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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4일 07시 07분 등록

<깊은 인생>, 구본형 지음, 휴머니스트

 

레이스기간 첫 번째 읽기 인용문 타이핑

첫 번째 읽기 소감

2013 5, 두 번째 읽기 인용문 타이핑

두 번째 읽기 소감

 

 

1. 저자에 대하여

생략

 

 

2. 내가 저자라면

 

 

1) 뼈대 및 목차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 책의 뼈와 살이 시작된 수정란의 출처와 책의 뼈대와 진행방식, 그리고 읽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11 어느 날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한 사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문득 의미를 발견하여 말할 수 없는 헌신으로 열중하고, 평범한 한 여인이 문득 하던 일을 중단하고 내면의 북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 느닷없는 전환은 아름답다. 그것이 삶을 시처럼 사는 것이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새로운 정신세계로 진입함으로써 위대해진다. 나는 이 위대한 정신적 도약을 사진으로 찍어보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도약을 사진으로 찍어보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도약의 순간을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노려왔다. 이 책은 바로 그 도약의 순간 또는 질주의 전 과정을 포착한 기록이다.

 

5 하나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전람회 구경을 하듯 네 개의 방을 거쳐 가며 즐기고 상상하라. 하나의 방에는 하나의 이야기 한 꼭지가 전시되어 있다.

첫 번째 방은 어둡다. 횃불이 하나 이글거리며 탄다. 입구에 ‘이입의 방’이라고 쓰여 있다. 이 방에 들어갈 때는 입구의 가드에게 ‘이성-생각하는 힘’을 맡겨야 한다. 생각은 필요 없고 감정이입이 중요하다. 이 방에서 독자는 한 사람의 영웅을 만나게 된다.

두 번째 방은 환하다. 입장할 때 가드는 첫 번째 방을 관람할 때 맡겨두었던 ‘이성-생각하는 힘’을 돌려준다. 두 번째 방은 ‘현실의 방’이다.

세 번째 방은 조용한 카페 분위기다. 그 방에는 저자가 앉아 있다. 저자가 독자에게 의자를 권한다. 그리고 앞서 두 개의 방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저자의 경험과 언어로 조용히 다시 들려준다. 멀리 있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저자의 경험과 만나 나의 이야기로 전환된다.

네 번째 방은 텅 비어 있다. 아무도 없으며 전시물도 없다. 책도 이미 여기서 끝나 있다. 독자는 홀연 깨닫게 된다. 이 비어 있는 방, 여기가 바로 독자인 나의 전시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독자의 이야기, 자신의 신화를 그려 넣어야 하는 빈 공간. 네 번째 전시실은 바로 독자를 위해 안배된 빈 전시실이다.

독자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리고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 가는 영웅의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황혼녘 꼬리를 칠렁이는 한 마리 사자가 되는 것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소제목들은 그의 책 소제목답게 유려하고 선동적이다. 자세히 보면 제목들은 한 사람을 표제한다. 그들은 그 장의 주연들이다. 주연 말고도 조연들이 여럿 등장한다. 예를 들면 침묵의 10년을 보내야 한다는 장에서 주연은 조셉 캠벨이지만 타이거 우즈, 모차르트 등 여러 인물이 나온다. 가장 쉬운 예제는 저자 자신이다. 독자로서는 저자의 예가 가장 이해하기가 쉽다. 그는 비범함으로 인해 존경을 받지만, 우리 옆에 사람좋은 이웃 아저씨의 모습으로 현존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가지고 실험하고, 증거로 드는 건 무척 도전적이면서 흥미로운 저술방식이다. 그만큼 그는 자신의 삶에 자신이 생각한 것, 아는 것을 많이 적용해 본 사람이어서 일거다. 그리고 공동저자로서 네번째 방, 바로 나의 이야기를 서술하고 싶어진다.  

 

시작하며

프롤로그 ; 시처럼 산다

 

깨우침 : 깊은 인생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문

깨우침 하나, 우연은 운명을 이끌고

마리츠버그 역, 기적의 정차 - 간디

삶의 문턱에서 홀연 각성하라

그늘 체험, 단명한 직장인이 평생의 소명을 찾다

깨우침 둘, 야생의 재능이 나를 부를 때

춤추는 여신과의 마주침 - 마샤 그레이엄

피할수 없는 나의 길을 걸어라

두 번째 인생, 다시 일어나 글을 쓰다

 

견딤 :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두 번째 문

 

견딤 하나, 끈질기게 삶에 들러붙다

사라진 영웅, 다시 살아나다 - 윈스턴 처칠

냉소는 결코 업적을 남길 수 없다.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견딤 둘, 침묵의 10년을 걷다

우드스탁의 작은 오두막집 - 조지프 캠벨

춤추는 사람은 사라지고 춤만 남는 경지에 이르라

고독한 고요, 인류의 유산에 흠뻑 젖다.

견딤 셋, 여명처럼 고독을 지키다.

버려진 자의 평온 - 바뤼흐 스피노자

견뎌라, 아직은 나의 때가 아니다

새벽의 축조물, 홀로 살아야 하는 불안을 견딘 나의 책

 

넘어섬 :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세 번째 문

 

넘어섬 하나, 천둥같은 스승을 얻다

문틈으로 건네진 열쇠 - 조주

같은 밧줄에 몸을 묶고 산을 오르다

스승, 어두운 길 위에 뿌려진 달빛 같은 영감

넘어섬 둘, 나를 넘어 세계에 접속하다

녹색창고의 거대한 별 - 아니타 로딕

세상과 타자를 위해서 나늘 다 쓰지 못해 안달하라

재능을 기부하고 사람을 얻다

 

에필로그 : 염소, 호랑이가 되다

 

 

2) 장점과 보완점

 

장점 첫째, 위대함의 잠재력을 가진 평범한 사람에 대한 애정이 예사롭지 않다.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비범해 질 수 있는 지를 신뢰로운 예를 가지고 말한다. 사람과 인용문을 가지고 말한다. 역사속에서 찾아낸 위인들을 위대해 지기 전의 사람 자리에서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기 때문에 위대해진 보통 사람을 가까이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서 배울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들이 많다. 이런 점이 유용하다. 이건 책 한 권을 읽는데 위인전과 수필과 자기계발서를 동시에 읽는 느낌이다. 어쨎든 이 책을 읽고 있는 ‘평범한 사람’에 대한 그의 비전에 나는 설득되었다. 그래서 그렇게 해 보고 싶어진다.

 

 

장점 둘째, 문장이 유려하고 아름답다.

 

시를 읽듯이 되풀이 읽을 때가 많았다. 그의 첫 책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그의 열 몇 번째 책을 읽으니 세월동안 그가 진화했음을 단박에 알 수 있다. 그는 간결하면서도 깊어졌다. 그래서 나는 장을 통째로 타이핑 하는 일이 잦았다.

 

 

장점 셋째, 자신을 가지고 했던 실험이 유용하다.

 

그가 퇴직한 지 10여년 후에 <필살기>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이유다. 나는 그가 마흔 세살에 지리산 단식원에서 포도단식을 1달 하고 돌아와 6개월만에 쓴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 1998년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서 1인기업가로 전환한 줄 알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보니 그건 일부다. 오히려 그 전에 1991년에 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린 후에 자기 직장에서 하루 50%의 시간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탁월한 성취를 했던 시간들이 쌓여있었다. 그리고 직장에서 하는 일을 가지고 책을 써낸 일이 우선했다. 그 다음에 저런 자기계발서를 쓸 수 있었다. 그러니 나는 그가 아직 직장인이었을 때 투여한 9000여 시간은 모르고 그가 물 위로 솟아오른 순간의 모습만을 보고 있었던 거다. 그러니 지금 나는 내가 선 이 자리에서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

 

 

보완점 첫째, 독자 이야기를 상징하는 빈 표지 삽입

 

책을 편집할 때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제목으로 일곱 개의 문에는 일곱 개의 저자의 이야기가 뒷따라 온다. 나는 독자의 이야기도 이 책의 일부분임을 말하는 저자 서문의 내용을 보여주는 의미로 하늘색의 저자 이야기 뒤에 한 장 정도 빈 장을 넣고 ‘당신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질문을 맨 윗줄에 타이핑한 후 빈 칸으로 놔두겠다. 그럼 어떤 독자는 책을 읽어가다 말고, 연필을 들고 거기다가 이런 저런 낙서를 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빈 종이 7장이 추가된다. 이 책이 한 톤 낮춘 밤색 표지에 하늘색 종이로 저자의 인생이야기를 실었으니까 독자 이야기의 색깔은 겨자색처럼 노르스무리 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노랑색은 개나리나 병아리처럼 시작하는 이에게 어울린다. 나도 깊은 인생의 일곱가지 문을 지나는 한 사람, 저자의 책을 완성해 가는 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확실히 들것 같다. 그럼 이것이 없는 것보다 훨씬 나은 형태가 아닐까?

 

 

보완점 둘째, 사진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

 

간디, 마샤 그레이엄, 처칠, 조셉캠벨, 스피노자, 조주선사, 아니타 로딕의 이름을 들었을 때 나는 간디는 물레를 잣고 있는 깡마르고 은테 안경을 쓴 사진으로 생각났고, 불독처럼 볼이 늘어진, 한 깡 하겠다 싶은 처칠수상의 사진이 생각났다. 다른 이들은 생각이 안났다. 나는 조셉 캠벨의 책은 읽어 본 적 있는데 다른 이들의 책은 들어본 적 없다. 나는 너무도 많은 것을 말해주는 그들의 사진을 딱 한 장씩 넣겠다. 마샤그레이엄은 이왕이면 춤추는 사진을 보고싶다. 아니타 로딕은 그녀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피노자와 조주선사는 어려울래나? 조주선사라고 추정되는 세로 족자의 그림 한 장 있으면 즐거울 것 같다. 그것들에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필요없을 것 같다. 사진은 이미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줄 것이므로. 장마다 넣기 보담은 뒤에 어디 한꺼번에 몰아서 넣었으면 좋겠다. 이 유려한 문장을 그림으로 방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또 한편 생각해보면 이런 추가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는 건 이 책이 잘 된 책이라는 의미이고, 또 다른 독서로, 여행으로 이 책이 던져준 재미난 공부꺼리를 좇아가면 될 일이다. 캠벨이 그랬듯이.

 

 

 

3) 감동적인 장절 (마음에 드는 50개의 문장과 소감)

 

 

(1) 나는 저자의 이야기 서술 방식이 마음에 든다. 우선 과거의 위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 특정 인물을 관통하는 어떤 법칙을 찾아보고, 그 다음에 그것을 실제 살아있는 사람인 저자의 인생에 적용해 본다. 자기 인생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평범한 다른 사람들인 독자들이 자신의 인생에 적용해보는 용기를 내도록 한다. 특히 재능에 대한 정의가 내게는 가장 좋았다. 그리고 그는 모두가 아직 별로 빛나지 못한 별이며, 평범한 사람 안에 숨겨진 재능을 찾아내어 자신의 꿈을 갖게 하여 본래의 별이 되도록 하는 도움별이 자신의 소명이라 한다.

 

60 하워드 가드너는 리더쉽에 대한 특별한 정의를 가지고 있다. 그에 따르면 리더쉽이란 신비로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사람을 통솔하거나 다루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타고난 재능이 적절한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연습되고 다듬어진 훈련된 능력’이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리더로서의 성공은 명성과 돈 또는 권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을 비범하게 발전시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1)

 

61 가드너는 성공하고 싶다면, “당신의 독특한 점을 이로운 축복이 되도록 만들어라. 많은 경험을 쌓아라. 그리고 그것을 가장 긍정적인 방법으로 계발하라”고 조언한다. 인생의 목표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능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빛나게 하는 것이다. 평범함에서 비범함으로의 도약은 자신의 재능과 특별한 기질이 적합한 조건 속에서 개화할 때 만들어진다. (2)

장애학생들은 어떻게 이 분야를 찾아내야 하는 걸까? 올해 우리반 학생들의 개인 내 강점을 찾아서 찾아내는 일을 목표로 삼았다. 모두 1급 복지카드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다. 개인적으로 노력할 것이 있고, 내가 5명을 묶어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런데 이걸 하자면 또 에너지가 들어야 하는데 아직 에너지를 못 내고 있다. 1년에 2개의 연구를 하는 건 매우 어렵다. 해 본 적 있었지. 그때 어려운 건 사실 연구 자체가 아니었다. 그때 어려웠던 것은 입상에 대한 부담과 다른 일들이었다. 지금은 그런 것이 모두 배제되었고 집중할 수 있는 상태다. 많이 벌리면 안된다. 연구원 2년차의 과제를 가지고 가면서 이런 것을 다 해낼 수 있을까? 하나는 동료와 협력해서 연구하고, 하나는 혼자서 연구하는 게 욕심이지 않겠나?

 

A - 그림그리기가 그의 강점이다. 방고후활동 그림반에 배치했다.

미추홀미술실기대회에 출전시킬거다.

장애인 미술대회 응모가 많았으면 좋겠는데 정보, 시간이 너무 없다.

B - 음악이 그의 강점이다. 타악 난타반에 배치했다. 공연준비를 위해 특화된 반.

C - 체육이 그의 강점이다. 달리기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걸 어떻게 살리지?

장애인체육대회에라도 참여를 해봐야한다. 아니면 인라인스케이트 대회라도.

D - 이 아이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 아이도 노래, 음악이 강점이다. 음악치료 중

E - 이 친구는 밝고 사람들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통합을 한다면 이런 사랑스런 학생들이 좋을텐데

 

그런데 이걸 현장 연구의 주제로 삼지는 않았다. 나는 올해 갚아야 할 빚이 있다. 그리고 내년에는 육아휴직을 하는 게 꿈이기 때문에 올해 빚을 갚아야 한다. 마흔세 살에 저자는 첫 책을 출산함으로써 새로운 인생의 전환을 맞았다. 그러나 나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해는 13년 공립학교 교사 생활을 일단락하는 해이다. 그래서 마흔살부터 시작했던 현장연구는할 거다. 가장 현실적으로 가능한 걸 골랐다. 시교육청이 아니라 특수교육총연합회로 제출했다. 그건 옆반 선생님과 하는 텃밭놀이부였다. 이걸 내가 주도해서 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빚을 갚아야 한다. 나는 상징이 있다. ‘집안의 흐름을 바꾸는, 빚이 있다면 제로로 만들어 그 방향을 바꾸는 원점이 되는 환한 할머니’다. 한 사람이 출가하면 가족 전체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제 출가는 내 영역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나 저 꿈은 재가, 출가를 가리지 않고 이룰 수 있다. 잘 갈무리해서 해나가야한다.

 

바쁘겠다. 연구 1개 하고, 연구원 2년차 책 쓰기 위해서 공부하고, 그리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고, 그리고 내 태가 닫히기 전에 아이를 낳아보는 일. 그게 모두 올해 안에 계획하는 일이다. 살롱9에서 있었던 신년회에서 나는 2013년 목표를 3가지 말했다. 1. 결혼에서 도망가지 않고 잘 하는 거 2. 혼자서 현장연구를 하는 것 3. 1 1, 1칼럼의 리듬을 유지할 비빌 언덕을 얻는 것.

 

64 평범함이란 없다. 그것은 아직 속에 있는 것이 개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것이 터져 나올 때 누구나 비범함으로 도약할 수 있다. (3)

 

천복에 이르는 업을 찾을 때는 재능을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 마사 그레이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아낸 수많은 인물들은 모두 비슷한 체험을 했다. - 58 (4)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의 도약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실천적 비법을 꼽으라면 그것은 매일하는 훈련이다. '동작 하나를 익히기 위해 1만 번을 연습한다'고 하는 것이 김연아만의 대답이겠는가? 매일 할 때 기술이 늘어 기예가 되고, 어느덧 그 사람과 떨어질 수 없는 한 몸, 한 영혼이 된다. 이 때 '춤추는 사람은 사라지고 춤만 남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화가는 사라지고 그림만 남고, 글 쓰는 작가는 어느덧 사라지고 글만 남는 경지는 매일의 훈련이 주는 기막힌 선물이다. 그러므로 훈련의 첫째 요소는 반복이다. 반복, 반복, 오직 반복, 대가가 되는 유일한 실천의 비법이다. 매일 훈련한다는 것은 결정적인 과정이지만 그 훈련이 억지로 강압적으로 노예처럼 하는 것은 아니다. 깊어질수록 스스로 즐거움이 된다. 재능과 잘 일치된 훈련은 다른 것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몰입과 황홀함을 동반하게 되어 있다. 훈련은 땀이므로 노력이 수반되지만 매일 하는 습관이므로 고통이 아니라 일상이다.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천복을 좇는 숙명의 기쁨이 있다. 그것은 처음에는 강제된 훈련이었지만 점차육화되어 기예가 되고, 이윽고 행위자는 사라지고 그 행위만 남는경지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곧 그 사람의 삶의 정체성을 이루게 된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피아니스트다. 피카소는 화가다. 버나드 쇼는 극자가다. 이것보다 그들을 더 잘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다. 우리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해당 분야에서 적어도 10년은 준비해야 한다는 10년의 법칙이나,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은 투입해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은 전문가다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투자 행위인 것이다. - 114 (5)

===>단군의 후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이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을 믿는 것만으로는 혁명을 이룰 수 없다. 혁명을 이루게 하는 것은 실천이기 때문이다. 실천은 곧 시간이 누적적으로 쌓인 것이다. ..하루의 경영에 실패하면 화가가 손을 뗀 그리다만 꿈은 초라해진다. 한 줄기 무상의 바람이 불고 이내 꿈은 추억이 된다. - 150 (4)

중요한 것은 하루의 경영이다. 나는 그의 책 중 하루의 경영에 대한 걸 읽으리라.

<신화 읽는 시간>에서 저자가 소개한 바로는 그건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또한 자서전을 꼼꼼히 읽을 거다. <나 구본형의 변화이야기> 40대의 자서전이다.

나는 이제 40대 초반에 있다. 얼마나 좋은가?

 

자신에게 주어진 소박한 재능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발전시켜온 사람들이 바로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 도약한 사람들이다....성공은 재능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태어났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카드 게임과 같다. 패는 주어지는 것이다.(63) 재능은 주어지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그러나 받은 재능을 다 쓰고 가야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이다. 그리고 위대함이란 받는 탤런트의 크기가 얼마가 되었든 받은 만큼 다 쓰고 갈 때 찾아온다. - 64

===>장애라는 패를 가지고 태어난 이들을 어떻게 할 건가? 어떻게 개화시킬건가? 나는 특수교사가 되었다. 그리고 특수교육과 일반교육의 목표는 같다, 타고난 잠재력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개론 시간에 배웠다. 대신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잠재력에서 남들보다 더 적은 매장량을 가지고 있고, 배우는 속도가 느리고, 배울 수 있는 양과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살아가는데 우선순위가 되는 꼭 필요한 것을, 가장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내가 이해한 특수교육방법론의 요약이다. 모든 이들의 패가 정해져있고, 그 패를 가지고 어쨎든 최대한 개발하고, 또 개발정도가 어떻든 장애를 가진 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장애를 박멸할 대상으로 삼아 모든 판돈을 걸어 맞붙어 싸우며 일상을 뒤로 유예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어떻게 하지? 작년에 5학년 학생 전체를 다중지능검사를 했다. 내려온 아이에게 문자해독능력이 있는 우리 아이를 데리고 내가 읽어줘가면서 검사를 했다. 검사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하워드의 다중지능이론에 입각한 검사도구를 가지고 정신지체 복지카드를 가진 그 아이의 개인내 강점을 측정할 수가 없다. 결국 관찰하고, 추정하고, 실험해보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이 부분이 특수교사의 특정 전문성일 수 있다. 학교 교육과정만 따라가서는 할 수 없는 일. 특별한 직관과 공부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에서 잘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세상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직업관련 어떤 것들이 뭐가 있는 지, 출발지인 아이의 강점에서 현실 속 직업까지 어떤 징검다리와 로드맵을 가지고 가야할지 설계하는 걸 교사인 내가 알아야 한다. 모든 걸 가족에게 맡겨둔 채 나 몰라라 쉬쉬 한다. 내가 98년에 처음 만난 아이들은 7살이었으니 인제 21살이 되었겠다. 성인이 된 그 아이들은 어디로 갈까? 모두 시설장애인이 되었을까? 그 때, 지금의 나보다도 젊었던 그 어머니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런데 나는 전혀 모른다. 너무 무식하다.

나는 그동안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라는 비전을 가지고 일해 왔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들 속에서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것이 커나가 그 사람만의 꽃으로 피어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었다. 그것이 내게 주어준 우주적 소명임을 깨달았다.

47 나는 간디나 체 게바라처럼 크고 빛나는 별은 아니다. 나는 작은 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빛나야 할 운명을 가진 별’이다. 사람은 모두 별이다. 자신의 내면에 커다란 빛을 품고 있으면서도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아 장막으로 빛이 가려진 벌들, 이 평범한 별들을 찾아 자신의 이야기를 창조해냄으로써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움별, 그 별이 바로 나임에 틀림없다. (5)

그는 자신의 소명을 정확히 알고 있다. 소명(부르심)의 내용을 잘 듣고 있었고, 그리고 그걸 창의적으로 적용해서 구체적으로 실험하고 만들어나갔다.

 

 

(2) 이 책이 싹터 자라나온 씨앗, 이 책을 읽는 방법을 저자 스스로 밝혀놓았다. 나는 흥미롭게 그 씨앗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요리조리 굴려본다. 이 씨앗 역시 그가 새벽에 일어나 했던 불가능한 꿈 하나를 믿는작업의 소산일거다. 씨앗은 사랑스럽다.

 

11 어느 날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한 사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문득 의미를 발견하여 말할 수 없는 헌신으로 열중하고, 평범한 한 여인이 문득 하던 일을 중단하고 내면의 북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 느닷없는 전환은 아름답다. 그것이 삶을 시처럼 사는 것이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새로운 정신세계로 진입함으로써 위대해진다. 나는 이 위대한 정신적 도약을 사진으로 찍어보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도약을 사진으로 찍어보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도약의 순간을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노려왔다. 이 책은 바로 그 도약의 순간 또는 질주의 전 과정을 포착한 기록이다. (6)

이 문장은 저자 소개가 되어 있는 왼날개 아래에 나온다.

책의 내용, 또는 주제가 요약되는 문장

이것 말고는 책의 표지에 사용된 문장이 있다.

이것이다. 이건 프롤로그에 나온 문장을 거의 전부를 인용했다.

그러니 ‘시작하며’, ‘프롤로그’가 가장 중요한 꼭지글이다. 공들여 써야하는구나.

 

12 힘껏 벌린 활처럼 가슴 가득히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쓰고 가는 인생으로 빠져든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삶들은 어떤 조건에서 깨어나게 되었을까? 평범함 속에 존재하는 비범함은 언제 어떻게 작동하게 되었던 것일까? 나는 그 매혹적인 작동 원리를 인생의 모퉁이를 도는 일곱 개의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한다. 나는 이 아이디어에 흥분한다. 나의 피는 다시 붉어진다. 싱싱한 젊음으로 충만해져 나는 흥미진진한 프로젝트에 빠져든다. (7)

 

평범한 사람들의 도약과정이야말로 삶의 절정을 보여주는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 이 부분이 시가 된다. 나는 그 시적 장면을 낚는다. - 12 (8)

 

나는 내 역사를 뒤져 이 질문에 대답한다. 아직 그 때가 오지 않았어도 좋다. 나는 기다린다. 그러나 그저 마냥 기다리지 않는다. 나는 준비한다. 준비하고 또 준비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직 땅에 속한 어린 새가 바람을 타고 떠오르듯 하늘로 날아오르게 된다...그리하여 내 꽃도 한번 찬란하게 필 것이다. 그런데 내 안의 잠재력이 때를 만나 하나의 꽃으로 피어나려면, 세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문’이라고 부른다. 첫 번째 문은 ‘깨우침의 문’이다. 소명에 대한 각성과 고유한 잠재력이 발견되는 대각성의 순간이다. 두 번째 ‘견딤의 문’을 들어서면 오래 참아내야 한다. 침묵의 10년을 고독하게 지내며 선택한 삶에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 문은 ‘넘어섬의 문’이다. 선생을 넘어서야 하고, 나 자신도 넘어서야 비로소 우주의 위대함에 닿을 수 있다. - 15 (9)

 

15 그리고 나는 알게 된다. 그들의 삶이 하나의 시였듯이 나의 삶 역시 하나의 시라는 것을. 나 또한 시처럼 살고 싶다. 삶이 맑은 물속의 작은 고기 떼처럼 그 유쾌한 활력으로 가득 차기를 얼마나 바라왔던가? 삶이라는 대지 위를 내 인생은 열 개의 시로 여울져 흐른다. 날쌘 고기처럼 도약하고, 깊고 푸른 물빛으로 잠복하고, 햇빛 쏟아지는 황홀로 새처럼 지저귀며 흐른다. 때로는 봄꽃을 실어 나르고, 때로는 폭우 뒤의 격동으로 몸부림친다. 이내 거울 같은 평화 위에 하늘과 나무 그림자를 실어 나르고 마침내 바다로 흘러들어 우주 속으로 사라진다. 그때 삶은 작은 강처럼 기쁨으로 흐르리라. (10)

이 문단이 아름답다. 시처럼 여러번 읽었다.

그는 물을 좋아하고, 바다를 사랑했다.

나 또한 물길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길 노래했다.

뭉게구름 노래도 많이 불렀지.

내 냇물이 강물이 되었던가? 나의 바다는 어디일까? 분명 바다로 가는 냇물이기를!

 

(3) 일곱 개의 이야기를, 일곱 개의 대표자(주연)과 다른 조연자를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 저자가 예를 든 인물들은 모두 평전이나 자서전의 형태로 ‘위인’으로 존경받는 이들이다. 그는 위인이 되기 전 평범한 개인이었을 때에 출발해 추적한다. 일단 일곱 개의 문을 설명한 문구가 매력적이어서 타이핑을 해 두었다. 이게 저자가 역사 속 위대한 인물을 관찰하고 연구해낸 결과라고 한다. 이건 정말일까? 나에게는 1만시간을 묵묵히 보내는 것, 그리고 고독을 견디어 나가는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한편 과연 나의 재능은 어디에 있을까? 내 직업을 관통하는 큰 그림은 무엇일까? 무엇으로 10년을 투자할 아이템을 잡을 건가? 하는 질문이 가장 시급하다 생각했다. 공익에 헌신하라는 아니타 로딕의 이야기는 쉰 넘어서 할 건 아닌 것 같고, 처음부터 그런 관점을 가지고 접근을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어쨎든 나는 땀 흘려 일해야 할 40대에 서 있다. (11~17)

 

첫 번째 이야기는 우연이 운명이 된 이야기다. 사람이 준비되면 상황이 벌어진다.

이때 우주는 우연의 이름으로 다가와 운명으로 이끈다. 간디는 마리츠버그 역에서

지샌 하룻밤 때문에 시시한 변호사에서 위대한 지도자로 바뀌게 된다.

누구에게나 마리츠버그 역과 같은 도약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나 이 우연의 상황을 인생의 도약으로 삼으려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 22

 

50 두 번째 이야기는 재능이 감응할 때 망설이지 않고 따라 나서는 이야기다.

