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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7일 02시 03분 등록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9기 연구원 4주차(13.5.27)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 그리스인 이야기

 

1. 내 마음을 무찔러 그는 글귀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1. 태초에 이야기가 있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알 수 없는 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즐거운 상상이었고, 인간이 무엇인지를 느끼기 위한 노력이었다.(10)

2. 마음 속에 분노와 증오가 걷잡을 수 없이 치밀어올라 어쩔 줄 모를 때, 그리하여 해서는 안 될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고 말았을 때, 그 후회와 회한 속에서 오랜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을 때, 그들은 복수의 여신들인 에리니에스를 만들어냈다. 죄 지은 자를 쫓아 결코 놓친 적이 없는, 뱀의 머리카락에 핏물이 고인 눈을 가진 이 무서운 신들을 창조해 낸 것이다. (11)

3. 그리스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모든 추상적인 개념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의인화시켜 신이라 불렀다. 그렇게 해서 신과 인간의 행적인 장대한 서사시가 되었다. 신화 속의 신들은 몸을 입고 나타난 자연과 우주의 힘이었던 것이다. (11)

4. 에로스는 화살을 쏜 적이 없고, 에리니에스는 핏물을 흘리며 누군가를 증오하지도 않고, 보복하기 위하여 내 뒤를 쫓지도 않는다.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분노와 증오와 보복은 지금’, ‘여기에’, ‘너와 나를 가리지 않고, 강남역 사거리와 광화문 앞에서, 요동치며 날마다 벌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신화는 죽은 옛것이 아니라 살아서 진행되는 지금의 날것인 것이다. (11)

5. 신화를 인간을 벗긴다. 아무것으로도 가려지지 않은 인간의 원시를 보여준다.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간에게 일어날 수 있는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날것들을 신에게 뒤집어씌운 이야기다. 동시에 인간의 미덕과 통찰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신화는 인간의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이며, 상징을 통해 벌거벗은 인간이 무엇인지를 들려준다.(11)

6. (신화란 무엇인가?) 첫째, 신화는 은유다……. 둘째, 신화는 자연과 우주를 반영한다……. 셋째, 신화는 원시적 사고가 지어낸 어리석은 미신이 아니라 갖가지 문화에 의해 왜곡되기 전 인류의 원형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12~13)

7. 신화는 우리의  내면을 통찰하게 하는 통로다. …. ,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길이 바로 신화다. 꿈은 개인화된 신화이고, 신화는  인류  전체가  꾸는 공통의 꿈이다. (13)

8. 신은 그를 찾는 이에게는 그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고 / 명확히 나타나기를 원하는 반면, /  진심으로 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감추기를 원한다. / 그를 찾는 사람은 그를 알 수 있고 / 그를 찾지 않는 사람은 그를 알 수 없다. / ‘오직 보기를 원하는 자에게는 충분한 빛이 있고, / 이와 반대되는 마음을 가진 자에게는 충분한 어둠이 있다.’/ (파스칼 팡세) (14)

9. 모든 종교가 과거를 죽이고 새롭게 태어나라고 마하듯이 hems 신화는 자신의 과거를 죽이고 새롭게 태어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이 바로 변화의 정수다. 신화는 모험을 통한 변화의 이야기이다. (14)

10. 성공과 실패가 하나의 물결처럼 서로를 교환하는 것,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모멸이 온몸을 휩싸이는 일에 뛰어드는 것, 모든 신화는 바로 이 무수한 모험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를 찾아 떠나는 긴 여정을 시작하도록 부추긴다. (15)

저자 구본형은 이 책의 다음 작품인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의 신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나의 세계가 없는 평범한 삶에서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의 세계 하나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자주적 삶의 방식도 없고 정신적 독립성도 없는 대중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 이 책은 모험의 선동을 위해 쓰였다. 모험에의 초대,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다.”

결국 저자는 원시를 품고 있는 날 것 그대로의 인간들의 이야기인 신화를 통해 진정한 원시의 나, 무의식을 나를 찾게 하는 여행을 부추긴다. 모험을 선동한다.

11. 오줌이 누고 싶어서 / 변소에 갔더니 / 해바라기가 내 자지를 볼라고 한다 / 나는 안 비에 줬다 (이재흠, ‘내 자지’, [일하는 아이들] 이오덕 얶음. 보리출판사 104)

12. 어느 교사가 학생들에게 이 시를 소개할 때 원작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불편해 교육적 차원에서 제목도 고치고 사투리도 표준말로 바꾸었다(자지 => 고추).

13. 그러나 교육이라는 거름망을 지나오는 동안 막 꽃처럼 피어나는 열 살짜리 남자 아이라는 본질을 잃고 말았다. 생명을 잃었고, 진실을 잃었고, ‘시를 잃었다’.(17)

14. 신화는 고쳐지지 않은 문명의 원판이며 야생의 사유다. 모든 어른 속에 아이가 들어가 있듯이, 인류는 그 사유 속에 원시를 품고 있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문명은 원시로부터 시작되었다. 원시를 품지 않은 문명은 죽은 것이다. 야생의 사유가 없는 문명은 아스팔트이며, 가면이며, 생명이 다했거나 애초에 생명이 없이 만들어진 조화造花에 불과하다.

15. 어느 시대 어느 성황을 막론하고,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나 인간의 신화는 만들어져 왔고 살이 붙어왔다.(조셉캠벨)(18)

16. 신화는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오래된 원시의 철학이다. ….. 인간의 내밀한 본질에 단박 다가가 그 찬란한 갈등을 보고 싶을 때 우리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신선한 야생의 사유를 필요로 한다(19)

17. 인간을 몹시 사랑한 프로메테우스는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서 불을 훔쳐인간에게 주었다. 인간의 문명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반면 신에 속한 불을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에게 벌을 받고 카우카소스 산의 절벽에 사슬로 매달아 독수리로 하여금 매일 간을 파 먹히는 형벌을 받게 된다.

한편 화가난 제우스는 모든 신들의 특별한 재능을 하나씩 부여한 여인을 만들라 명하고 헤파이스토스는 흙과 물로 그 여인을 빚은다.  미리보는 자’ ‘프로메테우스나중에 보는자 에피메테우스에게 제우스의 선물을 절대 받지 말라 하고 신비의 상자 하나를 건내며 절대 열어보지 말라 한다.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제우스가 만든 여인, 판도라에 한눈에 반한 에피메테우스는 그녀와 결혼한다. 호기심 많은 그녀, 에피메테우스가 준 상자를 열어보고 수많은 불행과 악들이 세상으로 튀어나가는 것을 보기 시작한다. 놀란 판도라가 급히 상자 뚜껑을 받는 바람에 희망만은 그 상자에서 나오지 못했다.

저자는 이 태고의 사건, 즉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가치들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8. 결론부터 말하면 판도라의 상자란 애초부터 없었다. 처음에 나는 희망이 왜 모든 나쁜 것들과 함께 한 상자에 들어 있어야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을 때 기뻤다. 행복 속에는 희망이 없다. 이미 행복한 사람은 희망하지 않는다. 배부른 사람처럼 이미 채워졌고, 나른한 사지처럼 늘어졌기 때문에 희망을 갖지 않다. 종종 채우고 또 채워야 하는 욕망이 지속될 뿐이다. 오직 불행속에만 희망이 있다. (23) ⇒ 아이러니다. 모두들 희망과 행복을 꿈꾸지만, 막상 밝은 나날의 연속일 때는 그 순간이 행복한지도 소중한지도 잘 알지 못한다. 오직 일상이 불안하고 우울하고 어두울 때 행복을 꿈꾸고 희망을 키워간다.

19. 희망은 결핍과 불행과 고통 속에서만 자라나는 환각이다. 그러니 희망이 있어야 할 자리는 모든 불행, 모든 악덕, 모든 결핍이 있는 곳이다. (23)
20.
판도라가 없었다면 이 세상은 시간도 없고 죽음도 없는 곳, 즉 신들의 영역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인간의 삶도 없었을 것이다…… 판도라는 여자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삶 자체를 상징한다.(25)

21.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에는 육욕의 냄새가 나게 마련이다. 우리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것, 우리가 꿈꾸는 욕망 속에는 자기 중심적이고, 악취가 진동하고, 탐욕적이며, 음탕한 흥분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25)

22. 지금 어떠한 삶 속에 있든지 우리는 살아내야 할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 희망이 등불이 되어 우리를 이끈다. 우리를 괴롭힌 것이 우리를 낫게 하고, 우리를 타락하게 한 것이 우리를 청결하게 하 단명한 것이 영원으로 우리를 구원한다. 그래서 중국 선불교의 육조혜능은 기가 막힌 명언 하나를 남겨두었다.

