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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6일 00시 05분 등록

<저자에 대하여>

그의 묘비명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내가 저자라면>

그의 에필로그에서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내게 하는 같아서.

"나는 날마다 살아가는 자질구레한 얘기를 회고하지는 않았다. 그것들은 허섭쓰레기니까. 당신은 그런 쓰레기는 심연의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렸고, 나도 그랬다."

 

<영혼의 자서전> () 그의 삶에 영향을 주었던 '여행지' 중심으로 쓰여졌다. 물론 니체와 조르바처럼 그에게 영향을 인물도 함께. 조르바의 만남과 죽음으로 인한 헤어짐은 그의 인생에 중요한 작품은 <오디세이아> 이어졌고 그것이 하나의 '' 되었다.

 

헤르만 헤서의 데미안도,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도. 모두 생의 마지막쯤에 쓰여졌다. 하긴. 그랬으니 자질구레한 얘기들은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리고, 굵직한 이야기들만 있었겠지.

 

내가 자서전을 쓰게 된다면, 영혼의 자서전처럼 인생에 영향을 미쳤던 여행의 장소, 사람들을 위주로 있다면 좋을 같다.

 

<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사막-시나이

나는 무엇 때문에 그토록 화를 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앞에 처녀를 만지면 된다는 사실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복음이 소박하고 병든 사람을 위한 카밀레 잔과 마찬가지야. p352

 

신이 사막을 지나가기 위해 터놓은 강바닥을 만지고 보려는 욕망이, 사자의 굴로 들어가려는 인간의 욕망이 처음으로 불붙은 때는 바로 그날이었다. 그리고 이제 내가 새로운 굶주림을 충족시킬 때가 드디어 왔으니, 신을 찬양해야 한다. p353

 

피곤한 여행 끝에 잔의 차가운 , 수수하고 편한 안식처, 따뜻하게 낯선 이를 기다리며 세상의 한구석 화롯가에서 남모르게 살아가는 시원스러운 인간의 마음-나는 살아가면서 이와 비슷한 행복감을 자주 맛보았다. P355

 

마음 속에서는 사탄의 욕망이 끓어올랐다. 뱀이 지혜의 나무를 기어 올라가서 잇소리를 내었다. P356

 

천국도 기다리니, 인간도 기다림이 상책일 것이다. P363

 

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흙과 물과 인간의 땀이 빚어낸 유쾌한 신의 모습을 얼마 동안 즐겼다.

 

붓다는 말한다. '육체의 기적과 영혼의 기적, 기적이 둘이지만 나는 영혼의 기적만 믿는다. P366

 

한쪽 발을 벌써 무덤에 들여놓은 듯한 그는 이제 선이나 악의 욕망을 느낄 힘이 없었고, 속은 붓다가 바라듯 텅 비었다. P368

붓다, 불교는 그에게 정말 많은 깨달음을 주었던 같다. 그는 이미 해탈의 경지에 올랐던 같다.

 

'나는 끝에 도달했지만, 모든 길의 끝에는 심연뿐이었어요.'

'너는 나아갈 힘이 없는 자신의 무능함을 스스로 깨달았어. 우리들은 건너지 못할 대상은 무엇이나 심연이라고 불러. 심연이나 길의 끝은 없고, 자신의 용감성이나 비겁함에 따라 모든 대상을 이름 짓는 인간의 영혼만 존재할 따름이야. 그리스도, 붓다, 모세는 모두 심연을 발견했어. 하지만 그들은 다리를 놓고 건너갔지. 지금까지 수백 동안 인간의 무리는 그들의 뒤를 따라 건너가고 있어. P375

심연. 캠벨의 책에서도 많이 듣고, 카잔차키스의 책에서도 자주 나오는데. 아직 심연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같다. 어렴풋이 '어떤 '이라는 느낌만 있을 . 모든 길의 끝이 심연뿐이라는 말에는 이리 공감되지? 아이러니.

 

우리들은 지진의 시기를 지나는 중이고, 불이 가까웠으며, 결국은(언제? 세대 후에?) 부드럽고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오리라. P381

 

'화상을 입지 않게 불에 손을 대지 말아요. 눈이 멀지 않으려면 신을 생각을 말고요.' p382

 

'나요? 벌써 들어와 있어요. 마음속에서 나는 정상에 작은 예배소를 지어 놓은 높은 산을 천국이라고 봅니다. P385

 

나는 마음을 달래려고 종이를 가져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슬픔을 쫓아 버리기 위해서 벌써부터 도피하던 비겁한 방법이 바로 이렇듯 글을 쓰는 것이었다. P386

슬픔, 고독, 우울. 어쩜 이렇게 나열하는 단어들이 하나같이 부정적인 것들 뿐인지. 어쨌든 내게도 글쓰기란 이런 감정들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것이었다.

 

마음을 매혹시키고 나에게 무엇보다도 많은 용기를 주었던 것은 자신이 그리스도임을 깨달은 인간이 어떻게 벅찬 투쟁과 만용과 미친 듯한 희망을 품고 신에 도달해서, 신과 덩어리 몸이 되려고 노력했느냐 하는 사실이었다. 신에게 이르는 길은 이것뿐이다. P397

 

우리들은 투쟁하고, 그가 투쟁하는 모습을 보고 힘을 얻는다. 그가 우리 편에서 싸우므로 우리들은 세상에 우리들만 홀로 있지 않음을 안다. P399

 

열망과 투쟁의 결과로, 꼼짝 않는 나무로부터 벗어난 삶은 해방되었다. P400

 

내가 원하던 바는 또한 미천함과, 쾌락과, 죽음을 이겨 보자는 것이었다.

미천함, 쾌락, 죽음을 이겨보는 . 후에는 붓다와 같이 ' ' 상태가 되는 것이겠지? 내게도 이런 상태가 왔으면 좋겠다. 어느 하나에도 연연하지 않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언제나 평점심을 유지할 있는 그런 상태.

나는 날마다 시간씩 사막을 방황하며, 아직 섣불리 이름을 밝히지 않으려는 비밀의 결심이 서서히 마음 속에서 무르익어 감을 의식했다.

 

위대한 정열로 불타지 못하는 영혼에게는 고독감이 치명적이다. 만일 고독 속에서 신을 미친 사랑하지 않는다면, 수사는 저주를 받는다. 수사 사람의 영혼은 갈팡질팡했다. 그들은 갈구하는 바도, 생각하는 바도 없었다. P402

 

요아함 신부가 팔을 뻗었다. 골방은 너무 좁아서 그의 손이 양쪽 벽에 닿을 지경이었다. '여기가 고치 속이랍니다' 미소를 지으며 그가 말했다. '나는 애벌레처럼 속에 스스로 갇혀 삽니다. 나는 나비가 날을 기다리죠.' p404

애벌레 속에 갇혀 산다는 . 나도 그런가? 나는 무엇에 갇혀 살고 있을까? 나비가 되기 위헤 내게 필요한 것은 뭐지?

 

' 잠이 오고, 식사나 일도 합니다. 길거리를 방황하며 싸웁니다.' p406

 

나는 눈을 감았다. 그의 얘기를 듣는 동안 나는 어린 시절을 덮은 추억들을 벗겨 나가느라 애를 썼다.

기억력의 깊은 곳으로부터 되살아나서 모두 튀어나왔다.

 

육체의 방황은 멀리 가지 못하므로 끝장이 나죠. 먹고 마시고 맞추고, 먹고 마시고 맞추고… 그러고는 곳이 없어요. 결국 신물이 나고 말았답니다. 영혼을 생각해서 나는 마차를 타고 아토스 산의 수도원으로 갔어요. P409

 

'서두르지 말고,참고 기다려라. 조급함은 악마의 함정이니라. 믿음을 간직하고 차분히 기다려라.'

'얼마나 오랫동안요?'

' 마음속에서 구원이 무르익을 때까지. 시큼한 포도가 꿀맛을 내게 때까지 기다려라.'

'그런데 신부님, 시큼한 포도가 언제 꿀맛을 내게 되는지 어떻게 압니까?'

'어느 아침에 잠이 깨면 세상이 달라졌음을 알게 되리라. 하지만 달라진 세상이 아니라 너란다. 구원이 마음속에서 무르익었을 테니까. 순간에 하느님께 몸을 바치고, 절대로 산을 배반하지 말지어다.' p410

 

'저주받을 일이지만, 그토록 많은 세상의 기쁨들 가운데 젊음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위험에 빠진 젊은이를 보면 나는 신의 선봉자가, 실로 전체가 위험에 빠진 셈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젊은이가 멸망하지 않게, 그러니까 길을 잃어 꽃이 지고 때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려고 힘껏 달려가죠. 내가 오늘 당신을 이곳으로 부른 이유는 그거예요.' p412

 

'당신은 심연의 언저리에 이르렀어요. 당신이 떨어지게 내버려 수가 없어요.'

 

'당신 마음속에는 굉장한 걱정이 도사리고 있어요. 당신의 불타는 눈과, 끊임없이 떨리는 눈썹에서, 장님이 되어 눈에 보이지 않는 , 그러니까 진공으로 이루어진 물체여서 만져지지 않는 무엇을 더듬거리는 듯한 당신 손에서 나는 그걸 느껴요. 조심해야 합니다. 이런 불안감은 당신을 광증이나 완전성으로 이끌어 가니까요.'