문득 어떤 일이 나를 건드릴 때, 한순간 폭포수처럼 내면의 에너지들이 분출될 때 그리하여 신이 내 속에 감춰둔 재능이 그 일에 감응할 때는 망설이지 마라.

그 길을 따라 나서라. 마사 그레이엄은 열일곱 살에 자신의 길을 찾았다.

단 하나의 포스터, 단 한 번의 공연으로 그녀는 온 모음과 몸을 헌신할 천직을 찾았다.

재능이 공명하는 곳, 한 번도 계발되지 않은 야생의 재능이 밖으로

나오려고 외칠 때 그 소리를 들어주어야 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스스로 그려낸 삶에 대한 뱃심으로 결코 물러서지 않는 이야기다. 깨달음은 우리에게 통찰을 준다. 그러나 일상의 삶은 여전히 과거의 법칙을 따르게 마련이다. 깨달음이 제시하는 미래와 일정이 규제하는 현실 사이의 괴리는 우리를 주저앉게 만든다. 그리하여 종종 정신은 이상을 향하나 우리의 육체는 현실을 따르려고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미래에 대한 나의 통찰을 믿어주고 응원하는 뱃심이다.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용기다.

 

100 네 번째 이야기는 침묵으로 묵묵히 1만 시간의 레이스를 통과하는 이야기다.

한길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은 묵묵히 매일 연습해야 한다.

스스로 충실한 훈련 규율을 정하고, 매일 거르지 말고 그 일을 해야 한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엄격한 규칙을 따르는 것을 밝음 경영이라 한다.

즉 내면의 빛나는 강점에 기대어 매일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고독을 견디지 못하면 존재를 지킬 수 없다는 이야기다.

스스로 깨달은 진실과 통찰을 오랫동안 지키고 매일 수련하다 보면

세상과의 괴리때문에 고독해지게 마련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매일 하는 것,

그것이 곧 고독이다. 고독에 지면 세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꿈은 사라지고 평범한 곳으로 다시 되돌아온다. 고독을 견디는 자만이 위대해진다. - 124

 

여섯 번째 이야기는 스승에 대한 이야기다. ‘그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우리는 이 질문을 수없이 되뇌며 길을 걷는다. 나의 고독을 만들어주고 동시에

이해해주는 사람, 단 한 사람이어도 좋다. 화두를 던져주고 깨달음의 경지를

나눌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어른, 적어도 한 사람의 스승은 있어야 한다.

힘들 때 마다 ‘스승이라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내심 물어볼 그분을 얻어야 한다. -158

 

일곱 번째 이야기는 자신을 스스로의 별로 만든 이야기다. 나를 넘어서지 못하면

위대해질 수 없다. 모든 위대함은 나로 시작해서 나를 넘어선 우주에 다가가는 것에 있다.

그것은 나와 우주의 화해이며 통합이다. 위대하다는 것은 세속의 성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를 넘어서는 더 커다란 것에 대한 그리움과 지향성을 갖지 못하면

우리의 정신은 고양될 수 없다. 평범함은 아직 개화되지 않고 숨어있는

위대함에 대한 다른 말이다. 평범함이 깨져야 위대함이 발아한다. - 188

 

(4) 저자가 새벽 시간을 보내는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황홀하게 되읽었다. 나도 그런 몰입과 황홀이 있는 새벽을 매일 아침 나에게 선물하고 싶기 때문이다.

 

70 나는 새벽에 글을 쓴다. 그것이 습관이 되었다. 새벽은 혼자 있기 좋은 시간이다. 새벽은 명징하지만 나는 새벽에 늘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 그것을 믿는 훈련을 한다. 글은 그런 사고의 표현들이다. 글과 나 사이는 종이와 펜 같은 관계다. 종이는 펜이 흘러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글도 내가 흘러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내게 들은 강과 같다. 나는 새벽에 작은 보트 하나로 그 강을 따라 내려간다. 아무도 없다. 혼자이기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두려워진다. 동시에 세속에서 배웠던 모든 것을 버리고 나는 새로워지는 경험을 한다. 아무에게도 말할 필요가 없다. 이때 나는 혼자이기에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게 말을 걸고 그들의 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의식이 강물을 따라 흘러가는 동안 온갖 것을 창조해낸다. 새로운 것들이 강물 속에서나 강가의 나무와 풀숲에서 두 눈을 반짝이고 물고기가 한 마리 물 위로 튀어 오르기도 한다. 이때 나는 내 무의식과 만난다.

세상은 원소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종종 나는 세상이 이야기로 만들어져있다는 것을 정말로 믿기도 한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 즉 자신이 주인공인 신화 하나를 만들어 갖기를 바란다. 매일 아침 나는 스스로 훈련한다. 아침에 일어나 불가능한 일 하나를 꿈꾸기 시작한다. 그것은 어제 꾸었던 꿈의 연장일 때도 있고, 불현듯 떠오른 다른 꿈이기도 하다. 어쨎든 나는 현실이 아닌 비현실을 하나를 믿는 훈련을 해본다. 그러면 나는 훤씬 괜찮은 글을 쓸 수 있게 도니다. 이상하지만 이런 정신적인 근육의 훈련이 나를 젊게 만든다. 젊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아도 열린 마음을 가진 젊은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게 된다. (18)

 

 

(5) 그 외 뒤죽박죽의 이야기들, 이 중에서 사람의 이야기가 울림이 컸다. 주로 저자의 이야기이고 그가 과거 속에서 찾아낸 ‘위인이 된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가 좋았다. 나는 그 위인들에 대해 연민과 감탄을 동시에 느꼈다.

 

나는 프록코트에 넥타이를 매고 정장을 한 다음 역장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 역장 앞에 금화를 꺼내놓고 일등실 표를 요구했다. 내 생각에, 정장은 말보다 훨씬 강한 설득력을 가지고, 돈은 모든 것의 대변자이며, 좋은 옷과 금화는 힘이 셌다. - 28

===>나도 내가 옷에 쓸 수 있는 돈 중 최고로 고급의 좋은 옷을 입고 정성껏 화장하고 머리를 다듬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모습으로 출근해야겠다. 그건 내가 만나는 아이들과 학부모님을 선 보는 남자보다 소중한 고객으로 여기는 거고, 나의 일상을 소중히 한다는 의미다. 활동하기에 적당한 옷이어야겠지. 또 시간과 장소, 목적에 맞는 옷이어야 하고.

 

어찌하여 제가 이 길을 걷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저 우연의 모습으로 나타난 필연에 의해 주어진 역할을 알게 되었고 그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당신은 누군가에게 이 역할을 맡기셨을 겁니다. 그것이 왜 저였는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아마 제가 당신을 향해 주저하면서도 한 걸음 다가섰기 때문에 당신이 기뻐하며 제게 열 걸음 다가와 당신의 은총을 보이신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 잔을 제게 내미신 것입니다. 그 잔이 제게 왔을 때 무섭고 두려웠지만 그 잔을 들게 하고, 그 우주적 떨림에 의지하여 제 길을 더듬어 갈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합니다. 일단 이 길로 들어서니 열리지 않았던 문들이 열리고, 모든 것이 착착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진행됩니다. 그리하여 이 길이 제 인생이 되고 말았음에 저는 철철 눈물을 흘리며 감사합니다. - 32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그것에 순종한 사람의 감사기도

 

33 간디는 마리츠버그 사건 앞에서 홀연 각성한다. 그 우연한 사건은 영혼의 각성을 촉구하는 ‘전령관’이었다. 운명의 갈림길에서 그는 모험에의 소명을 깨닫게 된다. 마리츠버그의 우연은 그에게 역사적 사명의 수행을 촉구하고 있었고 간디는 정신적 통과의례를 거쳐 가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삶의 지평은 너무 좁아 더는 그의 영혼의 크기에 적합하지 않게’ 되었다. 그는 바야흐로 또 하나의 삶의 문턱을 넘어야 할 때에 이른 것이다.

소명은 ‘부르심’이지.

당사자에게는 저 모험이 통과의례가 된다.

모험을 통과하면서 자신을 알게 되고 변화된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일반적으로 이런 역사적 소명을 받는 장소나 사건은 대개 깊은 숲속이나 큰 나무 아래, 심연으로 상징되는 어둡고 험하고 추한 곳일 때가 많다고 말한다. - 34

===>모험에의 초대. 이 초대를 받아들이면 영웅여정이 시작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황무지에 그대로 남는다고 했었지.

 

사건이 사람을 이끌고 우연이 운명을 결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정신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어떤 우연도 위대한 각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제자가 준비되면 위대한 스승이 나타나듯, 사람이 준비되면 위대한 사건이 일어난다. 그 자체로 위대한 스승이나 사건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운명이 바뀌기 때문에 그 만남이 위대해지는 것이다. 우연의 얼굴을 가진 필연, 그 사람 자체가 바로 운명임을 홀연히 깨닫게 해주는 위대한 떨림은 이렇게 맺어진다. 그 이후 그들은 평범함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이미 하나의 세계를 지나 더 높은 차원의 정신적 각성을 거쳤기 때문이다. 한 번 고양된 정신은 낮아지지 않는다. - 37

연구원 레이스를 할 때, 특히 면접여행을 즈음해서 선배들이 말했다.

누가 뽑는 게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를 추천하는 거라고.

그게 저 말일지도 모른다.

제자가 준비되면 스승이 나타나고, 내 배가 준비되면 함께 강을 건널 사람이 나타난다.

 

‘한 번 고양된 정신은 낮아지지 않는다’ ===>*임씨가 말했다.

‘한 번 그걸 경험한 사람은 생활 속에서 잊더라도 영영 없어지지는 않아서 언제든지 필요할 때 불을 댕길 수 있다고. 참숯들은 언제든지 불씨를 댕길 수 있는 잠재태다.

 

근데 그 꿈이 내게 제안하고 있는 건 뭐지? 젖은 참숯을 왜 물에 씻어 말리는 걸까? 모든 참숯들이 눈물의 강물에 젖어 있지. 그 눈물이 말라가면서 한 바구니에 담기겠구나. 눈물이 흐를 동안 움직이는 게 필요할텐데. 그리고 열하일기의 원본을 다시 찾아 손에 넣으라고 했었지. 고전을 열심히 읽어야겠구나. 어바웃미데이, 목요강좌, 돌아가신 선배님의 아이들의 장학회, 자원봉사, 유고집 출간이든 뭐든 그가 ‘서로의 사우가 되어 변화의 밑알’이 되기를 꿈꾸었던 이들이 이리저리 빠지지 말고 크로스 크로스 연결되는 것이 필요하리라. 서로가 서로의 그물이 되어주기. 지금은 매우 중요한 때구나. 이 눈물은 하나로 묶어내는 힘이 있다. 그리고 선배한테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는 못했고, 정신없는 와중에 와해되다 시피하고 있는 8기의 ‘하늘길원정대’를 제안하는 배경이 되어준 꿈이었지. 우리 기수를 좀 챙겨야 할텐데. 나 또한 땅굴로 기어들고 있다. 집들이나 하자.

 

박원순 - 4개월동안 교도소에 갖히고 말았다....교도소의 경험이 없는 내 인생은 상상하기 어렵다. 교도소에 가지 않았다면 오늘의 내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교도소를 경험하여 갇힌 자가 되었으며, 약자와 함께 보낸 추억이 있었기에 인생에서 늘 약자의 편이 되고자 했다. 그리고 역사의 중심에서 세상의 변화를 꿈꾸고 실천하게 되었다. - 39

나도 이럴 수 있을까?

나의 약함, 나의 갇힘, 나의 절룩거림이 있어 다를 수 있을까?

 

체게바라 - 원래 의사였다. 하지만 20대 초반 의학도 신분으로 떠난 7개월간의 라틴아메리카 모터사이클 여행이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거창한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고국인아르헨티나 너머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모험의 열정에 이끌려 친구인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중고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길에 올랐다. 하지만 여행을 하고 난 후에는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완전히 바뀌었다...(여행에서 돌아와) 아르헨티나 땅에 다시 발을 딛는 순간 이 글을 쓴 사람은 사라지고 없었다. 이 글을 다시 구성하며 다듬는 나는 더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우리의 위대한 라틴아메리카 대륙을 방랑하는 동안 나는 생각보다 많이 변했다. 그 깊이는 내가 생각하는 정도를 넘어선 것이었다. 체 게바라가 여행을 통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과거의 그를 사라지게 했을까? ... 추운 밤 담요 한 장 없이 부둥켜안고 자는 노동자 부부에게 그는 하나뿐인 이불을 건네주었다...’그것은 가장 추웠던 경험 가운데 하나지만 낯선 이 인류에게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을 갖게 했다.‘고 말해다. 그는 그 여행에서 이런 장면들과 무수히 마주치면서 의사도 성직자도 아닌 혁명가로서의 길을 택하게 되었던 것이다. - 39

===>나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 , 간편하게 영화로 볼까나? 오호 그것도 좋겠군. 그리고 스쿠터 한 대 사고 싶다. 미끄러지는 게 무서운 나는 운전면허가 아직 없는데 운전을 하라고 여러 사람이 권한다. 스쿠터 한 대 사서 인스파월드에도 스쿠터 타고 목욕 가고, 월미공원에도 달리러 가면 좋을텐데......(이 말은 도대체 몇 번이나 했을까나)

===>서재를 결혼시키고 보니 그가 ‘체 게바라 평전’을 가지고 왔다.

변경연 연구원 10주년 기념으로 여름여행을 1달간의 남미여행으로 갈 예정이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나는 정말로 그 여행이 내년에 진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자면 지금부터 계를 부어야 할텐가? 사부님 대신 사모님이나 따님 중 시간되는 분이 가도 좋을 듯 하다. 그분이 꿈꾸었던 대로, ‘사우’가 된 꿈벗이나 연구원들이 가보면 좋을 듯 하다. 그건 그는 밀알처럼, 또는 첫 번째 씨감자처럼 땅으로 돌아가고, 그로부터 피어난 다른 씨앗들이 자기를 피워내면 가능하리라. 한 가지 일을 10년 하면 열매를 달 수도 있을 거다. 여전히 로이스님이 진행하겠지. 나도 남미를 가보고 싶다. 아이를 낳는 일만 없으면 가보고 싶다. 체 게바라 평전을 소중히 품고 온 그도 동행하리라.

 

43 1991년 나는 한국 IBM에서 경영혁신 팀장을 맡고 있었다. 기업의 메인스트림은 아니었지만 적성에 잘 맞는 일이었으므로 보람을 느끼며 일하기에 적합한 자리였다.

특수학교, 또는 일반 공립 초등학교에서 ‘적성에 잘맞는 일이므로 보람을 느끼며 일하기에 적합한 자리’는 어디일까? 메인스트림, 승진에는 관심이 아예 없다. 이건 내 학급의 운영, 수업 진행에 대해서도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일까?

 

*적성이 아니거나 약한 일 :

물품 구입, 품의, 교재교구실 관리

서류, 일정 관리 - 교무부 일 전반 / 매년 정해진 방식대로 반복되는 일

내 반만 신경써야 하는 일 (오지라퍼 성향과 정면에서 충돌)

 

*좋아하는 일 :

있었던 일에 대해 쓰거나 그리는 일

내 반 학생 1명 또는 몇 명을 데리고 하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거

협력해서 연구하는 것 (2)

화초, 식물 키우기

그림책 읽어 주기, 그림책 찾아 읽기

학부모, 또는 가족의 우선순위를 생각해보는 일

장애 학생 또는 가족의 일이 전 사회, 또는 인류와 어떤 영향이 있을까? 가치 부여하기

지역사회 자원과 연결시키는 일 - 그러나 실행력은 매우 떨어진다. 머릿속으로 생각

 

그 며칠 동안 내 정신적 지평이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때까지 10년 넘게 IBM에 다녔지만 세계와 만나는 진정한 글로벌 체험을 하지는 못했다. 이때 처음으로 나는 세계 속에 내가 들어와 있 것을 체감했다. 나는 그 팀에서 평가 모델을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채 참석한 유일한 옵저버였으며, 가장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 누구도 나를 주목하지 않았으며, 그래서 나는 가장 어두운 그늘 속에 앉아 며칠을 보냈다. 마리츠버그에서 추위에 떨던 간디처럼 내게도 그 어두운 며칠이 전의를 불태우게 했다. 한국 IBM의 경영혁신 팀장이라는 좁은 경력의 세계를 넘어서 더 넓은 경영혁신 분야의 차별적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그때 자연스럽게 업에 대한 새로운 지평이 펼쳐지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좁은 내 명함 속의 직책과 직위에 갇혀있었다. 이 때를 계기로 나는 일에 대한 확장된 정의를 갖게 되었다. 그 날 이후 나는 더 이상 월급쟁이가 아니었다. 월급쟁이의 생각과 태도를 버렸다. 한국 IBM의 경영혁신 팀장은 이제 내 직업의 정체가 아니었다. 그 대신 나는 한국 최고의 변화경영전문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내 존재를 재정의하게 되었다. 이 분야에서 나는 유명해지고 싶었다. 나는 단순한 직장인에서 진정한 직업인으로 도약했다. - 45

46 며칠동안 경험한 ‘그늘 체험’을 통해 내 가슴에 ‘변화경영전문가’라는 비전이 자리잡게 되었고 단명한 직장을 넘어 평생의 직업을 바라보게 되었다. 비로소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큰 경력의 그림을 섬광처럼 그리게 되었다. 꿈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한국 최고의 변화경영전문가라는 목표가 생기게 되자, IBM 경영혁신 팀장이라는 좁은 정의에 갖혀있던 과거는 사라졌다.

46 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열정으로 일에 달려들었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실험을 하고, 더 많은 사례를 연구했다. 그중에서 인상적인 것들을 변형하여 회사에 적용해보기도 했다. 내 머리는 실험정신으로 가득했고, 내 가슴은 의욕으로 불타올랐다. 진지하게 몰아붙이기도 했고, 더 많은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으며, 더 재미있는 변화를 현업으로 끌어들였다. 팀원들과 책을 번역하기도 했고, 경영혁신 팀의 새로운 비전을 창조하기도 했다. 새로운 ‘업’의 정의에 따라 목표가 분명해지자 현업에 대한 자율성의 강도도 그만큼 더 강해졌고, 애정도 깊어졌다. 당시 나는 자신의 일에 가장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직원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그 초라한 ‘그늘 체험’에서 얻은 깨달음 때문이었다.

46 인생 전체에 걸친 경력의 큰 그림이 그려지자 현업이 전체 중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지, 그것은 전체 경력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조망해볼 수 있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현업은 시대를 앞서 꿈꾸는 내가 되기 위해서 지금의 나를 모두 바쳐야 하는 수련 과정으로 여겨졌다. 현장에서 관련 업무를 매일 연마할 때 잠재력 능력이 개발되는 것을 실감했다. 운동선수나 연주자가 엄격한 수련 계획에 따라 연습하고 콘테스트를 통해 그동안 이룬 성과를 겨루어보듯이 나도 스스로의 자율적인 수련계획에 따라 현장에서 매일 나를 실험해보았다. 이것이야말로 ‘훈련을 실전처럼, 실전을 훈련처럼’ 치러내는 힘을 키워냈다.

이런 실험을 현업에서 1만시간 가까이 실행했기 때문에 그는 현업을 떠난 13년 뒤에 <구본형의 필살기> 책을 쓸 수 있었다. 결국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인생 직업의 큰 그림을 나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군의 후예와 수희향님과 했던 프로그램이 이런 성격이었던 것 같다.

그때 현업 : 공립학교 특수교사

나의 재능 : 자연친화 지능, 언어지능, 사회지능

나의 강점 : 최상주의자, 신념, 연결성, 개인화, 학습자, (책임)

천직 후보 1. 학생들에 대해 쓰는 작가

2. 사회복지사 - 학교 안에서는 교육복지 담당

학생과 가족의 우선순위를 탐색할 수 있는 전문가

3. 원예치료사? 또는 학교 농부

이런 탐색을 통해서 연구원에 지원을 했었다. 일단 읽고 쓰기를 훈련을 해야했으므로.

필살기 책을 혼자 읽으면서는 ‘현장연구하는 특수교사’를 꼽았다. 그건 나의 강점 테마를 고루 믹스해서 고려한 거였다. 이건 바른 그림일까? 나도 섬광처럼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업에 대한 그림을 그려낼 필요가 있다. 아직 아닌 듯 하다.

 

53 춤은 그렇게 그날 나를 찾아왔다. 내 지능과 내 기질의 모든 지원을 받으며 커다란 나팔을 불어 내 영혼을 깨우면서 말이다. 나는 그 순간 결정되었다.

 

분야를 이렇게 빨리 터득할 수 있고, 이것을 하면 지칠 줄 모르고 누구보다 열심히 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춤꾼이라는 것을 입증해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 55

나는 이런 것이 뭐가 있을까? 그걸 배우는 과정을 즐겁게 하고,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야?

- MBTI 일반강사자격증을 딸 때 그랬다.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지 공부가 즐겁다.

- 식물, 초화류와 관엽식물에 대해 읽거나 웹써핑할 때 그러하다. 알든 모르든 즐겁다.

- 연구원 북리뷰 과제를 할 때, 책을 읽고 난 다음, 타이핑을 한 걸로 이런 생각을 적는 게 재미있다. 칼럼주제가 저절로 솟아나올 때 신기했다. 마감시간을 지키는 건 대단히 고통스럽고, 무능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는 내 문제들이 드러나 신통찮았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거라는 느낌에 휩쓸린다. 하지만 이 과제 자체는 좋아했다. 공부를 좋아한다. 하지만 성적은 좋지가 않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해야할 일들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에 비해 성과는 늘 그닥그닥이다. 그러니 나는 공식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배우는 거는 맞지 않는 걸까?

- 아직도 대답하지 못한 질문. ‘너는 오프수업을 할 때는 언제 가슴이 콩닥콩닥두근두근하냐?’ 나는 수업을 되새김질 할 때라고 말했다.

- 새벽시간 침묵 속에서 시간을 보낼 때 가장 좋다. 깨달음의 장이나 나눔의 장보다 열흘명상수련, 그리고 날마다 침묵 속에서 행하는 아침 기도가 좋았다.

-노을 속을 산책할 때, 자연을 산책할 때. 나의 자율성이 좀 높아져서 집을 벗어나서 산이고 어디고 떠날 수 있을 때. 그런데 그런 때가 자주 오지 않는다. 나는 집귀신처럼 또는 집을 지키는 가신처럼 집에 들어붙어 있다.

-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건? 소수의 사람. 한 명이나 두 명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는 문학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녀는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녀는 성적인 문제와 정신 질환으로 자주 우울증을 앓았으며, 극도의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그 속에서 그녀는 깊이 내면으로 들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이해했다. 그리고 그 내면 탐험을 글로 썼다. 결국 그녀의 삶은 언어를 통해 이루어졌다. - 62

만약 나의 정신적인, 기질적인 어려움, 또는 내가 선택한 분야의 어려움이 실재한다면 그걸 과정으로 남겨보아도 좋을 것 같다. 그러자면 일기를 써야겠지.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는 예술가의 천재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예술가의 천재성이란 의지로 되찾은 유년기, 이제는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어른의 육체적 능력을 갖춘 유년기, 그리고 무의지적으로 축적된 경험의 총합에 질서를 부여하는 분석적인 능력을 갖춘 유년기” 보들레르는 아이를 예술가로 본 것이 아니라 아이의 눈을 가진 어른이 예술가라고 규정한 것이다. 그러니 천재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천재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더 옳은 것이다. - 63

 

그 때 마음 속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일어나 글을 써라. 너는 글을 써보고 싶지 않았느냐?’ 내 속에서 무엇가가 소리쳤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일어나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때가 마흔 세 살이었다. 그 전까지 글을 써본 적이 없었다. 그저 언젠가 변화에 대한 책을 꼭 한 권 써보고 싶다는 바람이 여러 해 동안 있었으나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책이 바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그 후 6개월이 지나서 나는 한 권의 책을 갈무리하게 되었다. 그날 아침이 내 인생의 분기점이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날이 바로 내 인생의 분기점이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날이 바로 내게는 마사 그레이엄이 루스 세인트 데니스의 포스터를 본 날이고, 그녀의 춤을 격정 속에서 관람한 날이기도 하다...바로 그날이 단테에게는 그가 <신곡>의 첫문장을 시작한 날이었을 것이다. 본인에게는 너무도 확실하고 너무도 분명한 인생의 분기점에서 그 여름의 그 햇빛, 그 눈물, 그 기쁨을 나는 생생히 기억하고 느낄 수 있었다. -67

1. 나는 지리산에서 한 달 단식중이었다는 것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런 내면의 소리를 듣기에 적합한 상태에 있었다.

신의 소리를 듣기위해 단식하고, 광야로 나갔던 이들처럼은 못되어도 내 상태 지금 어떤가?

2. 나의 단 한가지 재능은 무엇일까?

 

나는 결국 작가가 되었다. 13년 동안 17권의 책을 썼다. 늘 스스로에게 ‘지금 내 마음을 흔드는 최고의 관심사’에 대해 책을 쓰라고 주문해왔다. 나는 내 책의 주제에 마음을 빼앗긴 최초의 독자이기도 했다. 내 책의 최초의 독자가 나라는 사실을 나는 늘 고맙게 생각하고 즐거워했다. 그러나 책 한 권이 나오면, 더 확실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불확실한 곳에 서 있곤 한다. 그런데도 내 책은 내게 미지의 길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 같은 것이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때때로 길도 없는 곳에 한참을 서서 망설이다 마음속에 스스로 팻말 하나를 꽝꽝 박아두고 떠나야 하는 삶의 나그네, 그것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70

===>마흔세살부터 자기 직업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작가는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글을 썼다. 2011년에 필살기 책과, 나의 강점테마로 꼽힌 최상주의자, 학습자에 유추해 처음 현장연구를 시작했다. 새벽기상이 되니까 2005년 다이어리에 적었던 '매년 1편씩 현장연구논문을 내는 교사'라는 꿈을 시도해 볼 만한 용기가 생기고 있었던 때였지.

 

나는 그 현장연구 논문 때문에 솔찮이 괴로웠다. 이런저런 예상치 못한 부수적인 일들이 생겼고 주객이 전도되었다. 너무 힘들었다. 준비는 부족했고, 여건은 너무 살피지 못했다. 이것의 주제로 생태놀이를 잡은 최초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우연히 만난 생태놀이가 아주아주 재미있었지. 혹하면 훅 가는 내 기질 대로 끌리는 대로 따라갔지. 사람을 치유하는 자연 속에서 놀면서 아이들과 내가 환하게 웃는 표정을 보고 싶었다. 전문가를 모셔오기 위해 해양동아리를 신청했었다. 안되어서 직접 해보려고 맘 먹었다. 첫마음으로 돌아가야겠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즐겁게 놀자는 것과 매일매일 내 업 관련한 공부를 성실하게 한다는 것, 외의 것은 놓아버려야 한다. 그리고 인정한다. 새벽에 하고 싶은 만큼 현장연구는 나에게 절실하지도 재미있지도 않다. 나는 새벽에는 그냥 책읽고 일기 쓰면서 보내고 싶다. 하지만 내가 만약 다시 현장연구를 시도한다면 그것 역시 내가 가장 재미있어하는 것, ‘지금 내 마음을 흔드는 최고의 관심사’에 대한 것이고, 나는 그 주제에 마음을 빼앗긴 최초의 교사가 되리라. 내가 교사로 일하는 동안 매년 1편씩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이게 마흔 이후 내가 그리는 교사의 그림 중 하나다.

