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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일 05시 50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어느새 구본형 읽기의 마지막 책이다. 지난 한달간 구본형 선생님에 대한 책을 읽었다. 비록 직접적인 만남은 없었으나 책으로, 인터뷰로, 연구원들의 글로, 동영상으로 그렇게 선생님을 만났고 우리 둘만의 정신적 교감을 통한 즐거운 여행을 했다. 확실히 그 전보다 선생님을 더 잘 알게 되었고 사랑하게 되었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정말 잘한 것이었고 내가 선택된 것에 내가 아는 모든 신들께 감사를 드린다. 무엇이 나를 이 길로 이끌었는지 지금도 알 수 없지만, 나는 선생님이 나를 여기로 데리고 온 것 같다. 저 어딘가 반짝이는 별이 되어 나를 비추고 지켜보면서 우주적 교감에 의해 나에게 길을 인도해주시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는 두 명의 자기계발 전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물론 더 많다는 건 알고 있다.) 이른바 자기계발 분야의 양대산맥. 한 명은 공병호 작가였고, 다른 한명은 바로 선생님이었다. 사실 구본형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은 공병호 작가 덕분이었다. 공병호 작가의 여러 책을 통해 자기계발의 중요성을 인식해 가고 있던 찰나에 구본형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두 분 다 1인 기업가이다. 자기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으며 강연도 하고, 공병호 박사는 아카데미, 선생님은 연구원, 꿈벗 등 이름은 다르지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동일한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는 분들이지만 확연한 차이가 있다. 어느 것이 옳고 그름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공병호 작가는 다작을 한다. 내가 알기로는 이래저래 합치면 100권이다. 반면 선생님은 1년에 한권이다. 선생님이 1권 밖에 못써서 그런 것은 아님은 다 알 것이다. 교육과정도 공병호 박사의 아카데미는 1일 과정이다. 반면에 선생님의 제일 짧은 꿈벗이 23, 연구원은 2년이다.

 

선생님은 바쁘게 살지 않는다. 책과 강연이 선생님에게 중요하지만 그것이 주()가 되지 않도록 경계하셨다. 선생님은 성공에 대해 말씀하시지 않는다. ‘변화에 대해 말씀하신다.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진정한 자기 변화에 대해 강조한다. 변화가 왜 중요하고 어떻게 하면 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도 제시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다른 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 자신이 경험하고 적용했던 것이다. 결국 그 변화에 성공하면 성공은 자연히 따라오는 법이니까.

그리고 사회적 공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책과 강연만으로 독자와 청중들에게 충분히 공헌하고 있었지만 꿈벗과 연구원 제도를 통해 더욱 더 실질적인 공헌을 추구하였다.

가장 중요한 한가지는 선생님에게는 사람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좋다. 연구원 과정은 돈이 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오히려 선생님의 시간을 많이 빼앗는 과정이고 연구원 자체도 힘들지만 선생님도 자기시간과 자기노력을 소비해야 하는 곳이라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매년 그렇게 연구원을 운영해 오셨다. 연구원 선배들을 보면 그 과정 속에 수련의 고통을 토로하지만 결국은 행복한 모습이고 선생님을 기억하는 모습들이 행복해 보인다. 선생님과의 보낸 시간들을 얘기들으면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분이다. 비오는 날 사람들과 소주한잔 할 줄 모르는 사람과 어떻게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까.

 

선생님은 역사학자가 되어 혁명사를 전공해보고 싶어 하셨다. 그리고 대학에 남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것이 꿈이었다. 도중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역사학 교수가 되지 못했다. 그 후 20년을 거쳐 지금의 선생님이 되었다. 그리고 선생님은 얘기한다. “나는 지금의 내가 좋네. 나는 자유와 독립 없이는 살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네. 내가 되기 위해 그 긴 세월을 둘러왔네.“ 어쩌면 역사학 교수보다 변화경영사상가가 된 것이 훨씬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변화의 씨앗을 이 세계에 많이 뿌리고 계시고 제자들을 통해 또 연결되고 있다. 한 달간 구본형 선생님과 여행을 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소주한잔 꼭 드리고 싶었었는데......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 책의 편지는 실명이 없기 때문에 대상이 누구인지 짐작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다음에 소개할 편지는 큰 딸에게 보낸 편지이다. 가족에게 보낸 편지가 안 보이길래 적어본다. 딸에 대한 선생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글로 제출하는 과제는 딸에게도 적용되었다.

 

해린이에게(큰딸이 중학교 시절 거짓말을 했을 때 쓴 편지)

 

사람은 잘못을 통해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대가는 치러야 한다. 너는 어제 한 친구에 대한 배려를 위해 부모를 속였다. 너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했고 아빠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했으며 서로의 신뢰를 저버리게 했다. 세상에는 한순간의 욕망과 그릇된 판단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이 많다. 호화로운 재벌이었다가 전 재산을 잃은 사람도 있고 존경받는 지도자였다가 위선의 탈이 벗겨지면서 명예와 지위를 잃은 사람도 있다.

잘못의 시작은 언제나 자신을 정당화하는 데서 시작된다. 먼저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일 준비를 한다. 거짓말이 발각되면 스스로 무너져 당당함을 잃고 자기가 쉽게 속일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 앞에 무릎을 꿇고 구걸하게 되는 것이다.

그때는 이미 모든 것을 잃고 난 후다. 거짓말은 바로 그런 것이다. 거짓말의 중독에 걸리면 나중에는 죄의식조차 갖지 않게 된다. 지금 고치지 않으면 너는 결코 존경받는 사람이 될 수 없다.

존경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스스로 엄격하게 대해라. 스스로 좋아하는 사람이 되도록 애써라. 한 달 동안 다음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일주일에 한 번, 한 페이지씩 정리해 아빠에게 제출하도록 해라.

1. 사람이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유-이번 사건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아라

2. 거짓말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

3. 10년 후 내가 바라는 스스로의 모습

4. 10년 후 내가 바라는 모습의 인간이 되기 위해서 내가 당장 시작해야 할 일들

거짓말을 하게 된 딸에게 내긴 과제, 역시 선생님이다.

 

2.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여는 편지

 

5. 우리는 참 많은 이야기를 편지로 나누었습니다.

나도 우리 아이들과 편지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아이들이 내가 쓴 편지내용을 나이가 어린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아비가 편지를 쓴다는 자체에 더 관심을 두겠지만 언젠가는 아이들도 나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고 나중에 다시 아비에 대한 추억으로 남아 있지 않을까. 그 만큼 편지는 위력적인 것이다. 다산 정약용의 경우도 그렇고 퇴계 이황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퇴계 이황은 큰 아들과 516통의 편지를 쓰면서 집안의 작은 대소사부터 개인적인 심경을 얘기할 정도였다고 한다.

 

5. 책에 대한 생각, 삶의 빛과 그림자에 대하여 가지게 된 생각을 소중히 기억하도록 해라. 기억한다는 것은 매일매일의 생활속으로 너의 희망을 불러들여 구체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중한 기억을 잊지 않고 항상 마음에 새겨두고 일상속에서 구체화한다.

 

6. 생각과 삶이 같아질수록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게 된다. 자신의 일상에서 아름다운 나로 거듭나는 모습을 확인하는 과정이야말로 성숙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출발점은 생각과 삶이 일치하도록 해야 한다. 몽상이 아닌 생각과 삶과 관련되는 생각이 필요.

 

6. 그들은 단지 자신의 욕망을 깊이 들여다보고, 공익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삶을 이루어갔던 것이다.

욕망은 나쁜 것이 아니다. 자꾸 이 사회가 욕망을 통제하고 밖으로 드러내면 안되는 것으로 강요한다. 욕망이 없는 개인은 죽은 사람과 같다. 욕망은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출발점이다.

 

6. 무엇을 아주 잘한다는 것은 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전문성의 아름다움이다. ‘나를 좋아하는 내가되기를 기원한다.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다음에 전문가가 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전문가는 오래가지 못한다.

 

6. 편지는 시간이 지나도 이렇게 남아 있습니다. 그때의 기억과 냄새를 간직한 채로.

내가 이 세상에 사라지더라도 아이들에게 남긴 편지 몇 통은 그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남아 있을 것이고, 나를 아주 가끔은 기억해줄 좋은 수단이라 생각해 본다. 오늘부터 아이들에게 시작해 보려 한다.

 

7. 가끔 좌표를 잃고 헤맬 때, 다시 꺼내어 그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길 바라셨을 겁니다.

 

7.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고심했을 그 편지들 속에는 제가 가장 빛날 수 있는 길로 이끌어 주는 따뜻한 응원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7. 푸른 하늘과 흰 구름 그대 웃는 얼굴

    좋은 날 이곳에서 그대들에게 보내니

    오늘 눈부신 하루되시길

 

1. 잡다한 일로 꼭 하고픈 일을 못하는 P에게

 

13. 너의 다양한 관심과 즐거운 일을 하며 살고자 하는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기질로 태어났으니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왜 안타까운걸까? 다양한 관심과 즐거운 일을 하다보면 진정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지 않을까?

 

13. 나는 네 편지를 읽으며 화가 났다.... 그러니 행간에 숨어 있는 나의 분노와 안타까움을 놓치지 말고 함께 읽어주면 좋겠구나.

수신자인 P가 부럽다. 선생님이 얼마나 애정을 가지셨으면 이런 분노와 안타까움으로 편지를 썼을까? P이면 박이 분명한데....

 

14. 너 스스로를 잡다하게 쓰고 있기 때문이다. 너는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하면서 또 다른 일들을 벌이기 시작한다. 이 일과 저 일이 서로 도우며 삶으로 결집되어 하나의 형체로 수렴되는 모습이 아니라, 에너지가 사방으로 분산되는 모습이다.

예전에 멀티플레이어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도 이것을 믿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멀티플레이는 할 수 있다. 그러나 멀티 플레이어는 없다. 그만큼 제대로 팔수 없기 없기 때문이다. 한 우물을 파는 사람과 여러 우물을 파는 사람 중 누가 더 깊은 우물을 팔수 있을까? 답은 나와있다.

