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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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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8일 01시 29분 등록



삶은 죽음을 먹는 것

 

 

 

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래, 매일 먹은 그 ''말이다.

 

꼭 기억하라.

밥맛을 모르면

사는 맛의 반의 모르고 사는 것이다.

 

인류는 밥벌이를 위해

참으로 많은 시간을 써 왔다.

그러므로 밥이 무엇인지를 잘 정의하면

인생의 반 이상이 정리된다.

 

삶은 죽음을 먹는 것이다.

앞의 밥상을 보라.

저 먹음직한 나물은 얼마 전까지

바람에 나부끼던 푸른 식물이었고,

잘 조려진 생선은 한때

바다를 헤엄치던 힘찬 생물이었다.

 

삶은 하루하루

죽음을 먹는 것이기 때문에

지루할 수 없고,

빚지지 않은 것이 없고,

치열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삶은 죽여서 먹음으로써 남을 죽이고,

자신을 달처럼 거듭나게 함으로써

살아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할배의 통찰이 대단하지 않은가?

 

살기 위해 살아 있는 것을

죽여 먹는 것이 바로 밥이니,

밥벌이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죽음을 먹고

삶이 이어지는 것이니

대충 살 수는 없다.

그래서 힘껏 살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세월이 젊음에게,구본형, 청림출판,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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