'성직자의 삶에 대한 불안요. 겁내지 말아요. 당신은 그것을 겪는 중이기 때문에 직접 의식하지는 못하죠. 내가 당신에게 이런 얘기를 할까요? 그건 당신이 어떤 길을 택했는지를, 어떤 방향을 선택했는지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죠. 당신이 방황하지 않게 하려고요. 비록 가장 힘든 오름길에 나서기는 했어도 당신은 꼭대기에 이르려고 너무 조급한 나머지, 날개 달린 독수리라도 산기슭과 등성이는 거치지도 않고 곧장 목적을 달성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요. 낫지도 않고, 못하지도 않은 인간일 뿐이에요. 당신에게는 날개가 아니라 다리가 달렸어요.'

 

'신과의 싸움을 절대로 중단하지 말아요. 그보다 훌륭한 수련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싸우겠다며 마음속의 검은 뿌리인 본능을 뽑아버릴 생각은 집어치워요. 당신은 여자를 보기만 해도 죽을 지경으로 겁이 나죠.

 

그것을 껴안고 맛보고, 경멸할줄 알게 되어야 해요. 그러면 그것은 다시는 유혹을 하지 않아요. 그러지 않으면, 년을 산다고 해도 여자들을 즐기지 못하면, 그들은 당신이 잠들었거나 깨었거나 언제라도 찾아와 꿈과 영혼을 더럽히죠. P415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나를 괴롭히는 것이 무엇이든 어쨌든 번은 부딪혀보고 실체를 알아야 무시해도 것인지, 무언가 대책이 필요한 것인지. 있다는 거겠지.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오래 가는 법이니까.

 

'가장 중요한 성공 여부가 아니죠. 그것을 키우겠다는 당신의 투쟁 의지가 중요해요. 신은 우리들에게서 투쟁 이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요. 우리들이 이기느냐 지느냐 하는 신이 따질 일이지, 우리 일이 아니에요. P416

 

크레타

젊음은 인간의 한계를 인정할 만큼 겸손하지 않고, 능력은 적지만 추구하는 바가 많다.

 

성직자가 되려던 나의 번째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지금은 속세가 수도원이니, 그곳에서 성자가 되어야 해요.'

나는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고향 땅으로 돌아갔다. P419

 

'할아버지, 얘기를 들으니 년을 사셨다더군요. 년을 살고 보니 인생이 어떻던가요?'

'얘야, 인생이란 냉수 그릇과 같더구나.'

'아직도 목이 마르신가요, 할아버지?'

'세상에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니!' p423

 

힘이 생길 때까지는 크레타에 머물러도 즐겁다. 그러나 달만에 나는 또다시 압박감을 느꼈다. 길들이 좁아졌고, 집이 답답해졌으며, 마당의 박하나무와 금잔화는 향기를 잃었다. 친구들이 눌러앉아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나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나는 사무실의 안에 절대로 계약하지 않고, 편안한 삶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고, 필요성과 절대로 계약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나는 자주 항구로 내려가 바다를 보았다. 바다는 자유의 같았다. , 문을 열고 뛰쳐나가자!

대구에 가면 그랬다. 23일이 최대였다. 대구와 추억들을 즐길 있는 시간이.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대구 시내, 나와 조금은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 카잔차키스에겐 바다가 자유로 보였다. 내게는 하늘이 자유였다.

 

이상 참기 힘들어진 어느 아버지가 물었다. ' 빈둥거리며 놀기만 하냐? 언제 사무실을 차리고 일을 손에 잡을 생각이지?'

'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뭐가 모자라서 그래?'

나는 모자라는 것이 없으면서도 모든 것이 모자랐다. 나는 아직도 젊음의 탐욕과 오만에 시달렸고, 여행을 해서 세상을 넓혔던 위대한 항해자들과, 절대성을 추구하던 테바이의 은자들이 (아직까지도 그렇지만) 마음속에서 충동질을 했다.

 

아버지는 거칠고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지성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도 거절하지 않았다. P431

 

'거지 같은 포도원이나, 건포도나, 포도주나, 올리브기름이 뭐야! 아들을 위해서라면 내가 거둔 모든 수확이 종이와 잉크가 되었으면 좋겠어! 애를 믿으니까.'

약간의 픽션이 섞여 있는 <영혼의 자서전> 과연 카잔차키스 아버지의 말은 진실일까? 아니면 그가 아버지에게 듣고 싶었던 말일까? 실제로 그가 들었던 이야기였기를 바란다. 비록 그의 방황을 이해하지는 못했을지라도 말이다. 누군가 무조건적인 믿음을 준다는 것은 방황하는 이에겐 힘과 용기가 되니까.

 

아버지는 불안하고 신기한 가끔 나에게 곁눈질을 해가며 항구까지 데려다 주었다. 아버지는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고, 크레타에 정착하지 않고 어째서 이리저리 방황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P433

 

파리-위대한 순교자 니체

나를 환영하며 지나가는 파리를 내다보았다.

하지만 나는 무엇으로 추구하는가? 나는 무엇을 찾길 원했던가? 돌멩이와 핏자국으로만 이루어진 산의 높다란 정상을 향한 이정표처럼 어디엔가 서서 길을 안내하는 길잡이, 가시 면류관을 길잡이만으로는 부족했던가? 아니면 기쁨과 고통과 죄악을 경험하고, 다음에는 구원을 받기 위해 기쁨과 고통과 죄악을 초월하고 싶다면, 속세의 모든 지옥과 연옥을 거쳐야 한다고 설득하던 요아힘 신부의 말이 옳았던가?

 

이곳 낯선 땅에서 머리를 길게 기른 그리스의 전사는 얼마나 어색했던가! 머나먼 고향 땅에서라면 그는 제멋대로 모든 옷을 벗어 던지고 다시 걸치면서, 영혼으로 하여금 육체처럼 숨김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찬란히 빛나게 했으리라. P435

 

그것은 삶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들 가운데 하나였다. 미지의 대학생이 끼어들었던 덕택에 운명은 생트주느비에브 도서관에서 기습을 당했다. P436

 

나는 이해와, 자비와, 공감을 차례로 거치는 사이에 증오가 사랑으로 변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그토록 실감나게 경험했던 적이 없었다.

 

 나를 가장 감동시켰던 것은, 위대한 순교자여, 그대의 거룩하고 비극적인 삶이었다. 질병은 그대의 위대한 적이며 또한 가장 위대한 친구이고, 죽을 때까지 그대에게 변함없이 충실했던 유일자였다. 그것은 절대로 그대가 마음을 놓거나, 제자리에 머물게 내버려 두지 않았고, 여기라면 편하니까 가지 않겠다는 말을 하도록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다. 그대는 불꽃이어서 활활 타오르고, 꺼져서는 잿더미만 남기며 떠났다. P439

 

' 삶이 비록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지언정, 그래도 삶이 거듭거듭 수없이 되돌아오기를 비노라.' 그것은 그대가 하찮은 자들의 눈에는 순교로 여겨지는 기쁨을, 영웅들의 쓰라린 기쁨을 맛보며, 앞에 놓인 심연을 보고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나아갔기 때문이었다.

앞에 놓인 심연을 보고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나아가는 . 내가 거쳐온 것들은 심연이었을까?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심연은 끝나지 않는다. 모든 길의 끝에는 심연이 있으니까. 그런데 모든 길의 끝이 심연이라는 것은 조금 우울하다. 정말 그렇다면 가지 결론 뿐이지 않은가. 심연 앞에서 좌절하거나 두려움을 견디거나 느끼지 않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거나. 

 

세상은 내가 창조했으며,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만물은 거짓된 꿈이다. p440

 

언젠가 산에서 폭우를 만났을 , 그대는 이렇게 썼다. <이래라 저래라 하는 도덕적 가르침에 대해서 무슨 관심이 생기겠는가? 도덕적 가르침을 지니지 않은 자유로운 힘인 번개와 폭풍과 우박은 얼마나 다른가! 사고의 방해를 받지 않는 이런 힘들은 얼마나 행복하고 우렁찬가!> p441

사고의 방해를 받지 않는 힘들. 사고를 자유롭게 풀어주는 힘들. 문단에서 카잔차키스의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보이는 나의 착각일까?

 

<예술은 삶을 재현시키는 과정에서 삶의 가장 무서운 양상들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바꿔 놓음으로써 우리들에게 위안과 환희를 줍니다.>

 

갑자기 위대하고 영웅적인 시대가, 유쾌한 신화로 덮어 심연을 정복한 비극적 영혼들과, 놀라운 통찰력의 섬광과, 무시무시한 전설과, 비극적 사상으로 가득 시대가 그대 앞에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고요함이 오기 그리스 야수들의 마음속에는 혼돈이 고함쳤다.

 

비극적 지혜의 열병에 걸린 그대는 이제 통찰력의 조각들을 하나로 짜맞추려고 노력했다.