 

14. 힘과 힘이 만나 서로 돕지 못하고 갈라져 흩어지더니 이내 소진되는 모습을 나는 지켜본다. 힘이 모아지지 않으니 네가 가지고 있는 공력을 제대로 쓸 수 없는 것이다.

 

15. 네 하루하루의 글은 그저 잡다한 잡문이 되어 머물고 만다. 너는 하나의 조각가가 작품을 만들 듯 한 작품에 힘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얼마 동안 타오르는 열정으로 한 나무 조각을 파다가 이내 그만두고 다른 나무 조각을 깎기 시작한다. 네 주위에는 파다만 조각들만 즐비하다.

내 영혼의 공간에도 마찬가지다. 하려다 만 것들이 너무 많이 떠돌아 다닌다. 그러니 집중을 못하는 것일수도 있다. 하나의 생각, 하나의 마음, 하나의 행동

 

15. 늘 글을 쓰니 나는 너를 작가라고 부르고 싶지만, 한 권의 책도 없으니 사회는 너를 작가라고 부르지 않는다. 제대로 된 작품이 하나도 없으니 너를 조각가라고 부를 수도 없다.

남의 인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 것은 좋지만 남이 나를 보는 사회적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

 

15. 너는 분산되어 있어 어디에도 온전한 너가 없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 그 어느 것도 딱 떨어지게 마땅한 직업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나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2의 인생의 출발점이다. 하고 싶은 것은 많다. 다 하면 좋겠지만 내 것이 되는 것은 하나일 것이다. 서선대사의 말 이 일은 마치 모기가 무쇠로 된 소에게 덤벼드는 것과 같으니, 함부로 주둥이를 댈 수 없는 곳에 목숨을 걸고 한번 뚫어보면 몸뚱이째 들어갈 것이다.’ 그래 달라지려고 하는 나, 새로운 것을 하고 싶은 나. 단 하나의 일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16. “살고 싶은 대로 산다는 것은 내가 즐겨 쓰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즉흥적이라는 말이 아니다. 때때로 살아지는 대로, 마음이 흐르는 대로 반응하는 것이 더할 수 없는 자유로움이지만 그것 때문에 나의 내면의 규율과 북소리가 꺼지는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그런 것이다.

욕망대로 살아야 한다. 욕망을 감추고 통제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되지만 나만의 확고한 원칙이 수반되어야 한다.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지만 그것이 방종이 아니듯이.

 

16. 프로가 되려면 오래해야 한다. 오랜 집중과 반복되는 훈련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영역을 고르라는 것이다. 좋아하므로 그 길고 오랜 여정을 견딜 수 있고, 그리하여 고된 수련이 주는 깊어지는 숙성의 기쁨을 얻으라는 것이다.

박지성은 정말 축구를 좋아해서 했을까? 할게 이것밖에 없어서 했을까?

발레리나 강수진, 피겨여왕 김연아는 과연 자기가 그것을 좋아서 선택했을까? 부모님이 시켜서 한 것일까? 하다보니 잘하니까 계속 길을 걸어간 것일까? 어떤 것이 답일지 모르지만 그들은 자기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16. 프로가 되는 훈련은 그 길 앞에 놓인 크고 작은 산들을 넘는 것이다. 어느 날 절벽처럼 나타난 바위벽 앞에 서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정신은 두려움에 떨게 될 것이다. 그러나 뜻을 세운사람은 그 바위벽을 타 넘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 어려움을 넘어서면 그 아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올라올 때의 괴로움이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절망적 용기로 전환된다.

 

16. 절망적 용기란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나는 이제 되돌아갈 수 없다. 무엇이 나를 기다리더라도 나는 모든 장애를 물리치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17. 나는 내 길에서 물러설 수 없게 된다. 나는 나의 영웅이 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 용기를 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17. 그것이 프로다. 이것저것 쉬운 단계에서 잠깐의 열정으로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빨리 습득되는 작은 재주를 자랑해서는 안된다. 아마추어의 다양한 재미는 결코 프로의 깊은 맛을 따를 수 없다. 그래서 운명이 널 찾아오면 그 일에 너를 다 던지라는 것이다.

나는 나의 운명이 찾아왔다. 나를 다 던져야 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목숨걸고 다 던져봤는데 아니라면 미련없이 털고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순간 목숨걸고를 가볍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너는 지금도 목숨걸고 있느냐고 물어본다면 자신있게 대답할수 있겠니.

 

17. “나는 이 길을 갈 것이다. 이것이 나의 뜻이다. 나는 나를 다 던져 이 일로 유명해지리라.” 다른 잡다한 일로부터 너를 정리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17. 연습과 훈련은 하나의 작품 안에서 끝까지 갈 수 있을 때 고루 습득되는 것이다. 그래야 프로의 기술로 이어지게 된다. 일단 프로가 되려는 뜻을 세우면 다음과 같은 원칙을 스스로 세워 지켜야 한다.

 

17. 첫째, 매일 일정한 시간을 하나의 일에 집중 투입해라. 이때는 반드시 이를 지원하는 습관의 힘을 빌려야 한다. 하나의 주제에 집결됨으로써 앞으로 나올 책의 장절이 되고 꼭지가 된다. 때가 되면 솥에서 밥이 익듯 먹을만한 것이 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유명한 만시간의 법칙도 다 이런 것에서 연유한 것이다. 꾸준함. 지속, 단련

 

18. 둘째, 번거로운 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켜라. 정신과 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너만의 쾌락을 구하도록 해라.

불필요한 주변을 정리 그리고 나만의 의식 찾기

 

18. 셋째, 필요한 만큼의 금전은 벌어야 한다. 집중하기 위해서는 생활에 너무 쪼달리면 안된다.

동의한다. 길게 보고 가야 하니까. 단기간은 궁핍하게 살수 있다. 그 기간이 늘면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다.

 

19. 네 안에 들어 있는 무수한 아마추어들에 맞서라. 나는 사람들이 종종 한 길을 갈 때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언덕과 가파른 계곡 앞에서 되돌아오는 것을 많이 보았다.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어 그 길로 가면 참 좋은 전문가가 될 수 있겠다 여긴 사람들이 바로 그 자리에서 흥미를 잃고 다른 길로 접어드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들 자신도 그걸 안다. 이 고개, 이 바위를 넘으면 더 나아갈 수 있고, 더 잘하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때부터 찾아오기 시작하는 훈련과 땀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누구나 이런 고비를 한번씩은 맞게 된다. 피할 것인가? 맞서 싸울 것인가? 당연히 선택은 싸워야 한다. 싸우지도 않고 피하는 것은 훗날 인생을 돌아봤을 때 깊은 후회로 남을 것이다. 지금 이순간 뒤돌아 봐도 후회되는 순간이 많다. 앞으로 인생에서는 후회하는 순간이 없도록 맞서 싸우자

 

20.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는 작업화 과정으로 이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불안정하다. 재주가 많은 팔방미인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모두 이런 것을 경계하라는 교훈이기도 하다.

 

20. 그래서 나는 원칙을 정했다. 스스로 물어오기 전에는 어른에게는 이런 조언을 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 진다. 자기 삶도 제대로 살지 않으면서 감히 누가 인생에 끼어들어 조언을 한단 말인가

 

21. <맹자>불영과불행불(不盈科不行)”이란 말이 있다.

물이 흐르다 웅덩이를 만나면 그 웅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비로소 앞으로 나아간다.”

 

21. 작가가 되어 살아도 좋겠다고 마음먹었으니 매일 글을 쓰고, 그 글들이 페이지마다 연결되어 같은 방향으로 물길이 되어 흐르게 해라. 혹 커다란 웅덩이가 나타나 물길이 막히고 고여 더 나아가지 못할때도 쉽게 던져버리고 다른 주제, 다른 영역, 다른 재미로 도망가지 말고 매일 그 커다란 웅덩이를 조금씩 채워가거라. 그 거대한 웅덩이가 다 차면, 그때 비로소 호수가 만들어진다. 웅덩이가 클수록 호수도 커진다. 채우는 시간이 길수록 수량이 풍부한 호수가 되는 것이다.

 

21. 기억해라. 신은 누구에게나 공헌할 수 있는 특별한 역할을 맡겼다. 너를 잡다하게 써 낭비하지 마라. 너를 딱 맞는 네 일에 집중해 쓰도록 해라. 그리하여 오래 그 일을 배우고 좋아하고, 이윽고 그 일로 먹고살고 즐길 수 있는 통달한 경지에 이르기를 바란다.

밥 먹고 대충 살다가 가라고 내가 태어난 것은 분명 아닐 것 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꼭 찾을 것이다. 대신 이것 저것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2. 세계 여행의 마지막 여정을 앞둔 B에게

 

25. 세상을 알고 저를 알기 위해 세계 일주라는 이상적인 삶을 살아보았습니다.

세계 일주가 분명히 도움이 되긴 도움이 되나 보다. 그러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인생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거기에 동참한다. 우선 제주도 한달살기. 한달살기가 열풍이다. 이유는 들어보면 그럴 듯하다. 제주도 역시 출장을 포함하면 30번 이상을 갔지만 그 매력을 많이 느끼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나도 단순한 볼거리 위주의 관광이 아닌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찾아 볼 것이다.

 

26. 세상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기 위하여, 뻔한 인생이 네 안에 들어와 자리 잡기 전에, 너는 이곳을 떠났다....너는 이제 세상으로부터 귀환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두려움 속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짧은 여행도 돌아갈때쯤이면 두려움 있는데 하물며 6개월의 여행은 어쩌면 당연한 감정이다.

 

26. 그때 그는 훌륭한 결심을 하게 된다. 바로 자신에게 더할수 없는 선물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이 젊은이는 자신이 보고 싶은 모든 책에 파묻혀 보낼 계획을 세웠다.

젊은 나이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는 결정했다. 그리고 우뚝 자신을 세웠다. 나도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그리고 연구원 1년의 축복을 얻었다. 5년에 비해 1년은 짧은 시간이지만 이 1년은 나에게는 시작이다. 시작을 잘 끝맺어야 한다.

 

27. 그에게 영향을 준 작가들은 이런 모두 읽기방식으로 그의 스승이 되어 주었다. 그에게 벌이가 없던 우드스톡에서의 생활은 지독히 가난한 세월이었다.

