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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7월 7일 14시 25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리처드 니스벳(Richard E, Nisbett)은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는 미시간대학교 심리학과의 시어도어 뉴컴(Theodore M. Newcomb) 석좌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의 양대 심리학회인 미국심리학협회와 미국심리학회의 학술상을 수상했다. 2002년 사회심리학자로는 최초로 미국 과학원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Human Inference: Strategies and Shortcomings of Social Judgemant』, 『Rules for Reasoning』, 『Culture of Honor: The Psychology of Violence in the South』, 『The Person and The Situation』, 『Men, Honor and Murder』을 비롯, 수많은 저서와 논문을 저술했다.

저자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가 분명 차이가 남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자신과 함께 공부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하였다. 그 학생들 중에는 중국, 일본, 한국 학생과 미국, 미국계 동양인들이 포함돼 더욱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또한 저자의 아들도 동양문화에 심취해 있어 보인다. 저자의 가족은 모든 분야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동서양인들의 사고의 차이를 찾아냈으며 이러한 차이가 점점 벌어지기보다는 수렴함으로써 보다 발전적으로 동서양이 통합되기를 바라는 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책을 읽고 나서]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는 그동안 막연하게 느끼고 있는 동서양인들의 사고 및 행동차이를 실증적 방법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해 주는 값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양인들은 개인적 사고를 갖고 있고 수평적 조직체계 내에서 자유로운 분위기와 자발적인 움직임을 갖고 지내는 자기중심적 사고로 생활하기 때문에 집단이 위주고 자유로운 분위기보다는 위계적 질서에 길들여진 우리와 사뭇 다르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동일한 사안을 보고 동일한 대상을 놓고도 왜 동양인과 서양인들은 이렇듯 다른 생각을 하느냐에 대한 원인은 잘 알지 못했다. 그것을 저자는 자신이 가르치는 동서양의 학생들을 통해 실증적인 자료를 통해 독자에게 알려주고 있다.

아마 이 책은 왜 서양인이 우리와 다른 사고를 하고 다른 행동을 보여주느냐에 대한 의문을 풀기에 더없이 적합한 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동양인과 서양인이 다른 생각과 다른 사고를 가질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저자는 고대 그리스 문화와 중국의 문화차이로 설명해주고 있다. 물론 서양인의 의식구조가 고대 그리스에서 왔다는 자체가 다소 의문일 수는 있으나 어쨌든 서양문화의 모태를 그리스문화에서 태동되었다는 전제하에 그들의 문화적환경이 중국의 농경문화와는 다른 사냥, 수렵, 무역 등으로 인해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고대 중국인은 전체 맥락 속에서 관계에 초점을 둔 반면 고대 그리스인들은 전체 맥락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사물 자체 또는 개인 자체에 초점을 두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생각의 차이가 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차이를 발생하였다고 하는데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겠다.

먼저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회 심리적 차이를 정리해 보았다.

동양인 : 상호의존적인 사회에 살기 때문에 자기를 전체의 일부분으로 생각한다
서양인 : 독립적인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자기를 전체로부터 독립된 존재로 여긴다.

동양인 : 성공과 성취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영광을 의미한다.
서양인 : 개인의 업적을 의미한다.

동양인 : 인간관계 속에 조화롭게‘적응’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자기비판을 한다.
서양인 : 개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동양인 :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인간관계를 추구한다.
서양인 :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고 인간관계를 희생해서라도 정의를 추구한다.

동양인 : 위계질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집단의 통제를 수용한다.
서양인 : 형평성을 존중하고 개인의 자유를 선호한다.

동양인 : 모순과 논쟁을 회피한다.
서양인 : 법률, 정치, 과학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논쟁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각 부분에서 동양과 서양은 어떤 사고와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요약해 보았다.

(의학)
동양인 : 문제를 일으키는 신체 부분을 찾아내어 그 부분을 떼어내거나 고치는 ‘적극적인 개입’이 특징
서양인 : ‘해부’라는 개념이 생소하며 수술 같은 적극적인 개입은 거의 하지 않는다. 건강은 몸 안에 존재하는 기의 균형으로 유지되며, 질병은 약초의 힘으로 치유된다고 믿는다.

(법률)
동양인 : 정의의 실현을 원칙으로 하며, 법적 해결을 시도할 때 선과 악은 분명히 구분되며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한다.
서양인 : 갈등 해결은 목적은 승자와 패자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쌍방간의 적대감을 해소하는 것이다. 따라서 타협이 가장 선호된다.

