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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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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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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9일 08시 04분 등록

다른 사람을 참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위해 나 자신 안에 공간을 만들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이 '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바로 자신을 분리시키는 훈련이며 자신의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다. 자신의 변화도 이와 더불어 생겨난다.” 

 

- 'M.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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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투 Me too>라는 스페인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인 다니엘은 다운증후군입니다. 다운증후군은 특징적인 외모와 정신지체를 동반하게 되는데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지적장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주 어려서부터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공부를 시켜 대학까지 마치게 합니다. 그는 장애를 극복한 인간승리의 사례로 방송에도 출연하게 되고 이어 복지기관에 취업합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라우라’라는 비장애인 여성을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깊어지면서 다니엘은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 합니다. 하지만 거절 당하고 맙니다. 그는 괴로운 마음에 집으로 와 어머니에게 말합니다. 


“왜 그렇게 애쓰셨어요? 그래봤자 전 행복하지 않았는데”
“달리 방법이 없었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단다. 내 말 알겠니?”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어머니의 말에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나요?” 이 대화를 듣는 순간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머니의 노력과 희생에 대해 “그것이 과연 저를 위한 것이었나요?”라고 묻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의 헌신으로 그가 지적 핸디캡을 극복한 것이 과연 다행이었을까요? 불행이었을까요? 쉽게 답할 수 없지만 어찌되었든 그는 다운증후군 여성과도 그리고 비장애 여성과도 연애하지 못하는 경계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쩌면 그녀의 어머니가 그의 장애를 있는 그대로 좀 더 인정했더라면 그는 좀 덜 성취했을지라도 좀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 영화를 보고 생각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옛날 어느 수행자가 무척 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산에 가서 꽃나무를 캐어와 뜰이나 화분에 심고 정성껏 키웠습니다. 그런데 수행자의 거처에 와서 이를 본 스승이 이렇게 묻더랍니다. “꽃도 너를 사랑하느냐?” 그 순간 수행자는 머리에 철퇴를 맞은 듯했습니다. 수행자는 자신이 꽃을 사랑하는 것만 생각했지, 꽃이 자신을 사랑하는지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뒤늦게 ‘과연 꽃도 나를 사랑할까?’라고 꽃의 입장에서 생각하니 아니었습니다. 산에서 자유롭게 잘 자라는 꽃을 캐어와 낯선 땅에 심어 놓고, 뿌리도 제대로 뻗을 수 없는 화분에 갇혀 지내게 하는 자신을 꽃이 좋아할 리가 만무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면 당연히 사랑을 한 것으로 알았지, 상대가 내 마음을 과연 어떻게 느낄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내 마음 속에 '내가 생각하는 상대'는 있지만 '나와 다른 개별적 존재로서의 상대'는 자리잡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신이 보이는 관심과 사랑은 상대에게 어떻게 느껴지고 있을까요?  
 

 

- 2011. 10. 19.  '당신의 삶을 깨우는 ' 문요한의 Energy Plus 5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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