 

27. 그는 젊고 명민한 5년을 자신에게 선물하면서 다음과 같은 마음의 약속을 했다고 한다.

아무런 책임질 일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즉 방랑을 할 때는 미래에 대하여 생각하면 안된다. 특히 다음 두가지에 대해서는 결코 생각해서는 안된다. 하나는 굶은 것이고, 또 하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이다. 방랑하는 시간은 긍정적이다. 성취에 대하여 생각해서는 안된다.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근데 나는 두 번째만 생각하면 되네. 행복하다. 성취는 다음에 생각하고 읽고 쓰고 달리고 낭송하자.

 

28. 뜻밖의 일이 또 다른 뜻밖의 일을 뒤따르듯이 말이다. 그러나 나중에 돌아보면 그야말로 완벽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모든 것이 그야말로 뜻밖이며, 그야말로 적시인 것이다. 이 패러독스, 나는 이것이 삶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므로 순간순간 삶의 떨림과 충만함을 따라가라고 조언하고 싶구나.

 

28. 인생은 여행처럼 즐거운 자유로 만발해 있다. 우리가 자유를 느끼는 순간 모든 것이 가능성이고, 모든 것이 나서서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순간도 나에게 끊임없이 말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내가 알아듣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언젠가 갑자기 내 머릿속에서 들릴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낭비하지 않고

 

28. 어떤 사람은 자기 천복을 한번도 좇아보지 못하고 산 셈입니다. 천복 같은 것과는 상관없이 성공을 거두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런 성공으로 사는 삶이 어떤 삶일까 한번 생각해보세요. 평생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해보지 못하고 사는 그 따분한 인생을 생각해보세요. 나는 늘 말합니다. “육신과 영혼이 가자는대로 가거라일단 그런 느낌이 생기면 그 느낌에 머무르는 겁니다. 그러면 어느 누구도 우리 삶을 방해하지 못합니다.

~~나는 진짜 행복한 사람이다. 천복을 한번이라도 쫓기 위해 이렇게 길을 가고 있으니...

 

29. 그들이 체험한 우연한 사건들은 그들로 하여금 내가 살아 있구나.”라는 우주적 떨림으로 몰아갔고, 그들은 그 순간을 절대로 잊지 않음으로써 의식의 변모를 이루기 시작한 것이다.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시작된 변경연 연구원. 나에게는 우주적 떨림이다.

 

29. 돌연한 삶의 각성이 일어나면, 우리는 과거의 삶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마치 도를 닦는 선승의 돌연한 깨우침이 그를 전혀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이끌어가듯, 한 번 일어난 정신적 각성은 과거의 삶을 단숨에 폭발시켜 새로운 세계로 돌진하게 하는 추진력을 얻게 만든다.

 

30. 그러나 내가 어떤 일에 천복을 느끼는지 그것은 압니다....,, 우리는 늘 이와 비슷한, 천복에 닿은 것 같은 조그만 직관을 경험하고 있지요. 그걸 잡는 겁니다. 그걸 잡으면 무엇이 어떻게 될지 아는 사람도, 가르쳐줄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 자신의 마음 바닥으로 그걸 인식할 도리밖에 없어요....어떤 떨림, 내가 우주와 공명하고 있다는 그 느낌이 들면 그것에 진실해야 합니다. 그때는 사자의 주둥아리에 머리를 들이밀고 될 대로 되라고 믿는 용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한번 부딪쳐 보는거다.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지금와서 방법은 없다. 뒤는 낭떠러지이다. 무조건 전진

 

31. 우연을 도약으로 승화시킨 인물들의 결정적 선택의 순간에는 거의 예외없이 지금 가지고 있는 불안전한 안정을 던져버리고 새로운 길로 들어선다는 것이다. 그 돌아섬. 그것은 포기나 실패가 아니다.

난 내가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다른 길을 선택한건 오로지 내 자유의지이다.

 

31. 내가 아닌 것을 버림이 곧 모험이 시작되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버리지 못하면 얻을 수 없다. 너는 미래의 안정을 버리고 하고 싶은 떨림을 찾아 나서지 않았느냐?’

 

31. 부처의 가르침처럼 모든 슬픔의 근원은 집착이다. 그동안 너를 몰아온 불편한 집착을 놓아버리는 순간 너의 영혼은 날아오를 것이다.

 

31. 자신을 떨리게 한 우연한 각성에 다다른 사람들은 모험이 없는 인생은 로망이 없는 연애처럼 지루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31. 리얼리스트가 아닌 시인은 시인이 아니다. 그러나 리얼리스트에 불과한 시인도 시인이 아니다.

 

32.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마음속에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품자.

그러나 그 꿈도 계속 간직하고 리얼리스트로 살아간다면 언젠간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 변경연 연구원이 나에게는 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리얼의 세계로 들어왔다.

 

32. 회사는 밥이고, 일상이고, 땀이고, 속박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지치고, 반복하고, 눈치 보고, 할 말을 참는다. 현실은 우리가 리얼리스트가 되도록 한다. 좋다.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땅에 뿌리내린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꿈을 꾸자. 하늘로부터 받은 모든 영감을 동원하고 지혜를 빌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기도해보자.

 

32. 이쯤 되면 나는 세상이 만들어주는대로 사는 수동성에서 벗어나 세상 속에 내 생각하나가 숨쉬고 자라나게 하는 작은 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내 마음대로 작동하는 우주 하나가 생겨나는 것이다.

나만의 우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32. 너의 두려움, 그 두려움 앞에 움츠러드는 열정, 그리고 막상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의 불안은 오히려 본질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나팔수들이다. 바로 너의 정신적 각성이 인생의 변곡점과 도약점에 서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33. 꿈은 미래를 지향하고, 마음은 현재의 살아 있음을 감지할 때, 삶은 올바른 방향으로 지금을 음미하며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33. 인생을 하고 싶은 일로 가득 채우는 일, 그 일보다 신나는 일이 어디있겠느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보내기에도 너무 짧은 인생인 것을.

벌써 43살이다. 앞으로 얼마나 살지 모르지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늙음이 두려운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할수 없는 육체가 두려운 것이다.

 

3. Y에게 젊음은 미리 늙지 않은 것이다.

 

38. 그때 문득 이 밤이 나쁘지 않다는 느닷없는 생각이 들었다네. 봄눈이 미친 듯이 쏟아지는 이 밤, 눈길을 걸어 집에 가도 나쁘지 않으리라. 옷깃을 세우고 잠시 망설이는 나를 몰아 눈길을 걸어보기로 했네. 마음을 먹자 그 길은 즐겁고 특별한 작은 모험처럼 여겨졌다네.

진짜 어떤 날은 그냥 걷고 싶을 때도 있다. 요즘 나는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가거나 뛰어서 이동한다. 차를 타고 가면 10분 정도이지만 걸으면 30분이다. 시간으로 보면 손해이나 30분이 주는 효과는 크다. 나에 대한 생각 그리고 가족에 대한 생각, 미래에 대한 생각 등 온갖 생각들이 나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다 20분이 넘어서면 생각이 없어진다. ~~ 힘들어. 그냥 차타고 갈걸..

 

39. “나는 이 강연회에 가지 않겠습니다. 매력적이지 않아요. 내가 거절할 수 없는 이유를 만드세요.”

멋지다. 메일을 보낸 젊은이도 황당했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답변이다. 그러나 희망을 가질수 있으면서 강사를 초청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볼수 있는 재치있는 문장이다.

 

40. 나는 종종 젊은이들이 너무도 빨리 밥벌이와 친해지는 현상을 보곤 한다. 너무도 빨리 경제적 필요에 무릎을 꿇는 것을 자주 목격하지. 아이를 가르치는 데는 전혀 흥미가 없으면서도 오랫동안 교사 일을 할 수 있다는 안정성 때문에 교직에 목을 매는 젊은이를 보았다네. 국민에게 봉사하는 즐거움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으면서 사기업보다 10년은 더 다닐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 젊은이들을 보았네.

나도 이제야 이런 것이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젊은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바로 부모, 이 사회가 문제인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지금 현재 우리 아이들이 받는 교육은 아직 예전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애들을 잡아줄 수 있는 건 부모이다. 애들을 현재 체계에 밀어넣지 말고 피라미드 조직이 이 사회가 다는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41. 지금은 지식사회이고, 창의성이 최고의 미덕인 시대라네. 기업은 창의성에 목매고 있지. 그런데 열명의 대학생 중에서 아홉 명은 비슷한 인생을 가지고 있다네. 비슷한 생각, 비슷한 경로, 비슷한 스펙에 꽁꽁 묶여 있지. 우습지 않은가? 자신만의 차별적인 인생 스토리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창조성이 생명인 사회를 맞이한다는 말이네.

 

41. 나는 젊음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바로 아주 많은 우연한 사건들속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용기라고 생각하네. 지나고 보니 인생은 결국 여러 크고 작은 사건들로 짜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41. 계획대로 일이 이루어져 기쁘기도 하고, 오래 준비하고 바라던 일이 무산되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는 삶에 당황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지내기도 하지만, 결국 그 사건들이 곧 인생의 내용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네.

하나 하나의 사건들이 결국은 내 인생을, 나만의 세계를 확립하는데 중요한 기초가 되는 것이다. 여러 사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튼튼한, 다양한 풍광을 지닌 세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41. 누군가의 삶이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가 되려면 그 사건들이 흥미진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은 커다란 사건만을 추구하라는 뜻이 아니라네.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이든 그것을 훌륭하게 재해석해낼 수 있는 힘에 달려 있다네.

 

41. 20세기 가장 위대한 혁명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체 게바라는 원래 의사였다네. 하지만 20대 초반 의학도 신분으로 떠난 7개월간의 라틴아메리카 여행이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지. 그는 거창한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니었다네. 고국인 아르헨티나 너머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모험의 열정에 이끌려 친구인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중고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길에 올랐지. 하지만 여행을 하고 난 후에는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완전히 뒤바뀌었네.

 

42. 그는 이 여행에 대해 기록한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네.

아르헨티나 땅에 다시 발을 디디는 순간, 이 글을 쓴 사람은 사라지고 없었다. 이 글을 다시 구성하며 다듬는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다. ‘우리의 위대한 라틴아메리카 대륙을 방랑하는 동안 나는 생각보다 많이 변했다. 그 깊이는 내가 생각하는 정도를 넘어선 것이었다.