(논쟁)
동양인 : 자유로운 아이디어 교환을 거의 신앙에 가까울 정도로 신봉한다.
서양인 : 가능하면 갈등과 불협화음을 피할 수 있는 의사 결정을 내린다.

(과학)
동양인 : 과학자들간의 지적 토론과 논쟁이 활발하다.
서양인 : 상당수 과학자들간의 논쟁과 지적 토론이 부재하다.

(수사학)
동양인 : 서양의 수사학은 1)연구배경, 2)문제제기, 3)가설 기술, 4) 검증 방법기술, 5)증거제시, 6)증거에 대한 논리적 해석, 7)가능한 반대 주장에 대한 재반박, 8)결론과 제언의 구조라고 믿는다.
서양인 : 동양에서는 좌측과 같은 직선적인 논리 구조는 흔하지 않다.

(계약)
동양인 : 한번 이루어진 협상은 중간에 바꿀 수 없다고 믿는다.
서양인 : 계약이란 미래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고 믿는다.

(국제관계)
동양인 : 어떤 사건에는 인과 관계가 분명함을 강조한다.
서양인 : 어떤 사건에 ‘단 하나의 이유’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으로 간주한다. 또한 어떤 사람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힌 경우에는 인과 관계가 애매하기 때문에 일단 가해자가 무조건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인권문제)
동양인 : 개인과 국가 간에는 오직 하나의 바람직한 관계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서양인 : 국가를 개인들의 단순한 집합이 아닌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로 생각하기 때문에 한 개인의 고유한 권리라는 개념은 그들에게는 자연스럽지 못하다.

(종교)
동양인 : ‘옳고 그름(right/wrong)’의 구조로 되어 있다.
서양인 : ‘둘 모두/함께(both/and)’를 지향한다.

이러한 차이는 그럼 그대로 존속할 것인가라는 의문에 저자는 동서양의 문화가 수렴할 것이라고 단정 짓는다. 그리고 두 문화의 좋은 점만이 수렴되어 시너지효과가 발휘되기를 기대한단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우선 양문화의 좋은 것으로의 수렴은 이상향이 될 공산이 크다. 그 이유는 양 문화를 보는 동서양의 시각이 힘의 균형에 의해 깨지는 경우가 역사를 통해 비일비재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저자도 언급했지만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이다. 지금 이슬람 문명에 대한 미국의 폭거는 그들이 서양의 문명의 우월성을 버리고 타 문명의 존엄성을 이해하지 않는 한 쉽게 가라않지 않을 것이다.

지금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국이다. 그러한 바탕위에 서있는 미국인들은 스스로를 서양인의 대표라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보여주는 동양인에 대한 사고는 존중과 포용이라기보다는 자만심과 우월성에 젖어 있는 거만함 그 자체이다.

진정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좋은 방향으로 수렴하려면 커다란 국가로서의 위상에 겉 맞는 자세와 상대방을 아우르는 관용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작금의 이라크 사태나 북한에 대한 태도를 보면 그 날이 쉽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저자의 동서양 생각의 장점 수렴에 이의를 제기해 본다.

어쨌든 저자의 생각의 지도는 앞으로 서양인을 대하는 자세에서부터 그들의 생활방식 그리고 저변에 흐르는 사고방식에 까지 깊이 있게 이해시켜주었다는 점에서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할 수 있다.


[3. 책 속에서]

서론

동양과 서양의 사고에 존재하는 큰 차이의 기원은 무엇일까? 생물학적 요인일까, 그것도 아니면 언어의 차이일까? 경제구조의 차이일까 아니면 사회 구조의 차이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교육의 차이일까? 이러한 차이들은 수백 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 p20

이 책은 동양과 서양이 서로의 사고를 이해함으로써 더 성숙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p20

동양과 서양 사이의 매우 상이한 사고 체계가 과거 수천 년 동안 계속되어왔고 지금도 그 차이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하여 이 책에서는 역사적․철학적 증거들과 함께 민속지학, 조사연구, 실험실 연구들과 같은 현대 사회과학의 연구 결과들을 총 동원하였다. p21


1. 동양의 도와 서양의 삼단논법

[개인의 자율성을 중시했던 고대 그리스]

그리스인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유독 강했다. p27

그리스인들은 다른 문화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개인의 자율성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개인의 자율성에 대한 그리스인들의 강한 신념은 개인 정체성에 대한 강한 인식 때문에 가증한 것이었다. ‘개인의 자율성’을 중시하였던 고대 그리스 문화는 자연스레 논쟁의 문화를 꽃피웠다. p28