우리의 순수한 정신은 타락한 정신 속에 있다. (27)

23. 가이아(땅의 여신)는 남편 몰라 크로노스의 손에 날카로운 낫을 쥐어주었다. 크로노스는 우라노스(하늘의 신)가 가이아 위로 몸을 덮쳐올 때 재빨리 낫을 휘둘러 아비의 생식기를 거세해버렸다. 이때 우라노스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는 흐르고 흘러 시간이 되었다. (30)

24. 아버지는 과거를, 아들은 현재를 상징한다. 과거는 자신이 사라져버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현재는 과거가 자신을 막가 현재일 수 없게 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시간은 무자비하게 흘러간다. 현재는 과거가 되고, 과거는 사라지게 되어있다. (31)

25. 시간은 사건들이 녹아 흐르는 파괴의 강물이다. 도도한 물살은 무언가가 나타나는 순간 휩쓸어 가버린다. 곧이어 다른 것이 나타나지만, 다음 순간 또 물살에 휩쓸려 사라지고 만다. 이러한 시간 개념은 크로노스의 시간 개념이다. 이것은 객관적인 시간이며, 양적인 시간이며, 물리적인 시간이며, 연속적인 시간이며, 역사적인 시간이다. (31)

26. 미국인과 영국인 들의 시간 개념은 크로노스의 시간의식이 지배적인 문화권 안에 있다. ‘시간과 흐르는 물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라는 격언을 금과옥조로 삼는다. (33) 시간을 연속적인 것으로 이해하는 문화에서는 빠른 것이 좋은 것이다. 뭐든지 빨리 해치워야 유능한 것이다. 따라서 효율성의 극대화가 최고의 가치가 된다. (33)

27. 크로노스의 시간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상품을 탄생과 성숙, 쇠퇴 그리고 소멸로 인식하듯이 인간도 그렇게 이해한다. 그들은 탄생을 축하하고, ‘절정을 지난쇠퇴와 소멸을 경시한다. (33)

28. (그러나)영악한 그리스인들은 크로노스와는 달리 카이로스라는 또 하나의 시간개념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주관적인 시간이며, 질적인 시간이며, 화학적 시간이며, 집중된 시간이며, 심리적 시간이다.(34)

29. 시계와 달력 속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다. , 크로노스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다. 한 시간은 60분이며, 하루는 24시간이고, 일 년은 365일이다. 그러나 그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체험하느냐는 개인에 따라 상황에 따라 매우 다르다. 연인을 만나 푹 빠져 즐기면 시간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다.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가버린다. 반면, 지루한 일을 할 때는 수없이 시계를 보지만 시간은 더 없이 더디게 흐른다. 나는 어제와 같은 사람이 아니다.  지금 어떤 알 수 없는 삶의 화학작용을 통해 삶을 보는 시선도 태도도 행동도 바뀐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30. “불변함 이란 반 자연적이다. 생명을 가진 것들은 변하게 마련이다. 완벽하게 동일한 일관성을 유지하는 사람은 죽은 자들뿐이다.”(올더스헉슬리)(34)

31. 인간은 시간의 연속선상에 있지만, 점처럼 도약하며, 깨달음이 일어난 그 순간 전혀 다른 사람으로 성숙할 수 있다. 직선이 점들의 집합이듯이 크로노스의 시간은 카이로스적 시간들의 집합이다. 카이로스 시간의 정수는 지금이라는 점 이다

글을 쓰기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는 초보다. 책을 접한지도 몇 년 되지 않았다. 군대갔다온 후 블로그를 통해 한달에  한 두 편정도의 글, 일기 수준의 글을 써본적도 있지만, 어느새 의미없는 활동으로 보여져 블로그를 열고 닫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지난해부터 조금씩 조금씩 기억날 때마다 변경연 홈페이지와 나의 노트북에, 그리고 나의 노트에 끄적이기 시작했다.

최근 나는 글을 쓸 때 이 크로노스의 시간과 카이로스의 시간의 명확한 경험을 했던 것 같다. 의무적으로 무언가를 쓸 때는 시간이 더디게 그리고 정확한 간격으로 흐르는 것 같다. 한시간 두시간 세시간….. 예를 들면 북리뷰를 할 때 별다른 생각없이 책의 문구들을 받아적으면 작업속도가 거의 일정하다. 한시간에  A4 3~4. 3시간을 하면 10장을 채우고 5시간을 하면 15~18장을 채운다. 이 때의 시간은 크로노스의 시간이다. 미국인의 시간이고 영국인의 시간이다. 선의 시간이다. 하지만,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쓰거나, 순간의 느낌을 너무 글로 옮겨보고 싶을 때가 있다. 가끔이기는 하지만 이런 때에는 몰입을 할 수 있다. 응축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내가 글속에 빠져들고 글도 내 속에 들어온다는 느낌을 감히(?!) 받은 적이 있는 듯 하다. 이 때의 시간은 영악한 그리스인들의 시간, 카이로스의 시간이다. 점의 시간이고, 사건의 시간이고 질적인 시간이고 몰입의 시간이다.

내게는 크로노스의 시간과 카이로스의 시간이 모두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나에게 카이로스의 시간, 즉 몰입의 시간, 사건의 시간, 질적인 시간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는 꽤나  즐거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32. 인간은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서 자신이 사라지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찰나의 존재, 그것이 바로 인간의  운명임을 체득했다. 그러나 체념하고 절망하지 않았다. 카이로스의 시간을 창조하여, 영원한 신은 결코 느낄 수 없는 순간에의 황홀을  자신의 삶에 선물했다. (38)

33. 시간의 신 크로노스가 아비 우라노스의  성기를 잘라 거세한 후 바다에 던져버리자 땅에 떨어진 피는  시간이 되었고, 바다에 떨어진 생식기를  거품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거품 속에서 여신이 태어났다. 그녀의 이름은 아프로디테로 거품 속에서 태어난 여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40)

34. 제우스는 아프로디테로 두고 신들 사이에서 번지 싸움을 염려하여 못생긴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와 강제로 결혼을 시킨다. 하지만, 바람둥이 아프로디테는 애욕이 아니면 하루도 살 수 없다. 그녀는 전쟁의 신 아레스와 깊이 사귀었다. 아레스는 전쟁의 신으로 거칠고 싸움꾼이고 잔인한 마초였다. 헤파이스토스는 그들의 사이를 알아차리고 그들에게 치욕과 모멸감을 선사하기 위해 청동으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의 가느다란 실을 만들고, 거미줄보다 더 가는 그물을 짜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물 끝에 사슬과 올가미를 단다.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아프로디테와 아레스는 몸을 섞고 사랑을 나누었고 헤파이스토스의 그물에 걸려 대들보에 매달리는 신세가 되었다. 모든 신들이 그들을 보고 웃고 조롱하였고, 아프로디테는 창피한 나머지 자신의 섬인 키프로스로 도망쳐버린다. (42)

43. 아프로디테가 거품 속에서 탄생했다는 것은 매우 재미있는 발상이다. 왜냐하면 욕정은 거품처럼 커지기 때문이다.(43)

44. 물리학자들은 빛의 속도로 움직일 때 시간이 멈춘다는 것을 알아냈지만, 문인들은 사랑이 절정에 이를 때 그 사랑이 시간을 멈추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47)

45. 사랑 속에는 언제나 육욕의 냄새가 물씬거린다. 육체의 맛이다. 또한 그 사랑 속에는 자신의 맑은 정신과 영혼을 바쳐 상대방을 구하는 숭고함이 깃들어 있다. 모든 것이 섞여 있는 사랑. 누구든 한 번은 그 격정적 사랑 속에 뛰어들고 싶어 한다. (48)

46. 삶을 사랑하지 못하는 자, 불임이니 시간에 의해 절멸될 것이다. 사랑만이 사랑을 낳게 되고 그 사랑을 이어감으로써 우리는 시간에 대항할 수 있게 된다.  육체가 죽어도 사랑하는 이의 가슴에 남아 있는 한, 그 사람은 사라지지 않는 불멸이기에,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사랑으로 남는 존재들이다.(50)

47. 굳이 변신의 신, 변화의 신을 꼽자면 신들의 제왕인 제우스이다. 제우스는 변신을 통해 온갖 애욕의 사건을 만들어낸다. 아르고스의 처녀 이오와 사랑하고 부인 헤라에게 걸려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기키도 한다. 또 백조로 변신하여 레다라는 여인에 접근 그녀를 임신시키는데 그녀가 난 알에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인간의 여인중 가장 아름다운 헬레네였다. 헬레네는 트로이 전쟁의 발단이 되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의 여인은 클리타임네스트라인데, 그녀는 아가멤논의 아내로 남편을 도끼로 죽인다. 또 그는 황금소나기로 변해 다나에를 흠뻑 젖게하여 임신시키는데 그 아들이 바로 메두사를 죽인 영웅 페르세우스이다.