 

42. 체 게바라가 여행을 통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과거의 그를 사라지게 했을까? 그는 우연히 칠레의 한 노동자 부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면서 이곳 사람들의 현실을 체험하게 되었다네. 그는 추운 밤 담요한장 없이 부둥켜안고 자는 노동자 부부에게 하나뿐인 이불을 건네주었지. 그는 당시 경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네.

그것은 내가 겪은 가장 추었던 경험 가운데 하나였지만 낯선 이 인류에게 좀 더 다가간 느낌을 갖게 해 준 경험이기도 했다.” 체게바라는 그 여행에서 이런 장면들과 무수히 마주치게 되면서 의사도 성직자도 아닌 혁명가로서 길을 택하게 되었던 것이네.

 

43. 사건의 크기가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 전해지는 깨달음의 크기가 인생을 바꾸는 것이라네. 사건을 해석하는 힘을 키우고 그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우주가 천둥처럼 전하는 그 목소리를 놓치지 말게. 자네라면 내 이야기가 현실성이 결여된 이상주의의 근거 없는 믿음이라고 여기지 않으리라 믿네.

 

43. 지구상의 생명체 운명은 우주의 생명과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네. 우리 속에 우주가 들어있다는 말은 전혀 우스운 말이 아니라네.

우주와 난 전혀 별개의 존재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내가 태어난 것은 우연이 아닐수도 있다는 주장이 그리 허무맹랑하게는 들리지 않는다.

 

43. 카를 구스타프 융의 말을 기억하게.

꽃봉오리가 열리고 보잘 것 없는 것으로부터 위대한 것이 태어나는 인생의 정점에서, 하나는 둘이 된다. 늘 우리의 내부에 존재했지만 보이지 않았던 이 위대한 모습은 대 각성을 촉구하며 지금까지의 내게 정면으로 맞서 떨쳐 일어난다.

 

44. 젊음은 젊음으로 인생에 기여한다네. 너무도 쉽게 늙지 말게. 위대한 것이 그대의 가슴속에서 자라나는 것을 받아들이고, 우주와 공명하며 자신에게 맡겨진 그 일을 반드시 해내게.

 

4. 결혼을 앞둔 J에게

 

49. 아침 첫 순간, 아무것도 아닌 것이 위대한 것으로 피어났다네. 어제만 해도 그저 봉오리에 지나지 않았는데, 밤새 달빛과 별빛 속에서도 조금씩 자라더니 해가 떠오르자 마침내 꽃을 피웠다네.

 

49. 봄이 시작되었네. 봄은 꽃으로 시작하네. 시작하자마자 끝나는 계절이 바로 봄이지. 봄의 끝자락보다 더 덧없는 것은 없다네. 그러나 봄의 아름다움은 바로 그 단명한 아쉬움에 있다네.

봄이 길다면 봄의 아쉬움이 없겠지. 2017년의 봄의 끝자락이다. 이 봄은 내게 전혀 다른 봄이다.

 

49. 인간의 삶은 슬프다네. 그 단명함 때문에. 청춘인가 했더니 벌써 내 귀밑머리는 속절없이 희어졌네...결국 오늘이 마지막인 듯 살아야만 가장 잘사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네.

사랑역시 유한하다. 그렇기 때문에 미친 듯이 사랑하고 헤어지고 또 사랑하는 것이다. 이렇게 유한하기 때문에 마지막인 듯 살아야 할 절실함이 나온 것이다.

 

49. 오늘 죽을 것처럼 살아보자 하니 사람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어 보이네. 사랑할수 있을때까지, 이 말이 얼마나 좋은가! 지는 꽃이 추하다는 것은 그 꽃이 아름다웠기 때문일 것이니, 아름다울 때 마음껏 사랑하는 것이 사는법인가 하네.

 

51. 모든 상처는 인생의 약이 되나니, 상처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때조차, 그 순간을 지나는 상흔과 자취가 남는 것이니, 아픔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것이 살아 있음이니.

 

52. 인간은 결국 두 가지 종류로 대별된다고 생각하네. 한 종류의 인간은 실재적이고 본능적인 동물적 인간이라네....그리고 또 한 부류는 신성한 잉여의 아름다움이라는 유혹에 민감한 인간적인 인간이라네. 인간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런 정신적 관심과 욕구가 다른 동물들에게는 없고 오직 인간에게만 있기 때문이네.

 

53. 역설적이게도 필요를 넘어서는 잉여, 그것이 바로 문화라고 생각하네. 자연과 문화는 반대되는 것 같지만, 인간의 정신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태초의 스승은 바로 자연이었다네. 인간은 실제 필요에 충실한 동물적 인간성과 잉여의 신성한 아름다움을 즐길 줄 아는 문화적이고 정신적인 인간성을 한 몸안에 모두 가지고 있다네. 한쪽 성향이 지나치게 편중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이 둘은 한 몸 속의 두가지 속성이라네. 결혼은 이 두 가지 속성이 생활의 공간에서 적나라하게 부딪치고 조화하는 삶의 현장이라고 생각하네.

 

53. 하나는 싸움을 잘하라는 것이네. 부딪치지 않고는 조화될 수 없다네. 두 물결이 만나면 파도가 만들어지고, 두 손바닥이 마주치면 소리가 난다네.....하나가 늘 피하고 양보하고 눌러두면, 다른 사람에게는 편할지 몰라도 참는 사람에게는 질곡과 억압이이 않겠는가? 그것은 진정한 관계가 아니라네. 결혼이 아니라네.

나는 집사람과 싸움을 하면 말하지 않고 닫아버리는 아주 나쁜 습성이 있다. 최근에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지만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을 알지 못한다. 목소리 크게 싸우는 것보다 더 안좋은 싸움방식이다. 침묵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게되었다.

 

53. 하나의 사건을 놓고도 견해가 다르고 느낌이 다를 수 밖에는 없는 그 차이를 받아들이면서 서로 잘 어울리기 위해서는 창조적 불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네. 나는 이 불협화음을 튜닝이라고 부른다네.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의 악기가 되는 것이네. 악기는 한번 튜닝을 한다고 평생 쓸수 있는 것이 아니지. 연주가 있을때마다 늘 다시 튜닝을 하여 쓰는 것이네.

 

54. 크고 작은 사건들이 생길 때마다, 마치 연주자가 튜닝을 하듯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조율하다록 하시게. 그렇게 해서 점점 서로의 악기가 되어가는 것이 나는 관계라고 생각하네... 결혼은 관계라는 제단에 자신을 헌신하는 것임을

 

54. 또 하나는 결혼을 통해 서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네. 종종 결혼을 자유의 억압과 축소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네....그러나 사랑은 상대를 축소시키는 것이 아니라네. 사랑은 상대방을 꽃피게 하는 것이라네. ...상대방이 그 사람의 길을 가도록 도와주는 가장 훌륭한 스폰서가 되어주는 것이라네.

 

55. 상대가 어떤 악기인지 추측해보게. 그리고 어떤 악보에 따라 어떻게 서로 연주할 때 최고의 연주가 될 수 있는지 서로 잘 튜닝하고 연습하고 끝없이 연주하게.

 

5. 남자 고르는 법에 대하여. 사랑에 빠진 L에게

 

59. 젊은 사랑은 내려칠 장소를 찾는 벼락같은 것이니, 너무도 성급하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뒤 또 그렇게 사라져 간다. 줄리엣은 이 사랑의 갑작스러움에 대하여 이렇게 말했지.

번개를 닮았어요. ‘번개가 친다고 말하기도 전에 사라져버리는 번개 말이에요.”

 

59.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 사랑은 7월 더운 여름의 나흘 동안 벌어진 일에 불과했으니, 모든 것이 갑작스러웠지. 모든 사랑은 그렇게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오는 것이다.

이게 나흘 동안의 얘기였다니.. 나흘의 사랑에 그렇게 죽을 수 있다니. 젊은 사랑이니까 가능할지도 모른다. 사랑을 위해 다른 것을 다 포기하고 죽을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잘 모르겠다.

 

59. 심지어 몇 년을 친구처럼 지내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어느 날 고목에 꽃이 피듯, 느닷없는 새로운 감정이 꽃필 수 있다.

 

60. 순식간에 마음을 점령하고, 짧은 기쁨으로 가득한 밀월의 시기를 지나간다. 그리고 이내 깨닫게 된다. 사랑은 한숨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연기이며, 동시에 너무도 거칠고 난폭하여 가시처럼 콕콕 찌르기도 하는감정의 폭풍이라는 것을 말이다.

 

60. 사람마다 하나의 사랑쯤은 가지고 있고, 몇 개를 가진 사람도 제법 된다.

 

60. 나이가 많은 부모들은 사랑조차 세상을 사는 지혜의 범위 속에 가두어 두려고 한다. 어머니들은 사람은 사랑으로만 살아지는 것이 아니므로 좋은 남자란 육체를 건사할 돈도 있고 세속적 능력도 있어야 한다고 늘 딸들에게 말한다. 대체로 아버지들은 딸의 사랑이 분별있고 정숙하기를 바란다.

아마 그들 중의 일부도 사랑만을 가지고 결혼했다가 너무 힘든 과정을 거쳤고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와 사랑만으로 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말할 수도 있다. 상대를 봐가면서 사랑을 하는 것은 분명 오류이나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랑은 무조건 많이 해봐야 한다. 해보면 길이 보이더라.

 

60. 사랑은 절대 할수 없건만, 종종 쿨한 사랑이 존재하는 줄안다.

쿨 하다는 것은 조건만남에서 가능한 것이다. 사랑이 아닌거지.

 

61. 사랑은 늘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 하는 잘못을 범하기 때문이다.

 

61. 네가 일단 사랑에 빠지면 지혜는 멀리 사라져버려, 그때는 이미 어떤 조언도 필요 없을 테니 말이다. 귀담아 들어야 한다.

