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2893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20년 10월 5일 07시 53분 등록



벌레 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이생진 시집 『기다림』,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KakaoTalk_20201005_074403060.jpg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4 [리멤버 구사부] 관계의 맛 file 정야 2020.10.26 2121
203 [시인은 말한다] 밖에 더 많다 / 이문재 file 정야 2020.11.30 2116
202 [리멤버 구사부] 자기 설득 file 정야 2020.11.09 2116
201 [시인은 말한다] 난독증 / 여태천 file 정야 2020.07.13 2095
200 [시인은 말한다] 간절 / 이재무 정야 2021.03.08 2073
199 [시인은 말한다] 낯선 곳 / 고은 file 정야 2020.06.15 2073
198 [시인은 말한다] 푸픈 힘이 은유의 길을 만든다 / 배한봉 file 정야 2019.08.26 2057
197 [리멤버 구사부]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 file 정야 2020.07.20 2051
196 [시인은 말한다] 꿈, 견디기 힘든 / 황동규 정야 2019.05.20 2040
195 [시인은 말한다] 눈풀꽃 / 루이스 글릭 file 정야 2020.10.19 2038
194 [시인은 말한다]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 이근화 file 정야 2019.02.25 2038
193 [시인은 말한다] 1년 / 오은 file 정야 2020.01.13 2031
192 [시인은 말한다] 잎 . 눈[雪] . 바람 속에서 / 기형도 file 정야 2020.12.14 2028
191 [시인은 말한다] 겨울 들판을 거닐며 / 허형만 정야 2021.01.25 2024
190 [시인은 말한다] 나무들 / 필립 라킨 정야 2021.05.03 2018
189 [리멤버 구사부] 정면으로 살아내기 file 정야 2019.10.14 2017
188 [리멤버 구사부] 우연한 운명 file 정야 2020.11.23 2014
187 [시인은 말한다] 나는 새록새록 / 박순원 정야 2021.02.08 2013
186 [리멤버 구사부] 잃어버린 열정을 찾아서 file 정야 2020.12.07 2008
185 [시인은 말한다] 고마웠다, 그 생애의 어떤 시간 / 허수경 file 정야 2019.12.30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