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190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세상 쪽으로 한 뼘 더
이은규 흰옷을 입고 걸어갔다, 고집스럽게 누군가 고집은 투명한 슬픔이라고 말했다 하자
우리라는 이름으로 도착한 세상, 꿈결도 아닌데 왜 양을 세며 걸어갔나 몽글몽글 구름옷을
입은 양떼들이 참 많이도 오고 갔다 포기 없을 다정이여 오라, 병(炳)이여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양 한 마리에 사랑을 양 두 마리에 재앙을 양 세 마리에 안녕을
푸른 풀포기에 맺힌 이슬방울 만큼 떠오르는 생각들 얼굴들 약속처럼 추억이 방울방울 피어오르다 이미 추억이 될 수 없는 이름들과 오고
있는 무엇, 무엇들아
날씨보다 한 발 먼저 도착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시간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하자
오늘의 세상 한쪽에서 비가 내리는데 한쪽에선 흐린 하늘이 펼쳐져 있다면 또다른 한쪽에선 맑음이라면,
믿을 수 있나 믿지 않을 수 있나 우연이라는 운명을
문득 비 오는 날과 흐린 날과 맑은 말 중에 어느 것을 가장 좋아해*
비 오는 날과 흐린 날과 맑은 날 중에 어느 것을 가장 좋아해, 묻는 목소리를 가장 좋아해
투명한 슬픔을 고집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하자 고집스럽게, 흰옷을 입고 천천히 발을 내딛는 *애니메이션 <추억은 방울방울>에서. 이은규 시집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문학동네, 2019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4 | [리멤버 구사부] 지금을 즐기게 | 정야 | 2020.03.02 | 1397 |
103 | [리멤버 구사부] 죽음 앞에서 | 정야 | 2019.04.15 | 1384 |
102 | [리멤버 구사부] 여든다섯 살 할머니의 쪽지 | 정야 | 2020.01.06 | 1380 |
101 | [리멤버 구사부] 나는 사는 듯싶게 살고 싶었다 | 정야 | 2021.04.26 | 1378 |
100 | [시인은 말한다] 타이어에 못을 뽑고 / 복효근 | 정야 | 2019.10.14 | 1374 |
99 | [리멤버 구사부] 불멸한 사랑 | 정야 | 2021.03.15 | 1373 |
98 | [시인은 말한다] 눈 오는 지도 / 윤동주 | 정야 | 2021.01.11 | 1368 |
97 | [리멤버 구사부] 살고 싶은 대로 산다는 | 정야 | 2017.11.21 | 1350 |
96 | [리멤버 구사부] 아름다운 일생길 | 정야 | 2019.09.23 | 1345 |
95 | [리멤버 구사부] 카르페 디엠(Carpe diem) | 정야 | 2021.01.18 | 1343 |
94 | [리멤버 구사부] 흐르는 강물처럼 | 정야 | 2017.10.30 | 1333 |
93 | [리멤버 구사부] 전면전 | 정야 | 2019.11.04 | 1325 |
92 | [리멤버 구사부] 다시 실천 | 정야 | 2020.02.10 | 1323 |
91 | [리멤버 구사부] 변화는 나 자신부터 | 정야 | 2019.12.30 | 1323 |
90 | [리멤버 구사부] 젊은 시인에게 | 정야 | 2019.11.11 | 1320 |
89 | [리멤버 구사부] 자연의 설득 방법 | 정야 | 2021.04.12 | 1319 |
88 | [리멤버 구사부] 지금이 적당한 때 | 정야 | 2019.07.08 | 1318 |
87 | [리멤버 구사부]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 | 정야 | 2017.12.26 | 1311 |
86 | [리멤버 구사부] 매력적인 미래풍광 | 정야 | 2021.03.29 | 1309 |
85 | [리멤버 구사부] 얼굴 | 정야 | 2019.11.25 | 1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