 

61. 남자를 고르는 첫 번째이며 절대적 기준은 착한 놈이 좋은 놈’. 착한 사람은 가시적으로 자기 성찰을 할 능력을 반드시 가지고 있다. 이는 자신을 탐험하는 힘이다. 내면 탐험을 통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알아내고, 자신의 심리와 정서를 파악하며, 행동이 적절한지 묻는 능력이다.

난 이 기준에 따르면 정말 착한 놈이고 좋은 놈이다.

 

61. 악은 바로 자기 성찰이 부족한 곳에서 생겨난다.

 

62. 착한 사람이 손해를 보고, 세상 물정에 어두우며, 바보이고, 세상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소견일 뿐이다. 착한 사람들이야말로 자기 식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62. 남자를 고르는 두 번째 기준은 당연히 가슴이 따뜻한 훈남이다. ...부드러움은 사나이다움의 금물이며, 여자에게 봉사하고 희생한다는 것은 굴욕이다. 사나이다움이라는 유치한 발상은 그들로 하여금 거침과 폭력, 오만과 허풍에 경도되게 한다. 따라서 그들은 오직 힘과 권위에만 굴복한다.

난 이 기준에도 충족한다. 나쁜 남자가 되라고 해도 되지 못한다.

 

64. 남자를 고르는 마지막 기준은 자신의 재능으로 먹고살 수 있는 남자이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자기다울 때다. 잘 맞는 일에 몰입하고 있을 때 사람은 아름답다.

이 부분에 있어서 나는 고개가 숙여진다. 아직 내 재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발견하지 못했으니까. 중요하는 것은 재능으로 먹고사는 문제이다. 먹고살기에 빠듯한 재능은 사랑을 힘들게 하고 흔들리게 한다.

 

65. 사랑은 그 자체로 우리가 마음에 품어야 할 촛불이고, 몸을 녹여줄 따뜻한 난로일 게다.

 

65. 그 사랑이 사랑이려면 둘이 잘 어울려야 한다. 잘어울린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음이 어울려 음악이 되고, 색이 어울려 그림이 되고, 글이 어울려 책이 되는 것이다. 사람이 어울려 사랑이 되는 것이다.

 

65. 그 사랑이 아름답다고 여겨지려면 같이 있을 때가 홀로 있을 때보다 더 고와야 한다. 그러니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된 듯 여겨질 때 그 사랑은 빛나는 것이다.

 

66. 인생의 중반을 지나며 가장 소중한 것이 사랑임을 알게 되었다. 사랑하는 능력이야말로 최고의 축복임을 알게 되었다.

사랑의 결실인 아이가 사랑을 다시 얘기해주고 있다.

 

66. 세상이 만들어주는 대로 살지 마라. 재미없다. 너로 인해 세상의 한 조각이 기뻐하게 해라.

 

66. 지극한 사랑이 아름다운 것이니, 봄이 꽃을 그리워하듯, 그리 살아라.

 

6. 제발 떠나게 일밖에 모르는 M에게

 

72. 내 돈 한 푼 쓰지 않는 여행이지만 공짜에 제대로 된 것 하나 없듯이 출장은 여행이 아니라네. 나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유가 없기 때문이네.

제주도를 10번이상 출장을 갔지만 제대로 즐겨보지 못했다. 출장은 그런 것이다. 출장을 여행처럼 다니는 사람이 부러웠다. 나는 절대 그러지 못한다. 대부분 결과를 보여줘야 하니까.

 

73. 정말 나를 놀라게 하여 여행에 대한 인식을 송두리째 바꾸게 만든 것은 바로 그 초로의 부부였다네. 사회가 주는 의무와 책임을 마치고, 퇴직 후 오래 미루어둔 여행을 시작하는 것은 모든 퇴직자의 즐거운 미래 계획이지만, 그때는 이미 진정한 여행을 할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한창 할 때 나 역시 퇴직후 세계 여행을 꿈꾸며 살았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임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누가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았지만 휴가한번 신청하는 것이 얼마나 눈치보였던지...늦게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다.

 

73. 왜냐하면 그때는 이미 육체가 모험을 거부하기 때문이네. 정신 역시 새로운 공간에 열광하고 도취하며 삼빡하게 반응하는 쾌감을 잃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네.

퇴직을 한다는 것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내려놓는 것을 의미한다. 그저 여행이라는 남들에게 자랑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된다.

 

73. 여행의 맛은 육체를 마음대로 굴릴 수 있어야 그 맛을 십분 향유할 수 있다네. 몇 시간의 여정에 피곤함을 느끼고, 시차 적응 때문에 며칠간은 숙면을 희생한 것에 대해 불편해하며, 깨끗한 호텔을 선호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모험의 정신을 잃어버린 여행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네.

 

73. 한마디로 여행이란 젊디젊은 뛰는 흥분으로, 새로운 공간으로 자신이 확장되어가는 짜릿함을 즐겨야 한다고 말하고 싶네.

 

74. 자네는 모든 것을 뒤로 미루는 못된 버릇이 있네. 마치 인생의 끝에 모든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기나 한 것처럼 날이네. 그러나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네. 늙고 병약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주글주글한 육체 외에는 말이네. 젊어서는 돈을 벌기 위해 젊음을 쓰고, 나이가 들어서는 젊음을 되찾기 위해 돈을 쓰는 바보같은 짓을 하지 말라는 뜻이네. 그때그때 미루지 말고, 그때의 정신으로, 그 순간 인생에 찾아든 기쁨을 추구하라는 말이네.

 

74. 내가 쾌락주의자냐고? 어느 정도는 그렇다네. 내 인생의 어느 순간에서건 기쁨으로 그 순간을 채우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네.

 

74. 여행은 다른 사람들 속에서 나를 만나는 것이라네.

 

75. ‘저런 집을 좋아하는 내가 왜 아파트에서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거지?’하고 묻게 되었다네. 그때 우리 역시 나이 듦에 따라 아파트 평수를 넓혀가야 하는 한국의 대중 상식에 빠져 있었다네. 여행에서 돌아온 우리는 더 큰 아파트로 이사 가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었다네.

나는 아파트 청약을 신청했다가 떨어졌다. 그리고 아파트 값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미쳤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그 돈으로 집을 짓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지금은 주택에서 살고 있고 아주 만족하고 있다. 일단 애들보고 뛰지말라는 얘기는 일절 하지 않게 되었다. 문제는 다른 아파트 집에 가서는 절대 뛰지말라고 한다. 그러면 애들은 순진하게 묻는다. 우리집은 되는데 여기는 왜 안돼?

 

75. 내가 아침마다 감탄과 함께 새날이 밝아오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가지게 된 것이 순전히 여행의 덕이라면 자네는 믿겠는가? 그러나 사실이라네.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의식이 그때 열렸던 것이라네.

 

76. 내가 사회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여유가 있을 때 세계 여기저기를 천천히 거닐며 그 아름다움을 즐기리라. 그리하여 내 청춘의 바쁨과 땀에 보답하리라 생각했다네.....늙어서 놀아보니 그 놀이가 기대한 그 맛이 아니라는 것이네.

 

77. 나는 여행을 내 삶을 아름답게 하는 ‘10개의 아름다운 풍광으로 격상시켰다네. 그러니 매년 내 나이가 한 살 씩 많아질 때, 내가 보고 들은 그들 속의 나도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듯하네.

 

77. 다른 사람들의 삶은 나와 유리된 것이 아니라네. 그들 속에 내가 들어 있다는 것, 그 속의 나는 다른 다양한 삶을 나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싶어 한다는 것을 또한 알고 있네.

 

78. 배우지 않고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라지 않을 것이네. 성장정체라는 질병에 걸린 것이지. 어려서 우연히 형성된 그것이 내 인생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일관서이 되어버린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내가 어려서부터 알아온 그대가 그대의 모든 것이라면 그대는 탐사할 매력을 잃은 별에 불과할 것이네.

 

7. 생전 처음 쓰는 아버님 전상서

 

83. 이제는 제 마음에 어떤 생각이 찾아오면, 가능하면 그 생각대로 실천해보려고 합니다. 그것이 인생을 즐기는 훌륭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욕망대로 살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나도 이제는 그렇게 살 것이다. 진짜로.

 

89. 저는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그저 전 아이들에게서 이미 아주 많은 즐거움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 나도 사실 아버지와의 추억이 별로 없다. 다들 먹고 살기 바빴던 시절인까. 나도 하마터면 그런 삶을 살뻔했다. 주말에 잠시 놀아주고 몇 번의 여행이 아이들과 할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매일 매일 아이들과 부딪치며 살고 있다. 식사를 챙겨주고 학교에 데려다 주고, 숙제도 같이 하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다들 제 친구들 찾아 내 품을 떠나겠지. 그렇더라도 그때까지 많은 추억을 만들 것이다. 선생님처럼 나이가 들었을 때 어렴풋이 기억하더라도 아빠와 이런 일들이 있었지 하고 추억할수 있는 그런 사건들을 만들고 싶다.

 

89. 저는 아이들에 대해 아주 많은 아름다운 심상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간혹 그 아이들에게 그 아름다운 장면을 이야기해줄 수 있으면, 그리하여 스스로 그 아름다운 순간을 거쳐 왔음을 잊지 않게 해줄수 있다면 아주 멋진 아버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8. K야 원하는 일에 너를 던져라

 

95. 사람의 일은 신비롭기 짝이 없구나. 양지 바른 곳 눈 곱게 쌓인 슬로프를 따라 굴러 내린 작은 눈뭉치 하나가 눈사람을 만들 만큼 커다란 눈덩이로 변하듯, 작은 일 하나가 어떻게 그렇게 귀엽게 커 나가는지 신기하다.

그래서 시작이 중요한 것이다. 아무 것도 안하고 뒷짐을 진채 서있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신 첫 걸음을 떼면 우주적 힘이 뒤에서 밀어준다. 난 경험해봤으니까.

 

100. 그것은 우주가 오래 기다리다가 일을 도와주기 위해 스스로 펼쳐지는 것과 같다. 그래서 종종 우리는 때가 되면 온 우주가 나서서 일을 도와주게 마련이다.”라고 하기도 하고, “그 일은 예견되어 있었다.”라고 하기도 한다.