 

나는 내 비즈니스의 영역을 규정했다. 나는 ‘이야기를 파는 사람’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불가능한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믿게 만들수록 내 비즈니스는 번창하게 된다. 이것이 내 정체성이다. 그러나 나는 순수 이야기꾼은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늘어놓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이미 내가 직접 경험해본 일들에서 추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직접 재배한 텃밭에서 따온 소채로 만든 음식인 셈이니 재료가 제법 양질이다. 나는 상상한다. 실천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실천할 수 있도록 범용적인 성장모델을 만들어낸다. ‘이야기를 통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것’ 이것이 나의 직업이다. 나는 이 일을 잘 할 수 있다. 이 일이 나를 구해줄 것이다. - 71

 

굴복하지 않는 힘, 도대체 그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나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진실을 알고 있었다. 철저하게 현실을 조사하고 감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략 알고 있는 것은 나는 자세히 알고 있었으므로 정보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 80

===>이게 힘의 핵심인 듯 하다. 정보의 우위를 차지하는 것.

 

해군장관의 전용선인 마녀(enchantress)라는 요트를 타고 모든 해군 기지와 조선소를 돌며 해군전술과 능력에 대한 세부 사항을 끊임없이 배웠다. ..마녀는 그 후 4년 동안 나의 집무실이자 집이 되었다. - 80

===>나에게도 이런 마녀가 필요하다. 사실의 집적.

 

중요한 것은 다수의 의견이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내 예지력과 통찰의 비밀이었다. - 81

 

위대함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미래의 경영에 성공하는 것이다. 예지력은 현재나 미래를 마치 지나간 과거처럼 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미래를 잘 볼 수 있는 자는 과거를 잘 아는 자다. 선경지명에 이르는 그 신비의 원천은 신의 선물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근면과 노력이라는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예지력이 뛰어난 인물들은 현재를 이해하기 전에 과거를 연구했고 역사적으로 결정적인 사건들의 본질을 파악했다....쉽게 보이지 않는 패턴과 동기, 그럴 수밖에 없는 필요성, 기회와 전조가 되는 사건과 행동들을 파악하기 위한 힘겨운 탐구의 결과가 바로 예지력의 정체인 것이다. - 88

 

자신이 미리 보고 믿은 것에 대한 집중과 불굴의 용기가 없다면 그것을 지켜낼 수 없다. 알지만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확신을 가지기에는 탐구가 모자랐을 것이고, 또 믿었다 하더라도 지켜낼 용기가 없어 다수의 의견을 따라 정신이 미리 본 미래를 포기한 것이다. 불굴의 용기가 무엇인지를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는 이렇게 감동적으로 표현한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면 발명의 아버지는 고집이다. 적당히 단념하고 손쉽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가는 것보다 불리한 역경 속에서 살아가겠다는 결심이 진보의 역설적 진리다...난관을 뚫고 인간이 된 것은 이미 그 밑에 앉을 나무조차 없어진 그 자리에 버티고 있던 무리들이며, 나무 열매가 익지 않자 짐승을 잡아 고기를 먹은 무리들이며, 햇볕을 쫒아 이동하는 대신 불과 의복을 만든 무리들이며, 거처의 방비 벽을 구축하고 아이들을 훈련시켜 세계의 비합리성에 합리성을 입증한 무리들이었다. - 89

 

나는 죽을 때까지 책을 쓰고 강연을 할 것이다. 내게 퇴직은 없다. 죽음이 곧 퇴직이다. 나 또한 위대한 사람들이 그랬듯이 삶에서 일을 놓지 않을 것이다. 그 일은 이미 내 인생이 되었고, 놀이가 되었으며, 의미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죽을 때까지 일과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이유는 1인 기업가이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스스로 고용하기 때문이다. - 91 (40)

 

1인기업가의 그림은 직장 11년 차가 되던 1991 IBM본사의 경영심사관이 되면서부터 그려지기 시작했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인식이 심화되면서 한 회사의 혁신 팀장을 넘어서 한국최고의 ‘변화경영전문가’라는 비젼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꿈이 생기자 나는 훨씬 더 열심히 일했다. 소명의식을 가지게 되자 일이 훨씬 재미있어졌고, 나는 좀 더 열정적인 사람이 되었다. 현업이 내 비전을 이루는 수련 과제가 되었다. 보스로 누가 오든 변화에 대해서만은 내 의견을 존중했고, 누구든 내게 물으러 왔다. 그렇게 6년을 보내고 나는 ‘변화경영의 작가’라는 또 하나의 강력한 연결고리를 찾아낼 수 있었다. - 92 (41)

===>나는 지금 하는 일 12년차다. 그리고 우연찮게도 11년차인 작년에 이 책을 처음 읽었다. 나같은 이가 10년을 한 직종에 근속한 게 기쁘다. 하지만 변화가 절실한 때다. 또 개인적으로도 마흔을 넘어가고 있다. 지금이 바로 비젼을 세우고 나의 10년을 출발하기에 참 좋은 때, 적기다. 2011년부터 2020년이라고 하면 헤아리기도 수월하다. 우연히 만난 ‘새벽기상’이나 ‘필살기’ 개념이 매우 반갑다.

 

10년 전 1인 기업은 그저 개념에 지나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하나의 실험이 되었고, 앞으로 또 10년이 지나면 훌륭한 고용의 대안이 될 것이다. - 93

 

나는 세 번째 4분의 1의 인생을 인생의 황금 도약기로 설정했다. ..나는 내가 회사를 그만 두는 날을 상상했다. - 95 (42)

 

이날부터 진정한 인생이 시작되리라. 이때 나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이나 하는 것을 그만두리라. 내 일을 하리라. 그 일에 대한 소명감으로 나의 마음을 가득 차리라. 매일 새벽에 일어나 나만의 일에 몰입하리라. 몰입은 창의성으로 연결되고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 불가능한 일을 믿는 법을 수련하리라. 매일 꾸는 꿈은 결국 이루어지리라. 내게 더 많은 시간을 쓰고 나는 스스로 창의적인 전문가가 되고, 차별성으로 유일해지리라. 그리하여 일을 통해 인류에 공헌하리라. 나는 기업이 나를 고용하지 않아도 스스로 고용할 것이니, 나는 이제 의존하지 않으리라. 나는 끝내 자유가 되리라.

 

===>나는 지금 정년까지 교사로 일한다, 연금을 받아 노후는 그걸 야금야금 받아서 늙어주겠다는 생각에 젖어있다. 교사집단은 제법 우수한 집단인데 이 곳에 들어오면 성장과 자기 계발을 멈추고 안일해진다는 비판을 많이 듣는다. 횟감 물고기를 수송하는 과정에서 그들을 잡아먹는 물고기를 같이 넣으면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헤엄치고 운동해서 많은 수를 살려서 옮길 수 있다고 했던가?

 

이런 비판보다 솔직히 일상을 견디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 너무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제법 이 일이 잘 맞다고 생각하는데도, 사실 재미가 없고 지쳐있다. 어떻게 해야 소진되지 않으면서 일상을 즐기면서 이 일 속에서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직장인들이 현업에 몰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업에서 비전을 찾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 97 (43)

 

하늘의 새처럼 자유로웠다. 그야말로 경이로운 삶이었다. 1929년에서 1934년까지 5년이었다. 나는 뉴욕 주에 있는 우드스턱의 작은 오두막집을 빌렸다. 거기서 나는 그저 책만 들이팠다. 그저 읽고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노트필기를 했다. 그 당시 사회는 대공황 상태였다. 나는 돈이 한푼도 없었다. ...- 102

 

그가 책을 읽어내는 방법은 매력적이었다. 마음에 드는 저자 하나를 골라 그 사람의 책을 씹어먹듯 읽었다. 그렇게 한 저자를 들이파고 나면 그 저자가 중요하게 인용한 사람의 책으로 넘어가 같은 방법으로 지적 모험의 영역을 넓혀 갔다. - 108 (44)

===> 책을 씹어먹듯이 읽는 것, 변경연의 좀 자학적인(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독서법의 뿌리가 이 분인가? 씹어먹듯이 읽는다는 말이 멋지다. 네 개의 위를 가진 소처럼 우물우물 되새김질 하는 장면이 생각난다.

 

천재들의 활동으로 알려진 위대한 성과의 비밀은 타고난 천재성의 결과라기 보다는 오히려 침묵의 10년이라는 땀의 계곡을 행진해온 결과인 것이다. 모차르트나 타이거 우즈 모두 어려서부터 훈련을 받은 특별 수혜자들이었다. 그들은 아버지라는 우연에 의해 특별한 분야에 헌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계속되는 훈련을 견뎌냈다. 우리는 보통 이것을 '침묵의 10'이라고 부른다. - 111 (45)

 

112 종종 너무 많은 지식은 오히려 창의성을 방해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했다는 낭만적인 이야기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에 가깝다. 그는 평생 그 일만을 애써온 과학자였다. 누턴의 방대한 지식 체계와 관심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는 순간 홀연 모든 것을 꿰뚫는 통찰에 이른 것이다. 창의적인 면에서 21세기 과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인 DNA 구조의 발견을 이룩한 제임스 왓슨이나 프랜시스 크릭은 누구도 깨닫지 못한 결정적인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우연처럼 보이는 영감과 통찰은 대체로 모두 이런 전문적 지식과 몰입의 산물들인 것이다. 탁월한 창조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 대한 오랜 헌신과 그 분야의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혁신을 만들어낸다. (46)

그럼 만약 내가 장애학생 개인 내 강점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면, 이걸 꼭 올해의 현장연구 주제로 삼고서 시작할 필요가 없다. 지금부터, 이 아이들을 데리고 시작하면 된다. 헌신과 공부가 있고난 다음에 정식으로 집중을 해서 만들어내면 되겠다. IEP에 요구되는 게 다 이런 것이 아니던가? 이런 것들이 쌓여서 결국 ‘특별한 특수교사의 통찰’과 ‘성과’가 나오게 되리라. 그것이 10년 후의 모습이 되어도 나는 좋을 것 같다.

 

나는 1991 IBM 아시아 태평양 경영심사관으로 활동하게 된 후, 말하자면 내 인생에 대해 더 높은 차원의 세계를 감지한 후 2000 1인 기업가의 가능성을 가지고 회사를 나오기 전까지 근 10년간 나는 나를 훈련할 시간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회사에서 맡은 업무들 중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면서도 내 적성에 잘 들어맞는 전략적 업무'들에 집중했다. 그 업무에 관한 한 나는 누구보다 잘하기 위해 애썼다. 전략적 업무에 대한 나의 목표는 단순히 업무를 끝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 일들에 대한 내 목표는 탁월함(excellence)'이었다. 최고의 수준을 지향했던 것이다. 특히 마지막 3년간은 회사에서 수련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고 써내는 작업을 추가했다. - 119 (48)

===>나도 2011년부터 10년간 나를 훈련할 시간을 가지자. 저자의 말을 내 말인 듯 고대로 복창한다. 근무시간 중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면서도 내 적성에 잘 들어맞는 전략적 업무’에 집중하고, 그 업무에 관한 한 나는 누구보다 잘하기 위해 애쓰자. 전략적 업무에 대한 나의 목표는 단순히 업무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탁월함이 목표였다. 최고수준을 지향한다. , 나는 언제나 대충대충 두루뭉수리 넘어가기만 바랬고, 늘 늦었는데 엑설런트를 지향해도 될랑가?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을까? 머뭇머뭇

 

9년 동안 나는 변화경영과 관련된 전략적 업무를 탁월함의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업무 시간 중 절반인 네 시간 정도를 매일 집중 투자했다. 네 시간씩 일주일에 닷새면 매주 스무 시간을 쓴 것이다. 1년은 대략 50주가 되니 1년에 대략 1,000시간을 쓰게 된 것이다....거기에 마지막 3년 동안 매일 두 시간씩 독학의 시간으로 새벽 두 시간이 추가되었다. 2,000시간이 더해졌으니 9년 동안 1 1천 시간 정도가 투여된 것이다 - 119

===>내 근무시간 8시간 중 4시간을 집중투자한다면 그 중 절반 2시간은 수업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교사로 남아있는 한 ‘수업’이 핵심이므로 여기에 엑설런트한 게 있어야 한다. 2시간은 집중투자 대상, 나머지는 무난히 하자. 그 중 한 시간은 특수학급 수업, 한 시간은 통합학급 수업지원(교수적합화)으로 하자. 올해의 대상은 작년에 용을 써서 2명을 한 반에 넣은 6학년 경도 정신지체학생들의 반이 될거다. 그 통합학급 샘은 협력하여 일하는 동안 배울 점이 많은 정말로 존경스런 분이다. 수업을 마친 후 오후 시간 중 2시간 동안은 특정 주제를 정해서 현장연구를 하면 재미있겠구나. 근데 수업후 이런저런 일이 있어 2시간을 통째로 집중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10년을 내다보고 자박자박 가는 거니까 당장 어떻게 안된다고 안달낼 필요는 없겠다. 나는 오십살의 나를 상상해 봐야겠다.

 

지금까지 새벽 4시에 일어난 지 13년이 되었다. 매일 새벽에 두세 시간씩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 두세시간 정도는 책과 더불어 보낸다. 그러니 매일 다섯 시간 내외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매년 한권의 책을 출간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될 것이다. 이 낙관의 근거는 분명하다. ''매일의 습관'이 나를 이끌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 120 (49)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 생활하고 있는 내가 조지프 캠벨의 일생 중에서 가장 놀라워하고 부러워하는 부분은 젊었을 때 우드스턱에서 보낸 5년의 시간이다. - 120

 

평범한 자가 비범한 자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한 분야를 정하고 들이파는 것이다. - 121

===>나에게는 이런 분야가 뭘까?

 

고독과 시련을 겪으면 사람들은 매우 표독해지거나 반대로 매우 온순해 진다. 나는 다행히 매우 다정하고 평온한 사람이 되었다. ..나는 생계를 꾸리기 위해 렌즈를 연마했다...그 당시 유대인 학자들은 학문에만 써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으므로 누구에게나 생계를 유지할 기능을 익히게 해야 한다는 유대율법이 몸에 배어 있기도 했다. 유대인들에게 노동은 신성한 것이며, 직업을 가지지 않은 학자는 결국 부랑인이 되어 사회에 짐이 될 뿐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한 푼도 남길 수 없을 만큼 조촐하게 살았지만 나는 행복했다."비록 내가 자연적 오성으로 수집한 결과가 진실이 아님을 알게 된다 하더라도 나는 그것을 불만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게는 그 자체가 유쾌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나날은 탄식과 슬픔 속에서가 아니라 평화와 밝음과 환희 속에서 지나가고 있다." - 130

 

134 스피노자나 프로이트에게만 고독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 나는 자신의 삶을 자신의 생각에 모두 바친 또 한 사람의 이야기를 더 하려고 한다. 그 사람은 바로 니체다. 그는 “누구든 그 사람에 얽힌 일화 세 가지만 들으면 그 사람의 특성을 알 수 있다”고 했었다. 그의 주장에 따라 세 가지 일화를 통해서 그가 어떤 위대함의 궤적을 따라 갔는지 추적해보자.

지적허영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부분에서 저자의 평소의 독서와 ‘독서를 즐김’이 나타난다. 그가 평소 말하던 방식으로 니체를 소개한다니 멋지다.

 

그는 쓸쓸한 고원에서 그의 최고작을 쓰기 시작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883)>는 이때 쓰이고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은 그의 최고의 걸작이다. 이때 그의 믿음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 책은 니체의 복음서이며, 그 후에 쓰인 다른 책들은 모두 이 책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힘들었을 때 최고작을 쓴다. 그 책이 그에게 구원이 되어주었겠구나.

 

노력하여 책을 쓸 필요가 있을까? 이 과정은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잘 할 수 있을 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분명, 힘이 들겠지만 책읽기나 글쓰기가 나의 천복, 하늘이, 신이 내 마음창고에 내장해둔 야생의 재능이라면 그걸 하는 과정은 몰입과 황홀을 동반하리라. 그러니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마다하지 않고 즐기게 되리라. 들러붙어 있을 필요가 있다. 이 책 <깊은 인생>은 고독 속에서도 10년은 들러붙어 있으라고 말한다. 그게 용기이며 배짱이라고. 혁명 중 최고인 자기 혁명, 창조 중 최고인 자기 창조는 매일의 실천이 쌓여서 온다고 말하면서.

 

137 언젠가 많은 것을 가르쳐야 할 이는

많은 것을 가슴속에 말없이 쌓아둔다.

언젠가 번개에 불을 켜야 할 사람은

오랫동안 구름으로 살아야 한다.

니체의 책에서 본 듯도 하다. 나는 연구원1년차의 독서를 건성건성했다. 그게 내가 많이 늘지 않은 이유다. 다른 이들은 열심히 하셨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열심히라기 보담 제대로 해 보자.

 

137 그러나 이 위대한 책은 40부 밖에 팔리지 않았다. 그나마 일곱 부는 기증본이었다. 시대는 그를 이해하지 않았고 그처럼 고독한 사람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시대를 구름으로 살았다.

 

피카소 역시 인정받지 못한 고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림은 자유다. 도약하다 보면 밧줄을 놓쳐 추락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이 부러질 위험을 피하려면 도약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들이 인정하지 않는 이미지를 창조해야 한다.

그의 작품은 그의 정신적 변천사였다. 스스로도 '내 작품은 나의 일기'라고 말했다. 어쩌면 작품 세계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가장 충실한 대화 상대는 그의 일기장인 스케치북이었는 지도 모른다. - 141

 

142 갈릴에오 갈릴레이는 비난과 투옥에 시달렸다. 심지어 그의 과학적 스승인 조르다노 브루노는 말뚝에 묶여 화형에 처해졌다. 찰스 다윈은 격렬하게 비난받았고, 빈센트 반 고흐나 요한 세바스찬 바흐 모두 생전에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존 케인스 역시 무시당했다.

저자는 이런 역사적 인물에서 고독을 견뎌나갈 힘을 얻었다.

 

고독은 마치 영혼의 고통을 담는 용광로 같아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제련 과정이다. - 142

 

143 철학이 없는 뛰어난 인물은 없다. 왜냐하면 철학은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 도대체 어느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카를 야스퍼스의 말은 옳다. ‘철학이란 도중에 있는 것이며, 질문은 대답보다 중요하며, 모든 대답은 새로운 질문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생활 속에 있다. 그러므로 제대로 살고 있다는 것은 철학을 한다는 뜻이다. 그것은 내적인 대화이기 때문에 플라톤과 헤겔의 책을 뒤적이지 않아도 좋다.

삶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게 ‘철학’이구나! 그럼 나는 철학을 하면서 살고 있는거로군. 그의 설명으로 인해 철학이 갑자기 가까이 다가온다.

 

145 평범함을 넘어선 모든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따른 사람들이다.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볼 수 있는 제 세상 하나를 가진 자, 그들이 바로 평범함을 넘어 자신을 창조한 인물이다.

 

146 나는 변화경영사상가다. 글을 쓰니 작가고, 강연을 하니 강연가지만, 이것에 굳이 직업적 의미를 두면 혁명가에 가깝다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잠재력의 운무에 잔뜩 가려진 위대한 자신을 발견하라고 선동하기 때문이다.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라고 외쳐대기 때문이다. 인생의 가장 큰 죄는 인생을 낭비한 죄라고 압박하기 때문이다.

혁명가는 본질적으로 선동가일 수 밖에 없다. 혁명가는 가슴에 불가능한 것을 품고 있는 사람이다. 나 역시 매일 꿈꾸는 법을 훈련한다. 불가능한 꿈을 꿀수록 매일 그 불가능을 믿는 훈련을 통해 정신 근육은 단련된다. 불가능한 일을 믿을 수 없다고? 그것은 소용없는 일이라고?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대한 일 중 어느 하나도 한때 불가능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 누군가는 꿈을 꾸고 목표를 정하는 순간 그것은 현실의 세계로 이끌려왔다. ‘가슴에 불가능한 꿈을 품자. 매일 꿈꾸는 연습을 하자. 아침밥을 먹기 전에 불가능한 일 하나씩을 믿어보자.’ 이것이 내가 매일 새벽에 하는 일이다. 이것은 곧바로 내가 글을 쓰는 행위로 이어진다. 나는 새벽에 꾼 꿈들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한다.

글쓰기는 그에게는 도구다.

글쓰기보다 우선하는 건 삶을 혁명하는 일, 불가능한 것을 보고 실현하는 일인 듯.

이게 바른 순서인 듯 하다.

 

147 새벽의 축조물인 나의 책들은 현실로 탄생하지만 그 속의 내용들은 꿈들이다.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 꿈들. 나는 그것이 또 하나의 현실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는 알게 되었다. 믿음의 체계가 곧 현실인 것이다. 가슴속 깊은 곳의 믿음을 바꾸는 순간 나의 인생도 바뀌었다. 인생은 믿음이 자신을 구현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완성이 삶의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그 자체가 삶의 목표다. 그러므로 멈추어 서는 순간 더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늘 살아 있음, 이것이 삶을 시처럼 사는 것이다. 시는 황홀로 쓰이는 것이니, 이때 마음 속에서 신을 만나게 된다. (60)

그는 시인이 되었을 거다. 시간이 그에게 좀더 있었다면 분명히 시집을 내었을 거다.

저 말대로 그는 마지막까지 ‘늘 살아있음’의 상태를 지향했다.

그가 시를 지향했으므로 시처럼 살고 싶어했지만 나는 ‘시’를 지향하지 않는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나무는 나의 깊은 동기와 연결된다.

이게 내가 신을 만나는 통로 중 하나가 될 거다.

나는 늘 나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다. '나는 나를 혁명한다'라는 선동이 오랫동안 내 안에서 조금씩 자라 나의 의무가 되었다. - 148

 

나는 나의 골목길을 발견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곳, 그 길이 아무리 좁아도 내 길이라는 것, 고독이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경쟁하지 않는다. 싸움이 내 장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경쟁은 없지만 수요는 많은 곳을 나의 촉수는 감지한다. - 151

 

작가도 1인 기업가도 태생적으로 외로운 존재방식이다. 1인 기업가이며 작가가 되어 살기 시작할 때 나는 이 고독을 견딜 수 있도록 3가지 행동철학을 세워두었다. 10년 째 나는 이 철학에 의지해 걸어왔다. 첫째, 나는 이제 더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며 살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오직 나의 명령에 따라 산다. 나는 작더라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제국을 원한다. 두 번째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의 양을 늘이는 것이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의 양을 늘림으로써 자유의 양을 늘이는 것이다...세번째는 본업을 통해서 세상의 밝음에 기여하는 것이다. 나는 다른 이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응원하는 일을 한다. 이것이 나의 기쁨이 되었다. 결국 나의 철학은 자유를 옹호한다...세상 속에서 비위를 맞추며 사느니 차라리 내 마음대로 사는 고독을 택해도 좋다고 생각한 지 오래다. 나 스스로 가족이 먹을 것을 벌고, 스스로 선택한 천직으로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드는 일에 기쁘게 참여하는 것, 이것이 나의 믿음이다. - 152

 

문이란 마땅히 안에서 열어야 한다. 나는 열쇠가 없더라도 내 손으로 혼자서 열고 나오면 된다. 스승이 문틈으로 열쇠를 건네주기는 했지만 그것은 사실상 문을 열고 나오는데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 스승의 행위는 마음의 소리에 대한 상징적 메아리였다. 문이 안에서 열리듯 모든 배움과 깨달음은 안에서 스스로 익어 터지는 것이다. - 163

 

165 같은 밧줄에 몸을 묶고 산을 오르다.

 

스승은 제자의 정신적 골수와 심장으로 보존된다. 그리고 제자들은 스승의 가르침으로 도약하고 진화한다. 오직 좋은 제자만이 눈부신 성장으로 그 스승을 빛나게 한다. 그러나 스승만이 제자의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 168

이게 남은 제자들, 또는 나의 일인 듯 하다.

일단 그의 가르침으로 인해 도약하고 진화하는 것.

 

168 스승만이 제자의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사우들의 중요함. 도반의 중요함.

 

이 기간동안 피카소는 노트 기록을 거의 하지 않았다. 살아 있는 협력자 겸 동지 겸 비평가를 만났기 때문에 홀로 자신의 생각을 적어두고 다듬어간 고독한 일지의 필요성이 많이 줄었기 때문일 것이다. - 170

===>반대로 말하면 백아에게 종자기인가 종아에게 백자기인가, 한 사람이 켜는 거문고 소리를 그것으로 알아듣는 지음이 오기 전, 이런 상대가 없는 동안에는 ‘고독한 일지’형태는 지속이 되어야 한다. 진심으로 필살기를 개발해서 다듬어 갈 생각이라면, 단군의 후예 300+에서든, 블로그에서든 어디서든 10년을 갈 일지를 쓸 필요는 있겠다. 하지만 혼자 하기에는 의지가 약하고 불안한 나는 지켜보는 안전하고 신뢰로운 울타리, 도반가 있으면 더 좋겠다. 혼자서 쓸 수 있으면 더 좋지. 사실 많은 이들은 혼자만의 일지를 꾸준히 써오고 있다. 내가 존경하는 아부지만 해도 농사일기를 30년 이상 매일 써 오고 있다. 그러니 나도 쓰자. 내 업에서 필살기를 만들어 가는 고독한 일지를. 지금부터 교사로서 일하는 걸 쓰기 시작해도 20년은 쓸 수 있다. 그게 내가 이 업을 마치는 때 나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런지.

필요성은 금방 아는구나. 실천이 어렵구나. 이 책을 읽고서 저렇게 소감을 달아놓고 ‘일지쓰기’는 제대로 실천이 안되고 있다.

 

예술가에게 고독의 쓰라림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누군가와 그 고독을 나누어 세계의 일원이 되는 친밀한 격려와 이해의 시간도 꼭 필요하다. ...협력은 일정부분 자아의 희생이 필요하고, 따라서 피카소는 공동 작업을 통해 상당 부분 자신을 억눌러야 했을 것이다. - 170

예술가의 지지와 이해를 위한 시간, 집단. 지지집단. 어디서?

 

사람은 사람을 통해 성숙한다. 그 관계가 스승과 제자든, 선배와 후배든, 예술가와 후원자든, 아니면 서로를 이해하는 동료든 사람은 사람을 통해 영향을 받게 된다. 때때로 누군가의 인생에 한 사람의 영향력은 절대적이고 압도적일 때가 있다. 이 때 그 사람은 진정한 스승의 역할을 해주게 된다. 중국 명나라 시대의 이탁오라는 학자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친구가 될 수 없으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으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그렇다. 사람은 이렇게 서로 연루되고 결합되면서 자신의 삶의 도약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수 밖에 없다. 만일 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 줄 누군가를 얻지 못한다면 비록 재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고독은 그저 극도의 고독으로 끝나거나 내부와 외부가 갈등하는 파괴적 불화나 구제 불능의 미숙으로 그치고 말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사람을 얻어 진정한 관계 속에 놓이게 될 때, 결정적 지지와 도움으로 새로운 세계로 건너뛸 수 있게 된다. - 172

===>이거는 절에서 말하는 상가와 비슷한 개념이구나. 함께 길을 가는 현실적 귀의처가 깨달음의 필수요건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부처님과, 법과 함께 상가에 귀의한다고 날마다 고백하지. ‘내가 수행하는 힘은 모두 당신에게서 옵니다. 내 옆에 함께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당신 옆에 함께 있습니다.

