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1240
- 댓글 수 0
- 추천 수 0
[꿈꾸는 사람]
라이너 마리아 릴케
Ⅰ
내 마음속 깊이 꿈이 하나 있었네.
나는 이 사랑스런 꿈에 귀를 기울였네.
나는 잠자고 있었네.
내가 잠자고 있을 때, 막 행복이 하나 지나갔네,
꿈꾸고 있었기에 나는 듣지 못했네,
행복이 부르고 있었는데.
Ⅱ
꿈들은 나에게 마치 난초 같아 보이네.—
난초들처럼 꿈들도 다채롭고 그리고 화려하니까.
꿈들은 꼭 저 난초들처럼 삶의 수액의
거대한 줄기로부터 제 힘들을 빨아들이고,
빨아들인 그 피로 으쓱해하고,
덧없는 순간동안 기뻐하다가,
다음 순간 곧바로 시들해지고 창백해지네.—
그리고 저 위의 세상이 그윽이 움직일 때,
그때 그대는 못 느끼는가, 그게 어떻게 향기로 불어오는지?
꿈들은 나에게 마치 난초 같아 보이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림 시집』,이수정 옮김, 에피파니, 2018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4 | [시인은 말한다] 심봤다 / 이홍섭 | 정야 | 2020.03.23 | 1291 |
123 | [시인은 말한다] 내가 아는 그는 / 류시화 | 정야 | 2020.04.06 | 1289 |
122 | [시인은 말한다] 가는 길 / 김소월 | 정야 | 2020.04.20 | 1287 |
121 | [리멤버 구사부] 변화의 이중성 | 정야 | 2020.05.11 | 1285 |
120 | [리멤버 구사부] 자신의 과거와 경쟁하라 [1] | 정야 | 2017.06.20 | 1285 |
119 | [시인은 말한다] 삶은 계란 / 백우선 | 정야 | 2019.01.21 | 1281 |
118 | [리멤버 구사부] 묘비명 | 정야 | 2020.04.13 | 1279 |
117 | [리멤버 구사부] 바라건대 | 정야 | 2019.07.22 | 1277 |
116 | [시인은 말한다] 의자 / 이정록 | 정야 | 2020.05.04 | 1275 |
115 | [시인은 말한다] 상처적 체질 / 류근 | 정야 | 2019.03.25 | 1274 |
114 | [리멤버 구사부] 자신의 삶을 소설처럼 | 정야 | 2021.07.12 | 1265 |
113 | [리멤버 구사부] 어울리는 사랑 | 정야 | 2019.02.07 | 1263 |
112 | [리멤버 구사부] 오직 이런 사람 | 정야 | 2020.06.22 | 1262 |
111 | [리멤버 구사부] 오늘을 실천하라, 내일 죽을 것처럼 | 정야 | 2019.05.27 | 1261 |
110 | [시인은 말한다] 도화 아래 잠들다 / 김선우 | 정야 | 2019.04.22 | 1258 |
109 | [리멤버 구사부] 부하가 상사에 미치는 영향 | 정야 | 2019.04.29 | 1254 |
» | [시인은 말한다] 꿈꾸는 사람 / 라이너 마리아 릴케 | 정야 | 2019.03.11 | 1240 |
107 | [리멤버 구사부]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될 때, 몇 가지 충고 | 정야 | 2021.02.15 | 1238 |
106 | [리멤버 구사부] 죽음 앞에서 | 정야 | 2019.04.15 | 1234 |
105 | [리멤버 구사부] 도약, 그 시적 장면 | 정야 | 2019.03.04 | 12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