 

100. 데이비드 봄이라는 유명한 물리학자가 보여준 실험이다. 안에 작은 원통이 들어가 있는 회전용 투명한 원통이 있는데, 원통과 원통사이에는 글리세린처럼 점성이 높은 투명한 액체로 채우고, 이 속에 잉크를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 잉크는 글리세린 속에 한 점으로 떠 있다. 이때 부착된 손잡이로 바깥 원통을 돌리면 잉크 방울은 가는 실 모양을 그리며 서서히 글리세린 안으로 퍼져든다. 바깥쪽 원통이 안쪽 원통보다 빨리 돌아가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잉크 입자들은 점점 엷게 퍼져 마침내 보이지 않게 된다. 이제 손잡이를 아까와 반대로 돌려보자.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사라졌던 잉크의 입자들이 다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아까와 반대의 경로를 거쳐 한 점의 잉크 방울로 되돌아 온 것이다. 이 현상에 대해 눈에 보이지 않는 동안에도 잉크 방울은 여전히 질서를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잉크 방울이 가진 질서가 글리세린 안에 접혀 들어가 보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물리학에서는 그런 질서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잉크 방울을 하나의 고정된 존재상태로 보지 않고 여러 번의 회전 속에 접혀들어가 있는 작은 물방울의 조합으로 생각할수 있습니다. 물질이란 기본적으로 전체 속에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국소적 방식으로 자신을 들어내놓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존재 자체가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101. ‘라는 존재는 한 방울의 잉크처럼 지금의 나로, 응결된 실체로, 가장 국소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지만, 원래의 나는 온 우주에 여러 번의 회전으로 접혀 들어가 있는 미세한 미립자로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는 뜻이지. 그러므로 나는 내 속에 분리되지 않은 우주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라네. 그러니 어느날 불현 듯 우주적 공명에 내가 떨림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102. 네 속에는 우주 전체에 퍼져 있는 물방울 같은 또 다른 네가 차곡차곡 접혀져 네 몸을 이루고 있는 것이니, 네 정신은 온 우주에 퍼져 있던 질서를 잊지 않고 있다. 하나의 일이 벌어지면 그것과 연관된 사람들과 사건들이 하나씩 펼쳐져 등장하고 이루어지는 것이다.

 

102. 이때는 오직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이 일에 너를 던져 넣어야 한다. 헌신이란 그런 뜻이다. 헌신이 필요하다.

 

103. 이윽고 때가 되면, 너는 오직 이 일만을 하며 살게 될 것이다. 네 길이 펼쳐지는구나. 기쁨으로 축하한다. 이 일로 너는 삶을 즐기게 될 것이다.

 

9. 졸업을 앞둔 S에게 직장을 구하는 법에 대하여

 

107. 제 길을 간 인생만이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쉽게 자신의 길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여기저기 숲을 기웃거리고 이 일 저 일 해보다 보면 운 좋게 마음을 끄는 일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이 찾아내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다.

 

108. 직장은 마치 천직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이 머무는 연옥과 같아서 그 속에서 수많은 희로애락을 거치게 되고, 이 일 저 일을 맛보고 수련하기에 적합한 장소다. 나는 이 직장에서의 수련이 천직으로 가는 길로 이어지는 또 다른 통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아직 천직에 대한 떨림을 얻지 못해 딱히 정한 진로가 없어 이왕 직장을 구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가서 열심히 일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직장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108. 내가 생각할 때, 가장 괜찮은 성취의 정신은 전심전력을 다해 목표를 향해 가는 자유, 그러나 통제하거나 억지로 만들어내지 않고 삶의 창조적 흐름에 나를 맡겨둘 자유를 동시에 존중하는 것이다.

 

109. 첫째, 취업은 삶에 대한 자세와 재능을 파는 것이라는 새로운 원칙을 이해하는 것이 좋다.

 

110. 대기업 채용의 결정적인 기준은 오히려 인턴십과 면접으로 그 중요성이 이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이미 결정된 스펙을 가지고 너무 노심초사하지 마라. 어떤 자세와 정신으로 회사 생활에 임할 것인지, 어떤 강점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계발하여 현업에 어떻게 연결하고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지를 적극적이고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이제 취업은 과거의 기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세와 태도, 그리고 재능을 파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110. 둘째,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선을 다양하게 돌려,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는 곳은 아니지만 아주 괜찮은 기업을 찾아보는 것이다.

중소기업 사장들의 인터뷰를 보면 좋은 구직자를 만나도 취업후 그들은 1년 이상 근무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기업이나 좋은 공기업에 취직을 못해 잠시 다니는 그런 곳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이런 중소기업에서 시작해보고 싶다. 대기업의 사원보다 많은 분야를 단기간에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현실은 다르겠지...

 

111. 다른 관련 업체에서 3년 정도 근무한 후 이런 곳으로 전직하는 것도 중기전략으로 쓸 만하다. 또 한가지는 괜찮은 중소기업을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111. 셋째, 아주 강력한 자기소개서를 써두라는 것이다. 경험 위주로 쓰다보면 자기소개서가 대부분 천편일률적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어떻게 쓰고 무엇을 강조하며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아주 다른 각도의 자기소개를 할 수 있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기소개서인 미스토리를 써 봤다.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써 본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 취준생의 어려움을 몸소 느꼈다. 정말 취업하기 어렵겠다.

 

112. 내가 볼 때 가장 잘 쓴 자기소개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너의 가치관과 직업관을 인상적으로 보여줄 수 잇도록 명시하는 것이 좋다.

네가 이룬 가장 훌륭한 성과와 경험을 드러내라. 특별한 상처럼 가시적인 것도 좋지만, 사적이고

정신적인 도약이 이루어진 순간도 빼놓지 말거라.

강점과 재능을 강력하게 어필해라.

지원 동기 및 자세역시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다. 왜 이 회사를 선택했고, 이곳에 들어와 어떤

자세로 헌신하고 기여할 것인지를 열정적으로 밝힐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나도 이제 내년이면 새로운 직장을 알아봐야 한다. 미스토리와 자기소개서의 원칙을 잘 살려 눈에

확 띄는 안 뽑으면 손해볼 것 같은 그런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야겠다.

 

113. 사회와 조직은 오랫동안 사람들을 뽑아서 써왔고, 인재를 찾아내기 위해 애를 쓰지만, 인재란 참으로 구하기 어려운 것이다. 덕과 재능을 겸비한 사람이 그만큼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덕에 해당하는 것이 좋은 가치관과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미덕이라면, 재능에 해당하는 것은 온갖 종류와 재주와 기술력과 전문성을 말한다.

 

114. 조직에 헌신하다 보면 개인의 자유는 줄어들 것이다. 한 조직 구성원으로 요청되는 의무와 책임은 너의 자유를 구속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나쁜 것만은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통해 너는 자유와 단결 사이의 조화를 이루는 묘책을 찾아내야 하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바닥의 맛을 보아라. 그러나 많이 웃어라. 그리고 다시 돌아올수 없는 시간으로부터, 밑에서부터 배우도록 해라. 건투를 빈다.

 

10. 마침내 화가가 된 A에게

 

119. 마음을 빼앗긴 그 찬란한 기쁨의 순간, 황당한 새로움에 대한 놀람, 예기치 않게 맞닥뜨린 두려움, 뜻밖의 횡재가 주는 행복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것이겠는가! 나는 무수한 다른 사람들 속에서 나를 찾아내곤 했다네. 우리가 하나이며, 바로 그 동일한 인생의 순간순간 바로 그 사람들이 내 위로이고 기쁨이라는 것을 알아내는 즐거움에 젖어보았다네.

 

120. 자네는 답답해 보였네....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나 그 길은 너무 멀고, 수없이 얽히고설켜 풀어야 할 매듭들로 가득한 길처럼 보였던 모양이네.

 

120. 그러나 화가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찾아온 현실을 해결해야 했지. 예술이 밥벌이가 되고, 작품이 상품이 되고, 인생은 요령이 되어가는 하루하루를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네.

 

120. 밥벌이는 되었지만 혼을 잃어가는 생활이라 여겼는지 자네는 미술학원을 접었지. 그림 옆에 있었으나 화가는 되지 못한 사람

 

121. 자신의 길에서 멀어진 자신을 다시 보게 되었지. 그때 나는 그대의 얼굴을 처음 보았다네. 떠나서는 안되는 곳을 떠나가려 마음먹은 자의 혼란’. 그것이 내가 기억하는 그대의 첫 번째 표정이었네.

 

121. 일을 끝내고, 그래 밥을 벌어야 하는 시간을 끝내고 휴식이 찾아오면 팔레트와 붓을 들고 이젤 앞에 있는 그대를 상상했지만, 그대는 밤이 되면 그저 쓰러져 잘 수밖에 없는 생활인으로 살고 있었지. 다음 날 아침, 회한으로 스스로를 미워하고, 그날이 저물면 그림 그리기가 두려워지는 자신을 다시 만났을 것이네.

나도 얼마 전까지 이런 생활을 했다. 하루에 나만을 위한 시간을 만들기가 너무 힘들었다. 다음날이면 좀 더 내 자신을 강하게 몰아붙이지 못한 것에 후회하면서

 

122. 나는 그때 그대의 얼굴이 떠난 자의 시절’, 바로 방황과 무기력과 일상이 지배한 범벅 표정의 시절이 아니었나 하고 추측해보네.

 

122. 결혼을 하고 개를 키우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출근하고 퇴근하고 술을 마시는 하나의 생활인으로서 그림을 잊고 지낸 시절, 그대의 마음은 무수한 시도와 실패, 그리고 그것을 잊어가는 생활의 반복 속에서 세월에 닦여가는 듯했네.

 

122. 세 번째 표정은 어떤 결심을 품은 자의 얼굴이었네.

 

123. “매일 그리자. 천 개의 얼굴을 그려보자. 그러면 마음이 본 것을 손이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123. 그 표정은 틀림없이 매일 그 일을 하는 자의 성실함일 것으로 생각하네. 그림의 개수가 하루하루 늘어가고, 그림이 올라오는 간격이 일정해 매일 그리기가 조금씩 정착되어가는 것을 보며, 나의 믿음도 점점 확실해져갔네.

 

124. 왜냐하면 나는 이미 매일의 맛을 알고 있기 때문이네. 매일 새벽 글쓰기를 시작한지 13년이 흘렀네.

