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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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 신해철, 나에게 쓰는 편지 중에서
병곤아, 오랜만이지? 지금 마음이 어떠냐? 시원섭섭하고 만감이 교차하지? 긴 터널을 빠져 나오는 것 같지않니? 병곤아, 올초부터 사는 게 많이 힘들었지? 매일 술 없이 견디기 힘든 날도 있었고,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건지 잠시 헷갈리기도 했고, 속으로 눈물 흘린 날도 많았지.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잘 지내는 모습이 나는 무척 대견했단다. 가끔 감성에 치우치긴 하지만 넌 분명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긍정적인 사람이야.
어제는 말이야, 그냥 산에 오르고 싶어서 산에 갈 차비를 하고 물끄러미 거울 앞에 서 있는 너의 모습을 보았어. 너에게 다가가 꼭 안아주고 싶었어. 그리고 문득 너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졌어. 웬 청승이냐고? 너의 새까만 얼굴을 보니 말을 걸고 싶어졌어. 너의 30대 청춘을 다 보낸 직장을 그만 두기까지 네가 받았을 상처와 고민을 위로해 주고 싶었어. 이제 새 출발을 하는 너에게 축하를 해주고 싶었어.
병곤아, 무릇 갈 데가 없어도 떠나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단다. 떠날 때 떠나지 못하면 모멸 당하는 게 냉혹한 현실이야. 너는 사표를 낸 게 아니라 출사표를 던진 거야. 네가 떠나는 지금 이 순간까지 너를 믿고 따르는 후배들에게 미안함이 있다는 거 난 잘 알아. 지금 필요한 건 전략이나 목표보다 마음의 치유가 더 필요한데 다들 그걸 잊고 있으니 안타깝지? 변화는 감정의 문제인데 말이야. 하지만 그들도 너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줄 거야.
병곤아, 이제는 진짜 너답게 살아가라. 네 스스로 너를 아주 좋아하게 만들어라. 너는 멋진 놈이다. 너를 구원해 줄 사람은 너밖에 없다는 걸 명심해라.
익숙한 것과 결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 새로움은 낯섦이다.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 이해한다. 용기를 내라. 세상에 정면 돌파하지 않고 되는 일이 얼마나 있겠냐? 초보자의 마음으로 충분히 새로움을 즐기고 그 속에서 많이 배워라.
진심으로 너의 앞날을 축하해. 이제 종종 너에게 편지를 쓸게. 이렇게 써보니 마음이 편하고 네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네. 병곤아,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잘 살았어. 내일도 해가 뜰 테니 오늘은 푹 자라.
********
사랑은 써 놓고 부치지 않은 편지와 같다. 오늘 나에게 그리움을 담아 편지 한 통을 써보자. 나를 더 간절히 사랑하게 되리니……
[공지사항]
변화경영연구소의 구본형 소장님이 오세나, 홍승완 연구원과 함께 '아름다운 혁명, 공익 비즈니스' 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학교, 병원, 지자체, 정부, NPO, 사회적 비즈니스 등 세계의 공익 개혁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고 한국의 환경 속에서 어떻게 이 사례들을 활용하여 공익 부문의 개혁에 활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저술하였습니다.
디자인도 예쁘고 신재동 연구원이 찍은 저자 사진도 아주 잘 나왔습니다. 저는 그들이 책을 써온 과정을 지켜 보았기에 망설임 없이 추천합니다.
“공공 부문은 푸르른 바다를 품은 블루오션이자 거대한 시장을 가진 가장 유망한 벤처 산업이다. 공공 부문도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 공익적 사명과 성과 중심 경영의 역동적인 균형(Mission Steered, Market Thriving), 그곳에 공익 조직의 미래가 있다!”
자세한 안내는 홈페이지 (www.bhgoo.com) 공지사항을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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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 신해철, 나에게 쓰는 편지 중에서
병곤아, 오랜만이지? 지금 마음이 어떠냐? 시원섭섭하고 만감이 교차하지? 긴 터널을 빠져 나오는 것 같지않니? 병곤아, 올초부터 사는 게 많이 힘들었지? 매일 술 없이 견디기 힘든 날도 있었고,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건지 잠시 헷갈리기도 했고, 속으로 눈물 흘린 날도 많았지.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잘 지내는 모습이 나는 무척 대견했단다. 가끔 감성에 치우치긴 하지만 넌 분명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긍정적인 사람이야.
어제는 말이야, 그냥 산에 오르고 싶어서 산에 갈 차비를 하고 물끄러미 거울 앞에 서 있는 너의 모습을 보았어. 너에게 다가가 꼭 안아주고 싶었어. 그리고 문득 너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졌어. 웬 청승이냐고? 너의 새까만 얼굴을 보니 말을 걸고 싶어졌어. 너의 30대 청춘을 다 보낸 직장을 그만 두기까지 네가 받았을 상처와 고민을 위로해 주고 싶었어. 이제 새 출발을 하는 너에게 축하를 해주고 싶었어.
병곤아, 무릇 갈 데가 없어도 떠나지 않으면 안될 때가 있단다. 떠날 때 떠나지 못하면 모멸 당하는 게 냉혹한 현실이야. 너는 사표를 낸 게 아니라 출사표를 던진 거야. 네가 떠나는 지금 이 순간까지 너를 믿고 따르는 후배들에게 미안함이 있다는 거 난 잘 알아. 지금 필요한 건 전략이나 목표보다 마음의 치유가 더 필요한데 다들 그걸 잊고 있으니 안타깝지? 변화는 감정의 문제인데 말이야. 하지만 그들도 너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줄 거야.
병곤아, 이제는 진짜 너답게 살아가라. 네 스스로 너를 아주 좋아하게 만들어라. 너는 멋진 놈이다. 너를 구원해 줄 사람은 너밖에 없다는 걸 명심해라.
익숙한 것과 결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 새로움은 낯섦이다.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 이해한다. 용기를 내라. 세상에 정면 돌파하지 않고 되는 일이 얼마나 있겠냐? 초보자의 마음으로 충분히 새로움을 즐기고 그 속에서 많이 배워라.
진심으로 너의 앞날을 축하해. 이제 종종 너에게 편지를 쓸게. 이렇게 써보니 마음이 편하고 네가 더 친근하게 느껴지네. 병곤아,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잘 살았어. 내일도 해가 뜰 테니 오늘은 푹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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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써 놓고 부치지 않은 편지와 같다. 오늘 나에게 그리움을 담아 편지 한 통을 써보자. 나를 더 간절히 사랑하게 되리니……
[공지사항]
변화경영연구소의 구본형 소장님이 오세나, 홍승완 연구원과 함께 '아름다운 혁명, 공익 비즈니스' 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학교, 병원, 지자체, 정부, NPO, 사회적 비즈니스 등 세계의 공익 개혁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고 한국의 환경 속에서 어떻게 이 사례들을 활용하여 공익 부문의 개혁에 활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저술하였습니다.
디자인도 예쁘고 신재동 연구원이 찍은 저자 사진도 아주 잘 나왔습니다. 저는 그들이 책을 써온 과정을 지켜 보았기에 망설임 없이 추천합니다.
“공공 부문은 푸르른 바다를 품은 블루오션이자 거대한 시장을 가진 가장 유망한 벤처 산업이다. 공공 부문도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 공익적 사명과 성과 중심 경영의 역동적인 균형(Mission Steered, Market Thriving), 그곳에 공익 조직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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