. 포레제 다 라바타 씨와 지오토 화백은 무젤로에서 돌아오는 길에 서로 상대방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경구로 놀려댄다. - 458


56. 미켈레 스칼차는 젊은이들에게 바론치 집안이 세게 으뜸가는 귀족이라고 저녁 내기를 하여 이를 증면하고 이긴다. - 460


57. 필리파 부인은 연인과 함께 있다가 남편 눈에 띄어 법정에 불려가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재치 있는 대답을 하여 무사하게 풀려나고 법을 개정시키기에 이른다. - 463


오래 전 프라토의 거리에는 사실 가혹하다기보다 비난의 대상이 될만한 법이 있었습니다. 이 법은 정부와 간통하는 현장을 남편에게 들킨 여자도 돈을 받고 남자에게 몸을 파는 장면을 발각당한 여자와 마찬가지로 불에 태워 죽인다는 것이었습니다. - 463


그 법이 만들어졌을 때는 여자 중에는 아무도 동의한 자가 없으며 의견을 피력한 자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악법이라 불러 마땅한 것인줄 압니다. 그런데도 당신께서 여자라는 내 육체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자신의 마음에 등을 돌리면서까지 이 법의 집행자가 되고자 하신다면 서슴지 마시고 그리 하십시오. 한데 그 어떤 판결을 내리시기 전에 나에게 약간의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당신께서 직접 남편이 나를 원했을 때 내가 언제 어느 때 한 번이라도 그에게 몸을 맡기는 일을 마다한 일이 있었는지 그에게 물어보아 주시라는 것입니다. - 465


남편이 필요 혹은 쾌락으로 삼고 있는 것을 언제나 내게서 얻고 있었다고 한다면 그래도 나는 주체하지 못하는 그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했을까요? 개에게라도 던져 주어야했을까요? 나를 자기 목숨보다도 사랑해 주시는 한 귀족의 필요에 응하는 편이 허비하거나 썩혀 버리는 것보다 훨씬 좋지 않나요? - 465


58. 프레스코는 조카딸에게 만일 그녀의 말처럼 불쾌한 사람을 보기가 싫으면 자기 얼굴을 거울에 비쳐 보지 말라고 충고한다. - 465


59. 구이도 카발칸티는 별안간 자신을 에워싼 피렌체의 기사들에게 점잖게 핀잔을 준다. - 467


60. 수도사 치롤라는 농부들에게 천사 가브리엘의 날개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날개 대신 숯 밖에 없어, 성 로렌초를 태운 숯이라고 말하여 얼버무린다. - 470


크게 돈벌이를 하고 체르탈도 거리의 사람들을 몽땅 십자군 병정으로 만들어 버렸으며, 그에게서 천사의 날개를 빼앗아 골통 먹이려는 자들을 임기응변으로 골려 주었습니다. - 478


남쪽 언덕 경사 면에서든 포도랑 올리브랑 아몬드랑 버찌랑 무화과랑 그 밖의 열매가 달리는 나무들이 갖가지 모양으로 심어져 있어 손바닥만한 빈땅도 없었습니다. 북쪽으로 면한 비탈에는 녹색이 짙은 떡갈나무와 물푸레나무와 그 밖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 481


일곱째 날

디오네오의 주재 아래 옛날부터 ‘여자들이 사랑을 위하여 또는 자기 한 몸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남몰래, 또는 들키고서라도, 어떻게든지 남편에게 해온 여러가지 계책을 이야기합니다. - 486


61. 잔니 로테링기는 한밤중에 자기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다. 아내를 깨우니 그녀는 귀신이 틀림없다고 남편을 속인다. 두 사람은 문간에 서서 기도로 귀신을 물리치기로 한다. 그러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친다. - 487

62. 페로넬라는남편이 돌아왔으므로 정부를 빈 통에 숨긴다. 남편이 그 통을 팔기로 했으므로 그녀는 자기가 이미 통을 팔았으며 지금 통에 흠이 있는 지 없는 지 산 사람이 안에 들어가 살펴보는 중이라고 꾸며 댄다. 통에서 나온 사나이는 남편에게 통 속을 깨끗이 긁어내게 하고 자기 집에 운반시킨다. - 492

63. 수도사 리날도가 이름을 지어 준 아이의 어머니와 밀회하고 있을 때 남편이 돌아와 그가 아내와 침실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자 아내는 수도사가 기도문을 외어 아이의 병을 쫒아내고 있는 중이라고 남편을 속인다. - 497

64. 토파노는 어느 날 밤 아내를 밖으로 쫓아내고 문을 걸어 골탕을 먹인다. - 503

65. 어떤 질투심 많은 사나이가 신부로 꾸며 아내의 참회를 듣는다. 아내는 밤마다 찾아오는 어느 신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질투심 강한 남편은 남몰래 문간에 숨어서 감시하고 있는데, 그동안 아내는 지붕으로 연인을 끌어들여 즐긴다. - 508

66. 람베르투치오 아무개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사벨라 부인이 레오네토와 몰래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바로 그가 찾아온다. 거기에 또 그녀 남편이 돌아온다. 남편은 람베르투치오에게 단검을 쥐어주어 밖으로 쫓아낸다. 다음에 남편은 레오네토를 집까지 바래다준다. - 516

67. 로도비코는 베아트리체 부인에게 자기가 품고 있는 생각을 호소한다. 그녀는 남편 에가노를 자기로꾸며 정원에 내보내고 로도비코와 즐긴다. 그런 다음 로도비코는 일어나 정원으로 가서 거기 있는 에가노를 몽둥이로 두들겨 준다. - 520

68. 질투가 심한 사나이가 아내를 의심하게 된다. 그러자 아내는 발가락에 끈을 매어 밤에 연인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남편은 그것을 알고 그를 뒤쫒는다. 아내는 자기 대신 다른 여자를 침대에 뉘어 둔다. 남편은 그 여자를 때리고 머리털을 잘라 버린다. 그리고 아내 형제들에게 가서 사실을 호소하지만, 형제들은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마구 욕한다. - 527

69. 니코스트라투스의 아내 리디아는 피루스를 사랑한다. 그것을 확인하려고 피루스는 그녀에게 세 가지 일을 요구하고 그녀는 모두 해낸다. 더욱이 남편 니코스트라투스 앞에서 연인과 사랑의 유희를 하고 그가 본 일이 현실이 아니라고 믿게 한다. - 535

70. 사이좋은 두 시에나 인 가운데 한 명이 어떤 아이의 대부를 서게 되고, 그 둘은 같이 그 아이의 어머니를 사랑하게 된다. 대부인 사나이가 죽게 되자 그는 약속에 따라 다른 한 사나이에게 나타나 저 세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 547



61. 잔니 로테링기는 한밤중에 자기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다. 아내를 깨우니 그녀는 귀신이 틀림없다고 남편을 속인다. 두 사람은 문간에 서서 기도로 귀신을 물리치기로 한다. 그러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친다. - 487


즉 그가 그녀의 별장보다 조금 높은 곳에 있는 그의 별장을 오갈 때 그녀의 별장 곁에 있는 포도밭을 살펴본다. 포도밭 말뚝 위에 당나귀 대가리가 올라앉아 있는 것을 보고 그 턱뼈가 피렌체 쪽으로 가 있을 경우 그날 밤은 확실히 안전하게 그녀에게 올 수가 있다. 또 만약에 입구 문이 열려 있지 않으면 살짝 세 번 두드린다....만약 당나귀 턱뼈가 피에졸레 쪽으로 가 있으면 남편이 왔다는 말이니 오지 않기로 한다고 서로 짰습니다. 그리하여 이와 같은 방법으로 자주 밀회를 즐겼습니다. - 489

정말 이 시대 이렇게 여자들이 성적 자유를 누렸을까? 나는 아닐 것 같다.