그리스 문화에서는 자유와 개성만큼이나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중시되었다. p29

그리스인들에게 있어서 여가란 다름 아닌 지식을 추구하는 자유를 의미했다. p30

[개인의 관계를 중시했던 고대 중국]

중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어떤 집단의 구성원, 특히 가족의 구성원이라는 점을 가장 중요한 사실로 교육 받는다. p30

중국인들은 또한 주변 환경을 자신에 맞추어 바꾸기보다는, 자신을 주변 환경에 맞추도록 수양하는 일을 중시했다. p31

중국의 철학이나 의학, 그리고 그 외의 많은 영역에서 서로 다른 관점에 대한 비판이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도 일리가 있다는 지적인 양보와 타협을 그리스인들보다 훨씬 빨리 이끌어냈다. p32

훌륭한 요리사는 서로 다른 맛을 잘 섞어서 조화롭고 감미로운 새로운 맛을 만들어낸다. 이때 각각의 맛들은 자신의 고유의 맛을 잃어버리지 않고 유지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어 더 훌륭한 맛을 만들어낸다. p33

유교적 사고에 있어서 구체적인 행위와 관련되지 않은, 즉 실용적이지 않은 순수한 의미에서 ‘앎’이라는 것은 없었다. p34

[사물의 본질을 중시하는 그리스의 철학]

본질이란 한 사물의 가장 핵심적이고 필수 불가결한 속성이다. 그리스 철학과 중국 철학은 바로 이 본질에 관한 관점에서 크게 달랐다. p35

그리스인들은 사람뿐만 아니라 물질 역시 서로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실체로 간주했다.
1) 사물의 속성 자체에 주의를 기울이고
2) 그 속성에 근거하여 범주화하고
3) 그 범주들을 사용해 어떤 규칙을 만들어
4) 사물들의 움직임을 그 규칙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36

[사물의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철학]

중국인들의 삶에 대한 태도는 도교, 유교, 그리고 훨씬 후대의 불교 철학의 융합으로 형성되었다. 세 가지 철학 모두 조화(화목)를 중시하고, 추상적인 사유는 대체로 신뢰하지 않았다. p38

중국인들의 사고를 잘 대변해주는 것이 음양이론이다. 음양의 원리란 ‘서로 반대되면서 동시에 서로를 완전하게 만드는 힘’, ‘서로의 존재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힘’의 관계이다. p40

유교, 도교, 불교 모두 ‘조화’, ‘부분보다는 전체’, ‘사물들의 상호 관련성’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다. p43

중국인들의 기본적인 우주관은 우주가 상호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사물들의 단순한 조합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거대한 물질이라는 것이었다. p43

지금까지 기술한 두 문화의 차이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리스인들은 개인을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존재로 보았고, 진리를 발견하는 수단으로서의 논쟁을 중시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인들은 인간을 ‘사회적이고 상호 의존적인’ 존재로 파악하고,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자유가 아니라 조화라고 생각했다. p44


2. 동양의 더불어 사는 삶, 서양의 홀로 사는 삶

[동양과 서양의 서로 다른 자기 개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동양의 격언은, 동양 문화에서 개인의 개성이 자유롭게 표현되기보다는 억압되어왔음을 보여준다. p53

일반적으로 동양 사람들은 서양 사람들에 비해 개인의 성공을 덜 중시하며, 그 보다는 집단 전체의 목표 달성이나 화목한 인간관계를 더 중시한다. p53

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홀은 이러한 차이를 ‘저맥락(low context)’사회와 ‘고맥락(high context)’사회의 구분을 통해 설명하였다. 저맥락 사회인 서양에서는 사람을 맥락에서 떼어내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개인은 맥락에 속박되지 않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행위자로서 이 집단에서 저 집단으로, 이 상황에서 저 상황으로 자유롭게 옮겨 다닐 수 있다. 그러나 고맥락 사회인 동양에서 인간이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유동적인 존재로서 주변 맥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p54-p55

동양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남들과 마찰 없이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지만, 서양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느끼도록 가르친다. p59

[서양의 독립성과 동양의 상호의존성]

독립성과 상호의존성에 대한 훈련은 아이들의 잠자리에서부터 시작된다. 미국에서는 어린아이들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부모와 다른 침대에 잠을 재우지만 이는 동양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다. p61

서양에서는 아이들의 독립성을 키워주기 위해 어릴 때부터 매우 분명하게 훈련을 시킨다. p62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들이 타인의 진짜 속마음과 감정을 잘 읽어낸다고 한다. p63

