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세린
  • 조회 수 5966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3년 1월 15일 11시 16분 등록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토드 부크홀츠 /  류현 옮김,한순구 감수



1. 저자에 대하여 

 토드 부크홀츠는 경제학은 ‘우울한 과학’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의 저자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다. 2012년 세계지식포럼에서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새로운 경제학` 세션에 연사로 참석했다. 또 `행복 어드밴티지` 저자인 숀 아처와 함께 어떻게 하면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지 토론하는 `숀 아처 VS 토드 부크홀츠` 세션에도 참석했다. 맬컴 글래드 웰도 그당시 참석했었는데 목격자에 의하면 토드 부크홀츠가 맬컴 글래드 웰에게 가서 팬이라며 명함을 주고 받았다고 한다. 인간적이다. 

 그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지만 저명한 경제학자이기도 하다. 케임브리지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경제학과 법학을 공부했고,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백악관 경제정책 보좌관을 지냈다. 헤지펀드회사인 `타이거펀드`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기도 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지금까지 수많은 경제ㆍ경영 저서를 써냈다. 하버드대 경제학과에서 경제학 개론을 가르칠 때는 학생들이 직접 뽑은 명강의자에게 주어지는 `앨린 영` 상(Allyn Young Teaching Prize)을 받기도 했다. ABC 뉴스, PBS, CBNC 등 TV 프로그램에 수시로 출연해 경제 관련 논평도 한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로 잘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1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고,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등에서 강의 교재로 사용될 만큼 인정받고 있다. 경제학이 태동한 300년 전부터 현대 자본주의까지 모두 아울러 독자에게 자본주의를 직시할 혜안을 제공하는 `경제학의 바이블`로 평가받는다. 

 최근 그의 관심은 경제학 이론을 토대로 행복이라는 분야로 넓어지고 있다. 백안관 경제정책 담당관을 역임한 적이 있는 그는 최근 내놓은 신간 ‘러시’를 통해 ‘행복을 위해서는 충동을 내려놓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에서 벗어나라’라는 말은 구호뿐이라고 비판한다. 요즘 쏟아지는 수많은 행복 관련 책들의 저자들은 `마음을 편안히 가져라` 또는 `욕심을 버리고 현재에 만족하라`는 식으로 주장하지만 부크홀츠는 다르다. "인생에서 스트레스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경쟁 충동은 인간 고유의 본성이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행복을 향한 경쟁이다"고 당당히 주장한다. 최근 출간한 저서 `러쉬`에서 그는 "치열한 경쟁이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고 외치고 있다. 

 그는 신경경제학과 진화생물학, 르네상스 미술 등 다양한 영역의 일화를 근거로 들어 경쟁 행복론을 뒷받침한다. 도전과 경쟁 스트레스가 오히려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분비시키고, 스스로 삶을 통제할 때 느끼는 성취감이 행복감의 원천이라는 논리를 편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p11 18세기에 근대 경제학의 발판을 마련한 애덤 스미스는 당시의 통념을 거부하면서 정부가 경제에 간섭하는 것은 해로우며, 국민은 사적인 구매자들과 판매자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경쟁을 통해 최선의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p12 이 책에서 토드 부크홀츠는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수립한 위대한 경제학자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 학문의 핵심 아이디어들에 대해 생생하고 흥미로운 설명을 한다. 일반적인 경제학 교과서들에 수두룩한 수리 형식 모델이나 복잡한 도표를 사용하는 대신, 간단명료한 설명과 적절한 비유, 풍자를 통해 경제학의 주요 아이디어들을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한다. 

이 책에서 최세린은 수학이라는 학문을 수립한 위대한 경제학자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 학문의 핵심 아이디어들에 대해 생생하고 흥미로운 설명을 한다. 일반적인 수학 교과서들에 수두룩한 숫자와 복잡한 도표를 사용하는 대신, 간단명료한 설명과 적절한 비유, 풍자를 통해 수학의 주요 아이디어들을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한다. 사부님이 이 이야기를 내게 하고 싶어셨던 것 같다.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해주는 수학책. 간단명료한 설명과 적절한 비유. 그리고 연구. 


p13 그가 강의실에서 보여준 깊이 있는 지식과 놀라운 입담은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머리말>

p20 소비자들은 과거에 자신들이 가졌던 것보다 더 많은 통제력을 갖고 있다. 


p21 무엇보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다음 세 가지 변화다. 첫 번째는 세계 평화와 관련된 다소 긍정적인 이야기다. 즉,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면서 수억 명의 동유럽인들이 구소련의 압제와 굴레에서 벗어나 자본주의의 자유 시장 체제에 뛰어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낯선 체제에 잘 적응해나갔지만, 어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시장경제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 책이 체코와 불가리아에 번역 소개되었다. 두 번째는 1980년 말에 세계를 호령하던 경제 대국 일본이 1990년대 들어 초라한 난쟁이로 탈바꿈한 것이다. 1989년에 만 3만 9,000선까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도쿄 주식시장은 2007년에 1만 7,000선으로 떨어졌다. 그 우수성을 자랑하던 일본의 관리기법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세 번째는 중국이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1970년대에 미미한 국내총생산 수준을 보였던 중국이 이제 당당히 세계 경제의 강대국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p29 지리적 위치보다 중요한 정신 상태 


p30 경제개발 경쟁에서 당신은 아연을 비롯한 천연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는 나라와 자원은 풍부하지 않지만 뛰어난 두뇌와 아이디어로 넘쳐나는 나라 중 어느 나라가 앞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p31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태도, 즉 정신 상태이지 지리적 위치가 아니다. 한 나라가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태도는 위대한 경제학자들을 찾아 길을 묻는 지혜일 수 있다

 경제사상의 역사는 종종 배고픈 사람들, 누추한 사람들, 그리고 재빠른 사람들이 성공한다는 것을 가르친다. 이 책에서도 여러분은 이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1 곤경에 처한 경제학자들 

p34 실제로 칼라일이 경제학을 ‘우울한 과학’이라고 비판한 이래 경제학자들은 정말 저주라도 받은 듯이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p34 경제학자들은 항상 인류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 더 맑은 공기와 더 빠른 자동차, 더 큰 주택과 더 넓은 주차장, 더 많은 노동 시간과 더 많은 여가 시간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p35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다. 하지만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단지 그들은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이해시켜 줄 뿐이다


p36 위대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우리는 불꽃 튀는 과학의 향연뿐만 아니라 굽이치는 열정의 파도를 본다. 그리고 수많은 미적분과 통계학 기호들 사이에서 우리는 그들이 남긴 자취와 숨결을 느낀다. 

 애덤 스미스, 독일의 사회주의자이자 혁명가 카를 마르크스, 노르웨이계 미국인으로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소스타인 베블렌 사이에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면, 그들은 상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치를 교묘히 이용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는 것이다. 


p38 대통령 후보가 방송에 나와 연설을 할 때, 그는 자신의 흉내를 그럴듯 하게 내어 시청자들을 웃음 바다로 몰아가는 코미디언보다 생각이 많거나 똑똑하게 보여서는 안 된다. 그것은 코미디언이 코미디를 하면서 너무 심각한 모습을 하면 시청자들이 웃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p39 그렇다면 경제학은 왜 이런 ‘어려운’ 과학보다 더 어려운가? 다음 예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신장 수술을 집도하는 한 외과 의사를 떠올려보자. 의사는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환자의 오른쪽 신장이 결장에서 2.5센티미터 정도 아래로 내려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런데 의사가 수술을 위해 막 절개를 시작한 순간 신장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일 벌어졌다. 경제학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재밌는 비유이다. 막 절개를 시작했는데 제자리도 돌아가다니 이 얼마나 당황스러운 일인가. 경제학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 하다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경제가 얼마나 당황스럽게 돌아가고 있는지 짐작을 할 수 있다. 너무나 유동적이기 때문에 연구와 예상, 예측 등이 어려울 것 같다. 


p40 케인스는 경제학의 대가란 기사작위나 성인 칭호를 얻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몸소 보여주는 사람이라며 다음과 같이 역설했다. 

 경제학자는 수학자이자, 역사가이자, 정치가이며, 동시에 철학자여야 한다. (...) 그는 경제학의 복잡한 수식을 이해하고, 그것을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특수한 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해야 하며, 추상적이고 구체적인 것을 동일한 사고의 지평에 놓고 다루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해 현재를 이미 지난 과거의 경험에 입각해 연구해야 한다. 인간의 본성이나 여러 가지 사회제도를 하나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져야 하고, 개인의 감정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예술가처럼 초연하고 순수하면서도 간혹 정치가처럼 냉혹한 현실을 냉철한 눈으로 직시할 줄 알아야 한다. 


p44 그런데 중단 없이 계속해서 발전하는 것이 가능할까? 역사상 그런 유래는 아직까지 없다. 매년 선진국들은 새로운 중세 시대로 접어드는 것을 가까스로 피해가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는 후퇴와 발전을 거듭하며 인류의 역사를 조금씩 갱신해 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p46 이 책은 주류 경제학을 살펴보고, 누가 먼저 이런 통찰을 통해 오늘날까지도 유효한 모델을 만들었는지 자문하면서 그들의 지혜를 탐구한다

한 문장으로 책의 내용을 소개한 부분이다. 