제우스의 여성편력은 모험과 전쟁, 그리고 정복을 상징화한 것으로 그렇게 많은 여인들과 몸을 섞는 것은 그리스 주변 국가들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여러 토속 종교들과 섞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54)

48. 변화는 익숙한 것을 파괴함으로써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든다.  환경과 조건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삶을 강요한다. 우리는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 위해 과거의 나로부터 변신해야 한다. 결국 변신이란 주어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나를 바꾸어가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49. 자기를 경영한다는 것은 곧 자신을 변형시켜 새로운 인물로 거듭나는 것이다. 바로 자기 창조다. 자신 안에 무엇인가를 잉태하여 자꾸 만들어내는 것이다. (56)

50. 변화경영의 정수는  새로운 자아의 창조에 있다.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는 보다 높은 정신적 차원에 도달하는 과정을 각성과 변용으로 이해했다. 각성이란 물러남이다. 외적인 세계로부터 내적인 세계로, 대우주에서 소우주로 그 중심을 옮김으로써 세상의 절망으로부터 내면에 존재하는 평화의 영역으로 물러선다.  그리하여 새로운 정신적 차원을 획득하게 된다. 내면의 평화로운 들녁에는 영원한 삶의 잠재력이 샘물처럼 고여 있고, 또 다른 나를 키워낼 영원히 마르지 않는 황금의 씨앗이 있으며, 어린 시절의 마법이 여전히 존재한다. 여기서 힘을 얻은 영웅은 돌연 솟구쳐올라 그동안 자신을 묶어두었던 역사적 제약을 끊고, 새로운 모험을 찾아나서게 됨으로써 변용의 과정을 밟게 되는 것이다. (59)

51. 트로이 전쟁에서 오디세우스의 명성은 일리아드 속 명장 아킬레우스에 미치지 못하였고, 어쩌면 트로이의 용장 헥토르에도 미치지 못했다. 조연에 불과했다. 그를 영웅으로 만든 계기는 이타카로 귀향하는 바다의 항해자로서의 10년간의 모험이다.’ (68)

52. 누구든 이름을 통해 상징이 된 사람은 진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상징이 되지 못한 이름은 아무도 아닌 것이다’.  자신이 진짜 누구인지는 삶으로 밖에 보여줄 수 없다. 진짜 이름을 갖게 되기까지 인생의 모험은 계속된다. 인생 없이는 진짜 이름도 없다.(68)

53. “나의 인생은 무의식의 자시 실현의 역사였다.”(카를 융)

54. “나의 인생은 살아 있음의 떨림, 즉 천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버트런드 러셀)

55. “나의 인생은 삶을 시처럼 사는 것이었다.”(구본형)

56. 커다른 강이 요정 리리오페를 감아앉자 그녀는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아이는 너무 이뻐 사람들은 넋을 잃고 바라보았고, 까닭에 아이의 이름은 망연자실이란 나르키소스라 불리낟.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는 이 아이가 평생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으면 오래 살 수 있을거라 고 예언했다.(72)

57. 아이가 열다섯인해 에코라는 숲의 요정이 나르키소스를 보고 사랑에 빠졌으나 나르키소스는 그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다. 나날이 말라 결국 한줌 재로 변해 바람에 날아가버린 그녀는 목소리로만 남았는데, 사람들은 그녀를 메아리라고 불렀다.

58. 수많은 처녀들은 이런 나르키소스에 대해 저주의 기도를 하는데 이 기도를 들은 보복의 여신 네메시스는 나르키소스가 자신의 얼굴을 보고 사랑에 빠지게 만든다. 어느 날 목을 축이기 위해 숲속 호수에 엎드린 그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결국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진 그는 나날이 야위여가고 아름다움을 잃어가 결국 모든 이들이 사랑한 그 모습이 그를 떠나갔다. 나르키소스의 시체는 남아 있지 않았고, 그 자리에는 흰 꽃잎이 노란 암술을 둘러싸고 있는  꼿,  수선화만이 남는다.(73)

59. 나르키소스가 자신과의 사랑에 빠졌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이기주의를 상징한다.(74)

60. 나르키소스가 호수의 물결 위로 고개를 숙여 제 얼굴을 볼 때마다, 호수 또한 나르키소수 눈 속 깊은 곳에 비친 호수 자신의 아름다운 영상을 볼 수 있었다. 그가 죽어 더 이상 호수로와 제 얼굴을 비춰보지 않게 되자, 호수 또한 그 눈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없게 되었다. 호수는 그것을 슬퍼한다. 영혼은 서로를 비추어주는 것이기 영혼이 짝을 찾지 못하면 평화를 얻을 수 없다.(75)

61. ‘다른 사람의 눈 속에서 나를 찾아보기는 중요한 자기경영의 원칙이다.

62. 다른 사람의 눈을 나를 비추는 호수로 인식하게 될 때 나와 그 사람의 경계가 없어지며, 그의 눈 속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나를 보게 된다.  사랑이라는 경험이 우리를 영적 차원으로 승화시킨다. 이때 우리는 꽃핀다. 긴 겨울이 봄이 되듯이 저주가 축복이 된다.(76)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보기, 나를 보고 있는 다른 사람의 생각 잘 들어보기.

63. 배고픔은 늘 현재의 배고픔이다. 과거에 먹은 그 무수한 음식이 지금의 배고픔을 상쇄해주지 못핟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끊임없이 밥에 매달리는 이유다. 과거의 포만은 지금 그리고 앞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다 똥이 되었기 때문이다. (82)

64. “Stary hungry”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지 말고, 점점 더 많이 쌓아두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이룬 것을 거부하라는 듯이다. ….. 배고픔의 상징성 중 하나는 자신을 몰아쳐 끊임없이 성공으로 치닫게 하는 것이다. (83)

65. 생명은 생명을 먹고 산다. 삶은 다른 것을 죽여 먹어야 살 수 있다. 그러므로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생명에 대한 폭력일 수밖에 없다. 이 고뇌를 단박에 끊어버린 인물이 바로 키르티무카인 것이다. (84)

66. 매일 세끼 식사를 통해 우리는 이 삶의 의식을 치른다. 육체를 가진 우리는 밥을 떠날 수 없고, 밥 속에는 그렇게 많은 눈물이 들어 있다. 다른 것들의 죽음이 공양된 우리, 우리의 삶을 위해 죽어준 거들의 희생에 책임을 져야 하기에 오늘의 삶이 중요하다. 막 살 수 없다. 살아 있다는 것이 곧 삶의 기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삶이 고단하다 해서 삶에 불평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키르티무카, 다른 것을 먹을 수 없어서 자신을 뜯어먹어야 했던 아귀, 스스로를 죽임으로써 자아라는 허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괴물, 그를 통하지 않고는 각성도 대오도 부처도 없다는 괴물. (85)

67. 우리의 삶의 목적은 세속의 성공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삶의 기쁨으로 순간순간을 충만하게 채우는 것이며, 우리를 위해 죽어준 것들에게 잊지 않고 감사하는 것이다. (86)

68. 아켈레우스는 절친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트로이 전에 다시참여한다. 그리고 헥토르와 결국 대결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아킬레우스의 용맹앞에선 트로이 최고의 명장 헥토르도 어쩔 수 없었다. 성을 세 바퀴나 돌려 쫓기던 그는 올림포스 산의 정상에서 제우스와 다른 신들의 운명의 저울질로 결국 아칼레우스에게 패배하게 된다. 헥토트의 운명이 더 무거웠기 때문이다. (91)

69.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시체를 훼손하지 않는 전통을 어기고 시체를 가져간다. 아버지 뻘의 프라이모스가와 헥토르에게 인정을 배풀 것을 요구하고 나서야 비로소 헥토르의 시체를 놓아 준다.  하지만, 아켈레우스는 트로이안으로의 침투후 전쟁 중에 파리스의 화살을 발목에 맞아 죽게 된다. 아킬레우스의 어미니 테티스(바다의  여신)은 아킬레우스에게 강철 같은 몸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스틱스에 아킬레우스를 담구었는데, 테티스가 잡고 있던 발목 부분만이 남아 유일한 약점으로 존재했던 것이다. (94)

70. 아킬레우스는 무사의 명예를 배웠지만, 분노와 슬픔에 사로잡혀 죽은 헥토르의 시신을 모독했고 트로이 포로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94)

71. 격노는 인성을 빼앗고 후회할 행동을 하게 한다. 더욱이 어떤 분노의 기억은 세월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세월과 함께 익어갈 분이다.(95)

72. “만일 누군가가 나를 가혹하게 대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행위이며 그의 버릇이고, 그의 성정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나의 성정이 있다. 나는 나의 성정이 훨씬 인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의 성정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97)

78. 분노는 제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화해야 한다……분노를 나를 위한 좋은 변화에너지로 바꿔내면, 뜨거운 가슴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힘이 된다. 분노에게 길을 터주어 연꽃을 피우는 정기가 되게 하라.(100)

79. 피그말리온에게 갈라테이아가 그랬듯이 니체에게 있어 루 살로메는 이 지상에서의 이상 理想이었다.(106)

80. 루 살로메는 레, 니체, 시인 릴케, 심리학자 프로이트 등 당대 가장 뛰어난 인물들을 피그말리온으로 삼아 자기 자신을 최고의 여인으로 만들어낸 매우 특별한 여인이었다.(106)

81. 내 눈을 감기세요. /  난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 내 귀를 막으세요. / 난 당신을 들을 수 있습니다. / 발이 없어도 / 당신에게 갈 수 있고 / 입이 없어도 당신께 맹세할 수 있습니다 / 팔이 꺾이면 난 당신을 / 이 마음으로 잡을 겁니다. / 심장이 멎는다면 /. 나의 머리가 울릴 것입니다 / 만약 당신이 / 내 머리에 불을 지른다면 / 나는 그대를 내 핏 속에 실어 나르려 합니다. /

- [내 눈을 감기세요] 라이너 마리아 릴케 (109)

82. 우리는 누구나 염원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을 갂아, 단 하나의 사랑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스로의 피그말리온이다. 사랑할 만한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날마다 깍아내고 다듬어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그 사랑은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사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사랑이 된다.(110)

83. 하데스는 명계에 있는 높은 바위산을 가리키며 그 기슭에 있는 큰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올리라고 했다. 그는 온힘을 다해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올렸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바위는 제 무게만큼의 속도로 굴러 떨어져버렸다. 그는 다시 들로 내려가 바위를 밀어올려야만 했다. 그리하여 그는 하늘이 없는 공간, 측량할 길 없는 시간과 싸우면서 아직도 영원히 바위를 밀어올리고 있다.