 

디오니소스는 개체성을 파괴하고, 현상들의 바다에 몸을 던져 무섭고도 현란한 물결을 따른다. 인간과 짐승은 형체가 되고, 죽음 자체도 삶의 가면으로 보이며, 온갖 형태를 지닌 착각의 거짓된 장막이 둘로 갈라지고, 우리들은 진리와 밀착하게 된다. 어떤 진리인가?

 

비극의 모든 남녀 주인공들은 신의 가면에 지나지 않아서, 조용한 미소와 눈물은 아폴론의 자비로움을 받으며 빛난다.

하지만 그리스의 비극은 갑자기 사라졌다. 그것은 논리적 분석에게 죽임을 당했다. P443

 

소크라테스적인 정신, 그러니까 학문은 디오니소스를 영원히 쇠사슬로 묶어 놓을까? 아니면 인간의 이성이 스스로 한계점을 인정한 지금, 마침내 음악을 터득하게 소크라테스를 상징으로 삼는 새로운 문명이 나타날까? P444

 

하지만 그대의 예언은 아무런 반응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학자들은 그대를 비웃었고, 젊은 세대는 감동을 받지 않았다. 그대는 냉소적이 되었고, 회의를 느꼈으며, 동시대 인간이 숭고해질 능력을 갖추었는지 자신이 없었다. 그대는 병이 들었고,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그대를 저버렸다.

 

예술은 무서운 진실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덮어 놓으므로 비겁한 자들을 위한 위안이다. 이것이 그대의 새로운 외침이었다. 세상이 비록 도중에 멸망할지언정 우리들은 진실을 찾아내자! P446

 

나를 사랑할 사람은 아무도 없는가? 그대는 고독을 느끼며 소리쳤다. 나를 비웃거나 모욕할 사람이 하나도 없는가? 저주를 퍼부을 교회는 무엇하는가? 머리를 앗아 국가는 어디인가? 나는 소리치고 소리치는데-아무도 듣지 못하는가?

, 고독감,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별! 그렇다. 이런 순간들을 나는 절대로, 절대로 다시는 경험하지 않으리라. 그대는 속으로 다짐했다. 나는 영원 회귀의 폐쇄된 순환 속에서 구원의 문을 열어야만 한다.

모든 길의 끝이 심연이라는 것과 연결이 되는 같은데. 심연 앞에서 당당하게 앞으로 걸어나가지 못하면, 계속 앞에서 되돌아가거나 좌절하고 주저앉아버리는 영원회귀의 폐쇄된 순환 속에 갇혀 버리게 된다. 구원이 바로 그것들을 이겨내고 앞으로 계속 걸어나가는 것인 듯하다.

 

'신은 죽었노라.' 심연의 언저리로 우리들을 끌고 가서 그대가 말했다. 희망은 오직 하나, 인간은 자신의 본질을 초월하여 초인을 창조해야 한다.

이제부터 우리들은 신이 명령했기 때문이 아니라 두렵거나 희망에 찼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일하고 싶기 때문에 일하리라. P450

 

어둠이 재빨리 그대의 이성을 집어삼켰다. 어둠은 그대가 죽을 때까지 11 동안 계속되었다. P451

 

심연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나는 그곳을 향해서 간다. 무엇이 가장 용감한 기쁨인가? 철저한 책임감에 대한 의식! P452

 

하지만 젊음에게는 너무나 매혹적인 상처와 그리고 깊은 한숨 따위의 모든 요소는 거기에 없었으며, 나는 상처를 주는 자를 만나기 위해 또다시 밤나무 밑으로 산책하러 나갔다. P453

 

나의 젊은 시절 가장 중대하고, 가장 굶주린 순간에 니체는 나에게 견실하고 용맹한 자양분을 주었다. 나는 푸짐하게 기름을 발랐고, 인간이 스스로 몰락한 상태와 인간에 의해 몰락한 그리스도의 상태에 대해서 너무나 답답함을 느꼈다. P455

 

천국을 바라거나 지옥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자유로울 리가 없다. 희망의 술집이나 공포의 지하 창고에서 취하는 우리들은 부끄러운 존재이다. 이것을 깨닫지 못하며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왔던가! 격렬한 선지자가 나타나 나로 하여금 눈을 뜨게 했다는 사실은 필연이었다!

 

바를 다했고, 봄이 왔음을 마음이 큰소리로 알렸다. P456

 

마음은 우리 모두를 둘러싸고 질식시키는 죽음의 한가운데서 인간의 의무를 형성하는 무엇을 발견하려고 헛되이 노력했다.

 

철저한 절망 속에서 그는 스스로 바람을 일으켜 항해하고, 스스로 빛을 내며, 어느 누구의 도움도 필요로 하지 않는 대담한 쪽배를 불러내지 않았을까?

가장 소중한 친구들과, 다짐받았던 희망이 나를 저버려 어려운 순간들에 직면할 때면 나는 얼마나 자주 눈을 감고 쪽배를 상상하곤 했던가? 그러면 마음은 항상 용기를 얻어 벌떡 일어나 <투구를 쓰고, 겁내지 마라> 외치며 어둠을 뚫고 나갔다! P457

→ 나를 저버려… 단어가 가슴과 머리 속에 맴돈다. 실제로 저버렸다기보다. 그들의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일 없는 내가 곳에 존재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정말 저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겠지. 어떤 상황이든 나는 눈을 감기보다 눈물을 흘리곤 했던 같다. 마음도 용기를 얻어 어둠을 뚫고 나갔으면 좋았겠지. 이런 적이 아예 없진 않았던 같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리 용기가 있지는 않았다.

 

자신 없는 걸음으로 서서히 나는 심연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시야는 아직 수련이 되지 않았고, 마주 쳐다볼 용기가 없었다. 영혼은 아직도 불안하게 들끓기만 했다. 때때로 그것은 일어서서 유치한 위세로 인간의 운명에 도전했고, 어떤 때는 낭만적 우울증에 위압을 당해 주춤주춤 물러섰다.

나중에, 훨씬 뒤에, 나는 절벽의 언저리에 꿋꿋하게 서서 교만함의 기미도 없고 두려움도 없이 심연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언제쯤 두려움 없이 나의 심연을 내려다볼 있을까?

 

밤늦게까지 등불을 켜놓고, 벽난로에는 불을 지피면서, 나는 책에 몰두하여 인류의 지적인 향연을 맛보았다.

젊은이의 두드러진 속성일 아니라 성숙함의 두드러진 속성이기도 몰입 속에서 나는 해를 파리에서 보냈다. P459

 

부도덕하고 시끄럽고 어지러운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질서 있고 조용하게만 살아간다면, 남자와 여자를 방으로 맞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는 규칙을 어기는 셈이다.

 

내가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지 그들은 거기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는 드러나지 않은 숨겨진 측면을 추측해 내려고 애썼다.

나중에는 가장 친한 친구들까지도 처음에는 그런 단순함을 믿지 않았고, 결국 믿게 되었을 때조차도 그것을 견뎌 했다. P460

 

그는 자꾸 나를 살펴보았지만,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파리에서의 3 동안 나는 그렇게 살았으니-평화롭고 정열적이며, 행동적인 모험은 하나도 없었고, 학생다운  폭주도 없었으며, 정치적이거나 지적인 음모도 없었다. P461

 

인간의 영혼은 추진력이요 자부심이고, 참지 못할 만큼 비겁한 침묵 한가운데서 울리는 외침이며, 하늘이 우리들의 머리 위로 내려앉지 못하도록 꼿꼿하게 서서 휘지 않고 버티는 창이다. P463

 

희망이 가장 결핍된 신앙은 나에게-비록 가장 참되지는 않을지 몰라도-분명히 가장 용감한 신앙으로 여겨졌다.

희망이 결핍된, 그만큼 현실적이라는 거겠지?

 

그는 왕국을 이끌고 나아가는 왕이다. 가야 곳을 알기 때문에 그는 심연의 가장자리에 이르러 골판지 왕관을 머리에서 벗어 던져 버렸다.

 

하지만 초인은 하나의 천국, 가엾고 불행한 인간을 기만하고 그로 하여금 삶과 죽음을 견디게 만드는 하나의 신기루일 따름이었다. P466

 

-나의

<이봐, 죽음아, 네가 무섭지 않다!>

 

인간에게는 가장 풍요하거나, 자유롭거나, 시간과 장소와 합리성으로부터 가장 완전하게 해방된 시간이란 열병에 걸린 시간이다. P471

 

세상은 사탄이 파놓은 함정이고, 신이 파놓은 함정이다. 미끼를 물지 마라. 차라리 굶어 죽어라! P473

 

혼자 길을 나서라! 나아가라! 끝에 다다르면 너는 심연을 발견할지니라. 공포에 떨지 말고 심연을 보라는 , 오직 그것만을 나는 너에게 요구한다. P474

혼자 꿋꿋하게 끝까지 나아가는 . 끝에 심연이 있다. 공포에 떨지 않고. 있으려면. 곳까지 가는 과정에서 도대체 어떤 일들을 겪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영혼을 일깨우고 괴롭히기 시작했다. 비록 영혼이 육체와 뒤엉켜 세상을 만지고 접할 입과 손을 얻기를 원했고, 비록 영혼은 바깥을 둘러싼 육체를 이제는 적으로 여기지 않으며 차라리 친구가 되어 무덤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헤어지지 않고 함께 여행하기를 원했어도, 나는 이런 모든 영혼의 갈망을 가로막았다. 어느 <>였을까? P475

 

하지만 고행의 수련이라는 험한 길에서도 구원은 오지 않았다.

