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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4일 11시 05분 등록

20130701- 리뷰-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기고 엮음 / 예담 출판

 

 

이상한 사람,

이해받지 못했던 사람.

자살한 사람.

 

영화와 노래에 등장하는 사람.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버렸던 사람.

색에 빠져버린 사람

밤하늘의 별에 마음을 빼앗겨버린 사람.

 

조용한 아름다움을 캔버스에 옮겨 놓은 사람.

소박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보았던 사람.

 

화가들의 공동체를 꿈꾸고 그것을 실행해보려한 사람.

 

먹는 것보다는 그림이 좋았던 사람.

그림팔아 버는 돈보다 모델료 지불하고 물감을 사는 비용이 훨씬 컸던 비효율적인 사람.

 

연습으로 수많은 종이와 캔버스를 채운 사람.

살아있는 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죄책감에 시달렸던 사람.

 

신학을 공부했으나 목사를 거부한 사람.

그림으로 밥벌이를 원했으나, 평생 가난이 따라다녔던 사람.

 

그림이 알려지기 시작할 때는 이미 간질과 광기의 손아귀에 잡혀 버렸던 사람.

 

동생 테오와 함께했지만,

예술이란 자신의 길을 홀로 걸어간 사람.

 

고흐 작품 갤러리

http://www.vggallery.com

 

 

 

. 저자에 대하여

빈센트 빌럼 반 고흐(네덜란드어: Vincent Willem van Gogh 빈센트 빌럼 판 호흐)

(1853 3 30 ~ 1890 7 29)

 

빈센트 반 고흐는 1853 3 30, 네덜란드의 쥔더르트에서 출생하였다. 아버지는 개신교 목사인 테오도뤼스 반 고흐이다. 그의 집안은 종교적 활동과 미술을 추구했다. 반 고흐는 진지하고 내성적이었으며, 어린아이답지 않게 생각이 깊었다.

 

16살에 빈센트는 삼촌 빈센트의 권유로 헤이그에 있는 구필 화랑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1873년에 그의 회사는 그를 런던으로, 다음에는 파리로 발령했다. 그의 네 살 아래 동생이자 빈센트가 평생의 우애로 아꼈던 그의 동생 테오도 나중에 그 회사에 들어왔다. 1876, 고흐가 가게에서 영업활동을 할 때, 손님들과 그림에 대한 관점 차이로 언쟁을 자주 벌였기 때문에 해고 되었다.

 

고흐는 잉글랜드 켄트 주의 감리교학교 램스게이트에서 견습교사가 된 다음 1877년에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왔다.

 

1880년에, 빈센트는 그의 동생 테오의 제안을 따라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고흐는 정신장애로 인한 고통을 소용돌이와 원색의 노란색으로 표현하여〈별이 빛나는 밤〉,〈해바라기〉등의 걸작들을 그렸다. , 고흐의 그림 속에는 정신적인 고통과 이를 극복하고자 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동생 테오와의 우애는 그들이 서로 주고받았던 엄청난 편지 모음에 충분히 기록되어 있다. 이 편지들은 보존되어 오다가 1914년에 출판되었다. 그 편지들은 그 화가의 삶에 많은 통찰을 주었고, 그가 예민한 마음의 재능 있는 작가라는 것도 보여 주었으며, 무명화가로서의 고단한 삶에 대한 슬픔이 묘사되어 있다. 테오는 빈센트의 삶을 통틀어서 경제적으로 지원해 주었다.

 

(위의 고흐의 일생은 위키 백과에서 ‘어린시절’과 ‘청년시절’을 참조하여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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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이 책은 각 장을 시작할 때, 각장에 해당하는 시기의 고흐의 주요사건을 1페이지 정도에 요약하여 앞부분에 배치하여 뒤에 나오는 편지글을 읽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아래의 내용은 역자가 각 장에 배치한 내용이다.)

 

>>화가 입문 이전부터 보리나주까지 1872 8~1881 4

빈센트 윌렘 반 고흐는 1853 3 30, 네덜란드 브라반트 지방의 작은 마을 그루트준데르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엄격하고 보수적인 칼뱅파 목사 테오도루스 반 고흐, 어머니는 온화한 성품의 안나 코르넬리아 카르벤투스이다.

고흐는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어린 때에 그림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숙부 세 사람이 모두 화상인 덕분에 1869 7월부터 유명한 미술품 매매점인 구필 화랑의 수습 사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1872 8, 같은 일을 하게 된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평생에 걸친 두 사람의 편지 왕래가 시작되었다. 고흐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는 모두 668통이나 되었는지, 편지 왕래는 세 차례 일시적으로 끊기기도 하였다.

 

1873 6, 그는 구필 화랑 런던지점으로 옮겨갔다.

이 무렵 열아홉 살의 하숙집 딸 유제니 로이어에게 구혼했다가 거절당하고 충격을 받았다.

 

1875 5, 파리 본점으로 옮긴 고흐는 성서를 탐독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종교에 몰입하게 된다. 그러나 이 때문에 미술품 거래를 혐오하게 되었고 고객이나 동료 직원들 사이가 나빠져 1876 3월 직장에서 해고되었다.

에텐에 있는 부모님 곁으로 돌아간 고흐는, 자연이나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기를 원했던 어머니의 뜻을 저버리고 기숙학교의 무보수 견습교사, 서점 점원을 전전했다.

 

1877 5월에 신학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암스테르담에 갔지만, 신에 대한 이론적 학습과 실제로 복음을 전파하려는 갈망 사이에서 방황했다.

 

1878 7월 신학 공부를 그만둔 그는 전도사가 되어 가난한 광부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벨기에의 탄광지역인 보리나주로 갔다. 그러나 그의 지나치게 엄격한 태도와 광적인 신앙심, 가난한 사람에 대한 봉사정신으로 인해 다른 종교인들과 마찰을 빚게 되고 여러모로 힘든 생활을 했다.

 

1879년 여름, 고흐는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되어 테오에게 데생기법에 대한 책과 물감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마침내 전업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테오는 경제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에텐에서 1881 4 ~ 1881 12

 

1881 4, 에텐에 있는 부모 곁으로 돌아온 고흐는 모델을 두고 하루 종일 인물데생에 몰두했다.

 

1881년 여름, 사촌 케이에게 연정을 느껴 구혼을 했지만 거절 당한다외숙부의 딸인 그녀는 미망이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케이의 단호한 거절은 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를 계기로 고흐는 가족들은 물론 친척들과도 갈등을 겪었다.

 

1881 12월 초, 고흐는 에텐을 떠낫다.

가축 그림과 수채화에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안톤 모베에게 수채화와 유화의 원리를 배우기 위해 헤이그로 향한 것이다.

모베는 고흐를 화실로 불러 정물화를 그리게 했다. 그가 난생 처음 화가 옆에서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었으며 화가로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기도 하다.

 

짐을 가지러 에텐에 들렀을 때, 아버지와 언쟁이 벌어졌다.

고흐가 성탄절에 가족과 함께 교회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이 발단이었다. 아버지는 예배에 참석하기를 거부한 고흐를 대면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헤이그에서, 1881 12 ~ 1883 9

 

1882 1, 고흐는 모베와 구필 화랑의 지점장이던 테르스테이흐의 도움으로 헤이크에 아틀리에를 얻어 정착했다.

이때 상시에가 쓴 밀레의 전지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농촌생활을 그리는 화가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그는 죽는 날까지 밀레의 전기를 진정한 예술의 길잡이로 여겼다.

 

그 와중에 고흐는 시엔(본명 : 클라시나 후르니크)이라는 여자를 알게 되어 집으로 데려왔다불행한 매춘녀인 그녀는 알코올 중독자에 매독 환자였다. 이 일 때문에 조금씩 회복되고 있던 가족들과의 관계에 다시 금이 갔으며 모베, 테르스테이흐와도 절교하게 되었다. 고흐는 테오도 등을 돌릴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불안했으나 테오는 계속 형을 도왔다.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드렌테, 누에넨에서 1883 9 ~ 1885 11

 

1883 9,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고흐는 시엔과 헤어지고 드렌테로 갔다. 그러나 그는 시엔과 그녀의 아이를 버렸다는 자책감에 시달렸다. 그는 드렌테에서 예술가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

드렌테의 풍경은 마음에 들었지만 작업 조건은 너무 열악했다. 날씨가 나빴고 작업실도 없었으며 유화나 데생 재료도 부족했다. 게다가 테오의 경제적 형편도 불투명했다. 무엇보다 고독을 견디지 못한 그는 석 달 후 누에넨에 있는 가족에게 돌아갔다.