매일매일의 힘. 하루하루를 낭비하지 말 것. 어제보다 나은 오늘

 

124. 미래도 과거처럼 확실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매일의 힘과 습관이라는 것을 알고 또한 믿고 있기에 나는 매일 그리기얼굴의 화가라는 그대의 꿈을 이루게 해주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네.

 

125. 돌아오는 길에 즉흥적으로 사진관에 들러 가족사진을 찍었다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았네. 언젠가 다시 찍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밋밋한 사진 대신 얼굴의 화가인 자네에게 부탁하는 것이네.

나도 얼마전 가족사진을 찍었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실 결혼 사진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처음에는 서울이 아닌 지방이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지금은 왜 그런거지? 사진은 공간과 상관없는 것인데.. 전문가가 아닌 것이다. 가족사진의 중요한 점을 캐치하지 못한다. 무슨 일을 하든 전문가라는 말을 들을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가족 사진을 그림으로 남기는 것 이것은 참 괜찮은 생각인 것 같다.

 

125. 어떤 일은 바랐으나 이루어지지 않고, 어떤 일은 바라지 않았으나 뜻밖에 이루어지기도 한다네. 그리고 알게 되지. 그 바라지 않았던 일이 사실은 정말 마음을 다해 바라던 바로 그 일이라는 것을 말일세.

 

126. 나는 자유와 독립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 내가 되기 위해 나는 그 긴 세월을 둘러왔네. 그 둘러온 인생이 바로 내 삶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네.

 

126. 그때와 지금은 마음가짐이 완전히 다를 것이네. 지금 자네는 미술 옆에 있고, 매일 미술과 함께 있으며, 미술을 통해 밥도 먹고, 미술을 통해 자기실현도 해가니, 그것이 진정 화가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삶과 예술은 분리될 수 없네. 만일 그렇게 산다면 그것은 예술가의 삶이 아니라네.

 

126. 이제 자네는 진정한 화가로 입문한 것이네. 비로소 세월 속에 그대를 담게 되었네. 축하하네.

 

11. 좋은 사장이 되고픈 H에게

 

131.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가끔 시집을 펼쳐보도록 하세요.

 

132. 혁명을 하려면 웃고 즐기며 해라. 너무 진지하게 하지 마라. 그저 재미로 해라. 노동자 계급을 위한 혁명을 하지마라. 우리의 자력으로 괜찮은 귀족이 되는 그런 혁명을 해라....노동은 이제껏 우리가 너무 많이 해온 것 아닌가? 우리 노동을 폐지하자. 우리 일하는 것에 종지부를 찍자. 일을 재미로 하자. 그러면 일은 노동이 아니다. 우리 노동을 그렇게 하자! 우리 재미를 위한 혁명을 하자.

 

133. 계몽된 부자들에게는 좋은 집과 멋진 자동차, 명품 가방이 더 이상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기부와 나눔이 그들의 특권에 대한 새로운 자부심을 보여줄 명품이 된 것입니다. 이 때 그들은 세상의 부를 다 끌어모으는 탐욕스러운 부자에서 가지고 있는 부를 나누어주는 훌륭한 리더로 도약하게 되는 것입니다.

 

133. 사회의 의식 수준이 향상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134. 사회의식의 향상은 기업가들의 각성으로 이어졌고, 영향력 있는 기업가들은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선 환경보전과 인권문제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신들에게 성공을 안겨준 사회에 기여하고 공헌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기업의 공공성이 커지게 되었지요.

 

135. 진정성을 스스로의 이미지에 일치하는 내면과 외면의 조화라고 규정합니다. 외면적 이미지와 내면적 자아 사이의 일차가 일어나면 좋겠지만 사회적 인간은 그렇게 될수 없어요. 그러니 완벽한 일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면적 이미지와 내면적 자아 사이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중요한 것입니다.

 

135. 가장 초보적 단계의 기업은 순수한 자본주의 원칙이 지배하는 곳입니다. 경쟁이 지배원리입니다.

그다음 단계는 운명 공동체라는 인식을 나누는 기업이다. 서로를 우리라고 부릅니다.

 

136. 그러나 운명공동체는 자기가 속한 사회의 다른 부분과 배타적 관계에 이를수 있습니다.

 

136. 세 번째 수준에 오른 기업은 그 지역사회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됩니다. 기업은 뿌리를 내린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자신의 번영과 성장이 이루어졌다는 인식에 이릅니다. 자신의 부를 이루게 해준 사회에 대한 보답, 사회에 대한 책임, 사회와 함께하는 경영의 단계에 이름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얻게 됩니다.

 

136. 마지막 도약단계는 인류에 대한 책임을 지는 수준에 이르는 것이지요.....이때 조직은 자신의 철학과 구체적 과업을 통해 인류에게 봉사하는 단계에 이름으로써 세계적으로 존경 받는 기업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위대한 기업으로 진화한 것이지요.

 

137. 그것은 선언적 차원을 넘어서 일상의 현실과 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137. 앞으로 기업이 진정한 사회적 존경을 받는 경제주체가 되려면 선언을 넘어 본업에서 스스로의 이미지에 걸맞는 내/외면적 조화를 반드시 이루어내야 합니다. 이것이 시대적 소명이 되었으며,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이 된 것입니다.

 

137. 진정성이란 관점에서 사회는 기업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 걸까요? 바로 존중을 원하는 것입니다.... 그 중 가장 근간이 되는 시발점이 바로 직원에 대한 존중입니다. ‘직원에 대한 존중이란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행복한 직원을 의미합니다.

 

138. 행복한 젖소가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해낸다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이 행복하고, 사회가 행복하며, 따라서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이지요. 그러므로 H사장이 늘 말하는 직원 경영, 사람 경영이 변화의 핵심인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건강하고 올바른 출발점입니다.

 

138. 먼저 정신과 영혼을 다듬을 아카데미를 만드세요. 이 아카데미와 일터가 분리되지 않는 현장이 되게 하세요. 아카데미에서 다듬어진 정신이 일터에서 진정한 자아와 열정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138. 일에서 기쁨을 발견하고 성과를 창조할 수 있도록 일과 관심사를 연결해주어야 합니다. ...일터라는 대지에서 스스로가 심은 꿈이 쑥쑥 커나갈 때, 그 개인들은 그 숲을 이루는 건강한 나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게 됩니다.

 

138. 리더십이란 우리가 함께 해냈다.”라고 외치게 하는 것입니다. 모든 성공 뒤에 우리라는 명료한 실체가 있어야 합니다. 누구도 성공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각자 그 성공의 한 부분일 때 우리가 만들어집니다.

 

139. 회사는 직원의 성공 없이는 조직의 성공을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어느 한 사람도 조직을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됩니다. 희생이야말로 자발적 헌신을 막는 가장 비참한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직원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당신의 희생을 원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의 행복과 성공을 원합니다.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만 여기에 남으십시오.” 헌신하면서 행복한 직원들만이 유일하면서도 차별적인 최고를 만들어냅니다.

희생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시간적 희생, 정신적 희생 등. 자기 시간적 희생을 혹시 자발적 헌신이라는 말로 포장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너무 부정적인지는 모르겠으나 헌신과 희생은 언뜻보기에 달라 보이지만 어감이 주는 차이일 뿐 헌신은 곧 작은 희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나 그것이 작은 희생이든 헌신이든 직장에 있으면 필요한 부분이다.

 

139. 사회적 선의와 본업을 통해 사회와 인류에 기여할 때, 우리는 그 기업을 위대한 기업이라고 부릅니다.

 

139. 삶이 인생의 전부입니다. 그러니 매순간 살아 있어야 합니다. 삶은 과거처럼 이미 결정된 것도 아니고, 미래처럼 머릿속에 정형화된 완벽도 아닙니다. 삶은 지금이며, 생명의 출렁임이며, 거친 호흡이며, 구름처럼 불완전한 끊임없는 변이입니다.

 

12. 대범하고 거침없이 다시 그대에게

 

143. 나는 인류의 문화로 가득한 도시들을 몇 개 남겨놓음으로써 늘 가슴에 여행에 대한 신선함과 호기심, 그리고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한 욕망을 남겨두었어요.

 

144. 그곳을 돌아보며, 역사는 결국 인물이고 인간일 수 밖에 없음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유한한 인간들의 무한한 투쟁, 이곳에 잠들어 있으나 그 업적으로 삶의 유한함에 도전한 인물들의 영혼에 감읍하며 팡파르 소리가 나를 깨울 때까지 그 계단 앞에서 넋을 놓고 서 있었지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나라이긴 나라인가 보다.

 

145. 이름만으로 르네상스를 느끼게 했던 거장들의 숨결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느껴본다는 것이야말로 여행만이 줄 수 있는 현장의 기쁨이 아닐는지요.

 

145. 마키아벨리가 메디치가의 로렌초를 보고

운명으로부터, 그리고 신으로부터 최대한의 사랑을 받은 사람

왜 그를 이렇게 표현했을까? 그러나 이 마키아벨리가 로렌초를 배신하고 반역을 꾀하다가 정계를 떠나게 된다. 군주론을 써서 로렌초에게 바쳤던 그가.

 

145. 할아버지 코시모와 손자 로렌초의 재력과 지원이 없었다면 피렌체에 그 많은 천재가 몰려들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 도시가 당시로서는 꿈꿀 수 없는 웅장한 규모의 르네상스 발상지가 되지도 못했을 겁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기업가나 자본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2세에게 물려주기 보다는 이 사회에 큰 공헌을 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말은 쉽다.)

 

147. 코시모와 도나텔로는 나란히 묻혀 있습니다. 감동적이지요? 삶과 죽음 모두를 나눈다는 것이 축복입니다.

 

147. 코시모 데 메디치는 이렇게 말했지요.

나는 이 도시의 기분을 알고 있다. 우리 메디치가가 쫓겨나는데 50년도 걸리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가도 물건은 남는다.”

멋진 말이고 이 사람 덕분에 우리 같은 후세들이 역사를 볼수 있는 것이다.