이런 결정적인 역항을 해줄 누군가를 얻지 못하면 고독이 고독으로 끝나버릴거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집단을 얻으라 한다. 그가 만든 살롱9, 수요 어바웃미데이, 목요강좌들이 이런 목적에서 만들어졌으리라. 나는 이런 부분에 매우 취약하다. 그러니 ‘네’ 하고, 서툴고 두렵지만, 그가 안내하고 당부하는 대로, 거기 소속되려는 노력을 해보자.

 

저는 선생님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 183

이런 고백을 변경연의 많은 이들도 헌사로 바치리라

 

보통의 선생은 그저 말을 하고, 좋은 선생은 설명을 해주고, 훌륭한 선생은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영감을 준다는 말이 있다. 나는 선생님에게서 학자의 모범을 보았고, 어두운 길 위에 뿌려진 달빛 같은 영감을 받았다. 내가 선생님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으니 나도 선생님처럼 누군가의 좋은 스승이 되고 싶다. 한없이 모자라는 사람이지만 선생님은 내게 이 열망을 품게 해 주셨다. 나이가 들어 연구원들을 모으고 그들과 함께 책을 읽고 책을 쓰는 일을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나는 너무도 분명히 훌륭한 선생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고 만질 수 있는 행운을 가졌던 것이다. - 185

 

나이트 클럽의 이름은 엘 쿠바나였다. 언젠가 내가 집에 들렀을 때 어머니는 은색 루렉스 드레스 차림으로 담배를 입에 물고 바에 앉아 계셨다. 어머니는 그전까지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셨다. 그저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내고 분위기를맞추기 위해 배우신 것이다. 저속하기는 하지만 완벽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 역시 무슨 일을 하든지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썼다. 학교를 졸업하고 교사생활을 하면서 될 수 있으면 내 수업에 드라마와 음악을 도입했다. 중세 역사를 강의할 때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틀고, 1차 세계대점을 강의할 때는 전쟁 시를 낭송했다. - 190

==>아 이런 수업 재미있겠다. 공연같은 수업.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오늘은 저 선생이 뭘 갖고 왔지?’ 기다리는 수업. 내가 재미있는 수업. 내가 바라는 모습이다. 언제나 해 보려나?

 

내가 직업으로 교사를 계속 가진다면 그의 가장 중요한 일은 ‘수업’이기 때문에 필살기는 수업 안에 한 개가 있어야 한다. 또 다른 것은 업무 중에 범용성이 있는 것을 고르면 어떨까? 일단은 학교 업무 중에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면서 잘 할 수 있는 업무를 골라 탁월하게 해내면 어떨가? 일반학교, 특수학교에 범용성이 있는 업무는 방과후 교육복지 업무다. 사실 지금 맡고 있는 업무다. 그런데 여기에는 내게 맞지 않는 업무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

먼저 수업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지는 내가 가장 장기와 훈련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쨎든 ‘저 교사는 이런이런 수업방식에 뛰어나’라는 게 한 방향은 있어야 한다. 그게 뭘까? 나는 어떤 수업 방식을 재미있게 잘 할 수 있을까? 과목을 찾아야할까? 아니면 주제를 찾아야할까?

 

후보 1, 기능적 생활교육 - 나는 장애 있는 아이들에게 물걸레를 쥐어주고 청소시키고, 청소기 사용법을 가르치고, 니 그릇은 니가 설거지 하라고 팥쥐엄마처럼 태연히 말하는 거 잘 할 수 있다. 어릴때부터 일하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좋은 것이었을까?

 

후보 2번 주제 중심 통합교육과정 -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읽기나 화초와 채소 기르기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통합해서 운영하는 것, 그러자면 교육과정에 대한 공부와 이해가 필요하다. 많이 필요하다. 교육과정 전체를 꿰고 있어야 이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방향은 국가수준 교육과정이 고시될 때 교사들에게 권장되는 바다. 학급 수준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하는 것이니까. 이게 좋겠구나. 이거 안에 기능적 생활교육을 엎어서 갈 수 있다.

 

나는 올해(2013) 수업실기대회를 단독으로 나가겠다고 말은 했는데 지도안을 안짜고 끙끙대고 있다. 저런 기본적인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에 단 이틀만에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위대한 기업가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또 하나는 그들 모두 하나같이 사회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비즈니스란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재무학이 아니다. 그들은 사회를 바꾸어보려는 개혁가들이기 때문이다. - 195

또 하나가 있다. 그들은 그들의 꿈과 아이디어, 사회를 변혁시키겠다는 생각을 이야기로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일반인들의 공감을 얻어낸다. 그들은 모두 위대한 이야기꾼들이다. - 195

===>기업가들이 개혁가이고, 이야기꾼이고, 광기에 휩싸였다는 건 의외의 이야기다. 나는 ‘재무학’으로 비즈니스를 생각한 사람 중 하나인 듯

 

197 비즈니스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기업이 할 일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 책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개인의 욕심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공익에 관한 것이어야한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기업은 망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익을 더 내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그 역시 망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더는 존재해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진정한 글로벌 비전을 가진 기업이라면 지리적 확장과 점령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과 마음의 확장에 더 기여해야 한다. 나는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이란 직원이 자신의 잠재력과 인간 정신을 훈련하고 개발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기업은 그 자신과 구성원, 그리고 인류를 위한 완전함에 기여해야 한다. 인생에 영적 차원이 있듯이 비즈니스도 영적인 차원을 가져야 한다. 나는 세계를 다니면서 깨달았다. 그것은 근본적인 깨달음이었다. 나의 존재는 전일성으로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는 경외심이 나를 가득 채웠다.

 

바꾸려 하지만 세상은 잘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변할 때가 있다. 바로 우리 자신이 근본적으로 변할 때다. 중요한 것은 세상이 아니라 개인이다. 바로 우리 자신인 것이다. 기업은 지난 100년간 가장 성공적인 조직이었다. 이제 기업가들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위기에 빠진 세상을 바로잡는 것이 기업의 책임이다. 심장과 영혼으로부터 비즈니스의 목표가 만들어질 때 기업은 인류의 행복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훌륭해지기 시작하는 분기점은 가진 것을 나누어 주기 시작할 때부터다. 나눈다는 것은 자기를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좁은 자아에서 벗어나 정신적이고 영적인 확장을 할 수 있게 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나와 다른 사람이 분리될 수 없는 존재이며, 나와 우주가 하나라는 깨달음을 얻은 다음에야 나올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위대함의 한 자락을 얻게 된다. - 204

 

나누기 위해 꼭 부자가 되어야할 이유는 없다. 돈이 있으면 돈을 나누고, 재능이 있으면 재능을 나누고, 따뜻한 마음이 있으면 그 마음을 나누면 된다. - 205

자신보다 큰 것에 헌신하지 못한다면 기껏해야 뜻을 이룬 필부에 지나지 않는다. - 205

 

40대의 10년은 내게 집중된 시간이었다. 직장에서 나와 새로운 인생을 어떻게 시작할까에 맞춰진 실험의 기간이었다. 마흔여섯 살에 직장을 나와 나는 4년 동안 먹고사는 일을 해결하는데 진력했다. 나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나를 쓰지 않았다. 그저 아이를 키우고 궁핍이 나를 비굴하게 하지 않을 정도를 원했다. - 206  

 

쉰 살이 되는 해 ‘그것 때문에 50 10년이 훌륭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10개의 아름다운 장면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을 내 삶의 ‘아름다운 10대 풍광’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 풍광을 그려갈 때 나는 특별한 장치를 고안해두었다. 미래로 먼저 가서 지난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 도치의 방식을 써보았던 것이다. 나는 이것을 ‘미래의 회고’ 라고 불렀다. 2004년 나는 쉰 살이었다. 나는 10년 뒤인 2014년 아침을 가정했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내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가장 아름다웠던 광경을 회고해보는 방식을 썼다....나는 이 방법을 스피토자에게서 배웠다. 스피노자는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 있으니 미래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했고, 나는 이 생각에 자극받았다. 이 생각은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연금술사>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마크툽(미래는 이미 쓰여 있다)라는 재미있는 단어를 기억하는가? - 207

===>나도 40 10대 풍광을 한 번 그려보자!

 

10년이란 거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간이다. 10년 뒤로 나를 날려 보내라, 그러면 거의 모든 불가능한 꿈을 현실로 품을 수 있다. 이것이 나의 주술이다. - 208

 

 

나는 이 개념을 좋아한다. 돈이 모든 것인 사회에서 옛날 방식의 따듯한 대안을 찾고자 했다. 훈장이 가르치고, 아이들은 형편에 맞게 쌀 한말, 팥 두되, 콩 반 말을 수업료로 내는 것이 농경사회에서의 보상 방식이었다면, 지식 사회에서의 거래 방식은 재능과 지식의 물물교환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만일 이 사람들 속에서 휼륭한 변화경영전문가나 작가들이 나타난다면 나는 훌륭한 제자들로부터 충분히 보상받게 되는 것이다. 결국 사람은 사람으로 빛나게 마련이다. 아버지는 그 자식으로 빛나게 마련이고, 스승은 그 제자로 빛나게 마련이고...이것이 내 의도였다. - 213

아버지는 자식으로 인해 빛나고, 스승은 제자로 인해 빛나는 것이 그의 의도라 한다.

아버지나 스승을 의식하지 않고, 나로 피어나리라.

나로 피어나면서 무엇이든 그게 더 중요한 일이다. 그게 넘어섬이다.

 

10년이 지나면 어떤 연구원들은 이미 여러 권의 저서를 가지게 될 것이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그 일을 직업으로 스스로 자립할 수 있고 공헌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 의도이고, 내 나눔의 본질이다. 책을 보고 관심 분야를 연구하고 책을 쓰다 보면 기량이 높아질 것이고, 이 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이들과 좀 더 깊은 연구를 함께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꿈꾼다. 한 때 직장인으로 시키는 일이나 하며 살던 지극히 평범했던 사람들이 스스로 역량을 닦은 전문가들이 되고 스스로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나는 이들을 동지로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나의 기여의 방식이며 내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 것이다. - 214

이건 그의 생존 여부를 떠나 이루어질 수 있는 꿈이다.

 

꿈은 무엇인가? 자신을 주도적 인물로 정립하기 위한 정신작용이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축소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만들어지는 대로 사는 삶을 버리고 세상 속에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신의 제국 하나를 만들어내겠다는 자기 선언인 것이다. - 219

 

 

 

3. 내 마음을 무찔러 든 글귀

첨부합니다.

 

시작하며

 

5 꽃봉오리가 열리고 보잘것없는 것으로부터 위대한 것이 태어나는 인생의 정점에서, 하나는 둘이 된다. 늘 우리의 내부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았던 이 위대한 모습은 대각성을 촉구하며 지금까지의 내게 정면으로 맞서 떨쳐 일어난다. (카를 구스타프 융)

이 말은 내게 있다. 은미님이 단군의 후예 몇 백일차인가를 수료할 때 붉은 양귀비 꽃밭 그림을 초록 액자에 넣어서 선물로 주셨다. 거기에 ‘꽃봉우리가 열리고 보잘 것 없는 것으로부터 위대한 것이 태어나는 인생의 정점에 서다’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저 뒤에 바로 따라나오는 문장이 있었고, 그게 융의 말이라는 건 여기서 읽는다. ‘하나는 둘이 되고, 늘 나의 내부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았던 위대한 모습은 대각성을 촉구하며 지금까지의 내게 정면으로 맞서 떨쳐 일어난다’는 말은 부적이나 암호같이 나에게 온다.

 

5 하나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전람회 구경을 하듯 네 개의 방을 거쳐 가며 즐기고 상상하라. 하나의 방에는 하나의 이야기 한 꼭지가 전시되어 있다.

첫 번째 방은 어둡다. 횃불이 하나 이글거리며 탄다. 입구에 ‘이입의 방’이라고 쓰여 있다. 이 방에 들어갈 때는 입구의 가드에게 ‘이성-생각하는 힘’을 맡겨야 한다. 생각은 필요 없고 감정이입이 중요하다. 이 방에서 독자는 한 사람의 영웅을 만나게 된다.

두 번째 방은 환하다. 입장할 때 가드는 첫 번째 방을 관람할 때 맡겨두었던 ‘이성-생각하는 힘’을 돌려준다. 두 번째 방은 ‘현실의 방’이다.

세 번째 방은 조용한 카페 분위기다. 그 방에는 저자가 앉아 있다. 저자가 독자에게 의자를 권한다. 그리고 앞서 두 개의 방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저자의 경험과 언어로 조용히 다시 들려준다. 멀리 있는 영웅들의 이야기는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저자의 경험과 만나 나의 이야기로 전환된다.

네 번째 방은 텅 비어 있다. 아무도 없으며 전시물도 없다. 책도 이미 여기서 끝나 있다. 독자는 홀연 깨닫게 된다. 이 비어 있는 방, 여기가 바로 독자인 나의 전시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독자의 이야기, 자신의 신화를 그려 넣어야 하는 빈 공간. 네 번째 전시실은 바로 독자를 위해 안배된 빈 전시실이다.

독자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그리고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 가는 영웅의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황혼녘 꼬리를 칠렁이는 한 마리 사자가 되는 것이다.

레이스 때 읽었던 이 책을 다시 읽는다. 1년만이다. 달라진 점이 있다.

1, 막판 초치기 슬라이딩 세이브로 일관된 1년이었지만 그 1년간의 월요일마다의 마감을 통해 내가 좀 단련된 느낌이 든다.

2. 이제 직접 댓글을 달아주고, 목소리를 들을 사부님이 안계시다. 어떤 이들은 그의 부재를 더 깊은 존재감으로, 연결감으로 느끼고 있다. 어떤 식으로 그가 살아날지 나는 궁금하다.

 

두 번 읽기 기념으로 이제 4번째 방에 대해 더 집중해서 써야 한다.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에 대하여. 그때는 대충했다. 이제 좀 더 나아졌나 어쩌나 이걸 써보자. 이게 이번 주 칼럼의 내용이다. 이게 신화에 대한 첫 책과 관련이 될까? 그건 일단 뒤로 젖혀둔다. 5월 한 달은 이 주제에 집중한다. 분명 5월 구스피릿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 나에게 나의 미궁을 탐험할 실타래가 되어줄거라 믿는다.

 

프롤로그

 

시처럼 살고 싶다. 나도 깊은 인생을 살고 싶다. 무겁고 진지한 삶이 아니라 바람처럼 자유롭고, 그 바람결 위의 새처럼 가벼운 기쁨으로 가득한 삶을 살고 싶다. 내면으로부터 울려 퍼지는 깊은 기쁨, 그것으로 충만한 자의 발걸음은 얼마나 가벼울지 - 11

 

11 어느 날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한 사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문득 의미를 발견하여 말할 수 없는 헌신으로 열중하고, 평범한 한 여인이 문득 하던 일을 중단하고 내면의 북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 느닷없는 전환은 아름답다. 그것이 삶을 시처럼 사는 것이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새로운 정신세계로 진입함으로써 위대해진다. 나는 이 위대한 정신적 도약을 사진으로 찍어보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도약을 사진으로 찍어보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도약의 순간을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노려왔다. 이 책은 바로 그 도약의 순간 또는 질주의 전 과정을 포착한 기록이다.

이 문장은 저자 소개가 되어 있는 왼날개 아래에 나온다.

책의 내용, 또는 주제가 요약되는 문장

이것 말고는 책의 표지에 사용된 문장이 있다.

이것이다. 이건 프롤로그에 나온 문장을 거의 전부를 인용했다.

그러니 ‘시작하며’, ‘프롤로그’가 가장 중요한 꼭지글이다. 공들여 써야하는구나.

 

“우리는 언제 황금빛 사자가 되는가? 평범한 사람의 위대한 도약. 이 책은 일고바지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매혹적인 비밀에 다가간다. 위대한 사람들의 삶을 엿보면 삶이 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분야 하나쯤은 푸른 하늘처럼 가슴에 품고 있다. 평범한 사람의 도약과정, 이것이 시가 된다. 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삼이 비범하게 깨어나는 시적 장면을 들여다본다. 힘껏 벌린 활처럼 가슴 가득히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인생을 펼친 사람들의 삶은 어떤 조건에서 비범하게 깨어났을까? 삶이라는 대지 위에서 당신의 인생도 시로 여울져 흐를 수 있다. 그때 삶은 작은 강처럼 기쁨으로 흐르리라.

 

12 힘껏 벌린 활처럼 가슴 가득히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쓰고 가는 인생으로 빠져든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삶들은 어떤 조건에서 깨어나게 되었을까? 평범함 속에 존재하는 비범함은 언제 어떻게 작동하게 되었던 것일까? 나는 그 매혹적인 작동 원리를 인생의 모퉁이를 도는 일곱 개의 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한다. 나는 이 아이디어에 흥분한다. 나의 피는 다시 붉어진다. 싱싱한 젊음으로 충만해져 나는 흥미진진한 프로젝트에 빠져든다.

 

평범한 사람들의 도약과정이야말로 삶의 절정을 보여주는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 이 부분이 시가 된다. 나는 그 시적 장면을 낚는다. - 12

 

13 그 상황에 나를 대입해보았다. 나는 그가 된다. 그가 살았던 시대 그 상황으로 들어간다. 시간 여행의 여행자가 되어 그의 옷 속으로 기어들고 그의 피부로 파고들어 그 자리에 그가 되어 서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가 되어 느껴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이야기는 마치 나의 이야기처럼 시작된다. 왜냐하면 내가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분리되지 않는 영혼이고, 내 속에는 인류 전체가 녹아들어 있음을 믿기에 그렇다. 글을 쓰면서 나는 이 황홀한 전도와 이입을 맛보았다.

이 부분이 작가들의 선물같은 특권이 아닐까?

배우와는 조금 다른 즐거운 놀이.

 

춤을 출 때 나는 어떤 힘이, 그래, 영적인 어떤 힘이 내 안으로 깃드는 것을 느낀다. 그 순간 내 영혼은 더할 나위 없이 고양된다. 나는 우주와 하나가 된다. 별이 되고 달이 된다. 사랑하는 존재가 되는가 하면 사랑받는 존재가 된다. 승리자가 되는가 하면 무언가에 정복당한 존재가 된다. 노래하는 존재이자 그가 부르는 노래 자체가 된다. 이해하는 사람이면서 이해받는 자가 되곤 하는 것이다. - 마이클 잭슨 - 13

노래가 된다.

노래의 통로, 그릇이 된다.

바람을 보여 주는 깃발은 바람이 멈추면 저도 멈춘다.

나를 통해 노래가 피어난다.

 

마리츠버그역의 우연은 간디 한 사람만이 아니라 우주가 준비된 사람에게 그들의 운명을 알려주는 신비한 고지의 방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연이 운명이 되는 이야기는 그동안 문학이 다루어온 흔하고도 멋진 만남의 방식이었듯이, 우리 역시 현실 속에서 운명적 우연을 겪게 된다. 그 우연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이 세상에서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홀연 깨닫게 된다. 이런 우연은 거듭된다. 그리하여 우리는 점점 더 높이 뛰어오르게 된다. 우연이 그저 우연으로 끝나고 마는 무수한 버림의 과정을 지나 우연이 운명이 될 때의 조건은 단 하나, ‘바로 때가 무르익어 감이 떨어지듯’ 필연이 되는 것이다. - 14

===>내용으로 어떤 것을 채우든 간에 정해진 아침 2시간 동안 매일 뭔가를 태연히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지금은 그릇을 채우는 때가 아니라 그릇을 만드는 단계다. 이제 막 시작했는데, 처음인데 모르는 것, 어려운 건 당연하지 않나? 새벽에까지 일어나서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천복 중 최우선순위? 가장 재미있는 일일거다. 탐색과정 자체를 내용으로 포함하고,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출렁거림이 담기도록 하면 좋겠다. 오직 성실히 묵묵히 하루를 경영하는 이에게만, 무심히 지나가고 말 그늘체험이 터닝포인트가 되는, 하늘이 준비한 마리츠버그역이 오겠구나. 하지만 업에서 존재를 해결하는 일은, 아침 2시간을 특별한 것으로 특화해서 기르기 전에 근무시간 안에서 먼저 방향의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이와 유사한 우연이 내게도 일어났을까? - 14

 

나는 내 역사를 뒤져 이 질문에 대답한다. 아직 그 때가 오지 않았어도 좋다. 나는 기다린다. 그러나 그저 마냥 기다리지 않는다. 나는 준비한다. 준비하고 또 준비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직 땅에 속한 어린 새가 바람을 타고 떠오르듯 하늘로 날아오르게 된다...그리하여 내 꽃도 한번 찬란하게 필 것이다. 그런데 내 안의 잠재력이 때를 만나 하나의 꽃으로 피어나려면, 세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나는 이것을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문’이라고 부른다. 첫 번째 문은 ‘깨우침의 문’이다. 소명에 대한 각성과 고유한 잠재력이 발견되는 대각성의 순간이다. 두 번째 ‘견딤의 문’을 들어서면 오래 참아내야 한다. 침묵의 10년을 고독하게 지내며 선택한 삶에 끈질기게 달라붙어 있어야 한다. 마지막 문은 ‘넘어섬의 문’이다. 선생을 넘어서야 하고, 나 자신도 넘어서야 비로소 우주의 위대함에 닿을 수 있다. - 15

 

15 그리고 나는 알게 된다. 그들의 삶이 하나의 시였듯이 나의 삶 역시 하나의 시라는 것을

 

16 나 또한 시처럼 살고 싶다. 삶이 맑은 물속의 작은 고기 떼처럼 그 유쾌한 활력으로 가득 차기를 얼마나 바라왔던가? 삶이라는 대지 위를 내 인생은 열 개의 시로 여울져 흐른다. 날쌘 고기처럼 도약하고, 깊고 푸른 물빛으로 잠복하고, 햇빛 쏟아지는 황홀로 새처럼 지저귀며 흐른다. 때로는 봄꽃을 실어 나르고, 때로는 폭우 뒤의 격동으로 몸부림친다. 이내 거울 같은 평화 위에 하늘과 나무 그림자를 실어 나르고 마침내 바다로 흘러들어 우주 속으로 사라진다. 그때 삶은 작은 강처럼 기쁨으로 흐르리라.

이 문단이 아름답다. 시처럼 여러번 읽었다.

그는 물을 좋아하고, 바다를 사랑했다.

나 또한 물길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길 노래했다.

뭉게구름 노래도 많이 불렀지.

내 냇물이 강물이 되었던가? 나의 바다는 어디일까? 분명 바다로 가는 냇물이기를!

 

깨우침-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첫 번째 문

 

깨우침 하나, 우연은 운명을 이끌고

 

첫 번째 이야기는 우연이 운명이 된 이야기다. 사람이 준비되면 상황이 벌어진다.

이때 우주는 우연의 이름으로 다가와 운명으로 이끈다. 간디는 마리츠버그 역에서

지샌 하룻밤 때문에 시시한 변호사에서 위대한 지도자로 바뀌게 된다.

누구에게나 마리츠버그 역과 같은 도약의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나 이 우연의 상황을 인생의 도약으로 삼으려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 22

 

23 상황은 저절로 벌어진다. - 일리아나 구어

이 인용문은 저자가 삽입한 걸까? 출판사에서 삽입한 걸까?

 

필사적으로 나의 의무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늘 나와의 대화가 필요했다. ‘난 변호사야, 내 권리도 보호할 수 없다면 누구의 권리도 보호할 수 없어. 그러면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할까, 아니면 이대로 되돌아가야할까?...이 고난은 표면적인 거야. 깊게 뿌리내린 인종 편견이라는 업병의 징후일 뿐이야. 내게는 힘이 있어. 이 뿌리 깊은 병을 제거할 힘 말이야. 나는 이 힘을 써야 해. 이 힘을 쓸 때의 고난은 스스로 견뎌내야 해. 고난에 항거해야 해. - 25

 

내가 두렵지만 싸움을 계속한 것은 나를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나는 인도인 전체가 당하는 부당한 대우와 맞서고 있다는 신성한 사명감에 점점 빠져드는 듯했다. - 27

이런 느낌이라면 그는 혼자 싸우고 있는 게 아니다.

 

나는 프록코트에 넥타이를 매고 정장을 한 다음 역장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 역장 앞에 금화를 꺼내놓고 일등실 표를 요구했다. 내 생각에, 정장은 말보다 훨씬 강한 설득력을 가지고, 돈은 모든 것의 대변자이며, 좋은 옷과 금화는 힘이 셌다. - 28

===>나도 내가 옷에 쓸 수 있는 돈 중 최고로 고급의 좋은 옷을 입고 정성껏 화장하고 머리를 다듬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모습으로 출근해야겠다. 그건 내가 만나는 아이들과 학부모님을 선 보는 남자보다 소중한 고객으로 여기는 거고, 나의 일상을 소중히 한다는 의미다. 활동하기에 적당한 옷이어야겠지. 또 시간과 장소, 목적에 맞는 옷이어야 하고.

 

일련의 활동들을 통해서 인도인도 ‘옷차림이 적절하다면’ 일등실이나 이등실에서 여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날의 회합이 바로 일개 변호사였던 내가 정치적 지도자로 전환한 첫 순간이이었다. -29

 

30 그때 나는 자신의 미래에만 민감한 한 젊고 어설픈 변호사에서 인도인의 권리를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생각이 한 차원 도약한 것이다...일등실 차표와 일등실 마차 표를 가지고서 나는 주장하고 편지를 써대고 항의하고 끝내 내 자리를 얻어내는 것이 나탈에서 프리토리아까지 가는 여행의 목적이 된 것이다.

 

어찌하여 제가 이 길을 걷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저 우연의 모습으로 나타난 필연에 의해 주어진 역할을 알게 되었고 그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니더라도 당신은 누군가에게 이 역할을 맡기셨을 겁니다. 그것이 왜 저였는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아마 제가 당신을 향해 주저하면서도 한 걸음 다가섰기 때문에 당신이 기뻐하며 제게 열 걸음 다가와 당신의 은총을 보이신 것이겠지요. 그리고 그 잔을 제게 내미신 것입니다. 그 잔이 제게 왔을 때 무섭고 두려웠지만 그 잔을 들게 하고, 그 우주적 떨림에 의지하여 제 길을 더듬어 갈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합니다. 일단 이 길로 들어서니 열리지 않았던 문들이 열리고, 모든 것이 착착 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진행됩니다. 그리하여 이 길이 제 인생이 되고 말았음에 저는 철철 눈물을 흘리며 감사합니다. - 32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그것에 순종한 사람의 감사기도

 

33 간디는 마리츠버그 사건 앞에서 홀연 각성한다. 그 우연한 사건은 영혼의 각성을 촉구하는 ‘전령관’이었다. 운명의 갈림길에서 그는 모험에의 소명을 깨닫게 된다. 마리츠버그의 우연은 그에게 역사적 사명의 수행을 촉구하고 있었고 간디는 정신적 통과의례를 거쳐 가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삶의 지평은 너무 좁아 더는 그의 영혼의 크기에 적합하지 않게’ 되었다. 그는 바야흐로 또 하나의 삶의 문턱을 넘어야 할 때에 이른 것이다.