 

고흐가 집으로 돌아간 후 부모와의 관계가 심각해졌다. (고흐가 교회에 가지 않겠다고 반발하면서...)

 

목사관 창고에 아틀리에를 마련한 그는 독서를 열심히 하고 그림에 열중했다.

1884 1, 2월 직조공장과 풍경을 소재와 유화와 수채화를 많이 그렸다.

1884년 여름, 열 살 연상인 마르코트와 사귀면서 결혼까지 생각했으나 그녀의 가족의 반대로 부딪혀 수포로 돌아갔다.

 

1885 3 26, 아버지 테오도루스 반 고흐 목사가 목사관 정문에 쓰러진 후 세상을 떠났다.

1885 4월말 [감자먹는 사람들]을 그렸다. 이것은 그가 처음 시도해본 대규모 규성작품이었다. 이 그림은 어두운 색조를 띠고 있는데, 그 후로 밝은 색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 앤트워프, 파리에서, 1885 11~ 1882 2

 

1885 11, 고흐는 도시 풍경과 초상화를 그려 생계를 유지하려는 희망을 품고 앤트워프로 떠났다. 떠들썩한 항구의 풍경이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1886 1월에 앤트워프의 미술 아카데미에 입학했으나, 신경과면 증세가 심해져 2월이 끝나기 전에 그곳을 떠났다.

 

파리에 온 고흐는 탕기 영감이 운영하는 클로젤 거리의 그림물감 상점에서 톨루즈 로트레크, 앙크탱, 베르나르, 러셀 등을 만났다. 이들은 코르몽의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4월에 이들과 합류하면서 그는 인상주의 회화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그 화실에서 무엇을 추구하는지 알 수 없어서 넉 달만에 떠나고 말았다. 여름에는 색 다루는 연습을 위해 꽃을 다룬 정물화 연작을 그렸다.

 

인상파 화가들과 어울리면서 과음과 퇴폐적인 생활을 한 그는 건강이 나빠졌다. 그러나 그들의 영향을 받아 화풍에 변화가 생겼고 한때 점묘파의 기법에 심취하기도 했다. 베르나르와 가깝게 지냈고, 클라시 거리에 있는 포세라는 대중식당에서 그와 함께 전시회를 열었다. 그러나 고흐가 식당 주인과 다투는 바람에 탬버랭이라는 선술집에서 작품을 전시했다.

 

188? 6, 벵 화랑에 전시된 일본 그림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그의 그림의 색채는 더 밝아지고 양식도 많이 변했다.

 

188? 11월에는 살레 레스토랑에서 <프티 불르바르의 인상파 화가들>이라는 전시회를 열었다. 그의 작품과 함께 앙크탱, 베느라날, 드코닝, 툴루즈 로트레크 등의 작품을 전시했다. 이 전시회를 통해ㅓ 고갱, 기요맹, 쇠라 등을 알게 되었다.

 

1886 2 ...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꼈고, 더 많은 빛과 색을 찾아 남프랑스의 아를로 떠났다.

 

>>아를에서, 1888 2 ~ 1889 5

1888 2 20. 고흐는 하얗게 눈 내린 아를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꽃이 핀 과일나무 연작을 그렸다.

3월 말, 처음으로 그의 작품이 파리 앵데팡당살롱전(관전 살롱에 대항하여 인상파화가들이 1884년에 창립한 전람회) 다른 인상파화가들과 함께 작품을 전시했다.

 

아를에서 테오를 통해 파리에 있는 젊은 화가들과 편지를 주고받던 고흐는, 노란집을 아틀리에로 꾸며 화가공동체의 거점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 계획의 일환으로 고갱을 초대했고, 고흐는 10 23일 도착하여 공동생활을 시작하였다.

 

1888 12, 고갱과 그림에 관한 차이로 불화가 심해져서 결별하였다. 12 23일 고갱과 심하게 다툰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잘랐다. 고갱은 급히 파리로 떠났고 고흐는 2주동안 병원에 입원했다.

 

1889 1, 고흐는 노란집으로 복귀하였다. <귀에 붕대를 감고 있는 자화상>, <양파가 있는 정물>, <자장가> 등을 그렸다. 고흐는 환강증세에 시달렸고, 그를 불안하게 여긴 주민들이 고발하여 3월말 고흐는 병원에 강제 입원하게 되었다.

 

1889 4 17, 동생 테오가 조안나 봉제르와 암스테르담에서 결혼했다.

아를시절에 고흐는 고초를 겪으면서도 200여점의 그림을 그렸다

 

>> 고통은 광기보다 강하다

생레미에서 1889 5 ~ 1890 5

 

끝모를 죄책감과 무력감에 시달리던 고흐는 1889 5, 프로방스의 생레미에 있는 생폴 드 무솔 요양원으로 들어갔다. 닥터 레이가 그를 맞아주었다.

 

1889 9월에 <별이 빛나는 밤에> <붓꽃> 두 점이 파리 앵데팡당 살롱전에 전시되었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즈음 고흐의 작품은 동료 화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으며, 테오의 집은 물론 탕기 영감의 미술용품 가게이도 전시되었다.

그러나 고흐는 12월말, 일주일이나 계속된 발작으로 심한 고통을 받았다. 갑자기 물감 튜브를 빨아먹다가 발작이 진정되면 평소처럼 그림을 그리곤 했다.

 

1890 1 18일 브뤼셀의 20인전에 그이 유화 여섯 점이 전시되었고, 권위 있는 평론가 알레블 오리에르의 지극히 호의적인 평론 <고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르 메르퀴르 드 프랑스』에 실렸다.

한편 브뤼셀의 20인전에 전시되었던 <붉은 포도밭>이 팔렸다. 안나 보흐라는 살마이 400프랑에 이 작품을 샀다. 이것은 그의 평생에 유일하게 팔린 유화 작품이다.

 

1890 1 31일 테오와 그의 아내 조안나 사이에 아들이 태어났다. 테오는 형의 이름을 따서 아들의 이름을 빈센트 윌렘 반 고흐라고 지었다. 고흐의 간질성 발작이 점점 잦아지는 가운데 2 22일 아를을 방문했다가 다시 일으킨 발작이 4월말까지 지속되었다.

 

생레미 요양원의 생활을 견딜 수 없었던 고흐는 테오의 권유로 파리의 피갈 8번지에 있는 그의 집으로 갔다. 그해 5 17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곳에서도 오래 머물지 않으려 했다. 또 떠나기로 했다. 이번 행선지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였다. 그곳에는 의사이자 화가이며 피사로와 폴 세잔의 친구인 폴 페르디낭 가셰가 있었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1890 5 21 ~ 7 29 

오베르 쉬르 우아즈로 옮긴 고흐는 라부 여인숙에 방을 얻어 살면서 닥터 가셰의 치료를 받았다.

1890 6월말 테오가 직장에서의 갈등으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불안한 마음으로 파리를 방문했던 고흐는 테오와 돈 문제로 다투고 오베르로 돌아왔다. 그후 그는 <까마귀가 나는 밀밭>, <오베르의 교회> 등을 그렸다.

 

1890 7 27, 초라한 다락방의 침대 위에 피를 흘리고 누워 있는 그를 라부의 가족이 발견했다. 그는 스스로 가슴에 총탄을 쏜 것이다.

이튿날, 파리에 있던 테오가 갓셰의 편지를 받고 오베르로 왔다. 두 형제는 지상에서 마지막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날밤 고흐는 의식을 잃었고, 7 29일 새벽 1 30분에 동생 품에 안긴 채 ‘이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삶을 마감했다.

 

7 30, 고흐는 테오, 베르나르, 탕기 영감, 가세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베르이 묘지에 묻혔다. 8월에 테오가 베르나르의 도움을 받아 몽마르트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고흐의 추모전을 열었다.

 

고흐가 죽은 지 6개월 후 1891 1 25, 형의 죽음 이후 갑자기 건강이 악화된 테오가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에서 33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고흐의 서간집이 출간된 1914년에 테오의 유해는 형의 무덤 옆에 안치되었다.

 

. 가슴을 치는 글귀

 

■ 새장에 갇힌 새

화가 입문이전부터 보나리주까지, 1872 8 ~ 1881 4

 

/ 많이 감탄해라

13. 모베가 말했듯 "바로 그거다". 밀레의 그림 [저녁 기도], 정말이지 '바로 그거' 라니까. 장엄하고 한 마디로 시 그 자체인 작품이지.

