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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6일 11시 58분 등록

1.     저자에 대해서

 

저자의 얼굴보다 더 낯이 익은 것은 그가 쓴 처음처럼소주라벨이다. 어제도 나는 아파트 슈퍼에서 참이슬과 처음처럼에서 골랐다. 내가 술을 받아주는 이들은 처음처럼보다 참이슬 빨강색을 선호한다. ‘더불어 숲이란 말도 좀 익숙하다. 내 교실의 뒷게시판 이름은 하하히히호호숲이다. 책의 왼날개를 읽는다.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였다. 숙명여대 경제학과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교관으로 있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복역한 지 20 20일 만인 1988 8 15일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89년부터 성고회대학교에서 강의하였으며, 2006년 정년퇴임 후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신영복의 엽서>, <처음처럼>, 역서로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공역) 등이 있다.]

 

스물아홉살 청년이 마흔아홉살 장년이 되어서 감옥에서 나왔다. 가장 일을 많이 하는 30대와 40대를 갖힌 채 살았다. 통혁당 사건은 무엇일까?  

 

저자에 대한 개인적 평가

 

노량진에서였다. 나는 스무살이었다. 헌혈증을 여러 장 가진 언니의 고향은 전라도 어디였다. 나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언니네 반지하 살림집 작은방에 다시 세든 재수생이었다. 끓는 다시국물에 수제비를 떠넣는 손놀림, 김장철도 아닌데 포기김치를 담느라 꽁댕이가 위로 가게 채반에 담아둔 절인 배추들, 퇴근길에 사들고 와서 굽던 삼겹살과 상추의 빛깔, 나를 불러 팍팍 먹어라고 했던 비음 많이 섞인 집주인의 뱅뱅 도는 안경, 나와 남동생의 학력고사날 차려주던 아침상의 뽀얀 사골국물과 새 밥 그림들이 거기 있다. 그 집 근처 서점에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샀다. 이해인수녀님의 시집과 박경리씨의 시집과 함께였다. 나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여러 번 되풀이해 읽었다. 여러 번 이사를 다닌 지금도 내 책장에 꽂혀있다. 계수씨에게로 시작되는 엽서문구가 정다왔고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아들을 면회 가는 노부부의 모습이 그려져 눈물을 흘렸다. 눈사람처럼 걷고 싶다던가? 겨울을 보낸 마늘의 싹이 눈록색이라던가? 곁에 있는 사람이 단지 열덩어리로 느껴져 싫어지는 여름이 싫다고 했던가? 가장 극심한 제한을 당한 이가 한 자 한자 눌러쓴 글은 자유롭고, 넓고, 깊었다.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는 느낌이었다. 79년에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그 때 하늘색 페인트가 칠해진 변소 문을 열어놓고 땀 나도록 힘을 쓰는데 아부지가 와서 너도 인제 학교 갔고, 인제 컸으니까 변소에선 문을 닫는거야라고 했던 날이었다. 뉴스에서 총격얘길 듣고 철렁했었다. 그를 그리 만든 통혁당 사건에 대해 나는 잘 알지 못하지만 유신때이니 그런저런 일이 많았을 것 같다. 인천으로 출퇴근하면서 온수역 성공회대를 지날 때 일년에 몇 번쯤은 그 책을 생각했다. 나에게 성공회대학교는 새터민 전형이 있는 대학이 아니라 재수하던 나에게 따스함을 주던 저자 신영복선생님이 다니는 학교였다. 밭은 숨이 좀 깊어지곤 했다. 그의 글은 오래 생각을 했던 사람이 말하는 이야기다. 언젠가 한 번은 먼 발치에서라도 만나보고 싶은 분이다.

 

2.     내가 저자라면

 

1)    뼈대 및 목차

 

이 책은 그가 성공회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양과정에서 강의했던 <동양고전 강의>의 강의에서 출발했다. 3학점짜리 과목일까? 18주에서 시험기간 두 주 빼면 16주면 이 책이 11챕터니까 각 고전으로 약 2주간 6시간 강의를 했을까? 추측해본다. 한 꼭지당 약 50쪽 분량이다. 그는 고전을 현대를 읽는 도구로 사용하고, 관계라는 키워드를 놓치지 않는다. 위편삼절이 공자가 주역의 가죽끈이 세 번 끊어지도록 읽었다니 주역은 공자보다 앞서고, 맹자는 공자 사후 100년쯤 뒷사람이라는데 공자 다음에 맹자가 나온다. 유가의 두 대표주자 공자 맹자 다음에는 그것과 대가 되는 노자와 장자를 설명한다. 그 다음에 묵자와 법가에 대해 다룬다. 그역시 를 두어 색을 선명히 하고, 설명을 명확히 하는 법을 취했다. 큰 목차는 다음과 같다.

 

일.   서론

이.   오래된 시와 언, 시경, 서경, 초서

삼.   주역의 관계론

사.   논어, 인간관계의 보고

오.   맹서의 의

육.   노자의 도와 자연

칠.   장자의 소요

팔.   장자의 소요

구.   순자, 유가와 법가 사이

십.   법가의 천하통일

십일. 강의를 마치며

 

2)    장점과 보완점

 

한자를 못읽는 나는 한문 참고서에 나오듯이 음과 뜻이 간략히 밑에 나왔으면 좋겠다. 저자가 이 책의 어떤 구절은 암송해서 공부하면 좋겠다고 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의 한자는 아예 볼 엄두를 못 냈다. 내게 한문은 그림일뿐이었다.

 

오래 삭힌 것이 그러하듯 쉽고 깊다. 골수 깊은 데서 나오는 건 말이나 글보다 생각과 삶을 보는 시선이다. 나는 어른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구나. 한번 그렇게 생각해볼까 하는 식으로 읽었다. 내내 관계와 소통을 중시해서 좋았다. 나의 소통없음, 관계맺음의 서툼 같은 것들이 내내 살펴졌다.   

 

3)    감동적인 장절

  

3.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신영복강의-인용문.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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