소명은 ‘부르심’이지.

당사자에게는 저 모험이 통과의례가 된다.

모험을 통과하면서 자신을 알게 되고 변화된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일반적으로 이런 역사적 소명을 받는 장소나 사건은 대개 깊은 숲속이나 큰 나무 아래, 심연으로 상징되는 어둡고 험하고 추한 곳일 때가 많다고 말한다. - 34

===>모험에의 초대. 이 초대를 받아들이면 영웅여정이 시작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황무지에 그대로 남는다고 했었지.

 

어떤 우연한 사건이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 사건과 그 사람의 정신세계는 이미 어쩔 수 없이 얽혀 있다는 것을 말이다. 간디가 마리츠버그 역의 모욕을 잊을 수 없었던 이유는 그 사건이 그의 존재에 저항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사건 이전에 이미 그럴 수 밖에 없는 사람으로 자라고 있었다. -34

 

어려서부터 그는 유별나게 옳고 그름의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풀어주는 중재력을 지니고 있었다...매우 다행스럽게도 ‘도덕적 중재력’이라는 간디의 선천적 특성은 어린 시절을 거쳐 오는 동안 잘 훈련될 기회를 가졌다...마리츠버그의 사건은 이렇게 성장한 간디가 마주친 가장 결정적인 우연이었다. 그의 도덕심은 이 사건을 묵과할 수 없었다....더욱이 그는 변호사였다. 어떻게 사건을 풀어야할지, 무엇을 주장해야 할 지를 알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도덕심이 유난히 강했던 그는 그 일로 깊은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 영국생활을 통해 인권과 교양이 몸에 익었고, 법률가로서의 자격을 갖춘 그는 그 사건에 반발하고 저항할 용기를 낼 수 있었다. - 35

 

그가 평범함을 넘어 위대한 종교적, 정치적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엄격한 자기 검열’에 특별히 민감했다. 프로이트 식으로 표현하면 초자아가 무척 강한 사람이었다. - 35

 

사건이 사람을 이끌고 우연이 운명을 결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정신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어떤 우연도 위대한 각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제자가 준비되면 위대한 스승이 나타나듯, 사람이 준비되면 위대한 사건이 일어난다. 그 자체로 위대한 스승이나 사건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운명이 바뀌기 때문에 그 만남이 위대해지는 것이다. 우연의 얼굴을 가진 필연, 그 사람 자체가 바로 운명임을 홀연히 깨닫게 해주는 위대한 떨림은 이렇게 맺어진다. 그 이후 그들은 평범함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이미 하나의 세계를 지나 더 높은 차원의 정신적 각성을 거쳤기 때문이다. 한 번 고양된 정신은 낮아지지 않는다. - 37

연구원 레이스를 할 때, 특히 면접여행을 즈음해서 선배들이 말했다.

누가 뽑는 게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를 추천하는 거라고.

그게 저 말일지도 모른다.

제자가 준비되면 스승이 나타나고, 내 배가 준비되면 함께 강을 건널 사람이 나타난다.

 

‘한 번 고양된 정신은 낮아지지 않는다’ ===>*임씨가 말했다.

‘한 번 그걸 경험한 사람은 생활 속에서 잊더라도 영영 없어지지는 않아서 언제든지 필요할 때 불을 댕길 수 있다고. 참숯들은 언제든지 불씨를 댕길 수 있는 잠재태다.

 

근데 그 꿈이 내게 제안하고 있는 건 뭐지? 젖은 참숯을 왜 물에 씻어 말리는 걸까? 모든 참숯들이 눈물의 강물에 젖어 있지. 그 눈물이 말라가면서 한 바구니에 담기겠구나. 눈물이 흐를 동안 움직이는 게 필요할텐데. 그리고 열하일기의 원본을 다시 찾아 손에 넣으라고 했었지. 고전을 열심히 읽어야겠구나. 어바웃미데이, 목요강좌, 돌아가신 선배님의 아이들의 장학회, 자원봉사, 유고집 출간이든 뭐든 그가 ‘서로의 사우가 되어 변화의 밑알’이 되기를 꿈꾸었던 이들이 이리저리 빠지지 말고 크로스 크로스 연결되는 것이 필요하리라. 서로가 서로의 그물이 되어주기. 지금은 매우 중요한 때구나. 이 눈물은 하나로 묶어내는 힘이 있다. 그리고 선배한테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는 못했고, 정신없는 와중에 와해되다 시피하고 있는 8기의 ‘하늘길원정대’를 제안하는 배경이 되어준 꿈이었지. 우리 기수를 좀 챙겨야 할텐데. 나 또한 땅굴로 기어들고 있다. 집들이나 하자.

 

박원순 - 4개월동안 교도소에 갖히고 말았다....교도소의 경험이 없는 내 인생은 상상하기 어렵다. 교도소에 가지 않았다면 오늘의 내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교도소를 경험하여 갇힌 자가 되었으며, 약자와 함께 보낸 추억이 있었기에 인생에서 늘 약자의 편이 되고자 했다. 그리고 역사의 중심에서 세상의 변화를 꿈꾸고 실천하게 되었다. - 39

나도 이럴 수 있을까?

나의 약함, 나의 갇힘, 나의 절룩거림이 있어 다를 수 있을까?

 

체게바라 - 원래 의사였다. 하지만 20대 초반 의학도 신분으로 떠난 7개월간의 라틴아메리카 모터사이클 여행이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거창한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떠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고국인아르헨티나 너머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모험의 열정에 이끌려 친구인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중고 오토바이를 타고 여행길에 올랐다. 하지만 여행을 하고 난 후에는 삶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완전히 바뀌었다...(여행에서 돌아와) 아르헨티나 땅에 다시 발을 딛는 순간 이 글을 쓴 사람은 사라지고 없었다. 이 글을 다시 구성하며 다듬는 나는 더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우리의 위대한 라틴아메리카 대륙을 방랑하는 동안 나는 생각보다 많이 변했다. 그 깊이는 내가 생각하는 정도를 넘어선 것이었다. 체 게바라가 여행을 통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과거의 그를 사라지게 했을까? ... 추운 밤 담요 한 장 없이 부둥켜안고 자는 노동자 부부에게 그는 하나뿐인 이불을 건네주었다...’그것은 가장 추웠던 경험 가운데 하나지만 낯선 이 인류에게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을 갖게 했다.‘고 말해다. 그는 그 여행에서 이런 장면들과 무수히 마주치면서 의사도 성직자도 아닌 혁명가로서의 길을 택하게 되었던 것이다. - 39

===>나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 , 간편하게 영화로 볼까나? 오호 그것도 좋겠군. 그리고 스쿠터 한 대 사고 싶다. 미끄러지는 게 무서운 나는 운전면허가 아직 없는데 운전을 하라고 여러 사람이 권한다. 스쿠터 한 대 사서 인스파월드에도 스쿠터 타고 목욕 가고, 월미공원에도 달리러 가면 좋을텐데......(이 말은 도대체 몇 번이나 했을까나)

===>서재를 결혼시키고 보니 그가 ‘체 게바라 평전’을 가지고 왔다.

변경연 연구원 10주년 기념으로 여름여행을 1달간의 남미여행으로 갈 예정이었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나는 정말로 그 여행이 내년에 진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자면 지금부터 계를 부어야 할텐가? 사부님 대신 사모님이나 따님 중 시간되는 분이 가도 좋을 듯 하다. 그분이 꿈꾸었던 대로, ‘사우’가 된 꿈벗이나 연구원들이 가보면 좋을 듯 하다. 그건 그는 밀알처럼, 또는 첫 번째 씨감자처럼 땅으로 돌아가고, 그로부터 피어난 다른 씨앗들이 자기를 피워내면 가능하리라. 한 가지 일을 10년 하면 열매를 달 수도 있을 거다. 여전히 로이스님이 진행하겠지. 나도 남미를 가보고 싶다. 아이를 낳는 일만 없으면 가보고 싶다. 체 게바라 평전을 소중히 품고 온 그도 동행하리라.

 

우연에 민감하게 반응할 태세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 우연은 그저 우연으로 지나가고 말 것이다. 오직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들만이 자신에게 다가온 우연을 인생의 변곡점으로 잡아둘 힘을 가지게 된다. - 40

 

우리의 다르마(운명)은 무엇일까? 그것을 알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에게 주어진 어떤 우연한 순간을 결정적인 전환점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 41

 

큰 길은 하늘이 정하고 작은 길은 인간이 계획한다. 우리가 준비되면 우주는 모험을 떠날 수 있도록 사건을 만들어준다. 우연의 이름을 가진 필연으로 말이다. - 42

 

43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 그늘 체험, 단명한 직장인이 평생의 소명을 찾다

 

정신의 지평이 넓어진 바로 그 지점, 지금까지의 삶의 지평이 너무 좁아 더는 나의 영혼의 크기에 적합하지 않게 된 바로 그곳, 바야흐로 또 하나의 삶의 문턱을 넘어야 할 때, 내 존재가 운명처럼 저항한 바로 그 지점, 우연이 운명이 된 도약점 말이다. - 43

 

43 1991년 나는 한국 IBM에서 경영혁신 팀장을 맡고 있었다. 기업의 메인스트림은 아니었지만 적성에 잘 맞는 일이었으므로 보람을 느끼며 일하기에 적합한 자리였다.

특수학교, 또는 일반 공립 초등학교에서 ‘적성에 잘맞는 일이므로 보람을 느끼며 일하기에 적합한 자리’는 어디일까? 메인스트림, 승진에는 관심이 아예 없다. 이건 내 학급의 운영, 수업 진행에 대해서도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일까?

 

*적성이 아니거나 약한 일 :

물품 구입, 품의, 교재교구실 관리

서류, 일정 관리 - 교무부 일 전반 / 매년 정해진 방식대로 반복되는 일

내 반만 신경써야 하는 일 (오지라퍼 성향과 정면에서 충돌)

 

*좋아하는 일 :

있었던 일에 대해 쓰거나 그리는 일

내 반 학생 1명 또는 몇 명을 데리고 하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거

협력해서 연구하는 것 (2)

화초, 식물 키우기

그림책 읽어 주기, 그림책 찾아 읽기

학부모, 또는 가족의 우선순위를 생각해보는 일

장애 학생 또는 가족의 일이 전 사회, 또는 인류와 어떤 영향이 있을까? 가치 부여하기

지역사회 자원과 연결시키는 일 - 그러나 실행력은 매우 떨어진다. 머릿속으로 생각

 

그 며칠 동안 내 정신적 지평이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때까지 10년 넘게 IBM에 다녔지만 세계와 만나는 진정한 글로벌 체험을 하지는 못했다. 이때 처음으로 나는 세계 속에 내가 들어와 있 것을 체감했다. 나는 그 팀에서 평가 모델을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채 참석한 유일한 옵저버였으며, 가장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 누구도 나를 주목하지 않았으며, 그래서 나는 가장 어두운 그늘 속에 앉아 며칠을 보냈다. 마리츠버그에서 추위에 떨던 간디처럼 내게도 그 어두운 며칠이 전의를 불태우게 했다. 한국 IBM의 경영혁신 팀장이라는 좁은 경력의 세계를 넘어서 더 넓은 경영혁신 분야의 차별적 전문가가 되고 싶었다. 그때 자연스럽게 업에 대한 새로운 지평이 펼쳐지게 되었다. 나는 그동안 좁은 내 명함 속의 직책과 직위에 갇혀있었다. 이 때를 계기로 나는 일에 대한 확장된 정의를 갖게 되었다. 그 날 이후 나는 더 이상 월급쟁이가 아니었다. 월급쟁이의 생각과 태도를 버렸다. 한국 IBM의 경영혁신 팀장은 이제 내 직업의 정체가 아니었다. 그 대신 나는 한국 최고의 변화경영전문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내 존재를 재정의하게 되었다. 이 분야에서 나는 유명해지고 싶었다. 나는 단순한 직장인에서 진정한 직업인으로 도약했다. - 45

 

46 며칠동안 경험한 ‘그늘 체험’을 통해 내 가슴에 ‘변화경영전문가’라는 비전이 자리잡게 되었고 단명한 직장을 넘어 평생의 직업을 바라보게 되었다. 비로소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큰 경력의 그림을 섬광처럼 그리게 되었다. 꿈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한국 최고의 변화경영전문가라는 목표가 생기게 되자, IBM 경영혁신 팀장이라는 좁은 정의에 갖혀있던 과거는 사라졌다.

 

46 나는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열정으로 일에 달려들었다.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실험을 하고, 더 많은 사례를 연구했다. 그중에서 인상적인 것들을 변형하여 회사에 적용해보기도 했다. 내 머리는 실험정신으로 가득했고, 내 가슴은 의욕으로 불타올랐다. 진지하게 몰아붙이기도 했고, 더 많은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으며, 더 재미있는 변화를 현업으로 끌어들였다. 팀원들과 책을 번역하기도 했고, 경영혁신 팀의 새로운 비전을 창조하기도 했다. 새로운 ‘업’의 정의에 따라 목표가 분명해지자 현업에 대한 자율성의 강도도 그만큼 더 강해졌고, 애정도 깊어졌다. 당시 나는 자신의 일에 가장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직원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그 초라한 ‘그늘 체험’에서 얻은 깨달음 때문이었다.

 

46 인생 전체에 걸친 경력의 큰 그림이 그려지자 현업이 전체 중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지, 그것은 전체 경력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 조망해볼 수 있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현업은 시대를 앞서 꿈꾸는 내가 되기 위해서 지금의 나를 모두 바쳐야 하는 수련 과정으로 여겨졌다. 현장에서 관련 업무를 매일 연마할 때 잠재력 능력이 개발되는 것을 실감했다. 운동선수나 연주자가 엄격한 수련 계획에 따라 연습하고 콘테스트를 통해 그동안 이룬 성과를 겨루어보듯이 나도 스스로의 자율적인 수련계획에 따라 현장에서 매일 나를 실험해보았다. 이것이야말로 ‘훈련을 실전처럼, 실전을 훈련처럼’ 치러내는 힘을 키워냈다.

이런 실험을 현업에서 1만시간 가까이 실행했기 때문에 그는 현업을 떠난 13년 뒤에 <구본형의 필살기> 책을 쓸 수 있었다. 결국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인생 직업의 큰 그림을 나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군의 후예와 수희향님과 했던 프로그램이 이런 성격이었던 것 같다.

그때 현업 : 공립학교 특수교사

나의 재능 : 자연친화 지능, 언어지능, 사회지능

나의 강점 : 최상주의자, 신념, 연결성, 개인화, 학습자, (책임)

천직 후보 1. 학생들에 대해 쓰는 작가

2. 사회복지사 - 학교 안에서는 교육복지 담당

학생과 가족의 우선순위를 탐색할 수 있는 전문가

3. 원예치료사? 또는 학교 농부

이런 탐색을 통해서 연구원에 지원을 했었다. 일단 읽고 쓰기를 훈련을 해야했으므로.

필살기 책을 혼자 읽으면서는 ‘현장연구하는 특수교사’를 꼽았다. 그건 나의 강점 테마를 고루 믹스해서 고려한 거였다. 이건 바른 그림일까? 나도 섬광처럼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업에 대한 그림을 그려낼 필요가 있다. 아직 아닌 듯 하다.

 

나는 그동안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 라는 비전을 가지고 일해 왔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들 속에서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것이 커나가 그 사람만의 꽃으로 피어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었다. 그것이 내게 주어준 우주적 소명임을 깨달았다.

47 나는 간디나 체 게바라처럼 크고 빛나는 별은 아니다. 나는 작은 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빛나야 할 운명을 가진 별’이다. 사람은 모두 별이다. 자신의 내면에 커다란 빛을 품고 있으면서도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아 장막으로 빛이 가려진 벌들, 이 평범한 별들을 찾아 자신의 이야기를 창조해냄으로써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움별, 그 별이 바로 나임에 틀림없다.

그는 자신의 소명을 정확히 알고 있다. 소명(부르심)의 내용을 잘 듣고 있었고, 그리고 그걸 창의적으로 적용해서 구체적으로 실험하고 만들어나갔다.

 

 

깨우침 둘, 야생의 재능이 나를 부를 때

 

50 두 번째 이야기는 재능이 감응할 때 망설이지 않고 따라 나서는 이야기다.

문득 어떤 일이 나를 건드릴 때, 한순간 폭포수처럼 내면의 에너지들이 분출될 때 그리하여 신이 내 속에 감춰둔 재능이 그 일에 감응할 때는 망설이지 마라.

그 길을 따라 나서라. 마사 그레이엄은 열일곱 살에 자신의 길을 찾았다.

단 하나의 포스터, 단 한 번의 공연으로 그녀는 온 모음과 몸을 헌신할 천직을 찾았다.

재능이 공명하는 곳, 한 번도 계발되지 않은 야생의 재능이 밖으로

나오려고 외칠 때 그 소리를 들어주어야 한다.

 

52 루스 세인트 데니스 공연 포스터

 

52 아버지는 내게 바이올렛 코르사주도 선물해주었다. 나는 그것을 오랫동안 간직했다. 그 옷을 볼 때마다 나는 그날의 공연을 떠올린다. 그날이 바로 나를 바꾼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내 운명은 결정되었다. 열일곱의 나이에 나는 내가 평생 무엇을 해야 할 일인지 깨닫게 된 것이다. 나는 그 순간이 얼마나 분명하고 명료한 순간이었는지 너무도 확연하게 알고 있다. 온 우주가 공명하듯 내게 몰려들었기 때문에 그것은 번개처럼 분명한 섬광이고, 추호도 의심할 수 없는 계시였다. 그동안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 지 몰랐다. 그러나 그 춤을 보는 순간 내 속에 감추어져 있던 가장 나다운 것들이 요동을 쳤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춤꾼이었고, 춤추며 살게 운명지어졌으며, 춤이야말로 내 기쁨과 즐거움이며 우주적 역할이라는 것을 너무도 분명하게 깨닫게 되었다. 이 확연한 깨달음, 너무도 분명한 내적 공명, 열입곱의 내가 맛본 그 판타지는 내 영혼에 찍힌 각인이었다. - 53

 

53 춤은 그렇게 그날 나를 찾아왔다. 내 지능과 내 기질의 모든 지원을 받으며 커다란 나팔을 불어 내 영혼을 깨우면서 말이다. 나는 그 순간 결정되었다.

 

그 후 3년이 지났다. 스무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아버지를 좋아한 나는 매우 슬펐지만 내 마음대로 인생을 펼쳐 나갈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아버지는 내게 자유를 주고 떠나신 것이다. 2년 후 나는 스물두 살의 나이로 로스앤젤러스에서 유일한 무용학교인 데니숀에 입학했다. 그곳은 나를 감동시킨 루스 세인트 데니스가 테스 숀과 함께 만든 학교였다. 스물두살, 무용을 하기에는 너무도 늦은 나이였고, 나는 작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보잘것없는 몸을 가지고 있었다. - 54

 

그렇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춤추는 것을 보기만 해도 그 몸놀림을 완전히 터득할 수 있었다. 더욱이 나는 정말로 열심히 연습했다. 밤늦게까지 연습하기 일쑤였다. 그리고 나를 가혹하게 채찍질했다. 아주 어려운 자세와 기술을 놀라울 만큼 빨리 익혔다. 점점 나는 나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분야를 이렇게 빨리 터득할 수 있고, 이것을 하면 지칠 줄 모르고 누구보다 열심히 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춤꾼이라는 것을 입증해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 55

나는 이런 것이 뭐가 있을까? 그걸 배우는 과정을 즐겁게 하고,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야?

- MBTI 일반강사자격증을 딸 때 그랬다.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 지 공부가 즐겁다.

- 식물, 초화류와 관엽식물에 대해 읽거나 웹써핑할 때 그러하다. 알든 모르든 즐겁다.

- 연구원 북리뷰 과제를 할 때, 책을 읽고 난 다음, 타이핑을 한 걸로 이런 생각을 적는 게 재미있다. 칼럼주제가 저절로 솟아나올 때 신기했다. 마감시간을 지키는 건 대단히 고통스럽고, 무능했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는 내 문제들이 드러나 신통찮았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거라는 느낌에 휩쓸린다. 하지만 이 과제 자체는 좋아했다. 공부를 좋아한다. 하지만 성적은 좋지가 않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해야할 일들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에 비해 성과는 늘 그닥그닥이다. 그러니 나는 공식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배우는 거는 맞지 않는 걸까?

- 아직도 대답하지 못한 질문. ‘너는 오프수업을 할 때는 언제 가슴이 콩닥콩닥두근두근하냐?’ 나는 수업을 되새김질 할 때라고 말했다.

- 새벽시간 침묵 속에서 시간을 보낼 때 가장 좋다. 깨달음의 장이나 나눔의 장보다 열흘명상수련, 그리고 날마다 침묵 속에서 행하는 아침 기도가 좋았다.

-노을 속을 산책할 때, 자연을 산책할 때. 나의 자율성이 좀 높아져서 집을 벗어나서 산이고 어디고 떠날 수 있을 때. 그런데 그런 때가 자주 오지 않는다. 나는 집귀신처럼 또는 집을 지키는 가신처럼 집에 들어붙어 있다.

-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건? 소수의 사람. 한 명이나 두 명

 

포스터와의 만남, 얼마나 하찮은 간접 만남인가? 그러나 이 만남으로 그녀의 인생은 다른 사람들이 걸어가는 평범한 길에서 모험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 56

 

천복에 이르는 업을 찾을 때는 재능을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 마사 그레이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아낸 수많은 인물들은 모두 비슷한 체험을 했다. - 58

 

마거릿 미드는 사모아섬을 탐사한 후 쓴 첫 번째 저서 <사모아인의 성년>으로 20대에 이미 유명해졌다. 이 책은 학문적으로도 중요한 성과였지만, 일반인에게도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모았다...이 책은 전혀 딱딱하게 쓰여지지 않았다. 그녀는 연구실에서 고리타분한 논문을 쓰는 취향이 아니었다. 전문용어, 각주, 이론적 틀로 치장된 학술용어는 이 책 어디에도 없었다. 유려한 문장으로 써 내려간 소설처럼 읽혔다. - 59

 

58 마거릿 미드의 첫책 <사모아인의 성년>

 

60 하워드 가드너는 리더쉽에 대한 특별한 정의를 가지고 있다. 그에 따르면 리더쉽이란 신비로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사람을 통솔하거나 다루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타고난 재능이 적절한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연습되고 다듬어진 훈련된 능력’이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리더로서의 성공은 명성과 돈 또는 권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재능을 비범하게 발전시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다.

 

61 가드너는 성공하고 싶다면, “당신의 독특한 점을 이로운 축복이 되도록 만들어라. 많은 경험을 쌓아라. 그리고 그것을 가장 긍정적인 방법으로 계발하라”고 조언한다. 인생의 목표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능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빛나게 하는 것이다. 평범함에서 비범함으로의 도약은 자신의 재능과 특별한 기질이 적합한 조건 속에서 개화할 때 만들어진다.

장애학생들은 어떻게 이 분야를 찾아내야 하는 걸까? 올해 우리반 학생들의 개인 내 강점을 찾아서 찾아내는 일을 목표로 삼았다. 모두 1급 복지카드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다. 개인적으로 노력할 것이 있고, 내가 5명을 묶어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런데 이걸 하자면 또 에너지가 들어야 하는데 아직 에너지를 못 내고 있다. 1년에 2개의 연구를 하는 건 매우 어렵다. 해 본 적 있었지. 그때 어려운 건 사실 연구 자체가 아니었다. 그때 어려웠던 것은 입상에 대한 부담과 다른 일들이었다. 지금은 그런 것이 모두 배제되었고 집중할 수 있는 상태다. 많이 벌리면 안된다. 연구원 2년차의 과제를 가지고 가면서 이런 것을 다 해낼 수 있을까? 하나는 동료와 협력해서 연구하고, 하나는 혼자서 연구하는 게 욕심이지 않겠나?

 

A - 그림그리기가 그의 강점이다. 방고후활동 그림반에 배치했다.

미추홀미술실기대회에 출전시킬거다.

장애인 미술대회 응모가 많았으면 좋겠는데 정보, 시간이 너무 없다.

B - 음악이 그의 강점이다. 타악 난타반에 배치했다. 공연준비를 위해 특화된 반.

C - 체육이 그의 강점이다. 달리기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걸 어떻게 살리지?

장애인체육대회에라도 참여를 해봐야한다. 아니면 인라인스케이트 대회라도.

D - 이 아이는 어떻게 해야할까? 이 아이도 노래, 음악이 강점이다. 음악치료 중

E - 이 친구는 밝고 사람들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통합을 한다면 이런 사랑스런 학생들이 좋을텐데

 

그런데 이걸 현장 연구의 주제로 삼지는 않았다. 나는 올해 갚아야 할 빚이 있다. 그리고 내년에는 육아휴직을 하는 게 꿈이기 때문에 올해 빚을 갚아야 한다. 마흔세 살에 저자는 첫 책을 출산함으로써 새로운 인생의 전환을 맞았다. 그러나 나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해는 13년 공립학교 교사 생활을 일단락하는 해이다. 그래서 마흔살부터 시작했던 현장연구는할 거다. 가장 현실적으로 가능한 걸 골랐다. 시교육청이 아니라 특수교육총연합회로 제출했다. 그건 옆반 선생님과 하는 텃밭놀이부였다. 이걸 내가 주도해서 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빚을 갚아야 한다. 나는 상징이 있다. ‘집안의 흐름을 바꾸는, 빚이 있다면 제로로 만들어 그 방향을 바꾸는 원점이 되는 환한 할머니’다. 한 사람이 출가하면 가족 전체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제 출가는 내 영역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나 저 꿈은 재가, 출가를 가리지 않고 이룰 수 있다. 잘 갈무리해서 해나가야한다.

 

바쁘겠다. 연구 1개 하고, 연구원 2년차 책 쓰기 위해서 공부하고, 그리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고, 그리고 내 태가 닫히기 전에 아이를 낳아보는 일. 그게 모두 올해 안에 계획하는 일이다. 살롱9에서 있었던 신년회에서 나는 2013년 목표를 3가지 말했다. 1. 결혼에서 도망가지 않고 잘 하는 거 2. 혼자서 현장연구를 하는 것 3. 1 1, 1칼럼의 리듬을 유지할 비빌 언덕을 얻는 것.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는 문학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녀는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녀는 성적인 문제와 정신 질환으로 자주 우울증을 앓았으며, 극도의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그 속에서 그녀는 깊이 내면으로 들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이해했다. 그리고 그 내면 탐험을 글로 썼다. 결국 그녀의 삶은 언어를 통해 이루어졌다. - 62

만약 나의 정신적인, 기질적인 어려움, 또는 내가 선택한 분야의 어려움이 실재한다면 그걸 과정으로 남겨보아도 좋을 것 같다. 그러자면 일기를 써야겠지.

