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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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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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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5일 00시 46분 등록

퀴즈 하나 낼 테니까 맞춰보세요.

 

제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거리는 왕복 40km 정도이고, 제 동료는 그 절반 정도 됩니다. 둘 다 지난 3월부터 자전거 출퇴근을 다시 시작했으니까 거의 100일쯤 자전거를 탄 셈인데요. 여기서 문제 나갑니다. 그 기간 동안 제 동료는 거의 10kg 가까이 감량에 성공한 반면 저는 고작 2~3kg 남짓 빠지는데 그쳤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이 문제를 주변 사람들에게 던졌더니 다양한 대답들이 돌아왔습니다. 어떤 이는 제 동료가 출퇴근하는 길이 더 험하지 않냐고 했고요. 또 다른 이는 제 동료가 거리는 짧지만 빠른 속도로 달리며 운동 강도를 높인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혹자는 체질이 달라서 그렇다고도 하더라고요. 모두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습니다.

 

시스템이 얼마나 잘 돌아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중에 평균 무고장 시간(MTBF: Mean Time Between Failure)’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시스템이 한번 작동하기 시작하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인데요. 요즘 한참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몰입이 이와 비슷할 듯 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집중을 유지한 채로 작업을 하는 것이 성과를 만들어내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시스템의 신뢰도를 측정하는데 있어 MTBF와 더불어 꼭 따져보아야 할 지표가 하나 더 있습니다. ‘평균 수리 시간(MTTR: Mean Time To Repair)’이 바로 그것인데요. 이 지표는 고장이 생겼을 때 얼마나 빨리 수리를 하고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오는가를 의미합니다. 아무리 오랜 시간 잘 작동되던 시스템도 고장이 났을 때 수리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면 결국 높은 효율에서 멀어지게 되는 것은 자명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제법 먼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는 사실을 알릴 때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얼마나 자주 타는지에 대한 부분은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거리가 멀기 때문에 피로가 누적되고, 그 핑계로 일주일에 고작 2~3번밖에 탈 수가 없었습니다. 반면에 제 동료는 오히려 거리가 짧아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탈 수 있었던 거지요. 결국 하루에 얼마나 하는가보다 하루도 빼지 않고 하는가가 더 중요했던 겁니다. 내일도 오늘만큼 할 수 없다면 그저 벼락치기일 뿐입니다.

 

마음 편지를 떠나 보내기에 앞서 아내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보았더니 불쑥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오빠는 밥을 많이 먹잖아?”

 

아이고~ 그 말도 맞네요. 삶에서 마주치는 질문에 정답이란 없는 모양입니다. ()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날렵한 복부를 꿈꾸며 오늘도 열심히 페달을 밟아보렵니다.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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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9.06.15 07:16:40 *.64.107.166
오늘 인터넷에 반식다이어트에 대한 내용이 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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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9.06.15 08:50:00 *.72.153.57
평균가동률과 복귀시간(회복률)을 살펴본다.?!!!
공장가동, 운동에만 국한되는 거는 아닌 거 같아. 오래도록 해야 하는 모든 일에 해당되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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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땐양
2009.06.15 18:27:31 *.122.143.214
밥이 정답이구만.. 내가 정말 좋은 비결을 알려줄께. 자전거를 타는 날만 점심을 먹는거야. 자전거를 못타는 날은 점심을 굶는거지. 그러면 자전거를 타는 날은 운동을 해서 좋고, 자전거를 못타는 날은 다이어트를 해서 좋고. 어때 일석이조, 캡이지? 좋지? 고맙지? 한턱 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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