* 밀레의 [저녁 기도]

 

13.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사람이다.

 

/ 삶은 소중히 여겨야 할 값진 것

14.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게 되고, 자신이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사랑을 느낄 때인 것 같다.

 

16. 겨울이 지독하게 추우면 여름이 오든 말든 상관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부정적인 것이 긍정적인 것을 압도하는 것이다. 우리가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냉혹한 날씨는 결국 끝나고, 화창한 아침이 찾아오면 바람이 비뀌면서 해빙기가 올 것이다. 그래서 늘 변하게 마련이 ㄴ우리 마음과 날씨를 생각해 볼 때, 상황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 사부님께서는 내 외로움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기상청에서 근무하면서 날씨를 보았으니 잘 알 것 아니냐, 비오는 날만이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변화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것에서 자신을 찾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 새장에 갇힌 새

17. 새들에게 털갈이 계절이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자신의 깃털을 잃는 시기라고 할 수 있겠지. 사람에게 비유하자면, 실패를 거듭하는 불행하고 힘겨운 시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털갈이 계절이 있기에 새롭게 태어날 수도 있으므로 이 변화의 식이에 애착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이 일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겠지. 그리 유쾌한 일도 재미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21. 세상에는 믿고 사랑할 만한, 가치 있는 것들이 많지. 알겠니? 셰익스피어 안에 렘브란트가 있고, 미슐레 안에 코레조가, 빅토르 우고 안에 들라크루아가 있다.

또 복음 속에 렘브란트가 있고, 렘브란트 안에 복음이 있다. 네가 올바르게 이해한다면 그것은 같은 것이다. 그것을 왜곡하지 말고 비교대상을 독창적인 사람들의 장점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마라.

* 책을 중간까지 읽은 지금 시점에 이 구절을 옮겨 적으면서... 고흐는 강정혁명 식으로 한다면 '명령' '개인화' '촛점' '최상주의자' 테마가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테오에게 편지쓸 때, 자신의 상태와 의견을 스스럼없이 솔직히 쓰고 있는 것을 봐서 그런 짐작을 해본다.

 

24 새장에 갇힌 새는 봄이 오면 자신이 가야할 길이 어딘가에 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안다.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 단지 실행할 수 없을 뿐이다. 잘 기억할 수는 없지만 어렴풋이는 알고 있어서 혼자 중얼 거린다. '다른 새들은 둥지를 틀고, 알을 까고, 새끼를 키운다.' 그러고는 자기 머리를 새장 창살에 찧어 댄다. 그래도 새장 문은 열리지 않고, 새는 고통에 미쳐간다. 지나가는 다른 새가 말한다. 얼마나 게으르냐고, 그러나 갇힌 새는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잘하고 있고 햇빛을 받을 때면 꽤 즐거워 보인다.

* 고흐 자신의 상태를 '새장에 갇힌 새'에 감정이입하여 전하고 있다. 고흐의 이런 마음이 어찌 고흐 뿐이겠는가?

* 불교 명상의 화두 하나가 떠오른다. 유리병에 갇힌 새.

 

 

■ 사랑없이는 살 수 없다

에텐에서, 1881 4 ~ 1881 12

 

/ 자연과의 씨름은 ‘말괄량이 길들이기’

29. 자연과의 씨름은, 셰익스피어가 '말괄량이 길들이기'( 미 말은 싫든 좋든 대립을 조금씩 완화하는 것을 뜻한다)라고 부른 것과 비슷하다. 많은 분야에서 공통도니 말이지만, 특히 데생에서는 '꾸준함이 항복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 케이를 사랑하게 되었다.

30. '어떤 일을 하지 않는 방법' 따위는 그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나 배우라지. 너도 이런 경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해도 되는 일, 해야만 하는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이 놀랄 만큼 어렵다는 알고 있겠지.

 

31. 크리리커 숙부(케이의 아버지) '오랜 친분을 쌓아온 다정한 관계가 쯚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을 때도 그리 기분 나쁘게는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단지, 관계가 달라질 필요가 있을 때의 진정한 해결책은 오랜 우정을 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로 바꿀 수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씀 드렸다.

 

/ 씁쓸한 사랑 /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

 

* 난중일기를 읽을 때처럼, 자신의 심경을 그대로 드러낸 사적인 일기를 보는 것같은 기분이 든다. 이건 매우 사적인 편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고흐가 힘들다가거나, 어떤 결심을 했다든가, 무슨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한다든가 하는 것이  여과없이 드러나서 고뇌가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나도 같이 방황하는 기분이 든다.

난중일기를 읽을 때, 이순신이 백성을 보고 가슴 아프게 여기던 것이나, 전쟁 준비를 하면서 고뇌하던 것들을 지켜보는 아픔처럼... 지금도 조금 아프다.

 

■ 조용한 싸움

헤이그에서, 1881 12 ~ 1883 9

 

/ 너에게 부탁하고 싶다.

43. 난 그들이 믿는 종교가 너무 끔찍하다고 솔직히 말해 버렸다. 종교에 깊이 빠져 있을 때 너무도 비참하게 생활해야 했기에 이제 더 이상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고, 위험한 것을 대하듯 멀리하고 싶었다.

 

/습작에의 몰두 / 후회할 시간이 없다.

/ 내 안에 있는 힘을 느낀다.

48. 분명이 언젠가는 내 그림이 팔릴게다.

날 믿어라. 하루 종일 지틸 정도로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것도 아주 기쁘게 말이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없다면, 아니 더 열심히 할 수 없다면 용기를 읽게 될지도 모른다.

 

/ 인간을 그린다는 것

50. 인간을, 살아있는 존재를 그린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물론 그 일이 힘들긴 하지만, 아주 대단한 일임에는 분명하다

 

50. 내가 예의범절을 까다롭게 따지는 사람들과 잘 재내는 요령이 없다는 건 솔직히 인정한다. 하지만 그 대신 가난하거나 평범한 사람들과는 더 잘 지낸다. 앞의 사람들에게서 잃은 것을 뒤의 사람들에게서 얻는다. 결국은 자신이 관심을 갖는 환경, 표현하고 싶은 환경 속에서 예술가로 살아가는 것이 올바르다고 할 수 있지 않겠니. 그걸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문제인 것이다.

 

/ 흥미를 위한 작품은 할 수 없다.

51. 돈에 쫓겨서 잠시 자신을 잊고 다른 살마의 흥미를 끄는 작품을 만들어내면, 그 결과는 늘 불쾌한 것이었다. 나는 그런 일은 할 수 없다. 모베도 크게 화를 내며 "그게 아니야, 그 쓰레기는 찢어버려!"하고 소리쳤다. 처음에는 그림을 찢는 일이 힘들었지만 결국 다 찢어버렸다.

 

/ 버림 받은 여자를 돌보는 일

52. 모베는 내가 "나는 예술가입니다"라고 말한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러나 나는 그 말을 취소할 마음은 없다. 왜냐하면 나에게 그 말은 무엇인가를 온전하게 찾아낼 때까지 노력하는 걸 의미하거든. 그거 "난 그것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습니다. 임 그걸 찾아냈지요"라는 이야기와는 정반대되는 말이다. 나에게 그 말이 "나는 무엇인가를 찾고 있고, 아주 열중하고 있다"는 걸 뜻한다.

 

53. 지난 겨울 임신한 여자를 알게 되었다. 남자한테서 버림받은 여자지. 겨울에 길을 헤매고 있는 임신한 여자....... 그녀는 빵을 먹고 있었다. 그걸 어떻게 얻었는지는 상상할 수 있겠지. 하루치 모델료를 다 지불하지는 못했지만, 집세를 내주고 내 빵을 나누어주어 그녀와 그녀의 아이를 배고픔과 추위에서 구할 수 있었다.

 

53. 나는 지금보다 더 나은 때에 그녀와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그녀를 계속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녀는 다시 과거의 길, 그녀를 구렁텅이로 내몰 것이 분명한 그 길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테니까. 그녀는 돈이 없지만, 내가 그림을 그려 돈을 벌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돕고 싶어서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 사람 참..... 끈끈한 관계가 아닌 가벼운 관계로 맺어지는 그러 관계를 맺지 못하는 고흐는 타인에게 일을 맡기는 일을 잘 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림 그리는 것 외엔 다른 능력이 별로 없어서 그걸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타입.