 

피카소는 화가로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다. 하지만 다른 지능은 매우 떨어졌다. 학교를 혐오했고 결석을 자주 했고, 학업 진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 읽기와 쓰기는 어려웠고, 특히 숫자는 수량을 나타내는 상징이 아니라 시각적 무늬로 인식되었다. - 62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는 예술가의 천재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예술가의 천재성이란 의지로 되찾은 유년기, 이제는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어른의 육체적 능력을 갖춘 유년기, 그리고 무의지적으로 축적된 경험의 총합에 질서를 부여하는 분석적인 능력을 갖춘 유년기” 보들레르는 아이를 예술가로 본 것이 아니라 아이의 눈을 가진 어른이 예술가라고 규정한 것이다. 그러니 천재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천재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더 옳은 것이다. - 63

 

자신에게 주어진 소박한 재능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발전시켜온 사람들이 바로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 도약한 사람들이다....성공은 재능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태어났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그것은 카드 게임과 같다. 패는 주어지는 것이다.(63) 재능은 주어지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그러나 받은 재능을 다 쓰고 가야하는 것은 인간의 책임이다. 그리고 위대함이란 받는 탤런트의 크기가 얼마가 되었든 받은 만큼 다 쓰고 갈 때 찾아온다. - 64

===>장애라는 패를 가지고 태어난 이들을 어떻게 할 건가? 어떻게 개화시킬건가? 나는 특수교사가 되었다. 그리고 특수교육과 일반교육의 목표는 같다, 타고난 잠재력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개론 시간에 배웠다. 대신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잠재력에서 남들보다 더 적은 매장량을 가지고 있고, 배우는 속도가 느리고, 배울 수 있는 양과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살아가는데 우선순위가 되는 꼭 필요한 것을, 가장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내가 이해한 특수교육방법론의 요약이다. 모든 이들의 패가 정해져있고, 그 패를 가지고 어쨎든 최대한 개발하고, 또 개발정도가 어떻든 장애를 가진 채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장애를 박멸할 대상으로 삼아 모든 판돈을 걸어 맞붙어 싸우며 일상을 뒤로 유예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어떻게 하지? 작년에 5학년 학생 전체를 다중지능검사를 했다. 내려온 아이에게 문자해독능력이 있는 우리 아이를 데리고 내가 읽어줘가면서 검사를 했다. 검사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하워드의 다중지능이론에 입각한 검사도구를 가지고 정신지체 복지카드를 가진 그 아이의 개인내 강점을 측정할 수가 없다. 결국 관찰하고, 추정하고, 실험해보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이 부분이 특수교사의 특정 전문성일 수 있다. 학교 교육과정만 따라가서는 할 수 없는 일. 특별한 직관과 공부가 필요하다. 이런 부분에서 잘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세상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직업관련 어떤 것들이 뭐가 있는 지, 출발지인 아이의 강점에서 현실 속 직업까지 어떤 징검다리와 로드맵을 가지고 가야할지 설계하는 걸 교사인 내가 알아야 한다. 모든 걸 가족에게 맡겨둔 채 나 몰라라 쉬쉬 한다. 내가 98년에 처음 만난 아이들은 7살이었으니 인제 21살이 되었겠다. 성인이 된 그 아이들은 어디로 갈까? 모두 시설장애인이 되었을까? 그 때, 지금의 나보다도 젊었던 그 어머니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런데 나는 전혀 모른다. 너무 무식하다.

 

64 평범함이란 없다. 그것은 아직 속에 있는 것이 개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것이 터져 나올 때 누구나 비범함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나는 늘 차선책을 선택했다. 밥이라는 절체절명 앞에서 나는 늘 현실을 선택했던 것 같다. 한 달의 단식, 그것은 밥에 매이지 않고 세상을 한 번 마음먹은 대로 살아보고 싶어 시작한 나의 성전(聖戰)이었다. 포도만 먹는 단식이 일주일째로 접어들었다. 그날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아마 배가 고파서였을 것이다. 잠은 다시 오지 않았다.

여름 새벽을 아무 생각없이 뒤척였다. 여름 태양이 떠오르고 내가 누운 방 안으로 햇살이 기어들었다. 점점 방 안으로 들어와 내가 누운 곳을 비추고 이윽고 나를 넘어 지나갔다. 그때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이 빛나는 날 내게는 오늘을 마음대로 할 자유가 주어졌으나 나는 오늘을 보낼 아무 계획도 없었다. 나의 하루가 속절없이 흘러가겠구나. 그렇게 내 인생도 가뭇없이 사라지련만 나는 인생의 절반 지점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 이렇게 환한 낮이 밝아오는데 시체처럼 방 안에 누워있구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 때 마음 속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일어나 글을 써라. 너는 글을 써보고 싶지 않았느냐?’ 내 속에서 무엇가가 소리쳤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일어나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때가 마흔 세 살이었다. 그 전까지 글을 써본 적이 없었다. 그저 언젠가 변화에 대한 책을 꼭 한 권 써보고 싶다는 바람이 여러 해 동안 있었으나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책이 바로 <익숙한 것과의 결별>그 후 6개월이 지나서 나는 한 권의 책을 갈무리하게 되었다. 그날 아침이 내 인생의 분기점이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날이 바로 내 인생의 분기점이었음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날이 바로 내게는 마사 그레이엄이 루스 세인트 데니스의 포스터를 본 날이고, 그녀의 춤을 격정 속에서 관람한 날이기도 하다...바로 그날이 단테에게는 그가 <신곡>의 첫문장을 시작한 날이었을 것이다. 본인에게는 너무도 확실하고 너무도 분명한 인생의 분기점에서 그 여름의 그 햇빛, 그 눈물, 그 기쁨을 나는 생생히 기억하고 느낄 수 있었다. -67

1. 나는 지리산에서 한 달 단식중이었다는 것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런 내면의 소리를 듣기에 적합한 상태에 있었다.

신의 소리를 듣기위해 단식하고, 광야로 나갔던 이들처럼은 못되어도 내 상태 지금 어떤가?

2. 나의 단 한가지 재능은 무엇일까?

나는 늘 쓴다. 그렇지만 내가 작가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10년이 걸렸다. 10년 동안 열 권이 넘는 책을 써왔지만 내가 작가라고 불릴 수 있는 지에 대해 마음 깊은 곳에서 의구심이 올라왔다. 스스로 작가라고 부르는 것이 불편했다. 이유는 잘 알 수 없었다. 처음에는 ‘작가는 곧 문인’이라는 공식이 생각보다 뿌리 깊은 편견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 인가 보다 했다. 글을 쓰긴 하지만 문학을 하는 것은 아니니 작가, 말 그대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내 의식의 밑바닥에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10년이 지나면서 내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작가가 아니면 그럼 무엇이란 말인가? 매일 글을 쓰고, 매년 책을 내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는 내가 작가가 아니면 누구란 말인가? -70

 

70 나는 새벽에 글을 쓴다. 그것이 습관이 되었다. 새벽은 혼자 있기 좋은 시간이다. 새벽은 명징하지만 나는 새벽에 늘 불가능한 것을 꿈꾸고 그것을 믿는 훈련을 한다. 글은 그런 사고의 표현들이다. 글과 나 사이는 종이와 펜 같은 관계다. 종이는 펜이 흘러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글도 내가 흘러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내게 들은 강과 같다. 나는 새벽에 작은 보트 하나로 그 강을 따라 내려간다. 아무도 없다. 혼자이기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두려워진다. 동시에 세속에서 배웠던 모든 것을 버리고 나는 새로워지는 경험을 한다. 아무에게도 말할 필요가 없다. 이때 나는 혼자이기에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게 말을 걸고 그들의 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의식이 강물을 따라 흘러가는 동안 온갖 것을 창조해낸다. 새로운 것들이 강물 속에서나 강가의 나무와 풀숲에서 두 눈을 반짝이고 물고기가 한 마리 물 위로 튀어 오르기도 한다. 이때 나는 내 무의식과 만난다.

세상은 원소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닌지도 모른다. 종종 나는 세상이 이야기로 만들어져있다는 것을 정말로 믿기도 한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 즉 자신이 주인공인 신화 하나를 만들어 갖기를 바란다. 매일 아침 나는 스스로 훈련한다. 아침에 일어나 불가능한 일 하나를 꿈꾸기 시작한다. 그것은 어제 꾸었던 꿈의 연장일 때도 있고, 불현듯 떠오른 다른 꿈이기도 하다. 어쨎든 나는 현실이 아닌 비현실을 하나를 믿는 훈련을 해본다. 그러면 나는 훤씬 괜찮은 글을 쓸 수 있게 도니다. 이상하지만 이런 정신적인 근육의 훈련이 나를 젊게 만든다. 젊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아도 열린 마음을 가진 젊은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게 된다.

 

나는 결국 작가가 되었다. 13년 동안 17권의 책을 썼다. 늘 스스로에게 ‘지금 내 마음을 흔드는 최고의 관심사’에 대해 책을 쓰라고 주문해왔다. 나는 내 책의 주제에 마음을 빼앗긴 최초의 독자이기도 했다. 내 책의 최초의 독자가 나라는 사실을 나는 늘 고맙게 생각하고 즐거워했다. 그러나 책 한 권이 나오면, 더 확실해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불확실한 곳에 서 있곤 한다. 그런데도 내 책은 내게 미지의 길에 대한 하나의 이정표 같은 것이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때때로 길도 없는 곳에 한참을 서서 망설이다 마음속에 스스로 팻말 하나를 꽝꽝 박아두고 떠나야 하는 삶의 나그네, 그것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70

===>마흔세살부터 자기 직업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작가는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글을 썼다. 2011년에 필살기 책과, 나의 강점테마로 꼽힌 최상주의자, 학습자에 유추해 처음 현장연구를 시작했다. 새벽기상이 되니까 2005년 다이어리에 적었던 '매년 1편씩 현장연구논문을 내는 교사'라는 꿈을 시도해 볼 만한 용기가 생기고 있었던 때였지.

 

나는 그 현장연구 논문 때문에 솔찮이 괴로웠다. 이런저런 예상치 못한 부수적인 일들이 생겼고 주객이 전도되었다. 너무 힘들었다. 준비는 부족했고, 여건은 너무 살피지 못했다. 이것의 주제로 생태놀이를 잡은 최초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우연히 만난 생태놀이가 아주아주 재미있었지. 혹하면 훅 가는 내 기질 대로 끌리는 대로 따라갔지. 사람을 치유하는 자연 속에서 놀면서 아이들과 내가 환하게 웃는 표정을 보고 싶었다. 전문가를 모셔오기 위해 해양동아리를 신청했었다. 안되어서 직접 해보려고 맘 먹었다. 첫마음으로 돌아가야겠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과 즐겁게 놀자는 것과 매일매일 내 업 관련한 공부를 성실하게 한다는 것, 외의 것은 놓아버려야 한다. 그리고 인정한다. 새벽에 하고 싶은 만큼 현장연구는 나에게 절실하지도 재미있지도 않다. 나는 새벽에는 그냥 책읽고 일기 쓰면서 보내고 싶다. 하지만 내가 만약 다시 현장연구를 시도한다면 그것 역시 내가 가장 재미있어하는 것, ‘지금 내 마음을 흔드는 최고의 관심사’에 대한 것이고, 나는 그 주제에 마음을 빼앗긴 최초의 교사가 되리라. 내가 교사로 일하는 동안 매년 1편씩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이게 마흔 이후 내가 그리는 교사의 그림 중 하나다.

 

나는 내 비즈니스의 영역을 규정했다. 나는 ‘이야기를 파는 사람’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불가능한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믿게 만들수록 내 비즈니스는 번창하게 된다. 이것이 내 정체성이다. 그러나 나는 순수 이야기꾼은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늘어놓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이미 내가 직접 경험해본 일들에서 추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직접 재배한 텃밭에서 따온 소채로 만든 음식인 셈이니 재료가 제법 양질이다. 나는 상상한다. 실천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실천할 수 있도록 범용적인 성장모델을 만들어낸다. ‘이야기를 통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것’ 이것이 나의 직업이다. 나는 이 일을 잘 할 수 있다. 이 일이 나를 구해줄 것이다. - 71

 

견딤 -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두 번째 문

 

견딤 하나, 끈질기게 삶에 달라붙다.

 

세 번째 이야기는 스스로 그려낸 삶에 대한 뱃심으로 결코 물러서지 않는 이야기다. 깨달음은 우리에게 통찰을 준다. 그러나 일상의 삶은 여전히 과거의 법칙을 따르게 마련이다. 깨달음이 제시하는 미래와 일정이 규제하는 현실 사이의 괴리는 우리를 주저앉게 만든다. 그리하여 종종 정신은 이상을 향하나 우리의 육체는 현실을 따르려고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미래에 대한 나의 통찰을 믿어주고 응원하는 뱃심이다.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용기다.

 

삶에 대한 나의 뱃심 때문에 사람들은 나를 사자나 불도그로 묘사했다. 내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패배하리라는 생각을 버렸다. - 77

==>솔직히 처칠수상의 사진을 보면 고집스럽게 생긴 양 볼이 불독같다. 성깔 좀 있어보인다. 죄송합니다. 수상각하.

 

국민은 장관이 끈기가 있고 오기를 부리기를 바란다. 나는 알고 있다. 국민은 오만하게 명령을 내린다고 불평하지만 그래도 내심 그런 지시를 바라게 마련이다. - 78

 

굴복하지 않는 힘, 도대체 그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나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진실을 알고 있었다. 철저하게 현실을 조사하고 감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략 알고 있는 것은 나는 자세히 알고 있었으므로 정보의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 80

===>이게 힘의 핵심인 듯 하다. 정보의 우위를 차지하는 것.

 

해군장관의 전용선인 마녀(enchantress)라는 요트를 타고 모든 해군 기지와 조선소를 돌며 해군전술과 능력에 대한 세부 사항을 끊임없이 배웠다. ..마녀는 그 후 4년 동안 나의 집무실이자 집이 되었다. - 80

===>나에게도 이런 마녀가 필요하다. 사실의 집적.

 

중요한 것은 다수의 의견이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내 예지력과 통찰의 비밀이었다. - 81

 

81 미래를 보는 예지력의 소유자들은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다. 오래된 것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이다. 동료의 압력이나 다수의 의견에 굴복하지도 않는다. 대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마음이 미리 본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지력 하나만 가지고는 힘을 쓸 수 없다. 진실이되 누구도 듣지 않는 카산드라의 예언처럼 비극적인 것이 또 있겠는가?

내가 말로 뭔가를 주장하거나 핑계댈 필요가 없는 이유다. 행동으로 보여주면 될 일이다.

 

예지력이 제대로 된 힘으로 작동하려면 마음이 미리 본 것을 지켜갈 수 있는 불굴의 용기와 인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포기하는 순간 예지력은 무력해진다. -81

 

마음은 우주를 이해한다. 마음이 우주의 마음에 공명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예지와 통찰을 갖게 된다. - 86

 

위대함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미래의 경영에 성공하는 것이다. 예지력은 현재나 미래를 마치 지나간 과거처럼 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미래를 잘 볼 수 있는 자는 과거를 잘 아는 자다. 선경지명에 이르는 그 신비의 원천은 신의 선물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근면과 노력이라는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예지력이 뛰어난 인물들은 현재를 이해하기 전에 과거를 연구했고 역사적으로 결정적인 사건들의 본질을 파악했다....쉽게 보이지 않는 패턴과 동기, 그럴 수밖에 없는 필요성, 기회와 전조가 되는 사건과 행동들을 파악하기 위한 힘겨운 탐구의 결과가 바로 예지력의 정체인 것이다. - 88

 

자신이 미리 보고 믿은 것에 대한 집중과 불굴의 용기가 없다면 그것을 지켜낼 수 없다. 알지만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들은 확신을 가지기에는 탐구가 모자랐을 것이고, 또 믿었다 하더라도 지켜낼 용기가 없어 다수의 의견을 따라 정신이 미리 본 미래를 포기한 것이다. 불굴의 용기가 무엇인지를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는 이렇게 감동적으로 표현한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면 발명의 아버지는 고집이다. 적당히 단념하고 손쉽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가는 것보다 불리한 역경 속에서 살아가겠다는 결심이 진보의 역설적 진리다...난관을 뚫고 인간이 된 것은 이미 그 밑에 앉을 나무조차 없어진 그 자리에 버티고 있던 무리들이며, 나무 열매가 익지 않자 짐승을 잡아 고기를 먹은 무리들이며, 햇볕을 쫒아 이동하는 대신 불과 의복을 만든 무리들이며, 거처의 방비 벽을 구축하고 아이들을 훈련시켜 세계의 비합리성에 합리성을 입증한 무리들이었다. - 89

 

나는 죽을 때까지 책을 쓰고 강연을 할 것이다. 내게 퇴직은 없다. 죽음이 곧 퇴직이다. 나 또한 위대한 사람들이 그랬듯이 삶에서 일을 놓지 않을 것이다. 그 일은 이미 내 인생이 되었고, 놀이가 되었으며, 의미가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죽을 때까지 일과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이유는 1인 기업가 이기 때문이다. 나는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스스로 고용하기 때문이다. - 91

 

1인기업가의 그림은 직장 11년 차가 되던 1991 IBM본사의 경영심사관이 되면서부터 그려지기 시작했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인식이 심화되면서 한 회사의 혁신 팀장을 넘어서 한국최고의 ‘변화경영전문가’라는 비젼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꿈이 생기자 나는 훨씬 더 열심히 일했다. 소명의식을 가지게 되자 일이 훨씬 재미있어졌고, 나는 좀 더 열정적인 사람이 되었다. 현업이 내 비전을 이루는 수련 과제가 되었다. 보스로 누가 오든 변화에 대해서만은 내 의견을 존중했고, 누구든 내게 물으러 왔다. 그렇게 6년을 보내고 나는 ‘변화경영의 작가’라는 또 하나의 강력한 연결고리를 찾아낼 수 있었다. - 92

===>나는 지금 하는 일 12년차다. 그리고 우연찮게도 11년차인 작년에 이 책을 처음 읽었다. 나같은 이가 10년을 한 직종에 근속한 게 기쁘다. 하지만 변화가 절실한 때다. 또 개인적으로도 마흔을 넘어가고 있다. 지금이 바로 비젼을 세우고 나의 10년을 출발하기에 참 좋은 때, 적기다. 2011년부터 2020년이라고 하면 헤아리기도 수월하다. 우연히 만난 ‘새벽기상’이나 ‘필살기’ 개념이 매우 반갑다.

 

 

10년 전 1인 기업은 그저 개념에 지나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하나의 실험이 되었고, 앞으로 또 10년이 지나면 훌륭한 고용의 대안이 될 것이다. - 93

 

나는 세 번째 4분의 1의 인생을 인생의 황금 도약기로 설정했다. ..나는 내가 회사를 그만 두는 날을 상상했다. - 95

 

이날부터 진정한 인생이 시작되리라. 이때 나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이나 하는 것을 그만두리라. 내 일을 하리라. 그 일에 대한 소명감으로 나의 마음을 가득 차리라. 매일 새벽에 일어나 나만의 일에 몰입하리라. 몰입은 창의성으로 연결되고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 불가능한 일을 믿는 법을 수련하리라. 매일 꾸는 꿈은 결국 이루어지리라. 내게 더 많은 시간을 쓰고 나는 스스로 창의적인 전문가가 되고, 차별성으로 유일해지리라. 그리하여 일을 통해 인류에 공헌하리라. 나는 기업이 나를 고용하지 않아도 스스로 고용할 것이니, 나는 이제 의존하지 않으리라. 나는 끝내 자유가 되리라.

 

===>나는 지금 정년까지 교사로 일한다, 연금을 받아 노후는 그걸 야금야금 받아서 늙어주겠다는 생각에 젖어있다. 교사집단은 제법 우수한 집단인데 이 곳에 들어오면 성장과 자기 계발을 멈추고 안일해진다는 비판을 많이 듣는다. 횟감 물고기를 수송하는 과정에서 그들을 잡아먹는 물고기를 같이 넣으면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헤엄치고 운동해서 많은 수를 살려서 옮길 수 있다고 했던가?

 

이런 비판보다 솔직히 일상을 견디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 너무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제법 이 일이 잘 맞다고 생각하는데도, 사실 재미가 없고 지쳐있다. 어떻게 해야 소진되지 않으면서 일상을 즐기면서 이 일 속에서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직장인들이 현업에 몰입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업에서 비전을 찾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 97

 

견딤 둘, 침묵의 10년을 걷다.

 

100 네 번째 이야기는 침묵으로 묵묵히 1만 시간의 레이스를 통과하는 이야기다.

한길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은 묵묵히 매일 연습해야 한다.

스스로 충실한 훈련 규율을 정하고, 매일 거르지 말고 그 일을 해야 한다.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엄격한 규칙을 따르는 것을 밝음 경영이라 한다.

즉 내면의 빛나는 강점에 기대어 매일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학위는 내 열등감을 상쇄하기 위해 갖춰 입는 옷에 지나지 않고, 그 열등감은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므로 굳이 학위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위로했다. 대신 나는 숲으로 들어가 5년 동안 보고 싶은 책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그 덕에 나는 박사학위를 받지 모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책임질 아무 일이 없이 하늘의 새처럼 자유로웠다. 그야말로 경이로운 삶이었다. 1929년에서 1934년까지 5년이었다. 나는 뉴욕 주에 있는 우드스턱의 작은 오두막집을 빌렸다. 거기서 나는 그저 책만 들이팠다. 그저 읽고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노트필기를 했다. 그 당시 사회는 대공황 상태였다. 나는 돈이 한푼도 없었다. ...- 102

 

방랑과 침묵의 시간은 긍정적인 시간이다. 새로운 것도 생각하지 말고, 성취도 생각하지 말고, 하여간 이와 비슷한 어떤 것도 생각하지 말고, 그저 "내가 지금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라고만 말해야 한다. 이것이 유일한 관심사여야 한다. - 105

 

우리 삶에 진정한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삶을 체험하는 것, 고통과 기쁨을 모두 경험하는 것이다. 의미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부여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삶의 체험, 그 떨림만이 살아있음의 증거이다. - 106

 

나는 우드스턱에서 나와 여덟 달 동안 방랑했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람들은 방랑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대책없는 기이한 삶이라고 믿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방랑을 하는 동안 나는 신비할 만큼 유기적인 우연을 즐기게 되었다. 그것은 마치 나무가 자라는 것 같았다. 제멋대로 내버려두어도 나무는 훌륭하고 아름답게 자란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대로 살다보면 오히려 일을 망치게 된다. 자신의 에너지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빠져들어 지낼 이이다. - 107

 

108 공교롭게도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된 해였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시절이었고 그 역시 직장을 구하기 어려웠다. 이때 그는 평생을 좌우할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호반에서의 생활을 따라 해보는 것이었다.

 

그가 책을 읽어내는 방법은 매력적이었다. 마음에 드는 저자 하나를 골라 그 사람의 책을 씹어먹듯 읽었다. 그렇게 한 저자를 들이파고 나면 그 저자가 중요하게 인용한 사람의 책으로 넘어가 같은 방법으로 지적 모험의 영역을 넓혀 갔다. - 108

===> 책을 씹어먹듯이 읽는 것, 변경연의 좀 자학적인(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독서법의 뿌리가 이 분인가? 씹어먹듯이 읽는다는 말이 멋지다. 네 개의 위를 가진 소처럼 우물우물 되새김질 하는 장면이 생각난다.

 

그의 인생은 우드스턱에서의 5년이라는 풍부한 저수지를 거치는 동안 결정되었다. 그는 과거를 베끼고 모방하는 것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 109

 

천재들의 활동으로 알려진 위대한 성과의 비밀은 타고난 천재성의 결과라기 보다는 오히려 침묵의 10년이라는 땀의 계곡을 행진해온 결과인 것이다. 모차르트나 타이거 우즈 모두 어려서부터 훈련을 받은 특별 수혜자들이었다. 그들은 아버지라는 우연에 의해 특별한 분야에 헌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계속되는 훈련을 견뎌냈다. 우리는 보통 이것을 '침묵의 10'이라고 부른다. - 111

 

나는 내가 진정한 음악가로 태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 재능을 끊임없이 계발하는 대신 그것을 밑천으로 뜯어먹고 살고 있었다.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오케스트라가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세상이 안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 114

 

112 종종 너무 많은 지식은 오히려 창의성을 방해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했다는 낭만적인 이야기는 우연을 가장한 필연에 가깝다. 그는 평생 그 일만을 애써온 과학자였다. 누턴의 방대한 지식 체계와 관심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는 순간 홀연 모든 것을 꿰뚫는 통찰에 이른 것이다. 창의적인 면에서 21세기 과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인 DNA 구조의 발견을 이룩한 제임스 왓슨이나 프랜시스 크릭은 누구도 깨닫지 못한 결정적인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우연처럼 보이는 영감과 통찰은 대체로 모두 이런 전문적 지식과 몰입의 산물들인 것이다. 탁월한 창조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 대한 오랜 헌신과 그 분야의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혁신을 만들어낸다.

그럼 만약 내가 장애학생 개인 내 강점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일에 관심이 있다면, 이걸 꼭 올해의 현장연구 주제로 삼고서 시작할 필요가 없다. 지금부터, 이 아이들을 데리고 시작하면 된다. 헌신과 공부가 있고난 다음에 정식으로 집중을 해서 만들어내면 되겠다. IEP에 요구되는 게 다 이런 것이 아니던가? 이런 것들이 쌓여서 결국 ‘특별한 특수교사의 통찰’과 ‘성과’가 나오게 되리라. 그것이 10년 후의 모습이 되어도 나는 좋을 것 같다.

 

평범함에서 위대함으로의 도약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실천적 비법을 꼽으라면 그것은 매일하는 훈련이다. '동작 하나를 익히기 위해 1만 번을 연습한다'고 하는 것이 김연아만의 대답이겠는가? 매일 할 때 기술이 늘어 기예가 되고, 어느덧 그 사람과 떨어질 수 없는 한 몸, 한 영혼이 된다. 이 때 '춤추는 사람은 사라지고 춤만 남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화가는 사라지고 그림만 남고, 글 쓰는 작가는 어느덧 사라지고 글만 남는 경지는 매일의 훈련이 주는 기막힌 선물이다. 그러므로 훈련의 첫째 요소는 반복이다. 반복, 반복, 오직 반복, 대가가 되는 유일한 실천의 비법이다. 매일 훈련한다는 것은 결정적인 과정이지만 그 훈련이 억지로 강압적으로 노예처럼 하는 것은 아니다. 깊어질수록 스스로 즐거움이 된다. 재능과 잘 일치된 훈련은 다른 것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몰입과 황홀함을 동반하게 되어 있다. 훈련은 땀이므로 노력이 수반되지만 매일 하는 습관이므로 고통이 아니라 일상이다.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천복을 좇는 숙명의 기쁨이 있다. 그것은 처음에는 강제된 훈련이었지만 점차육화되어 기예가 되고, 이윽고 행위자는 사라지고 그 행위만 남는경지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곧 그 사람의 삶의 정체성을 이루게 된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피아니스트다. 피카소는 화가다. 버나드 쇼는 극자가다. 이것보다 그들을 더 잘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다. 우리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해당 분야에서 적어도 10년은 준비해야 한다는 10년의 법칙이나, 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은 투입해야 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은 전문가다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투자 행위인 것이다. - 114

===>단군의 후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이 말을 여러 번 들었다.