2 경제학의 창시자, 애덤 스미스의 재림

p49 애덤 스미스는 시대가 바뀌어도 자신의 아이디어가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믿었다. 물론 이것은 인류 역사상 진정한 혁명의 세기라고 할 수 있는 18세기 지식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생각이었다. 

그러나 계몽주의시대에 가장 근본적인 혁명을 초래한 것은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다른 시각에서 보기 시작한 사상가들이었다. 스미스는 자신의 강의에서 “인간은 갈망하는 동물이다”라고 말했는데, 당시 시대 상황으로 볼 때 그리 놀랄만한 언급이나 통찰은 아니다. 


p50 자연이라고 하는 책의 언어는 수학이라고 주장한 갈릴레오는 성서의 도움 없이 수학과 실험만으로 물체의 낙하 운동, 즉 자유낙하법칙을 증명했다. 


p51 스미스는 인과관계를 중요시했다. 그러나 그는 이들과 달리 행성이 아닌 사람들에게 관심의 초점을 두었다. 

(여기서 말하는 이들은 데카르트, 갈릴레오, 뉴턴, 라이프니츠 등)

그렇다면 수학은 사람에게 관심이 없을까? 갈리렐오, 데카르트, 뉴턴, 라이프니츠 모두 수학자였다. 물론 다른 직업도 있었지만 이들은 수학을 잘하는 사람들이었다. 과연 사람이 수학에, 수학이 사람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p52 스미스의 아이디어가 오늘날 정치적 보수주의와 궁합이 맞아 떨어진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왜냐하면 앞서 살펴본 대로 그의 지적 뿌리는, 그가 흄이나 허치슨에게 영향을 받은 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급진적이었고, 보수주의자들 중에서도 스미스에 호의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p53 1903년이 되어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더 정확하게는 앨프리드 마셜의 노력으로 처음으로 경제학이 ‘윤리학’에서 분리돼 새로운 학과로 자리 잡았다. 


p53~54 <<국부론>>에서 정교하게 다듬은 노동에 대한 핵심 분석의 단초

“부란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것과 달리 금과 은의 양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근면 성실에 비례한다.”


p54 오스트리아의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사람들이 자기 조상의 과거 행적이나 사회적 지위를 과장해서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이것을 ‘가족 로맨스’라 불렀다. 

사실, ‘가족 로맨스’ 경향에도 불구하고, 경제사가들은 스미스가 다소 실수를 많이 하는 사고뭉치였다는 것을 인정한다. 


p55 주로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는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보통 사람들은 태양이 행성들의 중심에 놓여 있듯이 자기 자신을 모든 사고와 행동의 중심에 놓고 있다. 그런데 태양은 자신의 주변에 위치한 작은 행성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관심을 가질까? 


p56 스미스는 사람들이 도덕적 선택의 순간에 맞닥뜨렸을 때, 그들은 그것에 대해 주의 깊게 생각하고 충고하는 ‘공평한 관찰자’를 마음 속으로 상정한다고 생각했따. 즉, 그들은 단지 자신의 사리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를 상정하고, 그의 의견을 묻고, 충고를 받아들인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이기심이 아닌 동정심에 기초해 도덕적 선택과 판단을 내린다. 


p63 드디어 1776년 3월, 애덤 스미스가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프랑스에서 쓰기 시작했던 <<국부론>>이 출간됐다. 

 그런데 200년도 훨씬 전에 출간된 <<국부론>>은 어떤 책일까? 괜찮은 책일까? <<국부론>>은 괜찮은 책일 뿐만 아니라, 위대한 책이다. 그리스 비극에 등장하는 영웅들을 단숨에 때려눕히는 오만 가득한 신들처럼, 스미스는 세상을 한 눈에 내려다보면서 무려 900페이지에 걸쳐 세상사에 대한, 특히 경제에 대한 사실, 분석, 예언, 우화 등 자신의 위력을 뿜어 냈다. 무엇보다 스미스는 가장 명료하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스미스에게 배울 부분이다. 명료하고 매력적인 방식! 


p64 스미스는 모든 사람들을 경제 행위자로 간주한다. 그리고 주인공 없는 연극을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스미스에게 사람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누락된 경제학은 있을 수 없는 것이었다. 


p65 첫 번째, 스미스가 발견한 인간의 자연적 충동 또는 성향은 모든 인간은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인간이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하는 욕구, 다시 말해, 비록 공공연하게 들어 내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를 줄곧 따라다니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두 번째, 스미스가 발견한 인간의 자연적 충동 도는 성향은 “인간의 본성이 갖는 분명한 성향은 (...)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사람의 것과 교환하고, 교역하고, 거래하고자 하는 것이다. (...) 이것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인 성향이다. 

 스미스는 국가의 부를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인간의 자연적인 충동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p66 단지 이기심이 친절, 이타심, 또는 희생정신보다 더 강력하고 꾸준하게 동기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할 뿐이다. 간략히 말해, 사회는 인간의 이타심과 같은 고귀한 동기에 자신의 미래를 믿고 맡겨서는 안 되며, 그보다 더 강력한 동기를 가능한 최선의 방식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p66 한때 스미스는 천문학에 심취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는 각각의 행성이 자신의 정해진 궤도를 따라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알고 인간의 사회 또한 그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p67 즉, “그는(...) 공익을 증진시키려는 의도도, 자신이 그것을 얼마나 증진시킬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 그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할 뿐이며, 그리고 이런 경우에, 다른 많은 경우에서처럼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목표를 증진시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린다. 이 ‘보이지 않는 손’은 애덤 스미스 경제학의 뚜렷한 상징이 된다. 


p69 보이지 않는 손은 처음 생산을 위해 투입된 재화의 가치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갖는 재화를 생산하지 못할 경우 생산을 중단하도록 강제한다. 


p77 스미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시장이 확대되면, 다시 말해 더 많은 지역이 교역 관계를 맺으면 맺을수록 국가의 부는 증가한다는 것이다. 


p81 영국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 또한 이와 비슷한 논리를 역설했다. “많은 책들과 유명 인사들의 연설에서 반복되는 문구 중에 한 가지 잘못된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 반대가 맞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별다른 생각 없이 해낼 수 있는 주요 기능들이 늘어날수록 문명은 발전한다.” 

 또한 하이에크는 완벽한 이타주의에 기초한 경제라는 유토피아적 발상을 비판하기 위해 이와 같은 ‘무지ignorance’의 논리를 대입한다. 세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그것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데 다른 대안적인 선택이 미칠 영향에 대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도 자기 자신 밖에 없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사를 스스로 돌봐야 한다. 


p83 프리드먼은 단 한 사람도, 심지어는 노벨상 수상자도, 연필 한 자루 만들 수 없다고 주장한다. 10달러짜리 연필 한 자루는 스리랑카산 흑연, 인도네시아산 체종유와 염화황으로 만든 고무지우개, 그리고 오리건 주에서 생산된 목재를 원료로 사용해 펜실베이니아 주 월크스 베어에서 조립된 엄연한 국제 시장의 산물이다. 


p87 그는 특수한 이익집단들이 국가의 부를 증대시키기 위해 도입하는 정책들에 강하게 반대할 수도 있다고 입법자들에게 경고했다. 모든 나라의 의회나 국회는 그의 이런 경고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p94 영국 태생의 여류 경제학자이자 포스트-케인스주의자로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조앤 로빈슨, 미국 태생의 경제학자이자 하버드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에드워드 체임벌린, 그리고 캐나다 태생의 미국인 경제학자이자 신제도주의자로 하버드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존캐네스 갤브레이스 같은 20세기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애덤 스미스의 완전 경쟁이라고 하는 이상적인 세계는 세월이 흐르고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더 이상 타당하지 않게 되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국제 경쟁 강화로 인해 애덤 스미스의 자유시장 논리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으며, 오늘날에 더 잘 들어맞는다고 주장한다! 이런 이유에서 밀턴 프리드먼과 앙숙 관계에 있었던 MIT의 레스터 서로 교수조차 미국 정부의 AT&T해체에 반대했다. 


p101 화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앤디 워홀은 미래에는 모든 사람이 15분 동안은 유명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애덤 스미스는 15분이 아니라 200년 넘게 유명세를 떨쳤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그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사회적 소요, 지식 혁명, 폭발적인 경제성장으로 서구 문명에서 가장 혁명적이었던 시기에 그는 세상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그렇다고 그가 시장을 발명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또한 그가 경제학을 발명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시장과 경제학이 무엇인지 세상 사람들에게 똑똑히 보여줬다. <<국부론>>은 출간되고 나서 거의 75년 동안, 모든 경제학자들의 교과서, 즉 성경과도 같았다. 


