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126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20년 11월 2일 03시 29분 등록



친밀감의 이해


               허준


이제 서로 깔깔거리며 지낼 나이가 지났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주머니의 자갈을 끄집어내어도 자꾸 자갈이 생긴다는 뜻이다

오래된 건물들이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사실이다 벽들은 저마다의 표정을 가지고 있다 간혹 건물들이 울면 사람들은 이유 없이 어두워진다

명랑함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마음에 들지 않던 보조배터리를 극장에서 분실하고 찾으러 가지 않는 것과 같다 그들이 너를 버린 게 아니다

견고했던 것들도 깨어진다는 것을 차츰 알아간다 사람들 사이에 끈이 있는데 당기거나 당겨진다 예전에는 그걸 몰랐었다


허준 시집, 『나에게 잃어버린 낙원이 당신에게 있다』, 시인동네, 2020

KakaoTalk_20201026_025723222.jpg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4 [리멤버 구사부]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 file 정야 2020.07.20 1184
223 [시인은 말한다] 1년 / 오은 file 정야 2020.01.13 1176
222 [시인은 말한다] 낯선 곳 / 고은 file 정야 2020.06.15 1174
221 [리멤버 구사부] 사람 사이의 관계는 천천히 흘러야 한다 정야 2017.10.04 1174
220 [리멤버 구사부] 자기 설득 file 정야 2020.11.09 1163
219 [리멤버 구사부] 체리향기 [4] 정야 2017.01.16 1158
218 [시인은 말한다] 밖에 더 많다 / 이문재 file 정야 2020.11.30 1150
217 [시인은 말한다]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 이근화 file 정야 2019.02.25 1142
216 [리멥버 구사부] 인문학적 감수성을 키워라 [1] 정야 2017.07.14 1141
215 [리멤버 구사부] 숙련의 '멋' 정야 2021.08.02 1133
214 [시인은 말한다] 나무들 / 필립 라킨 정야 2021.05.03 1125
213 [시인은 말한다] 어떤 나이에 대한 걱정 / 이병률 정야 2021.12.20 1116
212 [시인은 말한다] 따뜻한 외면 / 복효근 file 정야 2020.08.10 1112
211 [시인은 말한다] 제도 / 김승희 정야 2021.09.27 1111
210 [시인은 말한다] 오래 말하는 사이 / 신달자 정야 2021.11.15 1109
209 [리멤버 구사부] 관계의 맛 file 정야 2020.10.26 1107
208 [시인은 말한다]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 파블로 네루다 file 정야 2020.06.01 1107
207 [시인은 말한다] 늦게 온 소포 / 고두현 file 정야 2019.01.28 1105
206 [시인은 말한다] 꿈, 견디기 힘든 / 황동규 정야 2019.05.20 1104
205 [리멤버 구사부] 나를 마케팅하는 법 정야 2021.12.13 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