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604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20년 4월 13일 02시 48분 등록


나는 내 마지막 날을 매우 유쾌하게 상상한다.

나는 그날이 축제이기를 바란다.

가장 유쾌하고 가장 시적이고 가장 많은 음악이 흐르고

내일을 위한 아무 걱정도 없는 축제를 떠올린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은 단명한 것들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그래서 그럴 것이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다 피워내는 몰입,

그리고 이내 사라지는 안타까움.

삶의 일회성이야말로 우리를 빛나게 한다.

 

인생의 오후를 맞아 나는 스스로를 고용하는 삶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바랐다.

내 바람은 이루어졌다.

스스로 광합성을 해서 살아가는 나무의 삶을 살게 되었다.

 

나는 내 명함에 변화경영 전문가라고 써두었다.

10년을 그렇게 살았다.

그 후 나는 내 명함에 변화경영  사상가라고 써두었다.

타이틀 밑에 시처럼 산다라는 슬로건을 적어두었다

 

그리고 언젠가 나는 내 명함에  '변화경영의 시인' 이라고

적어두려고 한다. 언제인지는 모른다.

어쩌면 그 이름은 내 묘비명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내 삶이 무수한 공명과 울림을 가진

한 편의 시이기를 바란다

 


『신화 읽는 시간』, 구본형, 와이즈베리, 275p


KakaoTalk_20200412_184019282.jpg







IP *.174.136.4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4 [리멤버 구사부]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 file 정야 2020.07.20 806
163 [시인은 말한다] 난독증 / 여태천 file 정야 2020.07.13 734
162 [리멤버 구사부] 언제나 시작 file 정야 2020.07.06 688
161 [시인은 말한다] 수면 / 권혁웅 file 정야 2020.06.29 665
160 [리멤버 구사부] 오직 이런 사람 file 정야 2020.06.22 693
159 [시인은 말한다] 낯선 곳 / 고은 file 정야 2020.06.15 812
158 [리멤버 구사부] 행복한 일상적 삶 file 정야 2020.06.08 708
157 [시인은 말한다]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 파블로 네루다 file 정야 2020.06.01 775
156 [리멤버 구사부] 머리카락에 별을 잔뜩 달고 file 정야 2020.05.25 688
155 [시인은 말한다] 발작 / 황지우 file 정야 2020.05.18 727
154 [리멤버 구사부] 변화의 이중성 file 정야 2020.05.11 665
153 [시인은 말한다] 의자 / 이정록 file 정야 2020.05.04 683
152 [리멤버 구사부] 노회한 사려 깊음 file 정야 2020.04.27 600
151 [시인은 말한다] 가는 길 / 김소월 file 정야 2020.04.20 672
» [리멤버 구사부] 묘비명 file 정야 2020.04.13 604
149 [시인은 말한다] 내가 아는 그는 / 류시화 file 정야 2020.04.06 649
148 [리멤버 구사부] 창조적 휴식 file 정야 2020.03.30 576
147 [시인은 말한다] 심봤다 / 이홍섭 file 정야 2020.03.23 619
146 [리멤버구사부]봄은 이렇게 또 오고 file 정야 2020.03.16 574
145 [시인은 말한다] 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file 정야 2020.03.09 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