3 암울한 예언가, 멜서스

p105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는 야구를 해본 적도 없고, 정신분석학자를 만난 적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프로이드만큼이나 유명했고, 본헤드 머클만큼 많은 오명을 안고 살았다. 

하지만 1세기가 지난 뒤에 비로소 그는 케인스에 의해 명성을 되찾았는데, 케인스는 그의 사후 200년이 될 때에라야 “인류가 그를 명예훼손 없이 온당하게 기억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p106 1798년, 맬서스는 19세기를 유토피아적 신념으로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의 낭만적인 꿈을 하루아침에 앗아가 버렸다. 그는 인구 과잉으로 인해 인류의 미래는 기쁨과 환의로 넘쳐나기보다는 사회적 소요와 붕괴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110 예상했겠지만, 맬서스의 아버지 다니엘 맬서스는 고드위-페일리-콩도르세(특히 그의 유작)-루소의 유토피아적 견해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하지만 아들은 아버지와 달랐다. 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p111 그는 지구가 쪼개져 폭발할 것이라고 말하는 대신, 지구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팽창하지만, 식량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맬서스는 인구가 억제되지 않을 경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할 뿐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112쪽 에 이 문장에 대한 설명이 있다. 아주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참고할 부분이다. 


p113 원금 P를 N년 동안 R의 복리로 은행에 예치할 경우 예상 수익 공식은 FV=P*(1+R)^N다. 보통 복리로 원금이 2배로 늘어나는 기간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방법으로 “72의 법칙 Rule of 72”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원금이 2배가 되는 기간은 복리가 일정할 경우 그것으로 72를 나눈 값과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만일 경제가 매년 4퍼센트씩 성장한다고 하면, 경제가 지금의 2배로 성장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18년이다.

(72의 법칙은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법칙이다.)


p120 1801년, 영국이 처음으로 전국적인 인구통계조사를 벌려 그것을 책자로 발간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결과는 맬서스의 예측과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인구 성장 속도가 높지 않았을 것이라는 대다수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1700년대 후반에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는 아니라고 해도, 매우 빠르게 증가했던 것이다. 그보다 100년 앞선 1696년, 영국 태생으로 통계학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그레고리 킹은 인구가 600년 내에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그것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었다. 


p128~129 맬서스의 오류가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다. 절대, 두 번 다시, 정확하지도 않고 신뢰도 가지 않는 과거의 자료를 토대로 논거를 삼지 말라는 것이다. 만일 그리스의 비극 시인 아이스킬로스가 오늘날의 세계를 살았다면, 그는 이렇게 불확실한 자료를 자신의 논거로 삼고, 미래를 자신 있게 예단하다가 신에게 잘벼락을 맞는 학자의 비극을 썼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주인공으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흉사의 예언자 카산드라처럼 인류의 종말을 외친 맬서스의 제자들을 눈여겨봤을 것이다. 카산드라가 트로이 전쟁을 예견해 맞췄지만, 맬서스와 그의 후예들의 예측은 맞지 않았다는 차이가 있지만. 


p134 인류가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경우, 그것을 화석 연료가 고갈되었기 때문이라고 가정할 수는 없다. 인류는 지금도 화석 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 개발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고 있다. 


p149 인류는 대기 중에 계속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함으로써 식물을 질식시키거나 파괴할까? 아니면 지구상의 다양한 종을 살릴 수 있는 기술적 도구를 발견할까? 우리의 후손들이 그 해답을 찾아낼 것이다. 


p150 1834년 죽는 그날까지, 맬서스는 자신이 인류의 적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고 다니지 않으면 안 됐다. 학자들과 저자들은 아직도 그를 기껐해야 고집이 센 성직자로, 나쁘게 봐서는 할로윈데이에나 어울릴 법한 악마 정도로 취급한다. 하지만 맬서스는 그를 비평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시야를 가로막는 가면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터널 끝에 희미하게 보이는 빛이 그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기관차의 불빛이라는 것을 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가면 말이다. 


4 자유무역의 화신, 데이비드 리카도

p153 1823년, 리카도는 사망하기 직전 맬서스에게 이런 내용을 편지를 보냈다. 그는 맬서스와 수많은 이견이 있었음을 언급하면서 “나는 당신이 내 의견에 순순히 동의했더라면 지금만큼 좋아하지는 않았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리카도의 유산 상속인은 모두 세 명이었는데, 맬서스는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뒤에 맬서스는 이렇게 선언했다. “내 가족 이외에 그렇게 살아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p155 이민자의 아들로 가방끈마저 짧았던 리카도는 곧 영국 신사의 대표적인 모델이 되었다. 더구나 그는 산업혁명 기간 동안 투자의 귀재답게 주식 투자를 통해 엄청난 돈을 벌었고, 또한 사교계의 총아로 많은 이의 선망을 받았다. 


p158~159 어느 날 돈키호테와 산초가 요트를 타고 여행에 나섰다가 도중에 폭풍우를 만나 배가 난파되면서 한 섬으로 떠밀려온다. 항상 자신의 애마 로시난테만을 타고 다니다가 생전 처음 나온 바다 여행에서 배가 난파되는 사건을 당한 돈키호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해 한다. 하지만 돈키호테의 시종으로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했던 산초는 다르다. 산초의 눈에는 다소 여유로움이 배어있다. 산초는 돈키호테를 바라보며 우선 살아남을 궁리부터 하자며 다독인다. 먼저, 두 사람은 은신처를 세우고 물고기를 잡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에서부터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발생한다. 

 즉, 산전수전 다 겪은 산초는 10시간 걸려 먹을 물고기를 잡고, 20시간 걸려 움막을 지을 수 있는데 반해, 모든 일에 서툰 돈키호테는 물고기를 잡는데 15시간이나 걸리고, 움막을 짓는 데도 45시간이나 걸린다. 애덤 스미스의 논리대로 라면, 산초는 자기가 해야 하는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옆에서 성가시게 굴지 모를 돈키호테와 협력하기보다는 가능한 멀리 떨어져서 고기를 잡고, 움막을 짓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리카도는 생각이 달랐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에서도 산초는 돈키호테와 두 가지 일을 서로 나눠서 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지금까지도 경제학자들이 리카도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하는 이유가 바로 이 이유에 있다. 

이 책에는 예시가 많다. 설명하지 않고, 예시를 들어 이야기 한다. 돈키호테와 산초의 특징, 기질, 성격 등을 잘 살려서 한 이야기를 만들어 리카도의 이론을 설명한다. 대단하지 않은가? 나도 수학사, 수학에 관련 책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을 상상해보고, 추론해서 그 특징을 살려 학생들에게 전달해주면 훨씬 더 재미있을 것 같다. 


p160 리카도는 사람이든 국가든 가장 적은 것을 포기하도록 하는 분야를 전문화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나는 수학과 교육학을 둘다 버리지 않고 함꼐 가지고 갈 수 있어 좋다. 이거 아니면 저거라는 식이 아니라 최대한 내게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살아가는 것은 삶의 지혜다. 

이것이 각자의 ‘비교우위’다. 그리고 서로가 포기해야 하는 것, 즉 산초에게는 물고기, 돈키호테에게는 움막이 각자의 ‘기회비용’이다. 그러므로 전문화는 기회비용이 더 낮은 쪽에 의해 결정된다. 


p165 링컨은 한 나라가 많은 재화와 용역을 소비하면 소비할수록 부유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p166 돈이 세상을 돌아가게 할 수는 없지만, 돈은 분명히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이런 돈의 흐름을 막는 것은 가장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한 곳에서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막는 꼴이다. 


p169 리카도의 분석이 우리 시대에 가장 크게 시사하는 것은 부유한 국가들이 채택하는 보호무역주의가 저개발 국가들에게는 경기 침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p170 보호무역주의자들의 주장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사소한 실례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자문해보자. 부자인 사람이 가난한 사람과 거래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손해를 입을까? 미국의 석유 재벌 진 폴 게티같이 돈 많은 사람은 자신이 손수 신발을 만들어 신는 것이 나을까, 시장에서 사서 신는 것이 나을까? 부자인 사람이 가난한 사람과 거래를 해서 손해를 입지 않고, 게티 같이 부자인 사람이 시장에 가서 신발을 사 신느 넋이 낫다고 한다면,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지 않을까? 미국이 마렐이시아에서 신발을 구매한다고 해서 손해를 입을까? 모든 국민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나라가 더 부유한 나라일까? 이를 위해 각 국(미국에서 카운티는 주 바로 아래에 있는 행정 구역이다)마다 따로 무역 장벽을 설치해야 할까? 이에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이런 조치는 법시행에 앞서 이미 헌법에 저촉되는 일이다. 그런데 왜 국가는 해외에서 더 값싸게 만들어진 제품을 외면하면서까지 더 부유해 지려고 할까? 


