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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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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5일 02시 30분 등록




[얼굴]

 

마흔이 넘으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은 부담스럽다.

얼굴은 놀랄 만큼 유연한 물체다

 

다른 사람들은

내 얼굴에서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그들도 가끔 나를 만나게 되면

내가 지난번에 만난

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릴까?

아니면 지금 이 사람이

20, 30년 전부터 알기 시작한

그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을까?

 

내가 일상의 여울 속에서,

그 작고 미세한 감정의 파도들이 쌓아놓은

퇴적물로 화장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화장품 가운데 으뜸은 역시 세월이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구본형 지음, 휴머니스트,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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