84. 호메로스가 전하는 그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지만, 신들이 보기에는 입이 싸고, 교화하며, 신들을 우습게 여기는 심히 마뜩잖은 인간이었다.

85. 거대한 바위를 들어올리지만 다시 굴러 떨어진다. 수없이 되풀이하여 바위를 들어올리려는 긴장된 육체의 노력을 보라. 경련하는 얼굴, 바위에 비벼대는 뺨, 진흙으로 덮인 바위덩어리를 떠받드는 어깨, 그 바위덩어리를 멈추게 하기 위해 버티는 다리, 그 바위를 움켜쥐고 있는 팔 끝, 흙투성이가 되어 있는 인간의 믿음직한 두 손이 보인다 (알베르트 카뮈 시시포스 신화)(1116)

86.  매번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다시 산꼭대기로 밀어올려야 하는 무의미한 일을 매일 반복해야 하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116)

87. 만일 삶이 살아야 할 가치가 없다면 그 해답은 자살이다. 카뮈에 따르면 자신이 삶에서 패배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멜로드라마적인 고백이 바로 자살이다…… 카뮈는 자살을 거부한다. 그것은 회피이기 때문이다. (117)

88. 인간은 인간 자신의 어둠과 끊임없이 대결을 벌여야 한다.  이 대결을 팽팽하게 끌고 가려면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  반항과 자유, 그리고 열정이 그것이다. (117)

89 자기 경영은 무익하고 희망 없는 이에서 기쁨을 보는 것이다. 매일 바위를 굴려 올리는 것이다. 온힘을 다해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바위가 산의 정상에서 다시 굴러 떨어지는 것을 보는 것이다. 그러고는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90. 주어진 삶, 그것이 무엇이든 정면으로 살아내는 것, 그것이 인간의 삶이다.(118)

91. 1천 척을 띄워 트로이를 정발하고 헬레네를 되찾아왔기 때문에 헬레네의 아름다움은 1천척으로 묘사되어 왔다. (120)

92.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테티스와 펠레우스의 결혼식에 초청받지 못한 것에 화가나 복수를 결심, 황금사과를 하나 던졌다. 헤라, 아테네, 아프로디테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은 자신이라며 제우스를 거쳐 목동파리스에게 심판을 부탁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선물로 주겠다는 아프로디테의 청을 듣는다). 결국 쪼다 파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지킬 수 없는 보물을 획득함으로써 불행을 자초하게 된다. 그러나 어찌하랴. 그것이 남자인 것을……(121)

93. 아름다움은 모든 것을 굴복시킨다…… 여자는 아름다움이 깃든 집이다. 여자를 쳐다보는 순간 악마는 잽싸게 남자의 머리카락을 꽉 틀어잡는다. 그러면 그 때부터 악마가 그 남자의 주인이 된다. (124)

94. 기독교 성서에 따르면 이브Eve(히브리어로는 하와Hwwah’이며, 라틴어로는 에바Eva’로 음역된다.)는 남자를 유혹하여 신에게서 받은 영원한 생명을 박탈당하게 만든다.(125)

95. 여성은 왜 악마의 문인간? 남성을 유혹하여 파괴하기 때문이다. 거친 남성은 부드러운 여성 속에서 죽는다. 예외가 없다. 그렇다면 여성은 왜 또 천국의 문인간? 파괴하여 남성들의 감각을 깨우고 파괴 속에서 그들이 새로운 자신으로 잉태되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다.(127)

96. 여성은 남성에게서 힘을 빼앗아감으로써 유혹과 타락과 파괴를 의미하지만, 가로 그 과정을 통해 남성을 새로운 구원으로 이끈다. 이는 여성이 가지고 있는 자궁의 힘, 즉 새로 태어남의 기적이다. (127)

97. 여성은 남성에게 무엇인가? 유학하고 파괴하여 개가 되게 하고,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여 신이 되게 하는 샤크티인 것이다(제임스조이스의 율리시스 DOG GOD 의 예시) (127)

98. 우리를 가두는 좁은 인식의 문을 깨뜨리는 것, 이것이 파괴다.  과거의 우리는 깨어지지만, 우리의 인식은 새롭게 개안한다. 그러므로 파괴는 부활이다.(128)

99. 그리스 중부 도시국가 테베의 왕비 니오베는  일곱명의 아들과 일곱명의 딸을 가지고 있고, 그들은 니오베의 자랑거리였다. 테베시민들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신으로 섬기며 그들 남매의 어머니인 레토를 함께 섬기고 있었다. 니오베는 시민들이 자신이 아닌 레토를 섬기는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신들을 비하했다. 그녀의 허영은 레토를 화나게 만들었고 태양의신과 달의 여신인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불러 니오베의 일곱 아들을 죽였다. 충격으로 테베으 왕 암피온은 자살을 하고, 그럼에도 니오베의 허영은 사그러들줄 모른다. 결국 니오베의 허영으로 나머지 일곱명의 딸마저 신의 저주에 죽게 되고 니오베는 슬픔에 몸이 굳어 바위가 되었다. 바위가 되어서도 눈물은 그치지 않았기에 니오베의 바위에서는 아직도 물이 줄줄 흘러나온다고 한다. (130~132)

100.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자랑하다가 신과 사람의 질투를 사 그것을 모두 잃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101. 식물에게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죽어버리고, 등잔에 기름이 너무 가득하면 불이 꺼진다. 마찬가지로 정신작용에서 공부와 지식과 재료가 너무 과하면, 아는 것이 잡다하게 너무 많아서 거기에만 사로잡히게 되니, 사리에 맞게 자력으로 풀어볼 힘을 잃게 된다. 지식의 무게 때문에 학자는 허리가 굽어지고 곱사가 되는 것이다. (134)

102. 학식을 오로지 자랑거리로 여기는 사람은,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매끄럽게 말하는 법을 배운 자와 같이 자신의 것은 늘 비어 있게 마련이다.(135)

103.(허영경영원칙)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만나면 반드시 채우고 넘는다. 유수불영과부행. 스스로 채우지 않고는 넘칠 수 없으니 넘친 다음에 앞으로 나간다.  서두르지 않는다(136)

104. 제우스의 아들 헤르메스는 태어나 기저귀를 차고 있을 때 형 아폴론이 키우는 소떼 중에 송아지 100마리를 훔쳐 도망가고 이를 의심한 아폴론 과 부모 앞에 태연한 거짓말을 한다. 제우스는 헤르메스의  빠릿바릿함을 사랑해 자신의  전령으로 삼는다. 이는 귀여운면이 있는 거짓마이다.

105. 그런가 하면 그리스 신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처절하고 끔찍한 거짓말이 있는데, 이는 테세우스의 아내 파이드라가 그와 전부인(안티오페 도는 히폴리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히폴리토스를 사랑하고, 사랑이 거부당하게 되자 하게되는 악의적인 거짓말이다. 이 거짓말로 인해 히폴리토스는 아버지로부터 버림받고, 결국 황소에 찢겨 죽게 된다. (144)

106. 작가란 거짓으로 진실을 밝히려는 무모한 자들이다.  그들은 기가 막힌 허구를 만들어내어 진실보다 더 강한 임팩트를 줌으로써 삶을 비춰보려 한다. 카뮈는 말한다. “진실은 빛과 같아 눈을 어둡게 한다. 반대로 거짓은 아름다운 저녁노을처럼 모든 것을 멋지게 보이도록 한다. 그런 뜻에서 모든 작가는 노을빛 구라쟁이. 탁월한 구라가 위대한 작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144)

107. 탐욕은 착취한다.

108. 미노스는 자신의 권력을 증명하기 위해 포세이돈에게 제물을 바치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위해 멋진 황소를 선물로 달라한다. 물론 그 황소를 보내주면 다시 활소를 잡아 신전에 제물로 바치기로 했던 것이다. 하지만, 황소가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포세이돈으로부터의 황소가 아닌 다른 황소르 제물로 바치고 이에 포세이돈은 격노하여 왕비 파시파에가 이 황소에 참을 수 없는 욕정을 느끼도록 만든 것이다. 결국 파시파에는 황소의 아이를 가지게 되고 이로서 태어난 아이는 반인반수인 미노타우루스이다. 그는 다리달로스에세 미궁(라비린토스)를 만들어 미노타우루스를 그 안에서 길렀다. 탐욕을 부린 끝에 맞이하게 되는 불행한 결말이다.(150~152)

109. 권력은 음식과 같다. 만들어지기까지는 신선한 재료로 요리되지만 만들어지는 순간 부패하기 시작한다……. 탐욕은 바로 모든 권력자와 부자 들을 가두는 벗어날 수 없는 라비린토스인 것이다.(154)

110. (몇가지 탐욕관리 한도) 첫째, 살까말까 망설일 때는 사지 마라. 돈이 굳는다. 그러나 할까 말까 망설일 때는 해라.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159)

111. 책으로 돈 벌 생각 하지 마라. 시장의 눈치를 보게 되면, 상인이지 작가가 아니다. 그러나 독자가 잘 읽을 수 있도록 가장 손쉬운 소통 방식을 찾아내라……. 그러나 좋은 책을 쓰기위해 정성을 다해라. 이 부분에서만은 탐욕과 과도함을 맘껏 즐겨라.

112. 다섯째, 인생을 기쁨으로 즐길 만한 시간을 늘 확보해두고, 각 사건마다 카이로스의 시선으로 지금을 즐겨라. (160)

113.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160)

114. 불교는 집착을 경제한다. 버림으로써 깨달음의 세계로 간다. (카밀라의 아버지 메타보스는 자신의 딸 카밀라에 대한 끔찍한 사랑으로 그녀를 키우고 여전사로 만들었다.)