p173 이상의 예상을 통해 리카도가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이 부분은 기억해 뒀다고 써먹어도 좋을 것 같다. 내 책에 ‘이상의 예상을 통해 유클리드가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또는 누군가가 증명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등


p181 이렇게 지대를 수취하는 토지에 대해 과중한 세금을 부과할 것을 주장했던 조지는 구약의 어떤 예언가보다도 더 열성적으로 빈곤을 퇴치하고, 탐욕을 억누르고, 죄악과 고통의 용암을 닦아 내고, 지식의 빛으로 어둠을 밝히고, 발명에 힘을 쓰고 발견을 자극하며, 정치적 약점을 정치적 강점으로 대체하고, 독재의 폭정과 무정부 상태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p191 제임스 밀의 지도를 받았던 리카도는 긴 연역적 추리를 시도했다. 그는 유클리드 기하학 또는 뉴턴 역학만큼 분명한 명제들을 추론해내고 싶어 했다. 

논리가 견고하고 치밀한 것이 좋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반드시 유용한 것은 아니다. 


p193 맬서스가 죽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개중에는 진짜 애도를 표하러 온 사람도 있었지만, 그가 진짜로 죽었는지 확인 차 온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의 이론을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죽음조차 신뢰하지 못했던 것일까? 반면, 지성, 품성, 인격의 소유자였던 리카도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한적한 시골 별장에서 호사스러운 생활을 누리고 세계를 여행하며 유유자적하게 보낼 수 있을 만큼 부유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를 연구하고, 그리고 추상적이고, 난해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옳다고 생각한 해결책을 도출해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세상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면서 그는 책, 신문, 또는 의회 연설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가르쳤다. 그의 비교우위론과 경제 지대는 아직까지도 경제학 교과서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5 경제학계의 풍운아, 존 스튜어트 밀

p197 미국 태생의 코미디언이자 가수였던 지미 듀란테가 한 유명한 대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모든 사람은 뭔가에 기대거나 끼어들고 싶어 한다.” 아이작 뉴턴 이후 거의 모든 지식인들은 과학 또는 과학적 행동에 기대어 자신들이 품고 있는 의문에 대해 분명한 해답을 얻고 싶어 했다.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리카도, 토머스 맬서스 모두 자연의 법칙을 발견해 경제학계의 아이작 뉴턴이 되고 싶어 했다. 리카도의 비교우위론, 세이의 법칙, 그리고 인구 법칙 모두 이 시기에 나온 것들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은 도덕 세계의 뉴턴, 즉 도덕과학자가 되고자 했다. 제임스 밀은 한동안 도덕학자들, 뿐만 아니라 경제학자들이 처방한 몸과 마음을 충만하게 하는 약을 꾸준히 복용했다. 누구보다 벤담이 달여 주는 약의 쌉싸래하면서도 달콤한 맛에 입을 다셨던 그는 아들의 체질 검사는 하지도 않은 채 무작정 자신의 약을 나눠 먹였다. 어떤 부작용이 올지 예상하지도 않은 채! 


p201 하지만 도덕 세계의 뉴턴이 되고자 했던 벤담에게 이런 정식은 수학적 측면에서 볼 때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벤담은 쾌락과 고통의 양을 계량화 할 수 있는 ‘행복 계산법’이라는 방법을 고안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쾌락과 고통은 경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왜 그럴까? 모든 경험은 다음 네 가지 요소의 정도 즉 (1) 강도, (2) 지속도, (3) 확실성 (4) 근접성에 따라 측정할 수 있다. 사람들은 언제 주어질지 모르는 1주 일짜리 휴가보다는 그보다 더 길고 확실한 휴가를 선호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코미디언은 썰렁한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언보다 더 큰 기쁨을 준다. 


p207 그는 스무 살의 나이에 이미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이 사유하는 기계는 한창 나이에 삐걱 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사가 풀리는 정도였으나 잦은 고장을 일으키더니 급기야 스프링, 벨트, 베어링 등이 튕겨져 나왔다.


p208 내 모든 행복은 목표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런 목표가 내 앞에 있다는 것 자체였다. 


p209 이성이 한참 주가를 올리던 시기에 밀은 열정을 갈망했다. 

아마 밀은 엄격한 아버지가 어서 죽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오는 죄책감에 시달렸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밀이 처한 상황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이디푸스보다 더 처참했다. 적어도 오이디푸스에게는 사랑스러운 어머니라도 있었지 않았던가! 300페이지에 달하는 자서전에서 존 스튜어트 밀은 어머니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다. 초고를 읽어 보면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가련한 밀! 


p210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강력한 힘, 즉 아폴로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에 대해 설명한다. 아폴로는 이성과 질서를 나타내며, 음악으로 치면 모차르트 교향곡 같은 것이다. 디오니소스는 변덕과 감정을 나타내며, 음악으로 치면 푸치니 오페라 같은 것이다. 18세기 합리주의에 절망감을 느낀 밀은 영국의 낭만파 시인 윌리엄 위즈워스와 콜리지의 시에 눈길을 준다. 위즈워스와 자연미에 대한 관능적인 묘사는 메말라 있던 밀의 감정과 상상력을 자극했다. 마침내 세상이 감각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느끼기 시작하면서 밀은 지금까지 편협했던 자신의 정신세계를 확장하고, 자신의 고삐를 잡고 있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p213 긴 지적, 심미적 오디세이를 마친 우리 로맨틱한 영웅은 이전보다 더 늠름해진 모습으로 처음 출항을 나섰던 항구로 돌아온다. 즉, 벤담주의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이라도 하듯 벤담주의를 손보기 시작했다. 낡은 거미줄을 걷어내고, 페인트 칠을 다시 했다. 이후 그의 저술들과 정치적 행보는 이런 개량된 공리주의를 나타낸다. 


p214 베토벤의 교향곡이나 미켈란젤로의 명작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쾌락 이상의 것이다. 위대한 작품과 행동은 우리 정신을 고양시켜 비할데 없는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그에게 있어 국가를 다스리는 것은 곧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었다. 


p221 우리는 평등, 행복, 또는 볼티모어에 미식축구팀을 창단해 줄 것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시베리아를 ‘파라다이스’로 개명한다고 해서 날씨가 좋아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밀이 대단한 것은 실증적인 것과 규범적인 것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것, 즉 규범적인 목표를 실증적인 분석과 적절하게 연결시켰다는 데 있다. 


p226 일몰 조항이란 일몰 시간이 지나면 해가 지듯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법률이나 각종 규제의 효력이 정지 또는 없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p231 그는 구제 수당이 너무 쉽게 분배될 경우, 구제 수당을 받는 가난한 가정의 지식들이 신성한 노동 윤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구제 수당이 너무 많으면 빈민들의 출생률만 높일 뿐 생활 조건 향상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입장에서 밀은 구제 수당이나 임금을 높이자는 사회주의적이고 낭만주의적인 정책들은 반대했다. 이제 밀에게 남은 일은 자신의 규범적인 정책들을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모델로 제시하는 것이다. 


p232 밀은 “더 큰 선이 필요로 하지도 않는데, 자유방임을 포기하는 것은 확실히 약이다.” 


p235 고백하건대 나는 성공을 위한 투쟁이 인간의 정상적인 상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견해, 즉 기존의 사회적 삶을 형성하고 있는 서로의 뒤꿈치를 짓밟고, 뭉개고, 밀치고, 그리고 유린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 산업 발전 단계에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하나의 징후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p235 마르크스처럼, 밀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필요의 영역’을 지나 생존을 위한 투쟁이 아닌 인간성 고취를 위해 고군분투 하는 시대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p236 마지막으로 밀이 살아온 인생을 토대로 그의 초상화를 그려본다면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다. 좋은 발문! 


p236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이 “나는 그들 사이에 서 있지만, 그들에 속에 있지 않다”라고 말한 것처럼,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밀은 경쟁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고,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토크빌이 보여준 중앙집권적 권력에 대한 두려움을 결코 잊지 않았다. 


