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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21일 05시 06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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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포기하지 않는 그녀
, 다뎀뵤

여러 사람들에게 각자 노트 한 장씩을 찢어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잘 접은 다음 잘라서 20장의 작은 쪽지를 만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은 쪽지에 간단한 이름 하나씩을 쓰게 할 요량이었다. 그녀를 제외하고는 모두 잘 접어서 20개의 네모난 종이조각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녀만이 이상한 방법으로 종이를 잘라냈습니다. 세모 네모 더 큰 세모 찌그러진 네모등 20개의 쪽지 모양이 모두 달랐습니다. 그녀는 종종 엉뚱합니다. 다른 사람과 다른 생각을 하곤 합니다. 다르다는 차이에 주눅 들지 않습니다. 다름이 곧 외로움인데도 말입니다.

그녀가 제주도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제 연구원이 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연구원 모임을 하기 위해 서울로 오곤 했습니다. 바람이 불고 폭우가 몰아칠 때는 비행기가 뜨지 못해 오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개근을 목적으로 삼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스스로 성실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스스로 '가장 말 안 듣고 제멋대로인 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다른 연구원들과 달리 1년 더 공부했습니다. 말하자면 재수를 한 셈입니다. 반수를 한 사람은 있어도 일년을 통째로 재수한 사람은 그녀가 유일합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첫 책을 써 냈습니다. 본인은 '그저 포기하지 않았을 뿐' 이라고 겸손해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녀의 힘입니다. '다름을 포기하지 않는 그 힘'이 앞으로도 그녀의 삶을 특별하게 이끄는 친절한 손이 될 것입니다.

그녀의 첫 책은 그녀를 닮았습니다. 노랑색 표지도 그녀를 닮아 있습니다. 그 책의 제목은 '혼자놀기'입니다. 그리고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나는 그 책의 추천사에 이렇게 써 두었습니다.

"그녀는 팔랑인다. 그녀의 글은 작고 마른 날렵한 몸매처럼 빠르고 경쾌하다. 젊은 고민과 고독조차 그녀의 웃음처럼 화창하다. 이 책은 뻔한 하루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거침없는 발차기들로 가득하다. 어두운 하루를 나무 그늘 하나 없는 환한 대낮으로 가득 채우는 책 "

그녀는 책이 나오던 날, 그 책이 아직 따끈할 때 달려와 내게 한 권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절대로 열어보면 안되는 카드 한 장과 함께 말입니다. 그 카드는 책이 나오기 전날 밤, 책이 나올 내일을 기다리는 감동 속에서 쓰여진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10년이 지났지만 저 또한 첫 책을 받아 쥐었을 때의 감동을 결코 잊지 못합니다. 그건 아마 아이를 낳은 기분일겁니다. 그녀는 막 서른이 되는 자신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하나를 스스로 만들어 냈습니다.   그녀의 표현대로  '기쁘고 기쁘고 또 기쁜 일'이 그녀에게 생겼습니다.  축하합니다.

* 공지사항

성탄 특집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12월 25일부터 27일 까지 2박 3일 동안 10명 이내의 인원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참가를 원하는 분들은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www.bhgoo.com)로 들어와 '프로그램 소개'를 참고 하여 등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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