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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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신곡》은 이렇게 시작한다.
「인생의 중반에서
나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 속을 헤매었네.」
단테의 표현 그대로 나는
‘인생의 중반에서 길을 잃었다.’
이 시는 그대로 내 마음으로 안겨왔다.
1997년 여름,
나는 한 달 동안 단식을 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나는,
밥이라는 절체절명 앞에서 나는
늘 현실을 선택했던 것 같다.
한 달의 단식,
그것은 밥에 매이지 않고 세상을 한번
마음먹은 대로 살아보고 싶어 시작한
나의 성전이었다.
단식이 일주일째 접어드는 때
그날 새벽 4시에 나는 눈을 떴다.
아마 배가 고파서였을 것이다.
그때 마음속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일어나 글을 써라.’
『깊은 인생』,구본형, 휴머니스트,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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