독립적인 사회와 상호의존적인 사회의 특징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서로 다르며, 이러한 차이들은 크게 다음의 네 가지 사항으로 요약된다.
1) 개인적 행위에 대한 자유 선호 대 집합적 행위에 대한 선호
2) 개인의 독특성 추구 대 집단과의 조화로운 어울림 추구
3) 평등과 성취 지위의 추구 대 위계 질서와 귀속 지위의 수용
4) 보편적 행위규범에 대한 선호 대 특수적 행위규범에 대한 선호. p65

동양인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호의존적 단서들을 통해 끊임없이 상호의존적인 사람이 되도록 유도되고 있고, 서양인들은 독립적 단서들을 통해 독립적인 사람이 되도록 늘 점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71

[논쟁하는 서양, 타협하는 동양]

고대 중국에 논쟁이 없었듯이 현대 동양 사회에서도 논쟁은 미미하게 오갈 뿐이다. 반면, 서양인들에게 논쟁은 제2의 천성과도 같다. p76

동양에서는 서양식의 해결법이 너무 몰인정하고 비인간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 p78

지금까지의 논의를 요약하자면 평균적으로 동양인과 서양인 사이에는 매우 큰 사회심리적 차이가 존재한다. 동양인들은 상호의존적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자기를 전체의 일부분으로 생각하지만, 서양인들은 독립적인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자기를 전체로부터 독립된 존재로 여긴다. p80

※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회심리적 차이- 2. 책을 읽고 나서 참조


3. 전체를 보는 동양과 부분을 보는 서양

[동양의 종합과 서양의 분석]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우주를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사물들의 조합으로 생각했지만 고대 중국 철학자들은 우주를 하나의 연속적인 물질로 간주했다. p83

서양인들이 사회구조를 이해하는 방식에도 이러한 분석적 사고가 베어 있다. p85

고대 중국인들은 자연 세계와 초자연 세계의 현상을 이해하는 과정에도 종합적 사고 방식을 적용했다. p86

[세상을 지각하는 서로 다른 눈]

동양인들은 주변 상황에 맞추어 행동하려고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태도나 행동에 서양인보다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p88

서양인들은 과거를 기억할 때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여 회상하지만, 동양인에게는 그런 경향이 약하게 발견된다. p89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주위 환경에 더 예민하다면, 사건 간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p95

[세상을 통제하려는 서양과 세상에 적응하려는 동양]

동양인에 비해 서양인들이 훨씬 더 세상을 통제 가능한 것으로 여긴다. 동양인들은 환경을 바꾸기보다는 스스로를 환경에 맞추려고 한다. p98

흥미롭게도 동양인들은 자신이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보다 자신을 통제해줄 사람이 주변에 있다고 믿을 때 행복감을 느꼈다. p98

[동양의 순환론과 서양의 직선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사물이란 쉽게 변하지 않으며 설사 변하더라도 일정한 방향과 일정한 속도로 변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고대 중국 철학자들은 사물이란 항상 변하는 존재이며 현재 어떤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해서 계속 그 방향으로 변하리라고 예측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믿는다. p100

서양의 직선적인 관점과 동양의 순환적인 관점은 장시간에 걸쳐 발생하는 변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p103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현대의 동양인들은 고대의 동양인처럼 세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한다. 그들은 전체 맥락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사건들 사이의 관계성을 파악하는 데 익숙하며, 세상이 복잡하고 매우 가변적인 곳이라 믿는다. 또한 세상의 구성요소들은 서로 얽혀 있고, 세상사는 양극단 사이에서 순환을 반복하는 형태로 진행되며 그러한 사건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협동과 조정이 꼭 필요하다고 믿는다.

이와는 반대로, 현대의 서양인들은 고대의 그리스인들처럼 세상을 보다 분석적이고 원자론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사물을 주변환경과 떨어진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변화가 일어난다면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개인이 그러한 일들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4. 동양의 상황론과 서양의 본성론

[인과적 설명에서의 동서양의 차이]

행동의 원인을 설명하는 귀인 과정에서 나타나는 동서양의 차이를 규명하려는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어왔는데 미국인들은 성격적 특질이나 여타의 내부적 속성을 통해 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한 반면, 인도인들은 미국인들에 비해 ‘상황 요인에 의한 설명을 더 많이 시도했다. p112