우리 가운데 낙원을 꿈꿔보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부자들은 열대의 한 작은 섬에서 낙원을 찾으려 할 것이다. 종교인들은 현세가 아닌 내세가 낙원이라 생각할 것이다. 낙천주의자들에게는 오늘이 아닌 내일이 낙원일 것이다. 존 스튜어트 밀은 오늘을 위해 싸우면 언젠가 모든 사람들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p237 밀은 1873년에 세상을 떠났다. 비록 그는 전쟁에 나가 싸운 적도 없고, 언성을 높여 화를 낸 적도 없으며, 누구한테 도전장을 내민 적도 없었지만, 그의 삶은 오로지 투쟁 그 자체였다. 그는 위선자들, 엘리트주의자들, 합리주의자들, 그리고 사회주의자들과 맞서 싸웠다. 한편,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머릿속에 새겼던 고정 관념들을 지우기 위해 애썼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에드먼드 버크는 한때 이렇게 탄식한 적이 있다. “기사도의 시대는 지나갔다. 궤변론자와 경제학자의 시대, 무엇보다 이해관계를 우선시 하는 시대가 오면서 유럽의 영광은 이제 영원히 사라졌다.” 하지만 생전에 무엇보다 밀을 고무시켰던 것은 ‘기사도’였다. 그리고 그가 가장 용맹스럽게 맞서 싸운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아버지의 그늘과 세상의 허울이었다. 그리고 그는 끝내 승리했다. 


6 비운의 혁명가이자 경제학계의 이단아, 카를 마르크스

p240 강한 어조와 선동적인 문체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붕괴를 예견했다. 그러나 그에 앞서 그는 자본주의의 운동 법칙과 문명의 발전을 지배하는 숨겨진 암호를 철저히 파헤쳐 밝혀냈다. 

 어쨌든 마르크스는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 진화론을 주장한 박물학자 찰스 다윈과 더불어 20세기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살아 생전 마르크스는 어떤 명성도 추종자도 없었다. 


p248 부유한 공장주의 아들이었떤 앵겔스는 이중생활을 했다. 낮에는 아버지의 사업을 거들며 상당한 봉급을 받는 자본가로 살았고, 밤에는 몰래 헤겔과 공산주의 문헌을 탐독했다. 


p249 그는 자본주의 토대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으며, 대중이 곧 혁명을 일으켜 자본가들을 몰아낼 것이라는 것이었다. (마르크스)


p249 헤겔은 철학이란 이념의 전개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데 있다고 가르쳤다. 역사란 인간의 정신과 이념의 산물이다. 물질 세계, 즉 우리가 보고 만질 수 있는 물질, 그리고 사회의 제도는 이런 이념의 길을 따른다. 


p250 헤겔에 따르면, 우리는 당대의 지배적인 민족주의를 통해 역사의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즉, 이집트, 그리스, 로마, 등등. 헤겔은 공고한 민족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프러시아가 이제 그 뒤를 이을 차례라고 생각한다. 

 마르크스는 헤겔의 관념론을 거부했다. 


p251 모든 관념은 자신의 대립물을 포함한다. 철학자들은 헤겔의 변증법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즉 모든 테제 또느 ㄴ관념은 그것의 반테제와 한쌍을 이룬다. 그리고 이들 관념 사이의 대립 갈등이 종합테제(합 또는 진테제), 다시 말해 새로운 테제를 만들어낸다. 새로운 테제는 다시 자신의 반테제와 대립한다. 이렇게 세계는 테제(정)-반테제(반)-종합테제(합)의 끊임없는 연속이다. 역사는 그 자체로 결코 반복되지 않는다. 오직 말 많은 역사가들만이 자신의 말을 되풀이할 뿐이다. 


p253 우리의 윤리적, 법적 체계는 우리가 일을 게을리 할 경우 죄의식을 갖도록 가르친다. 그런데 왜 생산 수단의 소유자는 우리가 피땀 흘려 생산한 이윤을 수취할 권리를 가질까? 이에 대해 우리는 그가 재산, 즉 생산 수단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윤리적, 법적 체계를 수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르크스의 의문은 바로 이것에서 시작한다. 


p254 마르크스는 “인간은 자신의 역사를 창조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지는 못한다. 즉, 인간은 자신이 직접 선택한 환경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주어진 환경에서 역사를 창조한다. 모든 앞선 세대의 전통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악몽처럼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p255 마르크스에 따르면, 생산 과정의 기술이 바뀌면 기존의 생산 과정에 일대 변화가 일어난다. 새로운 생산 기술이나 방법은 토지, 노동, 그리고 자본의 양과  질을 바꾼다. 발견, 발명, 교육, 인구 증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물질적 생산력은 동적이다. 이렇게 새로운 생산력이 더해지면서 오래된 생산 과정은 폐기된다. 


p256 지배 계급은 토지, 노동, 자본, 또는 기술이 변할 때마다 위협에 직면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철학이 ‘영원한 진리’라고 부르짖지만, 그런 사상누각에 언제 곤두박질칠지 모른다. 역사는 모든 것을 갈아 엎는다. 어제 왕의 목을 졸랐던 자가 오늘 도리어 목이 잘려 나갈 수도 있다. 


p257 역사 유몰론의 흐름을 거부하는 자는 그것에 빠져 익사하고 만다. 


p261 프랜시스 베이컨은 진정 훌륭한 사람은 자연 그리고 세상과 많은 관계를 맺고 있고, 많은 관심 대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손실도 쉽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나는 훌륭한 사람 측에 끼지 못하는가 보다. 자식들의 죽음으로 내 가슴과 머리는 산산이 부서져 내렸으며, 아직까지도 자식들의 죽음이 믿겨지지 않는다. 

(마르크스가 자식들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한 부분)


p275 공산주의가 진정으로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온갖 추측과 논의가 무성했지만,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마르크스는 ‘미래의 식당’을 위한 자신만의 ‘조리법’을 일부러 남기지 않았다. 이렇게 조리법이 없이 요리되어 나온 지배 체제로서 마르크스주의는 ‘정치적 짬뽕 또는 소시지’나 다름없었다. 즉, 그것은 중아우이원회의 여러 목표들을 한데 쑤셔 넣고 인민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형태로 찍어내는 값싼 방식이었다. 


p277 마르크스의 역사유물론이 지닌 문제점은 변증법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그가 관념적인 운동과 물질적인 운동 사이의 갈등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p278 부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유형재의 투입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비유형적인 요소가 성공적인 기업들과 나라들을 그렇지 않은 기업들과 나라들과 나뉘는 기준이다. 


p283 한편, 마르크스는 스스로 자신의 ‘무덤을 파는’ 체제로서 자본주의의 붕괴를 예언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아직 죽지 않았따. 실업률이 1900년대 초보다 다소 높기는 하지만, 노동인구 비율과 여성 노동 인력의 유입을 고려한다면, 실업보다는 고용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291 지금까지 마르크스주의를 제대로 구현한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 이스라엘의 키부츠조차 사회주의 관리 방식에서 자본주의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자원 부족, 이기주의, 해악으로 가득한 현실 세계를 벗어나고자 했던 마르크스주의의 이상은 아마 앞으로도 실현되지 못할 것이다. 


7 앨프리드 마셜의 한계적 사고

p294 영국 태생의 풍자작자 에벌린 워의 소설 <<스쿠프>>에는 한 영국의 신문사 소유주가 항상 두 가지 대답밖에 할 줄 모르는 편집자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소유주가 진실을 말하면, “물론입죠”라고 말하고, 진실이 아닌 것을 말하면, “어느 정도는요”라고 대답한다. 


p295 영국 태생의 미국인 코미디언 헤니 영맨은 철학적 성찰이 돋보이는 많은 수준 높은 대사들을 만들어 냈는데, 그는 뼈 있는 농담으로 사람들의 울림을 자극했다. 

“부인은 어떻게 지내?”

“무엇과 비교해서?”


독특한 컬트영화 <카우보이 벤자이의 모험>에서 주인공 카우보이 벤자이는 친구들에게 형이상학적 동어 반복을 상기시킨다. 

“네가 어디에 가든 넌 거기에 있는거야.”


“어느 정도는”, “무엇과 비교해서”, 그리고 “어디에 가든...” 은 19세기 말에 등장한 한계주의라 불리는 경제 사상의 대대적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p296 한계주의는 과거는 과거일 뿐 뒤돌아보지 말라고 선언한다. 문제는 앞으로 계속 나아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그 출발점은 지금 당신이 서 있는 바로 그곳이다. 


p297 한계이익과 한계비용이 같은 데도 불구하고, 계속 여행을 하는 것은 ‘바나나’를 어떻게 발음하는지는 알지만, 언제 발음을 멈춰야 ㅎ는지 몰라 계속 바나나나나~ 하고 발음하는 것과 같다. 