“귀신이여, 밤에 나오는 귀신이여 그대는 꼬리를 추켜세우고 왔도다. 그러므로 꼬리를 일으켜 세우고 나가라. 정원으로 가서 복숭아 나무 밑을 보면 기름에 지진 요리와 우리집 닭이 낳은 달걀 백 개가 있다. 병에 입을 대고 포도주를 실컷 마시고 썩 물러가라. 내게도 또 잔니에게도 해를 입히지 말지어다.“ 이렇게 왼 다음 재빨리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잔니, 침을 뱉어요.“ - 491


62. 페로넬라는 남편이 돌아왔으므로 정부를 빈 통에 숨긴다. 남편이 그 통을 팔기로 했으므로 그녀는 자기가 이미 통을 팔았으며 지금 통에 흠이 있는 지 없는 지 산 사람이 안에 들어가 살펴보는 중이라고 꾸며 댄다. 통에서 나온 사나이는 남편에게 통 속을 깨끗이 긁어내게 하고 자기 집에 운반시킨다. - 492


왠일로 오늘 아침에는 이렇게도 일찍 돌아왔나요? 보아하니 오늘은 일을 얻지 못한 모양이오. 연장을 들고 되돌아 온 걸 보니. 내 치마에다가 속옷까지 모조리 저당잡히려는 건가요? 날더러 손톱이 닳아 빠질 정도로 물레를 돌리라는 그 말인가요? 나는 그래도 등잔 켤 기름값이라도 벌려고 억척을 부리는데 이봐요. 동네 사람들은 그렇게 억척같이 일하는 나를 보고 놀라기도 하고 업신여기기도 한다구요. 바보스럽게 잘도 참고 일한다면서. 아니 그런데 당신은 이렇게 양손을 늘어뜨리고 어슬렁어슬렁 돌아오긴가요. 아아 불쌍한 내 신세야, 팔자도 싸나울시고. 나는 말이죠. 까놓고 말하면 아주 근사한 젊은 부자하고 혼인할 수도 있었다구요. 그런 걸 여편네 생각은 조금도 않는 머저리 같은 작자하고 살려고 거절을 했으니...나도 나쁜 짓을 하려고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상대는 있어요. 내게 홀딱 반해서 원하기만 하면 옷이거나 보석이거나 돈이나 싫도록 안겨 준다는 잘생긴 남자들이 수두룩하다고요. 하지만 나는 그런 짓은 못하는 여자니깐 그런 생각은 꿈에도 해보지 않았지. 아아 그런데 당신은 일해야 할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다뇨 - 494

남편에게 동정이 간다. 당신은 오입중이잖습니까? 영화 해패앤드 처럼.


통 아가리를 엎드려 막고 있는 주인 마누라의 뒤로 가서 넓은 들판에서 고삐가 풀린 수말이 욕정에 불타올라 파르티아의암말을 덮치는 듯한 모습으로 타오르는 욕정을 이루고야 말았습니다. 그 일이 끝난 순간에 통 속도 깨끗이 매만져졌습니다. 젊은이는 페로넬라에게서 떨어지고 그녀도 통에서 얼굴을 꺼냈으며 남편은 밖으로 나왔습니다. - 496

이 때도 가난하고 어리석은 이 남편이 불쌍하다.


63. 수도사 리날도가 이름을 지어 준 아이의 어머니와 밀회하고 있을 때 남편이 돌아와 그가 아내와 침실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자 아내는 수도사가 기도문을 외어 아이의 병을 쫒아내고 있는 중이라고 남편을 속인다. - 497


처음 수도사가 되었을 때는 아네자 부인에 대한 연정이나 그 밖의 세속적인 겉치레는 얼마간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도복을 입은 채 옛날 기분으로 되돌아가 옷감도 고급 천으로 하고 겉모습을 가꾸기 시작했는데 가진 물건 모두가 값지고 호화로운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칸초네, 소네트, 발라드를 짓기도 하고, 또 자신이 즐겨 부르기도 하는 등 어쨎든 이와 비슷한 여러 가지 행동을 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리날도만 한 것이겠습니까? 수도사라는 자들이 모두 그 모양인데 아아 이처럼 어지러운 세상을 나는 꾸짓고 싶은 것입니다. - 498

수도사 비판--이 책의 핵심 주제 중 하나 인 듯


그런 까닭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바보입니다. 나는 그것이 죄가 아니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께서는 뉘우치는 자는 용서하십니다. 한데 당신 아들에게 세례를 준 나와 친아버지인 당신 남편과 어느 쪽이 아드님과 어느 쪽이 아드님과 더 가까운 지 한번 말씀해 보시죠. - 499


64. 토파노는 어느 날 밤 아내를 밖으로 쫓아내고 문을 걸어 골탕을 먹인다. - 503


옛날 아주 옛날 아레초의 거리에 토파노라는 부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기타 부인이라고 부르는 아름다운 여자를 아내로 맞았지만 어쩐 까닭인지 그 뒤로 갑자기 질투심 강한 사나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부인은 남편에게 마구 화를 내며 왜 그렇게 시샘을 하느냐고 몇 번이나 따져 묻곤 했습니다만, 특별히 이렇다 할 이유도 없는 듯 해 자기에게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까닭도 없이 질투하는 남편을 한번 실컷 골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503

왜 질투심이 이유없이 일어나지? 그래서 바람을 정말로 피워버리는 게 이것에 대한 해법일까?


65. 어떤 질투심 많은 사나이가 신부로 꾸며 아내의 참회를 듣는다. 아내는 밤마다 찾아오는 어느 신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질투심 강한 남편은 남몰래 문간에 숨어서 감시하고 있는데, 그동안 아내는 지붕으로 연인을 끌어들여 즐긴다. - 508


옛날 아리미노의 거리에 돈과 땅을 많이 갖고 있는 부자 상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세상에 보기 드문 미인을 아내로 두고 있었는데 그러는 동안 몹시 질투를 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아내를 몹시 사랑했고 그녀가 너무 예뻤기 때문일 겁닏. 그리고 아내가 애써 그의 마음에 들도록 처신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어떤 사나이라도 어내를 좋아할 것이 틀림없다고 지레 짐작을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누구나 예쁘다고 할 것이고 또 자기에게 대하는 것과 같이 남도 기쁘게 해주려고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요. 그와 같은 병적인 질투에 눈이 어두워진 남편이 감시를 엄하게 하고 그 행동을 구속하고 있어서 그녀는 마치 사형선고를 받은 중죄인이나 다를 바 없었는데, 죄인도 형리에게 이처럼 엄한 감시는 받지 않으리라고 생각될 정도혔습니다. 그래서 부인은 남의 결혼식에도 축제에도 혹은 성당에조차도 가지 못했으며 또 어떤 핑계로도 단 한발자국도 집 밖으로 내놓을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 509

왜 이럴까? 질투의 심리가 궁금하다. 김형경, 오비디우스 질투의 신


66. 람베르투치오 아무개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사벨라 부인이 레오네토와 몰래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바로 그가 찾아온다. 거기에 또 그녀 남편이 돌아온다. 남편은 람베르투치오에게 단검을 쥐어주어 밖으로 쫓아낸다. 다음에 남편은 레오네토를 집까지 바래다준다. - 516


67. 로도비코는 베아트리체 부인에게 자기가 품고 있는 생각을 호소한다. 그녀는 남편 에가노를 자기로꾸며 정원에 내보내고 로도비코와 즐긴다. 그런 다음 로도비코는 일어나 정원으로 가서 거기 있는 에가노를 몽둥이로 두들겨 준다. - 520


68. 질투가 심한 사나이가 아내를 의심하게 된다. 그러자 아내는 발가락에 끈을 매어 밤에 연인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남편은 그것을 알고 그를 뒤쫒는다. 아내는 자기 대신 다른 여자를 침대에 뉘어 둔다. 남편은 그 여자를 때리고 머리털을 잘라 버린다. 그리고 아내 형제들에게 가서 사실을 호소하지만, 형제들은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마구 욕한다. - 527



설사 너를 진흙 속에서 주웠다고 하더라도 이 사나이에겐 과분하다 그 말이다. 아암 과분하고 말고 내 딸이 이런 당나귀 똥만도 못한 장사치 따위의 입길에 오르다니 이놈, 네 놈의 악운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닳아서 찌그러진 구두를 신고 허리에 펜을 찌르고 로마냐 지방의 촌무지렁이 티가 덕지덕지한 산적의 끄나풀 따위가 약간 돈이 생기니까 귀족 출신 처녀나 양가집 규수에게 장가들고 싶어서 문장이 새겨진 무구를 자랑하면서 하던 말이 여건 걸작이 아니더라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이러이러한 문벌의 자제로서’ 라나 뭐라나를 씨부렁대면서...아들놈들이 내 말을 듣지 않아서 이 지경이 되었구나. 실상 너는 아주 하찮은 지참금으로 구이디 백작 가문에 출가할 수도 있었다고. 그런 걸 아들놈들은, 네가 글쎄 피렌체 제일의 훌륭한 규수이고 가장 착한 아가씨였는데도 아치 우리가 너를 전혀 알지도 못했던 것처럼 염치도 남의 이목도 아랑곳없이 한밤중에 아내를 화냥년 다루듯 하는 사내놈에게 시집을 보냈으니 하늘에 맹세코 내 말이 지당하다고 생각하거든 이 놈을 당장에 요절을 내야 마땅하느니라. - 534

