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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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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21일 23시 56분 등록

지난주 편지에서 나는 우리에게 당장 생태적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좁은 나라에서도 지역별로 각기 따로 나타나고 있는 기상이변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진행될 수 있으므로. 남쪽에는 긴 가뭄, 북쪽에는 폭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더위와 추위, 점점 불안정해지는 바람... 지금 다가서고 있는 다양한 기후변화의 위협이 재앙적 기후변화로 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사람이 생태적 각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편지를 받은 누군가 물어왔습니다. “생태적 각성을 갖는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요?”

 

생태적 각성이란 말을 생태철학적으로 표현하면 인류가 생명공동체에서 극히 미약한 일부 존재임을 알아채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이 얼마나 현실성 있게 전달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더 선명하게 표현해 봅니다. ‘생태적 각성이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아무 것도 아니면 나도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들과 내가 실은 한 덩어리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입니다. 풀을 잡겠다고 농약을 뿌리는 일에 아픔이 느껴져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는 마음입니다.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는 일에 무심하던 사람이 그 일이 내 몸에도 생채기가 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 진정한 생태적 각성입니다.

 

본래 모든 생명이 한 뿌리에서 나왔습니다. 35억 년 전에 우리 지구 가이아에 최초로 등장했던 생명체가 현존하는 모든 생명의 조상입니다. 살아있는 지렁이를 두 토막으로 잘라 두 마리의 지렁이가 되어도 그들은 본래 한 몸이었듯이, 도토리 씨앗 하나가 싹을 틔우고 나무가 되어 열매를 맺고 아주아주 많은 참나무 세상을 이루었다 해도 그 참나무 숲은 도토리 하나에서 시작한 것과 같습니다. 나와 형제자매가 한 어머니에서 나왔듯이, 우리 민족이 같은 조상에서 연유하였듯이, 인류 역시 그렇게 한 뿌리에서 숲을 이루었듯이, 동물과 식물과 미생물이 이 가이아 지구에 기대어 함께 출발했듯이... 실은 모든 타자가 나와 같은 뿌리, 대등한 존귀함을 갖고 존재한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생태적 각성의 요체입니다.

 

이 자각은 단지 자각에 머물지 않습니다. 관점과 태도를 바꾸게 합니다. 나 아닌 타자를 그저 이용하여 나의 편익을 높이거나 오직 짓밟아 올라서야 하는 경쟁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어리석은 프레임을 더 많은 타자와 더불어 함께 살아갈 방법을 구하는 프레임으로 바꾸게 합니다. 내가 무심코 사용하는 종이컵 하나가 어디에서 왔고, 그런 무심한 습관이 내게 어떻게 되돌아올 지를 알아채게 합니다. 문자와 문화 문명의 세계를 이룬 위대한 생명이 인간이라는 우월감에 젖어 철저히 무시해 왔던, 단지 미물로만 여겼던 어떤 생명 하나의 움직임을 생태적으로 자각에 이른 사람들은 그것이 그들만의 귀한 언어요 소통체계일 수 있음을 드디어 사유하게 됩니다. 나보다 가난하고 나보다 배우지 못해서 나와 다른 방식으로 욕망하고 나와 다른 수준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저 너머를 보려는 태도가 생겨납니다.

 

따라서 생태적 각성은 최근 수백 년 동안 인류가 키워온 아픔과 위기에 대한 대안이고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생태적 각성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구의 위기, 인류와 문명, 문화의 위기를 극복할 가장 강력하고 거의 유일한 대안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불감과 오만이 빚어낸 지금의 생태적, 사회적 위기를 구할 가장 큰 자각이 바로 생태적 각성이요 실천인 것입니다. 타자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나와 다른 한 몸이 내는 생명과 지구의 소리에 부디 귀 기울이는 날 많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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