 

나는 1991 IBM 아시아 태평양 경영심사관으로 활동하게 된 후, 말하자면 내 인생에 대해 더 높은 차원의 세계를 감지한 후 2000 1인 기업가의 가능성을 가지고 회사를 나오기 전까지 근 10년간 나는 나를 훈련할 시간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회사에서 맡은 업무들 중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면서도 내 적성에 잘 들어맞는 전략적 업무'들에 집중했다. 그 업무에 관한 한 나는 누구보다 잘하기 위해 애썼다. 전략적 업무에 대한 나의 목표는 단순히 업무를 끝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 일들에 대한 내 목표는 탁월함(excellence)'이었다. 최고의 수준을 지향했던 것이다. 특히 마지막 3년간은 회사에서 수련한 내용을 글로 정리하고 써내는 작업을 추가했다. - 119

===>나도 2011년부터 10년간 나를 훈련할 시간을 가지자. 저자의 말을 내 말인 듯 고대로 복창한다. 근무시간 중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면서도 내 적성에 잘 들어맞는 전략적 업무’에 집중하고, 그 업무에 관한 한 나는 누구보다 잘하기 위해 애쓰자. 전략적 업무에 대한 나의 목표는 단순히 업무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탁월함이 목표였다. 최고수준을 지향한다. , 나는 언제나 대충대충 두루뭉수리 넘어가기만 바랬고, 늘 늦었는데 엑설런트를 지향해도 될랑가?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있을까? 머뭇머뭇

 

9년 동안 나는 변화경영과 관련된 전략적 업무를 탁월함의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업무 시간 중 절반인 네 시간 정도를 매일 집중 투자했다. 네 시간씩 일주일에 닷새면 매주 스무 시간을 쓴 것이다. 1년은 대략 50주가 되니 1년에 대략 1,000시간을 쓰게 된 것이다....거기에 마지막 3년 동안 매일 두 시간씩 독학의 시간으로 새벽 두 시간이 추가되었다. 2,000시간이 더해졌으니 9년 동안 1 1천 시간 정도가 투여된 것이다 - 119

===>내 근무시간 8시간 중 4시간을 집중투자한다면 그 중 절반 2시간은 수업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교사로 남아있는 한 ‘수업’이 핵심이므로 여기에 엑설런트한 게 있어야 한다. 2시간은 집중투자 대상, 나머지는 무난히 하자. 그 중 한 시간은 특수학급 수업, 한 시간은 통합학급 수업지원(교수적합화)으로 하자. 올해의 대상은 작년에 용을 써서 2명을 한 반에 넣은 6학년 경도 정신지체학생들의 반이 될거다. 그 통합학급 샘은 협력하여 일하는 동안 배울 점이 많은 정말로 존경스런 분이다. 수업을 마친 후 오후 시간 중 2시간 동안은 특정 주제를 정해서 현장연구를 하면 재미있겠구나. 근데 수업후 이런저런 일이 있어 2시간을 통째로 집중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10년을 내다보고 자박자박 가는 거니까 당장 어떻게 안된다고 안달낼 필요는 없겠다. 나는 오십살의 나를 상상해 봐야겠다.

 

지금까지 새벽 4시에 일어난 지 13년이 되었다. 매일 새벽에 두세 시간씩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 두세시간 정도는 책과 더불어 보낸다. 그러니 매일 다섯 시간 내외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매년 한권의 책을 출간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될 것이다. 이 낙관의 근거는 분명하다. ''매일의 습관'이 나를 이끌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 120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 생활하고 있는 내가 조지프 캠벨의 일생 중에서 가장 놀라워하고 부러워하는 부분은 젊었을 때 우드스턱에서 보낸 5년의 시간이다. - 120

 

평범한 자가 비범한 자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한 분야를 정하고 들이파는 것이다. - 121

===>나에게는 이런 분야가 뭘까?

 

견딤 셋, 여명처럼 고독을 지키다.

 

다섯 번째 이야기는 고독을 견디지 못하면 존재를 지킬 수 없다는 이야기다.

스스로 깨달은 진실과 통찰을 오랫동안 지키고 매일 수련하다 보면

세상과의 괴리때문에 고독해지게 마련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매일 하는 것,

그것이 곧 고독이다. 고독에 지면 세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꿈은 사라지고 평범한 곳으로 다시 되돌아온다. 고독을 견디는 자만이 위대해진다. - 124

 

그해 7 27일 헤브라이 종교의식에 따라 나는 파문을 당했다. 나는 그들에게 불려가 파문의 의식에 참여해야 했다....누구나 그와 입으로 말을 주고받지 말고, 글로 그와 의사를 주고받지 마라. 아무도 그를 돌보지 마라. 아무도 그와 한 지붕 밑에서 살지 마라. 아무도 그에게 접근하지 말고, 누구도 그가 입으로 전하거나 글로 쓴 문서를 읽지 마라. - 127

===>투명인간 취급

 

이 고독과 불행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철학과 믿음 때문이었다. 나는 미움이란 어떻게든 사랑해보려고 애쓰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 128

 

정신은 무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랑과 너그러움에 의해 정복된다. 나는 언덕 위의 빛 속에 서 있는 듯 했다. 또한 나는 신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려 했다....신의 관점에서 보면 미래란 과거와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미래에 일어나도록 예정되어 있는 일은 결국 일어나기 마련이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 128

 

고독과 시련을 겪으면 사람들은 매우 표독해지거나 반대로 매우 온순해 진다. 나는 다행히 매우 다정하고 평온한 사람이 되었다. ..나는 생계를 꾸리기 위해 렌즈를 연마했다...그 당시 유대인 학자들은 학문에만 써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으므로 누구에게나 생계를 유지할 기능을 익히게 해야 한다는 유대율법이 몸에 배어 있기도 했다. 유대인들에게 노동은 신성한 것이며, 직업을 가지지 않은 학자는 결국 부랑인이 되어 사회에 짐이 될 뿐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한 푼도 남길 수 없을 만큼 조촐하게 살았지만 나는 행복했다."비록 내가 자연적 오성으로 수집한 결과가 진실이 아님을 알게 된다 하더라도 나는 그것을 불만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게는 그 자체가 유쾌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나날은 탄식과 슬픔 속에서가 아니라 평화와 밝음과 환희 속에서 지나가고 있다." - 130

 

파문이라는 시련은 스피노자로 하여금 그저 촉망받는 유대의 신학자로 살아 갈 일생을 '근대의 가장 위대한 유대인 철학자'로 살아가게 도약시켰다. 고독이 그를 위대하게 했다. 그는 평온을 사랑했으며, 무엇보다 철학적 사색의 자유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거부했다. - 132

 

133 고독은 모든 위대함의 필연적 보상인지도 모른다. 나는 또 한 사람의 고독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고독에 치여 정신의 위기에 처한 모든 사람을 치료하려고 했던 20세기 최고의 정신 의학자의 고독에 대해 말이다.

 

133 친구 프레데릭 플리스는 외로운 프로이트에게는 세상으로 가는 문이었다.

 

134 외로움은 길었다. 1913년 신경쇠약 직전까지 간 프로이트는 이렇게 회고했다.

 

당시 나는 고독의 극에 달해 있었다. 옛 친구는 모두 잃었고, 새 친구는 아직 생기지 않은 상태였다. 아무도 나를 주목하지 않았다. 그나마 내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오기 때문이기도 하려니와 <꿈의 해석>을 막 집필한 참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시기를 살아내고 견뎌내서 긍지와 행복을 느낀다.

 

134 스피노자나 프로이트에게만 고독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 나는 자신의 삶을 자신의 생각에 모두 바친 또 한 사람의 이야기를 더 하려고 한다. 그 사람은 바로 니체다. 그는 “누구든 그 사람에 얽힌 일화 세 가지만 들으면 그 사람의 특성을 알 수 있다”고 했었다. 그의 주장에 따라 세 가지 일화를 통해서 그가 어떤 위대함의 궤적을 따라 갔는지 추적해보자.

지적허영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부분에서 저자의 평소의 독서와 ‘독서를 즐김’이 나타난다. 그가 평소 말하던 방식으로 니체를 소개한다니 멋지다.

134 죽음을 가까이 둔 생활은 죽음과의 투쟁에서 얻은 의지 뿐 아니라 태양과 생명, 웃음과 같은 삶의 긍정성도 되돌려주었다. 그는 부드러워지고 여성을 그리워하게 되었다. 그러나 마음에 둔 루 살로메는 그의 사랑에 응하지 않았고, 니체는 고독과 침묵 속으로 도망갔다. 섬세하고 다혈질이며, ‘정신적 풍요에 도취된 인물’이었던 그는 쓸쓸한 고원에서 그의 최고작을 쓰기 시작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883)>는 이때 쓰이고 이렇게 시작한다. ...이 책은 그의 최고의 걸작이다. 이때 그의 믿음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 책은 니체의 복음서이며, 그 후에 쓰인 다른 책들은 모두 이 책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힘들었을 때 최고작을 쓴다. 그 책이 그에게 구원이 되어주었겠구나.

 

노력하여 책을 쓸 필요가 있을까? 이 과정은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잘 할 수 있을 지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분명, 힘이 들겠지만 책읽기나 글쓰기가 나의 천복, 하늘이, 신이 내 마음창고에 내장해둔 야생의 재능이라면 그걸 하는 과정은 몰입과 황홀을 동반하리라. 그러니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을 마다하지 않고 즐기게 되리라. 들러붙어 있을 필요가 있다. 이 책 <깊은 인생>은 고독 속에서도 10년은 들러붙어 있으라고 말한다. 그게 용기이며 배짱이라고. 혁명 중 최고인 자기 혁명, 창조 중 최고인 자기 창조는 매일의 실천이 쌓여서 온다고 말하면서.

 

137 언젠가 많은 것을 가르쳐야 할 이는

많은 것을 가슴속에 말없이 쌓아둔다.

언젠가 번개에 불을 켜야 할 사람은

오랫동안 구름으로 살아야 한다.

니체의 책에서 본 듯도 하다. 나는 연구원1년차의 독서를 건성건성했다. 그게 내가 많이 늘지 않은 이유다. 다른 이들은 열심히 하셨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열심히라기 보담 제대로 해 보자.

 

137 그러나 이 위대한 책은 40부 밖에 팔리지 않았다. 그나마 일곱 부는 기증본이었다. 시대는 그를 이해하지 않았고 그처럼 고독한 사람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시대를 구름으로 살았다.

 

138 그가 미친 것은 ‘자연의 자애로운 배려였고, 젊어서 그렇게 완강했던 저항 대신 쇠잔한 평화와 안정’을 얻게 되었기 때문이다.

 

141 화상 다니엘 헨리 킨바일러는 이렇게 회고했다.

“그가 느낀 정신적 고독이란 참으로 공포스러웠을 것입니다. 다들 괴상하고 기형적인 작품이라고 말했으니까요.

피카소 역시 인정받지 못한 고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림은 자유다. 도약하다 보면 밧줄을 놓쳐 추락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이 부러질 위험을 피하려면 도약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들이 인정하지 않는 이미지를 창조해야 한다.

그의 작품은 그의 정신적 변천사였다. 스스로도 '내 작품은 나의 일기'라고 말했다. 어쩌면 작품 세계를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가장 충실한 대화 상대는 그의 일기장인 스케치북이었는 지도 모른다. - 141

 

142 갈릴에오 갈릴레이는 비난과 투옥에 시달렸다. 심지어 그의 과학적 스승인 조르다노 브루노는 말뚝에 묶여 화형에 처해졌다. 찰스 다윈은 격렬하게 비난받았고, 빈센트 반 고흐나 요한 세바스찬 바흐 모두 생전에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존 케인스 역시 무시당했다.

저자는 이런 역사적 인물에서 고독을 견뎌나갈 힘을 얻었다.

 

고독은 마치 영혼의 고통을 담는 용광로 같아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제련 과정이다. - 142

 

143 철학이 없는 뛰어난 인물은 없다. 왜냐하면 철학은 질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 도대체 어느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카를 야스퍼스의 말은 옳다. ‘철학이란 도중에 있는 것이며, 질문은 대답보다 중요하며, 모든 대답은 새로운 질문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생활 속에 있다. 그러므로 제대로 살고 있다는 것은 철학을 한다는 뜻이다. 그것은 내적인 대화이기 때문에 플라톤과 헤겔의 책을 뒤적이지 않아도 좋다.

삶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게 ‘철학’이구나! 그럼 나는 철학을 하면서 살고 있는거로군. 그의 설명으로 인해 철학이 갑자기 가까이 다가온다.

 

145 평범함을 넘어선 모든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따른 사람들이다. 자신의 생각대로 살아볼 수 있는 제 세상 하나를 가진 자, 그들이 바로 평범함을 넘어 자신을 창조한 인물이다.

 

146 나는 변화경영사상가다. 글을 쓰니 작가고, 강연을 하니 강연가지만, 이것에 굳이 직업적 의미를 두면 혁명가에 가깝다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잠재력의 운무에 잔뜩 가려진 위대한 자신을 발견하라고 선동하기 때문이다.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라고 외쳐대기 때문이다. 인생의 가장 큰 죄는 인생을 낭비한 죄라고 압박하기 때문이다.

혁명가는 본질적으로 선동가일 수 밖에 없다. 혁명가는 가슴에 불가능한 것을 품고 있는 사람이다. 나 역시 매일 꿈꾸는 법을 훈련한다. 불가능한 꿈을 꿀수록 매일 그 불가능을 믿는 훈련을 통해 정신 근육은 단련된다. 불가능한 일을 믿을 수 없다고? 그것은 소용없는 일이라고?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대한 일 중 어느 하나도 한때 불가능하지 않았던 적이 없다. 누군가는 꿈을 꾸고 목표를 정하는 순간 그것은 현실의 세계로 이끌려왔다. ‘가슴에 불가능한 꿈을 품자. 매일 꿈꾸는 연습을 하자. 아침밥을 먹기 전에 불가능한 일 하나씩을 믿어보자.’ 이것이 내가 매일 새벽에 하는 일이다. 이것은 곧바로 내가 글을 쓰는 행위로 이어진다. 나는 새벽에 꾼 꿈들을 가지고 하루를 시작한다.

글쓰기는 그에게는 도구다.

글쓰기보다 우선하는 건 삶을 혁명하는 일, 불가능한 것을 보고 실현하는 일인 듯.

이게 바른 순서인 듯 하다.

 

147 새벽의 축조물인 나의 책들은 현실로 탄생하지만 그 속의 내용들은 꿈들이다.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 꿈들. 나는 그것이 또 하나의 현실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는 알게 되었다. 믿음의 체계가 곧 현실인 것이다. 가슴속 깊은 곳의 믿음을 바꾸는 순간 나의 인생도 바뀌었다. 인생은 믿음이 자신을 구현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완성이 삶의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그 자체가 삶의 목표다. 그러므로 멈추어 서는 순간 더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늘 살아 있음, 이것이 삶을 시처럼 사는 것이다. 시는 황홀로 쓰이는 것이니, 이때 마음 속에서 신을 만나게 된다.

그는 시인이 되었을 거다. 시간이 그에게 좀더 있었다면 분명히 시집을 내었을 거다.

저 말대로 그는 마지막까지 ‘늘 살아있음’의 상태를 지향했다.

그가 시를 지향했으므로 시처럼 살고 싶어했지만 나는 ‘시’를 지향하지 않는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나무는 나의 깊은 동기와 연결된다.

이게 내가 신을 만나는 통로 중 하나가 될 거다.

나는 늘 나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다. '나는 나를 혁명한다'라는 선동이 오랫동안 내 안에서 조금씩 자라 나의 의무가 되었다. - 148

 

그러나 불가능한 것을 믿는 것만으로는 혁명을 이룰 수 없다. 혁명을 이루게 하는 것은 실천이기 때문이다. 실천은 곧 시간이 누적적으로 쌓인 것이다. ..하루의 경영에 실패하면 화가가 손을 뗀 그리다만 꿈은 초라해진다. 한 줄기 무상의 바람이 불고 이내 꿈은 추억이 된다. - 150

중요한 것은 하루의 경영이다. 나는 그의 책 중 하루의 경영에 대한 걸 읽으리라.

<신화 읽는 시간>에서 저자가 소개한 바로는 그건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또한 자서전을 꼼꼼히 읽을 거다. <나 구본형의 변화이야기> 40대의 자서전이다.

나는 이제 40대 초반에 있다. 얼마나 좋은가?

 

나는 나의 골목길을 발견했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곳, 그 길이 아무리 좁아도 내 길이라는 것, 고독이 가장 효과적인 무기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경쟁하지 않는다. 싸움이 내 장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경쟁은 없지만 수요는 많은 곳을 나의 촉수는 감지한다. - 151

 

작가도 1인 기업가도 태생적으로 외로운 존재방식이다. 1인 기업가이며 작가가 되어 살기 시작할 때 나는 이 고독을 견딜 수 있도록 3가지 행동철학을 세워두었다. 10년 째 나는 이 철학에 의지해 걸어왔다. 첫째, 나는 이제 더는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하며 살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오직 나의 명령에 따라 산다. 나는 작더라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제국을 원한다. 두 번째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의 양을 늘이는 것이다.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의 양을 늘림으로써 자유의 양을 늘이는 것이다...세번째는 본업을 통해서 세상의 밝음에 기여하는 것이다. 나는 다른 이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응원하는 일을 한다. 이것이 나의 기쁨이 되었다. 결국 나의 철학은 자유를 옹호한다...세상 속에서 비위를 맞추며 사느니 차라리 내 마음대로 사는 고독을 택해도 좋다고 생각한 지 오래다. 나 스스로 가족이 먹을 것을 벌고, 스스로 선택한 천직으로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만드는 일에 기쁘게 참여하는 것, 이것이 나의 믿음이다. - 152

 

넘어섬, 깊은 인생으로 들어서는 세 번째 문

 

넘어섬 하나, 천둥같은 스승을 얻다.

 

여섯 번째 이야기는 스승에 대한 이야기다. ‘그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우리는 이 질문을 수없이 되뇌며 길을 걷는다. 나의 고독을 만들어주고 동시에

이해해주는 사람, 단 한 사람이어도 좋다. 화두를 던져주고 깨달음의 경지를

나눌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어른, 적어도 한 사람의 스승은 있어야 한다.

힘들 때 마다 ‘스승이라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내심 물어볼 그분을 얻어야 한다. -158

 

그리하여 우리는 스승과 제자가 되었다. 스승은 나를 좋아하시고 늘 곁에 두셨다. 나 역시 스승이 좋아 늘 그 곁에서 배웠다. - 160

 

스승은 어떻게 도에 이르는지는 설명하지 않으셨다. 다만 도에 이른 다음의 경지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이 말은 나를 깨우쳤다. - 161

 

“네가 그 곳에 있었다면 고양이를 살려주었을 것이다” 스승은 화가 나 계셨다. 선을 하는 승려들은 마땅히 집착을 끊어야 한다....스승은 그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집착의 대상을 단번에 두 동강 내었으나 살생을 하셨으니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나는 스승에게 승려들을 대신하여 사죄하고 싶었다. ...전도된 가치를 표현하고자 발에 신는 신발을 머리에 이고 나왔다. 그리고 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스승의 마음을 풀어드리고 싶었다. 스승이시여, 이제 그만 화를 푸시고 편히 쉬십시오. 사실 내가 스승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 것은 내게 이미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승은 늘 내 마음을 알아주셨다. - 162

어떤 제자와 스승이 될까에 대해 정민선생님의 책을 읽어보겠노라 생각했었다.

올해 읽어보자

 

문이란 마땅히 안에서 열어야 한다. 나는 열쇠가 없더라도 내 손으로 혼자서 열고 나오면 된다. 스승이 문틈으로 열쇠를 건네주기는 했지만 그것은 사실상 문을 열고 나오는데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 스승의 행위는 마음의 소리에 대한 상징적 메아리였다. 문이 안에서 열리듯 모든 배움과 깨달음은 안에서 스스로 익어 터지는 것이다. - 163

 

165 같은 밧줄에 몸을 묶고 산을 오르다.

 

165 이 두 사제지간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중국의 선승들 사이의 많고 많은 아름다운 이야기들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백미가 아닐까 한다.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는 늘 우리를 감동시킨다. - 166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지 않았다. 그의 많은 제자 가운데 특히 두 명의 제자가 스승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남겨두었다. 한 사람은 플라톤이고 한 사람은 크세노폰이다. - 166 상상력과 추론이 뛰어난 천재, 그리고 우직하고 고지식한 군인 이 두 사람이 같은 스승을 두고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 이런 정황 속에서 당신은 누구의 말을 더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167

 

스승은 제자의 정신적 골수와 심장으로 보존된다. 그리고 제자들은 스승의 가르침으로 도약하고 진화한다. 오직 좋은 제자만이 눈부신 성장으로 그 스승을 빛나게 한다. 그러나 스승만이 제자의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 168

이게 남은 제자들, 또는 나의 일인 듯 하다.

일단 그의 가르침으로 인해 도약하고 진화하는 것.

 

168 스승만이 제자의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사우들의 중요함. 도반의 중요함.

 

1921년 드디어 <황무지>의 초고를 파운드에게 보여주게 되었다. 그러나 이 초고는 막연하고 장황했다. 파운드는 조언과 더불어 산만한 부분을 덜어내고 과장된 부분을 잘라내고, 남은 부분은 날카롭게 다듬었다. 결과적으로 훨씬 간결하고 힘찬 시가 탄생했다...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시’, ‘폭과 깊이와 아름다움을 갖춘 위대한 시’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에즈라 파운드의 결정적인 도움으로 엘리엇은 그렇게 바라던 자신의 목소리로 된 시를 써냄으로써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시인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169

폭과 깊이와 아름다움을 갖춘 시를 읽어보고 싶다.

 

대중에게는 외면과 침묵을 받았던 이 작품이 브라크에게는 혼을 빼놓는 그림이었다. 브라크는 이 그림을 본 소감을 ‘누가 휘발류를 마시고 불을 뿜어내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피카소는 도발적이었고 조르주 브라크는 그 도발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다. 피카소는 이제 경계를 넘어서는 모험에 대해 지지하고 격려하는 동지를 얻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운명적인 공동 작업자가 되었다. 그 후 그들은 몽마르뜨에 살면서 거의 매일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참으로 즐거웠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브라크의 표현대로 그것은 ‘같은 밧줄에 몸을 묶고 함께 산을 오르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 170

 

이 기간동안 피카소는 노트 기록을 거의 하지 않았다. 살아 있는 협력자 겸 동지 겸 비평가를 만났기 때문에 홀로 자신의 생각을 적어두고 다듬어간 고독한 일지의 필요성이 많이 줄었기 때문일 것이다. - 170

===>반대로 말하면 백아에게 종자기인가 종아에게 백자기인가, 한 사람이 켜는 거문고 소리를 그것으로 알아듣는 지음이 오기 전, 이런 상대가 없는 동안에는 ‘고독한 일지’형태는 지속이 되어야 한다. 진심으로 필살기를 개발해서 다듬어 갈 생각이라면, 단군의 후예 300+에서든, 블로그에서든 어디서든 10년을 갈 일지를 쓸 필요는 있겠다. 하지만 혼자 하기에는 의지가 약하고 불안한 나는 지켜보는 안전하고 신뢰로운 울타리, 도반가 있으면 더 좋겠다. 혼자서 쓸 수 있으면 더 좋지. 사실 많은 이들은 혼자만의 일지를 꾸준히 써오고 있다. 내가 존경하는 아부지만 해도 농사일기를 30년 이상 매일 써 오고 있다. 그러니 나도 쓰자. 내 업에서 필살기를 만들어 가는 고독한 일지를. 지금부터 교사로서 일하는 걸 쓰기 시작해도 20년은 쓸 수 있다. 그게 내가 이 업을 마치는 때 나에게 주는 선물이 아닐런지.

필요성은 금방 아는구나. 실천이 어렵구나. 이 책을 읽고서 저렇게 소감을 달아놓고 ‘일지쓰기’는 제대로 실천이 안되고 있다.

 

예술가에게 고독의 쓰라림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누군가와 그 고독을 나누어 세계의 일원이 되는 친밀한 격려와 이해의 시간도 꼭 필요하다. ...협력은 일정부분 자아의 희생이 필요하고, 따라서 피카소는 공동 작업을 통해 상당 부분 자신을 억눌러야 했을 것이다. - 170

예술가의 지지와 이해를 위한 시간, 집단. 지지집단. 어디서?

 

입체주의라는 실험 시기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극이었고, 숨을 쉴 수 있는 통로였으며 버틸 수 있는 지지대였다. 그들은 비평가들이 그들의 작품을 보고 ‘기괴하고 야만적이며 우스꽝스러운 고의적 충격’이라고 표현했을 때 그 언어적 논란과 모멸을 나누어 가졌다. - 171

 

사람은 사람을 통해 성숙한다. 그 관계가 스승과 제자든, 선배와 후배든, 예술가와 후원자든, 아니면 서로를 이해하는 동료든 사람은 사람을 통해 영향을 받게 된다. 때때로 누군가의 인생에 한 사람의 영향력은 절대적이고 압도적일 때가 있다. 이 때 그 사람은 진정한 스승의 역할을 해주게 된다. 중국 명나라 시대의 이탁오라는 학자가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친구가 될 수 없으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으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그렇다. 사람은 이렇게 서로 연루되고 결합되면서 자신의 삶의 도약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수 밖에 없다. 만일 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 줄 누군가를 얻지 못한다면 비록 재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고독은 그저 극도의 고독으로 끝나거나 내부와 외부가 갈등하는 파괴적 불화나 구제 불능의 미숙으로 그치고 말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사람을 얻어 진정한 관계 속에 놓이게 될 때, 결정적 지지와 도움으로 새로운 세계로 건너뛸 수 있게 된다. - 172

===>이거는 절에서 말하는 상가와 비슷한 개념이구나. 함께 길을 가는 현실적 귀의처가 깨달음의 필수요건이라고 들었다. 그래서 부처님과, 법과 함께 상가에 귀의한다고 날마다 고백하지. ‘내가 수행하는 힘은 모두 당신에게서 옵니다. 내 옆에 함께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당신 옆에 함께 있습니다.

이런 결정적인 역항을 해줄 누군가를 얻지 못하면 고독이 고독으로 끝나버릴거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집단을 얻으라 한다. 그가 만든 살롱9, 수요 어바웃미데이, 목요강좌들이 이런 목적에서 만들어졌으리라. 나는 이런 부분에 매우 취약하다. 그러니 ‘네’ 하고, 서툴고 두렵지만, 그가 안내하고 당부하는 대로, 거기 소속되려는 노력을 해보자.

