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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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에서
자연이 우리를
설득하는 방식은 늘 같다.
먼저 우리를
감탄하게 하여 혼을 빼놓는다.
상상 너머의 매력으로
우리를 사로 잡은 다음
아주 '자연'스럽게 마음을
굴복시키고 무릎 꿇게 한 후
신의 음성을 불어넣는다.
이 아름다움이 보이느냐?
너의 초라함이 보이느냐?
네 마음속에 서식하는
그 벌레의 꿈틀거림이 느껴지느냐?
어째서 그런 짓을 하였느냐?
이 어리석은 것아.
우매한 미망의 어둠에서 나와
가고 싶은 길을 가거라.
숟가락으로 먹은 모든 것은
결국 똥이 아니더냐.
마흔이 넘게 살아 온 긴 세월이
참으로 잠깐이고 꿈이 아니더냐.
다행히 아직 꿈이 끝난 것이 아니니
살고 싶은 대로 살아라.
죽음이 널 데려갈 때
좋은 꿈이었다고
웃을 수 있도록 하여라.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구본형, 휴머니스트,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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