 

/ 생명의 몸부림을 담아

56. 다른 그림은 [뿌리]이다. 모래 섞인 바닥 위로 나무뿌리들이 드러나보이는 광경이다. 나는 이 그림을 그리면서 인물에 부여했던 것과 같은 감정을 풍경에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다. 힘없고 연약한 여인의 초상화에서 처럼, 온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대지에 달라붙어 있지만 폭풍으로 반쯤 뽑혀나온 이 시커멓고 울퉁불퉁하고 옹이투성이의 뿌리들 속에 살아가기 위한 발버둥을 담아내고 싶었다. 자연에 대해 이론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누넹 보이는 대로 충실하게 다루려 노력하다 보면 여인 속에도, 뿌리 속에도 위대한 몸부림이 저절로 드러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적어도 내 눈에는 이 그림들 속에 어떤 감정이 들어 있는 것 같구나.

 

/ 나의 연인 시엔

59. 그녀에겐 특별한 점은 없다. 그저 평범한 여자거든. 그렇게 평범한 사람이 숭고하게 보인다. 평범한 여자를 사랑하고, 또 그녀에게 사랑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인생이 아무리 어둡다 해도.

 

/ 시엔의 출산

61.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그러나 아직도 불길한 그림자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젊은 연인 뒤에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 알브레히트 뒤러의 에칭 판화를 연상시키는 듯한 이 불길한 예감이 그냥 스쳐가기를 기원하자.

 

/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림

63. 오늘, 혼자서 결심했다. 가벼운 두통이나 그것을 떠오르게 하는 모든 것을 잊어버리기로 말이다. 많은 시간을 낭비했은 이제는 다시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좋은 싫든 아침부터 저녁까지 야외에 나가 규칙적으로 데생을 할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 저건 과거에 본 그림이잖아."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63. 예술은 질투가 심하다. 가벼운 병 따위에 밀려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이제부터 예술의 비위를 맞추겠다. 조만간에 좀더 흡족할 만한 그림을 받아보게 될 것이다.

 

63. 나 같은 사람은 정말이지  아파서는 안 된다. ......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려면 오랫동안 열심히 일해야 한다. 내 목표를 이루는 건 지독하게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내 눈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으니까.

 

64. 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혀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다. 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이 화가는 깊이 고뇌하고 있다고, 정말 격렬하게 고뇌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 흔히들 말하는 내 그림의 거친 특성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쨌든 그 거친 특성 때문에 더 절실하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나도 그렇다. 우울이 아니라 고뇌를 담고 싶다.

거친 특성에도 불구하게 감정을 전달하는 것...... 그것도 하고 싶다

 

64.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어떻게 비칠까. 보잘 것 겂는 사람, 괴벽스러운 사람, 비위에 맞지 않는 사람, 사회적 지위도 없고 앞으로도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갖지도 못할, 한마디로 최하 중의 최하급 사람. ........ 그래 좋다. 설령 그 말이 옳다 해도 언젠가는 내 작품을 통해 그런 기이한 사람, 그런 보잘 것 없는 사람의 마음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여주겠다.

 

64. 예술은 끈질긴 작업, 다른 모든 것을 무시한 작업, 지속적인 관찰을 필요로 한다. '끈질기다'는 표현은, 일차적으로 쉼없는 노동을 뜻하지만 다른 사람의 말에 휩쓸려 자신의 견해를 포기하지 않는 것도 포함한다.

 

66. 옛것을 모방하는 유행을 따라가서는 안 되겠지. 밀레도 "스스로가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를 바라는 모습은 우스꽝스럽다"고 했다. 이 말은 진부하게 들릴수도 있지만,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대양처럼 심오하다. 나는 그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 조용한 싸움

67. 지금처럼 계속 작업할 수만 있다면, 조용히 싸움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작은 창문 너무로 평온하고 자연스러운 풍경을 바라ㅗ고, 신념과 사랑으로 그것을 그리는 싸움 말이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그림 그리는 데 방해가 되는 여러가지 문제를 피해갈 생각이다. 그림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림 이외의 어떤 것에도 주의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

 

/ 화가의 의무

68. 화가의 의무는 자연에 몰두하고 온 힘을 다해서 자신의 감정을 작품 속에 쏟아붇는 것이다.

 

/ 꿈틀대는 색채의 힘 / 유화를 그리는 행복

71. 나는 황야와 소나무를 보면 아련한 향수를 느낀다. 나뭇가지를 주워 모으는 가난한 여인, 모래를 나르는 가난한 농부 같은 초라한 인물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런 소박한 것들 속에는 웅대한 바다에 맞먹는 무엇인가가 있다.

 

73. 그림 속에는 무한한 뭔가가 있다. 정확하게 설명하기 힘들지만 자기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건 정말 매혹적인 일이다. 색채들 속에는 조화나 대조가 숨어 있다. 그래서 색들이 저절로 조화를 이룰 때면 그걸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

 

 

/ 자연이 주는 감동

77. 지금 그리고 있는 풍경화에는 인물이 없다. 세심함이 요구되는, 배경 그리는 연습이지. 사실 인물의 톤이나 그림의 전체적인 느낌은 배경이 어떻게 그려졌나에 달려있다.

 

78-79. 밀레의 감동적인 면은 "그럼에도 나는 이런저런 일을 꼭 해야 한다"는 분명한 태도이다. ........ 그가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자신의 초조감을 어찌나 재치있게 묘사하는지, 그걸 읽는 사람은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런 건 아무리 재치 있게 전달된다 해도 짜증만 날 뿐이다.

 

/ 풍경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85. 기억 속에는 낮에 본 장관이 생생하게 남아 있어서 도저히 그림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장면의 흔적은 남아 있었다. 그 풍경이 나에게 말을 걸ㅆ고, 그것을 빠른 속도로 받아 저겅ㅆ다. 내가 그렇게 받안 적은 것은 판독할 수 없는 단어와 실수, 결함을 담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거기에는 여전히 숲이나 너도밤나무, 여러 인물들이 나에게 들려준 것의 일부가 남아 있다. 그것은 누가 가르쳐준 방법이나 체계 안에서 습득한 인습적인 언어가 아니라 자연 그 자체에서 나온 언어다.

 

86. 내 건강에 대해 걱정하는 것 같은데, 너는 어떠냐? 내 치료법이 너에게도 통하리라 생각하는데. 그건 툭 트인 야외로 나가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나는 잘 지낸다. 피곤할 때도 더 좋아직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식사를 간소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주된 치료법은 그림이다.

 

/ 복권의 의미

88.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 같았다.

....... 복권에 대한 환상을 갖는 것이 우리 눈에 유치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 음식을 사는 데 썼어야 할 돈, 마지막 남은 얼마 안 되는 푼돈으로 샀을지도 모르는 복권을 통해 구원을 얻으려는 그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들의 고통과 쓸쓸한 노력을 생각해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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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예술의 규칙

89. 도미에의 그림,

발자크, 졸라

 - 당당하고 남성적인 분위기....

 

91. 네가 들려준 살마들의 삶이 엄한 규칙에 따른 거시 아니기 때문에 멸시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마라. 문제는 추상적인 생각이 아니라 행동에 있다. 규칙은 지켜졌을 때에만 인정받을 수 있고 가치가 있다. 깉이 생각하고 늘 신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까닭은, 그런 자세가 우리의 에너지를 집중하고 다양한 행동을 하나의 목표로 모아주기 때문이다.

 

93. 자신의 규칙만 나열하면서 어떤 수고도 하지 않고, 심지어 자신 만든 규칙조차 지키려 하지 않는 사람들보다는 네가 말한 사람들이 낫다. 규칙에 대해 왈가왈부만 하는 살마들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규칙을 통해서도 아무것도 얻는 것이 없지만, 네가 언급한 사람들은 마음을 다잡고 생각을 하면서 사다면 위대한 일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일이란 그저 충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속되는 작은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어서 이루어진다.