이 정도 친정 어머니의 말이 나와 주어야 재미있다. 이 말을 우리 나라 소설에서 읽어보고 싶구나. 더 절절할텐데


69. 니코스트라투스의 아내 리디아는 피루스를 사랑한다. 그것을 확인하려고 피루스는 그녀에게 세 가지 일을 요구하고 그녀는 모두 해낸다. 더욱이 남편 니코스트라투스 앞에서 연인과 사랑의 유희를 하고 그가 본 일이 현실이 아니라고 믿게 한다. - 535


매를 번쩍 들어 벽에 내팽개쳐 죽게 했습니다....“여러분 이 따위 매에에 복수할 용기가 없다면 가령 나를 욕보이려던 왕에 대한 복수는 생각조차도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새는 남성이 여성에게 안겨주어야 할 쾌락의 시간을 오랫동안 내게서 빼앗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까닭을 말씀드리면 날이 새기가 무섭게 저의 남편은 침식을 박차고 일어나 매를 떼어들고 말을 몰아 넓은 들판으로 나가서 매와 노닐기 때문입니다.” - 540


여보게 자네 부인이 매를 죽여 자네의 모욕에 보복한 것은 더없이 마땅한 처사가 아니겠는가? - 541


그런 일로 치과의사를 부르다니 별 말씀 다하시네요. 의사 아니라도 내가 잘 뺄 수 있으니까 내게 맡기세요. 치과의사들은 치료를 굉장히 거칠게 한답니다. - 542


부인은 그 이를 루카스에게 주어 연인에게로 가져가게 했습니다. 피루스는 이것으로 부인의 사랑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았으므로 어떤 요구에도 응하겠노라고 대답했습니다. - 543

부인이 남편에게 단단히 맺혔다. 그래서 이렇게 하고 있다.


70. 사이좋은 두 시에나 인 가운데 한 명이 어떤 아이의 대부를 서게 되고, 그 둘은 같이 그 아이의 어머니를 사랑하게 된다. 대부인 사나이가 죽게 되자 그는 약속에 따라 다른 한 사나이에게 나타나 저 세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 547


이렇듯 두 사람은 똑같이 사랑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이미 사랑의 승리에 취해 있던 팅고치오는 부인의 기름진 토지에 집착하여 연장을 넣어 지나치게 갈고 닦고 일구고 하는 바람에 정력을 있는 대로 소비해 버리고 말아 병을 얻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갈수록 병이 심해져 끝내는 이 세상과 영영 작별하고 말았습니다. - 549



여덟째 날

라우레타의 주재 아래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속이고 또는 남자끼리 속이는 이야기가 중심이 됩니다. - 555

71. 굴파르도는 친구 과스파르루올로에게서 돈을 빌린 다음 그의 아내에게 돈을 줄 테니 잠자리를 같이 하자고 약속하고 그 돈을 준다. 그 뒤 그녀 앞에서 남편 과스파르루올로를 향해 부인에게 돈을 돌려주었다고 말하자 그녀는 마지못해 그렇다고 대답한다. - 555

72, 바를룽고의 사제가 농부 아내 벨콜로레와 자고 자기 외투를 저당물로 놓고 간다. 며칠 뒤 그녀에게서 양념절구를 빌렸다가 나중에 돌려주면서 저당물로 놓고 간 외투를 돌려달라고 심부름꾼에게 시킨다. 어리석은 마누라는 중얼중얼 불평하면서도 돌려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558

73. 칼란드리노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녹색돌 엘리트로피아를 찾으러 무뇨네 강둑으로 간다. 칼란드리노는 그 돌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그가 돌을 잔뜩 주워 담아 집으로 돌아가니 아내가 마구 야단친다. 그는 화가 나서 아내를 때린다. 그리고 두 친구에게 자기보다 그들이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말해 준다. - 564

74. 피에졸레의 신부가 어떤 미망인을 연모하나 그녀는 그를 몹시 싫어한다. 신부는 그녀인 줄 알고 그녀의 하녀와 잔다. 이 현장을 미망인과 남동생들이 주교에게 보여준다. - 573

75. 마르케 출신인 피렌체의 재판관이 법정에서 재판하고 있을 때 세 절ㄹㅁ은이가 그의 바지를 벗긴다. - 579

76.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칼란드리노의 돼지를 훔친다. 두 사람이 생각 뿌리로 만든 환약과 베르나치아 포도주로 누가 도둑인지 점을 치게 하고 쓴 알로에를 설탕에 버무린 개먹이 경단을 갈란드리노에게 한 개, 또 한 개 모두 두 개를 먹인다. 그가 너무 써서 토애해는 바람에 자기가 자기 돼지를 훔친 것같이 만들어 버린다. 두 사람은 아내에게 고자질하겠다고 을러대어 수탉 두 마리를 받아낸다. - 582

77. 어떤 학자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미망인을 연모한다. 그녀는 눈 오는 밤에 거짓말로 학자를 기다리게  한다. 그 뒤 학자는 꾀를 부려 7월 한더위에 그녀를 하루 종일 알몸으로 높은 탑 위에 서 있게 하여 벌과 파리와 등에의 시달림을 받게 한다. - 589

78. 친하게 사귀고 있는 두 사나이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그것을 안 남편은 아내와 짜고, 그를 상자에 가둔 채 그 상자 위에서 상대방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 614

79. 의사인 시모네 선생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참가하고 있다는 약탈 회원의 되기 위해 한밤중에 어떤 장소에 갔는데, 바팔마코는 오물이 가득 찬 두엄 구덩이에 그를 집어쳐넣고 달아난다. - 618

80. 한 상인이 팔레르모로 물건을 가져와 판돈을 시칠리아 여자가 교모하게 뺏는다. 그는 다음에 먼저보다 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온 것처럼 꾸며 그녀에게서 돈을 빌리고 헝겊 부스러기와 바닷물만 놓고 간다.




71. 굴파르도는 친구 과스파르루올로에게서 돈을 빌린 다음 그의 아내에게 돈을 줄 테니 잠자리를 같이 하자고 약속하고 그 돈을 준다. 그 뒤 그녀 앞에서 남편 과스파르루올로를 향해 부인에게 돈을 돌려주었다고 말하자 그녀는 마지못해 그렇다고 대답한다. - 555


여자는 누구 할 것 없이 정숙하지 않으면 안되고 자기의 정조를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지키며 어떤 이유로도 그것을 더럽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그렇다 하더라도 금전을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한 여자만은 화형에 처해야 한다는 나는 단언합니다. 그와는 달리 사랑 때문에 그렇게 했을 경우에는..지나치게 엄하지 않은 재판관이라면 관대하게 다루리라 생각합니다. - 556


72, 바를룽고의 사제가 농부 아내 벨콜로레와 자고 자기 외투를 저당물로 놓고 간다. 며칠 뒤 그녀에게서 양념절구를 빌렸다가 나중에 돌려주면서 저당물로 놓고 간 외투를 돌려달라고 심부름꾼에게 시킨다. 어리석은 마누라는 중얼중얼 불평하면서도 돌려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558


당시 교구 안에서 가장 그의 마음에 들었던 사람은 벤티베냐 델 마초라는 농부의 아내로 벨콜로레라고 하는 여자였습니다. 그녀는 실로 시골여자답지 않게 요염하고 머리털이 까맣고 윤기가 도는, 어떤 여자보다 절구질하기에 알맞은 탄력있는 몸매를 갖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솜씨 좋게 탬버린을 치면서, ‘사람은 저마다 좋아하는 것이 있다’고 고운 목소리로 노래 부르곤 했습니다. 그리고 때에 따라 한쪽 손에 하늘거리는 예쁜 손수건을 들고 근처의 누구보다도 맵시 있게 이 지방 특유의 춤이나 원무를 추기고 했습니다. - 559


이건 투아지오 산으로 트레아지오는 문제없다는 것을 알아야지. 근방 사람들은 콰트라지오는 한다고 하지만 고물상 로또에게서 7리라 주고 샀는데 아직 보름도 입지 않았어. 당신도 알고 있겠지만 물건값에 정통한 불리에토가 5솔도는 싸게 샀다고 그러더군. - 562

지금 신부가 여자와 자기 위해 겉옷을 잽히며 흥정하고 있다. 너무 진지해서 웃음이 난다. 