115. 제우스는 기가 막힌 모순을 인간에게 던져주었다. 과연 신 중의 신답다. 사랑할수록 더욱 집착하게 만들었고, 결국 집착이 그 사랑을 파괴하도록 프로그래밍 해두었던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절대로 끝까지 감미롭게 부드럽게 흘러가지 않는다. 셰익스피어의 표현대로 사랑은 악마이며, 사랑처럼 사악한 천사는 없기때문이다. (167)

116. 네메시스는 밤의 여신 닉스의 딸 중 하나다.

117. 네메시스가 인간에게 신의 보복을 내리는 방식은 과도함을 부추겨 결국 그 과도함으로 멸망하게 만드는 것이다.

118. 과도함은 언제나 변화를 만들어내는 환경과 조건이 된다. 달이차면 그 과도함을 이기지 못해 이울기 시작하고, 겨울이 살을 에는 추위로 절정을 달할 때  봄이 다가오는  것처럼 하나가 가득 차 그 힘이 절정일 때, 이미 그것은 새로운 국면으로  변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175)

119. 솔론은 그리스 문명의 꽃이며 인류의 광휘인 아테네에 법을 선물한 인물이다.

솔론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경제개혁을 수행했다. 바로 유명한 세이사크테이아, 무거운 짐 내려놓기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표현에 따르면 개인에 대해서든 국가에 대해서든 기존의 모든 채무를 말소시켜 모든 저당권을 일소해버리는 제도였다. (177)

120. (솔론은) 개인적 손해로 공적 신뢰를 만들었으니 그는 훌륭한 정치인이었다. (178)

121.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있는 기둥에는 메덴 아간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엇다. 솔론의 말로 전해지는데, 그 말은 어떤 것에도 지나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그의 현명함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잠언이다. (179)

122. ‘지나친 자유도, 지나친 억압도 주지 않을 때 민중은 지도자를 가장 잘 따른다.’(180)

123.(네메시스는) 인간에게 과도함을 더 부추겨 스스로 견딜 수 없도록 만든다. 더 큰 욕망이 기어이 인간을 파멸의 늪으로 인도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네메시스가 우리를 부추길 때마다 과도함을 경계해야 한다.  이럴 때 필요한 버림의 방식 중 하나가 바로 변화다. 변화란 한 상태에서 극점에 이르는 것을 경계하여 얼른 다른 상태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 (181)

124. 하나의 트렌드가 과도해지면 역트랜드가 생겨 균형을 맞추게 된다. 변화란 우주가 과도함을 다른 형대로 전이시키는 과정이다.

125. 그러므로 변화는 끊임없이 두 개의 세계를 넘나든다.  늘 변하는 세계와 불변의 질서 사이를 말이다.

126. 미래는 새로운 기운 속에 숨겨져 있다. 무엇을 추구하든 그 정점의 끝에서 관성을 더 나아가는 것은 과도함이다. 그곳이 막다른 곳이다.  정점에서 그곳을 버리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메덴 아간을 기억하자. (182)

127. 인간관계 최고의 미덕 중 하나는 겸손이다. 오만은 겸손에 대치되는 악덕이다.(184)

128. 실레노스는  상체는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으나 엉덩이 이하는 염소의 몸을 가지고 있는 반인반수 종족을 가리키는 말이다. 

129. 아폴론과 반인반수인 실레노스, 마르시아스와의 연주대결에서 진 마르시아스는 신에게 도전한 오만함에 대한 죄값으로 아폴론은 그를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아놓고, 산 채로 껍질을 벗겼다. 이 끔찍한 이야기는 신의 경지에 도전하는 인간의 오만’, 즉 휴브리스는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교훈을 만들어냈다. (186)

130. 예술가들이 끔찍한 마르시아스의 이야기에 자기도 모르게 끌리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술가들이란 즐겨 신의 경지에 도달하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영혼은 만약 신과 같아만 진다면 껍질이 벗겨져도 좋다는 끊임없는 유혹에 시달리기 때문일 것이다.(188)

131. 단테의 시간으로 볼 때, 예술의 신 아폴론은 질투 때문에 마르시아스를 죽인 편협한 신이 아니다. 예술가의 껍데기를 벗겨 새롭게 태어나도록 도와 신의 경지로 이끄는 영감의 산파이다. (190)

132. 나는 생각한다. 오만을 다스리는 자기경영의 비법은 토인비의 우상화된 오만을 경제하고 신의 영역에 닿으려는 단테의 시선을 포착하는 것이다.

133.  특정분야에서 차별화되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배우는 과정일 때는 다른 사람들과 나를 수시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대신 자신의 과거와 비교하면 오만을 경제할 수 있다.(192)

134. 만일 아직 아무 것도 잘하는 것이 없다면 지금부터 피리를 불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 매일매일 정진하라. 저자가 작지 않은 나이인 마흔 세살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처럼 그렇게 거침없이 매일매일, 그리고 혼신의 힘을 다해 피리를 불어라……

135. 그런데 최후의 심판속 미로스 그림이 특이하다. 지옥문(단테의 지옥9단계중 가장 깊은  단계인 9단계) 버티고 서 있는 인물은신화 속의 미노스 왕이 틀림없는데, 그 얼굴은 누가 보아도 추기경 체세나의 얼굴인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벽화에 미노스를 그려 넣을 때 타락한 성직자의 얼굴을 그대로 베껴 옮겨놓았다.  그 몰골이 악마처럼 괴기하고 흉측하다. 그 분만 아니다. 미켈란젤로는 체세나의 얼굴이 가진 미노스 왕의 귀를 당나귀 귀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미노스의 귀는 당나귀 귀가 아니다. 신화 속에서 당나귀 귀를 가진인물은 손으로 만지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어리석은 미다스 왕이었다.

미켈란젤로의 의도는 분명하다. 미노스의 얼굴을 체세나 얼굴을 끼워놓고 거기에 미다스의 귀를 그려놓음으로써 탐욕스럽고 타락한 추기경 체세나를 조롱한 것이다. (199)

136. 내가 어리석은 젊은이였을 때, 세상을 비웃으며 시니컬한 태도를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나는 세상의 어디에도 발을 담그고 있지 않았다. ….. 조소는 분노와 두려움으로 만들어진 저열한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세상에 살고 있었으나 살아 있는 자취도, 흔적도 없었을 때였다.(203)

137.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조소는 자기 생각에 빠져 있는 지나치게 이기적인 사람이나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는 반항의 시절, 혹은 대책 없는 얼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204)

138. 전쟁영웅 아이네아스는 로마 인근 원주민의 딸 라비니아와 결혼하여  라비니움이라는 도시를 세웠다. 그가 3년간 통지한 후, 세상을 떠나고 그의 아들 이울루스(아스카니우스)가 가까운 곳으로 이동 조금 더 큰 도시인 알바 롱가를 세우고 300년 동안 알바 롱가를 지배한다.

알바롱가의 마지막 왕여인 레아 실비아는 꿈속에서 전쟁이의 아레스와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그녀가 임신을 한 사실을 안 숙부 아물리우스는 그녀를 감옥에 가두고 그녀는 감옥에서 쌍둥이 형제 로물루스와 레무스를 낳는다. 두 쌍둥이는 버려셔 양아버지 파우스툴루스의 손에서 길려지지만 건달로 자라게된다. 그러다 그들의 숙부인 아물리우스가 건달짓을 하던  레무스를 잡았단 소리를 듣고 로물루스가 왕궁에 잠입, 왕을 죽이고 레무스를 구한다. 그리고 왕위를 빼았겼던 할아버지 누미토르를 왕으로 앉혔다.

훗날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자신만의 나라를 세우려 했으나 꿈속의 독수리숫자로 결국 하늘의 선택을 받은 로물루스는 도시를 세우기 시작하지만, 레무스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고 권위를 무시하는 행위에 화가나 레무스를 죽인다. 로물루스는 뒤늦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동생을 아벤티누스 언덕 아래 붙어주었다. 로물루스는 나중에 알바 롱가의 땅을 흡수 통합하여 로마시를 만들었다. 이렇게 로마는 시작되었다.

139. 권력은 핏줄을 알지 못하며, 부는 혈육을 버린다.

140. 키루스 2세는 크세노폰의 사유 체계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는데, 그는 기원전 6세기 중엽에 페르시아 제국을 세운 왕으로 인류최조로 인권헌장을 만들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141. 인류는 자유롭고 평등한 존엄성과 권리는 가지고 태어났다. 인류는 천부적 이성과 양심을 지니므로 형제애로 서로를 대해야 한다. – 키루스 비문 (212)

142. 키루스 2세는 인간이란 복종하기 싫어하는 동물이라도 이해했다….  그는 효율성을 배우기 이전에 먼저 정의가 무엇인지 배웠다. 그는 이미 그때 빼앗고 파괴하는 것이 통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기원전 6세기 경의 왕이다.)

143. 자기를 경영한다는 것은 먼저 가치를 배우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 그 행위가 자신의 가치체계에 부합하는지 묻는 것이다. (213)

144. 시인은 세상의 슬픔을 제 슬픔으로 공명하는 자들이며, 구원을 노래하되 스스로 구원자가 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자들이다. 이것이 시인의 비극이다. 삶이 곧 시인 이유도 마찬가지다.