 

93. 그림이란 게 뭐냐? 어떻게 해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까? 그건 우리가 느끼는 것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사이에 어 있는, 보이지 않는 철벽을 뚫는 것과 같다. ...... 인내심을 갖고 삽질을 해서 그 벽 밑으 ㄹ파내는 수밖에.  .... 그럴 때에 규칙이 없다면, 그런 힘든 일을 어떻게 흔들림 없이 계속해 나갈 수 있겠니? 예술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마찬가지다. 위대한 일은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을 때 이룰 수 있다. 결코 우연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 더 많은 것을 원하며 모든 것을 잃는 자

95. 어떤 사람이 사랑에 빠지기 전과 후의 모습은 마치 불 꺼진 램프와 타오르고 있는 램프만큼이나 다르다. 어느 쪽이든 램프가 거기 존재하는 것이고 그게 좋은 램프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램프는 빛을 발산하기도 한다. 그게 바로 램프의 기능 아니냐. 그리고 사랑은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준다. 바로 그런 방식으로 우리는 자기 일에 더 적합한 살마이 되어간다.

 

/ 내가 정말 그리고 싶은 그림

97. 모든 사람이 모델을 알게 보게 될 그림을 그리고 싶지는 않다. 세부사항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인물을 그 본질적인 특징에 따라 단순화할 것이다. 쉽게 말해 내가 그리녀는 대상은 아버지의 초상이 아니라 병자를 방문하러 가난한 시골마을의 전형적인 목사다.

 

98. 인물을 잘 표현하는 일은 얼굴 생김새를 닮게 그리는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느낌을 전해주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 세상에 진 빚

99. 나는 이 세상에 빚과 의무를 지고 있다. 나는 30년간이나 이 땅 위를 걸어 오지 않았나! 여기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림의 형식을 빌어 어떤 그림을 남기고 싶다. 이런저런 유파에 속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을 진정으로 표현하는 그림을 남기고 싶다. 그것이 나의 목표다. 이런 생각에 집중하면 해ㅑ 할 일이 분명해져서, 더 이상 혼란스러울 게 없다.

 

■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드렌테, 누에넨에서 1883 9 ~ 1885 11

 

/다시 일어날 것이다

/ 그림 속의 기쁨

104. 그 위로 펼쳐진 하늘은 라일락색과 흰색을 썩어놓은 미묘한 효과를 내는데, 그것은 내가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색인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이 장면 전체의 인상을 잡아내는 열쇠이기 때문에, 반드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개다

106. 그들이 자신을 계속해서 집에 두는 이유는 좋아서가 아리나 그저 억지로 참고 있을 뿐임을 개도 알고 있다. 그가 이 집 안에 있는 것을 참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개는 다른 곳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으려 한다.

이 개는 한 때 아버지의 아들이었지만, 그는 길거리로 내쫒은 사람은 아버지다. 너무 오랫동안 쫒겨나 있던 개는 더 사나워졌다.

....... 개는 이곳에 돌아온 걸 후회한다. 그들이 친절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황야를 떠돌 때도 이 지에서처럼 외롭지는 않았다. 불쌍한 짐승이 돌아온 것은 생각이 모자란 탓이다.

 

/ 나의 야만성

107. 나는 그 개의 길을 택했다는 걸 너에게 말해 주고 싶다. 나는 개로 남아 있을 것이고, 가난할 것이고, 화가가 될 것이다. 또 나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107. 너는 아직도 네가 평범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고 했지. 그러면서 너는 왜 네 영혼 속에 있는 최상의 가치를 죽여 없애려는 거냐? 그렇게 한다면, 네가 겁내는 일이 이루어지고 말 것이다. 사람이 왜 평범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그건 세상이 명령하는 대로 오늘은 이것에 따르고 내일은 다른 것에 맞추면서, 세상에 결코 반대하지 않고 다수의 의견에 따르기 때문이다.

 

/ 내 그림의 매매 가능성

109. 최근에 보낸 그리에 대해 너는 "이제는 팔아도 될 만한 그림인데, 하지만......" 이라고 했는데, 그건 내가 처음으로 브라반트의 스케치를 보냈을 때 네가 띄운 편지의 내용과 글자 한 자 다르지 않다.

 

/ 예술, 사람의 영혼에서 솟아나오는 것 (안톤 반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

111. 나는 헤르코머가 이미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해 미술학교를 열었을 때 한 말이 마음에 드네. 그는 학생들에게 부디 자신이 그렸던 방식에 따라 그림을 그리지 말고, 스스로의 방식으로 그리라고 격려했지. 그리고  "내 목표는 헤르코머의 학설을 따르는 사도 집단을 만드는 게 아니라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표현형식을 확립하는 것이다." 라고 했다네. 사자는 원숭이짓을 하지 않는 법이지.

 

114. 내 말의 요지는, 사람들이 우리의 그림을 보고 기술이 너무 부족하다고는 생각할 정도로 기술의 비밀을 잘 파악하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작업이 너무 능숙해서 소박해 보일 정도로 우리의 영리함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지.

 

/ 삶의 여백

115. 비어 있는 캔버스의 응시, 그것은 화가에게 "넌 아무것도 알 수 없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캠버스의 백치 같은 마법에 홀린 화가들은 결국 바보가 되어버리지. 많은 화가들은 텅 빈 캔버스는 "넌 할 수 없어"라는 마법을 깨부수는 열정적이고 진지한 화가를 두려워한다.

캔버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무한하게 비어 있는 여백, 우리를 낙심케 하며 가슴을 찢어 놓을 듯 텅 빈 여백을 우리 앞으로 돌려 놓는다.

 

/ 젊은 화가의 아버지, 밀레

116. "그것은 (사람들의 무관심) 내가 값비싼 구두를 신고 신사의 생활을 원하다면 기분이 나쁘겠지만, 나막신을 신고 나갈 거니까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밀레의 말을 고흐가 인용)" 그리고 결국 그렇게 되었지.

 

/ 「감자 먹는 사람들」, 진정한 농촌 그림

119. 가끔은 그림이 완성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두렵기도 했다. 그러나 그림을 그린다는 게 뭐냐. '행동하는 창조하는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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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밀고 있는 손, 자신을 닮은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려고 했다. 그 손은, 손으로 하는 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암시하고 있다.

* 고흐에게는 아니, 적어도 이 그림에서만은 '=노동=식사'는 같은 것을 표현한다.

 

123. 농부를 그리려면 자신이 농부인 것처럼 그려야 한다. 농부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똑같이 느끼고 생각하며 그려야 할 것이다.

 

/ 현대 인물화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127. 농부나 넝마주이를 그리는 것보다 더 단순한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사실 회회에서는 일상적인 인물만큼 그리기 힘든 소재도 없다.

 

129. 아카데미의 인물화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잘 구성되어 있다. 더 이상 고칠 곳도 없고, 실수 하나 없이 매끄럽게 그려졌지. 그러니 ' 그 이상 더 잘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하겠다. 그러나 그런 그림은 우리가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게끔 이끌어주지 못한다.

 

133. 나라면 "밭갈이 하는 농부에게 개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 보다는 "농부는 농부다워야 하고, 밭을 가는 사람은 밭을 가는 사람다워야 한다"고 말하겠다. 그럴 때 그 그림은 진정으로 현대적인 성격을 띄게 된다.

 

 

/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생명이 깃든 색

앤트워프, 파리에서, 1885 11~ 1882 2

 

 

/사람의 눈

 

/ 내가 간절이 바라는 것

139. 오랫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탓에 네가 보내준 돈을 받았을 때는 어떤 음식도 소화시킬 수 없는 형편이었다. 꼭 치료하도록 노력하마.

 

140. 상상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내가 돈을 받을 때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무엇을 먹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비록 그동안 밥을 못 먹고 있었지만,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그림을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돈이 손에 들어오는 즉시 모델을 구하러 나가서는 돈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 작업한다.

 

141. 너 역시 진실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하는데, 농촌 아낙을 그릴 때 그들이 농촌 아낙답기를 원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매춘부를 그릴 때는 매춘부답게 표현하고 ㅅㅍ다. 그래서 렘브란트가 그린 매춘부의 초상화에 그토록 강렬한 충격을 받았는지 모른다. 그는 신비스런 미소를 특유의 무게를 갖고 아름답게 포착해서 그렸지. 렘브란트는 마술가 중의 마술가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렇게 그리는 법을 알아내고 싶다. 마네는 그렇게 하는 데 성공했다. 쿠르베도 그랬고. , 망할 자식들! 나도 그들과 같은 야망이 있다.

* 자신이 가장 원하는 분야에서 성공한 이들을 질투한다고 한다. 다른 영역의 사람들은 질투가 아니다.

 

/ 물감에서 솟아오르는 인물을 그리기 위해

142. 제라코나 들라크루아의 그림을 보면 정면을 향하고 있는 인물들도 등을 가지고 있다. 인문들 주변으로 공간이 있는 것이지.