성당에 돌아가자 사제는 1년동안 제단에 바쳤던 밀초 그트러기를 죄다 모아도 5리라의 절반 값에도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큰일났구나 싶어 외투를 잡혀두고 온 일ㅇ르 후회했습니다. - 563


양념절구를 벨콜로레에게 도루 갖다 주면서 이렇게 말해라. 사제님이 대단히 감사해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아까 소년이 저당물로 놓고 간 사제님의 외투를 돌려주십사고 말이다...보좌신부가 절구를 가지고 벨콜로레에게로 가니 마침 그녀는 남편 벤티베냐와 더불어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 563


내가 이렇게 말하더라고 사제님에게 전해주세요. 내 절구로 앞으로는 절대로 소스를 만들게 하지 않겠다고요. 이번 일로 사제님의 체면은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라로. - 564


네가 다음에 벨콜로레 아주머닐 만나거든 사제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 말해 주어라. 절구를 빌려주지 않으면 나는 절구공이를 빌려주지 않겠다고 피차일반 아닌가 하고. - 564


73. 칼란드리노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녹색돌 엘리트로피아를 찾으러 무뇨네 강둑으로 간다. 칼란드리노는 그 돌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그가 돌을 잔뜩 주워 담아 집으로 돌아가니 아내가 마구 야단친다. 그는 화가 나서 아내를 때린다. 그리고 두 친구에게 자기보다 그들이 더 잘 알고 있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말해 준다. - 564


74. 피에졸레의 신부가 어떤 미망인을 연모하나 그녀는 그를 몹시 싫어한다. 신부는 그녀인 줄 알고 그녀의 하녀와 잔다. 이 현장을 미망인과 남동생들이 주교에게 보여준다. - 573


사제는 나이가 많았지만 마음은 여간 젊지 않았으며 자부심도 강한데다가 거만했습니다. 그리고 무슨 일에나 자신만만하고 그 태도나 품성이 불쾌하고 얼굴을 찡그리게 할 만한 점이 많았으며 욕심 사납고 천박스러웠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좋게 생각하는 자는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싫어하는 사람이 이 부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좋아하지도 않았을뿐더러 머리가 아플 정도로 혐오감을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보기조차 역겨운 그의 고백을 듣자 총명한 부인은...- 574


마침 부인은 하녀 하나를 데리고 있었는데 나이도 꽤 들었고 세상에 둘도 없을 만큼 밉고 추한 기형적인 얼굴의 소유자였습니다. 코는 납작코에다 입을 비뚜러지고 입술은 두꺼우며 이는 말 이빨에 눈은 사팔뜨기에다 항상 눈병에 걸려있고, 마치 한여름을 피에졸레가 아니라 시니갈리아에서 지내고 온 것 같은 누런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절름발이어서 몸뚱이의 오른쪽 절반이 약간 부자연스러웠습니다. - 576

장애가 있다!


이리하여 총명한 부인은 염치없는 구애의 번거로움을 보기 좋게 잘라 버렸습니다. 그리고 치우타차는 고운 속옷을 벌었을 뿐 아니라 좀처럼 갖기 힘든 즐거운 하룻밤을 보냈던 것입니다. - 579


75. 마르케 출신인 피렌체의 재판관이 법정에서 재판하고 있을 때 세 젊은이가 그의 바지를 벗긴다. - 579


우리들 시에는 곧잘 마르케 출신 장관이 부임해 옵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비열한 성품을 가지고 있어 몹시 인색하고 쩨쩨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는 짓이란 그 모두가 인색이라는 한마디로 나타납니다. 그리하여 이러한 타고난 거지근성과 욕심으로 인하여 그들은 법률학교에서 재판관이나 공증인을 데려오려고 하지 않고 어디선가 농부나 구둣방 출신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자들을 끌어옵니다. 그와 같은 장관 한 사람이 부임하여 숱한 재판관을 데려왔는데...그 사나이는 얼핏 보면 자물쇠 장수로밖에는 보이지 않는 자였습니다만 범죄 관계 재판관으로 배치되었습니다. - 579


76.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칼란드리노의 돼지를 훔친다. 두 사람이 생각 뿌리로 만든 환약과 베르나치아 포도주로 누가 도둑인지 점을 치게 하고 쓴 알로에를 설탕에 버무린 개먹이 경단을 갈란드리노에게 한 개, 또 한 개 모두 두 개를 먹인다. 그가 너무 써서 토애해는 바람에 자기가 자기 돼지를 훔친 것같이 만들어 버린다. 두 사람은 아내에게 고자질하겠다고 을러대어 수탉 두 마리를 받아낸다. - 582


77. 어떤 학자가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미망인을 연모한다. 그녀는 눈 오는 밤에 거짓말로 학자를 기다리게  한다. 그 뒤 학자는 꾀를 부려 7월 한더위에 그녀를 하루 종일 알몸으로 높은 탑 위에 서 있게 하여 벌과 파리와 등에의 시달림을 받게 한다. - 589


학자는 온몸이 꽁꽁 얼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잠을 자지 못한데다가 피로까지 더해 거의 죽게 되어 침대 위에 몸을 내던져 잠들어 버렸습니다. 잠을 깨고 보니 손발이 사라져 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몇몇 의사를 불러 동상 치료를 부탁했습니다. 의사들은 지체 않고 여러 가지 응급 조처를 했기 때문에 잠깐 사이에 그의 신경을 낫게 하고 건강을 도로 찾게 해 주었습니다. 만일 학자가 늙었고 날짜가 곧 따뜻해지지 않았으면 그는 이 타격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 596

이런 원한을 사면 안된다. 과보가 자신에게 반드시 온다. 마음을 안 받으면 되지 고생시키고 골탕 먹이면 안된다.


이 사건 뒤로 부인은 연인의 일을 잊어버리고 또 사람을 속이거나 사랑하는 일을 신중하게 다뤘습니다. 학자는 하녀가 허리뼈를 다쳤다는 말을 듣고 이제야 완전히 복수했다고 기뻐했습니다만 겉으로는내색도 않고 그전대로 지냈습니다. - 613


78. 친하게 사귀고 있는 두 사나이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그것을 안 남편은 아내와 짜고, 그를 상자에 가둔 채 그 상자 위에서 상대방 사나이의 아내와 관계한다. - 614


79. 의사인 시모네 선생은 브루노와 부팔마코가 참가하고 있다는 약탈 회원의 되기 위해 한밤중에 어떤 장소에 갔는데, 바팔마코는 오물이 가득 찬 두엄 구덩이에 그를 집어쳐넣고 달아난다. - 618


80. 한 상인이 팔레르모로 물건을 가져와 판돈을 시칠리아 여자가 교모하게 뺏는다. 그는 다음에 먼저보다 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온 것처럼 꾸며 그녀에게서 돈을 빌리고 헝겊 부스러기와 바닷물만 놓고 간다.


여자는 다른 사람의 손은 대지도 못하게 하고 자기가 직접 사향 비누와 정향 비누로 살라바에토의 몸을 구석구석 까지 공들여 씻어주고 그것이 끝나자 노예들을 시켜 자기 몸을 씻고 매만지게 했습니다. 목욕이 끝나니 노예들은 새하얗고 보드라운 두 장의 시트를 가져왔습니다. 시트에서는 장미향기가 향긋하게 풍겨나 온 방안이 장미꽃으로 꽉 찬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두 여자 노예는 시트로 살라바에토와 부인을 각자 감쌌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을 안아서 침대 위에 뉘었습니다. - 638

유아기 이상. 아기가 목욕 후 마사지를 받고 뉘어지는 것을 연상시킨다.


아홉째 날

에밀리아가 여왕이 되어 저마다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651


81. 프란체스카 부인이 리투치오와 알레산드로라는 두 남자로부터 연모를 받지만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아 한 사람은 사제가 시체가 되어 무덤에 들게 하고, 또 한 사람은 그 시체를 꺼내오게 한다. 그런데 그들은 시키는 대로 못하여 다시는 부인에게 치근대지 못하게 된다. - 652

82. 어느 수도원 원장이 애인과 함께 자고 있는 수녀를 발견하고 그 죄를 꾸짖으려고 허둥거리며 어두운 방안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자기도 신부와 함께 자고 있던 참이었으므로, 두건인 줄 알고 신부의 팬츠를 머리에 쓴다. 수녀는 자기를 비난하는 원장에게 그 사실을 깨닫게 하여 곧 아무 탈없이 그 뒤부터는 마음놓고 애인과 즐긴다. - 658

83. 의사 시모네 선생는 부루노와 부팔마코와 넬로의 부탁을 받고 칼란드리노가 임신했다고곧이듣게 한다. 칼란드리노는 피임약을 만들어 달라면서 이들에게 수탉과 돈을 준다. 결국 유산을 해서 분만을 모면한다. - 661

84.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아들 체코 부온콘벤토에서 노름을 하여 자기가 가진 것 모두와 안줄리에리 집안 아들인 체코의 돈까지 몽땅 털린다. 그러자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체코는 셔츠 하나만 입고 안줄리에리 집안의 체코를 따라 자기 옷을 훔친 도둑이라 뒤집어 씌워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게 한다. 그리고 그의 옷뿐 아니라 말까지 뺏어 타고 ,그를 셔츠 바람에 맨발 꼴로 만들어놓고 떠난다. - 666