⇒ (시인의 세상에 대한 공명은 시칠리아의 암소 속에 갇혀 절규하는 자의 모습와 비슷하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아그리젠토  시에 아크라가스라는 도시가  세워졌고,  독재자 팔라리스는 아테네 출신 장인 페릴루스에게 청동암소라는 사형도구를 만들게 한다.  그는 그 안에 사람을 집어넣고 문을 잠근뒤, 청동암소를 불에 달군다. 그리고 그 안에서 공명되어 들리는 처형자들의 처절한 절규를 음악을 듣듯 즐겼다고 한다.)

145. 상징을 가지고 있는 사람(시인)은 가장 어려운 곳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모멸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 그러나 자신의 삶을 어떤  상징으로 삼지 못한 사람들은 더럽고 가난하고 위험한 곳에 처하게 되면 이내 불행하다고 느낀다…… 스스로의 가치와 의미를 갖지 못하면 결국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인은 시인이라는 상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통스러우나 자신의 운명을 즐기기에 이른다.

146. 멕시고의 시인 옥타비오 파스는 시인이 단지 영웅과 위대한 사람만을 찬양하는 나팔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는 인간의 불행과 불운을 노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20)

알렉산더대왕이 젊은 시절 호메로스와 아킬레우스를 비교 하면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자 그 질문은 나에게 나팔이 되고 싶은지 나팔이 찬양하는 영웅이 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인데, 그렇다면 나는 영웅이 되고 싶다라고 말한 일화를 듣고…..

147. 변화란 무엇인가? 나를 가둔 청동황소의 문이 밖에서 잠긴 것이 아니라 안으로 잠겨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나를 가둔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내가 나의 독재자였음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하여 스스로 안으로부터 청동황소의 문을 열고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잔인한 형구를 푸른 바다에 던져버리는 것이다. 다시는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나를 풀어줌으로써 진정한 내가 되게 하는 것’, 이것이 한 개인의 변화를 경영해가는 방법이리니, 입안에서 터져 턱을 타고 넘쳐흐르는 과즙을 즐기는 삶을 즐기리라

깊은 인생의 조주와 그의 스승 남전의 에피소드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어느 날 조주가 부엌문을 꼭꼭 닫고 연기가 가득하도록 불을 피웠다. 그리고 큰 소리로 불이야라고 외쳤다. 모두들 놀라 모였을 때 주조가 말한다. “그대들이 바른 말을 하지 않는다면 이 문을 열지 않겠다.” 모두들 놀라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스승 남전이 다가와 문틈으로 열쇠를 건네주었다. 그제서야 조주는 문을 열고 나왔다. 문이란 마땅히 안에서 열어야 한다. 조주는 열쇠가 없더라도 그의 손으로 혼자서 열고나오면 되는 것이었다. 스승 남전의 행위는 상징적 메아리였다. 문이 안에서 열리듯 모든 매움과 깨달음은 안에서 스스로 익어 터지는 것이다.

148. 아가토클레스(이탈리아 시칠리아에 있는 시라쿠사의 독재자) 선한 영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사납고 폭력적인 자들일수록 점잖은 이름으로 대중을 속이려고 한다.(224)

149. (아가토클레스가 독재에 성공한 이유는) 잔혹한 폭력을 훌륭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필요상 한 번은 지독한 폭력을 행사하지만 그 뒤 더 이상은 거기에 집착하지 않고, 가능하면 부하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 잔혹한 폭력행위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행할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치르도록 하고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약속으로 민심을 수습한 다음 은혜를 베풀어 민심을 사로 잡아야 한다……. 요컨대, 가해 행위는 한 번이면 족하다. 짧은 시일 안에 끝낼수록 대중의 분노도 쉽게 사라지게 된다. 반대로 은혜는 민중이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도록 조금씩 베풀어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대중은 자신에게 해를 끼칠 것으로 예상했던 자로부터 오히려 은혜를 입게 되면 보통 때 은혜를 받는 것보다 몇 배 더 감읍하기 때문이다.(225)

150.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인간의 속을 까뒤집어놓은 위대한 책이기도 하고,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썼으나 성공하지 못한 쓰레기 아첨물에 불과한 책이기도 하다.

151. 대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군주론은 그래서, 다스리기 위해서 읽기보다는 나를 다스리려는 자들의 속성을 파악하기 위해 읽을 때 훨씬 재미있다. (226)

152. 폭력이란 대화의 실패에서 오는 강제적 개입에 다름 아니다.(230)

153. 프로이트는 정신분석 입문에서 인류는 세번의 치욕을 겪었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모욕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다.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사실로 스스로가 초라해졌기 때문이다. 그 다음 모독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다. 동물과 인간이 결국에는 동일한 과정을 거쳤다는 이야기이니까.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프로이트 ㅈ나신이다. 왜냐하면 자아가 자신의 집안에서조차 주인이 아니며, 자신의 정신생활 안에서 무의식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대한 초라한 정보만을 접하고, 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음을 정신분석학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무의식이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기 때문에 내가 알고 있는 내가 나의 전부가 아니며, 내가 알지 못하는 내가 나를 지배한다는 것이다.

154. 프로이트에게 가장 중요한 상징이 바로 이 오이디푸스 신화다. 오이디푸스가 알지 못하는 일, 즉 라이오스 왕의 살해자를 찾아가는 과정은 결국 내가 모느는 나를 추척하는 과정이었다. 나의 존재의 근원이면서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을 찾아나서는 것을 상징한 이야기라는 것이다.(238)

155. 나도 이제는 알 것 같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세상의 일이며, 그렇다고 실망할 것도 없는 것이 삶이다.’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 당장 고통스럽고 힘들 때도 있지만, 인생 전체로 보아 그것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닐 때가 더 많았다. 오히려 내가 계획한 대로 일이 이루어졌을 때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운명의 친절한 안배였다는 생각도 한다. (239)

⇒ 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156.(추방자 반역자 폴리케이네스를 묻어줘 법을 어긴 안티고네와 그의 삼촌 크레온의 대화에서 안티고네는 말한다.) 그러나 그 법을 내리신 이는 신이 아니며, 확고한 하늘의 법을 왕의 법이 넘을 수 없는 것이지요. 내가 신들 앞에서도 인간의 법을 어긴 죄인일 수는 없어요.”(244)

157. 안티고네가 크레온에게 한 이 말이 유명한 이유는 인간의 법과 신의 법, 지금의 통치를 위한 현행법과 인간의 행복을 위한 영원한 법이 괴리되는 상황에서 법의 한계와 오용에 대한 인류의 고민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246)

158. 안티고네의 이야기의 상징성은 본질적으로 개인과 사회의 갈등과 화해에 대한 상징이기도 하다.  자기 혁명은 종종 사회가 인정하는 경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안티고네처럼 자기만의 법칙을 따름으로써 세상의 일반적 법칙을 넘어서는 것이다.(247)

159. (미노타우루스를 죽이기 위해 침투한 테세우스는 라비린토스에서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로 미로를 빠져나와 살아 남는다. 그리고 아리아드네와 같이 나와 항해를 하던 중 낙소스섬에 잠시 드렀다가 아리아드네만 남겨놓고 떠난다. 테세우스가 떠난 것이 대한 몇가지 설은 있지만 여기서는 생략한다) 그러나 그녀(아리아드네)는 태세우스를 증오하며 자신을 망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아리아드네는 훗 날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 결혼한다. 결국 아리아드네는 디오니소스라는 운명의 실타래를 따라 자신의 삶이라는 미로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되었다.

160. 일상에서 뼈를 깎는 노력 없이 즐거운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것으로 두가지가 있다.  하나를 술이고 하나는 사랑이다.

161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의 미로를 밝혀준 여인이다. 따라서 그녀는 미궁 속에 길이 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그녀는 삶이라는 슬픈 미궁을 미워하지도 저주하지도 않는다. 그녀는 인생이라는 미로를 사랑했기에, 그 속에 길이 있음을 알았기에, 그 길이 고통스러워도 버리거나 파괴하지 않는다.(257)

162. 장인의 대명사인 다이달로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생각이 모자라는  사람이기도 했다. 기술자들은 그 물건이 어디에 쓰일지에 대해 묻지 않는다.  오직 어떻게그 물건을 만들 것인지에 몰두한다. ……  오래 전부터 기술자들은 기술이 윤리적으로 중성이라고 생각했다.

163. ‘악의 평범성’, 그것은 바로 생각하지 않는 죄에서 비롯된다. (독일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예를 들으며……) 자신의 생각을 갖지 않음으로써 주도적 삶도 사라진다.(266)

164. 스마트폰 이용 규칙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가능한 한 꺼내지 말 것 / 10분 보고, 30분 생각할 것 / 메모리는 신이 만들어준 머릿속에 저장할 것.

165. (그러나) r은 자는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오르페우스를 따라오는 에우리딬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오려 달콤함 암흑을 가득한 과일같은 자신의 죽음을 평온함을 여겼다.(273)

166. 삶은 에우리디케처럼 사라질 것이다. 붙들 수 없는 것이다. 삶을 통해 얻었던 진기한 체험들과 보석 같은 깨달음 역시 얻었다고 믿는 순간 사라져버리고 마는 허무한 것일지도 모른다.

167. 오늘 죽을 것처럼 산다.