 

143. 내 습작과 다른 동료들의 습작을 비교해 보면 거의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는 게 놀라울 정도이다. 그들은 그림에 맨살과 똑같은 색을 쓰는 데, 가까이서 봤을 때는 그들이 옯다느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조금만 뒤로 물러나서 바라보면 그들의 그림은 지독할 정도로 밋밋해 보인다. 분홍색, 섬세한 노란색 등의 부드러운 색조들은 거친 효과를 만들어내니까. 반대로 내가 그린 그림을 가까이에서 보면 초록빛을 띤 빨강, 노랑이 섞인 회색,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많은 색이 뒤섞여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더 뒤로 물러나서 바라보면 인간의살이 물감에서 튀어나오는 듯 주변에 공간이 생기며 진동하는 빛 줄기가 그 위로 쏟아진다. 아주 조금의 채색만으로도 효과가 강조되는 것이다.

 

144. 사람들은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불행히도 항상 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 그들이 그리는 인물은 거의 항상 머리를 거꾸로 박고 넘어질 것처럼 불안정해 보인다. 단 한 인물도 두 발로 단단하게 서 있지 않는다. 인물이 안정되게 서 있으려면 처음 구도를 잡을 때부터 견고하게 자리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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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브르에서 만나자

/ 불확실한 미래

146. 네 건강과 일을 위해서라도 독신으로 지내서는 안 될 테고. 하지만 나는 결혼이나 아이에 대한 욕망을 잃어버린 것 같다. 이따금 서른다섯이라는 나이에 벌써 그런 느낌을 갖는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  그리고 가끔은 이 지긋지긋한 그림에 염증을 느끼기도 한다. 어디선가 리슈팽이 그랬지. “예술에 대한 사랑은 진정한 사람을 잃게 만든다”고. 그건 정말 옳은 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 역시 예술에 대해 넌더리를 내게 만든다.

 

/ 생명이 깃든 색채(레벤스에게 보낸 편지)

149. 회색빛 조화를 피하고 강렬한 대립을 조화롭게 다루기 위해 강력한 색을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다네.

....... 예전에 우리가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나. 색에서 생명을 추구해야 한다고, 진정한 데생은 색과 함께 틀이 만들어진다고 말일세.

 

/ 네 자신을 즐겨라(여동생 윌에게 보낸 편지)

154. 내가 가장 불안하게 생각하는 점은, 네가 글을 쓰려면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네 믿음이다. 제발 그러지 말아라. 내 소중한 동생아. 차라리 춤을 배우든지, 장ㄱ나 서기 혹은 누구든 네 가까이 있는 사람과 사랑을 하렴. s번도 좋고 여러 번도 좋다. 네덜란드에서 공부를 하느니 차라리, 그래 차라리 바보짓을 몇 번이든 하렴. 공부는 사람을 둔하게 만들 분이다. 공부를 하겠다는 말은 듣고 싶지도 않다.

 

158. 나는 현대 작품이 이전의 작품처럼 도덕적인 설교를 하지 않아서 좋다. “선과 악도 설탕이나 황산처럼 화학생성물에 불과하다”란 말을 듣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겁을 하고 분개하겠지만.

 

 

■ 내 영혼을 주겠다

아를에서

1888 2 ~ 188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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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이 없으니 텅 빈 느낌이다.(반 고흐가 남프랑스로 떠난 후 테오가 여동생 윌에게 보낸 편지)

 

/ 화가 공동체에 대한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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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가 낯설게 보인다

165. 요즘 모파상의 <피에르 장>을 읽는 중인데, 참 아름다운 소설이다. 이 소설의 서문을 읽어보았니? 서문에는 “소설가에게는 소설을 통해 자연을 더 아름답고, 더 단순하게, 휠씬 위안을 줄 수 있게 과장하고 창조할 자유가 있다”고 씌어있다. 그 다음에 “재능은 오랜 인내로 생겨나고, 창의성은 강한 의지와 충실한 관찰을 통한 노력으로 생긴다”라고 플로베르의 말이 의미하는 것에 대해 씌고 있다.

 

/ 쇠가 뜨거울 때 두들기는 수밖에

167. 일본 판화의 형식에 따라 무언가를 그려보고 싶다. 쇠가 뜨거울 때는 두들기는 수밖에 없지 않겠니.

 

168. 사이프러스나무 옆으로, 혹은 잘 읽은 밀밭 위로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리고 싶다. 이곳은 밤은 지독하게 아름다울 때가 있다. 그걸 그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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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모든 것의 뿌리

169. 오늘 아침, 꽃이 핀 자두나무를 그리고 있는데, 갑자기 멋진 바람이 불어오더니 다른 곳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광경을 보았다. 그럴 때면 작고 하얀 꽃잎들이 햇빛을 받아 불꽃처럼 반짝이곤 한다.

그 장면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순간순간 땅이 진동하는 걸 바라볼 각오를 하고 그림을 그렸다.

* 이런 순간을 맞고 싶다. 어떤 사람이 세계의 진실을 보고자 할 때, 세계도 그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고 한다. 위에서 고흐가 말한 ‘갑자기 멋진 바람이 불어오더니....’같은 것을 말이다.

 

169. 인상주의가 주로 다루는 소재는 모두 쉽게 변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과감하게 아주 강렬한 원색을 사용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그 책채는 아주 부드러워진다.

 

 

/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 내 그림의 값어치

173. 이번에 부치는 짐속에는 거친 캔버스에 그린 분홍색 과일나무 그림과 폭이 넓은 하얀 과일나무 그림, 그리고 다리 그림이 있다. 그걸 보관해 두면 나중에 가격이 오를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수준의 그림이 50점 정도 된다면, 별로 운이 없었던 우리의 과거를 보상받을 수 있겠지. 그러니 이 그림 세 점을 네 집에 두고 팔지 말아라. 시간이 지나면 이 그림들이 각각 500프랑의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 이 세상은 신의 실패작

174. 이 세상은 신이 뭘 해야 하는지 잘 모를 때, 제정신이 아닌 불행한 시기에 서둘러서 만들었음이 분명하다. 선량한 신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그것은 자신의 습작을 만들기 위해 그가 많은 수고를 했다는 정도지.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습작은 다양한 방식으로 망가졌다. 그렇게 실수할 수 있는 사람은 주인밖에 없다. 그래, 그게 아마도 가장 훌륭한 위안이 되겠지. 그때부터는 바로 그 창조적인 손에 의해 응분의 보상이 주어지기를 희망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 이 세상은 신이 실패작이고 하는 점이 재미있다. 조르바처럼.

그러나... 뒷부분의 관점은 .... 이 대목은 잘 못 알아 먹겠다. 세상은 신의 실패작이니까 이 당에 사는 우리는 그 실패에 대한 보상을 희망할 권리가 있다? 고흐는 이럴 사람 같지 않으니까.

 

/ 고갱과 함께 지낸다면

175. 이 계획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를 결성하려는 의도도 있다. 그래서 고갱에게 보낼 편지 초안을 너에게 보낸다. 네가 좋다면 조금 손질해서 다시 써 보낼 생각이다.

 

/ 함께할 친구가 필요하다

 

/ 그림 속 색의 힘

179. 나는 다른 모든 것을 죽여버린다는 그 그림 속 색의 힘을 확보하려 노력해야 한다. 포르티에 씨는 자신이 소유한 세잔의 그림을 따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다른 캔버스 옆에 놓고 보면 다른 그림의 색채를 죽여버린다고 말했지. 세잔의 그림은 황금색 배경에서 훌륭해 보이는데, 그것은 그림의 색조가 뛰어나고 모든 단계의 색이 아주 짙게 칠해졌기 때문이다.

 

 

/ 「씨 뿌리는 사람」, 영원한 것에의 동경

182. 언제쯤이면 늘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별이 빛나는 하늘을 그릴 수 있을까? 멋진 친구 시프리앙이 말한 대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침대에 누워서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물고서 꿈꾸는, 그러나 결코 그리지 않은 그림인지도 모른다.

 

/ 예술은 예술가들에게

185. 예술은 예술가들에게! 이건 위대한 혁명이다. 그게 유토피아에 불과하면 할 수 없지.

인생은 너무 짧고 빨리 지나간다. 화가라면 그래도 그림을 그려야겠지.

 

/ 그림은 사진이 아니다

185. 피사로는 색채가 서로 조화를 이루거나 부조화를 이루면서 만들어내는 효과를 대답하게 과장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정말 옳은 말이다. 그건 데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제와 똑같이 그리고 색칠하는 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일이 아니다.