동양인과 서양인 간의 이러한 설명 방식의 차이는 인간의 행동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또한 기본적인 물리적 현상에 대한 설명에 있어서도 동양과 서양의 설명 방식은 서로 다르다. p113

[기본적 귀인 오류에서의 동서양 차이]

사람의 성격을 기술하는 특질의 차원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사람의 행동을 설명할 때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성격 특질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동양인이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의 힘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p119

기본적 귀인 오류란, 행동을 유도한 ‘상황의 힘’을 무시하고 행동의 주원인을 ‘성격’으로 파악하는 경향을 말한다. p120

행동의 원인을 설명할 때 상황은 무시하고 성격을 필요 이상으로 강조하는 이 오류는 일상 생활에 매우 빈번하게 그리고 광범위한 영역에서 일어난다. p120

한국인들은 미국인들보다 ‘행동을 유발하는 상황’과 ‘행동을 억제하는 상황’의 차이를 민감하게 알아낸다. p123

[동양인의 인과모델과 서양인의 인과모델]

동양인과 서양인 간의 인과적 사고의 차이는 단순히 ‘사물에 초점을 두느냐, 상황에 초점을 두느냐’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양인들은 동양인들보다 인과적 설명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p123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에 비해 세상을 ‘덜 복잡한 곳’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적은 수의 요인들만으로도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p125

[후견지명효과에서의 동서양의 차이]

후견지명 효과란 ‘자신은 처음부터 어떤 사건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과잉 확신하는 경향’과 ‘그 때문에 당연히 놀라워해야 할 예외적인 사건의 결과에 대해서도 별로 놀라지 않는 경향’을 말한다. p127

‘세상은 복잡한 곳’이라는 동양인들의 생각이 어쩌면 진실에 더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서양인들은 지나치게 단순한 모델을 가지고 세상을 파악하는 약점이 있지만, 반면에 동양인들은 수없이 많은 인과적 요인들 모두에 주의를 기울이다 보니 예외적인 사건이 발생해도 그리 놀라워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p130

서양인의 ‘단순성 추구 경향’과 동양인의 ‘복잡성 추구 경향’은 인과 관계에 대한 접근 방식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세상을 바라보고 조직하는 방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p131

5. 동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동양과 명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서양

[범주를 중시하는 서양과 관계를 중시하는 동양]

인지적 차이에 대한 역사적 증거와 그 사회적 기원에 대한 우리의 이론에 근거해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울 수 있다.
1) 서양인은 동양인에 비해 사물을 범주화하려는 경향이 더 강할 것이다.
2) 서양인은 규칙을 사용하여 새로운 범주를 만드는 일을 더 쉽게 배울 것이다.
3) 서양인은 범주를 이용한 귀납적 추리를 더 많이 사용할 것이다.
4)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사물들 간의 관계나 유사성의 관점에서 세상을 조직할 것이다. p137

동양인들이 ‘규칙’이나 ‘범주’를 사용하여 세상을 이해하는 것에 덜 익숙하다면 그들은 규칙을 적용하여 사물을 범주화하는 작업에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p140

[사물을 먼저 배우는 서양 아이들과 관계를 먼저 배우는 동양아이들]

동양의 어린이들은 명사와 동사를 거의 같은 속도로 학습하며 어떤 종류의 명사에 있어서는 오히려 동사를 더 빠른 속도로 습득한다고 한다. 이러한 차이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동사는 영어와 기타 유럽 언어에서보다도 동양의 언어에서 지각적으로 더 두드러진다.
둘째, 서양의 부모들은 아이에게 명사를 가르치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셋째,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사물들을 하나의 이름으로 부르는 작업은 어린이에게 ‘그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사물을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있는’ 범주화 능력을 배양해준다
넷째, 영어나 다른 유럽 언어에서 ‘속명’은 문장 구조상 확연히 구분된다.
다섯째, 연구에 따르면 동양의 어린이들은 서양의 어린이들에 비해 훨씬 늦은 시기에 범주화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서양의 어린이들은 동사보다 명사를 더 빨리 배우지만, 동양의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명사 못지않게 동사도 빨리 배운다. p148

[문화적 차이는 순전히 언어의 차이에 기인하는가?]

