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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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12년 6월 1일 04시 25분 등록

며칠 전, '마음을 나누는 편지'를 받아 보던 독자 한 분에게서 편지가 왔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에 그의 글은 신선하여 마치 다른 별에서 온 것 같았다. 그의 편지를 기다렸다. 그의 신간을 읽으며 나를 찾는 기쁨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그는 몇 년 째 매번 신화이야기를 하고 그럴 듯하게 해석해서 보낸다. 그럼 그렇지. 열 때 마다 실망한다. 변화경영, 이 말이 부끄럽지 않은지 모르겠다.'

 

나는 이 편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런가 보다 덮어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이 편지를 보낸 사람이 오랫동안 내 독자였고, 설레는 마음으로 내 글을 기다린 적이 있던 분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회신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나는 변화를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이 일이 좋기 때문에 평생 이 일을 해나갈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변화경영전문가로 나를 불렀습니다. 경영혁신 컨설턴트였고 테크니컬한 자기경영전문가였지요. 2년 전부터 변화경영전문가에서 변화경영사상가로 전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테크닉을 넘어서 인류가 겪어 온 변화에 대한 생각을 두루 공부해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몇 년 전 조셉 켐벨이라는 학자를 알게 되고, 나는 신화를 이 여정의 시작으로 잡았습니다. 신화는 인류의 원시적 사유 방식이며, 깊은 무의식이며,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일을 하면서 몇 년간 틈틈이 공부를 해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6월 쯤 신화경영에 대한 책 한권이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관련된 2권의 책의 초고를 이미 더 써 두었습니다. 몇 년 더 하다 보면 신화와 변화경영을 잘 통섭하여 변화에 대한 내 시야가 꽤 넓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때 쯤 되어 철학 속의 변화이야기를 공부해 볼 생각입니다. 그리되면 변화라는 주제를 놓고, 신화와 철학을 연결시킬 수 있는 통섭의 내공을 가진 변화경영사상가가 되지 않을까 은근 흥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학자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건 나에게는 따분하고 고리타분한 일이니까요. 후에 내가 진짜 되고 싶은 것은 변화 경영의 시인입니다. 시는 감각이고 철학은 이성입니다. 시는 개인이고 철학은 보편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보편을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은 시인입니다. 그렇게 변화의 궤적을 따라가다 변화경영의 시인으로 순직하는 것이 나의 소망입니다.

 

내 생각에 변화란 사람이 정말 자기다운 삶을 찾아 가는 여정입니다.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 이것이 변화의 목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득 찾아와 마음을 뒤흔드는 것에 젖어들고 오래동안 그것을 붙들고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나깨나 그 일을 생각하다 보면, 알게 되고 보게 되고 넓어지고 깊어지리라 믿고 있습니다.  지금 빠져든 일을 독자들과 나누는 것이 작가의 사람 교류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 오늘도 신화 이야기를 하나 해야겠네요. 책을 쓰면서 그리스신화 속에서 변화의 신이 누구일까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딱히 그렇게 불리는 신이 없습니다. 로마의 문인 오비디우스는 그리스 신화의 로마식 버전을 쓰면서 그 책 이름을 '변신이야기' 라고 지었지요. 변화는 딱히 한 신의 고유한 기능이 아니라 모든 신의 공통된 속성인 것이지요. 신화란 신에게 뒤집어 씌운 인간의 이야기니 결국 인간의 고유한 본질은 변화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기업이 변화에 성공하려면 혁신 전담부서를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 마음 속에 변화의 정신이 일상 속에서 구현되도록 문화적 접근을 해야하는 것이지요. 인간은 스스로 각성하여 제 길을 발견할 때, 열정적인 엑스터시에 빠져들어 자신을 보게 되고 그렇게 그 길을 갈 때 진정한 자기로 살게 되어 있습니다.

 

언젠가 나를 찾아 온 일을 버리지 말고 오래 사랑해 주세요. 그러면 다른 사람의 말에서 기쁨을 찾는 대신 자신의 일에 빠져 있는 자신에게서 기쁨을 찾을 수 있게 될테니까요. 한 때 사랑했던 일을 미워하지 않고,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버리지 않을 때, 그 일과 그 사람이 나를 바꾸게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변화입니다. 변화는 발효와 같은 것입니다. 사랑하여 밤낮으로 함께 뒹굴 때 일어나는 화학반응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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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1 05:23:49 *.47.156.186

소장님의 신간, 기대됩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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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2 12:46:03 *.36.210.158

존경합니다. 사부님!

 

 

아직 뒷줄에서 고개를 들 수 없이 부끄럽기만 하지만

 

변경을 알게 된 이후 그리는 변혁이 쉽지 않지만

 

더디더라도 절연되지 않는 감응으로 나아가야 하고 나아갈 것임을 소망하며 믿고 있습니다.

 

게으른 가운데 더듬더듬 고전을 접하고 있는 요즘, 가차이 뵈올 때 미처 새겨 듣지 못한 부분들을

 

조금씩 깨우치고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밝음, 건강, 가치관, 그리고 역사 앞에 겸허하신 신념

 

누가 되지 않고 저 자신에게 미혹됨이 적도록

 

다시 정렬을 가다듬으며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저 자신에게 먼저 도움이 되는 사람이어야 하겠음을

 

그리고 지금

 

현재의 것으로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나눔을 실천해야겠음을 배우며, 

 

윗글과 함께 이 순간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합니다. 감사드려요. 꾸벅!   msn019.gifmsn019.gifmsn019.gifmsn019.gifmsn019.gif

 

야~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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