 

연민-붓다의 나그네 길에서는 그것이 훌륭한 안내자이다. 연민을 통해서 우리들은 육체로부터 스스로 해방되고,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무와 하나가 된다. P477

 

<나는 죽기를 원한다>거나 <나는 죽기를 원하지 않는다> 말은 하지 마라.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말하라. 마음을 욕망이나 희망보다 높이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무존재의 극락을 누리리라. 그대는 재생의 수레바퀴를 손으로 잡아 멈추리라.

무존재의 극락. 나도 누려보고 싶다. 진심으로

 

이제 와서야 나는 인간이 죽음에 동의하고, 불가항력을 사랑하며, 우주의 흐름과 마음을 조화시키고, 물질과 이성이 서로 뒤쫓으며, 합치고, 잉태하고, 사라짐을 깨닫고는 <내가 원하는 바가 그것이다>라고 말하게끔 붓다가 이끌어 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스도와는 달리 붓다는 인간들만 골라내지 않고, 만물을 불쌍히 여기며, 만물을 구원한다.  P478

 

처음에는 믿지 않는 모든 자들이 그를 조롱했지만, 그들은 점점 속이 비면서 욕망이 쫓겨남을 느꼈고, 그들의 하얗고 빨갛고 파란 화려한 옷들은 붓다의 승복처럼 누렇게 변했다. 마찬가지로 나도 속이 비었으며, 이성은 누런 옷을 걸쳤다. P479

 

오랜 세월에 걸쳐 나는 인류의 삶과 고통을 살아왔고, 오랜 세월에 걸쳐 나는 속이 차고 무르익었다. 전에는 이토록 완전한 자유를 번도 얻지 못했었노라. 그럼 나는 어째서 이런 자유를 얻었던가? 그것은 내가 커다란 결심을 했기 때문이다.

 

'나는 신에게, 그대들이 신이라 일컫는 대상에게 영혼을 팔고 싶지 않으며, 나는 악마에게, 그대들이 악마라 일컫는 대상에게 영혼을 팔고 싶지 않다. 나는 누구에겍도 자신을 팔고 싶지 않다. 나는 자유로다! 신과 악마의 발톱을 벗어난 자들은 행복할지어다. 오직 그만이 구원을 받는다. P482

자유를 얻을 있었던 그의 결심. '누구에게도 영혼을 팔지 않겠다' 결심이었다, 영혼을 팔지 않는다. 그것이 자유에 이르는 법이다.

 

희망을 간직하는 영혼이 어찌 자유로울 있겠나이까? 희망을 간직한 자는 현세의 삶과 내세를 모두 두려워하고, 공중에 애매하게 매달려 행운이나 신의 자비를 기다립니다. P485

 

그날 이후로 나는 인간의 영혼이 무섭고 위험한 용수철임을 깨달았다.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우리들은 모두 살과 비계 속에 굉장한 폭발물을 담고 다닌다. 더욱 나쁜 일은, 우리들이 그런 사실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만일 진실을 알게 되면 인간은 사악함과, 비겁함과, 거짓의 정당성을 상실할 터이고, 따라서 인간이 지녔다고 여겨지는 무감각과 초라한 무능력 뒤에 이상 숨지 못하게 되며, 비록 전능한 힘을 내면에 갖추었더라도 그것이 우리들을 파멸시킬까 두려워서 섣불리 그런 힘을 허용하지 못하므로, 만일 우리들이 악한이나 비겁자나 거짓말쟁이라면 그에 대한 비난을 감수해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들은 편안하고 쉽게 빠져나갈 길을 택하고, 그러한 또한 살과 기름기만 남은 상태로 몰락할 때까지 조금씩 조금씩 기운을 잃게 내버려 둔다. P491

 

베를린

나는 어떤 사건이 먼저이고 어느 일이 나중이며, 우리들이 어떤 맹세를 나누었고, 어쩌다 헤어지게 되었는지 기억해 내려고 빛깔이 바랜 공책을 뒤적인다…… 글자의 힘이란 참으로 위대해서, 스물넷의 자그마한 병사들은 절벽의 언저리에 버티고 서서 붓다의 검고 한없이 깊은 속으로 떨어져 빠져 죽지 않도록 잠시나마 인간의 마음을 지켜 준다! P493

 

'구원받은 자들요? 누가 구원을 받았어요?'

'전체성을 파악하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사람이죠!'

전체성을 파악하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사람. 어렵다.

 

살아가는 동안 자주 그랬듯이 잠들지 않는 악마 <> <아니오> 마음속에서 다투고 싸웠다. 나를 괴롭히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때마다 나는 항상 어김없이 해답은 새로운 의문을 낳으리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불안해하면서 그것을 받아들이고는 했었다. P504

 

애는 추구하지만 무엇을 추구하는지는 알지 못해요. <그것을 찾고 나면 내가 무엇을 추구했었는지 알게 되겠지> 그러더군요. p509

 

함께 있으면 자존심이 머리를 들어 자구만 마음을 폐쇄시켰기 때문에 이제는 이트카와 함께 그런 곳에 가기가 싫었다. 하지만 혼자일 때는 인간의 고통은 주마등이 아니었다. 그것은 이제 그림자가 아니라 울부짖고 피를 흘리는 참되고 굶주린 실체였다.

 

사랑과, 증오와, 전쟁과 숙명적인 죽음은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P513

 

굶주린 사람에게 점잖은 뭐예요. 예의는 많은 사람들이나 찾는 사치에요. P514

 

이탈리아 순례 기간 동안 처음 아시시의 좁다란 골목에 들어서서 자그마한 클라라 스녀원과 하느님의 가난한 사람 프란체스코 성당의 종루에서 (저녁 기도 시간에) 유쾌하게 울리는 종소리를 들었을 , 나는 형언하기 어려운 행복감을 느꼈다. P515

 

가난과, 헐벗음과, 황폐함뿐인 산은 괴롭고 거칠었으며, 음산하게 울부짖었다. 어둠이 다가왔고, 빛은 희박하고 윤기가 없었으며, 산꼭대기는 아직도 드높이 모습을 부옇게 드러냈다. P516

 

얼마나 만족할 모르고 굴복하지 않던 젊은 시절이었던가! 아침마다 환희하고 절망하며 나는 동틀 녘에 밖으로 나가 성스러운 지역을 배회했다. 나는 맨살에 여우를 품어 넣고는 고통을 받으면서도 괴로움을 정복하는 성공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껴 살이 찢기면서도 비명을 지르거나 얘기를 하지 않았던 스파르타 청년이 느꼈을 감정을 모든 젊은이가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P519

 

'당신은 아직도 투쟁하지만 구원을 얻지 못했고, 날마다 계속되는 투쟁은 당신을 지치게 만들어요. 그래서 오늘 아침 당신을 불러 세우고 얘기를 하게 되었답니다.'

 

' 당신을 돕지 못해요. 사람은 저마다 스스로 길을 찾아 자신을 구원해야 합니다. 합니다. 무엇으로부터냐고요? 덧없는 것으로부터죠. 덧없음에서 자신을 구원하고 영원한 대상을 찾아야 해요. P522

덧없음. 이것으로부터 나를 구원해야 한다. 영혼을 팔고, 덧없게 살아가는 . 영혼을 팔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서. 가야 하는 것이다.

웃음을 모르던 스파르타 사람들은 웃음의 신을 섬기는 제단을 세웠고, 깊은 영혼으로 하여금 삶을 인내하도록 돕는 유일한 방법인 웃음을 지극한 준엄함이 계속해서 깨웠다. P531

 

자신을 구원하는 길이란 오직 남들을 구원하는 길뿐임을 알았다. P532

 

나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믿고, 그렇게 믿음으로써 세계를 창조한다. 우리들은 충분한 힘을 들여 욕망하지 않았던 모든 대상을 <비존재>라 일컫는다. P533

 

'당신들 탓이에요! 당신요!' 그녀가 소리를 질렀다. '당신 그리고, 당신과 똑같은 모든 사람, 고상하고 먹고 무관심한 사람들 말예요. 굶주림과 추위를 알고, 춥고 배고픈 아이들을 기르고, 일을 하고 싶어도 거절당하는 심정을 당신은 알아야 해요. P535

 

굶주린 얼굴들과,   꺼진 뺨들과, 불끈 움켜쥔 주먹들을 둘러보면서 나는 인간이 지닌 신적인 양상의 전조를 보게 되었으니, 신화를 믿고 그것을 갈망함으로써, (눈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피나 땀만으로도 부족하니) 피와 땀과 눈물을 모두 흘려 더럽힘으로써, 인간은 신화를 현실로 바꿔 놓는다. P539

 

우리들이 갈망하면서도 충분한 힘을 들이지 않았던 대상은 <비존재>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원하는 대상을 우리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범벅을 하면 그것은 형체를 갖추게 된다. 현실이란 우리들의 욕망과 고난에 종속되는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P540

 

'모든 인간과 모든 사물은 무더기 불꽃의 모자를 쓰고 다닙니다. 불꽃이 꺼지면 인간과 사물은 멸합니다. P543

 

러시아

나는 눈에 보이는 세상을 보지 못했고, 그러면서도 보이지 않는 대상을 보려고 갈망했다. 보아하니 나는 수선화로 뒤덮인 붓다의 초원에서 사람인 모양이었다. P557

 

그의 욕망은 제멋대로였고, 마음은 반항적이며, 이성은 혼돈을 정리할 능력이 없었다. P564

 

당신은 나더러 <뛰라> 소리치지만, < 힘이 있느냐?>고는 묻지 않았어요.

