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131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20년 5월 4일 01시 00분 등록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이정록 시집, 『의자』, 문학과지성사, 2006


KakaoTalk_20200430_095651112_05.jpg

 모란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4 [시인은 말한다] 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 / 다니카와 슌타로 정야 2021.11.22 2398
243 [시인은 말한다] 너에게 보낸다 / 나태주 file 정야 2020.09.21 2389
242 [시인은 말한다] 새출발 / 오보영 file 정야 2019.07.05 2261
241 [시인은 말한다]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file 정야 2020.10.05 2033
240 [시인은 말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랜터 윌슨 스미스 file 정야 2019.04.08 1996
239 [시인은 말한다] 자작나무 / 로버트 프로스트 file 정야 2019.09.23 1934
238 [시인은 말한다] 은는이가 / 정끝별 정야 2021.09.06 1924
237 [시인은 말한다] 그대에게 물 한잔 / 박철 file 정야 2020.11.16 1905
236 [시인은 말한다] 친밀감의 이해 / 허준 file 정야 2020.11.02 1902
235 [시인은 말한다] 픔 / 김은지 정야 2020.12.28 1870
234 [리멤버 구사부] 마흔이 저물 때쯤의 추석이면 file 정야 2020.09.28 1857
233 [시인은 말한다] 빗방울 하나가 5 / 강은교 정야 2022.01.03 1853
232 [시인은 말한다] 벽 / 정호승 file 정야 2019.02.11 1853
231 [리멤버 구사부] 나를 마케팅하는 법 정야 2021.12.13 1848
230 [시인은 말한다] 영원 / 백은선 정야 2021.07.12 1844
229 [시인은 말한다] 오래 말하는 사이 / 신달자 정야 2021.11.15 1841
228 [시인은 말한다]허공에 스민 적 없는 날개는 다스릴 바람이 없다 / 이은규 정야 2021.12.13 1840
227 [시인은 말한다] 어떤 나이에 대한 걱정 / 이병률 정야 2021.12.20 1828
226 [시인은 말한다] 함께 있다는 것 / 법정 정야 2021.08.09 1823
225 [시인은 말한다] 제도 / 김승희 정야 2021.09.27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