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205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나는 '트리맨(treeman)'이다.
바람이 불면 '솨아' 소리를 내며 온 잎들을 있는 대로 바람에 실어 날리는 나무이다. 봄이 되면 꽃을 주렁주렁 피우는 나무이다. 여름 소나기 끝에 햇빛이 다시 쨍해질 때 초록색 물방울을 달고 서 있는 싱싱한 이파리로 뒤덮인 나무이다. 때가 되면 꽃보다 더 진한 단풍으로 깊어지는 나무이다.
아, 그리고 그 나무, 겨울 그 강풍에 아무 소리 않고 죽은 듯 서 있는 그 나목, 그것이 나로 나이다.
나는 온몸 안을 꽃으로 가득 채운 채 꽃 터지는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구본형 지음, 휴머니스트, 351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4 | [리멤버 구사부] 정면으로 살아내기 | 정야 | 2019.10.14 | 1518 |
123 | [시인은 말한다] 타이어에 못을 뽑고 / 복효근 | 정야 | 2019.10.14 | 1369 |
122 | [리멤버 구사부] 변화의 기술 | 정야 | 2019.10.14 | 1236 |
121 | [시인은 말한다] 자작나무 / 로버트 프로스트 | 정야 | 2019.09.23 | 2092 |
120 | [리멤버 구사부] 아름다운 일생길 | 정야 | 2019.09.23 | 1341 |
119 | [시인은 말한다] 별 / 이상국 | 정야 | 2019.09.23 | 1482 |
118 | [리멤버 구사부] 한 달의 단식 | 정야 | 2019.09.02 | 1488 |
117 | [시인은 말한다] 푸픈 힘이 은유의 길을 만든다 / 배한봉 | 정야 | 2019.08.26 | 1581 |
116 | [리멤버 구사부] 양파장수처럼 | 정야 | 2019.08.20 | 1485 |
115 | [시인은 말한다] 자유 / 김남주 | 정야 | 2019.08.20 | 1495 |
114 | [리멤버 구사부] 품질 기준 | 정야 | 2019.08.05 | 1291 |
113 | [시인은 말한다] 현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 정야 | 2019.07.29 | 1502 |
112 | [리멤버 구사부] 바라건대 | 정야 | 2019.07.22 | 1451 |
111 | [시인은 말한다] 잃는 것과 얻은 것 / 헨리 왜즈워스 롱펠로 | 정야 | 2019.07.15 | 1604 |
110 | [리멤버 구사부] 지금이 적당한 때 | 정야 | 2019.07.08 | 1314 |
109 | [시인은 말한다] 새출발 / 오보영 | 정야 | 2019.07.05 | 2434 |
108 | [리멤버 구사부] 비범함 | 정야 | 2019.07.05 | 1296 |
107 | [시인은 말한다] 늙은 마르크스 / 김광규 | 정야 | 2019.06.17 | 1581 |
106 | [리멤버 구사부] 우정 | 정야 | 2019.06.17 | 1282 |
105 | [시인은 말한다] 생활에게 / 이병률 | 정야 | 2019.06.17 | 14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