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추모

리멤버

구본형

  • 정야
  • 조회 수 226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21년 11월 22일 03시 50분 등록



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


                  다니카와 슌타로

 

신이 대지와 물과 태양을 주었다

대지와 물과 태양이 사과나무를 주었다

사과나무가 아주 빨간 사과 열매를 주었다

그 사과를 당신이 내게 주었다

부드러운 두 손바닥에 싸서

마치 태초의 세계처럼

아침 햇살과 함께


어떤 말 한마디 없어도

당신은 나에게 오늘을 주었다

잃어버릴 것 없는 시간을 주었다

사과를 길러낸 사람들의 미소와 노래를 주었다

어쩌면 슬픔도

우리들 위에 펼쳐진 푸른 하늘에 숨은

저 목표도 없는 것에 거슬러서


그래서 당신은 자신도 모르는 새

당신 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을

나에게 주었다



『이십억 광년의 고독』,저자 다니카와 슌타로, 역자 김응교, 문학과지성사, 2009





IP *.37.189.73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4 [시인은 말한다] 너에게 보낸다 / 나태주 file 정야 2020.09.21 2324
» [시인은 말한다] 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 / 다니카와 슌타로 정야 2021.11.22 2265
242 [시인은 말한다] 새출발 / 오보영 file 정야 2019.07.05 2212
241 [시인은 말한다] 벌레 먹은 나뭇잎 / 이생진 file 정야 2020.10.05 1974
240 [시인은 말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 랜터 윌슨 스미스 file 정야 2019.04.08 1942
239 [시인은 말한다] 자작나무 / 로버트 프로스트 file 정야 2019.09.23 1870
238 [시인은 말한다] 은는이가 / 정끝별 정야 2021.09.06 1856
237 [시인은 말한다] 친밀감의 이해 / 허준 file 정야 2020.11.02 1844
236 [시인은 말한다] 그대에게 물 한잔 / 박철 file 정야 2020.11.16 1832
235 [시인은 말한다] 픔 / 김은지 정야 2020.12.28 1807
234 [리멤버 구사부] 마흔이 저물 때쯤의 추석이면 file 정야 2020.09.28 1796
233 [시인은 말한다] 영원 / 백은선 정야 2021.07.12 1795
232 [시인은 말한다] 벽 / 정호승 file 정야 2019.02.11 1785
231 [시인은 말한다] 함께 있다는 것 / 법정 정야 2021.08.09 1778
230 [시인은 말한다] 봄밤 / 김수영 file 정야 2019.05.20 1760
229 [시인은 말한다] 빗방울 하나가 5 / 강은교 정야 2022.01.03 1723
228 [리멤버 구사부] 나를 마케팅하는 법 정야 2021.12.13 1722
227 [리멤버 구사부] 도토리의 꿈 정야 2021.08.30 1721
226 [시인은 말한다] 어떤 나이에 대한 걱정 / 이병률 정야 2021.12.20 1713
225 [시인은 말한다]허공에 스민 적 없는 날개는 다스릴 바람이 없다 / 이은규 정야 2021.12.13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