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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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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26일 03시 07분 등록



나는 인간관계란 매우 느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눈에 반하는 것은 아주 멋져 보이지만 그건 눈에 콩깍지가 낄 때 발생하는 매우 드문 일이다.

오랜 친구는 말 그대로 오래 묵은 친구다. 사귀는 동안 감미로운 맛이 배기도 하고, 부글부글 끊기도 하고, 삭기도 하면서 익는 것이 사람 사이의 관계다. 여기에는 기다림과 그리움이 필요하다.

사귀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차이와 변덕과 조급함을 넘어 나를 참아 내고 이윽고 다른 사람을 참아 낼 수 있어야만 비로소 시간이 그 관계의 맛을 그윽하고 깊게 만들어 준다.

 

『세월이 젊음에게』, 구본형, 청림출판, 1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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