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111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20년 2월 17일 01시 57분 등록



나는 피그말리온의 매일의 작업과 염원을 상상하며

나를 위한 조용한 전투가(戰鬪歌)를 만들어두었다.

나만이 들을 수 있도록 가끔 새겨본다.

마음까지 씻기기를 바라며 샤워를 할 때,

혼자인 듯 숲 속 길을 걸을 때,

홀로 밥을 먹다가 느닷없이 울컥할 때

그저 나는 나의 투쟁가를 더듬거린다.

 

세상을 혐오하는가?

사랑할 만한 나만의 세상 하나를 만들자

그러면 그 세상을 사랑하게 되리라.

 

삶을 혐오하는가?

사랑할 만한 삶 하나를 만들자.

그러면 못 견디게 그 삶을 사랑하게 되리라.

 

운명을 미워하는가?

미칠 듯 빠져드는 운명 하나를 만들자.

그러면 순명의 삶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리라.

 

우리가 미워하고 혐오한 것이 사실은 깊은 곳에서 샘솟는 사랑이었을까?

아마 그러하리라. 더욱 더 그러하리라 믿게 되었다.

 

「구본의 신화 읽는 시간」,구본형, 와이즈베리, 110


20180729_170954.jpg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4 [시인은 말한다] 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 / 다니카와 슌타로 정야 2021.11.22 2603
243 [시인은 말한다] 너에게 보낸다 / 나태주 file 정야 2020.09.21 2466
242 [시인은 말한다] 새출발 / 오보영 file 정야 2019.07.05 2343
241 [시인은 말한다]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file 정야 2020.10.05 2109
240 [시인은 말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랜터 윌슨 스미스 file 정야 2019.04.08 2076
239 [시인은 말한다] 빗방울 하나가 5 / 강은교 정야 2022.01.03 2048
238 [리멤버 구사부] 나를 마케팅하는 법 정야 2021.12.13 2031
237 [시인은 말한다] 어떤 나이에 대한 걱정 / 이병률 정야 2021.12.20 2025
236 [시인은 말한다] 오래 말하는 사이 / 신달자 정야 2021.11.15 2023
235 [시인은 말한다] 제도 / 김승희 정야 2021.09.27 2023
234 [시인은 말한다]허공에 스민 적 없는 날개는 다스릴 바람이 없다 / 이은규 정야 2021.12.13 2018
233 [시인은 말한다] 자작나무 / 로버트 프로스트 file 정야 2019.09.23 2010
232 [시인은 말한다] 깨달음의 깨달음 / 박재화 정야 2021.10.11 1993
231 [시인은 말한다] 은는이가 / 정끝별 정야 2021.09.06 1992
230 [시인은 말한다] 그대에게 물 한잔 / 박철 file 정야 2020.11.16 1981
229 [시인은 말한다] 친밀감의 이해 / 허준 file 정야 2020.11.02 1979
228 [리멤버 구사부] 한잠을 자고 일어나면 정야 2021.10.11 1954
227 [시인은 말한다] 픔 / 김은지 정야 2020.12.28 1946
226 [리멤버 구사부] 실재와 가상 정야 2021.12.31 1932
225 [리멤버 구사부] 마흔이 저물 때쯤의 추석이면 file 정야 2020.09.28 1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