뛰라. 해라. 봐라. '무엇을 하라' 이야기하기전에 '무엇을 원하는지, 감정이 어떤지?' 한번쯤은 물어봐야겠다. 역시 누군가에게.

 

'두고 보세요, 파나이타키' 내가 대답했다. '흥분하지 마세요. 뛰어 보면 얼마나 멀리 갈지 저절로 알게 테니까요.'

'삶은 유희이고, 죽음도 그래요.' p565

 

그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의 말투와 열의와 큼직한 손짓과 불타는 눈을 나는 절대로 잊지 못하리라. P568

 

삶이죠. 나는 굉장히 괴로워했고, 괴로워하는 모든 사람들을 무척 사랑하게 되었어요. 그것 뿐입니다. P569

 

하지만 어려움이란 갑자기 우리들 앞에 솟아오른 장애물을 뛰어넘기 위해서, 좋고 나쁜 우리들의 모든 충동을 일깨워 몰아대는 삶의 자극제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다른 때라면 그냥 잠들었거나 마지못해 아무렇게나 움직였을 힘을 모두 동원하여, 때로는 바라던 것보다도 훨씬 멀리까지 다다르게 된다. 까닭은 동원된 힘이 단순히 우리 자신이나 인간의 속성에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뛰어넘기 위해 준비하는 전진을 위한 추진력으로 인해 우리들 속에서 분출하는 힘은 인간적이고, 범인간적이고, 인간적인 요소의 총체이다. P572

 

젊은이는 시인으로, 먹고 살기 위해 공장에서 일했지만 틈이 조금이라도 나면 항상 시를 썼다. P573

 

인간이 오래된 습성을 과거의 신을, 과거의 사랑을 정복하기 위해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결정을 내리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나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P576

 

그리스도가 말했듯이, 알의 밀알이 이삭으로 되기 위해서는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한다. 러시아는 알의 밀알처럼, 하나의 위대한 사상처럼, 비슷한 고통을 거치는 중이었다.

 

<구원을 받게 되는>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낡은 설명은 힘이 빠져서 인간의 지적 체계를 이상 지탱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은 삶을 위한 새로운 정당성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P577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외침을 듣고, 그것에 따라 노력하는 인간은 행복하다. 오직 그만이 구원을 받는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지그 내가 살아가는 시대의 외침은 과연 무엇인가? 외침이 나의 글로,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문명의 창조는 보장되지 않았고, 창조의 행위에서는 아무것도 미리 보장을 받지 못한다. P578

 

나는 여리고의 시든 장미 같았으며, 참외의 시원함으로 뛰어들어 다시 소생했다. P579

 

영혼은 견딜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나는 죽은 것을 부활시키는 싫증이 났다. 나는 잠들어 도피하려고 눈을 감았다. P580

 

잠이 나는 과거에는 몰랐어도 이제는 알게 되었기 때문에 완전히 새사람이 되었다. 나는 꿈이 어떻게 인생을 바꿔놓는지 궁금해서 자신에게 묻고는 했었다. 그것은 삶을 바꿔 놓지 않고 변화가 일어났음을 그냥 알려 따름이라고 나는 대답했다. P581

 

그들은 부르짖는다. 그들은 무엇이라고 외치는가? 도와달라고! 그들은 누구를 부르는가? 너를! 모든 인간, 너를. 일어서라. 우리 임무는 질문을 하는 대신, 주먹을 불끈 쥐고 오름길을 올라가는 것이다. P582

 

새로운 사상이란 가장 굶주리고 움켜잡는 힘이 짐승이다.

 

삶의 모든 분자는 굉장히 폭발적인 엘랑을 지녔으며, 그런 분자는 삶의 추진력을 통째로 응축시켜 담아서, 조금만 충격을 주면 당장이라도 터져 버릴지 모른다. 삶은 이렇게 내적인 갈망을 해방시키며 나아간다. P586

 

사람들은 그들보다 높은 목표를 향한 투쟁에 항상 얽매이기 때문에 위로 밀고 올라가지만, 결국 지치고 나면 투쟁은 그들을 버리고 활력을 잃지 않은 다른 대상을 찾아 달려간다.

 

그들은 그것을 행복이니, 평등이니, 평화라고 부른다. 하지만 모습을 감춘 투쟁자는 민중을 격려하기 위해 이런 미끼를 던져 놓고는, 이성과 육체를 뚫고 들어가 분노와 굶주림의 모든 현대적인 외침들로부터 자유라는 의미를 창조해 내려고 가혹하고 무자비하게 싸운다.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나는 필연성을 받아들인다. P588

 

카프카스

바투미와, 수후미와, 티빌리시와, 카르스의 헐벗고 굶주리고 병든 그리스인들은 목의 끈이 점점 조여드는 사이에 한가운데서 죽음을 기다렸다. P590

 

<나는 확실성 없이는 살지 못한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정착하기 위해 서두르며, 딛고 단단한 땅을 찾고, 자기가 삼켜 버리는 음식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굶주린 다른 입을 보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먹어대기만 한다. P597

이기적인 사람들인가?

 

'그만 울어요, 마리오리차.' 그가 말했다. ' 세상에 오직 사람만이, 이를테면 당신하고 나만 남더라도 그리스 땅은 다시 아이들로 가득 테니까요!' p599

 

내가 탔던 배는 얼마나 엄청난 고통을 그리스로 실어 갔던가! 하지만 다행히도 세월이 우리들을 긍휼히 여긴다. 세월은 지우개처럼 고통을 지워 버린다. 봄의 새잎이 무덤의 비석을 덮고, 삶은 숨을 몰아쉬며 다시 상승을 시작한다. P602

 

하지만 나에게 맡겨진 사명을 완수하기 전에는 쓰러지지 않았다. 이제 나는 자유였다. 나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당장 크레타로 시선을 돌렸다. 나는 그곳의 흙을 밟고, 산들을 다시 만져 봄으로써 기운을 얻고 싶었다. P604

 

탕자 돌아오다

너는 입술을 깨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살아 수만 있다면! 하지만 너무 늦었다. 영원한 시간에서 우리에게 기회는 , 오직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다시는 된다.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어린 시절의 추억은 고통을 더욱 깊게 분이다. 위로 분출하려는 우리의 영혼을 두꺼운 껍질이 둘러싸서 꼼짝 못하게 하니, 우리들은 허리가 굽고, 주름지고, 초라한 모습이 된다. 세계를 정복하려는 젊음의 강렬한 불꽃에 떨며 열망했고, 사춘기라는 찬란한 속에 갇혀 지내기가 너무 답답하다고 느꼈던 영혼은 이제 잔뜩 쪼글쪼글하고 질겨진 몸의 한쪽 구석에 앉아 떨기만 한다.

 

이런 시련이 더욱 견디게 느껴지는 까닭은 사람의 아버지다운 대지가 고집스럽고 요지부동일 때여서, 순간이나마 인간이 마음 놓고 편안함이나 감미로운 만족을 느끼게끔 산과 바다 그리고 바위와 바닷물로 빚어낸 영혼들이 <그만하면 됐다!>라는 말을 좀처럼 하지 않기 때문이다. P607

 

젊은이가 앞에 열린 수많은 가능성들 가운데 오직 하나만 선택해서 그것이 운명이라고 여기며 성인의 세계로 들어서는 삶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바로 순간에 크레타에서 일어났던 가지 사건이 영혼을 구해 주었다. P608

 

'하느님이 그를 용서하기를… 우리 차레를 위해서!'

'우리 차례를 위해서! 신이 그를 용서하기를!' p611

 

자유를 사랑하기 때문에 천국과 바꿔 준다고 하더라도 영혼의 종속을 용납하지 않으려는 거부, 사랑과 고통 그리고 죽음을 초월하는 험난한 승부, 이상 수용력이 없어지면 아무리 지성하더라도 형태를 때려 부수기-이것이 크레타의 가지 위대한 외침이다.

