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 조회 수 641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당신은 사랑한다는 말을 어떤 식으로 합니까? 나는 자주, 그리고 크게 말합니다.”
- 레오 버스카글리아 -
--------------------------------------------
H씨는 원하는 게 있어도 상대에게 잘 말하지 않습니다. 늘 아버지 때문에 힘들었던 어머니를 보면서 자신까지 짐이 되면 안 될 것 같아 혼자 해결하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결혼하고 나서는 그 점 때문에 힘들어졌습니다. 남편의 도움이 필요한데도 원하는 것을 잘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표현한다고 해도 ‘왜 그렇게 가족 일에 무신경 해?’라며 짜증을 내거나 ‘일찍 좀 들어오지 그래?’정도입니다. 혼자 아이 돌보는 게 힘드니까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일찍 들어와서 아이랑 놀아주기를 바란다는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줄 몰랐습니다. 그렇다보니 남편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거나 명령받는 것 같아 사이가 점점 나빠졌습니다.
심리학자 캐롤 드웩의 책을 보면 남편과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결혼하고 보니 남편이 선물을 잘 하지 않아 불만이었습니다. 드웩은 생일이 가까이 왔을 때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돈을 밝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멋진 선물을 좋아한다.” 그러자 남편은 늘 그렇듯이 “중요한 것은 마음 아니겠는가?”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드웩은 “나는 표현해주지 않으면 잘 느끼지 못한다. 1년에 하루씩 자기의 날이 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나는 당신을 위해 선물을 구하는 일에 언제나 시간과 노력을 쏟을 생각이다. 당신도 나를 위해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뒤로 남편은 생일선물로 그녀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부부나 커플 상담을 하다 보면 ‘그런 걸 꼭 말 해줘야 알아?’라고 어이없어 하거나 ‘당신이 원하는 게 그랬어?’라며 너무 놀라워할 때가 많습니다. 사이가 가까워지면 ‘일체감’의 느낌 때문에 굳이 자신의 느낌과 욕구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상대가 알 것이라고 착각하거나 말 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비현실적인 기대감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오래 알고 지내는 사이라 하더라도 상대는 내가 정확하게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내 마음을 알지 못하는 엄연히 나와 다른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상대에게 내 느낌과 욕구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높은 배려이며 관계를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토대가 됩니다.
누군가 침묵은 금이라고 했지만 그것은 말 많거나 말 실수가 많은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뿐, 관계에서는 ‘구체적 표현’이 금입니다. 상대가 당신을 위하지 않아 실망하거나 화가 나나요? 그렇다면 먼저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는지부터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 2012. 6. 27. 당신의 마음을 깨우는 '문요한 에너지 플러스' 588호-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37 | 희망과 절망 | 최우성 | 2012.07.16 | 6931 |
1436 | 퍼팩트 실패, 불행을 찾아 떠나왔지요 | 부지깽이 | 2012.07.13 | 5407 |
1435 | 머물지 않기 [1] | 김용규 | 2012.07.12 | 9319 |
1434 | 내면의 안테나 | 문요한 | 2012.07.11 | 5603 |
1433 |
내 손으로 만드는 기쁨 ![]() | 승완 | 2012.07.10 | 4201 |
1432 | 휴가 보내는 법 | 최우성 | 2012.07.09 | 5395 |
1431 | 아무도 따라 올 수 없는 옆길로 들어섰다 [2] | 부지깽이 | 2012.07.06 | 4528 |
1430 | 멋진 직업의 세 가지 요건 | 김용규 | 2012.07.04 | 6045 |
1429 | 제일 좋은 방법 | 문요한 | 2012.07.04 | 5725 |
1428 |
헤르만 헤세의 마지막 여름 ![]() | 승완 | 2012.07.03 | 6859 |
1427 | 마법의 주문 | 최우성 | 2012.07.02 | 5812 |
1426 | '내 영혼을 키운 불후의 명언들' 이라는 주제 [11] [2] | 부지깽이 | 2012.06.29 | 6329 |
1425 | 104년만의 가뭄 | 김용규 | 2012.06.28 | 5463 |
» |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 문요한 | 2012.06.27 | 6411 |
1423 |
열 가지 즐거움 ![]() | 승완 | 2012.06.26 | 8155 |
1422 | 깊어간다 [4] | 최우성 | 2012.06.25 | 3644 |
1421 | 아니, 아버지가 내 손을 잡아 주세요 [2] | 부지깽이 | 2012.06.22 | 5923 |
1420 | 지향과 밥 사이 | 김용규 | 2012.06.21 | 5228 |
1419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뜻을 품을 때 | 문요한 | 2012.06.20 | 5453 |
1418 | 영감을 부르는 기도문 | 승완 | 2012.06.19 | 12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