168. 나는 내 마지막 날을 매우 유쾌하게 상상한다. 나는 그날이 축제이기를 바란다. 가장 유쾌하고 가장 시적이고 가장 많은 음악이 흐르고, 내일을 위한 아무 걱정도 없는 축제를 떠올린다. 내일 죽음을 가정할 때 오늘의 삶이 더 없이 진해진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신들은 필명의 인간을 부러워할 것이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은 단명하는 것이다.

169. 스스로 광합성해서 살아가는 나무의 삶을 살게 되었다.

170. 나는 내 삶이 무수한 공명과 울림을 가진 한 편의 시이기를 바란다. 오후 두세시의 태양이 푸른 하늘을 가로질러 가는 동안, 나는 다시 올 수 없는 지금 내가 해야 할 가장 기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171. 누구든 힘의 원천에서 멀어지면 약해지기 마련이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아들인 안티오스의 힘의 원천은 땅이다. 헤라클레스는 어렵게 어렵게 안티오스를 물리쳤는데 방법은 목을 조르고 땅과 최대한 들어서 없애는 방법이었다.)

172. 자기를 잘 경영한다는 것은 근원적으로 자신의 힘의 원천에 끊임없이 맞닿는 것이다. (284)

173. 바라건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천천히 오래가 수 있었으면 한다. 평생을 매일 조금씩, 그렇게 애쓰고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 변화란 주제가 내 에너지의 젖줄이고, 내 발이 딛고 서는 땅이다. 나는 여기를 떠나지 않으리라.  이곳에서만은 나만의 깨달음 하나를 얻고 가리라.(284)

174. 트로이전쟁은 조직화된 해적들끼리의 약탈과 전쟁과 세력다툼이었다. 여기에 그들은 만들어낸 신들까지 편을 갈라 두 패로 나뉘어 쌈박질을 했다. 이렇게 인류의 문명은 야만과 원시 속으로 시작되었다. 그래서 모든 문명은 원시를 품고 있다.

175. 삶이란 때때로 자신의 의도대로 순항하는 것 같다가도 알 수 없는 운명의 폭풍 속으로 내던져지기도 한다. 때때로 탐욕이 나를 이끌기도 하고, 때로는 불행이 나를 각성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섹스가 육체를 달아오르게 하고, 사랑이 내 가슴을 채우는가 하면, 미움과 증오 혹은 허탈함과 무의미가 가슴을 온통 채우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한다. 살아서 떠나온 고향으로 되돌아가야 한다.(239)]                                                                                                                                                                                                                                                                                                                                                                                                                                                                                                                                                                                                                                 

176. 인간은 다른 것들을 죽여 그것을 먹고 그 먹이가 똥으로 변하는 동안 살아가며,, 자신의 살아 있음과 인생 여정으로 스스로의 삶이 무엇이었는지를 증명하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177. 외젠 들라크루아의  격노한 메데이아에서 그녀(메데이아)가 목을 돌려 뒤는 보는 것은 처음 잘못된 사랑을 시작한 자신의 젊은 과거를 되돌아보고 있는 것이리라. (304)

178. [메데이아, 또는 악녀를 위한 변명]을 쓴 독일의 작가 크리스타 볼프는  메데이아를 현대적으로 해석햇다. 볼프는 그녀를 악녀, 용서받지 못할 독부, 반이성적인 살해자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자유인, 꼿꼿한 인간, 헌신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여인, 신통력을 가진 선지자로 묘사했다. (307)

179. 덩치는 산만하지만 정신은 어린 아이인 키클롭스 거인 폴리페모스는 오직 눈 하나의 시선밖에는 가지고 있지 않다. 하나의 눈으로 자신과 상대의 거리를 가늠하지 못한 채, 그렇게 밖에는 사랑할 수 없었으므로, 폴리페모스에게는 상대에 대한 개념도 자신에 대한 성찰도 없다.

우리 주변에는, 어찌보면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이 하나의 눈만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하나의 시선, 하나의 생각, 또는 나의 생각만을 가지고 옳다고 생각하고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반박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이다. 책을 읽어도 자신의 주관과 생각을 조금 더 뒷받침하기 위한 근거로 읽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많은 책을 읽는다고 하더라도 한 개 이상의 시선으로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기 힙듭니다. 조금은 열린 마음으로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하고 두개 이상의 눈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180. 자기경영은 두 개의 시간이다. 두 개의 대극적 가치를 다 볼 수 있는 균형의 눈을 가지는 것이다. (312)

181. 눈은 인간과 세상을 보는 시선이다. 시선경영(시선에 대한 사유)의 첫번째는 자신에 대해 절대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사무의 다양한 면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선을 갖는 훈련을 일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100개의 눈으로부터 수집된 다양한 정보와 지식들을 이리저리 연결하고 분류하여 균형을 잡아낼 수 있는 통섭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82. 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질문이다. 질문을 가진 사람들은 훨씬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

183. 통섭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19세기의 과학자이며 철학자인 윌리엄 휴웰이다. 그는 컨실리언스  서로 넘나든다라는 의미라고 이야기하고, 강의 비유를 들어 이 개념을 설명했다. 수 많은 개울이 모여 강을 이루는 것처럼 먼저 밝혀진 학문적 발견들이 하나둘 합쳐져 하나의 커다른 지적 대융합의 강을 이루게 된다는 뜻이다. (316)

184. 인간은 자기 안에서 신을 발견할 수 있는 동물이다. 자신의 인생으로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 것 고뇌하는 동물이다. 짐승처럼 살 수도 있고 신처럼 살 수도 있다. 그래서 신화학자 조셉 캠베은 신화는 개념 체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삶의 체계에서 온다라고 말한다. , 신화는 마음이 거처하는 곳, 체험이 있는 곳에서 생겨난다는 것이다. 신화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너머 그 사실을 알려주는 무언가를 향하고 있다. (325)

185. 우리 안의 신이 있다. 신은 우리 안에 자신을 숨겨두었다. 인간은 신이 선물한 모든 것들을 자신의 안에 담고 태어난 모순덩어리지만, 영웅적인 내면 여정을 통해 갈등과 충돌을 대통합하여 위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동물이다. 그 이야기는 삶이라는 잉크로 쓰여진다.  삶만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는 위대한 손이다.(328)

 

 

2. 내가 저자라면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프롤로그

1. 신화 독법讀法에 관하여

2. 신화 속 야생의 사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과 샘처럼 고이는 시간 크로노스

애욕, 그 엉큼한 환락과 헌신하는 사랑 사이 아프로디테

변화, 또 다른 나를 창조하는 무한 에너지 제우스

아무도 아닌 자에서 진짜 이름을 찾아가는 모험 오디세우스

자기애, 다른 사람의 눈 속에서 나를 찾아야 하는 이유 나르키소스

배고픔, 너의 죽음으로 공양된 나 에리직톤

분노라는 이름의 야수를 길들이는 법 아킬레우스  

혐오, 뒤집으면 엄청난 창조 에너지 피그말리온

희망없는 일의 무수한 반복, 그 부조리를 넘어서는 힘 시시포스

아름다움, 모든 것이 결국 너에게 굴복하나니 헬레네

허영, 사랑하는 것을 숨기고 아껴두지 못하는 자의 비극 니오베

거짓이 만들어내는 역설적 생산성 바투스와 헤르메스

탐욕에게 먹이를 주는 자들의 최후  - 미노스와 미다스

사랑과 집착, 그 미묘한 경계 위에서 카밀라

과도함을 덜어내는 황금률, ‘메덴 아간’ – 네메시스와 솔론

파멸로서의 오만과 창조 에너지로의 오만 마르시아스

천박한 속물들에게 조소하라 미노스와 체세나 추기경

골육상쟁의 신화가 되풀이되는 이유 - 로물루스와 레무스

내가 나의 잔혹한 독재자였으니  - 팔라리스

대화와 소통이 실패하는 곳을 채우는 힘, 폭력  - 아가토클레스

아모르 파티, 네 운명을 사랑하라 오이디푸스

불복종, ‘자기만의 길을 걸어 모두의 길을 터놓는 힘 안티고네

나도 모르는 나’, 그 미로 속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실타래 아리아드네

사유불능’, 생각 없음에서 퍼져나가는 일상의 악’ – 다이달로스

이별, 닿는 순간 사라지는 이 미칠듯한 부재 오르페우스

우주의 에너지를 불러들일 나만의 탯줄을 찾아서 안타이오스

고난, 교활함을 통찰로 발효시키는 삶의 여정 오디세우스

복수, 필요해서 너를 사랑한 자를 믿지 마라 메데이아

외눈과 백 개의 눈 사이, 불균형을 다스리는 통섭의 눈 아르고스와 폴리페모스

에필로그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야기로 끝나는 인간

찾아보기

 

그리스인 이야기

1: 신화가 된 인간,  (미케네, 크레타, 아테네, 테베 – 4)

2 : 트로이 전쟁, 겨루는 자들의 함성, (아테네→트로이:출항 , 트로이: 격돌 – 2)

3 : 혹독한 귀환 (아테네:운명의 굴레, 트로이→이타카: 승리한 자의 고난, 트로이→로마: 위대한 로마의 탄생)

 

 

* 가장 감동적인 장절

 

(신화 읽는 시간. P324)

첫 번째 이야기와 두 번째 이야기를 모두 알고 있는 두 사람은 도망치면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 중 하나는 죽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그들은 비장한 눈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단 한 번의 눈길 속에서 그들은 친구가 되었다. 그들은 힘을 합쳐 호랑이에 맞서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허리에서 칼을 빼들고 함성을 지르고 호랑이에게 달려들었다. 한 마리의 호랑이와 두 사람의 용사가 뒤엉켜 싸웠다. 얼마 후, 두 사람의 젊은이는 커다란 죽은 호랑이를 번갈아 메고 마을로 돌아왔다. 그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호랑이를 잡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들은 영웅이 되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모험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은 함께 힘을 합쳐 운명에 도전한다.  결과는 운명이 결정하지만 삶의 과정은 우리 스스로에 의해 만들어진다. 사람들은 세 번째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그 일은 그렇게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삶에 대한 지혜를 얻은 자들이 긴박감 속에서 선의를 가지고 협력할 때만 생기는 기적이다. 이 기적이 바로 위대한 이야기가 된다.

