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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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다는 것
법정
함께 있고 싶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 뿐,
인간은 본질적으로
혼자일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사람은 누구나 홀로 태어난다.
그리고 죽을 때도 혼자서 죽어 간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 살아가는 데도
혼자서 살 수밖에 없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도 저마다 홀로 서 있듯이,
인간 역시 무한 고독의 존재이다.
사람은 저마다 업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을 따로 해야 되고
행동도 같이 할 수 없다.
인연에 따라 모였다가
그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기 마련이다.
물론 인연의 주재자는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이것은 어떤 종교의 도그마이기에 앞서
무량겁을 두고 되풀이될 우주 질서 같은 것이다.
모든 현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늘 함께 있고 싶은 희망사항이 지속되려면, 서로를 들여다보려고만 하는 시선을 같은 방향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서로 얽어매기보다는
혼자 있게 할 일이다.
현악기의 줄들이 한 곡조에 울리면서도
그 줄은 따로 있듯이,
그런 떨어짐이 있어야 한다.
법정 잠언집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류시화 엮음’, 조화로운삶,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