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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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마지막 날을 매우 유쾌하게 상상한다.
나는 그날이 축제이기를 바란다.
가장 유쾌하고 가장 시적이고 가장 많은 음악이 흐르고
내일을 위한 아무 걱정도 없는 축제를 떠올린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은 단명한 것들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그래서 그럴 것이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다 피워내는 몰입,
그리고 이내 사라지는 안타까움.
삶의 일회성이야말로 우리를 빛나게 한다.
인생의 오후를 맞아 나는 ‘스스로를 고용하는 삶’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바랐다.
내 바람은 이루어졌다.
스스로 광합성을 해서 살아가는 ‘나무의 삶’을 살게 되었다.
나는 내 명함에 ‘변화경영 전문가’라고 써두었다.
10년을 그렇게 살았다.
그 후 나는 내 명함에 ‘변화경영 사상가’라고 써두었다.
타이틀 밑에 ‘시처럼 산다’라는 슬로건을 적어두었다
그리고 언젠가 나는 내 명함에 '변화경영의 시인' 이라고
적어두려고 한다. 언제인지는 모른다.
어쩌면 그 이름은 내 묘비명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내 삶이 무수한 공명과 울림을 가진
한 편의 시이기를 바란다
『신화 읽는 시간』, 구본형, 와이즈베리, 2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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