굽이굽이 전개되는 인간 의지와 운명의 뒤엉킴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 세 가지 이야기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각각의 이야기가 모두 한 사람의 인생 속에 들어 있다. 우리는 호랑이를 만나 섬광의 눈빛을 바라보며, 죽음에 직면한 자의 살아 있음의 떨림을 느낀다. 두려워 떨며, 때때로 배신하고 때때로 포기하고 때때로 거짓을 말한다. 그러나 우주적 존재라는 각성을 가지고, 위대한 삶의 순간들을 창조해내기도 한다. 운명에 맞서 모험을 떠나고, 살아 있는 동안 매순간을 살아 있음의 감탄으로 채우려고 애쓸 때, 운명이 어떤 판결을 내리든 우리는 삶을 후회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참으로 삶다운 삶을 매순간 즐겼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때 자신의 삶이 유일한 이야기로 전환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로소 한 사람의 삶이 신화가 되고 전설이 되는 것이다.

 

*레아 실비아 : 그녀의 꿈에서 제국은 시작되었다 ( 그리스인 이야기 마지막 장)

하늘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자 화가 난 레무스는 쉽게 건너뛸 수 있는 고랑으로 도시의 경계를 정한 형을 비웃으며, 고랑을 훌쩍 뛰어넘어 들어갔다. 로물루스는 모욕을 당하자 분개하여 칼을 뽑아 레무스를 찔렀는데 그만 동생이 죽고 말았다. 그는 곧 자신이 한 일을 깊이 후회하고 동생을 아벤티누스 언덕 아래에 묻어주었다. 로물루스는 나중에 알바롱가의 땅을 흡수 통합하여 로마 시를 만들었다. 제국 로마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p.434) 불멸의 번영, 팍스로마나, 제국의 고난과 비탄, 광기 어린 형제들, 로마 시민의 쾌락 영원의 도시를 찾아온 위기와 그 극복. 2000년간 화려하게 살아 숨 쉰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싸움에 져서 떠나온 자가 고난을 이기고 자신만의 제국을 건설하고 그들의 자식들이 다시 그 나라를 떠나 또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면서 인류의 위대한 역사는 만들어져왔다. 그들은 한때 이름 없는 사람들이었으나 자신의 모험을 떠남으로써 자신의 이름으로 나라 하나를 건설했다. 모든 시작은 초라하다. 그것은 하나의 꿈에서 시작한다. 꿈속의 씨앗 하나가 자라 하늘의 별에 닿을 때 새로운 제국 하나가 생겨났다. 로마는 한 여인의 고단한 꿈에서 태어났다. (p.435)

⇒ 모험에 대한 선동을 제대로 하고 있다. 현재의 실패와 초라함이 끝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구체적인 예를 통해 전달하고 있으며, 나아가 로마사에 대한 호기심까지 유발하고 있다. ‘변화라는 주제가 신화를 넘어 역사까지도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하는 마지막 장이다.

 

 

* 내가 저자라면

저자는 깊은 인생에서 언급한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으로 구체화 시켰다. 이는 그에게 도전이자 새로운 여정이었다. 십수년간 자신의 경험과 경력을 바탕으로한 변화경영, 자기경영 분야의 내용 단단한 책들을 연이여 써온 그가 신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다니. 현실의 경영과 신화는 사실 상당한 거리는 보인다.  경영은 기본적으로 기업이라는 실체, 조직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실용적인 학문이다. 개인에게 적용되는 자기경영이나 변화경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신화는 상상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신들의 이야기이다. 상당히 추상적이고 모호한 분야이다. 하지만, 저자는 신화란 태초의 인간이 자신들의 삶을 신들에 빗대어 만들어진, 문명 이전의 원시를 품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신화에 대해 깊게 고민하면 원시가 품고 있는 인간의 본성을 알 수 있게되고, 인간이 본성을 알게 되면 변화경영을 접근하는 차원이 기존의 방법론에서 사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신화 읽는 시간은 약 29개의 에피소드(인물)를 주제로 한 가지 가치를 연계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오디세우스의 모험, 크로노스의 시간, 아프로디테의 애욕, 아르고스의 시선 등등. 하지만 이 책은 신화이야기가 아니다. 신화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변화경영, 자기경영, 인간경영의 이야기이다. 종전 변화경영전문가였던 저자와 인문학적의 또다른 지향점을 바라보고 있는 저자의 사이에 절묘하게 위치해 있는 책이다. 따라서 신화를 언급하고 이야기하지만, 은유적인 방법이 아닌 직접적인 방법으로 키워드와 그에 대한 저자만의 경영이론을 펼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한 리스크가 있는 책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신화를 기대하고 본 사람들은 정통 신화의 책이 아이니 불만족스러울 소지가 있고, 마찬가지로 저자의 과거 성향에 비추어 볼 때  자기경영’ ‘변화경영차원에서 접근한다 하더라도, 다소 돌연변이 같은, 심지어는 뜬구름잡는 모호하거나 억지스러운 책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와 같은 저자의 열성팬이라면 예외이긴 하겠지만……

책의 위치를 봤을 때 제목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신화 읽는 시간이라 함은 신화가 상당히 두드려져 있다. 자기경영, 변화경영의 연장선에 있는 책인 만큼 신화로 보는 변화경영’ ‘신화에서 보는 자기경영 키워드 30’과 같은 제목 말이다. 물론 제목이 뻔하고 유치한 감 없지 않지만 독자와의 사전 오해를 줄이기 위해 고민해보아야 할 부분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저자라면, ‘신화이야기 => 키워드 => 저자의 자기경영지론이런 패턴의 서술방법이 아니라 일상이야기 => 연관 신화 연계 소개 =>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과 같은 방식으로 써보는건 어떨가 싶다. 내가 중요시 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일상이다. ‘일상 예술화또는 나와 같은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갈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일상을 중요시하고 있다. 따라서 일상의 에피소드 내지는 타인의 일상이야기를 소개하고 공감을 끌어낸 뒤 연계가능한 신화 이야기를 풀고 이 두가지 이야기를 통해서 해법을 제시하거나, 일반인의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 마무리는 하는 것도 괜찮을 거란 생각을 한다.

 

사실 신화 읽는 시간은, 이때까지만 해도 변화경영전문가였던 저자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 신화전공자도, 신화전문작가도 아닌 자기경영 작가가 본격적인 신화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은 다소 갑작스런 감 없지 않다. 그래서 자신의 전문분야와 신화를 연계하는 이야기 구조를 취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신화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접근하고자 했으며, 이런 그의 의지를 두번째 책은 그리스인 이야기에서 고스란히 반영된다. 그리스인 이야기는 신화이야기가 80%를 이루고 나머지 20% 정도가 양념을 뿌리는 듯 자기경영, 변화경영에 대해 아이기 하고 있다. 다음 작품까지 의도했는지를 모르겠지만, 책의 마무리는 로마 건립의 시작으로 끝맺는 점도 흥미롭다. 다만, 이 책은 꽤 두껍기도 하고 실존인물과 가상의 신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시기적, 관계적 계보 또는 인물연관도를 첨부했으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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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7 13:33:59 *.58.97.136

인간의 삶이

자기경영의 시간이고 인간의 신화이고  그 주제 또한 삶 속에 있으니.....

자기변화경영이라는 키워드는

코에 뀌던 귓볼에 뀌던  발가락이 끼던 배꼽에 끼든

어디든지 끼워지는 만능의 열쇠같어..

 

흑~

스승님이 이미 이 멋진 만능 열쇠를

써먹으셨으니....

 

우리는 어떤 키워드로 열쇠를 만들어

어떤 색깔, 어떤 양념을 치며 우리만의 이야기 구라를 쳐야 하나...?

 

 대수야..

'내가 저자라면'을 아주 충실히 고민한 흔적 역력. (짱!)

 

나도 뒤집어 구성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가

그냥 그대로가 더 매끄러울 것 같아 이렇게 했구나 생각했다.

 

우리에게는 구본형의 일상이 특별하지만

일반 독자는 무심결에 책을 집어들테니... 신화가 더 매혹적일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뒤집는 구성도 역시 계속 끌린다.

 

잘 읽고 간다..^^

 

가만 생각해보니

책 리뷰하고 함께 토론하고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훨씬 서로의 주제, 글쓰기 잡아가는데 도움이 될 듯.

 

그걸 이곳 댓글로 하는 것도 좋지만

역시 한계가 있다.

 

책의 주제와 내용, 철학도 중요하지만

책의 구성과 그 작가만의 글쓰기 기법도 아주 아주 중요하니....

 

이번 과제 수행 후

보다 절실하게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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