동양의 언어는 ‘맥락’에 주로 의존한다. 동양어의 단어는 대개 다중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문맥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p150

서양에서 행위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다. 그러나 동양인에게 행위란 다른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발생하는 것이거나 주어진 상황에 자기가 적응한 결과이다. p151

동양인들은 세상을 ‘관계’로 파악하고 서양인들은 범주로 묶일 수 있는 ‘사물’로 파악한다. 이러한 차이는 아이를 양육하는 방식에서의 문화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보인다. p155

6. 논리를 중시하는 서양과 경험을 중시하는 동양

문명 세계의 양극단인 동양과 서양에서 나타나는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논리학의 지위에 있다. 논리학은 서양 문명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그 전통의 끈이 끊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p158

중국 고전 교육의 목표는 분별력 있는 인간의 양성에 있었다. 중국 문화에서 교양인이란 건전한 상식과 중용의 도, 그리고 절제를 겸비한 사람이며 지나친 추상적 이론과 논리적 극단을 거부하는 사람이다. p158

서양인들에게는 다소 의아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동양의 지적 전통에서 논리적 사고의 영향력은 매우 미약했다. p159

[서양의 논리와 동양의 경험]

동양에서 논리학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주된 이유는 어떤 논리적 주장의 ‘내용’은 무시하고 ‘형식’만 고려하는 탈맥락주의를 완강하게 거부했기 때문이다. p160

[서양의 Either/Or 지향과 동양의 Bath/And 지향]

고대 중국인들의 변증법적 사고의 특징은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1) 변화의 원리 : 동양의 사고에서 우주는 정적인 곳이 아닌 역동적이고 변화 가능한 곳이다.
2) 모순의 원리 : 우주는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대립, 역설, 변칙이 늘 발생하며, 신/구, 선/악, 강/약이 모든 사물 안에 동시에 존재한다.
3) 연관성 혹은 종합론의 원리 : 변화와 대립에 대한 그러한 견해는 자연스레 어떤 사물도 다른 것들과 고립된 채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다른 무수한 것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p165-p166

동양인들은 타협에 의한 해결책과 종합적인 주장을 선호하며 서로 상층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개의 모순된 주장을 자연스럽게 모두 수용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p176

비모순의 원리에 충실한 미국인에게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다. 그러나 비모순에 대한 혐오에 가까운 미국인들의 반응은 때로 불필요하게 극단적인 판단을 내리게 만든다. p177

[동양인들은 왜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경험하는 것일까?]

동양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서로 모순되는 두 정서를 동시에 경험하는 것처럼 보인다. p180

공자는 “사람은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바로 그 순간 슬픔을 동시에 느낀다”라고 했는데, 이는 동양인들을 두고 한 말이 틀림없다. p181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인이 수학을 잘하는 비결은?]

1) 동양인들이 형식 논리 자체에 약한 것은 아니다.
2) 동양인들이 모순에 대해 덜 민감하고 중용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논리적 오류를 범하기도 하듯이, 서양인들의 모순에 대한 지나친 혐오 역시 논리적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
3) 실제로 동양인들이 수학에서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최근의 일이다.
4) 동양에서 이루어지는 수학 교육 방식이 미국의 방식보다 우수하며, 실제로 동양 학생들이 미국 학생들보다 절대적인 양의 관점에서 더 열심히 공부한다.

7. 동양과 서양의 사고 방식의 차이, 그 기원은?

고대 그리스와 고대 중국 사이에 왜 그렇게도 큰 차이가 존재했는지에 대해 학자들은 대개 다음과 같은 설명을 제기하고 있다. 동시대의 어떤 문화보다도 개인의 자유, 개성, 객관적인 사고를 강조했던 그리스 문화의 특성은 그리스의 독특한 정치 형태, 즉 도시국가 형태의 정치 구조와 공회 정치에 기인한 것이다. p187

고대 그리스와는 달리 고대 중국에서는 문화적 동질성이 매우 강했다. 이는 상당 부분 중국의 중앙집권적 정치 권력에서 기인한다. 그와 더불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생활하는 촌락 생활은 조화와 화목을 중시하는 행위 규범을 만들어냈다. 즉 불협화음을 없애고 서로간에 합의점을 찾는, 즉 중용의 도를 찾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 되었다. p188

[사고 방식과 사회 구조의 관계]

동서양 사고 방식 차이의 가장 근본적인 출발점은 고대 중국과 그리스의 서로 다른 생태 환경이다. 두 문화의 상이한 생태 환경은 서로 다른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체제를 초래했다. p189

[생태 환경이 경제․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

중국의 자연 환경은 대체로 평탄한 농지, 낮은 산들, 항해가 가능한 강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농경에 적합하였고,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에 유리하였다. p190

그러나 그리스의 자연 환경은 그와 대조적이었다. 그리스는 해안까지 연결되는 산으로 이루어진 나라이기 때문에 농업보다는 사냥, 수렵, 목축, 그리고 무역에 적합했다. p191