 

/ 영생의 예술

 

/ 급하게 그린 그림

188. 이따금 그림이 아무리 돈을 들여도 결코 만족시킬 수 없는 정부(情婦)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혹시라도 그럭저럭 쓸 만한 그림이 나온다면 다른 걸 더 많이 살 수 있을 거라고 혼자 중얼대다 보면 가슴이 몹시 아프다.

 

/ 나를 꿈꾸게 하는 밤하늘

189. 그림을 사용할 때도 펜과 종이를 대할 때처럼 부담이 없었으면 좋겠다. 색을 망칠까 싶어 두려워하다 보면 꼭 그림을 실패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부자였다면 지금보다 물감을 덜 썼을 것이다.

 

189.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 묻곤 하지. 왜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게 가듯 창공에서 반짝이는 저 별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 그림을 그리는 일은 힘든 노동

192. 그림 그리는 일은 힘든 노동과 딱딱한 계산을 병행하는 일이다. 그래서 작업 중에는 어려운 배역을 맡고 무대 위에 선 배우처럼 극도로 긴장하게 되고, 30분 동안 수만가지 생각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런 작업을 마치고 나서 긴장을 풀고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술 한잔 마시거나 독한 담배를 피우면서 멍하니 취해 있는 것이다. 별로 품위 있는 행동은 아니지만.

 

/ 나에겐 그림밖엔 없다

 

/ 내가 더 지치고 아파할수록

198.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지만, 예술을 창작하는 데 드는 것보다 적은 경비로 생명을 창조할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하면 우울해지지 않을 수 없다.

 

/ 가족과 조국은 상상 속에서 더 매력적이다

198. 가족이나 조국은 현실보다 상상 속에서 더 매력적인지 모른다. 우리는 가족뿐 아니라 조국에서도 떠난 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으니.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항상 어던 목적지를 향해 떠나는 나그네처럼 느껴진다. 내가 그 ‘목적지’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아주 솔직하게 들리겠지.

 

/ 파란 하늘에 떠 있는 별 하나처럼

 

/ 나를 지배하나는 열정을 따라

202. 내 그림에 서명을 하기 시작했다가 곧 멈춰버렸다. 그런 짓이 너무 어리석어 보였다. 그러나 바다 그림에는 지나칠 정도로 눈에 띄게 붉은색으로 내 이름을 넣었다. 녹색 배경에 붉은 색을 집어 넣고 싶었기 때문에 

 

/ 커다란 해바라기

203. 고갱과 함께 우리들의 작업실에서 살게 된다고 생각하니 작업실을 장식하고 싶어졌거든. 오직 커다란 해바라기로만 말이다.

 

/ 노력이 통하지 않는 시대

206. 우리는 노력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림을 팔지 못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고갱을 봐도 알 수 있듯 완성한 그림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일도 불가능하니. 아주 중요한 그림으로 얼마 안 되는 금액을 빌리지도 못하다니. 이런 일이 우리 다음에도 계속될까 부럽다.

 

/ 색채를 통해 뭔가 보여줄 수 있기를

/파괴와 광기의 공간, 밤의 카페



/ 흥미로운 밤 그리기

212. 밤 풍경이나 밤이 주는 느낌, 혹은 밤 그 자체를 그 자리에서 그리는 일이 아주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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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털터리 지갑

/ ‘강제 휴식’에 대한 복수

214. 이 그림은 내가 강제로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던 데 대한 일종의 복수로 그렸다.

* 고흐는 휴식하는 것을 싫어하고 계속 그림을 그리길 원하는 사람.

 

/ 너의 짐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기를

218. 돈 문제와 관련해서 내가 기억해야 할 것은, 50년을 살면서 1년에 2,000프랑을 쓴 사람이라면 평생 10만 프랑을 쓰게 되는데, 그렇다면 그는 당연히 10만 프랑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술가로서 평생 100프랑짜리 그림을 1,000점을 그려야 한다는 말인데, 그건 너무 너무 너무 힘든 일이고, 실제로 그림이 100프랑에 팔리고 있으니..... 그렇다면 우리의 과업을 이루기는 너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힘들다고 상황이 바뀌지는 않겠지.

 

/ * 형이 아무런 근심 없이 지내기를

220. 형이 자신을 위해 일할 필요를 많이 느낀다면 계속 그렇게 해. 그렇다 해도 난 우리가 끝까지 버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하지만 그 많은 그림을 한 점당 100프랑으로 계산하는 건 이해할 수가 없어. 그 그림이 100프랑식에 팔리기를 바란다면 그건 아무 가치가 없다는 말이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지긋지긋한 사회는 그걸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 편이거든.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다면 우리도 사회가 하는 대로 하면서 이렇게 말하자고. 우리도 그거 필요 없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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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는 승리할 것이다

/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다

/ 고갱과의 갈등

/ 멋진 세상, 악의는 없었소

/ 테오야 걱정하지 말라

/ 두 개의 빈 의자

/ 우리는 늘 친구라는 사실을 잊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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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영혼을 주겠다

235. 네가 이곳에 왔을 때 고갱의 방에 걸려 있던 30호짜리 해바라기 그림 두 점을 봤을 거라 생각한다. 조금 전에 그 복제 그림을 마무리했다. 원래 그림과 완벽하게 동일하다. 이 그림들 외에 내가 쓰러지기 직전까지 작업중이던 <롤랭 부인의 초상>에 대해서도 말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요즘 이것을 복제한 두 점의 그림도 진행중이다.

* 그림 복제에 대해서.... 나는 내 그림을 복제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당시에도 사진이 있었다. 사진이 많이 보급되지 않아서도 아닐 것이다.

자신의 그림을 화가가 복제한다는 것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236.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 바로 나를 정신병원에 가둬버리든지 아니면 온 힘을 다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내버려다오. 내가 정말 잘못했다면 나를 가둔다 해도 반대하지 않겠다. 그냥 그림을 그릴 수 있게만 해준다면 약속한 주의사랑을 모두 지키도록 하마.

 

236. 너 하나만이라도 내가 원하는 전체 그림을 보게 된다면, 그 그림에서 마음을 달래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면 ....... 나를 먹여 살리느라 너는 늘 가난하게 지내겠지. 네가 보내준 돈은 꼭 갚겠다. 안 되면 내 영혼을 주겠다.

 

236. 우리는 모두 한 사슬에 연결된 고리에 불과하다. 고갱과 나는 서로를 아주 잘 이해한다. 만일 우리가 약간 미쳤다면, 그래서 어떻단 말이냐? 우리는 붓을 이용해서 온갖 혐의에 반박하는 철저한 예술가 아니냐? 어쩌면 언젠가는 모든 사람들이 노이로제나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해독제도 존재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들라크루아에게서, 베를리오즈와 바그너에게서 그런 해독제를 얻는 것 아닐까? 나 역시 예술가의 광기에 감염되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바로 거기에서 생겨나는 해독제와 위안물이야말로 조금의 선한 의지와 함게 충분한 보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웃의 진정서

239. 사랑하는 동생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어쩌면 우리의 자잘한 슬픔들을 농담처럼 받아들이는 일인지도 모른다. 어떤 점에서는 인류의 거대한 슬픔들까지도 말이다. 사태를 받아들이고 목표를 향해 돌진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 예술가들은 부서진 컵 같은 존재에 불과하다.

 

240. 이 모든 것에 대해 너무 슬퍼하지 마라. 확실히 최근 생활은 슬펐다. 여기 저기로 옮겨 다니고 가구들은 모두 치우고 네게 보낼 그림들을 싸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슬펐던 것은 그토록 따뜻한 우애로 미 모든 것을 배푼 네게, 그토록 오랜 기간 항상 나를 지지해 준 유일한 사람이었던 네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이 모든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 요양원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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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방법을 찾아서

/ 나 자신을 지키고 싶다

/ * 형의 불행은 분명 끝날 거야

/ 외인부대에 입대하고 싶다

 

■ 고통은 광기보다 강하다

생레미에서 1889 5 ~ 1890 5

 

/ 넌 너무 현실적이지 못하다

/ * 형의 훌륭한 작품들을 잘 받았어

/ 광기에 대한 구려움이 사라지고 있다

/ * 강렬한 색채의 힘이 보여

/ 내 마음을 사로잡는 사이프러스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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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감 없이 고통을 직시하는 법

/ * 형 그림을 보여주려 많은 사람들을 초대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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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기를 잃지마(테오가 고흐가 편지를 하지 않아서 걱정해서 전보를 쳤다. 테오가 쓴 편지)

264. 불안한 마음일 때는 매사를 더 나쁘게 해석하게 되는 것 같아. 그러니 몸이 나으면 한두 줄이라도 좋으니 최대한 빨리 편지를 보내줘.