 

그런 사람들 대신에 여기에서 얘기를 전한 소박한 크레타 농민들은 뱃속의 본능을 따르고, 인간이 오르는 가장 높은 정상인 자유와, 죽음에 대한 경멸 그리고 새로운 법칙의 창조를 힘들이지 않고 성취하는 능력을 갖추었다. P611

 

언제까지 불타오르며 세계를 방황할 셈이야? P614

 

목숨이 붙어 있는 - 이상 변할 여지가 없어 죽은 몸이나 마찬가지로 시복을 받고, 불을 붙이지 않은 담뱃대나 물고서 삶과 희롱하게 때까지'

 

우리들은 작은 도시의 성벽이 답답했고, 선생들에게서 배운 사상들이 답답했으며, 일상적인 인간의 기쁨과 야망에 쉽사리 지배를 받으려고 하지 않았다. P615

 

그렇다면 가만히 앉아서 자연이 나에게 것만 받아들이는 자신이 부끄럽다. 나는 반항하리라!

 

아니다, 나는 아직 숨이 막히는 사무실 안에 틀어박혀 살아가고 싶지 않았다. 나는 현실적인 삶이 참여하는 다른 방법을 찾으리라. 하지만 무슨 방법을? 나는 전혀 길이 없었다. P617

 

조르바

삶에 가장 은혜를 베푼 요소는 여행과 꿈이었다. 죽었거나 살았거나, 투쟁에 도움이 사람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영혼에 가장 깊은 자취를 남긴 사람들의 이름을 대라면 나는 아마 호메로스와, 붓다와, 니체와, 베르그송과, 조르바를 꼽으리라. P619

삶에 가장 은혜를 베푼 요소는 과연 무엇이 될까? 아마 하나는 책이 같다. 여행 역시 내게 그러했으면 좋겠다.

 

나는 조르바가 한밤중에 춤추고 소리를 지르며, 나에게 관습과 신중함의 편안한 안식처를 뛰쳐나와 자신과 함께 돌아오지 않을 위대한 항해를 떠나자고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꼼짝 않고 않고 앉아 떨었다. p621

 

나는 조르바를 너무 늦게 알았다. 무렵 나에게는 이상 구원이 없었으며, 나는 구제받지 못할 글쟁이로 몰락한 다음이었다.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나 희곡이나 소설, 무엇을 쓰더라도 모든 작품은 항상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서로 반발하는 힘과, 투쟁과, 분노와, 반발과, 상실한 평정의 추구로 가득 차고, 다가오는 태풍의 불꽃과 전조가 넘치는 극적인 엘랑의 형태를 갖추었다. P624

 

내가 작품에서 나는 시대와 전설에서 자주 주제를 찾았지만, 내용은 오늘날의 고민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현대의 문제를 다루었다. P626

 

우리들은 가장 용감한 개인적인 시도까지도 대부분의 경우 실패할 운명인, 그러한 전체적인 파괴와 창조의 순간에 처했다. 하지만 이런 실패는 우리들이 아니라 뒤에 사람들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 그것은 길을 열어 주어 미래가 들어서도록 돕는다. p627

 

글을 많이 쓰면 쓸수록 나는 작품에서 내가 아름다움이 아니라 구원을 위해 투쟁한다는 사실을 점점 깊이 깨달았다. 진실한 작가와는 달리 나는 구원을 추구하며 고통스럽게 투쟁하는 인간이어서, 미사여구를 지어내거나 멋진 운을 맞추려는 데서는 기쁨을 얻지 못했으며, 자신의 내적인 암흑으로부터 해방되어 암흑을 빛으로 바꿔 놓고, 내면에서 고함치는 무서운 조상을 인간으로 바꿔 놓고 싶었다. P628

 

전쟁이 터지자 나는 평화나 위안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찮은 존재가 되지 않으려면 어려운 시절에 인간이 필요로 하는 자부심을 찾아야 하겠기에, 다시 크레타의 산으로 갔다. P629

 

그리스의 공기는 정말로 신성하고, 자유는 틀림없이 여기서 탄생했으리라고 나는 생각했다.

 

영원한 싸움터에서의 역할을 치르며 평화로운 집에서 글을 쓰던 나는 그런 전투적인 의무감을 느꼈다. 하지만 가끔 원고지와 잉크를 버려두고 크노소스로 가는 올리브나무와 포도나무가 줄지어 길로 나섰다. P631

 

나는 새로운 , 새로운 책임감이 핏줄 속에서 용솟음친다고 느꼈다. 영혼은 크레타의 흙과 더불어 풍요해져서, 오랜 웃음과 눈물로 빚어진 듯싶었다. P633

 

한순간이라도 인간의 한계성을 깨뜨리고 뛰어오르며, 한순간이라도 기쁨과 슬픔과 사상과 신들을 벗어나 더럽혀지지 않은 맑은 공기를 숨쉴 영혼을 빚어낼 능력이 나에게 있을까!

 

저녁은 아름다웠고, 삶은 무척 감미롭게 느껴졌다. 잠깐 동안 나는 손에 슬픈 편지를 잊었다.

불현듯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쳐다보면서 죽음을 망각하려했음을 깨달았다. 부끄럽게 생각하며 나는 격렬한 동작으로 봉투를 찢어 열었다. 글자들이 처음에는 출렁이다가 서서히 꼼짝 않고 자리를 잡아서, 내가 읽도록 얌전히 기다렸다. P635

 

'조르바는 영원히, 영원히 가버렸다. 웃음이 죽고, 노래가 끊기고, 산투르가 부서지고, 바닷가 자갈밭의 춤이 중단되고, 벅찬 갈망을 느끼며 질문하던 탐욕스러운 입에는 이제 흙이 가득 찼고, 그토록 다정하고 성숙했던 손은 바위와, 바다와, 빵과, 여인을 다시는 어루만지지 못하리라…..' p636

 

인간의 마음은 틀림없이 깊고, 폐쇄되고, 피가 가득 심연이다. 그것이 열리면 우리들이 사랑했던 목마르고 슬픈 그림자들이 모두 마시고 다시 살아나려고 달려 나와서, 점점 우리들 주변을 빽빽하고 둘러싸고 대기를 어둡게 한다. 그들은 우리 마음의 피를 마시려고 달려오는가? 그것은 다른 부활이 존재하지 않음을 그들이 알기 때문이다. P637

다시 살아나려고. 그리 마음 대기를 어둡게 만들었나…

 

아침이 되자 나는 결심했다. 마치 마음속에서 이미 부활이 시작되었고, 마치 마음은 부활의 무덤으로 달려가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인 , 마음이 갑자기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P638

 

<오디세이아> 싹이 안에서 열매를 맺을

딱딱하고 투명한 껍질 속에 담긴 유충처럼 조르바는 속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조용한 유충 속에서 소리 없이 남모르게 밤낮으로 계속되는 무척 신비하고 불가해한 과정을 의식했다. 끊어진 핏줄들이 서서히 이어지고, 쪼그라 붙은 살이 말랑말랑해지고-어깨의 딱딱한 껍질이 당장이라도 갈라져서 아직 자라고 꼬부라져서 무능력한 날개가 돋을 터였다. P641

 

내가 심한 고통이나 기쁨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되찾는 유일한 길은, 어휘의 마력으로 고통과 기쁨을 힐리는 것임을 나는 여러 전부터 잘 알았었다. P644

다양한 감정들로부터 자유를 되찾는 유일한 길은 글을 쓰는 . 내게는 그것 말고 다른 것이 있을까?

 

신성한 흐름, 땅속의 씨앗, , -모두가 순종한다. 인간만이 손을 들고 반항하여 법칙을 어기고 순종을 자유로 바꾸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의 피조물들 가운데 오직 인간만이 죄를 범할 능력을 부여 받았다. 죄를 범한다-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조화의 파괴를 뜻한다.

 

세상에서 인간에게 주어지는 가장 기쁨 하나는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부는 봄철에 에게 해를 항해하는 즐거움이라고 나는 새삼스럽게 느꼈다. P648

 

새와 별들과 더불어 나는 영원한 수레바퀴에 몸을 묶었고, 평생 처음으로 무엇이 참된 자유인지를 알았으니, 그것은 신의 밑에서, 그러니까 조화의 밑에서 스스로 멍에를 지는 의무였다. P650

 

이름은 영혼을 가두고, 어휘 속에 맞게끔 조이며, 다른 무엇으로도 대치하기 불가능하며 지극히 소중한 모든 요소들은 받아들이면서도 주어진 이름의 범주 바깥 요소들은 버리게끔 강요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나는 처음에는 새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못했다.

 

절대적인 자유는 혼돈으로 이끌어 가기 때문에 인간은 그런 자유를 옹호할 수가 없다. 만일 인간이 절대적인 자유를 지니고 태어난다면, 그리고 만일 그가 세상에서 쓸모 있는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면, 그의 의무는 부여받은 자유를 한계짓는 일이다. 인간은 한정되고 지정된 싸움터에서 하는 일만 치러 능력을 지닌다. 인간의 이런 무능력을 초월하고 싶다면 나는 그러한 인간적인 무능함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P651

 

어느 아침 잠에서 깨어났더니 예기치 않던 새의 이름이 공중에서 무섭게 반짝였다. 그것은 새가 아니라 무수히 많은 입들이 외치는 소리였다. 나는 당장 그것을 알아보았다. 내가 찾아 다니던 새는 미래의 외침, 바로 그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위해 자신을 괴롭혔고 투쟁을 벌였으며, 그것을 위해 내가 태어났다. 기쁨과 슬픔, 여행, 미덕과 , 나의 다른 모든 존재는 외침을 향해서 전진하는 과정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스도와 붓다는 도중의 정거장이었다. 나는 정거장들을 거쳐야 했고, 그런 과정은 숨은 새가 지나간 자취였으며, 내가 외침을 끌어내도록 도와주는 조수 역할을 했다.