85. 칼란드리노가 젊은 여인에게 반하자 브루노는 그에게 부적을 만들어 준다. 그가 그 부적을 여인의 몸에 대자 여인이 그를 따라온다. 그런데 그만 아내에게 들켜 단단히 혼이 난다. - 670

86. 두 젊은이가 어떤 남자의 집에 묵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남자의 딸 곁에 파고든다. 그리고 그 집 부인은 실수로 다른 젊은이와 자게 된다. 딸과 함게 잔 젊은이는 친구인 줄 알고 딸의 아버지 곁에 누워 모든 것을 지껄이고 만다. 그만 큰 소동이 벌어질 찰나에 부인이 재치있게 딸의 침대로 옮겨 누워 말을 용케 꾸며내어 사태를 탈없이 수습한다. - 679

87. 탈라노 디 몰레제는 이리가 아내의 얼굴과 목을 물어뜯는 꿈을 꾼다. 아내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아내는 믿지 않아 참말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만다. - 684

88. 비온델로가 음식을 가지고 치아코를 속이자, 치아코는 그를 늘씬하게 매 맞도록 해서 보복한다. - 686

89. 어떻게 하면 남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지 어떻게 하면 사나운 아내를 길들일 수 있는 지 묻기 위해서 두 젊은이가 왕을 찾아간다. 왕은 한 사람에게는 사랑하면 된다 하고 한 사람에게는 거위 다리에 가 보라고 한다. - 690

90. 잔니 신부는 친구 피에트로의 부탁을 받고 그의 부인을 암말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부린다. 막바징 이르러 꼬리를 달 판인데 피에트로가 꼬리는 필없다고 지껄여 그만 마술이 깨지고 만다. - 696



81. 프란체스카 부인이 리투치오와 알레산드로라는 두 남자로부터 연모를 받지만 어느 쪽도 마음에 들지 않아 한 사람은 사제가 시체가 되어 무덤에 들게 하고, 또 한 사람은 그 시체를 꺼내오게 한다. 그런데 그들은 시키는 대로 못하여 다시는 부인에게 치근대지 못하게 된다. - 652


82. 어느 수도원 원장이 애인과 함께 자고 있는 수녀를 발견하고 그 죄를 꾸짖으려고 허둥거리며 어두운 방안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자기도 신부와 함께 자고 있던 참이었으므로, 두건인 줄 알고 신부의 팬츠를 머리에 쓴다. 수녀는 자기를 비난하는 원장에게 그 사실을 깨닫게 하여 곧 아무 탈없이 그 뒤부터는 마음놓고 애인과 즐긴다. - 658


아자베타는 죄지은 몸인 만큼 부끄러운 나머지 그저 오들오들 떨 뿐 말대꾸할 말이 없어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그 모습은 다른 수녀들의 동정을 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원장은 계속 구구하게 꾸짖어 댔기 때문에 참다못해 이자베타는 용기를 내어 얼굴을 들었습니다. 그라자 원장이 쓰고 있는 팬츠가 눈에 띄었습니다. 더구나 그 끈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녀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게되자 가까스로 안도의 숨을 돌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원장님 제발 두건 끈을 매신 다음에 하실 말씀을 계속해 주세요.” - 660


83. 의사 시모네 선생는 부루노와 부팔마코와 넬로의 부탁을 받고 칼란드리노가 임신했다고곧이듣게 한다. 칼란드리노는 피임약을 만들어 달라면서 이들에게 수탉과 돈을 준다. 결국 유산을 해서 분만을 모면한다. - 661


“칼란드리노, 이제는 알겠네. 친구로서 솔직히 말하겠는데, 자네는 다른 데는 나쁜 곳이 없고, 오직 임신을 했을 따름이야.”

이 말을 듣자 칼란드리노는 비통한 소리를 지르며 말했습니다.

“이봐, 테사, 당신이 자꾸만 위로 올라탔기 때문이야. 내가 뭐랬어?”

부인은 무척 얌전한 여자였기 때문에 부끄러워서 얼굴이 새빨개졌습니다. - 664


그 물약을 만들려면 토실토실 살진 좋은 수탉이 여섯 마리 있어야 하네. 게다가 다른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5리라쯤 있어야 하니, 그 돈을 수탉과 함께 내 집으로 보내주게. 그럼 내일아침까지 어김없이 그 물약을 만들어 보낼 테니 한 번에 큰 컵으로 한 잔씩만 먹도록 하게“..그는 귀찮겠지만 수고 좀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 665


84.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아들 체코 부온콘벤토에서 노름을 하여 자기가 가진 것 모두와 안줄리에리 집안 아들인 체코의 돈까지 몽땅 털린다. 그러자 포르타르리고 집안의 체코는 셔츠 하나만 입고 안줄리에리 집안의 체코를 따라 자기 옷을 훔친 도둑이라 뒤집어 씌워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게 한다. 그리고 그의 옷뿐 아니라 말까지 뺏어 타고 ,그를 셔츠 바람에 맨발 꼴로 만들어놓고 떠난다. - 666


두 사람의 생활 양식은 여러 모로 달랐습니다만 한 가지 점에서는 일치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둘 다 아버지를 아주 싫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친구가 되어 노상 가까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남이고 상류생활을 몸에 익힌 안줄리에리는 아버지가 보내주신 생활비 만으로는 시에나에서의 생활에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 667

아버지를 싫어하면서 그가 보내주는 생활비로 산다. 이런 일이! 일단 독립하려면 경제적으로 먼저 독립을 해야한다.


85. 칼란드리노가 젊은 여인에게 반하자 브루노는 그에게 부적을 만들어 준다. 그가 그 부적을 여인의 몸에 대자 여인이 그를 따라온다. 그런데 그만 아내에게 들켜 단단히 혼이 난다. - 670


우선 맨 먼저 내가 그녀에게 애를 갖게 하고 싶을 정도로 그녀를 그리워한다고 해주게. 그 다음에는 내가 그녀의 종이 되어 무슨 일이든 하고 자 한다고 설사 그녀가 아무것도 바라지 않더라도. - 673

이게 정말 좋아하는 사이라면 남자와 여자에게 모두 통용되는 것일까?


86. 두 젊은이가 어떤 남자의 집에 묵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남자의 딸 곁에 파고든다. 그리고 그 집 부인은 실수로 다른 젊은이와 자게 된다. 딸과 함게 잔 젊은이는 친구인 줄 알고 딸의 아버지 곁에 누워 모든 것을 지껄이고 만다. 그만 큰 소동이 벌어질 찰나에 부인이 재치있게 딸의 침대로 옮겨 누워 말을 용케 꾸며내어 사태를 탈없이 수습한다. - 679


그 남자의 부인은 상당한 미인으로 자녀를 둘 데리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나이 열대여섯 되는 예쁘고 참한 처녀였고, 하나는 아직 어머니의 젖을 먹는 돌 전의 아들이었습니다. - 679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 여자다. 조혼을 했다면 그녀는 서른 중반 정도이리라


87. 탈라노 디 몰레제는 이리가 아내의 얼굴과 목을 물어뜯는 꿈을 꾼다. 아내에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아내는 믿지 않아 참말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만다. - 684


88. 비온델로가 음식을 가지고 치아코를 속이자, 치아코는 그를 늘씬하게 매 맞도록 해서 보복한다. - 686


89. 어떻게 하면 남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지 어떻게 하면 사나운 아내를 길들일 수 있는 지 묻기 위해서 두 젊은이가 왕을 찾아간다. 왕은 한 사람에게는 사랑하면 된다 하고 한 사람에게는 거위 다리에 가 보라고 한다. - 690


90. 잔니 신부는 친구 피에트로의 부탁을 받고 그의 부인을 암말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부린다. 막바징 이르러 꼬리를 달 판인데 피에트로가 꼬리는 필없다고 지껄여 그만 마술이 깨지고 만다. - 696

“부인 전 상관하지 마십시오. 전 추분히 잘 자고 있습니다. 그 까닭은 제가 마음만 먹으면 이 암말을 아름다운 처녀로 둔갑시켜 데리고 자기도 하면, 다시 말을 만들고 싶으면 즉시 말로 바꾼답니다. 그러니 저는 저 암말과 떨어질 수 없는 거죠.”