 

/ 용기도 희망도 없이

265. 내가 회복하려면 꼭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페이롱 씨에게 편지를 보내주면 좋겠다. 최근 며칠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준 방에 가는 것도 허락을 받지 못한 채 보냈는데 그건 정말 견딜 수 없는 일이다.

 

/ 회복하려면 그림을 그려야 한다 / 「붓꽃」과「별이 빛나는 밤」의 전시 / 죽음의 이미지 / 지독한 갈망

272. 발작의 고통이 나를 덮칠 때 왈칵 겁이 난다. 그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막상 겪게 되면 공포를 느끼게 된다. 전에는 회복하고 싶은 마음조차 없었는데, 이제는 2인분을 먹어치우고,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다시 아프게 될까봐 다른 환자들과도 접촉도 꺼리는 것은 바로 이 정신적인 공포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나는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소박한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그림

276. 이번 달에는 올리브밭을 그리고 있다. 고갱과 베르나르가 그린 <올리브 정원의 예수> 그림이 실제로 관찰한 것은 전혀 담고 있지 않아서 내 신경을 긁었거든. 물론 성경의 내용을 다루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고갱과 베르나르에게도 썼지만 나는 화가들의 의무가 꿈꾸는 것이 아니라 사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의 작품을 보았을 때 그들이 그런 식으로 작업한 것이 무척 놀라웠다.

....... 그림이 내게는  진보라기 보다는 퇴보하고 있다는 고통스러운 느낌을 주더구나. 그런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뜨거운 태양이 떠 있거나 몹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밤이나 낮이나 과수원으로 나가 그림을 그렸다.

 

/ * 꽃다발을 보는 듯한 침실 그림 (테오가 보낸 편지)

278. 그는 <이탈리아 여인>으로 시작할 거야. 그런데 가장 그의 마음에 들었던 게 뭔지 알아? 그건 바로 형의 그림들과 스케치들이었어. 세상에! , 그 사람이 형의 그림을 이해하더라고!

그는 오래전에 탕기 영감의 가게에서 형의 그림을 본 적이 있대.

 

 

/ 화가, 보이는 것에 빠져 있는 사람

279. 내가 아팠던 동안 비와 함게 눈이 왔나 보더라. 풍경을 보기 위해 밤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한 번도, 결코 한 번도 자연에서 그토록 가슴 아프고, 그토록 감동적인 인상을 받아본 적은 없다.

이곳 사람들이 그림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다소 미신적인 생각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나를 슬프게 한다. 사실 그 말은 꽤나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화가는 눈에 보이는 것에 너무 빠져 있는 사람이어서, 살아가면서 다른 것을 잘 움켜지지 못한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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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만의 재발 / * 형은 분명 살아있을 때 성공을 거둘 거야 / * 아들을 빈센트라 부를 거야 / 나에 대한 평가 / 희망을 가지려 합니다 / * 앵데 팡당 전의 핵심 / * 형이 성공을 거두고 있어 / * 형의 고통을 덜어줄 수만 있다면 / 고통의 순간이 지나면 / 이곳을 떠나고 싶다 / 고통은 광기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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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을 통해서만 말할 수 있는 사람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1890 5 21 ~ 7 29

 

/ 닥터 가세

297. 닥터 가세는 이 초상화를 아주 좋아해서, 가능하면 똑같은 걸 하나 더 그려서 자기에게 줄 수 없겠냐고 했다. 나도 그럴 생각이다. 그는 <아를의 여인>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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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유일한 고리 / 자네와 나의 공동작품 / 서로 다른 단편들의 흥미로운 관계 / 극한의 외로움과 슬픔

/ 궁지에 몰리는 화가들

305.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그럴 마음이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온통 그림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 그림을 통해서만 말할 수 있는 사람

306.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 상황에서 너에게 말할 수 있는 건, 죽은 화가의 그림을 파는 화상과 살아 있는 화가의 그림을 파는 화상 사이에는 아주 긴장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 내 그림들, 그것을 위해 난 내 생명을 걸었다. 그로 인해 내 이성은 반쯤 망가져버렸지. 그런 건 좋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너는 사람을 사고 파는 장사꾼이 아니다.

* 붙이지 않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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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저자라면

 

#3-1

이 책은 고흐와 그이 동생 테오 사후에 서로 주고 받는 편지 중에 580여통의 편지 중에서 몇 개를 추려서 엮은 것이다. 일부러 예술이란 뭐고, 그림에는 어떤 것을 추구하겠다하는 방향을 결정하고 작정하고 쓴 게 아니라 일상에서 그것을 하는 중에 쓴 것이다.

 

내가 고흐라면 어떤 내용을 써 보냈을까내가 고흐처럼 편지를 쓸 수 있다면, 누군가와 편지를 주고 받는다면 나는 어떤 내용으로 편지를 쓸 것인가?

 

오래도록 누군가와 편지를 주고 받는다면 나 또한 고흐처럼 자신의 제1의 관심사에 대해서 쓸 것이다. 무엇을 하고 싶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다. 그것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어떠하다든지, 내 자신의 심경은 어떠하다든지 하는 것들을 쓸 것이다. 그리고 그림이 관심사항이니 그것의 진척에 대해서 쓸 것이다. 고흐처럼 물감을 사고, 밖에 나가서 꽃이핀 과일나무 연작을 그렸다는 것을 써 보낼 것이다. 식사를 했다는 것과 밤하늘에 별에 반해서 그걸 그려보고 싶다는 내용을 쓸 것이다. 그리고, 또한 그림을 그리면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자신의 그림이 타인의 그림과 어떻게 다른지, 추구하는 바가 어떻게 다른지도 쓸 것이다.

 

이렇게 동생 테오와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여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그것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림에 대해서 자신의 언어로 언급했다는 점이 고흐에겐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로 여겨진다. 물론 지금 이 시점에 그 편지들을 읽는 내게도 다행스런 일이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이 그림을 더욱 자기답게 그리는데 도움이 되었을 거라고 여긴다.

 

#3-2

그림에 대해서 추구하는 바에, 자신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많이 있는데, 사람들의 평가에 대해서 변명이나, 혹은 그림의 진척이 더딘 것에 대한 변명 따위는 없다.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읽는 것처럼, 삿된 것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어진 상황에 저항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고흐 자신의 말대로 그런 행위가 일관되게 편지가 엮어져서 놀라웠다. 역자가 예술에 관련된 고뇌만을 일부러 골라서 엮었을 수도 있지만, 그게 골라낸다고만 골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고흐의 묵묵함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내가 배워야할 항목이다.

흔히들 살아생전에 자신의 그림으로 명성을 얻지 못한 비운의 화가를 언급할 때 고흐나 고갱이 1순위가 된다. 그럴 때마다 작가가 상황과의 대결에서 저버린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의 인생 한 살이로만 한다면 고흐는 참으로 고된 삶을 살았다. 이제 이런 상황을 모두 일러주고 다시 삶을 살라고 한다면 그는 다른 삶을 선택할까? 아닐 것 같다. 그는 여전히 이렇게 그림에서 추고하고자 하는 일에 매진할 것 같다. 그것이 그림 속에 담겼으니 그의 그림이 그의 삶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는 게 아닐까 한다.

 

#3-3

최근에 고흐의 작품에 마음을 빼앗긴 것이 있다.

<낡은 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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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이미지』에서 보았다. 이 그림이 실기기 전에 내용은 ‘작은 꽃잎 하나에도 우주가 담겨있다’는 것이었다. 새가 놀고 있는 그림을 하나 두었고, 풍경화(동양화)를 같이 앞에 배치했다.

고흐의 그림들은 꽃가지 하나에 우주가 담겨있다.

갑자기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서 꽃가지가 얼마나 아름답게 보였는지 고흐는 편지에 쓰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렸다. 밤하늘의 별을 보다가 그것이 아름다워서 그렸다. 고흐의 그림은 평안함 중에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문을 여는 그림이다.

 

이 책을 보면서는 <감자 먹는 사람들>, <꽃이 활짝 핀 아몬드 나무>가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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