많은 기업들이 사업에 실패하는 것은 언제 지출을 중단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꼐주의의 본질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움직임에 분석의 초점을 두려고 한다는 데 있다. 기업들은 얼마나 많은 차량을 생산할지 어떻게 결정하는가? 기업들은 차량 한대를 더 생산함으로써 벌어들이는 수입이 그것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같아질 때까지 계속해서 생산한다. 한계 수입대 한계비용이라는 규칙은 경제학 내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학 외부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수히 많다. 


p299 아버지 윌리엄은 다른 무엇보다 수학을 굉장히 싫어했는데, 그것을 잘 알고 있던 앨프리드는 자기 방에서 몰래 숨어 수학책을 탐독했다. 앨프리드에게 있어 수학은 아버지에 대한 해방을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p301 중세 시대에는 신학, 법학, 의학이 지상의 학문 세계를 지배했다. 신학은 영적 완성을, 법학은 정의를, 의학은 육체의 건강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마셜이 여기에 네 번째 학문을 추가하고자 했는데, 인류의 물질적 복지를 목적으로 하는 경제학이 그것이었다. 


p304 그는 거의 모든 곳에서 경제학적 실례나 사례를 찾는 비상한 재주가 있었다. 

내게 필요한 재주. 곳곳에서 수학적 실례나 사례를 찾으려고 노력해야지. 


p306 마셜의 인생과 사상은 일요일 오후 나무 그늘 밑에 축 늘어져 누워 있는 늙은 사냥개만큼이나 평온했다. 

궤변이나 억지를 부리는 성격이 아니었던 마셜은 1890년에 출간된 <<경제학 원리>>의 첫 페이지에 자신의 신념을 적어 놓았다. “나투라 논 파싯 살툼”. 즉,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 

 밀의 머릿속에서는 아폴로의 힘과 디오니소스의 힘이 항상 요란하게 맞부딪혔고, 마르크스의 머릿속에서는 혁명의 꿈이 한시도 쉬지 않고 요동쳤다면, 마셜의 머릿속은 알프스 산맥처럼 흔들림 없이 한결 같았다. 


p308 경제학의 주요 관심은, 비록 그 결과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늘 변화하고 발전하려고 하는 인간 그 자체다. 단편적이고 정적인 가설들은 동적이고 생물학적인 개념들을 일시적으로 보조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기초만 놓고 따져본다고 해도, 경제학의 핵심 관념은 생동하는 힘과 운동에 대한 것일 수밖에 없다. 


p310 1 수학은 탐구의 기관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속기 언어로 사용하게

2 하지만 논의를 마칠 때까지는 버리지 말게

3 그것을 문외한인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말로 옮겨야 하네.

4 그 다음 실생활에서 찾아낼 수 있는 실례를 들어 설명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고.

5 여기까지 마쳤다면 이제 수학을 불태워버리게. 

6 4번이 쉽지 않으면, 3번을 불태워 버려야 하네. 나도 종종 그렇게 한다네 

내게 필요한 지령


p311 19세기가 시작되면서 영국의 경제학자들이 범한 중요한 오류는 그들이 역사와 통계학을 간과했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소위 수학 공식의 상수로 간주했다는 데 있다. 나는 경제학 이론이나 정리에 어떤 본편성도 부여하지 않는다. 그것은 구체적 진리가 아니라 구체적 진리를 발견하기 위한 기관에 불과하다.


p312 10년이란 시간이 주어졌다고 해서 어떤 기업이 1년에 성취할 수 있는 것을 10배 성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계약이나 거래에 있어서 1년은 굉장히 긴 시간일 수 있다. 또 어떤 일에 있어서는 1년은 준비 기간도 채 되지 못할 수도 있다. 


p314 (각주) 로잔학파 

1870년대 레옹 마리 에스프리 발라를 창시자로 하고, 이탈리아 태생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에 의해 계승 발전된 경제학파다. 로잔학파는 일반 균형 이론의 입장에 서 있으며, 스위스 로잔대학의 교수들이 주축이 되었기 때문에 로잔학파라는 이름을 얻었다. 발라는 한계효용에 입각한 새 경제학을 개척했으며, 경제 수량의 상호 의존 관계와 함수 관계를 중시해 어떠한 조건하에서 그러한 경제 수량이 제일의적으로 결정되는가를 수학을 이용해 밝히는 일반 균형론을 전개했다. 한편, 파레토는 발라가 전제한 효용 대신 ‘선택의 이론’을 써서 효용불가측성의 난점을 극복했으며, 순수하게 경험적인 경제량으로서 가격 관계를 통해 일반 균형론에 도달했다. 이처럼 로잔학파는 경제학 분석에 수학을 적극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에 수리경제학파라고도 불리는데 후일 수리경제학 발전의 기초를 다졌다. 


p319 만일 어떤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토대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결합하고, 이것이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원천이 된다. 


p320 마셜은 기업들이 영원히 생존할 수 있다고 보지 않았다. 그의 경제생물학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즉, 그는 여기에서 다시 생물하겡 의지해 유기적 은유를 빌려다 쓴다. 기업가들은 신생 기업을 잉태하고 낳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기업에 양분을 공급하고, 때에 따라 어르고 달래 성인으로 키운다. 그러나 얼마 뒤에 이들 기업가들은 늙어 죽는다. 이들의 대를 잇는 관리자들은 흔히 그렇듯이 전임자들보다 능력이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다른 기업가들이 낳은 새로운 기업들이 이 기업의 경쟁 업체로 성장할 것이다. 


p325 마셜은 한 유명한 비유를 통해 수요와 공급이 둘 다 강력하다고 선언했다. 즉, “가치가 효용에 의해 결정되는지 생산비용에 의해 결정되느닞 논하는 것은 종이를 자르는 것이 가위의 윗날인지 아랫날인지 확인하려고 드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마셜의 말을 믿고, 한꼐주의의 도구를 이용해 수요와 공급을 결합해보자. 


p332 마셜은 수요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분서 ㄱ도구 중 하나인 탄력성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가다듬었다. ‘거시 경제’와 ‘미시 경제’를 막론하고 오늘날 거의 모든 경제학적 논쟁은 탄력성 문제와 관련이 있다. 


p333 탄력성은 반응도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사람들은 가격 변화에 어느 정도 민감하게 반응할까? 사람들은 가격이 오르거나 떨어지는 것에 맞춰 소비를 조절할까? 아니면 가격에 상관없이 항상 적정 소비 수준을 유지할까? 

 예를 들어, 어떤 한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자 사람들이 그 상품에 대한 소비를 줄였다고 한다면, 그 상품에 대한 소비는 탄력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p335 그렇다면, 탄력성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가장 분명한 것은 대체재의 존재 여부다. 선택의 여지가 많으면 많을수록 소비자들은 좀 더 쉽게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p339 경제학자들은 이자율을 명목 이자율과 실질 이자율로 구분한다. 명목 이자율은 보통 은행 벽면에 고시되어 있는 대출 금리를 말한다. 실질 이자율은 명목 이자율에서 물가상승률을 감한한 수치를 말한다. 


p340 앨프리드 마셜에게 ‘조급한 것’은 ‘부정직한 것’ 만큼이나 엄청 모욕적인 것이었다. 


p341 그는 제자들에게 간청하듯이 경제학을 인간의 삶의 조건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갈고 연마하라고 부탁했다. 

 생물하겡서 말하는 것처럼, 자연이 하루아침에 비약하지 않듯이 빈곤도 일순간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케인스는 경제학의 대가라고 한다면, 마셜처럼 수학자이자 역사학자여야 하며, 나아가 정치가이자 철학자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그는 “경제학자의 대가는 미래를 위해 과거의 견지에서 현재를 연구해야 한다”고 썼다. 


p342 그는 답을 기다리는 대신 답을 찾아다녔다. 

 그는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경기 순환, 변화와 균형, 발전과 안정을 이해하고 싶어 했다. 


8 자신이 친 제도의 그물에 걸려든 베블런과 갤브레이스

p345 베블런은 이들과 많이 다르다. 그는 매사에 활기차고 생기 있었지만, 짓궃은 성격 때문에 어딘가 모르게 악마 같은 느낌이 묻어나는 사람이었다. 어쨌든 그는 매서운 비평으로 경제사상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저자는 인물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살아 있는 경제학자처럼 느껴진다. 나도 수학자들을 소개할 때 어디서 태어났고, 언제 살았는지 보다 인물의 캐릭터를 집중적으로 묘사하고 소개해야겠다. 이 방법이 스토리텔링에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느껴진다. 


p348 그는 학생들에게 인육을 먹으라고 선동하기도 했다. 

