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910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덜어내기
봄에
천 개의 꽃을
가득 피웠던 목련의 가지를
짧게 잘라 주었습니다.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땀을 뻘뻘 흘리며 웃자란
부분들을 모두 쳐 주었습니다.
비와 햇빛으로 자란 나무는
스스로 아름다워집니다.
웬만하면 손을 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놓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꼭 도와주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너무 웃자라 가지가 처지고
뿌리가 견디기 어려워하면
가지를 덜어내 주어야 합니다.
제 몸을 주체하기 어려운 경우지요.
비바람이 치면
가지가 부러지고
넘어지기도 하니까요.
자기를 가꾼다는 것은
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답지 않은 군더더기들을 쳐내고
덜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상의 황홀], 구본형, 을유문화사, 118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4 | [리멤버 구사부] 시인은 말한다 | 정야 | 2019.01.07 | 870 |
83 | [리멤버 구사부] 피그말리온적 투쟁가 | 정야 | 2019.01.07 | 941 |
82 | [리멤버 구사부] 아직 소년의 모습을 잃지 않기를 | 정야 | 2018.12.24 | 875 |
81 | [리멤버 구사부] 꿈과 추억 | 정야 | 2018.12.17 | 856 |
80 | [리멤버 구사부] 변화는 존재의 표현 | 정야 | 2018.12.17 | 968 |
79 | [리멤버 구사부] 저 나무처럼 | 정야 | 2018.12.17 | 928 |
78 | [리멤버 구사부] 어떤 두려움 | 정야 | 2018.12.17 | 860 |
77 | [리멤버 구사부] 좋은 투자 | 정야 | 2018.12.17 | 861 |
76 | [리멤버 구사부] 인생은 먼 길을 계속 가는 것 | 정야 | 2018.12.17 | 967 |
75 | [리멤버 구사부] 사람에게서 구하라 | 정야 | 2018.12.17 | 804 |
74 | [리멤버 구사부] 당신의 멋 | 정야 | 2018.12.17 | 788 |
73 | [리멤버 구사부] 작가의 탐욕관리법 | 정야 | 2018.12.17 | 798 |
72 | [리멤버 구사부] 창창하다 | 정야 | 2018.12.17 | 1041 |
71 | [리멤버 구사부] 가슴으로 사는 법 | 정야 | 2018.12.17 | 800 |
70 | [리멤버 구사부] 자유 | 정야 | 2018.12.17 | 796 |
69 | [리멤버 구사부] 좋은 아비가 된다는 것 | 정야 | 2018.12.17 | 791 |
68 | [리멤버 구사부] 인복 | 정야 | 2018.12.17 | 836 |
67 | [리멤버 구사부] 자신의 욕망을 따르라 | 정야 | 2018.12.17 | 792 |
66 | [리멤버 구사부] 순간 | 정야 | 2018.12.17 | 828 |
65 | [리멤버구사부] 모든 시작은 초라하다 | 정야 | 2018.08.27 | 10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