 

이제 와서야 나는 그것이 나를 어디로 안내했으며 내가 무엇을 하길 기대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것은 내가 미래의 외침을 듣고, 외침의 원하는 바가 무엇이며, 그것이 부르고, 우리들을 어디로 부르는지 파악하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이기를 기대했다. P653

 

그것은 육체의 둘레에서 어른거리기만 하고, 두개골에서 솟아올라 바람에 깃발처럼 펄릭이는 불길은 보지 못한다. 그것이, 바로 그것이 영혼이다. 다라서 나는 신비주의적인 힘만이 손가락을 끌어 가게 용납했다. P654

 

진리보다 진실된 무엇이 존재할까? 그렇다, 전설이다. 전설은 덧없는 진실에 영원한 의미를 부여한다. 모든 방황이 이제 한데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어디에서 시작되었으며, 어째서 어디로 가는지를 아는 하나의 소중하디 소중한 여행으로 집약된다. 모든 멈추는 지점은 저마다 무의미한 우연의 장난이 아니라 운명의 계획이 그대로 실천됨을 뜻한다. 모든 여행은 인간으로부터 시작되어 희망의 숭고한 정상인 신에 이르기 위해 오르는 하나의 붉은 줄이 되었다. P655

 

나는 평생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죽음에도 새로운 의미를 주며, 인간에게 평화를 가져올 위대한 사상을 이룩하려고, 찌걱거리다 못해 찢어질 정도로 이성을 잡아 늘이기 위해 투쟁했다.

그런데 이제 보라! 시간과, 고독과, 피는 레몬나무의 도움을 받아 사상은 이제 하나의 이야기로 변했다. 기쁨이란! 축복의 시간이 왔으니, 벌레는 나비가 되었다. P658

카잔차키스가 영혼의 자서전을 썼던 시절 72. 정도의 나이가 되면, 나의 애벌레도 나비가 되어 있을까?

아버지의 말이 항상 옳았고, 그래서 아버지는 약점이 없었다. 나는 자주 이런 생각을 했다.-, 번이라도 잘못을 범했다면 아마 용기를 내어 아버지의 말에 반박을 해보았으리라. 하지만 아버지는 그럴 만한 기회를 번도 주지 않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런 면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나는 아버지의 입김을 받으며 살아가기가 싫었다. 어릴 적에 마음속에서는 미칠 듯한 반발이 터졌고, 당장 위험한 모험을 벌이려고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마음은 겁쟁이가 되었다. 그렇게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나는 행동의 터전에서 위대한 투쟁자가 되는 대신, 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글로  써놓을 도리밖에 없었다. 피를 잉크로 바꿔 놓은 사람은 아버지였다. P660

 

나는 순수하게 태어나지 않았지만 순수해지려고 싸웠다. 나에게는 미덕이 본성의 열매가 아니라 투쟁의 열매였다. 신은 그것을 나에게 그냥 주지 않았고, 나는 그것을 칼로 정복하기 위해 고생을 해야만 했다. 나에게는 미덕의 꽃이란 변형된 똥 무더기였다. P662

 

나는 내가 쓰는 모든 글은 고백이 되리라고 믿었다. 이것은 중대한 시간, 최후의 심판이었다. 보이지 않는 심판자 앞에 서면 마음은 스스로 지은 죄를 부끄러워하지도 않으며 떠들어 대기 시작한다. P664

 

봄이 왔지만 나는 아직도 어휘라는 야생 암말을 길들이려고 싸우며 고생했다. P665

 

나는 이성의 지시가 없이 글을 썼으며, 머리가 아니라 사타구니 근처에 자리 잡은 다른 힘이 나를 지배했다. 힘이 손을 이끌었고, 두뇌는 뒤를 따라가며 질서를 이룩했다. P667

 

크레타의 섬광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든 문제와, 자기보다 훨씬 우수한 본질과 싸움을 벌인다. 우리들의 가장 깊은 비밀, 표현할 참된 가치를 지닌 유일한 비밀은 표현되지 않고 항상 그대로 남기 때문에, 가장 위대한 승리자까지도 패배자로 나타난다.

 

죽음을 물리칠 힘이 없음을 나는 안다. 하지만 인간의 보람은 승리가 아니라 승리를 위한 투쟁에서 비롯한다.

 

인간의 보람은 오직 가지, 어떤 보상도 받지 않으며 용감하게 살다가 죽음으로써 얻는다. P670

 

그리스의 빛으로 목욕을 하고 나면, 육체는 눈멀고 다듬지 않은 물질이 아니라 빛을 발산하는 풍요한 영혼으로 충일하고, 자유롭게 내버려 두면 그것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며, 이성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올바른 길을 찾는다. P673

 

흙과 카밀레의 짙은 향기가 침묵으로, 또한 영원한 법칙에 기꺼이 순응하려는 욕망으로 가슴 속을 가득 채운다. 그렇지 못하고 만일 죽음의 달콤한 열매가 아직 내면에서 영글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화가 나서 반항하며, 그토록 이른 시기에 삶의 커다란 고민과 투쟁과 빛을 빼앗기기 싫다면서 반발한다. 그런 경우라면, 발에서 뿌리를 뻗어 내리기 전에 조상의 뼈와 두뇌로 이루어진 흙을 서둘러 씩씩하게 밟고 지나가서, 다시 신성한 체육관으로, 빛으로 뛰쳐나가야 한다. P674

 

내가 시를 쓰느라고 동원한 팔보격의 운율을 타고 항해하던 오디세우스는 절벽 끝에 자랑스럽게 꿋꿋이 서서, 희망과 두려움뿐 아니라 교만함까지도 없는 크레타의 섬광을 성취하고, 심연을 보아야 했다.

그날 이후로 삶은 달라졌고, 그래서 나는 이때를 <크레타 섬광의 >이라고 이름지었다. 영혼은 어디에 서서 어떻게 시선을 던져야 할지 알아냈다. 나를 괴롭히던 무서운 문제들이 차분히 가라앉아, 마치 봄이 오고 봄철의 가시덤불이 꽃으로 뒤덮이듯 미소를 지었다.

 

젊은 시절은 불안과 악몽과 회의뿐이었고, 성숙은 절름발이 해답에 지나지 않았따. 별과, 인간과, 사상으로 눈을 돌려봐도 혼돈뿐이었다. 그리고 한가운데서 빨간 발톱이 달린 파랑새인 신을 찾아냈을 내가 겪어야 했던 고뇌! 길을 하나 골라 끝까지 따라가서 보니-심연이었다. 겁이 나서 돌아선 내가 다른 길을 따라가서 보니, 끝에는 또다시 심연이었다. 다시 물러나 새로이 여행을 해도 똑같은 심연이 불쑥 앞에서 입을 벌렸다. 이성의 모든 길은 나를 심연으로 이끌어 갔다. 젊음과 성숙은 허공에서 전율과 희망의 말뚝 주위를 맴돌았지만, 이제 나이가 들자 나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며 조용히 심연 앞에 선다.

 

자신이 창조되는 중이었다. 나는 모든 열망을 오디세우스에게 맡겼으니, 그는 인간의 미래가 흘러 들어가도록 내가 파내는 틀이었다. 내가 열망했으나 달성하지 못했던 모든 것을 그는 달성하리라. 그는 미래를 창조하고 어둡고 밝은 힘들을 끌어내는 마력이었다. 믿음은 산을 움직이니, 그를 믿으면 그가 오리라. 누가 오는가? 내가 창조한 오디세우스가, 그는 원형이었다. P677

 

에필로그

고백은 끝났으니 당신이 심판하라. 나는 날마다 살아가는 자질구레한 얘기를 회고하지는 않았다. 그것들은 허섭쓰레기니까. 당신은 그런 쓰레기는 심연의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렸고, 나도 그랬다. 크고 작은 슬픔과, 크고 작은 기쁨이 곁들여진 삶은 때때로 나에게 상처를 주었고, 때로는 나를 어루만져 주었다. 하찮은 일상적인 일들은 우리들을 버렸고, 우리들은 그것들을 버렸다. 그런 일상은 되돌아가서 심연으로부터 건져 올릴 가치가 없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망각 속에 묻힌다 하더라도 세상은 아무것도 상실하지 않는다. 나와 같은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과의 접촉은 삶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나는 그들을 이해하는 실패했거나 경멸했기 떄문에, 또한 아마도 사랑받을 만한 가치를 지닌 사람을 별로 많이 만날 기회가 없었기 떄문에,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참새 같았으며, 나는 그들을 독수리로 만들어 놓고 싶었다. 나는 그들을 평범함과 일반성으로부터 풀어 주려는 노력을 시작했지만, 그들이 인내하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 보지도 않고 밀어 대기만 했으며, 그래서 그들은 땅으로 추락하여 으스러지기만 했다. 위대한 세이렌들과 그리스도와 붓다와 레닌처럼 죽은 다음에도 불멸한 자들만이 나를 매혹시켰다. P686

 

우리들은 꽃을 뿌린 그들의 길을 따르지 않고, 그들을 데리고 우리들의 길로 함께 갔다. 아니, 우리들이 그들을 끌고 가지는 않았고, 용감한 반려자들은 스스로 오름길을 따라왔다.