이것은 레몬 소설에 등장하는 L과 같은??? 인육을 먹으라고 선동한 인물이 진짜 있었구나, 싶다. 


p357 카를 마르크스와 마찬가지로 베블런은 인간이 창조적 욕구, 다시 말해 인간이 솜씨나 기량을 뽑내고 싶어 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p363 소스타인 베블런의 책은 재미있다. 사실 다루는 주제들이 재미있다. 그의 수제자들 중 한 명은 그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그는 한쪽 눈은 자신의 분석이 갖는 과학적 장점들에, 다른 한쪽 눈은 머리를 긁적이며 아리송해 하는 독자들을 응시했다.” 베불런으로부터 뭔가를 배우는 것은 마취도 하지 않은 채 생체 해부를 당하는 것과 같았다. 누가 감히 이것을 받으려고 할까? 정말 그런 일을 당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것을 꿈에도 잊지 못할 것이다. 베불런은 아직도 우리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 


p366 ‘필요’와 ‘욕구’는 구분해야 한다며 갤브레이스가 발끈한다. 우선 당신은 옥수수 식빵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욕구할 뿐이다. 모든 필요는 우리 내부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욕구는 그렇지 ㅇ낳다. 욕구는 외부에서 올 수도 있다. 옥수수 식빵을 소비하는 것, 즉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의 내부에서 비롯하는 자연적인 욕구가 아니다. 당신은 단지 식빵을 원할 뿐이고, 사실 욕구는 필요보다 덜 중요하다. 둘째, 갤브레이스는 당신이 옥수수 식빵에 대한 당신의 욕구를 스스로 결정했다는 것을 부정한다. 그것은 착각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옥수수 식빵을 욕구하도록 또한 선택하도록 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뉴욕의 광고회사들이 몰려 있는 매디슨 애비뉴의 광고업자들이다. 그들이 광고를 통해 당신이 옥수수 식빵을 구매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광고와 판매 정책은 “스스로 뭔가를 결정하고자 하는 욕구라는 관념과 양립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 둘의 핵심 기능은 욕구를 창조하는 것, 즉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욕구를 새롭게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p369 우리가 문명이라 부르는 것은 주로 우리 뇌의 관심과 애정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외적 요소들의 산물이다. 


p373 어떤 것을 하나 선택한다는 것은 그에 따른 책임, 그리고 실존적 고뇌를 수반한다. 


p379 우리는 모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고 노력할 수 있다. 발포 고무를 온 몸에 뒤집어쓰고 집 밖 출입을 자제하거나 가스레인지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래서 대다수 사람들은 약간의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핸드 판사의 공식, 즉 ‘과실 계산’은 이런 위험 부담이 어떤 때 무모할 정도로 높고 어떤 때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낮은 지를 잘 보여준다. 


p389 간혹 사회는 시간 지평을 축소시키는 데, 이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범죄를 더욱 매력적인 것으로 보이게 한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붕괴 직전의 국가들, 예를 들어, 1975년의 남베트남, 1998년이 인도네시아, 또는 2002년 이후 이라크 등에서 실제로 그런 현상이 벌어졌다. 붕괴 직전의 국가들에서는 치안 부재와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범죄가 더 극성을 부린다. 


p397 건강한 시장경제는 일정 정도 약속을 존중하고 신성시할 것을 요구한다.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사회는 경제적 붕괴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경제학이 다루는 분야는 가격, 이윤, 지대, 비용 등에 한정되지 않는다. 법, 도덕, 유행, 철학 등도 모드 경제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9 경제학계의 구세주, 케인스 

p401 지금까지 존 메이너드 케인스만큼 케임브리지의 문화, 재미, 공공에 대한 의무와 책임 정신을 한몸에 구현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보다 더 똑똑하고 매력적인 사람도 없었다. 20세기 경제학자 가운데 그만큼 정치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경제학의 진로를 바꿔 놓은 사람도 없었다. 영국의 가장 저명한 철학자 중 한명인 버트런드 러셀은 케인스를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인 가운데 “가장 날카롭고, 가장 명석한”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그와 논쟁을 할 때, 나는 마치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사람처럼 긴장했는데, 논쟁을 하는 내내 이런 어리석은 생각에서 좀처럼 헤어나질 못했다”고 했을 정도였다. 


p402 케인스주의자란 어떤 사람을 의미할까? 다음 두 가지 기본 명제를 따르는 사람을 말한다. 

1 민간 경제는 완전 고용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2 정부 지출은 경제를 자극해 완전 고용과 불완전 고용의 틈을 메울 수 있다


p406 이미 알고 있는 독자도 있겠지만, 케인스는 케임브리지에서 경제학이 아닌 수학을 전공했다. 비록 결과는 그런대로 만족스러웠지만, 적응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나는 내 머리를 마비시키고, 내 지성을 파괴하며, 내 성격을 더럽게 망치고 있어.” 그는 수학 졸업 시험을 통과한 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제학 서적을 손에 집어 들었다. 앨프리드 마셜의 <<경제학 원리>>였다. 그후 케인스는 마셜에게 경제 관련 논문을 써서 보내기 시작했다. (중략) “나는 수학보다 경제학에 더 소질이 있는 것 같아” 이것은 애덤스미스가 프랑스에 체류할 때 “무료한 시간이나 달랠 생각으로” <<국부론>>을 쓰고 있다고 말한 이후, 아마 위대한 경제학자의 입에서 나온 경제학에 대한 가장 겸손한 말 중 하나에 속할 것이다. 


p407 아이러니한 것은, 그의 전공인 수학과 8주 동안 공부한 경제학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참된 지식이 성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인 것 같다”라고 썼다. 


p414 케인스에게 재무부의 나이든 관료들은 고전파 경제학이라고 하는 오래 숙성된 와인에 절어 살았는데, 그에게 고전파 경제학은 발효될 대로 발효되어 식초 냄새만 풍기는 상한 와인이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그는 대공황의 한 복판에서 신속한 대책을 내놓는 대신 국민들에게 인내심을 요구하면서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에 의해 결국에는 경기가 정상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재무부를 호되게 비판했다. 그런 정부라면 존재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케인스는 “결국 우리는 모두 죽게 될 것이다”라고 <<통화 개혁론>>에서 썼다. 


p420 이제 새로운 쇼를 무대에 올릴 차례다. 무엇보다 이번 스테이지에서는 총수요가 집중 조명을 받는다. 무대 밖에는 이런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재화와 용역에 대한 총수요가 총소득에 미달할 때 불황이 발생한다.” 이때 무대는 크면 클수록 좋다. 그러나 기억하자. 불황기에 놀고 있는 무대는 많다는 것을. 


p422 그럼, 모델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완전 고용에 도달한 건강한 경제를 달성하려면, 가계는 충분히 소비해야 하고, 기업은 상품의 생산과 판매가 균형을 이루도록 충분히 투자를 해야 한다. 만약 사람들이 소득의 전부를 소비한다면, 세이의 법칙에 의해 경제는 완전 고용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소득의 일부를 저축하기 때문에 기업 투자가 이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 한다. 이론적을 볼 때, 사람들이 저축한 만큼 소비는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생산이 판매를 초과할 것이고, 재고가 늘어날 것이며, 결국 고용주들은 종업원들을 해고할 것이다. 저축이 경기 침체의 주범으로 몰리는 순간이다. 


p431 어느 때보다 케인스의 별이 가장 밝게 빛을 발한 것은 1964년으로 케네디-존슨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 위원들이 경기 둔화 징후를 파악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케인스식 처방을 내렸을 때였다. 


p433 케인스는 다른 어떤 경제학자보다 더 많은 청중들을 대상으로 더 많은 글을 쓰고 더 많은 연설을 했다. 상황이 달라지면, 그때마다 처방도 달라져야 한다. 케인스는 경제학자들은 치과의사처럼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환자나 충치 먹은 이에 상관없이 항상 같은 이에 구멍을 뚫는 치과의사에게 과연 많은 환자들이 찾아갈까? 치과의사들은 실수로 성한 이에 구멍을 냈더라도 모든 구강 내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을 한 단어로 차분하게 말한다. “자, 이제 행구세요.” 그러나 거시경제학에서 “행구세요”라는 말은 쓸 수 없다. 


p435 100점의 인물 사진 작품 중에 가장 아름다운 얼굴 여섯 명을 가려야 하는 신문사 주최의 한 대회가 있다고 하자. 수상은 대회 참가자 전원이 평균적으로 선호하느 얼굴에 가장 부합하거나 근접하는 사진 작품을 선택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이때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진다. 각각의 경쟁자는 자신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진을 고르기보다는 그가 생각하기에 다른 경쟁자들이 가장 선호할 것 같은 사진을 선택한다. 따라서 사실상 모든 참가자들이 같은 관점에서 같은 문제에 접근하게 된다. 

