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197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20년 10월 5일 07시 53분 등록



벌레 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이생진 시집 『기다림』, 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KakaoTalk_20201005_074403060.jpg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4 [리멤버 구사부]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file 정야 2020.12.21 1444
183 [시인은 말한다] 잃는 것과 얻은 것 / 헨리 왜즈워스 롱펠로 file 정야 2019.07.15 1439
182 [시인은 말한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정야 2021.03.22 1436
181 [시인은 말한다] 푸픈 힘이 은유의 길을 만든다 / 배한봉 file 정야 2019.08.26 1436
180 [리멤버 구사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 정야 2022.01.10 1434
179 [시인은 말한다] 대추 한 알 / 장석주 file 정야 2020.08.24 1433
178 [시인은 말한다] 세상 쪽으로 한 뼘 더 / 이은규 정야 2022.02.03 1432
177 [시인은 말한다] 여름의 시작 / 마츠오 바쇼 정야 2021.07.26 1431
176 [리멤버 구사부] 지금 무엇을 하면 행복할까? 정야 2021.05.24 1429
175 [시인은 말한다] 늙은 마르크스 / 김광규 정야 2019.06.17 1427
174 [시인은 말한다]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 이근화 file 정야 2019.02.25 1423
173 [리멤버 구사부] 스스로 안으로부터 문을 열고 정야 2021.05.10 1421
172 [리멤버 구사부] 내 삶의 아름다운 10대 풍광 정야 2022.01.24 1418
171 [시인은 말한다]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 파블로 네루다 file 정야 2020.06.01 1416
170 [시인은 말한다] 늦게 온 소포 / 고두현 file 정야 2019.01.28 1416
169 [시인은 말한다] 다례茶禮를 올리는 밤의 높이 / 박산하 정야 2021.05.31 1414
168 [리멤버 구사부] 사람 사이의 관계는 천천히 흘러야 한다 정야 2017.10.04 1400
167 [시인은 말한다] 송산서원에서 묻다 / 문인수 정야 2021.07.12 1397
166 [시인은 말한다] 발작 / 황지우 file 정야 2020.05.18 1397
165 [리멤버 구사부] 머리카락에 별을 잔뜩 달고 file 정야 2020.05.25 13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