우리들이 평생 추구했던 바는 오직 험하고, 용맹하며, 파괴하지 못할 환상-본질이었다. 그것을 위해서 우리들은 신과 인간이 독을 얼마나 많이 마셨으며, 얼마나 많은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던가!

 

우리들이 추구하던 본질은 여러 이름으로 알려졌으니, 그것은 우리들의 추구가 이루어지는 동안 줄곧 가면을 바꾸었다. 때때로 우리들은 그것을 지상의 희망이라고,  때로는 지상의 절망이라고, 때로는 인간 영혼의 정상이라고, 때로는 사막의 신기루라고, 떄로는 파랑새와 자유라고 일컫는다. P687

 

모든 순수한 인간은 그의 내면에, 가장 깊은 그의 마음속에 신비한 중심을 지녔으며, 다른 모든 만물이 주위를 맴돈다. 신비한 소용돌이는 그의 사상과 행동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그로 하여금 우주 조화를 발견하거나 창조하게 도와준다. 어떤 사람에게는 사랑이 중심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인정이나 아름다움이 중심이며, 다른 어떤 사람에게는 지식에 대한 갈망이나 황금과 권력에 대한 욕망이 중심이다.

 

다스림을 받지 않는 무질서한 삶은 사방으로 흩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의 삶은 전체가 상승, 절벽, 고독이다. 우리들은 많은 동료 투쟁자들과, 많은 사상과, 거대한 일행과 함께 출발한다. 하지만 우리들이 올라가도 정상이 이동하여 자꾸 멀어지면 다른 투쟁자들과, 희망과, 사상은 숨이 차서 높이 올라갈 마음이나 능력이 없어져, 우리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P688

 

하지만 우리들은 육체와 비계의 무게에 눌려 영혼을 파괴하고, 우리들이 무엇이며 무엇을 이룩할 능력을 지녔는지 알지 못한 죽는다.

 

육체의 본질과는 달리 우리들의 내적인 불길은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강렬하게 타오른다는 진리를 당신은 나에게 가르쳤다.

당신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사나워졌고, 심연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용감해졌다. P689

 

이성이나 규칙이 나에게는 너무 답답해. 나는 물고기처럼 나는 안전하고 편안한 물에서 뛰쳐나와 광증으로 가득 보다 가벼운 하늘로 들어가지.

 

광증과 죽음으로 가득 , 아니 자유로 가득 바람을 나는 들이마신다. P691

 

해야 일이 눈앞에 닥쳤으니, 키를 잡고 두려워 말라.

뜻을 위해 젊음을 바치고, 눈물은 절대로 흘리지 말라. P693

 

당신의 마음은 강과 더불어 흘렀고, 당신의 인생도 함께 흘러 죽음으로 쏟아져 들어가 사라졌다. 가슴 아프고 반항적인 외침이 당신 마음속에서 용솟음쳤다. 여태껏 나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당신은 주먹을 불끈쥐며 생각했다. P694

 

나는 검은 잉크와 붉은 잉크로 경의를 나타내는 시를 써서 공중에 매달아 놓는다. P697

 

진주빛 달무리처럼

천국의 광채로 손짓해

떨리는 대지가 그를 부른다. P700

 

나는 젊음을 위해 눈물을 흘렸던가? 아니다!

참다가 숨이 막히니, 이제는 견디겠다!

마음이여, 우리들이 일은

때묻지 않은 자유의 날개를 힘차게 펼쳐

하늘에서 타버리는 것이니라!

손에는 칼을, 빛을 들었노라!

자유와 거룩한 고독을 찾으러

태양이 오르는 크레타로 향하라! P702

 

나도 톨레도의 좁은 골목들을 하루 종일 방황했다. P704

 

우리들은 이별의 고통을 잊으려고 술을 마셨다.

 

'너는 흙으로 빚은 눈을 통해 보지만, 나는 다른 눈으로 본단다. 너는 육체를 보지만 나는 영혼을 보지.' p705

 

우리들은 창피해서 울지 않았고, 성자들의 전설을 읽었던 우리 사람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영원히 헤어질 때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그들의 강인함을 부러워하며 그들과 똑같이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무슨 생각을 하지?' 침묵을 좇아 버리려고 당신이 물었다.

'아무 생각도 해요.' 감정을 감추려고 애쓰며 내가 말했다. P706

 

불을 깨운다는 ! 그것이 인간의 의무야! 불은 바위와, 사람과, 천사를 꿰뚫어. 내가 그리고 싶은 활활 타오르는 불이란다.

 

삶은 연옥이어서 우리들이 타버려. 우리들이 준비한 불꽃을 받아 빛으로 바꿔 놓는 천국이 맡아서 일이란다. 그런 일은 천국에 맡겨 두자고. p709

 

'균형은 정체를, 정체는 죽음을 의미한단다.' p710

 

'나는 확실한 대상을 추구해. 나는 가면들을 찢어 버리고 살이 떠오르게 하지. 나는 이렇게 생각해-살덩어리 alxx에는 틀림없이 어떤 불멸성이 존재한다. 내가 추구하고 그리려는 바가 그것이지. 가면이나 살이나 아름다움 따위 다른 것들은 모두 기꺼이 티치아노나 틴토레토 같은 사람들에게 넘겨주고, 그들이 그런걸 즐기기만 바라지!' p711

 

선택은 스스로 하라!

 

나는 신이나 악마, 누구의 손에서 활이 당겨졌는지를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나보다 훨씬 위대하고 순수한 힘이 계속해서 겨누어 화살을 쏘았다고 느꼈으므로 나는 기뻐했다.

 

생애 전체는 비정하고 만족을 모르는 손에 들린 활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손들이 얼마나 자주 활을 부러질 지경으로 당기고, 힘껏 당겼는가! '부러져라!' 그때마다 나는 소리쳤다. 어쨌든 당신은 나에게 선택하라고 명령했으며, 할아버지시여, 나는 선택했다.

 

싸움이 끝나려고 한다. 나는 이겼는가, 아니면 패배했는가? 비록 상처투성이지만 그래도 아직 내가 혼자 힘으로 서서 버틴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마음은 상처로 가득하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 P714

 

<영혼의 자서전에 관하여 - 엘레니 카잔차키

그는 죽음이 찾아오면 뼈만 자루 추려 가기를 바랐다. P715

 

그는 사상을 <낳고> 짐을 벗어 버렸다.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면 그는 카크리디스 교수와 함께 번역하던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매달렸다. p717

 

그는 <영혼의 자서전> 때맞춰 끝내지 못했으니, 다른 원고들처럼 고쳐 시간이 없었기 떄문이다. P718

 

죽음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그녀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니까….

 

<영혼의 자서전>에는 사실과 허구가 뒤섞여 있는데, 진실이 대부분이고 최소한의 환상이 가미되었다. 날짜가 바뀐 곳도 많다.

 

그러나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 만일 다시 시간이 주어졌더라면 그는 <영혼의 자서전> 고쳐 썼으리라. 정확히 어떻게 고쳐 썼을는지 우리들은 모른다.

실제로 그의 삶은 신성함, 인간의 고뇌, 기쁨, 그리고 고통으로-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고귀함>으로 가득했다. P719

 

'신의 관점에서- 행동 뒤에 숨은 목적에 의해서 나를 판단해야 하오'

 

우리는 카잔차키스를 그렇게 판단해야 한다. 그가 무엇을 했느냐. 또는 그가 행동이 가장 숭고한 가치를 지녔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가 무엇을 하기를 원했느냐, 또는 그가 원하던 행동이 그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들을 위해서 숭고한 가치를 지녔느냐를 판단해야 한다.

 

<적선하시오, 형제들이여! 사람이 나에게 15분씩만 나눠주시오.> , 약간의 시간만, 내가 일을 마치기에 충분한 약간의 시간만이라도 얻었으면 좋겠소. 그런 다음에는 죽ㄱ음의 신이 얼마든지 찾아와도 좋아요.'

 

그대가 그토록 사랑했고, 그토록 그대를 사랑했던 사람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가 시작한 모든 일이 꽃피고 열매를 맺으려는 때에 꺾였고, 그렇기 때문에 그대는 웃으면 된다 .p721

 

옮긴이의

하나의 삶을 받아 살아가는 과정에서 인간이 이룩하는 커다란 얘기가 권의 책에 담겨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1885 2 18 크레타에서 태어나 아테네 대학교에서 법률으 공부했지만, <영혼의 자서전>에서 보듯이, <오름> 꿈과 투쟁을 추구하며 평생 방랑했다.

 

카잔차키스는 예술이나 사상보다 종교적인 삶의 의미를 찾는 성향이 훨씬 강했다는 사실이다. P724

 

그의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성격은 비관주의와 허무주의이다. p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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