“당신의 말씀처럼 저분이 정말 친구분이시라면 왜 그 마술을 배우시지 않죠? 그렇게 하면 나를 암말로 만들 수가 있고 그래서 노새와 말 두 마리로 장사를 하여 갑절의 벌이를 할 수 있잖우? 집에 돌아와선 나를 다시 사람인 여자로 만들면 되잖아요?” - 697


난니는 즉시 젬마타를 발가벗겨 암말마냥 마룻바닥에 네 발로 엎드리게 하고, 역시 무슨 일이 생겨도 절대 한마디라도 해서는 안된다고 일렀습니다....다시 그녀의 가슴에 손을 대니 토실토실하고 동그만 젖통이 닿아 부르지도 않은 것이 그만 슬그머니 고개를 추켜들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말의 근사한 가슴이 되소서”..그러면서 그녀의 등과 배와 엉덩이와 허벅지와 다리를 만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꼬리를 붙이는 일만이 남았기 때문에 자기의 속옷을 걷어 올리고 남자를 심는 말뚝을 손에 쥐자 그것을 만들어진 구멍에 집어넣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말의 아름다운 꼬리가 되옵소서.”

아까부터 모든 것을 잠자코 보고 있던 피에트로는 이 마지막 수작을 보자 기겁을 하여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어, 어, 잔니 꼬리는 필요없어. 꼬리는 필요 없어.”

이 때 이미 식물의 뿌리에서 액체가 나온 뒤여서 잔니는 숙 잡아 빼며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아니 피에트로 어찌된 일이야? 어떤 것을 보더라도 입을 떼어서는 안된다고 하지 않았나...마술을 죄다 망치고 말았네. 이렇게 되면 부인은 두 번 다시 암말이 될 수가 없는 거야.” - 699

크하하하하



열째 날

팜필로가 왕이 되어 그의 주재 아래 사랑과 그 밖의 사건에서 상상 밖의 아량을 베풀었다든가 또는 너그러운 행위를 한 이야기가 벌어집니다. - 703


91. 스페인 국왕을 섬기던 한 기사가 자기는 보답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가지고 이곳을 떠나려고 한다. 왕은 그것이 왕의 탓이 아니라 그에게 운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 보이고, 그 뒤 후한 보상을 내린다. - 703

92. 기노 디 타코는 클리니의 수도원장을 가두어놓고 그의 위병을 고친 다음 풀어준다. 수도원장은 로마 교황청에 돌아가 교황 보니파치오와 그를 화해시킨다. 교황은 그를 스페달레의 관리장에 임명한다. - 707

93. 미트라다네스는 나탄의 신망을 시기하여 그를 죽이러 갔다가 나타인 줄 모르고 그를 만난다. 그리하여 바로 그로부터 나탄을 죽이는 방법을 배우고 숲에서 다신 만난다. 미트리다네스는 그가 곧 나탄임을 알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사과하고 그와 친해진다. - 712

94. 젠틸레 카리샌디 씨는 모도나에서 돌아와 죽어서 장례를 마친 그가 사랑했던 여자를 무덤에서 꺼낸다. 여자는 되살아나 아들을 낳는다. 젠틸레 씨는 그녀의 남편 니콜루치오 카차니미코에게 그녀와 아이를 돌려준다. - 718

95. 디아노라 부인은 안살도 씨에게 1월의 뜰을 5월의 뜰처럼 아름답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안실도 씨는 한 요술사에게 부탁하여 가까스로 소원을 들어준다. 남편은 그녀가 안살도 씨에게 몸을 맡길 것을 허락한다. 남편의 너그러움을 들은 안살도 시가 그녀와의 약속을 취소하자 요술사는 이에 감동하여 안살도 씨로부터 아무 보수도 받지 않겠노라고 말한다. - 726

96. 싸움에 이긴 늙은 샤를르 왕은 젊은 아가씨에게 연정을 느꼈으나 자기의 어리석은 생각을 부끄럽게 여기고, 그녀와 그 여동생에게 훌륭한 혼수를 주어 다른 사람과 결혼시킨다.  - 731

97. 페드로 왕은 병상에 누운 리자가 자신을 열렬히 연모한다는 말을 듣고 그녀를 위로해 준 다음 젊은 귀족과 결혼시켜 준다. 그리고는 그녀 이마에 키스하며 앞으로 자기는 그녀의 기사가 되겠다고 공언한다. - 737

98. 소프로니아는 지시푸스의 아내가 도리 줄 알고 있었는데, 티투스 퀴티우스 풀부스의 아내가 되고 만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로마로 갔는데, 뒷날 형편없는 신세가 된 지시푸스가 로마에 온다. 지시푸스는 티투스가 그를 보고 그냥 스쳐지나가자 멸시받은 줄 착각하고, 죽어버리려고 자신하여 살인했다고 거짓 진술한다. 티투스는 그가 지시푸스임을 알고 그 대신 자기가 살인했다고 나서게 되는데, 실제로 살인한 샂가 그것을 알고 죄를 뉘우치고 자수해 고백한다. 결국 그들은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모두 무죄 석방된다. 티투스는 지시푸스에게 자기 여동생을 시집보내고 모든 재산을 그와 함께 가진다. - 744

99. 행상차림을 한 술탄은 토렐로 씨의 환대를 받는다. 십자군 원정이 시작되어 전쟁에 나가게 된 토렐로 씨는 부인에게 어느 기간이 지나거든 재혼하라는 허락을 한다. 그는 종군 중에 포로가 되어 매부리를 하다가 술탄에게 알려진다. 술탄은 토렐로 씨임을 알고 극진히 대우한다. 토렐로 씨가 아내의 재혼을 근심하자 마술로 하룻밤 새 파비아로 돌려보낸다. 그는 재혼하려는 아내의 결혼식장에 나타나 아내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 763

100. 살루초의 후작은 아랫사람들의 권유에 못 이겨 아내를 맞게 되자 생각하는 바가 있어 한 농부의 딸을 맞아들인다. 그녀에게서 두 자녀를 얻어 모두 친척에게 몰래 보내 그르면서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죽었다고도 하고 또 성장한 딸을 데려오면서 새로 결혼한다고도 해보여으나 그녀는 조금도 화를 내거나 질투하지 않는다. 후작은 일단 쫒아냈던 그녀를 다시 불러와 깍듯이 후작부인 대접을 하고, 모든 사람에게 그녀의 어질고 정숙한 덕을 기리게 한다. - 780



91. 스페인 국왕을 섬기던 한 기사가 자기는 보답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가지고 이곳을 떠나려고 한다. 왕은 그것이 왕의 탓이 아니라 그에게 운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 보이고, 그 뒤 후한 보상을 내린다. - 703


이 고장에서 성이든 마을이든 그런 것을 그대에게 줄 의사가 없으나 운명이 그대에게 주지 않았던 금궤를 운명에 거역하여 그대에게 내리는 바이오. 고향으로 가지고 가서 그대의 진짜 값어치에 대한 내 선물로서 고행 사람들에게 크게 자랑하기 바라오. - 706


92. 기노 디 타코는 클리니의 수도원장을 가두어놓고 그의 위병을 고친 다음 풀어준다. 수도원장은 로마 교황청에 돌아가 교황 보니파치오와 그를 화해시킨다. 교황은 그를 스페달레의 관리장에 임명한다. - 707


93. 미트라다네스는 나탄의 신망을 시기하여 그를 죽이러 갔다가 나타인 줄 모르고 그를 만난다. 그리하여 바로 그로부터 나탄을 죽이는 방법을 배우고 숲에서 다신 만난다. 미트리다네스는 그가 곧 나탄임을 알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사과하고 그와 친해진다. - 712


94. 젠틸레 카리샌디 씨는 모도나에서 돌아와 죽어서 장례를 마친 그가 사랑했던 여자를 무덤에서 꺼낸다. 여자는 되살아나 아들을 낳는다. 젠틸레 씨는 그녀의 남편 니콜루치오 카차니미코에게 그녀와 아이를 돌려준다. - 718


그의 집에는 슬기롭고 어진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아들한테서 모든 사정을 들은 어머니는 남몰래 방에 불을 지피고 부인을 목욕시켜 거의 다 죽은 목숨을 다시 이 세상에 소생시켜 주었습니다. - 720

집에 있는 슬기롭고 어진 어머니 같은 식구, 나도 이런 식구가 한 사람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페르시아에는 옛날부터 퍽 재미있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그건 다름이 아니라 친구를 대접하고자 할 때는 그를 자기 집으로 초청하여 아내이든 애인이든 혹은 딸이든 아무튼 자기가 가장 아끼는 것을 친구에게 보여준다는 것으로 만약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자신의 심장조차도 보여줄 용의가 있노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 722

 

나는 당신의 부인을 돌려드리는 게 아닙니다. 당신의 집안과 부인의 친척들이 이분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아이의 양부인 나는 이 부을 아이와 함께 당신에게 선사하고 싶습니다. 아 아이는 분명히 당신의 아들입니다. 그런데 내가 세례식에 입회하여 젠틸레라고 명명했습니다. 아울러 당신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부인이 석달 쯤 내 집에 있었다고 해서 이 분을 섭섭히 대하지는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에게 맹세를 드리는 바입니다만 하느님은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만 이 분의 목숨을 건져주도록 나에게 이분을 연모하게 하신 것 같습니다. 이분이 댁에 계셨다면 나의 어머니와 지낸 것처럼 당신과 깨끗한 나날을 본지 못했을 겁니다.“ 여기까지 말한 젠틸레 씨는 부인을 향하여 입을 떼었습니다. ”자아 부인, 부인이 내게 하신 모든 약속으로부터 부인을 해방하여 니콜루치오 씨에게 보내드립니다.“ 말을 마친 그는 부인과 아이를 니콜루치오의 손에 넘겨주고 자기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 725

부인의 의사는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이 남자는 좁은 문으로 가는 알리사처럼 하고 있다.

