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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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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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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4일 00시 18분 등록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가치와 정열에 부합하는 목적을 선택하는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일에서 의미와 즐거움을 느끼는 투자은행가는

어쩌다가 실수로 수도승이 된 사람보다 더 영적이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

- 해피어. 탈 벤 샤하르 -

 

“신기하다. 몇 년 만이냐?”

“벌써 30년이 되어가네..하나도 안 변했어.”

“야..너도 똑 같아.”

“삶이 참 재밌어. 이렇게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텐데..”

 

고등학교 시절, 지금도 기억나는 건, 빨간 선과 포도주 입니다.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지루한 야간자율학습시간, 쉬는시간에 나가면, 학교 뒷산에서 많은 아이들이 담배를 피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밤 하늘을 배경으로 울긋 불긋 점멸하는 빨간 불들의 선.. 200 m 정도 연결된 빨간 점선들이, 이상하게도 아름다운 디자인처럼 매혹적이었죠.

 

대학진학이라는 목표 외에는 공부의 다른 이유가 없던 시절, 그 답답함을 그래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늘 함께 다니던 친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탈을 꿈꾸며, 한 가지 일을 꾸몄습니다. 술을 한 병(기껏해야 포도주) 사서 학교 벤치에서 대담하게 먹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밤 10시, 고등학교 2학년 두 명은 가방에 숨겨 간 포도주를 꺼내, 학교 벤치에서 술을 먹었습니다. 지켜보는 사람도 없었지만, 들켜서 혼날까봐 잔뜩 긴장하며 먹고는, 포도주에 취해 2시간을 해롱대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못 만났던 친구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근무처는 다르지만 같은 가톨릭재단 병원에서 전산업무를 총괄하고 있었습니다. 10 대의 친구를 중년에 만나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목욕탕에서 희끗희끗 나오는 흰머리와 불러오는 배를 바라보며 느끼는 당혹감과, 세월을 공유하는 묘한 안도감이 교차합니다.

 

그는 안정되어 보였습니다. 아이들도 다 컸고, 좋은 집과 차, 안정된 환경속에서 편안해 보였습니다. 다만 승진에서 누락되면서 한직으로 배치되어, 시간이 많아진 것이 스트레스라고 하소연을 합니다.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애기를 하는데, 갑자기 억울하다고 합니다.

 

“청춘이 좀 아까워.”

“뭐가? 너 정도면 성공한 직장인 같은데..”

“20년이 넘게 전산일만 했잖아. 하고싶은 다른 길을 가보지 못한 게 왠지 억울해”

“하고 싶은 일이 뭔지는 찾았니?”

“솔직히 모르겠어. 시간만 많아..”

“그래서 이제부터 뭐하려고?”

“공인중개사 자격증이나 따고 섹스폰이나 배워볼까 생각중이야..”

 

가장 인기있는 자격증이라는 ‘공인중개사’ 와 중년 남자라면 누구나 배우고 싶어한다는 ‘섹스폰’..

너무 교과서적인 대답이어서 달리 질문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다만, ‘섹스폰’은 좀 의외였습니다.

 

“너, 리듬감 없는 건 유명하잖아. 웬 섹스폰?”

“성당 분이 그러더라고. ‘악기 하나를 다룰 줄 알면, 인생이 행복하다’고..”

“그래서 배워보게?”

“응, 근데 배워도 쓸데가 없을 것 같아. 고민 중이야..”

 

한끼 밥을 먹기도 힘든 시대에, 어찌보면 ‘행복한 고민’ 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그런 고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우리 주위에서 정말로 행복한 사람, 인생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는 사람,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 사람을 얼마나 찾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행복한가?” 그리고 그다지 행복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불만과 좌절에 빠지곤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로 유명한 ‘탈 벤-샤하르’ 는 올바른 질문의 중요성을 애기합니다.

 

자신이 행복한지 아닌지 묻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 라고 질문을 하라고 합니다. 행복추구가 어떤 지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질문!  5년 전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며, 5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열린 질문을 하라는 것이죠.

 

“야. 내가 성당에서 밴드 하잖아. 악기 배워라. 특별히 끼워줄게..”

“그래? 재밌겠다. 그럼 배워볼게.”

“근데, 넌 섹스폰은 아니야. 넌 좀 여성적이고 꼼꼼하니까 건반을 배워라.”

“건반? 내가 할 수 있을까?”

“3년만 배우면 밴드할 수 있어. 너 시간 많잖아. 대신 실력이 안 되면 안 껴줘. 열심히 해”

“좋아. 목표가 생겼네. 해 볼께 ”

 

순진한 그는 고등학교 때와 달라진게 없습니다. 한번 하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니 잘 할 것입니다. 그나저나 행복 참 어려운 일입니다.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행복일텐데..행복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버트란드 러셀은 ‘불만에 속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 했습니다. 앙드레 지드는, ‘노력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삶이 팍팍해서 그럴까요? 고개는 끄덕거려지는데, 공감하고 싶지가 않네요. ㅎㅎ 요즘 공감하는 것은 행복이 입맞춤이라는 말입니다.  행복은 달달하고 달콤해야 하니까요.

 

“행복은 입맞춤과 같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어야만 한다.“

- 디오도어 루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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