[사회 구조가 주의와 형이상학적 신념에 미치는 영향]

끊임없이 사회적 상황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은 중국인들로 하여금 ‘전체 맥락’에의 주의를 초래했다. 또한 인간관계에 대한 관심은 사물들 간의 ‘관계 일반’에 대한 민감한 고찰로 이어졌다. p192

그러나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람이나 사물을 파악할 때 그것이 속한 전체 맥락과의 관계를 고려하기보다는 사람 자체, 사물 자체에 주의를 돌렸다. p193

결론적으로 고대 중국인과 고대 그리스인이 상이한 형이상학적 신념을 가지게 된 것은, 중국인들은 주변 환경과 전체 맥락에 주의를 기울인 반면 그리스인들은 사물 자체에 주의를 돌렸기 때문이다. p193

[민속 형이상학이 인식론과 사고 과정에 미치는 영향]

두 문화의 사고 방식의 기원은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즉 두 사회의 생태 환경이 경제적인 차이를 가져왔고, 이 경제적인 차이는 다시 사회 구조의 차이를 초래했다. 그리고 사회 구조적인 차이는 각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규범과 육아 방식을 만들어냈고, 이는 환경의 어떤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를 결정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주의 방식은 우주의 본질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민속 형이상학)를 낳고, 이는 다시 지각과 사고 과정(인식론)의 차이를 가져왔던 것이다. p195

8. 동양과 서양, 누가 옳은가?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심리학자들에게 주는 교훈은, 지금까지 서양인들만 대상으로 수행한 많은 연구에 근거한 ‘문화 보편성 결론’이 틀린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p203

※ 동양과 서양의 차이- 2. 책을 읽고 나서 참조



[그렇다면 누구의 사고방식이 더 옳은가?]

이 질문에 대한 가장 편리한 해답은 문화 상대주의이다. 즉 어떤 문화권의 사고방식이든 그 문화 사람들에게는 정당하다는 개념이다. 나는 극단적인 문화 상대주의를 신봉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서로의 사고 방식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수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p212

동양의 사고방식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양의 사고 습관

1. 형식주의(Formalism) : 서양 사상의 강점 중 하나는 형식논리이다. 과학과 수학이 형식논리에 의존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내용과 형식을 구분하고 논리적 접근법만을 강조하는 서양 사고의 이 두 가지 폐단은 학문 활동 과정에서 어처구니 없는 결과들을 적잖이 만들어냈다. p213

2. 양자택일 논리 : 서양 사고에 만연한 ‘either/or’ 식의 접근은 이미 많은 서양 철학자들에게 비판 받았는데, 그 문제점은 동양의 ‘both/and’ 접근 방식과 비교하면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 서양인들은 행동이 배후에 ‘다른 많은 이유’가 아니라 ‘하나의 이유’가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어서, 행동을 설명할 때 그 행동이 ‘내부적 이유’로 일어났다고 설명하거나 아니면 ‘외부적 이유’로 발생했다고 설명하는 양자택일의 방식을 취한다. 인간의 행동에 대하여 단일한 동기만 가정한다. p214

3. 기본적 귀인 오류 : 사회심리학에서 가장 잘 알려진 현상인 기본적 귀인 오류는 어떤 사람의 행동을 설명할 때 상황적 원인보다는 행위자 내부의 원인을 더 중요하게 간주하는 경향을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동양인들은 서양인에 비해 이 오류를 덜 범하는 경향이 있으며, 오류를 범하더라도 더 쉽게 수정한다. 이 오류의 경우에 있어서만큼은 서양인들이 틀렸고 동양인들이 옳다고 할 수 있다. p215

다음은 서양의 사고방식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동양의 사고습관

1. 모순 : 양쪽 모두에 진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순을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유용한 대처법이 될 수 있고, 상반되는 입장을 최종적으로 통합할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분명 이 방법은 결코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과학적인 사고를 하기에는 부적절하기에 과학자들을 양성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동양의 국가들이 고려하야야 할 점이다. p217

2. 논쟁과 수사학 : 논쟁을 통하여 진리가 발견되고, 설사 진리의 발견에는 이르지 못한다 해도 유용한 가설들이 세워질 수 있다는 서양의 확신에 대해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서양인의 논쟁 스타일과 그런 논쟁을 장려하는 사고방식 덕분에 서양 사회는 늘 새로운 것에 개방되어 있다. 논쟁은 또한 ‘가설-증거-결론’의 구조로 이루어진 과학과 수학의 수사학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p217