  

95. 디아노라 부인은 안살도 씨에게 1월의 뜰을 5월의 뜰처럼 아름답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안실도 씨는 한 요술사에게 부탁하여 가까스로 소원을 들어준다. 남편은 그녀가 안살도 씨에게 몸을 맡길 것을 허락한다. 남편의 너그러움을 들은 안살도 시가 그녀와의 약속을 취소하자 요술사는 이에 감동하여 안살도 씨로부터 아무 보수도 받지 않겠노라고 말한다. - 726


부인은 이 기사의 집요함을 피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그가 요구하는 것을 시원하게 거절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그의 사랑을 끊어야만 되겠기에 자기 판단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계책을 생각해 냈습니다. 그것으로 그의 집요함을 끊자는 것이었습니다. - 727


내 부탁은 이렇습니다. 내년 1월 이 고장에서 5월의 뜰과 똑같이 싱싱하고 푸른빛 풀이 가득하고 꽃이 활짝 피고 푸르른 나뭇잎이 우거진 뜰을 보았으면 해요.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당신뿐만이 아니라 그 누구든 심부름을 보내지 말도록 해 줘요. 그런데도 여전히 귀찮게 한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일을 남편이나 친척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이젠 다 털어놓고 성가심을 덜어달라고 하겠어요. - 728

요술로 하다니. 요새는 온실이 있다.


디아노라, 자기의 정조를 걸고 남과 조건부의 약속을 한다든가, 심부름하는 사람이 지껄이는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정숙한 부인이 취할 현명한 짓이 못되어. 남을 통해서 듣는 말이란 여러 사람의 상상 이상의 힘을 가지는 것이며, 그것이 연인의 경우에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정도로 힘을 갖는 법이오....당신은 안살도 씨에게 가서 가능한 방법으로 당신의 정조를 지키면서 이번 약속의 의무를 풀어달라고 하오. 정 그것이 어렵다면 이번만은 몸을 허락하되 마음까지 허락해서는 안되오. - 729


제가 여기 온 것은 사랑 때문도 아니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남편의 지시를 따랐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자기의 명예와 제 명예보다도 남작님께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위해 치르신 수고에 대해 존경한 나머지 저를 이곳으로 보냈습니다. 그래서 남편의 지시를 따라 이번에는 남작님의 뜻을 좇을까 하옵니다. - 730


96. 싸움에 이긴 늙은 샤를르 왕은 젊은 아가씨에게 연정을 느꼈으나 자기의 어리석은 생각을 부끄럽게 여기고, 그녀와 그 여동생에게 훌륭한 혼수를 주어 다른 사람과 결혼시킨다.  - 731


몸에는 눈같이 흰 엷은 리넨옷을 입었는데 허리 윗부분은 몸에 착 달라붙었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천막처럼 퍼져 발목까지 덮여 있었습니다. - 733


아가씨들은 생선 튀김도 어지간히 되었고 그 밖에도 여러 마리의 고기를 잡았기 때문에 희고 엷은 옷이 몸에 찰싹 붙어서 속살이 보일 듯 말 듯한 모습으로 연못에서 나왔습니다. 그러고는 각자 가지고 온 물건을 다시 챙겨들고 왕의 앞을 부끄러운 듯이 지나 집안으로 돌아갔습니다. - 734

늙은 왕의 마음을 빼앗은 14세 쌍둥이 소녀들의 모습 묘사다. 어떤 부분에 매료당하나 짐작해 본다. 봄같은 은교를 바라보던 늦가을이거나 겨울인 이적요의 시선이 아닐지. 


마음이 올곧은 백작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폐하 신은 폐하의 말씀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신은 일찍부터 폐하를 모셔왔기 때문에 더욱 놀라움을 갖는 바이옵니다. 사랑이란 날카로운 손톱으로 붙들어야 되는 것이온데 젊으셨을 시절에는 그러한 정열을 갖지 않으셨으면서 어찌하여 노경에 드신 지금에야 사랑에 빠지시옵니까? 마치 기적이 일어난 듯 신에게는 이상하다기보다도 기괴하지 짝이 없는 일인가 하옵니다. 황공하오나 신이 페하를 간할 수 있는 처지이옵기에 삼가 간언을 드리옵니다. 폐하는 새로 얻으신 나라에서 배반과 기만에 찬 미지의 국민을 다스리고 계시오며,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은 것을 아셔야 하옵니다. 아직도 나라에는 커다란 화근이 남아 있으며 다사다난한 정사가 쌓여 보좌가 따스할 겨를이 없사온데 백성의 이목을 끄는 사랑에 빠지심은 부당한 처사이심을 살피시옵소서......신은 폐하가 만프레디 왕을 패배시키고 코르라디노를 무찌르신 것이 페하의 최대 영광이온 줄 아나,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것도 한층 커다란 영예라고 믿습니다. 하니 폐하는 백성의 모범이 되시고 자신을 극복하시어 그러한 욕망을 억제하셔서 모처럼 획득하신 영예를 그러한 오명으로 해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이 말은 왕의 마음을 날카롭게 찔렀습니다. 그것이 진실임을 알기 때문에 고통이 더욱 컸습니다.

“백작은 이런 것을 아오? 용감하고 위대한 기사는 모든적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쉽게 이길 수가 있지만 그런 기사도 자기 욕망을 이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오. 그러나 그 고통이 아무리 크든 또한 그것을 극복하는데 얼마나 큰 힘이 들든 말이오. 그대의말은 짐을 깨우쳐 주었소 앞으로 며칠 동안에 짐이 적을 무찔렀던 것처럼 자신을 극복한 것을 그대에게 보여주리다.” - 736


97. 페드로 왕은 병상에 누운 리자가 자신을 열렬히 연모한다는 말을 듣고 그녀를 위로해 준 다음 젊은 귀족과 결혼시켜 준다. 그리고는 그녀 이마에 키스하며 앞으로 자기는 그녀의 기사가 되겠다고 공언한다. - 737


갸륵한 처녀야 너의 숭고한 사랑은 짐한테서 큰 명예를 받게 되었다. 해서 짐은 짐에 대한 네 사랑을 위해 네가 만족할 만한 대책을 마련하였다. 그 명예란 너도 나이가 찼으니까 짐이 정해주는 자를 남편으로 맞아달라는 거다. 허나 짐은 너를 지키는 기사가 되어 주리라. 그러나 그대로부터 사랑을 바라지는 않겠다. 오직 한 번의 키스만으로 족하다. - 742


그러고는 두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짚고 그녀의 이마에 키스하였습니다. 신랑신부의 부모와 특히 신부 리자의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컸으며, 성대한 잔치를 베풀어 결혼을 축하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언하기를 왕은 리자에 대해 성실히 약속을 지켰다고 합니다. 즉 평생 동안 자기는 리자의 기사라고 칭하며, 무슨 시합장이든 반드시 그녀가 선사한 장식용 띠를 매고 출전했다고 합니다. -744


98. 소프로니아는 지시푸스의 아내가 도리 줄 알고 있었는데, 티투스 퀴티우스 풀부스의 아내가 되고 만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로마로 갔는데, 뒷날 형편없는 신세가 된 지시푸스가 로마에 온다. 지시푸스는 티투스가 그를 보고 그냥 스쳐지나가자 멸시받은 줄 착각하고, 죽어버리려고 자신하여 살인했다고 거짓 진술한다. 티투스는 그가 지시푸스임을 알고 그 대신 자기가 살인했다고 나서게 되는데, 실제로 살인한 샂가 그것을 알고 죄를 뉘우치고 자수해 고백한다. 결국 그들은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모두 무죄 석방된다. 티투스는 지시푸스에게 자기 여동생을 시집보내고 모든 재산을 그와 함께 가진다. - 744


사랑의 율법은 다른 어떤 율법보다 강한 힘을 지녔다. 그것은 우정의 율법뿐만 아니라 신의 율법조차도 깨뜨렸다. 옛날부터 아버지가 딸을 사랑한 일도 있었지 않은가/ 오빠가 여동생을 사랑한 일도, 계모가 전실 자식을 사랑한 일도 있지. 이러한 일들은 옛날부터 수천 번 있었던 일이 아닌가. 이런 것들이야말로 한 사내가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기괴한 일이 아닌가. 거기다가 나는 아직 젊다. 청춘은 사랑의 율법에 지배되는 거다. 사랑의 신이 기뻐하시는 것은 내게도 기쁨이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젊잖은 짓은 나이 먹은 사람이 하는 거다. - 747


그러나 지시푸스는 자기는 올바른 짓을 했다고 주장하며 소프로니아를 자기보다도 훌륭한 사람과 결혼시켰으니 오히려 그녀의 친척한테서 사레를 받아야 한다고 내세웠습니다. 한편 티투스는 이러한 모든 일들이 귀에 들리게 되어 여러 가지로 성가셨으나 꾹 참고 견디어냈습니다. - 752

그녀의 의견은?