 

나는 좋은 제자가 못되어 드렸다. 그동안 많이 찾아뵙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나처럼 그분을 좋아하는 제자는 아마 없을지도 모른다. 내 삶의 한 모퉁이를 돌 때마다 그분은 거기 계셨고, 내 인생의 갈림길마다 나는 그 분에게 갈 길을 물어보곤 했다. 물론 직접 찾아가 물어본 것은 아니다. 갈림길과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그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 173

 

3일에 소연, 5일에 대연을 베풀며 술을 마셔댔다. - 175

 

다음날 선생님 앞에서 담배질을 한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떠벌리곤 했다. 선생님은 그렇게 젊은이들의 유치한, 그러나 일상 속의 무용담 속에 존재한다. - 176

 

선생님은 바둑 한 판으로 우리를 잠재우셨고, 잔소리 한 마디 없이 연구실을 연구하기 참 좋은, 여름 토요일 오전 침묵으로 가득한 깊은 공간으로 만드셨다. 우리는 늘 이런 선생님의 능력에 놀라곤 했다. - 177

 

콜링우드의 ‘역사학 개론’을 가르치시며,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그 뜻을 대략 이랬다. ‘이론이 그 자체로 모두 옳은 것 같아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우면 직접 겪어 체험해보아야 한다.’ 이것은 플라톤의 가장 아릅답고 감동적인 두 개의 대화편 <파이드로스> <크리톤>에서 가르친 것을 연상시켰다. “논리의 시험을 거치지 않은 경험은 웅변이 되지 못하는 잡담이며, 경험의 시험을 거치지 않은 논리는 논리가 아니라 부조리다.”라는 가르침과 섞여 천둥같이 내 가슴을 울렸다. - 178

 

지금 생각하면 그 뜻은 분명히 말 그대로 바로 그 뜻이었음을 알게 된다. ‘인생에는 여러 가지 길이 있다. 스스로 모색해라, 헌신하고 모든 것을 걸어라, 그러나 그 길이 아니라 하더라도 실망하지 마라. 앞에 다른 길이 나오면 슬퍼하지 말고 새 길로 가거라 어느 길로 가든 훌륭함으로 가는 길은 있는 것이다’ 아마 그런 말씀이셨을 것이다. - 178

 

우리는 선생님을 두려워했다. 그 무서움을 깊은 존경심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 179

 

봄꽃이 한창 흐드러지게 피어 난만한 5월에 그분들이 점심을 드시러 함께 식당으로 가는 것을 보며 우리는 늘 감탄하곤 했다. 당대를 풍미하는 학자들이 저렇게 서로 어울려 함께 공부하고 함께 식사하고 함께 삶을 사시는구나 하는 부러움을 가졌다....우리는 모교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역사학과에 대해 더 많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선생님들이 우리를 가르치고 있다는 데서 오는 힘이었다. - 180

===>, 참 아름다운 장면

 

지식인성명의 대표자였던 선생님은 학교를 떠나시게 되었고, 우리는 선생을 잃었다. 나의 길은 불투명해졌으며, 나는 다른 분 밑에서 계속 공부하고 싶지 않았다. 나의 바람은 선생님에게 배우는 것이었다. 대학원을 나와 그해 12월 나는 직장인이 되었다. - 181

 

저는 선생님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 183

이런 고백을 변경연의 많은 이들도 헌사로 바치리라.

 

세상을 살며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친 사람들을 정리하여 그것을 모아두면 한 사람의 자서전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직접적으로 발가벗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나의 이야기’로서의 자서전이 아니라, 내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야말로 너무도 결정적인 내 삶의 증거들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피터 드러커는 자서전을 쓰면서 자신에 대한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에게 심대한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영향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서 그것이 관찰자의 운명을 타고난 자신의 이야기라 불렀다. 선생님은 내 삶을 이룬 중요한 상징적 테마였고 질문이었으며 가능한 대답의 하나였다. -184

===> ‘내 인생의 시 33편 프로젝트’도 어쩌면 시를 통한 나의 이야기일 수 있겠구나. 이번 수련과정을 통해서 여러 번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겠구나. 지원서를 내면서 20페이지의 개인사를 쓰면서 알게된 것이 많았다. 시를 가지고 또 한 번 돌아보고, <깊은 인생>을 갖고 또 돌아보게 된다. 힘들지만 종합선물세트네. 충실히, 즐겁게 해보자. 그런데 시집을 일부러 챙겨 읽지 않았던, 시와 무관하게 살았던 내게 33편이나 시가 찾아와 주었을까? 한 번 찾아보아야겠다.

저런 책이 가능하다면, 그러니까 ‘자기사랑’에 대해서도 충분히 신화 뒤에 숨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오히려 보잘 것 없는 내 삶보다 더 풍부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의 관심이 ‘변화’에 있듯(이건 그의 화두다), 나의 관심은 언제나 ‘자기사랑’에 있다.

 

보통의 선생은 그저 말을 하고, 좋은 선생은 설명을 해주고, 훌륭한 선생은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영감을 준다는 말이 있다. 나는 선생님에게서 학자의 모범을 보았고, 어두운 길 위에 뿌려진 달빛 같은 영감을 받았다. 내가 선생님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으니 나도 선생님처럼 누군가의 좋은 스승이 되고 싶다. 한없이 모자라는 사람이지만 선생님은 내게 이 열망을 품게 해 주셨다. 나이가 들어 연구원들을 모으고 그들과 함께 책을 읽고 책을 쓰는 일을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나는 너무도 분명히 훌륭한 선생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고 만질 수 있는 행운을 가졌던 것이다. - 185

 

넘어섬 둘, 나를 넘어 세계에 접속하다.

 

일곱 번째 이야기는 자신을 스스로의 별로 만든 이야기다. 나를 넘어서지 못하면

위대해질 수 없다. 모든 위대함은 나로 시작해서 나를 넘어선 우주에 다가가는 것에 있다.

그것은 나와 우주의 화해이며 통합이다. 위대하다는 것은 세속의 성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를 넘어서는 더 커다란 것에 대한 그리움과 지향성을 갖지 못하면

우리의 정신은 고양될 수 없다. 평범함은 아직 개화되지 않고 숨어있는

위대함에 대한 다른 말이다. 평범함이 깨져야 위대함이 발아한다. - 188

아침마다 외우는 ‘정토행자의 서원’이 나에게 이런 커다란 역할을 해주고 있구나.

말로만 하더라도 계속 해보리라.

 

열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 때 나는 우리집 계단에 앉아 있었는데 어머니가 누군지 알 수 없는 것들에게 버럭버럭 화를 내며 복도를 닦고 계셨다. 틀림없이 삶의 무거운 짐을 어머니에게 던져주고 떠난 가혹한 운명에 대한 저주였을 것이다. - 190

 

어머니는 사랑이나 일과 마찬가지로 인생도 복잡한 것이 아니라고 가르치셨다. - 190

 

나이트 클럽의 이름은 엘 쿠바나였다. 언젠가 내가 집에 들렀을 때 어머니는 은색 루렉스 드레스 차림으로 담배를 입에 물고 바에 앉아 계셨다. 어머니는 그전까지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셨다. 그저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내고 분위기를맞추기 위해 배우신 것이다. 저속하기는 하지만 완벽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나 역시 무슨 일을 하든지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썼다. 학교를 졸업하고 교사생활을 하면서 될 수 있으면 내 수업에 드라마와 음악을 도입했다. 중세 역사를 강의할 때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틀고, 1차 세계대점을 강의할 때는 전쟁 시를 낭송했다. - 190

==>아 이런 수업 재미있겠다. 공연같은 수업.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오늘은 저 선생이 뭘 갖고 왔지?’ 기다리는 수업. 내가 재미있는 수업. 내가 바라는 모습이다. 언제나 해 보려나?

 

내가 직업으로 교사를 계속 가진다면 그의 가장 중요한 일은 ‘수업’이기 때문에 필살기는 수업 안에 한 개가 있어야 한다. 또 다른 것은 업무 중에 범용성이 있는 것을 고르면 어떨까? 일단은 학교 업무 중에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면서 잘 할 수 있는 업무를 골라 탁월하게 해내면 어떨가? 일반학교, 특수학교에 범용성이 있는 업무는 방과후 교육복지 업무다. 사실 지금 맡고 있는 업무다. 그런데 여기에는 내게 맞지 않는 업무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

먼저 수업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지는 내가 가장 장기와 훈련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쨎든 ‘저 교사는 이런이런 수업방식에 뛰어나’라는 게 한 방향은 있어야 한다. 그게 뭘까? 나는 어떤 수업 방식을 재미있게 잘 할 수 있을까? 과목을 찾아야할까? 아니면 주제를 찾아야할까?

 

후보 1, 기능적 생활교육 - 나는 장애 있는 아이들에게 물걸레를 쥐어주고 청소시키고, 청소기 사용법을 가르치고, 니 그릇은 니가 설거지 하라고 팥쥐엄마처럼 태연히 말하는 거 잘 할 수 있다. 어릴때부터 일하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좋은 것이었을까?

 

후보 2번 주제 중심 통합교육과정 -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읽기나 화초와 채소 기르기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통합해서 운영하는 것, 그러자면 교육과정에 대한 공부와 이해가 필요하다. 많이 필요하다. 교육과정 전체를 꿰고 있어야 이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런 방향은 국가수준 교육과정이 고시될 때 교사들에게 권장되는 바다. 학급 수준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하는 것이니까. 이게 좋겠구나. 이거 안에 기능적 생활교육을 엎어서 갈 수 있다.

 

나는 올해(2013) 수업실기대회를 단독으로 나가겠다고 말은 했는데 지도안을 안짜고 끙끙대고 있다. 저런 기본적인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에 단 이틀만에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교사 생활은 재미있었다. 그러나 내게는 방랑벽이 있어서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 191

 

제네바에 있는 UN사무실에 취직했다. 나는 이렇다 할 자격증이 없었기 때문에 원서만 보냈다가는 떨어지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직접 인사 담당자를 찾아가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나 자신을 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담당자를 설득하여 일자리를 얻었다. 에너지와 열정은 사람을 질리게 한다. 나는 UN을 매혹시키는데 성공했다. 2년 동안 전 세계를 떠돌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는 내게 한 청년을 소개시켜주셨다. 그가 바로 르도 고든이었다. 그는 농사꾼의 아들이었지만 동화작가가 되고 싶어했다. 사흘 뒤 나는 그와 동거를 시작했다. 나는 교사 일을 했고, 그는 공사장 인부로 일했다. 그러다 첫 딸을 낳았다. - 192

===>아니타는 그냥 뛰어든다. 재고 말고 안한다. 일단 가 보고, 아님 말지 정신이네.

 

남편 고든은 오래전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뉴욕까지 말을 타고 여행해보는 꿈이 있었고 그가 그 꿈을 계획하는 동안 나도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여 생계를 꾸려보고 싶었다. 나는 자연식 피부관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할머니들의 주방용 비법에 관한 책들을 빠짐없이 읽었다. 쓸만한 비법을 만날 때마다 나도 그렇게 해 보았다. - 192

===> 그여자에 그남자군. 저 꿈도 상당히 독특하다. 정말 말을 타고 가봤을까?

 

나는 매장을 모두 진한 녹색으로 칠했다. 그 당시는 녹색이 환경운동을 상징하는 때가 아니었다. 그저 벽에 있는 습기 자국을 지워줄 수 있는 유일한 색깔이었기 때문에 그 색을 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내가 구할 수 있는 가장 싼 용기는 병원에서 소변을 채취할 때 쓰는 플라스틱 병이었지만 그것도 충분히 살 수 있는 형편이 못되었다. 그래서 고객이 빈 병을 가져오면 거기에 리필해주었다. 재활용이 우리의 비즈니스 특징이 되었다. -193

 

따지고 보면 모든 성공의 요인은 사실 내게 돈이 없었다는 점이다. 돈이 없고 배가 고프면 창의력이 생긴다. 노력하지 않아도 가질 수 있으면 생각하지도 않고 추진력도 생기지 않는다. 다른 성공한 기업가처럼 궁핍이 나를 생각하게 했다. 나는 아웃사이더였다. 이민자의 노동윤리를 가진 아웃사이더였기에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일을 할 때 화가나 작가와 같은 열정이 나를 휩쓸고 지나갔다. 나는 궁핍으로 인해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믿었으며, 그것을 실현하고 그것으로 먹고 살고, 그것으로 이익을 내기를 바랐다. 보디숍은 내 손으로 만든 내 자식이었다. 그것은 또 다른 내가 되었다. - 194

 

내게 삶은 늘 고마운 것이었다. 내가 삶에 해준 것보다 삶이 내게 해준 좋은 일이 열 배, 백 배 많았다. - 194

 

기업가들은 대체로 광기의 후광에 쌓인 사람들이다. - 194

 

창의력은 아마 마술일 것이다. 그것은 아마 상상력일 것이다. 체계적으로 혼란을 만들어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해방되는 것이 창의력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창의력이 없이는 기업가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아주 분명한 사실이다....생각만 가지고 그런 것은 아니다. 실제로 그것을 해낼 수 있다는 집념을 가지고 있다....그 어리석은 일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병적일 만큼 낙천적이다. - 195

 

위대한 기업가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또 하나는 그들 모두 하나같이 사회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비즈니스란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재무학이 아니다. 그들은 사회를 바꾸어보려는 개혁가들이기 때문이다. - 195

 

또 하나가 있다. 그들은 그들의 꿈과 아이디어, 사회를 변혁시키겠다는 생각을 이야기로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일반인들의 공감을 얻어낸다. 그들은 모두 위대한 이야기꾼들이다. - 195

===>기업가들이 개혁가이고, 이야기꾼이고, 광기에 휩싸였다는 건 의외의 이야기다. 나는 ‘재무학’으로 비즈니스를 생각한 사람 중 하나인듯

 

나는 녹색칠을 한 코딱지만한 창고에서 자연식 화장품을 만들어 팔면서 백만장자가 되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저 내 마음속 그 아이디어에 흠벅 빠져 있었을 뿐이며, 그 일로 어떻게든 아이들과 먹고살려 한 것 뿐이었다. 그래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나는 보디숍에 헌신적으로 매달렸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어떤 것을 보든, 단어 한 개, 포장지 한 장, 스테인리스 깡통 하나도 모두 보디숍과 연관을 지어 생각했다. - 196

 

보디숍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면서도 어떻게 나 자신의 깊은 내면을 간직할 수 있을까를 깊이 고민했다. - 196

 

197 비즈니스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기업이 할 일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 책임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개인의 욕심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공익에 관한 것이어야한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기업은 망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익을 더 내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그 역시 망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더는 존재해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진정한 글로벌 비전을 가진 기업이라면 지리적 확장과 점령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과 마음의 확장에 더 기여해야 한다. 나는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이란 직원이 자신의 잠재력과 인간 정신을 훈련하고 개발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기업은 그 자신과 구성원, 그리고 인류를 위한 완전함에 기여해야 한다. 인생에 영적 차원이 있듯이 비즈니스도 영적인 차원을 가져야 한다. 나는 세계를 다니면서 깨달았다. 그것은 근본적인 깨달음이었다. 나의 존재는 전일성으로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는 경외심이 나를 가득 채웠다.

 

바꾸려 하지만 세상은 잘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변할 때가 있다. 바로 우리 자신이 근본적으로 변할 때다. 중요한 것은 세상이 아니라 개인이다. 바로 우리 자신인 것이다. 기업은 지난 100년간 가장 성공적인 조직이었다. 이제 기업가들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위기에 빠진 세상을 바로잡는 것이 기업의 책임이다. 심장과 영혼으로부터 비즈니스의 목표가 만들어질 때 기업은 인류의 행복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이다.

 

보디숍이 나를 이 세상의 누구보다도 돈이 많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만큼 성공했지만, 나는 기업의 탐욕에 저항했다. 나는 이미 아이들에게 공언해두었다. 내가 죽으면 내가 번 돈은 모두 인권과 민권 운동가에게 기부될 것이라고 말이다. -198

 

말년에는 그 기업인으로서의 삶도 다 던져버렸다. 자신의 보디숍 지분을 모두 처분하여 마련한 1 1000억원을 모두 인권운동에 투여하기 시작하였다....사업을 하면서는 전념할 수 없었으므로 사업을 접고 자신아 가장 헌신하고 싶은 인권과 환경 운동가의 삶을 선택했다. 아마도 자신의 짧은 생을 예감했기 때문인 것도 같다. - 200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좋아했다. 그녀가 선한 목적에 자신을 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미워하고 싫어했다. 그녀가 세상의 탐욕에 저항하고 어두운 세상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 200

 

각성한 부자들에게는 좋은 집과 멋진 차가 더는 자랑거리가 아니다. 기부와 나눔이 그들의 특권에 대한 새로운 자부심을 보여줄 명품이 된 것이다. - 201

 

세계 100대 경제주체 중 대략 절반은 국가고 절반은 글로벌 기업들이다. 하나의 다국적 기업의 규모가 웬만한 국가 하나의 경제 규모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만일 이 거대한 경제주체가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익집단으로 운용된다면 세계는 평화로워지고 인류는 행복해질까? - 201

 

그들은 환경문제를 만들거나 인권문제를 만들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자신들에게 성공을 안겨준 사회에 대해 기여하고 공헌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기업의 공공성이 커지게 되었다. - 202

 

한국의 대표적인 주요 기업들 여시 지속 가능한 경영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그것은 선언적 차원을 넘어서 일상의 현실과 생활이 되어야 한다. - 202

 

앞으로 기업이 진정한 사회적 존경을 받는 경제주체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단게를 거쳐 성숙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 202

가장 초보적 단계의 기업은 순수한 자본주의적 원칙이 지배하는 곳이다. 그곳에서는 경쟁이 지배원리이다. 겉으로는 동료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그들’이라고 부른다. 노사의 갈등과 대립이 일반적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 수준에 머문다. 그다음 단계는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나누는 기업이다. 서로를 ‘우리’라고 부른다....세 번째 단계는 한 사회와 기업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는 시기다. 기업은 자신의 번영이 뿌리를 내린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성장했다는 인식에 이른다. 자신의 부를 이루게 해준 사회에 대한 보답, 사회에 대한 책임, 사회와 함께 하는 경영의 단계에 이름으로써 그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게 된다....그러나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은 국제사회와 마찰을 일으키는 국수주의의 위험과 인류에 대한 책임에서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마지막 도약의 단게는 인류에 대해 책임을 지는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은 세계가 안정되고 평화로울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기업은 진정성에 기초한 지속 가능한 경영의 원칙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게 됨으로써 사회적 선의 철학을 가진 조직으로 도약하게 된다.- 203

===>나는 지금 어떤 조직에서 일하고 있는 걸까? 어떤 조직을 만들어가고 있을까? 학교들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최고관리자의 마인드다. 그 외에도 이런 저런 인간관계와 합리적인 업무 배당...또 뭐가 있지? 나는 잘 모르지. 10년간 특수학급에만 갖혀있으려 했기 때문에 잘 모른다. 그리고 내 영역인 특수학급 안에도 2특수교사가 있고, 그 안에 여러 명의 보조인력이 있다. 이 다섯 명의 관계가, 그리고 10명의 통합학급 교사와의 관계가 ‘우리’라고 묶이는 데도 여간한 공이 드는게 아니다. 최근 몇 년간 나에게는 이게 제일 어려운 과제였다.

 

지역사회와 학교가 같은 공동체 의식을 가진 채 나아갈 수 있는 건 어떤 것일까? 만약 내 주변 기업들 중 이런 기업이 있다면 그 지역사회 안에서 자라서 성인이 되어 함께 살아가야할 장애학생들에게 직장을 주었으면 좋겠다. 청소든, 심부름이든, 뭐든 훈련하면 할 수 있는 단순한 일로 일자리와 월급을 주었으면 좋겠다.

 

네 번째 수준의 회사를 고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의 회사에 들어가 네 번째 단계의 회사로 성숙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여 공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204

===> , 올해는 그가 취직해야하는데.....안 그러면 젊은이의 심장이 상하는데

그는 취직했다. 완료

 

사람이 훌륭해지기 시작하는 분기점은 가진 것을 나누어 주기 시작할 때부터다. 나눈다는 것은 자기를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좁은 자아에서 벗어나 정신적이고 영적인 확장을 할 수 있게 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나와 다른 사람이 분리될 수 없는 존재이며, 나와 우주가 하나라는 깨달음을 얻은 다음에야 나올 수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위대함의 한 자락을 얻게 된다. - 204

 

나누기 위해 꼭 부자가 되어야할 이유는 없다. 돈이 있으면 돈을 나누고, 재능이 있으면 재능을 나누고, 따뜻한 마음이 있으면 그 마음을 나누면 된다. - 205

 

자신보다 큰 것에 헌신하지 못한다면 기껏해야 뜻을 이룬 필부에 지나지 않는다. - 205

 

40대의 10년은 내게 집중된 시간이었다. 직장에서 나와 새로운 인생을 어떻게 시작할까에 맞춰진 실험의 기간이었다. 마흔여섯 살에 직장을 나와 나는 4년 동안 먹고사는 일을 해결하는데 진력했다. 나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나를 쓰지 않았다. 그저 아이를 키우고 궁핍이 나를 비굴하게 하지 않을 정도를 원했다. - 206

 

쉰 살이 되면서 나는 인생의 의미를 묻게 되었다....쉰 살은 이 질문에서 물어설 수 없는 분수령이었다. “자, 이제 독립에 성공했으니, 너는 무슨 일로 네 삶의 의미있음을 증명할 것이냐? - 207

===>나도 쉰 살에는 삶의 의미를 물어보게 될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럼 어쨎든 40대를 잘 보내야겠구나. 그 에너지로 삶의 의미도 잘 물어보게 될테지. 40대가 나는 참 좋다. 가임기가 멀어진다는 것 빼고는 다 좋다. 40대는 일하기에 좋은 때일 것 같다. 어디서든.

 

쉰 살이 되는 해 ‘그것 때문에 50 10년이 훌륭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10개의 아름다운 장면을 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을 내 삶의 ‘아름다운 10대 풍광’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 풍광을 그려갈 때 나는 특별한 장치를 고안해두었다. 미래로 먼저 가서 지난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 도치의 방식을 써보았던 것이다. 나는 이것을 ‘미래의 회고’ 라고 불렀다. 2004년 나는 쉰 살이었다. 나는 10년 뒤인 2014년 아침을 가정했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내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가장 아름다웠던 광경을 회고해보는 방식을 썼다....나는 이 방법을 스피토자에게서 배웠다. 스피노자는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 있으니 미래 역시 과거와 마찬가지로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했고, 나는 이 생각에 자극받았다. 이 생각은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연금술사>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마크툽(미래는 이미 쓰여 있다)라는 재미있는 단어를 기억하는가? - 207

===>나도 40 10대 풍광을 한 번 그려보자!

 

10년이란 거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간이다. 10년 뒤로 나를 날려 보내라, 그러면 거의 모든 불가능한 꿈을 현실로 품을 수 있다. 이것이 나의 주술이다. - 208

 

삶을 송두리째 바치게 하는 일생일대의 꿈을 찾아 그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내 꿈의 첫 페이지’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 209

 

직업이란 결국 존재와 밥을 다룬다. 밥을 벌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포기하면 존재가 울고, 자신의 존재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밥이 되지 않는 이 대립의 딜레마를 화해시킬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 210

 

나는 개인 대학원을 하나 만들었다. 건물도 없고 교실도 없지만 나는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니크한 대학원 과정 하나를 만들어내는 것이 내 기여의 방식이었다. 나는 매년 10여명 내외의 연구원을 선정했다....일주일에 한 권 미리 선정된 도서를 읽고 정교하게 리뷰해서 숙제를 올려야하고...평균적으로 30~40시간 정도는 투여되어야 제대로 따라갈 수 있는 분량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서로 만나 수업을 하게 된다. 이 때는 미리 부과된 과제를 해가지고 와서 발표하게 된다. 한 사람이 발표하게 되면 연구원 전원은 그 발표에 대한 코멘트와 조언을 해야 한다. 이것이 서로에게 주는 최고의 기여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친구가 되고 스승이 되는 관계’라고 부른다. - 211

===>지금 내가 하고 있는 2차 레이스가 이러한 수련과정을, 진심으로 내가 원하고 할 수 있는지 연습하는 과정이라면 이런 식으로 해봐야겠구나. 내 과제를 올린 후 다음 주 과제를 준비하면서 다른 사람이 올린 칼럼과 독후감을 읽고 댓글을 달아보는 것은 ‘시건방진 일’이 아니라, ‘서로에게 친구가 되고 스승이 되는 관계’가 되고자 하는 과정 자체의 원래 목적에 합당한 모습이구나. 해야 하는데 내 코가 석자라 못하고 있는 것하고, 안하는 것하고는 다른다. (내 코가 석 자 할 수 있을까? 슬쩍 말꼬리 흐리면서)

 

나는 이 개념을 좋아한다. 돈이 모든 것인 사회에서 옛날 방식의 따듯한 대안을 찾고자 했다. 훈장이 가르치고, 아이들은 형편에 맞게 쌀 한말, 팥 두되, 콩 반 말을 수업료로 내는 것이 농경사회에서의 보상 방식이었다면, 지식 사회에서의 거래 방식은 재능과 지식의 물물교환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만일 이 사람들 속에서 휼륭한 변화경영전문가나 작가들이 나타난다면 나는 훌륭한 제자들로부터 충분히 보상받게 되는 것이다. 결국 사람은 사람으로 빛나게 마련이다. 아버지는 그 자식으로 빛나게 마련이고, 스승은 그 제자로 빛나게 마련이고...이것이 내 의도였다. - 213

아버지는 자식으로 인해 빛나고, 스승은 제자로 인해 빛나는 것이 그의 의도라 한다.

아버지나 스승을 의식하지 않고, 나로 피어나리라.

나로 피어나면서 무엇이든 그게 더 중요한 일이다. 그게 넘어섬이다.

 

10년이 지나면 어떤 연구원들은 이미 여러 권의 저서를 가지게 될 것이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그 일을 직업으로 스스로 자립할 수 있고 공헌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 의도이고, 내 나눔의 본질이다. 책을 보고 관심 분야를 연구하고 책을 쓰다 보면 기량이 높아질 것이고, 이 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이들과 좀 더 깊은 연구를 함께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꿈꾼다. 한 때 직장인으로 시키는 일이나 하며 살던 지극히 평범했던 사람들이 스스로 역량을 닦은 전문가들이 되고 스스로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나는 이들을 동지로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나의 기여의 방식이며 내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 것이다. - 214

이건 그의 생존 여부를 떠나 이루어질 수 있는 꿈이다.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고 자랐으니 그 새끼 호랑이는 참으로 볼품없는 비실이가 되어갔다. - 21

 

새끼 호랑이라는 고깃덩어리라는 새로운 깨달음 앞에서 캑캑 숨이 막혔지만, 그래도 그것을 자기의 몸속과 핏속으로 받아들였다. - 218

 

내가 미워하는 것은 다만 우리 속에 지금의 우리 삶보다 훨씬 더 깊은 인생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지신이 되지 못한 채 다른 사람으로 살고 있는 졸렬한 현재인 것이다. - 218

 

나는 자신의 이야기, 즉 나의 신화를 하나 갖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 218

 

꿈은 개인화된 신화이며 신화는 보편화된 인류의 꿈이다. - 218

 

꿈은 무엇인가? 자신을 주도적 인물로 정립하기 위한 정신작용이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축소된 존재로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만들어지는 대로 사는 삶을 버리고 세상 속에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신의 제국 하나를 만들어내겠다는 자기 선언인 것이다. -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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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5 08:23:27 *.30.254.29

콩두님.

 

깊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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