 

147. 바로 여기에 잊을 수 없는 역설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남겨진 물건뿐 아니라 그 물건을 만든 위대한 인물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도 몰랐던게지. 인물들까지 이렇게 남아있으리라고는

 

148. 도시 자체가 걸작이었고, 그 도시의 건축물들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진귀한 예술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으니까요.

더 보고 싶네. 한편으로 이걸 볼 때마다 경주에 살고 있는 나는 안타깝다. 왜 좋은 것들을 버려야 했을까?

 

148. 교황 레오 10세가 이탈리아 전역을 뒤지고 발굴하여 모은 그리스로마의 작품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곳이랍니다.......숨이 콱 막히는 질과 규모입니다. 언젠가 1년쯤 로마에서 살면서 100번쯤 이 박물관을 들락거려야겠다는 생각만을 품고 나왔지요.

1년을 사시고 그에 대한 글을 써보는 것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한번 쯤 해볼만 한 일이었는데 왜 안하셨을까?

 

150. 영원한 도시. 그 압도적 풍광으로 나를 전율하게 한 로마의 시가지를 돌아보며 깨닫게 됩니다. 다양성의 존중이란 참아야 하는 갈등과 불편이 아니라, 특이성과 차이에 대하여 전혀 개의치 않는 대범한 정신이라는 것을. 사방으로 뻗은 로마의 대로를 통해 바람이 거침없이 통하듯 자연스럽고 대범하게 세상을 인식한다는 것이지요.

 

150. 아리오소(arioso), 대범하고 거리낌 없이라는 말은 영원한 로마의 정신을 가장 훌륭하게 대변하는 단어입니다.

 

150. 자기 경영은 바로 세상에 대한 아리오소입니다. 모든 방향에서 불어오는 다양한 바람에 몸을 싣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는 것입니다. 인생은 날아오르는 것이며, 솟구치는 것이며, 마음을 쫓는 것이며, 새로운 차원과 공간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4차원과 5차원을 지향함으로써 경계를 넘어 새로운 정신세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151. 나는 당신이 르네상스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와 예술에 당신의 부를 모두 쓰고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역사는 결국 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경영은 바로 내 속에 묻혀 있는 인간을 일으켜 세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르네상스지요.

 

13. 신이여 저를 다 쓰소서

 

155. 슬픔과 고통 속에서 그 무기력의 절망에 닿지 않고는 당신의 발밑에 꿇어 업드려 통곡하지 못하는 인간이 아니던가요?

 

156. 한편 커다란 슬픔과 고통 없이 지금껏 세상을 살아올 수 있도록 허락하신 당신께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인생이 비교적 편안했기에 저는 당신을 알지 못했고, 그 긴 세월을 당신 없이 살았던 것입니다. 잘 사신건 맞다. 나역시 그래서 당신을 찾지 않고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인가?

 

156. 이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모든 것은 미리 쓰여 있는 것이니 때가되면 감이 떨어지듯 그 일은 생기게 마련이구나 했습니다. 그것이 당신께서 역사하시는 방식이니까요.

 

157. 사람과의 약속은 겉과 속이 달라도 지켜지면 되는 것이나, 믿음의 생활을 하는 것은 자신 안에 신을 모시는 것이니 유리처럼 투명할 것입니다.

이런 종교인들만 있다면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

 

159. 신에 대한 믿을수 있는 근거, 객관적 확실성을 가진 증거들을 찾아 그것들이 저를 당신에 대한 믿음으로 이끌어 주기를 바랐던 모양입니다. 확실한 것을 따라 걷는 것은 재미없습니다. ..신앙이란 믿을수 없는 지점에서 믿는 것이며, 영적 모험은 바로 이렇게 시작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게 된 것입니다. ~ 이런 내가 지금 종교에 대해 회의적인 것이 바로 이것 때문에 그런 것인데 선생님 역시 같은 이유였다. 그러나 아직 나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고 어쩌면 죽어서도 안될지 모르겠다. 아직 확실한 이유를 찾지 못해서이다. 믿음을 의심하지 말라는 그 말이 나에게는 아직 이해불가다.

 

160. 저는 당신의 영광을 위해 창조되었음을 제가 믿으니 몸과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도록 하겠습니다. 저에 대한 탐욕을 줄이고, 마음의 평화를 지키며, 낮은 정신으로 살도록 애쓰겠습니다.....날마다 새로워지고 날마다 좋은 사람이 되도록 애쓰겠습니다.

한편으로 이런 다짐을 하기에 어떤 대상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161. 저에게 주어진 작은 공간이지만 진심으로 사랑하고 진심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는 가정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힘을 다하겠습니다. 따뜻함이 따뜻함을 낳고 사랑이 사랑을 낳는다는 것을 늘 기억하고 애쓰겠습니다.

 

162. 저는 또한 제 길을 열심히 가겠습니다. 저에게 주신 재능을 다 쓰고, 제게 맡기신 이 세상에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당신이 주신 재주를 남김없이 다 발휘하여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돕겠습니다......더 많은 좋은 생각들이 퍼져 나가게 저를 도구로 써주십시오.

왜 선생님을 데려가셨을까? 정말 재능을 다 써서 그런 것일까? 더 많은 좋은 씨앗을 뿌릴수 있었는데

 

14. 나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

 

169. 우리는 변화하는 거지. 끊임없는 변화, 그건 불과 같은 것이야.

 

170. 고등학교 3년간 해왔던 이과 공부를 때려치우고 재수하면서 문과로 전환한 일. 20년 다니던 회사를 훌훌 떠나 인생의 중반에 새로운 길을 찾아낸 것,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은 모두 네 덕이야. 내 인생의 별난 변곡점에는 늘 네가 있었지.

내안에 있는 또 다른 내가 이 길로 이끌어 주었는지 모를 일이다.

 

172. 혼자서는 볼 수 없는 두 개의 시선을 가지고, 일상생활의 제한된 지평을 넘어 세계를 보고 더 넓은 전망과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서다.

 

173. 우리는 사람에 집중하자. 긍정적 진화의 기준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의 양이 얼마나 늘었는지, 또 숨겨진 힘을 얼마나 밖으로 잘 들어낼 수 있었는지이다.

 

174. 자신의 인생을 시로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사업이 있겠는가? ‘시처럼 산다.’ 이것이 우리의 목표다.

 

175. 일단 젖고 보면 그것처럼 즐거운 하나됨이 없다. 나는 너를 비처럼 받아들여 흠뻑 젖을 것이다. 너는 나를 나무처럼 춤추게 하라. 그리하여 우리는 비온 뒤의 숲처럼 되자.

 

 

3. 내가 저자라면

 

편지에 대한 생각

 

이 책을 읽고 갑자기 나는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쓴 편지는 무엇이었을까? 아마 집사람에게 보낸 편지가 아니었을까. 지금 우리는 편지를 쓸 시간도 없고 편지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편지를 쓰지 않는다. 펜으로 써야 하는 귀찮음에서 메일로 순식간에 쓸 수 있고 보내는 것도 편하고 상대방이 읽었는지에 대해서도 바로 확인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 폰으로 메시지나 카톡을 이용할 수도 있다. 아마 편지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즉답성이 제일 클 것이다. 바로 바로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고 내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말은 자기 감정을 드러내기 때문에 위험하다. 자기 감정을 절제하면서 객관적으로 자기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아마 편지가 아닐까 한다. 편지는 어찌됐든 자기의 진정성과 노력을 보여주는 수단이다. 일단 편지를 쓰려면 편지지가 필요하고, 연필이 필요하고, 일정한 시간의 생각정리가 필요하다. 그러다가 글자가 틀리기라도 하면 찍찍 긋고 보내기가 쉽지 않다. 새로 써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 편지이다. 편지를 한 번이라도 써 본 사람은 편지를 받을 때 행복할 것이다. 편지를 쓰는 그러한 행위가 결국은 본인을 염두해 두었다는 뜻이고 사랑, 우정, 의리 등 다양한 감정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저자와 관련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저자의 생각과 충고, 조언을 담고 있는 편지이다. 저자에게 편지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듬뿍 느껴진다. 그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엿볼수 있었고 동시에 인생, 목적, 젊음, 결혼, 사랑, 남자, , 아버지, 원하는 일, 졸업, 직장, , 삶과 예술, 여행, 신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나도 우리 아이들과 집사람,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의 편지를 시작하려 한다.

 

<마지막 편지>가 아닌 <구본형 편지 II>

 

이 책은 주제와 대상이 다른 14개의 편지에 대한 내용이다. 이렇게 편지를 쓸 정도이면 저자가 꽤 많은 편지를 썼을텐데 왜 14개밖에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마지막 감사의 편지에 보면 이 편지는 <월간 중앙>에 실렸던 구본형의 편지를 초고로 삼아 편집한 것으로 나와 있다. 아마 내 생각에는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선생님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의미에서 빨리 출판을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으로 이해가 된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마지막 편지>가 아닌 <구본형의 편지>로 출간을 다시하는 게 좋을 듯 하다. 편지는 손 편지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메일도 있을 것이고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과 댓글도 편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저자정도의 인맥이면 하루에도 메일이 수십 통은 올 것이다. 그 중에 전부는 아니지만 꼭 답을 보내야 하는 메일도 몇 통은 될 것이니 그것을 묶으면 또 하나의 편지가 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일부 상대방이 보낸 편지의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것도 있었지만 상대방이 보낸 편지 혹은 이 글을 쓴 이후 답장이 없다. 영화나 책에서 결론은 항상 독자와 청중의 몫이라는 의견에 동의는 하지만 그래도 답장이 궁금한 건 어쩔수 없다.

가족에 대한 편지가 없다. 저자는 두 딸과 아내가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부터 편지를 많이 써 온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편지가 보이지 않는다. 지독히 개인적인 글이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자녀에 대한 교육과 아내와의 사랑, 교감 등의 편지가 실렸다면 훨씬 가벼워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너무 무겁다.)

특히 아내에 대한 편지. 인문학적 감성이 충만한 저자가 아내한테 편지를 보내지 않았을리는 없을텐데

그런 편지가 실렸다면 더욱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음이 있으면 양이 있듯이 다섯 번째 편지에서 저자는 남자 고르는 법에 대한 얘기를 한다. 그러면 반대인 여자고르는 법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다음 편지에는 여자 고르는 법을 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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