99. 행상차림을 한 술탄은 토렐로 씨의 환대를 받는다. 십자군 원정이 시작되어 전쟁에 나가게 된 토렐로 씨는 부인에게 어느 기간이 지나거든 재혼하라는 허락을 한다. 그는 종군 중에 포로가 되어 매부리를 하다가 술탄에게 알려진다. 술탄은 토렐로 씨임을 알고 극진히 대우한다. 토렐로 씨가 아내의 재혼을 근심하자 마술로 하룻밤 새 파비아로 돌려보낸다. 그는 재혼하려는 아내의 결혼식장에 나타나 아내를 데리고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 763


그는 자기에게 소중한 것을 모두 보여주려는 뜻에서 손님들을 한 방으로 데려가 자기의 부인을 불러오게 했습니다. 몸이 늘씬하고 매우 아름다운 부인은 호화로운 옷을 차려입고 천사와도 같은 두 아들을 양 옆에 거느리고 손님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상냥하게 인사했습니다. - 767


그녀는 말없이 한참동안 그 반지를 들여다보았습니다. 틀림없이 남편이 출정할 때 자기가 준 반지였습니다. 그녀는 그것을 꺼내 손에 들고 다른 나라사람으로 생각했던 토렐로씨를 똑똑히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게 되니 그가 누구인지 모를 리 없습니다. 그녀는 미친 듯 앞의 테이블을 뒤집어 엎으며 소리쳤습니다.

“저 저분은 내 남편이에요, 틀림없는 토렐로 씨에요.”

그녀는 외치면서 남편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달려가 옷이며 테이블 위의 음식도 아랑곳없이 와락 달려들어 껴안았습니다. 사람들이 놀라서 떼어놓으려 했으나 막무내가로 남편을 껴안은채 풀지 않았습니다. 토렐로 씨가 나중에 얼마든지 시간이 있을테니 손을 놓으라고 타일러서야 겨우 떨어졌습니다. - 779

상을 엎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와락 껴안고 손을 풀지 않고 떨어지지 않는 이 여자가 사랑스럽다.


자기가 죽은 줄 알고 자기 아내와 결혼하려 했던 귀족에게 자기가 살아 있으니 아내를 찾아가도 아무 불만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끝을 맺었습니다. 신랑은 무척 당황하고 마음이 아팠지만 친구처럼 너그럽게 그녀에 관해선 그녀가 좋도록 하는 것이 자기 뜻이라고 대답했습니다. - 779


100. 살루초의 후작은 아랫사람들의 권유에 못 이겨 아내를 맞게 되자 생각하는 바가 있어 한 농부의 딸을 맞아들인다. 그녀에게서 두 자녀를 얻어 모두 친척에게 몰래 보내 그르면서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죽었다고도 하고 또 성장한 딸을 데려오면서 새로 결혼한다고도 해보여으나 그녀는 조금도 화를 내거나 질투하지 않는다. 후작은 일단 쫒아냈던 그녀를 다시 불러와 깍듯이 후작부인 대접을 하고, 모든 사람에게 그녀의 어질고 정숙한 덕을 기리게 한다. - 780


여러분, 여러분은 내가 결혼할 마음이 있다고 했을 때 기뻐해 주었고, 지금도 기뻐하고 있을 줄 아오. 내가 그러한 결심을 한 것은, 내가 결혼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여러분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였소. 여러분은 내가 어떤 여자를 맞이하든 만족하고 부인으로서 존경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잊지 않았을 거요. 이제 내가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고 또한 여러분도 나와의 약속을 지켜줄 때가 온 것 같소. 나는 우리집 이웃 마을에 사는 한 처녀를 발견했소, 나는 그녀를 아내로 맞을 작정이오. - 782


“나는 그리셀다와 결혼하기 위해 찾아왔소. 그런데 그 전에 당신 앞에 그녀를 불러놓고 물어볼 말이 있소.” 그런 다음 그녀를 보고, 내가 그대를 아내로 맞으면 늘 내 마음에 흡족하도록 해주겠는지, 또 내가 하는 말고 행동에 대해 어떤 일이든 화내지 않고 늘 순종해주겠는지 물다 그녀는 그 물음에 낱낱이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 783


구알티에리와의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그녀는 이윽고 임신을 하여 딸을 낳았습니다. 구알티에리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습니다. 이때 그의 마음에 기묘한 생각이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즉 오랜 세월을 두고 아내로서 견디기 어려운 생각이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두고 아내로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주어 그녀의 인내력을 시험해 보려 한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싫은 소리도 해보고, 화도 내보고, 아랫사람들이 그녀의 낮은 신분을 불만스레 여기고 있다는 등 투정을 하다가 아이를 낳자 더욱 심하게 그런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심지어 여자 아이를 낳았다고 아랫사람들이 섭섭히 여긴다는 말까지 덧붙였습니다. 부인은 남편의 그러한 말을 들어도 얼굴빛 하나 달라지지 않고 어질고 착한 그대로의 태도로 말했습니다. - 784


‘부디 당신 뜻대로 하세요.“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딸과 같은 방법으로 아들도 죽인 것처럼 해서 딸을 보냈던 볼로냐로 보내 길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때에도 부인은 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고 푸념도 늘어놓지 않았습니다. - 786


구알티에리는 아내의 인내를 시험할 마지막 때가 왔다고 생각하여 아랫사람들에게 그리셀다를 더 이상 데리고 살 수가 없다. 그녀를 아내로 맞은 것은 젊은 혈기에 저지른 잘못이었다. 그러니 어떻게든 교황의 허락을 얻어 그리셀다를 보내고 다른 여자를 맞아야겠다고 했습니다. - 786


나는 신분이 낮은 내가 당신의 높은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당신과 결혼하여 얻은 신분은 당신과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 얻어진 것이라 생각하며 지내왔으나 늘 빌어 받은 것으로 여기고 살아왔지요. 부디 도로 가져가도록 하세요. 나는 되돌려드리는 것이 당연하고 보며, 실제로 기꺼이 내놓겠어요. 여기 당신이 나와 결혼하실 때 주신 반지가 있어요. 어서 받으세요. 당신은 내가 시집올 대 가져온 것을 가지고 돌아가라는 분부를 내리셨는데 그 점에 대해선 경리도 부대도 나귀도 필요 없어요. 나는 맨몸으로 시집온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당신에 의해 자식을 낳은 내 몸을 남에게 보여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신다면 나는 맨 몸으로 돌아가겠어요. 다만 내가 가지고 왔다가 이제는 되갖고 갈 수 없게 된 순결한 몸값을 유일한 지참금 삼아 이 몸에 속옷 한 벌만 걸치게 해주세요.“.. 부인은 속옷 바람으로 신도 벗은 채 모두에게 작별을 한 다음 저택을 나와 울면서 친정으로 돌아갔습니다...잔누콜레는 구알티에리가 진심에서 딸을 아내로 맞은 게 아니라 믿고 이런 일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 딸이 시집가는 날 아침에 벗어 놓고 간 옷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것을 딸에게 내주었습니다. 그녀는 다시 그것을 입고 옛날처럼 집안일을 돌보며 잔인한 운명이 내리는 매서운 공격을 강한 의지로 참고 견디었습니다. - 787


구알티에리는 그녀가 이러한 사태가 벌어져도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도 추태도 부리지 않는 것을 보자 그녀의 인내력이 여간 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즉 그녀가 매우 총명하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 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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