(전문적인 투자자들에 대한 비유)


p438 우리는 이후로도 줄곧 불행하게 살 수도 있다. 케인스는 창고에 먹을 것이 가득하고, 번쩍이는 고급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다고 한들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되묻는다. 오늘날, 퇴직자들은 지루한 일상을 불평하면서 뭔가 사소한 일이라도 하고 싶어 한다. 세상 전체가 퇴직자들로 넘쳐난다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넘쳐나는 퇴직자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음악가이자 방송인이었던 로런스 웰크를 얼마나 많이 필요로 할까? 세상은 평온하지만, 사람들 마음속에는 실존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할 것이다. 인간은 종종 목표 달성보다는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아마 이것이 아무추어 예술 애호가였던 케인스, 즉 예술품 수집가, 투자자, 후원자, 큐레이터였던 케인스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겨엦학으로 인류를 천국의 문턱까지 인도했을 경우 더 이상 할일이 없어 실직자가 되는 것을 대비해 보험을 들어놓는 식으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는 자신이 장기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어떤 것을 하고 싶어 했다. 



10 케인스에 반기를 든 통화주의의 창시자, 밀턴 프리드먼

p442 케인스주의자들에게 국민 경제는 자동차와 같다.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은 ‘정부 지출을 늘리고 세금을 삭감하는 것’이다. 반면,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정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높이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능숙하게 다루는 정부는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p442~443 통화주의는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케인스의 모델을 비판했다. 

첫째, 정부는 대개 훌륭한 운전사가 되지 못한다. 

둘째, 경제의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는 재정 정책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p444 오늘날 케인스주의자들과 통화주의자들의 승부는 어떻게 되었을까? 무승부다. 


p446 어떤 바보가 왜 화폐 공급량, 즉 통화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까? 화폐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닌가?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화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면, 굳이 통화주의자들이 나서서 문제를 제기했을 리도 없다. 예전의 슬랩스틱 코미디 영화를 보면, 실수 많고 허점 많은 악당들이 지폐가 가득 든 가방을 들고 도망을 치다가 놓치는 바람에 지폐가 바람에 날리면서 지나가는 행인들이 앞다퉈 달려와 하나라도 더 줍기 위해 난리법석을 피우는 장면들을 자주 봤을 것이다. 행인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악당들은 울상을 짓는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경제학자들은 울상을 짓는다는 사실을 아는가? 

돈 가방 몇 개가 열렸다고 해서 울상까지 지으며 심각하게 생각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수많은 돈 가방이 한 마을에서 한꺼번에 열렸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마을에 갑자기 돈이 넘쳐날 것이고, 그 결과 인플레이션(화폐 가치가 하락해 물가가 전만적,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 현상을 말한다.) 또는 물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다. 즉 경제학자들이 울상을 지으며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인플레이션이다. 만일 화폐량이 공급되는 상품의 양보다 많다면, 따라서 호주머니에 돈이 넉넉해진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린다면, 물가는 당연히 오를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마을은, 비록 돈은 많아졌지만, 전보다 부자가 된 것은 아니다. 


p447 부wealth는 그것이 구매할 수 있는 재화와 용역으로 측정되지 숫자로 측정되는 거싱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자. 


p451 피셔의 교환 방정식이 등장하기 이전에 존재했던 통화주의의 가장 조야한 정식은 다음과 같았다. 


p452 1 통화의 유통 속도(V)는 일정하다.

2 단기적으로 생산될 수 있는 재화와 용역의 양(Q)는 한정되어 있다. 

3 따라서 FRB가 화폐 공급량을 5퍼센트 늘리면, 물가는 5퍼센트 인상될 것이다. 이런 조야한 화폐수량설은 앞서 피셔의 교환 방정식에서 V와 Q(일종의 상수이기 때문에)를 없애버리고 M에 변화가 일어날 경우 오직 P에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p456 케인스는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보낸 한 서한에서 다음과 같은 재치있는 문장으로 통화의 힘을 비웃었다. 

 “일부 논자 중에는 통화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생산량과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살을 찌기 위해 졸라맨 허리띠를 풀어 헤치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날 미국의 허리띠는 허리둘레에 비해 너무 헐겁습니다.” 


p464 만약 프리드먼과 모딜리아니가 옳다면, 정부의 임시방편적인 정책은 민간 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 그럼, 이것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 역사적 사례를 들어 이것을 살펴보자. 1964년에 존슨 행정부에서 단행한 감세 정책은 (중략)

질문을 던지고, 역사적 사례를 들어 알려주고 있다. 


p470 보통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겸손함을 가지고 있던 프리드먼은 경제학자들은 화폐 공급량을 적절히 조작할 수 있는 통화 정책에 대해 아직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말한다. 


p482~483 1953년에 프리드먼은 향후 각국 정부가 환율 정책을 고정 환율에서 변동 환율로 바꿀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하루아침에 국제경제학에서 이단아로 취급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사정은 어떠한가? 현재 전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들이 변동 환율제를 채택하고 있고, 세계 외환 시장과 채권 시장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액수만도 수조 달러가 넘는 상황에서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이것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데 큰 애를 먹고 있다. 


3. 내가 저자라면 

토드 부크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는 재미있는 책이다. 정말 죽은 경제학자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다. 사부님께서 내게 이 책을 추천하신 이유를 읽으면 읽을수록 알게 됐다. 

 전체적이 뼈대는 총 13개의 챕터에 적게는 4개의 꼭지 많게는 8개의 꼭지글을 넣었다. 그리고 한 챕터의 구성이 대략 이러하다. 경제학자를 소개한다. 그리고 그의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경제학자를 소개할 때 특징은 바로 그를 소개하지 않고 그와 비슷한 다른 무언가를 꺼내거나 그와 완전 대조되는 것을 꺼낸다. 인물이 될 수도 있고, 영화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싶은 경제학자를 말한다. 각 경제학자의 캐릭터를 잘 파악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언제 살았는지와 같은 진부한 신상명세가 아니라 기질이나 성격, 함께 살았던 사람들, 만났던 사람,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그러니 어려운 경제학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빠져든다. 특히 경제학자들이 서로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앞 챕터와 뒤 챕터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 내가 1년 동안 읽은 책들을 예를 들어주니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오이디푸스 왕 이야기라든지, 니체의 <<비극의 탄생>>, 아폴로적인 것, 디오니소스 적인 것 이라고 표현해 놓으니 더 재미있었다. 이 저자의 강점은 비유와 쉬운 예시 들기인 것 같다. 나도 이 저자처럼 그렇게 수학 이야기를 쉽게 쓰고 싶다.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시간 순서대로의 사실 나열이 아니라 어떤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EBS에서 본 프로그램에서도 스토리 텔링의 중요성의 설명할 때 알려줬다. 수학자들간의 사건, 수가 발견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야기 해주면서 풀어나가야겠다. 김학원 대표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도입부를 너무 길게 끌지 말고, 바로 사건을 꺼내는 방법을 써야겠다. 토드 부크홀츠의 책은 내 책을 쓰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될거다. 

 각 꼭지글에 들어가야 할 이야기들을 먼저 발췌해 놓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특징을 면밀히 살펴봐야겠다. 그리고 캐릭터를 잘 살려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핵심적인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꼭지글로 만들어 봐야겠다. 

IP *.142.242.2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2 죽음의 지대 -라인홀트 메스너- file 파에톤 2013.01.15 4366
1491 # 37 의식혁명 - 데이비드 호킨스 file [5] 샐리올리브 2013.01.15 11365
»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 토드 부크홀츠 [6] 세린 2013.01.15 5966
1489 우리 속에 있는 여신들 - 진 시노다 볼린 [1] 콩두 2013.01.15 4602
1488 욕망의 심리학 id: 깔리여신 2013.01.15 3673
1487 안정효 <글쓰기 만보> - 수정하였습니다. [2] [1] 레몬 2013.01.15 4411
1486 7년의 밤 - 정유정 레몬 2013.01.21 5000
1485 # 38 체인징 마인드 - 하워드 가드너 file 샐리올리브 2013.01.21 3124
1484 38. 공자노자석가_모로하시 데츠지 지음 한젤리타 2013.01.21 3863
1483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김장호- [1] [3] 파에톤 2013.01.21 4070
1482 #38 구본형의 그리스인이야기_생각정원 [1] 서연 2013.01.21 2910
1481 수학사_ 하워드 이브스 [2] 세린 2013.01.21 5810
1480 새로운 미래가 온다 - 다니엘 핑크 학이시습 2013.01.21 4327
1479 시간의 심리학-사라노게이트 id: 깔리여신 2013.01.21 4194
1478 우리 속에 있는 지혜의 여신들 - 진 시노다 볼린 콩두 2013.01.21 4037
1477 소설과 소설가 - 오르한 파묵 레몬 2013.01.27 3965
1476 #39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_윌리엄 오닐 서연 2013.01.28 6549
1475 39. 소설과 소설가(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3] [1] 한젤리타 2013.01.28 3379
1474 문명과 수학_리처드 만키에비츠_경문사 [1] 세린 2013.01.28 12216
1473 # 39 이 남자가 말하는 법 -김은성 file 샐리올리브 2013.01.28 3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