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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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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31일 10시 55분 등록

짐 스톡데일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5년 총에 맞아 부상을 당한 채로 적군의 포로가 되었습니다. 그는 모진 수용소 생활을 견뎌내고 1973년 풀려났습니다. 무려 8년간의 독방 생활과 수십 번의 혹독한 고문, 그리고 전쟁 포로의 권리도 보장 받지 못한 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암담한 현실 속에서 살아남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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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저자인 짐 콜린스는 스톡데일이 쓴 책을 읽으며 ‘운명의 불확실성, 체포한 사람들의 냉혹한 행동 등’으로 인해 침통해졌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내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침통한 느낌이 든다면, 실제로 그곳에 있었고 이야기의 끝도 알지 못하던 그는 도대체 어떻게 그 상황을 견뎌 냈을까?” 이에 대해 스톡데일은 콜린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이야기의 끝에 대한 믿음을 잃은 적이 없었어요. 나는 거기서 풀려날 거라는 희망을 추호도 의심한 적이 없거니와, 한 걸음 더 나아가 결국에는 성공하여 그 경험을, 돌이켜 보아도 바꾸지 않을 내 생애의 전기로 전환시키고 말겠노라고 굳게 다짐하곤 했습니다.”

이런 대답은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성공을 믿는다는 점에서 낙관주의입니다. 그렇다면 지옥과 같은 포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낙관주의자일까요? 스톡데일에 따르면 아닙니다. 그는 포로 생활을
“견뎌 내지 못한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라는 콜린스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낙관주의자들입니다.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나갈 거야’라고 말하던 사람들 말입니다. 그러다가 크리스마스가 오고 크리스마스가 갑니다. 그러면 그들은 ‘부활절까지는 나갈 거야’하고 말합니다. 그리고 부활절이 오고 다시 부활절이 가지요. 다음에는 추수감사절, 그리고는 다시 크리스마스를 고대합니다. 그러다가 상심해서 죽지요.”

이 말 속에는 낙관주의가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재 상황과 정보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안 좋은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실주의 혹은 비판적 사고입니다. 콜린스의 질문에 대한 스톡데일의 두 번의 답변은 상반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전쟁포로 수용소 같은 극심한 역경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스톡데일과 콜린스는 낙관주의(긍정적 사고)와 현실주의(비판적 사고)를 함께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주장합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결국엔 성공할 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 동시에, 그게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한다.”

이것은 역설적인 심리 패턴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콜린스는 이런 특성을 ‘스톡데일 패러독스’라고 부릅니다. 긍정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는 개념적으로 대극에 위치합니다. 어떤 사람은 세상 사람들을 낙관주의자와 현실주의자로 나누기도 합니다. 하지만 낙관주의와 현실주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현실을 담지 않은 꿈은 몽상이고, 꿈이 없는 현실은 황무지입니다. 낙관주의에 빠진 사람은 포기하기 쉽고, 현실에 빠진 사람은 꿈을 꾸지 못합니다.

낙관주의와 현재주의는 서로를 보완할 수 있고, 긍정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는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목표 실현을 믿는 낙관주의가 혹독한 현실과 험난한 과정을 견딜 수 있도록 힘을 주고, 현재를 냉철하게 파악하고 안 좋은 상황을 대비하는 현실적 비판주의가 이상을 실현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스톡데일이 강조한 것처럼
“결국에는 성공할 거라는 믿음, 결단코 실패할 리 없다는 믿음과 그게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규율은 결코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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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콜린스 저, 이무열 역,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김영사, 2002년
* 홍승완 트위터 : @SW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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