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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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의 상태일 때는 둥지가 좋다. 그러나 날개가 자라나면 둥지는 더 이상 좋은 곳이 못된다.”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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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계곡에서 서식하는 독수리는 튼튼한 둥지를 짓기 위해 250킬로미터 이상을 날아 단단한 나뭇가지를 물어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 중에 일부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나뭇가지라고 하네요. 왜 그럴까요? 처음에 둥지를 지을 때 어미 독수리는 나뭇잎, 깃털, 풀을 켜켜이 쌓아 새끼들이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쿠션을 만들어놓습니다. 그러나 새끼들이 자라나면 그 쿠션들을 조금씩 치워 가시가 드러나게 합니다. 새끼들이 둥지에 안주하지 않고 날개짓을 익혀 자신의 둥지를 지으러 날아가게 하기 위함입니다.
세상의 모든 새는 때가 되면 둥지를 떠납니다. 기러기, 꿩, 오리처럼 둥지가 땅 위에 있는 새들은 거의 부화하자마자 둥지를 떠납니다. 땅의 천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습니다. 그에 비해 두견새, 부엉이, 제비처럼 높은 곳에 둥지를 둔 새들의 새끼들은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어미의 보호를 받습니다. 그러나 시기는 달라도 날개가 자라면 둥지를 떠나는 것은 한가지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새 둥지를 틉니다. 새만 그럴까요? 살아 움직이는 생명들은 자신이 자란 곳을 떠나 새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갑니다.
나는 것이 무섭다고 둥지를 떠나지 않는 새는 없습니다. 나고 자란 곳을 떠나 새로운 둥지를 트는 것은 새의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어떨까요? 가장 오래 둥지에 머물러 살지만 인간 역시 이주본능migratory instinct이 있습니다. 아직 정착문화에 젖어있지만 사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이주의 역사가 97%에 해당하며 정착의 역사는 고작 3%에 불과합니다.
이제 역사는 다시 바뀌어 새로운 이주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둥지가 좁고 불편한가요? 스스로 만든 둥지가 아닌가요? 그렇다면 당신 안의 이주본능을 일깨워 새 둥지를 틀어야 할 때입니다. 물론 날개짓 연습은 필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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