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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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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0일 07시 42분 등록

당신의 기쁨

 

마음껏 사랑하고 즐긴 것은 결코 잊히지 않으며, 자신의 일부분으로 남게 된다.

-헬렌 켈러-

 

특별한 이유도 없이‘왠지 오늘은 아주 잘될 것 좋은데..’하는 날이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한 세미나에서‘강점을 통한 조직역량 강화’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무대에서 내려 온 후,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여러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뒤풀이에서 누군가 소주잔을 건네주며 말합니다.

 

“팀장님! 상처 받으실 것 같은데요.”

“왜요?”

“직원들을 위해 그렇게 노력해봤자, 결국 상처만 받으실 거 같아요”

“상처 좀 받으면 어때요. 그래도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낫잖아요...”

그의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우리는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가톨릭 대학병원의 기획팀장으로 근무하다 원무팀장으로 옮긴 것은 2010년 가을이었습니다. 기획팀에서 15년을 일하다가 경험이 없는 원무팀으로 옮기는 것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기획팀은 4명이었지만 원무팀은 20명이 넘었고, 나이 많은 선배들도 있어서 한마디로 부담작렬이었죠. 여름의 어느 술자리에서 스승님에게 부서이동 계획과‘연장자의 존재’에 대한 부담을 말씀드리자, 스승님은 뭐 그딴 걸로 고민하냐는 듯, 아주 가볍게 말하셨습니다. “예의를 지키면 된다.”

 

신기하게도 그 간단한 말씀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 투입되자 그런 걱정들은 더 큰 문제에 가려져서,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업무파악에서 도출된 팀의 문제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우선순위에 맞추어 문제해결을 진행해 나갔습니다. 매일 변화일지를 만들어 팀의 변화를 주도하였고, 기획팀의 근무경력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절한 도움을 주었습니다.

 

팀 교육을 통해, 우리가 왜, 무엇을,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를 설명하면서, 뜨거운 열정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에머슨은‘열정은 논리라는 잣대로는 측정되지 않는 뛰는 번개’라고 했습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와 개인의 성장을 자극하는 교사의 두 가지 역할이, 저로 하여금 조직생활의 피곤함과 탈진을 뛰어넘게 하더군요. 스스로를 놀라게 하는 이 열정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그건 제 기질적 강점과 요구되는 역할이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제 강점인 공감,조정자,개인화,최상주의자,학습자를 골고루 사용하며 지내왔던 시간이었습니다. (강점활용에 관심이 있는 분은 연구원 지정도서‘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 /마커스 버킹엄 外’ 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수시로 면접을 통해 전체구성원과 깊이 공감하고, 소통이 안 되던 부서의 해묵은 문제를 조정하며 해결하고, 팀의 비전과 전략을 설정하여 최상의 성과를 창출하며, 성장을 위한 학습커리큘럼을 구성원에게 개별적 맞춤형으로 제시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연구원 생활은 ‘변화와 혁신의 리더’역할을 수행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습니다. 리더란 무엇이고, 어찌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을 때, 세상의 위대한 구루들이 펼쳐놓은 지혜의 밭을 헤매면서 책에서 얻은 이론을 현장에서 적용해 볼 수 있었고, 그 진행과정과 결과를, 배움으로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왜, 자신의 강점을 삶의 전략으로 활용해야 하는지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결코 잊혀지지 않을‘나에 대한 깨달음’의 시간이었죠.

 

사실, 변화의 리더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는‘눈물’이었습니다. 원무팀장이 되어 제일 먼저 한 일은 심층면접이었는데, 여직원 몇 명이 흘리는 눈물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간관리자와의 불편한 관계, 인격적 대우의 요청,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문화의 부재 등...조직생활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반적인 문제들을 지니고 있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개선노력 없이, 방치되어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 눈물이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았고,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혁신을 해보자는 묘한 도전의식까지 불러 일으켰습니다.

 

느낌이 좋았던 프리젠테이션은 1년 5개월 동안 스스로 묻고 답했던 고민과 실천, 변화와 실행에 대한 땀의 기록들이었습니다. 되돌아보면 상처가 없을 리 없습니다. 시도한대로 모두 성과를 얻은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후회스럽지 않습니다. 승진과 돈을 위해 일한 것이 아니라,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 마음껏 그 일을 즐기고 사랑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상주의자입니다. 어렵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같이 꿈꾸는 것을 원합니다.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비전을 공유하고, 구성원 모두가 같은 꿈을 꾸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그 꿈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온몸으로 즐기며, 그 꿈의 여정에 행복을 느끼도록 하는 것. 그리하여 올바른 방법으로 탁월한 경영성과를 창출하는 길로 초대하는 것, 그것이 제가 꿈꾸는 리더십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가치관과 철학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이 연구원 생활의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자신의 강점과 세상의 필요가 만나는 곳에 진정한 성공이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6기 연구원의 슬로건은

‘Design Your Life! 스스로의 기쁨으로 세상을 기쁘게 하라!’ 입니다.

 

삶을 후회없게 하는 기쁨!

세상을 기쁘게 할 ‘당신의 기쁨’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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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0 09:22:36 *.72.153.115

우성님의 글을 읽다가 같이하는 직원의 눈물을 걷어주는 것이 바로 기쁨인가보다 합니다.

작년에 본 그림책 중에 중남미의 전설이 담긴 <앵무새의 부활>이 떠오릅니다. 타인의 슬픔에 깊이 공감할 때, 그때 기쁨인 앵무새는 부활하더군요. 슬픔을 기쁨으로 만드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하면서도 좋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그곳에 오래도록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라면, 여러사람, 여러세대를 통해서 걸러지며 남은 원형이지 않나 싶습니다. 모든이의 염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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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0 18:27:27 *.166.205.132

와~ 선배님 같은 팀장과 함께라면,

조직생활도 즐거움과 열정이 가득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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