3. 복잡성 : 동양인들의 ‘우주는 매우 복잡하다’라는 믿음은 분명히 옳으며, 실제 생활에도 도움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과학에 있어서만큼은 ‘모든 것들이 서로 관련되어 있다’라는 생각보다는 단순한 모델을 가정하는 것이 진리를 발견하는 데에 훨씬 용이하다. p218

우리의 연구는, 상이한 사고방식을 가진 문화권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면 어떤 문제든지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어떤 문제든지 같은 문화권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해결하기 보다는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함께 해결할 때 문제 해결이 훨씬 쉬울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p222


에필로그 : 동양과 서양의 사고 방식, 충돌할 것인가, 통일될 것인가?

만일 모든 문화의 경제적․정치적 시스템이 동일해진다면 각 문화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심리 구조 역시 동일해질 것이다. 그러나 문화간의 차이가 계속된다면, 동양과 서양의 사고 차이 역시 계속 유지될 것이다. 어느 쪽이 맞을까? 동양이 서구화될 것인가? 차이는 계속될 것인가? p223-p225

[동양과 서양의 차이는 수렴될 것이다?]

문화 차의 미래에 대한 세 번째 견해는 문화적 차이가 수렴할 것이라는 것이다. p227

만일 사회 구조, 가치, 신념이 하나로 수렴된다면 사고방식의 차이도 줄어들 것이다. p228

어떤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이중문화적(bicultural)이다. 우리 안에는 다른 사람들과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상호의존적인 특징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가려는 독립성이 혼재한다. p229

나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서로의 문화를 수용하여 중간쯤에서 수렴될 것이라는 이 세 번째 견해가 ‘문화 차의 미래’에 대한 가장 타당한 견해라고 믿는다. 동양과 서양은 서로의 장점을 수용하여 두 문화의 특성이 함께 공존하는 문화 형태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마치 요리의 재료들이 각각의 속성은 그대로 지니면서도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내듯이, 두 문화는 새로운 통합을 맞이할 것이다. 그 통합이 두 문화의 가장 좋은 특성들만을 모아놓은 걸작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p230


[4. 내가 저자라면]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 중 나를 재미있게 하는 것은 그것이 “서양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었고, 동양에는 공자가 있었기 때문 아니겠소?”라고 대답하는 중국 철학자의 말이었다. 과연 그럴까? 공자의 유교사상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의 지대함은 대단한 일일 수 있고 대부분의 동양인들이 수긍이 가겠지만 서양에서 아리스토텔레스라는 말은 일응 수긍이 가지 않는다. 특히 서양인 사고의 틀이 고대 그리스에서 출발하고 있음도 왠지 석연치 않아 보인다.

지금의 서양인의 사고방식의 저변은 근대 민주주의 사상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차라리 영국의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오늘의 서양인 특히 미국과 영국인들의 사고가 정착된 것이 아닌 가한다. 따라서 그들의 사상 전반에 흐르는 자유민주주의 사고가 오늘의 사고의 주축이었다는 생각을 일단 지우기가 어려웠다. 이것이 나의 학문적 한계에서 오는 판단일 수 있지만 사고가 환경에 의해 정착되는 것이기에 그렇게 멀리서 찾는 것 자체가 오히려 더 설득력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동서양을 대표하는 동양인의 범주가 중국, 한국, 일본인의 한정되어 있음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다른 동양인 특히 인도, 파키스탄, 이슬람권의 국가가 소외되었음은 향후 동서양을 비교하는 데 커다란 과제의 하나가 될 것 같다. 현재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의 충돌을 벗어나 이들 나라와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향후 지구 평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의 차이가 단지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에서 오는 것도 있지만 이데올로기에서 오는 차이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도 앞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가 될 것 같다. 바로 우리나라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이데올로기로 인해 동일민족이면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국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동서양의 차이를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잘 설명해 주고 있는 데 이는 아마 저자 보다는 저자의 제자이기도 한 역자의 노력이 아닌 가 한다. 다만 동양과 서양이라는 방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었으면 더욱 이해가 쉬웠을 텐데 간혹 동양과 서양이 뒤집히면서 설명되는 곳이 있어 흠으로 느껴졌다.

어쨌든 동서양의 사고 차이, 생각의 차이를 지도라는 표현을 빌어 설명해준 이 책은 ‘동양인과 서양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점을 속 시원하게 밝혀주었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을 만한 좋은 책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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